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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0.5%↑…테슬라 5일간 27.9% 급등
  • 나스닥 0.5%↑…테슬라 5일간 27.9% 급등[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가 소폭이나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악화되긴했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면제 또는 완화 혜택을 줄 것이라는 발언이 투자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안도감을 주는 분위기다.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1% 오른 4만2587.50에 거래를 마쳤다.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6% 오른 5776.65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46% 오른 1만8271.85에 거래를 마쳤다.◇트럼프 관세에…美소비자 기대지수 1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이날 발표된 소비자 신뢰 및 기대 지수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켰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2.9(1985년=100 기준)로 2월(100.1) 대비 7.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세이고, 다우존스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추정치(93.5)보다 낮았다. 지난 2021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소비자의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9.6포인트 하락한 65.2를 기록했다. 이는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기준선인 80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2월 80선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 더욱 악화된 것이다. 기대지수는 응답자들이 향후 소득, 사업, 고용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측정해 산출한다.현재 사업·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반영한 ‘현재 상황 지수’는 134.5로 3.6포인트 하락했다.컨퍼런스보드 글로벌 지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파니 기샤르드는 “최근 몇 달 동안 비교적 견고했던 미래 소득에 대한 낙관론이 사실상 사라졌고, 이는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개인 상황에 대한 평가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또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도 급락했는데, 앞으로 1년 안에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 답한 비율은 37.4%로, 2월보다 10%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는 2023년 말 이후 처음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진 것이다.고용시장 전망도 악화됐으며,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6.7%로 하락한 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8.5%로 상승했다. 2월 수치는 각각 18.8%, 26.6%였다.이토르의 미국 투자 분석가인 브렛 켄웰은 “″경제 우려와 경제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 소비자, 기업들의 심리가 계속 약화되고 있다”며 “관세와 거시적 측면에서 더 확실해질 때까지 심리와 자신감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평가했다.◇내주 상호관세 주목...“어느정도 명확성 드러나길 기대”다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4월2일 발표할 상호관세 조치에서 일부 국가들은 예외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게 투심 악화를 막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상호 관세 부과 때 일부 국가나 부문이 면제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많은 국가에 면제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상호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상대국의 관세)보다 더 친절(nice)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교역국)보다 적게 부과시킬 수도 있다”라면서 “왜냐하면 그들이 너무 많이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대로 상호 관세 매기면) 그들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 등을 기다리며 신중하게 매수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시장이 바라는 만큼의 명확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어떤 종류의 명확성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어느 정도라도 얻을 수 있다면 4월2일은 엄청난 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월가전문가들은 증시가 계속 반등할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티 인덱스와 외환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되어 있다”먀 “반등이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다. 분명히 일부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카탈리스트 펀드의 찰스 애슐리는 “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정책이 시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약간의 마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은 정말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해 극단적인 가격 변동이 일어나는 시점은 아니다”고 평가했다.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픽=구글)◇테슬라 5거래일간 27.9% 급등…국제유가 5일 만에 하락 테슬라가 3.45% 급등한 가운데 매그니피센트7은 대체로 상승했다. 테슬라는 5일 연속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5일연속 상승률은 27.9%에 달한다. 이날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투자자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5년 내 테슬라 주가가 26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외 애플(1.37%), 아마존(1.21%), 알파벳(1.68%) 메타(1.21%) 등이 1% 이상 오른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도 0.53% 상승마감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0.59% 하락했다.전날 치솟았던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전날 트럼프 관세 완화 발언으로 미 경기침체 우려가 줄자 국채금리는 다시 빠르게 상승했다. 다만 이날 소비자 신뢰 및 기대지수가 악화되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6bp(1bp=0.015포인트) 내린 4.31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2bp 빠진 4.015%를 기록 중이다.달러는 나흘간의 상승세를 멈췄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5% 하락한 104.21을 기록 중이다.유가는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11달러(0.16%) 내린 69.0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0.02달러(0.03%) 오른 배럴당 73.0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23일부터 3일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벌인 고위급 대표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시설 공격 금지 및 흑해에서의 안전한 항해 보장에 합의하면서 지정학적 위기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025.03.26 I 김상윤 기자
앞에선 총수와 인증샷, 뒤에선 기업 옥죄기
