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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업계 최초 ‘조선산업 특화’ ESG 평가 지표 개발 완료
- [이데일리 박민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업계 최초로 조선산업에 특화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거제 옥포조선소를 대상으로 처음 적용했다고 22일 밝혔다.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지속가능 성장 실현을 위한 ESG경영의 실질적 체계를 갖춘 조선업계 선두 주자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추진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복원 설비(VOC RS) 등이 적용된 대우조선해양의 셔틀탱커 운항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간 국내 유일의 국제 공인 선급 기술 단체인 한국선급(KR)과 함께 조선산업 특화 ESG 평가 지표 개발에 나서 총 146개의 지표를 만들었다. 이 지표는 우리 조선산업 특성에 맞춰 ESG 추진 활동을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설계됐다. 현재 ESG 경영은 전세계적으로 산업과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새 패러다임으로 대두되고 있고, 이에 개별 기업 입장에서도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실효성 있는 ESG 평가 체계와 도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연구에 집중해왔다.이번에 개발된 조선업 특화 지표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함과 동시에 우리 조선업 실정에 기반한 적합한 이슈를 발굴, 가중치를 부여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회사는 이 중에서 안전, 친환경 및 스마트십 기술과 관련 특허, 노사문화 등 조선업에 특화된 전문 항목들에 주목하고 있다.먼저 환경 부문은 △환경 경영과 성과, 친환경 투자 항목 등 48개 지표가 마련됐다. 이어, 사회 부문에서는 △근로자와 협력사 및 기타 이해관계자, 법규 준수 등 44개 항목이 반영됐고 지배구조 부문에는 △이사회와 주주 및 감사를 비롯해 윤리경영 등의 54개 지표가 선정됐다.우제혁 대우조선해양 ESG 추진단장(부사장)은 “이번 성과는 양사가 우리 조선업 특성에 맞는 ESG 평가 지표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댄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회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ESG 경영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점진적으로 수준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한국선급 관계자는 “이 지표는 ESG 경영을 단순히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수립과 성과 개선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국제해사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평가 지표를 활용, 정기적으로 내부 ESG 경영활동을 진단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그 결과를 담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자재 및 협력사에도 이를 적용해 상생 및 동반성장의 토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평균연봉 8100만원…SKT 2.0 시대 이끌 신입 공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올해 상반기 기준 5376명이 근무하면서 1인당 평균 8100만원의 급여를 받는 SK텔레콤이 AI서비스 회사로의 변신을 이끌 신입 사원을 뽑는다.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유영상)은 하반기 신입 인재 채용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채용 과정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은 두자릿수 규모로 22일부터 30일 17시까지 지원 가능하다.SKT 2.0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기존 채용 전형을 새롭게 개편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지원자들의 직무 경력과 경험보다는 도전 정신, 끈기, 열정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원기준과 방식, 평가 방식과 면접 전형, 입사 후 교육 과정 등 채용 과정 전반에 변화를 줬다.SKT는 기존 직무별 채용을 ▲서비스 ▲개발 ▲고객 ▲인프라 ▲스텝 등 5개 직군으로 통합해 선발한다. 지원 자격도 기존 보유 경력 3년 미만에서 경력 1년 미만으로 제한한다. 이는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전형 취지에 맞춰 직무 경험을 쌓기 어려운 취준생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기 위해서다.기존 서류-필기 - 면접의 채용 순서의 틀을 탈피하고 필기 전형을 우선 시행한다. 필기 전형 지원을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으며, 필기 전형에 합격 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 된다. 