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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길 걷는 尹, 취임 100일도 안돼 지지율 20%대 진입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를 진입했다. 윤 대통령은 내달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국 신설과 ‘내부총질 대표’ 문자 내용 공개의 악영향으로 국정운영 동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자료=한국갤럽)한국갤럽은 지난 26~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전주와 비교해 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동시에 한국갤럽의 윤 대통령 지지율 조사 이래 최저치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평가한 응답은 62%에 달했다. 전주와 비교해 2%포인트 상승했으며 5주 연속 오르고 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은 데드크로스 현상은 4주째 이어지고 있다. 긍·부정의 격차는 34%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부정평가가 30%에 달하면서 지지층 이탈 현상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전직 대통령 중 취임 100일 전에 2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인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2008년 5월 6~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한 결과 25.4%를 기록한 바 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9.7%포인트나 급락했다. 부정평가는 7.9%포인트 상승한 63.0%로 집계됐다. 당시 리얼미터 측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협상을 둘러싼 정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우려감과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국민들의 탄핵 서명이 100만을 넘어서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취임 초 57.3%였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2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지지율 27.9%보다도 낮은 수치”라고 분석했다.이 전 대통령이 외부요인의 영향으로 지지율 급락을 겪었다면, 윤 대통령은 내부요인의 영향이 컸다.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요소로는 △인사(人事)(21%)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경찰국 신설(4%)과 여당 내부 갈등/권성동 문자 메시지 노출(이상 3%)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한국갤럽 측은 “이번 주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찰국 신설, 권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노출로 증폭된 여당 내 갈등이 새로이 포함됐다”며 “여당 지도부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주까지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바 없었고 직무 평가 이유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을 한 뒤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고정 지지층의 이탈현상이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30%, 보수층 중 42%가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60대의 부정평가 응답률도 51%로 과반을 기록했다. 연령별 평가에서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지 않은 유일한 연령이 70대 이상의 고령층 뿐이다.전반적인 지지율 하락은 통합 지지율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7월 통합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32%로 6월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변화가 큰 만큼,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긍정률이 하락했다. 성·연령별로 보면 6월에는 20·30대 남녀 간 대통령 평가가 상반했으나, 7월에는 성별 차이가 대폭 줄어 비슷해졌다: 20대 남녀 직무 긍정률 6월 60%·34% → 7월 33%·25%, 30대 48%·35% → 29%·22%로 갈수록 격차가 좁혀졌다.한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SK하이닉스, ESG 프레임워크 ‘PRISM’ 개발…중장기 전략 담았다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SK하이닉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세부 목표를 담은 ESG 전략 프레임워크 ‘프리즘(PRISM)’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SK하이닉스(000660)는 전날 PRISM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권고안 대응 활동 내용을 담은 ‘TCFD 리포트 2022’ 등을 발간하며 내용을 구체화했다.