  • [기자수첩]앞에선 총수와 인증샷, 뒤에선 기업 옥죄기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한국이 중국에 앞서는 건 반도체와 축구뿐이다.”최근 만난 중국 전문가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의 일갈이었다. 이미 전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은 한국을 앞설 정도로 치고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전 소장은 봤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대통령 탄핵 선고와 그에 따른 정치적 혼란상, 물불 안 가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 등 우리 기업들의 미래가 단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우리 기업들은 지금 불확실성과의 전쟁 중이다. 발밑에 부비트랩들이 득실대고 있다. 고용은 멈춰 섰고 인수합병(M&A) 등 공격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기업들의 보폭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여당과 경제단체, 기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취지에서 비롯된 이 개정안에 대해 반(反)기업적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행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된다.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와 장기 성장을 중시하는 기관투자자 간의 갈등,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익 대립 등 이해관계 상충은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사를 겨냥한 줄소송은 이어질 게 뻔하다. 소액주주를 보호하려다 기업을 잡는 교각살우를 범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기업과 정치는 겉으론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가까이하지도 멀리하지도 않음)이라는 원칙 아래 행동하지만, 사실 파트너십 관계로 보는 게 옳다. 하지만 정치 권력자는 대기업 총수와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미리 대선을 준비하기에만 급급하다. 일방이 진정성 없이 다른 일방을 이용만 하려 든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다. 글로벌 국가대항전에서 분투 중인 기업들의 숨통을 열어주는 것이 정치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돌아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정치권의 수용은 기업과 정치 간 올바른 파트너십의 출발점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20일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로비에 마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025.03.26 I 조민정 기자
“학폭 조사·처리는 경찰이, 학교는 교육적 해결 주력을”
  • “학폭 조사·처리는 경찰이, 학교는 교육적 해결 주력을”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는 교육적 해결에 주력하고 행정·사법적 업무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전담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강주호 신임 교총 회장은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학교폭력(학폭) 업무를 △교육적 해결 △가·피해자 구분과 처벌 등으로 이원화해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학교는 교육적 해결이나 갈등 조정 업무를 맡고 학폭 조사를 통해 가·피해자를 구분하고 가해자에게 징계 처분을 내리는 일은 SPO가 맡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강주호 교총 신임회장. (사진=이영훈 기자)강 회장은 “학교 본연의 역할은 교육인데 학폭 사건이 벌어지면 초기 조사는 여전히 교사가 하고 있다”며 “이후 교육지원청 산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가·피해자를 구분하고 피해자에겐 보호 조치를, 가해자에겐 징계 조치를 내리는데 이런 절차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학폭 조사를 SPO가 전담하려면 인력 배치가 대폭 확대돼야 한다. 강 회장은 ‘1개교당 1인 이상의 SPO’ 배치를 주장한다. 이들이 학폭 조사와 가·피해자 구분, 이에 대한 조치 등 행정·사법적 업무를 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학교는 학생 간 갈등 조정 등 교육 활동에 주력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학교는 교육기관이기에 학폭이 일어났을 때 교육적 해결에 집중, 학생들이 사회성과 문제해결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며 “나머지 사법·행정적 절차는 SPO가 맡는 게 경찰과 학교의 본질적 역할에 부합한다”고 했다. 현재 전국의 SPO는 1133명으로 1명당 약 10.7개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대전에서 일어난 고 김하늘 양 사건으로 SPO 확충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강 회장은 “학교 1곳당 1인 이상의 SPO를 배치하자고 주장하면 일각에선 학교마다 왜 경찰관이 상주해야 하느냐고 하는데 은행마다 청원경찰이 상주하고 있다고 이를 비판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1986년생인 강 회장은 작년 12월 교총 77년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됐다. 같은 달 11일에는 회장으로서의 공식 임기를 시작, 25일 현재 취임 104일을 맞았다. 그는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고 김하늘 양 피살사건에 대해 “같은 학년의 자녀를 둔 부모로서 너무도 슬프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후 소위 하늘이법이 국회에서 20건 이상 발의됐는데 질병 휴직 중인 교사의 복직 절차를 강화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교실 내 CCTV 설치를 허용하거나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등의 내용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모든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교 현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른바 ‘폭탄 교사’에 대해서는 “기존의 질환교원심의위를 교원직무수행적합성위로 바꾸고 법제화를 통해 기능·역할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교육당국이 위험 질환 교원에 대해 적극 개입해 일정 기간 전문적 치료·회복을 지원하고 복무를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03.26 I 신하영 기자
승패만 있는 이분법 사고 버려라
  • [책]승패만 있는 이분법 사고 버려라
  •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잘못된 승리 지상주의가 인간을 망가뜨리고 있다.” 신간 ‘롱 윈’의 저자는 오늘날 만연한 경쟁주의와 승리 지상주의를 꼬집으며 이같이 주장한다.저자는 영국의 여자 조정 국가대표로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해 은메달을 획득한 운동선수 출신이자, 분쟁 지역 등지에서 12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저자는 끊임없이 스포츠 분야에 몸담았을 당시 ‘실패자’ 낙인을 경험하며 승자와 패자만 있는 이분법적 사고에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외교관으로 일하면서는 정치, 비즈니스, 과학, 교육 등 다른 분야에서도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승자는 공허감과 계속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패자는 무너지는 자존감으로 괴로워한다. 기업 컨설턴트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승패 이분법’을 타파할 대안으로 ‘롱 윈’(Long Win) 사고법을 제시했다. ‘롱 윈’은 찰나의 영광이나 단기적인 성과에 목매지 않고 평생 지속될 승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롱 윈’ 사고를 기르기 위한 핵심 요소 세 가지는 △명확성 △꾸준한 배움 △다른 사람과의 연결이다. 저자는 “원하는 성공의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고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으며 경쟁보다는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앞서 저자가 연구 결과를 정리해 발간한 책은 2020년 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파이낸셜 타임스 비즈니스 분야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최신 개정판인 이번 신간에는 ‘롱 윈’ 사고법을 적용한 리더들의 사례와 구체적인 방법을 추가했다.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현대인에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2025.03.26 I 김현식 기자
故한종희, 짧지만 강렬했던 두 번의 만남
  • [데스크의 눈]故한종희, 짧지만 강렬했던 두 번의 만남