전형 순서를 바꾼 이유는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 작성 부담을 줄이고 필기 전형 참가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보다 면밀한 자기소개서 검토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필기 전형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며, 개발 직군은 코딩 테스트와 SKCT(SK종합역량검사) 심층 역량 검사를, 비개발 직군은 SKCT 인지, 심층 역량 검사를 응시하게 된다.1박2일 합숙 면접서류 전형 후 진행되는 면접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1박2일에 걸친 합숙 면접이다. 정형화된 면담 방식의 면접에서 벗어나 1박2일 동안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통해 직무 역량, 지식과 함께 도전, 협업, 창의, 열정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SKT는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해 1박2일 면접을 시행할 계획이다. 1차 합숙형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는 2차 최종 면접을 거쳐 입사가 결정된다.이와 함께 SKT는 입사한 신입사원이 합격한 직군 내에서 원하는 직무와 조직을 탐색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교육 과정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약 3주 동안 기본 교육을 이수후 현업에 배치됐다. 하지만 이번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은 최대 20주에 걸쳐 회사에 대한 교육과 함께 합격 직군 내에서 어떤 직무의 업무를 수행하고 싶은지, 어떤 커리어로 성장하고 싶은지 탐색해 볼 수 있다.허준 SKT Talent 담당은 “도전을 즐기고 열정이 넘치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AI 회사로 혁신하는 SK텔레콤에 지원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 갈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얼굴 없는 '배웅'…뒷모습에 엮어낸 '관계'의 색 [e갤러리]
- 이이수 ‘배웅’(2022), 캔버스에 아크릴, 116.8×91㎝(사진=갤러리마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 이 사이에 오가는 온갖 감정이 이토록 찬란한 색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 서서히 끓어오르는 아쉬움은 붉은 바탕에, 애써 감춰야 하는 섭섭함은 분홍 셔츠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은 오렌지색 바지에. 강아지 한 마리의 마음까지 하얀 꽁무니에 녹여서. 이들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작가 이이수는 투박하지만 따뜻한, 단순하지만 정감 넘치는 일상의 장면을 그려왔다. 특징이라면 ‘뒷모습’이다. 둘 이상 여럿, 여기에 반려동물까지 ‘뒷모습에 엮어낸 관계’를 담아내는데. 서로 뒷모습을 바라봐줄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귀한 존재들이 돼줄 수 있다고 믿는 거다. 언젠가 작가 스스로가 떠났던 혹은 떠나보냈던 그때를 떠올렸을 ‘배웅’(2022)은 밀도 높은 바로 그 ‘관계의 뒷모습’을 끌어낸 작품이라고 할까. 아마 앞보다 더 익숙한 뒷모습이라서일 거다. 6년 수녀생활 끝에 한계에 부딪혀 수도원을 떠난 뒤 뒤늦은 미술공부로 작가가 됐단다. 하지만 이조차 작가에겐 ‘새로운 수도자의 길’이라니. 그 길이 그렇지 않겠나. 돌아선 이들의 뒷모습을 오래 품어야 하는 길일 테니.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갤러리마리서 여는 개인전 ‘편집 없는 대화’에서 볼 수 있다. 회화와 드로잉 43점을 걸었다. 이이수 ‘우리들의 대화’(2022), 캔버스에 아크릴, 162.2×112.1㎝(사진=갤러리마리)이이수 ‘또복이 G’(2022), 캔버스에 아크릴, 145.5×112.1㎝(사진=갤러리마리)
- [이상미의 미디어아트] 미디어아트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 아르떼뮤지엄 제주의 해변 전시 공간.[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최근 몇 년간 미디어아트 시장은 급성장했다. 캔버스를 벗어난 벽이나 바닥 등 다양한 공간을 도화지로 사용하는 미디어아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메타버스와 NFT의 기술적 성장과 더불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이번 연재로 미디어아트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전시 공간과 그 공간 속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기다란 스크린 앞에 관람객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스크린에 통해 투사되는 파도를 배경으로 여기저기 셀카 찍기에 바쁘다. 아르떼뮤지엄 제주의 해변 전시 공간의 모습이다. 제주도는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다. 진짜 파도 대신 가짜 파도를 보기 위해 하루 5000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관람객들은 파도뿐만 아니라 형형색색의 빛에 열광한다. 아르떼뮤지엄은 전국에서 가장 핫한 미디어아트 전시장 중 한 곳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이 일상이었던 최근 몇 년간 미디어아트 시장은 급성장했다. 미디어아트가 대세인 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물감 대신 디지털 코드가, 캔버스 대신 벽이나 바닥 등 다양한 공간을 도화지로 사용하는 미디어아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 빛의 벙커가 2020년 12월 오픈한 ‘반고흐 전’은 개막 47일 만에 누적 관람객 수 10만 명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복판에선 바다에 있는 파도를 그대로 옮겨온 듯 일렁였고, 미국 뉴욕에선 폭포가 연출됐다. 