이를 구축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기존에 갖고 있던 로드맵인 ‘SV2030’과 연계했다. SV2030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지배구조, 공급망 관리 분야 목표를 추가하고 세부적 수치를 정량화했다.PRISM의 가치를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기 위해 디자인된 PRISM 체계도. (사진=SK하이닉스)프리즘(PRISM)이란 명칭은 SK하이닉스의 ESG 관련 핵심 메시지를 다섯 개 글자 ‘P, R, I, S, M’으로 압축한 말이다. 앞으로 SK하이닉스의 ESG 전략과 계획, 실행 등을 보여줄 뼈대 역할을 하며 각 알파벳마다 주요 목표를 세운 점이 특징이다.첫 번째 글자인 P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2030년까지 누적 1조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또 성별 및 국적 다양성 비율을 30%로 늘리고 통합재해율 10% 저감, 대사증후군 10% 저감 목표도 세웠다.‘R’을 통해서는 직·간접 탄소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재생에너지 사용률 33%를 달성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또 물 관리를 위해 수자원 누적 절감 6억톤 달성, ZWTL 골드 등급 중 99% 달성 등도 구체화했다.‘I’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을 개선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공정에서 사용하는 공정가스 배출량을 40% 줄이고, 스크러버(Scrubber) 처리 효율 95% 달성,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 에너지 효율 2배 달성 등을 추진한다.‘S’는 지난해 공급망 관리 분야에서 새롭게 개편한 목표로 구성됐다. 모든 신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행동규범을 준수한다는 서약을 받고 있는 SK하이닉스는 1차 협력사에 ESG 온라인 자가평가를 지원 중이다. 고위험 협력사로 파악될 경우 2년 주기로 ESG 현장평가를 진행하는 등 중점 관리에 들어간다. 또 동반성장 기술협력 투자 금액도 누적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마지막 ‘M’은 다양성과 구성원 성장을 위한 목표를 담았다. 여성 임원 비율을 3배 늘리고, 여성 팀장 비율도 10%로 만든단 계획이다. 또 구성원 역량 개발을 위해 연 200시간 이상 자기개발 교육 환경 및 제도도 마련한다.SK하이닉스는 향후 PRISM의 세부 목표 수행 과정을 공개하고, 목표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겠다는 계획이다.신관익 SK하이닉스 ESG추진 TL은 “PRISM은 SK하이닉스가 ESG 경영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지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만든 프레임워크”라며 “PRISM을 통해 ESG 각 영역별 계획을 더욱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감으로써, 이해관계자들과 더 원활한 소통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흥겨운 '색채' 과감한 '변주'…이토록 경쾌한 걸작[이수연의 아트버스]<15>
- 앙리 마티스의 ‘음악’(1939). 파블로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미술의 모습을 바꿔 놓은 인물로 꼽히는 마티스의 강점은 색과 선이다. ‘색채의 마술사’ ‘선의 연금술사’로 불릴 만큼 강렬한 컬러와 형태, 대담한 무늬, 또 그것들에 부여한 유려한 움직임을 특징으로 한다. 작품은 그 위에 한 가지 더 ‘음악성’까지 입힌 대표작이다. 악보와 기타 치는 여인에서 나아가 자유로운 곡선과 역동적 원색의 조화를 통해 단순한 평면에 특유의 리드미컬한 음률을 실현하고 있다. 뒷배경에 펼쳐둔 식물은 마티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몬스테라’다. 캔버스에 유채, 115×115㎝, 미국 버팔로 올브라이트-녹스아트갤러리 소장.까마득히 오래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가 그린 동굴벽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예술의 기원’이란 것을 말입니다. 문자를 대신한 소통이 예술의 목적, 그 전부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내 예술은, 또 미술은 다른 날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종교를 달고, 휴머니즘을 달고, 상상력을 달았습니다. 20세기쯤 오자 미래를 내다보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과학과 기술을 딛고 서서 인간의 꿈이 도달할 그 너머를 꿈꿨던 겁니다. 이제 현대미술은 영역의 한계를 두지 않습니다. NFT에다가 메타버스에까지 닿아 있지 않습니까. 오랜시간 현대미술의 진격을 지켜봐온 이수연 학예연구사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과학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비로소 가능했던, 예술의 창조적인 경계의 확장을 가져온 미술거장의 삶과 작품 읽기를 통해 예술로 꾸는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그 드넓은 ‘아트버스’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이수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학예연구사로 전시를 기획하면서 종종 빠지는 딜레마가 있다. 널리 잘 알려져 있거나 익숙한 명작, 모두가 사랑하는 작품을 내보일 것인가, 혹은 잘 모르고 어렵고 심지어 불쾌감까지 자아내기도 하는 첨단예술의 실험을 소개할 것인가. 