  • [이데일리 이준기 산업에디터] 아무리 숨겨봤자, 그는 토종 한국인이자 토종 삼성맨이었다.2018년 3월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삼성전자 ‘더 퍼스트 룩 2018 뉴욕’ 행사장에서 처음 본 그의 모습은 이랬다. 검은 뿔테에 푸른 세미정장, 헤드셋 마이크로 한껏 멋을 부렸지만, 도저히 숨길 수가 없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단상에서 QLED TV 신제품을 소개하는 어색한 한국식 영어발음은 그를 더욱 토종 한국인으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25일 별세한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인상이었다. 당시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 5개월 차였던 한 부회장은 막 뉴욕특파원 5개월 차에 접어들던 필자에게 와인 잔을 건네며 “한국에서 소주와 김치를 싸올 걸 후회한다”고까지 했으니, 더는 ‘토종 한국인’ 얘기를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그의 삼성맨다운 자세도 뇌리를 스친다. 당시 화이트아웃(폭설로 시야가 심하게 제한되는 날씨 상황) 현상까지 발생할 정도의 뉴욕엔 눈 폭풍이 불었지만, 한 부회장은 “삼성은 어떠한 악천후 속에서도 할 건 하는 조직”이라며 뼛속까지 삼성맨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글로벌 미디어, 주요 거래선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는 ‘더 퍼스트룩 2018 뉴’(The First Look 2018 New York)’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사장이 2018년형 QLED TV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그날 필자가 삼성전자의 TV 신제품 기사 대신, 한 부회장을 조명하는 기사를 써서 서울로 보낸 배경이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 여러 내부인에게 그에 관해 물었는데, 대답 역시 예상했던바 그대로였다. 당시 복수의 삼성 사람들은 한 사장은 두고 “매사 코뿔소처럼 일한다”며 안에서는 그를 ‘코뿔소 CEO’로 부른다고 했다. 필자는 기사 부제에 ‘TV 개발에 평생을 바친 코뿔소’라고 썼다.삼성전자는 이날 한 부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고,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생활가전(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했다. 실제 그는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줄곧 TV 한우물만 팠던 걸로 유명하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 사업부장 등 그의 이력 모두 VD로 채워져 있다. 입사 이후 석·박사에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도 오로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삼성 후배들은 한 부회장의 빈자리는 크게 느끼고 어깨는 더욱 무거워져야 한다. 위기설이 불거진 올해 들어, 그는 VD를 넘어 미래 먹거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도 집중했었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총에서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활용해 발 빠른 기술 검증과 고도화를 진행하겠다” 등 여러 청사진을 제시했었다.한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오른 2022년 필자는 전자팀장으로서 그를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4년 전에 비해 홀쭉해진 한 부회장을 보며, 질문 대신 “건강 잘 챙기세요”라는 덕담을 건넸었다. 당시엔 ‘송곳 질문을 던질 걸’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니 나름 잘한 것 같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와의 두 번의 만남, 아무래도 평생 각인될 것 같다. 토종 한국인이자 삼성맨인 고 한종희 부회장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2025.03.26 I 이준기 기자
“오죽하면 기분 상해죄로 불리겠나…아동학대 기준 명확해야”
  • “오죽하면 기분 상해죄로 불리겠나…아동학대 기준 명확해야”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사의 어떤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구체적 기준이 있어야 교권침해를 막을 수 있다.”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양재동 교총회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아동복지법상의 정서적 학대 행위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법령 개정을 통한 구체화를 요구한 것이다. 현행 아동복지법 17조 5항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교사들은 정서적 학대행위가 되는 기준이 모호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까지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 회장은 “학교 현장에서는 오죽하면 정서적 학대 행위를 ‘아동 기분 상해죄’라고 희화화하고 있다”며 “정서적 학대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교사가 수행평가에서 ‘노력을 요한다’는 평가를 썼다고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사례도 있다는 주장이다. 강주호 교총 신임회장. (사진=이영훈 기자)■다음은 강주호 회장과의 일문일답-회장 선거에서 30대 최연소로 당선됐다.△교총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41세다. 제가 38세라 학교에서도 저 연차 교사와 고 연차 교사 간 가교역할을 많이 해 왔다. 학교 현장을 잘 알면서도 선배에 대한 예우와 후배에 대한 공감 능력을 동시에 갖춘 회장으로서 저를 낙점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만큼 향후 회원들과 소통하고 선배와 후배 간 가교역할을 하는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 -회장 선거에서 ‘교권 보호 119’를 만들어 교사들을 지원하겠다고 했다.△교권 보호 119 센터는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악성 민원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노출됐을 때 즉시 출동해 처음부터 끝까지 교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지금도 교총은 교권 보호 119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총 직원이 아닌 현직 교사 3~4명이 상담하도록 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현장 교사들이 배치돼 상담하게 되면 전화를 건 교사들도 동질감을 느끼며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상담 서비스의 질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교권 보호 119를 가동하기 위해 내부 직제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추후 교사 대상 공모를 통해 119 위원을 선정할 예정이다. -교총에서는 저 연차 교사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는데 실제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에 비해 초임 교사들의 연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우수한 예비교사들이 교직에 많이 입직해야 공교육의 질이 제고된다. 그러려면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3년간 물가 상승 대비 교사들의 실질 임금 인상률은 7.2% 삭감됐다. 민간기업 대비 교사 임금 역시 2020년에는 90%였지만 2024년에는 83%까지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 연차 교사들이 교단을 등지고 있다. 2023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년간 퇴직한 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는 576명으로 최근 5년간 최다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저 연차 교사가 교직을 그만두려 하면 말리는 분위기였지만 요즘은 잘 생각했다며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주는 분위기까지 생겼다. 교총이 지난해 8월 실시한 ‘2030 교사’ 4603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가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우수 인재들이 교직에 뜻을 둘 수 있도록 획기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2023년 7월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 교육부 주도로 교권 보호 5법이 통과됐는데.△여전히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가 이어지고 있어서 법 통과 뒤에도 현장 체감도는 낮은 상황이다. 실제로 법 통과 이후 초등학생에게 빰을 맞은 교감 선생님이 있었고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1심에서 당연퇴직형을 받은 인솔 교사,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기 위해 서로 사과하라고 지도했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교사 등의 사례가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과거에는 자녀에 대한 민원을 제기할 때도 공동체를 생각하면서 주장했는데 요즘은 학급·교실·학교 공동체가 붕괴돼도 우리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민원을 제기한다. 예컨대 자녀가 수학 문제를 못 풀면 문제가 너무 어려우니 쉽게 내라고 항의하는 식이다. -법령상 아동학대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여전하다.△아동복지법상의 정서적 학대 행위의 기준이 너무 모호하고 포괄적이다. 아동복지법 17조 5항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행위가 정서적 학대인지는 법관의 해석에 좌우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오죽하면 정서적 학대 행위를 ‘아동 기분 상해죄’라고 희화화하고 있다. 정서적 학대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 보니 교사가 수행평가에서 ‘노력 요함’을 줬다는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신고를 받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나마 작년 3월 교원지위법 시행령 개정으로 교사의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신고돼 조사·수사받는 경우 교육감 의견을 반드시 반영토록 하면서 불기소 처분이 늘었지만, 여전히 교사들은 고초를 겪고 있다. 