예술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변화해 왔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나온 신기술로 관람객 몰입도를 높이고 시선을 끄는 미디어아트 시장은 메타버스와 NFT의 기술적 성장과 더불어 계속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말로만 들었던 미디어아트의 정체는 무엇일까◇ 미디어아트, 누구냐 넌?!우리가 흔히 신문이나 방송들을 일컬어 부르는 미디어(media)는 라틴어 미디움(medium)의 복수형으로 ‘무언가를 매개하는 것’을 뜻한다. ‘매개’는 둘 사이에서 양편의 관계를 맺어준다는 의미다. 그림을 그릴 때 물감에 섞어서 물감이 잘 퍼지게 하고 빨리 말라서 굳게 하는 물질인 ‘전색제’도 미디엄이라고 불러왔다. 말 그대로 안료를 지지하는 캔버스 같은 바탕에 물감을 매개하기 때문이다. 회화나 조각 같은 기존 예술과는 달리 미디어아트의 특이점은 바로 이 ‘매개’한다는 것에 있다. 미디어아트는 작가와 작품, 관람객 사이를 연결한다. 가히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모두 접목해 활용한다. 현존하는 모든 매체를 끌고 와서 미디어아트로 만들 수 있다.미디어아트는 글자, 소리, 이미지를 구성 요소로 표현된다. 넓은 의미의 미디어아트는 사진이 발명된 19세기 이후 등장한 기술을 활용하는 모든 예술을 다 포함한다. 좁게는 TV라는 매체를 통해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백남준을 미디어아트의 출발지로 보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 영역을 확장해오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위성방송, 인터넷, 웹사이트, 컴퓨터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CD-ROM, DVD, 모바일, 무선, GPS, 게임, 사운드 생성 기기, 로보틱스, 나아가 가상현실까지 미디어아트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오늘날 미디어아트는 인터랙티브 아트, 디지털 아트, 웹 아트, 인터넷 아트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 미디어아트의 특징은?그렇다면 미디어아트가 기존 회화, 조각 같은 전통적인 예술 분야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미디어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의 변화는 예술가들의 작품세계 영역을 더 확장했다. 예술가들은 작품 안에서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 이른바 선형이 아닌 비선형 방식의 구현이다. 예술가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전시 공간이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오프라인 공간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인터넷을 활용해 온라인에서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디어아트가 기존의 예술과 다른 점은 작품과 관람객이 상호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로써 관람객의 참여와 체험이 가능한 새로운 전시와 소통방식이 가능해졌다. 기존 시각 예술작품은 관람객들이 수동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의 손동작이나 발동작 등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형상으로 만들어진다. 노형슈퍼마켓 메인 전시장 바닥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에 따라 빛의 파장처럼 그림이 만들어진다. 관람객들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 전경. 최찬숙의 작품 설치 모습.(사진=국립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가 핫한 이유는?전국의 미디어아트 전시장이 뜨겁다. 필자가 직접 방문해본 미디어아트 전시장은 연일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그렇다면, 미디어아트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타 현대미술 장르에 비해 미디어아트가 영상과 소리, 때로는 만져볼 수 있고, 냄새까지 맡을 수 있기에 이른바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닐까? 네이처랩스가 지난 7월 15일부터 마련한 <시간의 조각 : 계절> 전시장에 들어서면 향긋한 꽃내음이 후각을 자극한다. 색다름을 찾는 관람객들에게는 그야말로 이색 경험이 아닐 수 없다.눈으로만 봐야 하고, 만져서는 절대 안 되는 기존 회화나 조각 같은 작품은 일방 소통이었다. 더욱이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들은 전시 서문이나 작품 설명을 읽고 작품을 뚫어지게 보더라도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작품이 쉬이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난해할 수도 있는(?) 미디어아트라 하더라도 관람객들에게는 조금 더 친절하다. 미디어아트 작품은 전시 시간 내 무한 상영이기에 이해가 안 되면 계속 보면서 이해를 넓혀갈 수도 있다. 작품과 관람객들의 거리감이 줄어든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쥐고 자란 세대들에게는 영상작품인 미디어아트가 더 편하게 읽히기도 한다. ◇전국 미술관들도 ‘미디어아트’ 주목미디어아트가 비단 대중들에게만 인기가 많은 건 아니다. 