앞의 경우라면 관람객 대다수에게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있을 테지만 뒤의 경우라면 그보다는 미술사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미술관 나들이를 일상처럼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교양과 교육을 위해 작정하고 미술관을 찾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그 균형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애초 미술관은 이 둘 다에서 시작했으니 말이다. 미술관컬렉션은 17세기와 18세기 귀족이 향유하던 사교적인 취미생활과 ‘호기심의 캐비닛’이라 불리는 유희에서 출발했고, 국가제도가 성립하던 근대시기 제도로서 미술관은 대중을 교육하는 기관으로 계몽주의의 첨병에 서기도 했던 것이다. 따라서 미술관의 전시는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이 두 가지의 가치를 골고루 배려하는 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양쪽 모두를 수행할 작가와 작품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1869∼1954)는 아주 드물게 심미적인 기쁨을 선사하면서도 아방가르드적 실험까지 수행해낸 근대의 거장이다. 화려한 색채와 생생한 활력, 자유로운 선이 꿈틀거리는 화풍은 야수주의, 표현주의, 추상 등 20세기 주요 미술운동의 경향을 다 담고 있는 동시에 선과 색채의 움직임만으로도 즉흥적인 만족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림 속 여인, 모델과 다르다는 지적 받자…“난 여성 아닌 그림을 그린 것” 마티스는 특히 야수주의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1892년 파리 장식미술학교에서 수학하면서 루브르미술관을 다니며 공부했던 그는 1900년 이후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등 후기 인상주의에서 영향을 받았고, 앙드레 드랭, 모리스 드 블라맹크 등과 함께 야수파를 창시했다. 후기 인상주의와 야수파는 색채의 감정적인 표현과 윤곽·구조에 대한 실험이 특징이다. 특히 야수파는 대담하고 파격적인 색채를 사용해 그리는 대상의 형태까지 과감하게 변형시키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배적인 색채가 안겨주는 감정이 너무 강렬하고 색채를 야수처럼 쓴다고 해 야수파란 닉네임이 붙었던 것이다. 마티스 역시 후에 나올 표현주의 그림처럼 자연색을 무시하고 주관적인 감정과 작가의 의도에 따라 그림을 그렸는데, 그가 여성을 그린 그림을 두고 모델과 전혀 비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자 “나는 여성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대답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마티스 작품에 흘러넘치는 흥겨운 색채는 그가 그린 세계에 속한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속 세계에 가까운 것이었다. 동시에 마티스의 작품은 1900년대 어느 작가보다 다가올 모더니즘의 주요 경향, 특히 추상의 방향성을 예견한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대표작 중 하나인 ‘디저트: 붉은색의 하모니’(1908)는 감각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면모가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작품의 4분의 3 이상을 덮고 있는 붉은색이다. 이 붉은색은 일반적인 붉은색보다 밝고 화려해 오렌지색에 가까운 느낌마저 준다. 그 색이 너무 도드라진 나머지 사실상 테이블과 벽지로 구분해야 할 3차원의 공간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당시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가 한창 실험하고 있던 큐비즘의 3차원 공간의 해체와 달리, 마티스는 표면을 덮은 색으로 3차원 공간을 납작하게 평면으로 눌러버린 것이다. 앙리 마티스의 ‘디저트: 붉은색의 하모니’(1908). 아방가르드의 파격과 심미적인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한 마티스의 걸작 중 한 점이다. 특정한 한 곳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인상파의 경향을 따라 제작한 이 초기작은 원래 ‘초록색의 조화’로 주문을 받았지만 마티스는 자신이 선호하는 빨간색으로 작품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형태를 과감하게 단순화한 뒤 강렬한 색을 입혀 장식처럼 묘사하는 화풍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후 공간표현의 실험, 장식요소의 대담한 사용을 더욱 본격화했다. 캔버스에 유채, 180×220㎝,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미술관 소장.마티스는 공간의 해체와 추상의 길로 바로 나아가진 않았다. ‘디저트: 붉은색의 하모니’ 속 테이블 옆에는 여전히 원근법으로 그린 의지가 있고, 테이블 위에는 꽃병과 과일, 술병, 여인이 있어 그림의 평면이 현실세계의 일부란 것을 깨닫게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하게 시점이 어긋나 있다. 꽃병과 술병, 또 여인의 손에 들린 과일그릇조차 일정한 한 곳에서 바라본 시점에서 그려지지 않은 것이다. 