교사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면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나올 때까지 최소 수개월 동안 수업도 제대로 못 하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검찰만이 아니라 경찰도 교육감 의견을 반영, 불기소 처분을 내리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교사들 사이에선 행정업무가 과도하다는 불만이 많은데.△현장 교사로 일할 때 약 6개월간 총 200개의 기안문을 작성한 적이 있다. 하루 1건 이상의 기안문을 쓴 것이다. 학교 안에는 수많은 위원회가 존재한다. 저 같은 경우 현직에서 교내 교복선정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는데 교사가 교복 입찰을 진행하고 제품별 원단 성분까지 확인해야 했다. 요즘 학생들은 태블릿PC로 학습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이를 분실하거나 고장 내는 사례도 늘었다. 이럴 때도 교사는 수리비 등을 받기 위해 교육청에 품의서를 올려야 한다. 교내 정수기의 수질 검사도 교사들 몫이며 최근에는 몰래카메라 탐지 업무에 더해 교내 폐쇄회로(CC)TV도 교사가 관리한다. 한국 교사들의 주당 행정 업무량이 OECD 평균의 2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 수십 년간 교사 행정업무 경감을 주장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이는 ‘경감’이 아니라 ‘분리’가 정답이기 때문이다. 교육청 단위에서 학교행정 지원 전담기구를 두고 단위 학교의 행정업무를 이곳으로 이관해야 한다. -교총 회장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최우선 목표는.△무엇보다 교사들이 가르칠 맛 나는 학교 현장을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움에 처한 교사들과 고민을 나누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교총 회장이 되고자 한다. 교총 내에는 교장·교감 등 관리직 회원도 많다. 이들의 권위를 세우고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관리직 처우 개선을 얘기하면 저 연차 교사 중에는 이를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교직 사회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저 연차·고 연차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다.■강주호 교총 회장 △경남 진주 1986년생 △진주고 △목원대 수학교육과 △경상국립대 교육학석사 △경상국립대 교육학 박사과정 수료 △경남 진주동중 교사 △교총 청년위원회 분과위원장 △교총 정책자문위원 △진주시 지역교권보호위원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대표위원 △한국교총장학회 이사장 △한국교육신문사 대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제40대 교총 회장
2025.03.26 I 신하영 기자
SKT "텔코 에지 AI, 자율주행 로봇 핵심 인프라될 것 "
  • SKT "텔코 에지 AI, 자율주행 로봇 핵심 인프라될 것 "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전국 주요 거점 통신국사에 인공지능(AI) 서버를 두고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텔코 에지 AI(Telco Edge AI)’ 인프라가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건설 현장, 병원, 사무건물 등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로봇이 복잡한 환경을 이해하고 정밀하게 이동하기 위해선 초저지연의 AI 연산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라 로봇 산업에서 에지 AI 인프라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한 대응이다.지난해 8월 SKT는 2개월 동안 진행한 자사의 텔코 에지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로봇 기술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SKT는 서울 을지로 사옥에 구축한 텔코 에지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복잡한 사옥 내부를 이동하는 로봇이 카메라 및 IMU(Inertial Measurement Unit) 등의 센서로 받아들인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AI 기술력을 고도화했고, 이와 관련된 로봇 기술과 초정밀 측위 기술을 검증했다.SKT 직원이 텔코 에지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실증하고 있는 모습(사진=SKT)로봇의 자율주행에는 SKT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 ‘VLAM(Visual Localization And Mapping)’을 적용했다. VLAM은 이미지 기반 센서 융합 측위 및 공간 데이터 생성 기술이다. 로봇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정밀한 위치를 파악, 로봇이 복잡한 환경에서도 작업자가 필요로 하는 정확한 위치까지 자재를 운반하고 적재를 안전하게 도울 수 있다.로봇에 연동된 SKT의 텔코 에지 AI 인프라는 자율주행 로봇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서비스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수의 로봇이 고속으로 이동하는 환경에서는 실시간 정밀 측위와 실시간 AI 추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텔코 에지 AI 인프라는 에지 컴퓨팅을 통해 클라우드로 집중되는 연산의 부담을 덜고 AI 솔루션을 결합해 AI 추론 연산을 실시간 수행하여 이동통신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SKT 지원이 텔코 에지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실증하고 있는 모습(사진=SKT)텔코 에지 AI 인프라는 높은 보안성과 확장성을 제공하면서도 기존의 고비용 온디바이스 비전 AI(On-Device Vision AI)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를 보였다. 에지AI 기술을 활용한 로봇 솔루션은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에지 단에서 즉시 처리,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강화에 적합하다.SKT는 텔코 에지 AI 인프라를 활용, 로봇의 제조 원가를 낮추고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고성능 AI 연산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작업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는 에지 AI 기반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 이동통신사 환경에 적합한 텔코 에지 AI 인프라 설계에 필요한 기술력 확보에 힘쓸 예정이다. SKT는 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5에서 VLAM 실증 성과를 글로벌에도 알렸다. 앞서 SKT는 MWC23에서 시각 장애인용 내비게이션 등에 VLAM을 사용한 사례를 선보여 주목받았던 바 있는데 이를 고도화해 로봇으로 VLAM 적용 사례를 확대한 것이다. VLAM을 활용한 로봇이 복잡한 대형 병원의 병동에서도 최적의 동선을 찾아 의약품 등을 운송한 협력 사례 등이 소개됐다.T라이브 캐스터 서비스 구성도(이미지=SKT)이외에도 SKT의는 로봇, 드론 등의 기기에 카메라를 통해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원격 관제할 수 있는 ‘T라이브 캐스터’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5G·LTE 통신망을 이용한 고화질·저지연 적응형 업링크 스트리밍(Adaptive Uplink Streaming) 기술이 핵심 기술이다. T라이브 캐스터 솔루션은 현재까지 100여개의 공공기관 및 기업에 도입돼, 현장 모니터링이나 안전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류탁기 SK텔레콤 인프라기술본부장은 “다양한 실증을 통해 텔코 에지 AI 기반 보안 기술과 저지연 서비스를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통신과 AI를 융합해 인프라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6G AI 유무선 인프라로의 진화를 기술개발, 글로벌 표준화, 초협력 측면에서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6 I 임유경 기자
美소비자 자신감 악화에도…뉴욕증시 이틀째 상승
  • [속보]美소비자 자신감 악화에도…뉴욕증시 이틀째 상승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가 소폭이나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악화되긴했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면제 또는 완화 혜택을 줄 것이라는 발언이 투자자들이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는 분위기다.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1% 오른 4만2587.50에 거래를 마쳤다.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6% 오른 5776.65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46% 오른 1만8271.85에 거래를 마쳤다.이날 발표된 소비자 신뢰 및 기대 지수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켰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2.9(1985년=100 기준)로 2월(100.1) 대비 7.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세이고, 다우존스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추정치(93.5)보다 낮았다. 지난 2021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소비자의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9.6포인트 하락한 65.2를 기록했다. 