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8년 1월 23일, 현직 경찰관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사진=연합뉴스)A(52) 경위의 아내 B(50대)씨는 22일 오후 6시 39분께 영천시 임고면의 한 저수지에서 승용차에 탄 채 숨진 채 발견됐다.A 경위는 아내 B씨가 맨 스카프로 목을 졸라를 살해하고, 범행을 숨기려고 자동차 추락 사고로 위장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경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이날 영천시 임구면 한 농로에서 아내 B씨가 몰던 승용차 뒷자리에 타고 가던 중 재산문제로 다투다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이 과정에서 차량은 급가속하면서 인근 저수지에 추락했다. A 경위는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나 저수지에서 300여m 떨어진 아들의 집을 찾아 “엄마가 물에 빠졌으니 신고해달라”고 말했고 아들이 오후 6시 30분께 곧바로 경찰 등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차 안에 탄 B씨를 구조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들의 집에서 허리와 어깨 통증을 호소한 A 경위는 추가로 지원된 119구급대원에게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A 경위는 “아내가 운전하던 중 운전 미숙으로 추락했다”고 진술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을 통해 B씨의 사망원인은 질식사로 밝혀져 23일 경찰은 A 경위를 긴급체포했다.경찰의 추궁 끝에 A 경위는 “아내가 운전하던 차 안에서 집 명의 이전 문제로 다투다 아내가 매고 있던 스카프를 당겨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경위는 같은 해 3월 26일 대구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A 경위가 수감됐던 방에서는 “아내 살해 혐의는 억울하다”며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A4 용지 5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아내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 대구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던 A 경위가 숨지자 검찰은 4월4일 공소를 기각했다.
"애초에 아내를 죽였는데"...8년 뒤 또 다른 아내 살해한 50대
박지혜 기자2025.01.2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애초에 아내를 죽였는데 (징역) 4년이라니”지난해 1월 22일 재혼한 아내를 살해한 50대 A씨가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는 기사에 이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A씨는 8년 사이 아내 2명을 살해했다.해당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2015년 9월 군인이었던 A씨는 아내 B씨와 다투던 중 화를 참지 못하고 목 졸라 살해한 죄로 해군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4년 및 치료감호를 선고받았다.당시 국립법무병원 정신감정 결과 A씨는 우울 장애와 편집성 인격장애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그 후 A씨는 2023년 7월 12일 오후 6시께 경기도 수원시 자신이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40대 아내 C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이번에도 A씨는 세탁소를 폐업하고 새로 시작할 가게 운영 문제로 C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C씨의 목을 졸랐다.그는 범행 직후 112에 직접 신고했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C씨는 치료를 받다가 4개월 뒤 끝내 숨졌다.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심신 상실 및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A씨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그가 사회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제약이 있을 정도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 등을 고려하면 형을 감경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수원지법 형사12부 황인성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상당 기간 정신 질환으로 치료받았다”라면서도 “2015년 부인을 살해해 치료감호를 받고 평생 복약할 것을 권고받았음에도 약 먹었을 때 무력감을 이유로 마음대로 약을 끊고 그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있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검찰은 “피고인이 8년 전 전처를 목 졸라 살해한 동종의 살인 전과가 있음에도 재범을 저질렀고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설명했다.A씨는 항소심에서도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지난해 5월 5일 수원고법 제2-3형사부 박광서 판사는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어머니를 살해” 청계천 다리에 선 30대의 사연
강소영 기자2025.01.21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22년 1월 21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백승엽 재판장)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1심에서 받은 징역 12년을 파기하고 이보다 높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조현병 등 정신병력도 인정돼 치료감호소 수용도 명령했다.명문대생으로 알려진 그는 왜 자신의 어머니를 무참히 살해한 것일까.(사진=게티이미지)◆ 명문대생의 존속 살해…그는 왜A씨는 2020년 12월의 추운 날, 서울 청계천의 한 다리 앞에 섰다. 그는 곧 뛰어내렸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구해준 구조대원에 끔찍한 사실을 털어놨고 곧 경찰에 체포됐다.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말이었다. A씨가 경찰에 진술한 바에 따르면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사건은 시작됐다. A씨는 그날 집 바깥에서 담배를 한참 동안 피우다 들어와 망상에 사로잡혔다. 자신의 어머니가 ‘악마 같다’는 생각이었다. 종종 어머니는 A씨에 흡연 등으로 나무랐고 이에 격분한 A씨는 그날 흉기로 수차례 어머니를 찔러 살해했다. 범행 후 차로 대전 외곽을 돌다 서울로 향한 A씨는 청계천 다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다.10년 전 A씨는 공부를 곧잘 하는 학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제 국립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2년 뒤인 2012년 다시 재수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원하는 학교였지만 A씨는 다른 대학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같은 해 수능시험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지 못한 A씨는 복학을 했고, 논문을 준비하거나 영어점수를 따지 못해 졸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의 우울감은 깊어졌고 게임과 담배 중독으로 이어져 그의 일상을 집어삼켰다. A씨는 입학한 지 10년 만인 2020년에서야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그가 오랜 기간 공부를 하며 키워온 것은 진로 문제와 관련된 스트레스와 사회에 대한 불만이었다. 대학 기간 따로 살던 어머니와도 졸업 뒤 같이 살게 됐지만 갈었던 시간만큼 사이는 쉽사리 좁히기 어려웠다. 거기에 취직 준비 등을 성실히 하길 바라는 어머니의 기대와는 달리 A씨는 게임과 암호화폐 거래 등으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담배 중독 또한 문제가 됐다. 집에서 담배를 피워 이웃에게 종종 항의를 받게 됐고 어머니와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결국 A씨는 어머니와 살기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사진=게티이미지)◆ 누나와 감형 방법 상의…“심신상실 아냐”A씨는 재판에 넘겨진 뒤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 아닌 심신상실을 주장했다. 심신미약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를 말한다. 심신상실도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는 비슷하지만 심신미약보다 ‘의사를 전혀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에 가깝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경찰조사에서 범행 일시, 방법, 이후 정황 등에 대해 설명한 점과 누나와 감형 방법을 상의한 점 등을 들어 그가 심신상실의 상태가 아니었다고 봤다. 정신감정 결과 A씨는 조현병, 단기정신병적 환각 등의 영향으로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하다고 판단되나 심신상실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조현병으로 인해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행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묻기는 어렵다”며 “자신을 낳고 길러준 직계존속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반사회·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 또한 “A씨는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지만 결과의 중대성 범행 수법 등이 잔혹해 조현병 등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더라도 원심 형이 가벼워 보인다”며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판결에 불복한 A씨는 대법원까지 갔지만 대법원 역시 “2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