테이블 바로 맞은 편에서 바라보며 그렸다고는 생각되지만, 그럴 경우 꽃병이 놓인 접시의 과일이나 여인이 손에 든 그릇의 알록달록한 내용물이 마치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이렇게 들여다보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착시를 일으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벽지와 테이블을 덮은 푸른색의 장식적인 나뭇가지 문양이 꿈틀꿈틀 움직이며 마치 공간 속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파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창 밖 수도원 정원을 보며 그렸다는 이 그림에서 내다보이는 그 수도원 정원 역시 ‘그림 속 그림’ 같은 효과를 낸다. 20세기 아방가르드 화가들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였던 3차원 공간(현실)을 2차원 공간(캔버스 평면)으로 전환하는 그 문제를 색을 이용해 경쾌하게 풀어나간 마티스의 스타일은 음악이란 주제를 만났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음악’(1939)은 카펫에 앉아서 악보를 보며 음악을 연주하는 두 여성을 그리고 있다. 평범하고 단순한 이 도상은 마티스가 색과 형태에 변주를 불어넣으며 리드미컬하고 추상적인 실험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색과 형태 서로 녹아들어 경쾌한 리듬의 ‘음악’ 만들어내 전면에 앉은 두 여인은 인물이라기보단 거대한 덩어리로 존재한다. 노란색과 푸른색의 덩어리인 이 두 여인의 팔과 다리가 향한 방향은 그림에 대각선의 리듬을 부여하는데, 푸른색 옷을 입은 여성의 지나치게 긴 다리는 바지 끝의 비죽비죽한 노란색 삼각형 무늬를 도드라지게 하는 동시에 뒤편의 붉고 흰 패턴의 삼각형 무늬와도 연결된다. 두 여성이 깔고 앉은 카펫의 색채와 무늬 또한 사물을 실제적으로 그려냈다기보다 색채를 구성한 것에 가깝다. 여인들 뒤에 드리운 식물의 패턴도 다르지 않다. 지나치게 거대화해 실제 식물의 이파리와 상관없는 초록의 형태를 구성하고 있으니 말이다. 앙리 마티스의 ‘디저트: 붉은색의 하모니’(1908·왼쪽)의 부분과 ‘음악’(1939)의 부분. 율동감이 넘치는 사물을 클로즈업했다. ‘디저트’ 푸른색 나뭇가지 문양은 꿈틀꿈틀 움직이며 마치 공간 속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음악’ 속 거대한 잎으로 패턴화한 ‘몬스테라’는 여인이 연주하는 음악을 타는 듯 출렁이고 있다.결국 그림은 노란색과 푸른색, 초록색과 붉은색, 삼각형과 줄무늬, 원형질의 패턴이 서로 녹아들어 경쾌한 리듬의 ‘음악’을 만들어낸 것이다. 마티스 예술의 최종 목표인 ‘균형의 예술, 순수하고 명징한 예술, 어둡고 탁한 감정을 피해 궁극의 평온함에 도달할 수 있는 조화’가 색과 형태로 온전히 구현돼 두 여인이 즐기는 음악의 즐거움으로 온전히 전해지는 것이다. 동시대 아방가르드의 파격과 미적 감각의 순수한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했던 마티스는 바로 이런 점에서 진정한 ‘균형자’이자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마티스는 예술가가 스스로 박자와 리듬으로 현실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위해 용기를 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상사가 골치 아플 때 책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책상이 끌어내는 감정에 집중해 분출해보라고 젊은 작가들에게 충고했던 마티스. 그의 작품들이 그가 살던 시대보다 오히려 우리가 사는 현대에 더욱 시선을 끄는 이유이다. △이수연 학예연구사는… 1979년 생. ‘문자보다 이미지’였다. 이미지의 가능성, 이미지를 읽어내는 방식에 자꾸 관심이 갔다.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뒤 방향을 틀었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백남준 퍼포먼스 연구’란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후 미술전문기획사 사무소(SAMUSO) 등을 거쳐 2008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일하면서 전문영역이 선명해졌다. 무빙이미지·영화·인터넷 등 미디어기술의 발전이 미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고든 일이다. 내친김에 미국 코넬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미디어기술을 입은 시각문화가 끝없이 진화하는 현장을 학술연구와 연결하는 일에까지 욕심을 냈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올 가을에 열 ‘백남준 효과’ 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 이재명·박용진·강훈식 '당권 3파전'…`어대명` 맞설 단일화 급물살(종합)
-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재명 의원과 강훈식·박용진 의원의 대결구도와 더불어 최고위원 최종 후보 8명도 ‘친명’(친이재명)과 ‘반명’(반이재명) 구도로 극명하게 나뉘어졌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강 의원과 박 의원의 단일화 성사 여부와 해당 연대가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을 막아설 수 있을지가 당권 레이스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 대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李 “이기는 민주당”, 朴·姜 “단일화 논의 시작” 민주당은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투표에는 중앙위원 선거인단 384명 중 343명(89.82%)이 투표했다. 당대표 선거는 중앙위원 70%와 국민 여론조사 30%, 최고위원은 중앙위원 100%로 결정됐다. 