이는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기준선인 80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2월 80선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 더욱 악화된 것이다. 기대지수는 응답자들이 향후 소득, 사업, 고용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측정해 산출한다.현재 사업·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반영한 ‘현재 상황 지수’는 134.5로 3.6포인트 하락했다.컨퍼런스보드 글로벌 지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파니 기샤르드는 “최근 몇 달 동안 비교적 견고했던 미래 소득에 대한 낙관론이 사실상 사라졌고, 이는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개인 상황에 대한 평가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또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도 급락했는데, 앞으로 1년 안에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 답한 비율은 37.4%로, 2월보다 10%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는 2023년 말 이후 처음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진 것이다.고용시장 전망도 악화됐으며,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6.7%로 하락한 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8.5%로 상승했다. 2월 수치는 각각 18.8%, 26.6%였다.이토르의 미국 투자 분석가인 브렛 켄웰은 “″경제 우려와 경제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 소비자, 기업들의 심리가 계속 약화되고 있다”며 “관세와 거시적 측면에서 더 확실해질 때까지 심리와 자신감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평가했다.다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4월2일 발표할 상호관세 조치에서 일부 국가들은 예외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게 투심 악화를 막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상호 관세 부과 때 일부 국가나 부문이 면제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많은 국가에 면제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상호적이지만 우리는 그것(상대국의 관세)보다 더 친절(nice)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교역국)보다 적게 부과시킬 수도 있다”라면서 “왜냐하면 그들이 너무 많이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대로 상호 관세 매기면)그들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 등을 기다리며 신중하게 매수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테슬라가 3.45% 급등한 가운데 매그니피센트7은 대체로 상승했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투자자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5년 내 테슬라 주가가 26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외 애플(1.37%), 아마존(1.21%), 알파벳(1.68%) 메타(1.21%) 등이 1% 이상 오른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도 0.53% 상승마감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0.59% 하락했다.전날 치솟았던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전날 트럼프 관세 완화 발언으로 미 경기침체 우려가 줄자 국채금리는 다시 빠르게 상승했다. 다만 이날 소비자 신뢰 및 기대지수가 악화되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6bp(1bp=0.015포인트) 내린 4.31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2bp 빠진 4.015%를 기록 중이다.
2025.03.26 I 김상윤 기자
전국 산단 중소기업 일·가정 양립 지원 중단됐다
  • [단독]전국 산단 중소기업 일·가정 양립 지원 중단됐다
  •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인구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김은비 기자]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들의 일·가정 양립 문화를 확산하고 저출생 반전을 꾀하기 위해 지난해 시범 도입한 ‘워라밸 행복산단’ 제도가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올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시범 산업단지를 직접 찾아 힘을 실었으나 전국 확대 시행은 없던 일이 됐다.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올해 워라밸 행복산단 제도를 전국 주요 산단으로 확대하기 위해 30억원을 들일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다.워라밸 행복산단은 산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에 일·가정 양립 문화를 이식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해 구로산단과 구미산단(1단지) 두 곳에 시범 도입됐다. 육아휴직, 유연근무 제도를 사용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 인사제도 개선 등 기업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 소규모 기업 직원들도 워라밸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문화가 전국 산단으로 확산하면 저출생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저출생 반전대책’에도 담겼다.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구로산단를 찾아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보육에 대한 걱정 없이 맘 편히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향후 지원 대상을 17개 산단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두 달 뒤엔 이정식 전 고용부 장관이 구로산단에서 지원사업을 직접 홍보하기도 했다.시범사업 결과는 성공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고용부 용역보고서를 보면, 시범사업에 참여한 33개 기업(구로산단 23곳, 구미산단 10곳) 중 21곳(64%)이 행복산단 컨설팅 이후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제도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9곳(27%)은 추진을 시작했으며 추진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기업은 3곳(9%)에 그쳤다.대표적으로 구로산단 입주 기업인 라톤테크는 유연근무와 모성보호 사용 직원이 한 명도 없었지만, 행복산단 컨설팅을 받은 뒤 유연근무 사용 직원은 26명,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모성보호 제도 사용 직원은 6명으로 늘었다. 전체 직원이 40명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부분 직원이 워라밸 제도를 누리게 된 셈이다. 라톤테크는 모성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바꾸기까지 했다.기업들의 컨설팅 만족도도 높았다. 33개 기업 중 26곳(79%)이 기업성과가 향상됐다고 답했고, 근로자 생산성이 올랐다고 응답한 기업은 29곳(88%)에 달했다. 근로자들의 애사심이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 역시 29곳(88%)이었다. 또 25곳(76%)은 워라밸 행복산단 컨설팅을 타사에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정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예산 3억원으로 진행했다. 올해는 고용노동부가 30억원을 편성해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모성보호, 일·가정 양립 제도를 도입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의미에서 제도 도입을 돕기 위한 워라밸 행복산단 사업은 의미가 있다”며 “30억원이면 크지 않은 돈인데, 정책 과제를 가로막을 만큼 기재부가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으로 내린 결정인지 의심이 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규모의 문제는 아니었다”며 “지난해엔 정책 연구 단계여서 사업의 구체성이 불명확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노동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시범사업 성과를 담은 용역보고서를 고용부에 제출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용역보고서가 나왔으니 고용부가 고민한 결과를 바탕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올해 행복산단 사업이 중단됐지만 고용부는 기존의 ‘일·육아 동행 플래너’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국 고용센터에서 수용비를 들여 기업을 컨설팅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기업별 컨설팅에 그쳐 산단에 모성보호, 일·육아 양립 문화를 확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워라밸 행복산단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산업단지공단, 지역 고용센터, 민간 전문 컨설팅 기관이 참여해 역할을 분담한다.