미술계에서도 달라진 미디어아트의 위상을 감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매년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로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상’에는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을 선보인 최찬숙 작가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동시대 관통하는 주제를 스펙터클한 설치와 함께 완벽하게 다뤘다”라고 호평했다. 여기서 ‘스펙터클한 설치’에 주목해보자. 작가는 4개의 대형 스크린에 33분에 달하는 영상으로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스크린 앞을 떠나지 않고 작품 감상을 하던 관람객들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올해 1월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디어아트 전용관인 XR랩을 마련했으며, 개관특별전으로 미디어아트 작품이 주를 이루는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를 열었다. 여러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울산시립미술관은 개관한 지 1년도 안 되었음에도 ‘미디어아트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 유네스코 미디어창의도시인 광주에서도 미디어아트의 열기가 뜨겁다. 광주는 이이남, 진시영 등의 미디어아티스트들을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올해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인 G.MAP(지맵)을 열고 개관기념전인 ‘디지털 공명’ 전시를 진행했다.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장이자 교육 시설로 앞으로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새로운 매개들 - 부산미디어 아트의 시작과 계보’를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개최해 부산 지역의 미디어아트를 조망했다.다음 편은 미디어아트의 탄생배경을 소개한다.△ 글 이상미 프랑스 파리 고등미술연구원 예술경영학과에서 수학했고, 파리 고등실천연구원에서 서양예술사학과 고고학으로 석사 학위, 파리 고등사회과학연구원에서 미학으로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상아트(주) 대표이사이자 유럽문화예술콘텐츠연구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미술계 현장에서 활발한 활동과 함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
- 크리테오, 올인원·셀프서비스 갖춘 새로운 DSP '크리테오 맥스' 발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커머스 미디어 기업 크리테오는 새로운 광고 수요자 플랫폼(DSP, Demand Side Platform) 커머스 맥스(Commerce Max)를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사진=크리테오)커머스 맥스는 크리테오의 선도적인 리테일 미디어 및 프로그래매틱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DSP로, 광고주(기업 마케터)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모두 탑재한 올인원 특징에 셀프 서비스 기능까지 갖췄다.커머스 맥스는 이제까지의 DSP와는 달리, 브랜드와 에이전시가 온사이트의 스폰서드 광고 및 디스플레이 광고 뿐 아니라, 오프사이트에서까지 오디언스를 획득할 수 있게 지원한다. 또한 크리테오가 다루는 40억 개 이상의 제품 종류, 수 천에 이르는 글로벌 퍼블리셔 네트워크, 150여 리테일러 파트너십을 통해 보다 높은 커머스 퍼포먼스도 기대할 수 있다.이 같은 퍼포먼스가 가능한 데에는 추측 단계를 넘어 정확하게 구매 전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최적의 전환 방식을 식별하는 크리테오의 예측 AI 기술이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커머스 맥스가 판매 성과 등 제품 수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통합 보고하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일련의 상황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커머스 맥스는 현재 알파 테스트 단계다. 올해 상반기 크리테오의 고객사인 선도 e리테일러 ‘베스트바이(Best Buy)’, 세계적인 미디어 투자사 ‘그룹M(GroupM)’과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키이스 브라이언(Keith Bryan) 베스트바이 SVP는 “크리테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미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리테일 미디어 시장을 선도하며 확장해 나가고자 하는 상황에서 크리테오의 새로운 솔루션인 커머스 맥스 테스트에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밝혔다.시장 테스트는 오픈 웹 상에서 베스트바이의 오디언스를 타겟팅하고, 웹사이트 상에서 측정 가능한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베스트바이의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다.브라이언 글리슨(Brian Gleason) 크리테오 CRO는 “수년간 전 세계 기업들이 커머스 미디어의 힘을 활용하고, 매출 증진을 위해 우리의 신뢰할 수 있는 커머스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해 왔다”며 “최근의 IPONWEB(아이폰웹) 인수로, 베스트바이, 그룹M과 같은 고객사들이 보다 영향력 있고 접근 가능한 미디어 캠페인을 최대한 진행할 수 있도록 통합된 AI 지원 플랫폼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현재 커머스 맥스는 제한적으로 이용 가능하며, 2023년 주요 시장에 출시될 계획이다.