구체적인 득표율과 후보별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대표 선거 본선에는 ‘어대명’이라는 분위기를 방증하듯 이변 없이 이재명 의원이 올라갔고,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대표하는 강 의원과 박 의원도 본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최근 발표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이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여왔다. 이와 함께 강 의원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응천 의원 등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중앙위원 투표에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이날 결과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중앙위원과 당원, 민주당을 지지해주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민주당이 상대의 실패를 기다려 반사이익을 누리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다시 모아서 유능한 대안 정당으로 나아가란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기는 민주당’을 통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고 또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전국 정당화를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말하면서도 ‘97그룹’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박 의원과 강 의원은 즉각 단일화 논의에 착수했다. 박 의원은 “들썩들썩한 전당대회가 되고, ‘확 달라졌구나’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강 의원과 단일화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이고, 오늘 밤 넘어가기 전에 긴밀한 통화를 해볼 것이다. 강 의원과 스크럼을 만들어 대이변의 장(場)을 만들겠다”고 했다. 강 의원은 “컷오프 후 (단일화를) 하자고 했으니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의원이 전화를 하면) 받겠지만, 단일화 문제를 통화 (한 번으로) 끝낼 순 없다”며 “기세를 몰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만들고 민주당에 새로운 사람이 몰리고 더 나은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 대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 의원과 이재명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최고위원도 ‘어대명’ vs ‘反 이재명’ 구도 선명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는 장경태·박찬대·고영인·서영교·고민정·정청래·송갑석·윤영찬 의원(기호 순)이 각각 컷오프를 통과했다. 8명의 후보 중 5명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최고위원 최종 후보의 특징은 친명과 반명, ‘4대 4 구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있는 박찬대·서영교·정청래 의원뿐만 아니라 이 의원을 지지하는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의 멤버인 장경태 의원까지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적극 강조하며 표심에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대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지난 1년과 대선과 전당대회 전 과정까지 활동을 같이 하고 있다. 이 후보가 보여준 강력한 추진력은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대표를 꿈꿨지만 대선에서 졌다. 이재명의 꿈도 정청래의 꿈도 잠시 유보해야 했지만,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명 전선의 후보도 4명이 결선에 올랐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고민정·윤영찬 의원을 포함해 출마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했던 고영인·송갑석 의원이 대결구도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고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배를 언급하며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고, 다른 다수의 목소리는 묵살됐다”며 “패배한 정당에게는 반드시 평가, 반성, 책임, 쇄신, 통합의 시간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은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상식”이라고 이 의원을 저격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6일 강원 지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를 시작한다. 전국을 순회하는 전당대회 일정은 다음달 27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 '데못죽' 신드롬…활자 아이돌 '테스타' 포스터 공개