2025.03.26 I 서대웅 기자
과열 경쟁 끝에…분당 선도지구 '양지마을' 재건축 갈등 커진다
  • 과열 경쟁 끝에…분당 선도지구 '양지마을' 재건축 갈등 커진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분당의 잡음이 커지고 있다.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은 5개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등 4392가구가 7000가구 이상의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인데 분담금을 높일 주요 변수들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동의서를 받아 선도지구를 신청했다는 의혹부터 통합재건축을 할 것인지, 제자리 건축을 할 것인지를 놓고도 갈등이 커지는 분위기다. 양지마을 선도지구◇ 통합 재건축이냐 제자리 건축이냐 양지마을 선도지구 내 가장 큰 갈등은 재건축 방식이다. 재건축준비위원회 측은 양지마을이 재건축되기 위해선 ‘통합 재건축’ 방식밖에 없다고 주장한다.재건축준비위원회측 관계자는 “양지마을은 금호, 청구, 한양 등 각 단지의 필지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고 지번이 샴쌍둥이처럼 공유돼 있어 노후계획 도시특별법(1기신도시 특별법)이 아니면 재건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호 1단지처럼 지하철역에 가까운 곳이라도 위치는 거기이지만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뒤에 있는 땅을 같이 갖고있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단지는 2개 단지, 어떤 단지는 3~4개 단지가 서로 얽히고설켜 복잡하게 돼 있다”며 “택지 분할 방식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러 개 단지를 하나로 묶어 통합으로 재건축하고 분담금도 통합으로 나눠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수내역에서 가장 가까운 금호1단지나 초림초등학교를 끼고 있는 청구아파트는 역세권과 초품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제자리 건축’을 주장하고 있다. 재건축이 된 후 새 아파트를 받게 되더라도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선도지구 신청 당시 ‘제자리 합의서’까지 작성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독립 정산, 독립 분양을 원한다. 지번이 공유됐더라도 재건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지번 공유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번이 공유돼 있으면 독립 재건축을 하기 어렵다. 독립 재건축을 한다면 독립 정산을 해야 하는데 대지 지번이 섞여 있으면 (어떤 결정을 할 때) 토지 등 소유자의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며 “가이드라인에서 밝혔듯이 지번을 정리하려면 이것만 2년 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2027년 착공 목표는 물 건너간 셈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에 토지 등 소유자의 전원 동의를 이끌어 내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양지마을은 재건축이 추진되는 구역 가운데에 초림초와 분당고를 끼고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학교를 그대로 두고 재건축을 할 것이냐, 학교를 한쪽 구역으로 옮길 것이냐다. 재건축준비위원회에선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일조권을 유지하면서도 사업성을 높이려면 한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교 이전은 청구아파트에서 반대하고 있다.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학교 주변으론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공공기여 방식으로 도시를 설계하면 된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학교는 교육부 자산이기 때문에 학교 이전은 교육청과 협의가 돼야 하고 국토부도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분담금 7억원도 넘는다는데...분당은 선도지구 선정에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보니 양지마을도 사업성을 낮추는 선택들을 감행했다. 문제는 선도지구 신청에 동의한 주민들이 이러한 사실을 얼마나 잘 알고 있었느냐다. 갈등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분당은 주민 동의율이 대부분 95점을 넘는 상황이기에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성남시가 요구한 △전체 세대 수의 12%를 이주대책으로 임대(분양 불가) △공공기여 추가 제공(부지면적의 5%) △장수명(오래 사용하도록 튼튼하고 유지·보수가 쉬운 구조로 만든 주택) 인증으로 각각 2점, 6점, 3점을 따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고 이 부분에서 최대치를 써냄으로써 일명 ‘풀베팅’에 나섰다.해당 조건을 모두 지켜야 선도지구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예컨대 이주대책으로 전체 세대 수의 12%를 내놓을 경우, 장수명 ‘최우수’ 인증 주택을 선택할 경우 분담금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부분이다. 한 금호1단지 주민은 “이주대책 12%로 가구당 분담해야 하는 금액이 2억원 정도 늘어나는데 12%라는 말만 있었지, 각 가구의 부담이 어떻게 늘어날지는 몰랐다”며 “한국토지신탁(예비사업시행자 후보)에서 작년말 전용면적 133㎡의 경우 분담금이 약 7억 5000만원 정도(350%)라고 했는데 (주민들이) 너무 높다고 하니까 2월엔 5억원대로 낮아진 숫자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명 ‘최우수’ 인증의 경우 공사비가 19% 더 늘어나는 데 이 역시 분담금 증가로 이어진다”며 “분담금이 증가하는 데도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1단지 중심으로 재건축정상화위원회가 꾸려진 상황이다. 연말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해선 선도지구들은 주민대표단을 먼저 구성해야 하는데 양지마을은 재건축 준비위와 재건축정상화위로 나눠진 상황이라 주민대표단 구성도 쉽지 않다. 성남시는 주민대표단을 단지별 1인 이상을 안배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할지 또는 기존 재건축추진위를 주민대표단으로 전환할지 등의 방법을 제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2025.03.26 I 최정희 기자
삼성, 집사로봇 '볼리' 상반기 출시…휴머노이드 로봇개발 속도
  • 삼성, 집사로봇 '볼리' 상반기 출시…휴머노이드 로봇개발 속도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삼성전자가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격전지인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체계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집사 로봇인 ‘볼리(Ballie)’를 출시하며 제조, 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과 보다 가까워진 미래를 그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로봇 AI·휴머노이드 투자·인수 추진 지속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는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로 늘렸다. 최대주주가 된 삼성전자의 자회사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편입됐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자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초대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가 맡는다. 오 단장은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해 휴보 아빠로도 불린다. 삼성전자는 자사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장에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을 시연하기도 했다. 사진=삼성전자)실제로 삼성 제조 현장에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을 투입했다. 사업장 내 제조봇, 키친봇 추진으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데이터를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활용하는 ‘개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삼성전자는 제조, 리테일(물류), 키친(주방)을 3개의 축으로 삼고 로봇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향후에 로봇 AI와 휴머노이드 분야 국내외 우수 업체, 학계와 협력해 유망 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생산 현장에도 더 많은 로봇을 투입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시연(사진=연합뉴스)◇ 가정용 집사 로봇 ‘볼리’도 상반기 출시…구독 포함삼성전자는 가정용 집사 로봇인 ‘볼리’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 볼리는 노란 공 모양처럼 생긴 AI 컴패니언 로봇이다. 