- "정규직 시켜줄테니 사귀자"...상사 갑질 '스토킹'으로 진화
-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신당역 살인사건은 원치 않은 구애와 스토킹에서 시작됐다. 직장갑질 119는 신당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직장 젠더폭력 특별대응팀’을 구성하고 오늘(21일)부터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출감된 뒤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전주환은 지난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내부 화장실에서 자신과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역무원 A(28)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지난 20년 1월부터 22년 9월까지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제보를 분석한 결과 성희롱을 제외한 젠더폭력 제보는 총 51건이었다. 젠더폭력 유형은 지속적인 접촉 및 연락 시도인 스토킹이 21.6%(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압적 구애(8건), 고백 거절 보복(7건), 악의적 추문(7건) 순이었다. 이 외에도 불법촬영, 외모 통제, 짝짓기, 사생활 간섭 등이 있었다. 짝짓기는 이성인 직원끼리 사귈 것을 강요하거나 사귀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을 의미하고 외모 평가, 비하 등이 외모 통제에 해당한다.젠더폭력은 성희롱을 포함해 여러 유형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폭언, 폭행, 사생활 침해, 모욕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동반하는 경우도 빈번했다.“대표이사가 술에 취해 ‘예쁘다, 좋아한다, 업혀봐라’ 등 불쾌한 발언과 신체 접촉을 계속 했다. 평소에도 저에 대해 술 잘 마시고 예뻐서 부서에 꼭 필요한 직원이라는 식으로 말 하고 다녔었다” “상사가 치마 입지 말고 바지를 입고 다니라고 하고...”“입사 후 남자들만 있는 팀에 배치됐다. 제가 있는데도 야동 만화 이야기를 주고 받는 성희롱은 일상이었고 주말에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내용으로 카카오톡을 보내는 상사도 있었다” 이러한 젠더폭력은 짝짓기와 외모 통제에서 한층 더 나아가 스토킹과 강압적 구애, 악의적 추문 유포, 불법촬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게 직장갑질 119의 지적이다.“상사가 출퇴근 길에 태워주겠다고 한 것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내 의사는 무시하고 출퇴근 길에 전화나 카톡을 보내 나를 기다린다. 내가 거절 의사를 표시하자 나와 친하게 지내는 남자 동료를 괴롭히고 승진을 누락시켰다”“열 살 넘게 차이 나는 남자 직원이 퇴근 후, 새벽, 주말, 휴일 가리지 않고 개인 카톡을 매일 보낸다.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다. 근무시간 외에 받는 카톡이 불편하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래도 계속 보낸다. ‘점심 같이 먹자, 저녁에 뭐하냐’ 등 집요하게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고 있다”“한 민원인이 애인이 있는지 물어보고, ‘같이 식사하자, 퇴근 시간 언제하는지’ 묻는 연락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너무 괴로워 관리자에게 알리고 부서 변경을 했는데도 연락이 계속 온다. 무슨 일을 당할까 두려운데 주변 동료들은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며 아무 일이 아닌 듯 말해 너무 힘들다” 스토킹 범죄로 지난 14일 여성 역무원 살인사건이 일어난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 추모장소에 방문한 청년들이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안수연 인턴기자)