- ‘데못죽’ 개별 이미지(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데못죽’(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오는 8월 1일 론칭을 앞둔 웹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의 아이돌 그룹 ‘테스타’ 단체 포스터와 멤버별 비주얼 영상을 공개했다. 전례 없던 ‘활자 아이돌 팬덤’ 탄생으로 MZ세대 사이에 ‘데못죽 신드롬’이 뜨거운 가운데, 드디어 모든 멤버들의 비주얼이 공개되며 코앞으로 다가온 웹툰 연재에 팬들의 기대 및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데못죽’(작가 백덕수)은 정해진 기간 내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 할 경우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인물 ‘박문대’와 그가 속한 아이돌 그룹 ‘테스타’의 성공적인 데뷔 과정을 담은 현대 판타지 소설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지난해 1월 첫 연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조회 수 2.1억회, 누적 열람자 수 200만명, 누적 댓글 80만개를 기록하며 인기 정상 작품에 올랐다.‘데못죽’은 아이돌의 리얼한 일상과 ‘테스타‘ 멤버 각각의 입체감, 매력을 살아 숨쉬듯 그려내며 MZ세대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하는데 성공했다. 테스타라는 ‘활자 아이돌’에 사랑에 빠진 MZ세대들이 대거 등장, 거대한 팬덤 문화를 형성하면서 ‘데못죽’ 소설 속 배경 ‘데한민국’을 현실의 무대로 끌어온 것이다. 트위터 등 각종 SNS를 ‘데못죽’ 팬덤이 점령하고, 옥외광고 등 오프라인까지 활약을 떨치는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경이로운 팬덤 현상에 힘입어 카카오엔터가 ‘데못죽’ 웹툰 론칭을 알린지 일주일 만에 웹소설 누적 열람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데못죽’을 향한 폭발적인 관심이 다시금 입증되고 있다. 웹툰 제작에는 KWBOOKS와 다온웹툰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카카오엔터는 지난 주 박문대 비주얼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테스타’의 다른 멤버인 선아현, 이세진, 류청우, 차유진, 김래빈, 배세진의 비주얼 영상과 ‘테스타’ 그룹 비주얼이 담긴 포스터를 연이어 공개했다.웹툰 ‘데못죽’ 작화를 맡은 소흔 작가는 공개된 영상과 포스터 속 멤버별 특징, 그리고 곧 연재될 웹툰에서 특히 신경 쓴 작화 및 감상 포인트에 대해 전해 왔다. 그는 가장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로 단연 박문대를 꼽으며, “깨끗하고 깔끔한 인상인 반면, 표정이나 각도에 따라 무심함과 귀여움도 담아야 하는 어려운 친구라서 이미지 잡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 웹툰 초반부에서는 무대 위와 아래에서 달라지는 모습에 집중해서 감상해달라”고 말했다. 멤버 별로 가진 성격과 배경, 특징을 끌어모아 최대한 완벽하게 담아내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전언이다.또한 비주얼 센터 선아현에 대해서는 “무용을 해 몸선이 유려하게 정돈이 되어있을 것 같아 중요한 장면마다 그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확신 없던 표정이 변해가는 모습을 웹툰이 진행됨에 따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전했으며, 분위기 메이커 이세진은 “웃는 게 시원시원하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스스럼없는 친구지만, 초반부 문대가 세진이의 웃는 얼굴 너머 의뭉스러운 모습을 집중해서 보고 있기 때문에 문대의 눈에 비칠 표정과 태도들을 살리려 했다”고 말했다.아역배우 출신 배세진은 “예민해 보이는 눈매면서도, 배우를 하던 친구라 어느정도 단정한 인상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그 선을 가늠해보며 작화하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는 프로페셔널하고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올 모습에 주목해달라”, 편곡과 프로듀싱 담당 김래빈은 “다른 친구들보다 안광이 없고 불량해보여 오해를 많이 산다는 외모 묘사가 원작에서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그 인상에 담길 의외의 표정들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히며, 웹툰을 통해 형상화될 김래빈의 다양한 모습에 기대를 모으게 했다.또한 재미교포 3세로 팀내 센터이자 댄스 담당 차유진은 “평소 자유분방하고 자유로운 커다란 고양이 같은 친구지만, 무대 위에서는 안광이 번뜩거리는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도 지니고 있어 그런 모습을 살리고 있다”고 애정어린 멘트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테스타’리더이자, 전직 양궁 국가대표 류청우에 대해 “청우는 건우나 서린이 등 다른 류씨 친척들과 비슷하면서도, 자세나 표정으로 청량해 보이는 느낌을 줄 거 같다고 상상했다”며 “무표정과 웃는 모습에서의 인상 차이를 생각하며 그리고 있다”라고 밝혀 상상속에서만 존재했던 멤버들이 앞으로 어떻게 웹툰으로 형상화되어 나타날지 기대를 끌어 모았다.황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 대표는 “활자로만 존재하는 아이돌이 현실화되어 실제 아이돌 팬덤 못지 않은 거대 팬덤을 양산해냈다. 이같은 이례적인 현상은 IP가 갖고 있는 무한한 파워와 가능성에 대해 또 한 번 주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엔터는 자사 IP가 가진 잠재력을 다방면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지속적으로 고도화된 IP 비즈니스를 펼쳐갈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