볼리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집 안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도록 돕는다. 특별한 컨트롤러가 없어도 볼리에 달린 바퀴를 통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사용자의 음성을 통해 명령을 수행한다. 사용자가 외출 중일 때는 집 안을 모니터링하고 기기들을 돌보는 말 그대로 집사 역할을 한다. 볼리는 사용자의 패턴을 알아서 학습해 진화한다. 나보다 내 집을 더 잘 아는 AI 컴패니언으로 일상에서 크고 작은 불편한 일을 해소해줄 수 있다.삼성전자 AI 컴패니언(AI Companion) ‘볼리(Ballie)’ 이미지.(사진=삼성전자)볼리는 세계 최초 원·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어디서나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상 시간에 맞춰 볼리가 알아서 음악을 재생해주고, 커튼도 열고, 조명도 켜준다. 오늘 날씨나 일정을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근처 벽이나 바닥에 화면을 투사해준다. 바쁜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수시로 모바일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한 눈에 필요한 정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가정용 집사 로봇은 미래에 가정 필수 제품이 되리란 판단이다. 아이나 반려동물을 보살피는 기능도 제공하고, 특히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가정용 반려로봇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음성으로 명령을 시킬 수 있어 고령의 가족도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돌봄·소통의 수단이 된다. 볼리 가격은 수백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AI 가전 구독상품에 포함해 초기 진입 비용을 낮추고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볼리 존에서 시연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2025.03.26 I 김소연 기자
"안 그래도 남아도는데…첨단산업 육성 내세워 더 짓겠다는 지자체들
  • "안 그래도 남아도는데…첨단산업 육성 내세워 더 짓겠다는 지자체들
  • [이데일리 박지애 최정희 기자] 경기도 평택, 고양 등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가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명목으로 지자체의 성과를 돋보이려고 지식산업센터를 추가로 더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자체는 설립 승인만 할뿐 분양 계약 등은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과 공급 조절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임차 수요 없는 투자 쏠림에 공실 투성인데 “더 짓겠다”25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부동산 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672건, 거래금액은 2569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5년래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는 특히 고금리 발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침체국면에 진입한 2022년 4분기(763건, 2937억원)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또 다른 업체 알스퀘어가 발간한 2024년 오피스·지식산업센터 매매지표 리포트에도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3% 전후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부동산 호황기인 2020년~2022년 상반기까지 연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으며 우후죽순으로 분양을 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작년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며 공실이 커지는 상황이다. 작년 4분기에는 매매지수가 고점 대비 25%나 급락했다.지식산업센터가 주택, 오피스텔 등 유독 다른 부동산 투자상품들에 비해 더 높은 공실률을 보이며 빠르게 폭삭 주저앉은 이유는 부동산 호황시절 임차수요를 기반으로 공급이 늘어난 것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를 기반으로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들이 공실인 모습.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류강민 알스퀘어 센터장은 “2020~2021년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 주택 규제로 대출이 막히자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한 지식산업센터로 옮겨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며 “금리가 높아지고 경기가 악화하면서 지식산업센터는 다른 부동산 대비 더 빠르게 한파가 불어닥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지자체들은 지식산업센터를 더 지어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단 계획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등에 저렴한 임대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전략산업 육성 등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가시적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지식산업센터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고양시 외에도 경상북도는 최근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안동시와 예천군에 5년간 454억원을 투자해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사업체 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입주에 주를 이루는 업종인 창업 기업 수는 2020년 148만 4600여개에서 2021년 141만 7900여개, 2022년 131만 7400여개, 2023년 123만 8600여개로 매해 감소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공실을 메울 입주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컨트롤타워 부재 “손 쓸 방법 없어”지식산업센터의 공실이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지자체들이 지식산업센터를 짓겠다고 하는 것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콘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는 크게 산단 안에 위치한 곳과 밖에 위치한 곳으로 나뉘는데, 산단 내 지식산업센터는 산업단지관리공단이 직접 승인하고 분양 계약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산단 밖 지식산업센터는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 등 지자체장의 승인하에 설립되고 있지만 분양 계약 등 별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기 붐이 한창일 때는 지식산업센터 시행사가 개인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게 해 분양받게 할 정도로 관리 체계가 없었다. 과도한 투기는 지식산업센터의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고 투기 수요가 꺼지면서 과잉 공급된 지식산업센터는 흉물처럼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을 억제하고 공실을 줄여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자체에 설립 승인 권한이 있는 것을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고 싶은 기업들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급 과잉을 억제할 장치가 제한적이다. 공실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을 기존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종에서 작년 2월 통신판매업, 전문건설업 등으로 확대했다. 공실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지만 첨단산업이나 지식기반 업종을 한 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려는 지식산업센터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식산업센터가 일반 사무실 건물과 비슷해진다면 지식산업센터 입주 기업에 취득세, 재산세 등의 세제혜택을 줄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일각에선 원천적으로 아파트형 공장 방식의 지식산업센터 구조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처럼) 소유주가 다 다르기 때문에 건물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동대문 분양형 쇼핑몰 형태도 잘 안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2025.03.26 I 박지애 기자
지식산업센터, 절반이 비었는데 또 지어? '눈물의 할인' 쏟아져
  • 지식산업센터, 절반이 비었는데 또 지어? '눈물의 할인' 쏟아져
  • [이데일리 이배운 박지애 기자] 24일 평일 점심시간,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 지식산업센터 리버워크 앞은 지나가는 사람도 찾기 쉽지 않았다. 줄지어 서 있는 건물은 ‘매매·임대’라는 글자에서 보듯이 텅 비어 있어 적막함이 가득했다. 인근 식당 일대에는 입주한 직장인보다 추가로 짓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공장 현장 근로자들이 더 많았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인근 식당 주인은 “식당엔 센터에 입주해 일하는 근로자들보다 새로 짓고 있는 공사현장 근로자들이 더 많이 온다”며 “안 그래도 텅 비었는데 뭘 더 짓겠다는 건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들이 공실인 모습.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2020~2021년 투자 호황을 누리던 지식산업센터가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고양시의회 손동숙 의원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준공된 지식산업센터는 작년 말 기준 총 25곳으로 호실로는 1만 1400여호다. 이 중 6400호만 입주를 완료한 상태로 절반은 텅 비어 있다. 공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고양시가 내년까지 지식산업센터 6곳을 더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분양가보다 낮아진 매물이 급하게 쏟아지고 있다. 경기가 풀리면 공실이 채워질 것이란 기대에 다달이 나가던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내며 버티던 분양자들이 추가 공급 선언에 결국 못버티고 ‘눈물의 세일’에 돌입했다. 고양시 덕은동 인근 향동지구의 한 지식산업센터 전용면적 102㎡(31평) 사무실 분양가는 7억원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5억 50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와 있다. 일대 부동산 앞 ‘면적대비 아주 저렴한 오피스 매물’이라는 홍보 문구가 시장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지식산업센터 분양을 받은 한 투자자는 “2021년 분양 당시 시행사가 사업자등록증도 보지 않고 무조건 분양을 내줬다”며 “당연히 기업들이 줄 서서 들어올 줄 알았고 임대료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분양받은 지 2년이 다 되도록 관리비에 대출이자만 나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지식산업센터 추가 공급 소식에 경매로 넘어가는 것보다 낫다고 보고 속이 타지만 가격을 낮춰 매물로 내놨다”고 말했다. 지식산업센터는 당초 정보통신 스타트업이나 제조업들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수분양자들에게 취득세·재산세를 깎아주는 등 각종 세제지원과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혜택을 주며 탄생했다.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지식산업센터에 입실하려는 사업자가 아니라 전매(분양을 받은 후 되파는 행위) 등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지식산업센터는 실제 수요와 관계없이 투기 붐에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공실이 커지는 지금에 이르게 됐다. “원수에게 권한다” 지산의 몰락 “서울인데, 마피도 안 팔려”지식산업센터의 공실 상황은 서울이라고 해서 더 나은 것도 아니다. 같은날 찾은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가산디지털단지는 서울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이 동시에 지나는 ‘더블역세권’에 차량 접근성도 우수해 경기도보다 사무실 임대 수요와 유동 인구가 더 많을 조건임에도 역시나 텅텅 빈 사무실이 대부분이었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서울 금천구의 한 지식산업센터는 지하철역으로부터 걸어서 8분의 괜찮은 입지에도 전체 호실 중 절반은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무피(분양가와 같은 가격)에 더해 마피 매물들이 여럿 나온 상태다.서울 금천구에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은 투자자는 “서울인데도 벌써 (임대 전부터) 마이너스피(당초 분양가보다 낮게 매도)가 나왔다. 문제는 마피에도 안 팔린다는 점이다. 임차인도 못 구하면서 고스란히 대출이자와 관리비 등 생돈이 나가게 생겼다”며 “이것도 못 버티면 결국 경매로 내몰릴 수밖에 없어 요즘 잠이 안 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지식산업센터가 한창 잘 나갈 때는 평당 매매가가 2000만원인 물건도 금방 팔렸는데 지금은 평당 1700만원대도 매수 문의가 아예 안 들어온다”며 “해마다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 등 신축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그만큼 경쟁이 심해지면서 역에서 조금이라도 멀고, 1년이라도 더 먼저 지어진 구축들은 매매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최근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지식산업센터는 ‘원수에게 권하는’ 상품 중 하나가 됐다.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에 진입하던 2018년부터 정점을 찍은 2021년까지 건축허가를 받은 전국의 지식산업센터 수는 총 315곳이다. 정확한 호실에 대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대략 1곳 당 최소 100호실이라고만 쳐도 3만호실이 넘는 수분양자들이 현재 입주를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기존 지식산업센터 공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 역시 추가로 지식산업센터가 더 공급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명목으로 지자체의 성과를 돋보이기 위해 지식산업센터를 추가로 더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2025.03.26 I 이배운 기자
8.3억짜리가 5.5억으로 뚝…경매서도 '찬밥'
  • 8.3억짜리가 5.5억으로 뚝…경매서도 '찬밥'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작년 12월 감정가 8억 3900만원의 서울 가산동의 한 지식산업센터가 경매 매물로 올라왔다. 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두 번의 유찰 끝에 응찰자 1명이 겨우 나타나 감정가 보다 3억원 이상 낮은 5억 5200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 때 황금알을 낳는 투자처로 불린 지식산업센터가 우르르 경매로 내몰리며 감정가액의 반값으로 나와도 살 사람이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작년부터 공실과 미분양 문제가 곳곳에서 봇물처럼 터지며 대출 이자를 버티지 못하고 매달 경매로 수백 채가 쏟아지고 있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25일 이데일리가 지지옥션에 요청해 받은 서울·경기·인천의 지식산업센터 월별 경매 진행건수 및 매각률과 매각가율을 분석한 결과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동안 서울 경매법원에 총 279건의 지식산업센터 경매 매물이 올라왔다. 이 중 낙찰받은 건수는 전체의 26.3%인 73건에 그쳤다. 낙찰됐더라도 제 가격을 못 받았다. 평균 매각가율은 69.3%로 감정가가 100만원이면 69만원에 낙찰이 된 셈이다.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도와 인천의 경매법원엔 1403건의 지식산업센터 경매 매물이 등장했고 이 중 373건(26.5%)만 낙찰이 됐다. 평균 매각가율은 61.2%로 서울보다 더 저렴하게 팔렸다. 경매법원에 지식산업센터들이 내몰리고 있는 이유는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임차수요는 줄어드는 데 반해 공급은 지속 늘며 공실인 곳이 많아져서다. 임대료는 못 받는데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와 관리비가 쌓이며 결국 경매로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대출 연체율은 2020년 0.09%에서 2023년 말 0.20%로 급등했다.이주현 지지옥션 수석연구원은 “지식산업센터는 주택과 달리 대출규제가 없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결국 입주 시점에는 잔금 납부를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입주 후에도 공실이 지속되거나 임대료가 턱없이 낮아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물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3.26 I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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