- "솔드아웃 연연 안 한다…이젠 작품 팔려나갈 때 더 허전"
- 작가 이수동이 서울 종로구 노화랑에 ‘이수동 전’에 건 자신의 작품 ‘안단테 안단테’(2020·112.1×162.2㎝) 옆에 섰다. 자작나무가 쭉쭉 뻗은 숲속에 피아노 치는 남자를 지켜보는 여자. 작가의 오랜 아이템인 자작나무가 거대한 배경을 이루고 그 속에 숨다시피 한 ‘한 쌍의 연인’이 펼치는 ‘극단의 행복’은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는 작가만의 무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멀리 ‘영업사원’이 보인다. 간혹 지루한 ‘영업장’을 빠져나와 길가를 서성이기도 하는데, 지나다니는 행인과 부딪치는 시선을 굳이 피하지도 않는 게 하루이틀 쌓인 내공이 아니다. 그이가 서울 인사동에 ‘떴다’. 이 말은 그이의 개인전이 인사동에 열렸다는 뜻이고, 그이의 인사동 출근이 내내 이어질 거란 뜻이기도 하다. 작가 이수동(63). 그이와 그이의 작품이 한국 미술시장에 발휘한 공을 하나만 대보라면, ‘우아한 새털’을 꼽아야 한다. 으레 미술작품 앞이라면 따라붙기 마련인 긴장감·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리게 하는, 자발적 무장해제를 유도하는 일 말이다. 마땅히 설레고 즐기는 일이 먼저여야 할, 미술작품 역할을 120% 이상 살려 꺼내놨다고 할까. 노화랑 ‘이수동 전’ 전경. ‘사랑가’(2022·53.0×65.1㎝·왼쪽)와 ‘하(夏)사랑’(2020·65.1×90.9㎝)이 나란히 걸렸다. ‘자작나무’는 작가의 상징이자 기원이기도 하다. 30여점 전시작 중 자작나무를 들인 작품이 얼추 절반이다. 그 속에 한 쌍의 연인을 ‘손톱 만한’ 크기로 숨겨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다면 어떻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사람이 살면서 꿈으로라도 한번 봤으면 하는 장면들을 따뜻한 ‘붓의 말’로 던지는데 복잡하고 근엄할 게 뭐가 있겠나. 자작나무 쭉쭉 뻗은 숲에 피아노 치는 남자를 지켜보는 여자가 있고(‘안단테 안단테’ 2020), 푸른 하늘에서 내려온 그네에 올라탄 여인이 구름보다 높게 떠 있다(‘스윙’ 2022). 거대한 꽃이 된 보름달이 둥실 뜬 해변가에 그대를 위한 식탁이 차려지고(‘꽃다방’ 2020), 짝꿍은 잠시 놓쳤지만 온갖 꽃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가지에 꽃보다 당당한 한 여인이 서 있다(‘나는 꽃이랍니다’ 2021). 이수동의 ‘꽃다방’(2020·37.9×45.5㎝). 거대한 꽃이 된 보름달이 둥실 뜬 해변가에 그대를 위해 차린 식탁. 작품은 한 쌍의 연인을 주인공 삼아 세상을 향해 작가가 끊임없이 써내려간 연서다. 모든 작품의 귀퉁이에는 아기자기한 서체로 올린 작품명과 사인, 제작년도가 들어있다(사진=노화랑).게다가 전시장을 들러보면 안다. “그림 판매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영업사원’을 빙자한 작가의 팬서비스가 어느 레벨에까지 도달해 있는지. 작품 설명은 물론 가격까지 알뜰히 안내한 그이를 두고 ‘작가인 줄 몰랐다’는 관람객이 태반이다. “전시가 끝난 뒤 그림을 사간 소장자에게 손글씨로 감사인사를 한다”는 그이는 “소장자가 그림을 샀다기보다 이수동을 알았다가 더 중요한 일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절대다수가 든 ‘수줍은 혹은 귀찮은 아니면 도도한’ 작가군과는 다른 세상에 서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그이는 “걷고 있는 길이 다를 뿐”이라고 했더랬다. 이수동의 ‘별이 꽃이 되다’(2022·40.9×53.0㎝). 맑고 투명한 바탕에 올린 화려한 들러리 같은 꽃나무 아래서 한 쌍의 연인이 영화 ‘라라랜드’에서 봤을 법한 ‘댄싱’ 중이다(사진=노화랑).◇30년지기와 조촐히 기념한 ‘노화랑 30주년 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노화랑. 작가가 개인전 ‘이수동 전’을 연 곳이다. 예의 그 ‘꿈이어도 좋을’ 환상 같은 풍경, 그 속에 영원히 살고 있을 듯한 손톱만한 인물들이 돌아왔다. 신작 30여점을 건 전시는 개인전으론 3년 만이다. 물론 그 의미도 적잖지만 사실 그 윗선엔 30주년이란 범접할 수 없는 무게가 버티고 있다. ‘작가 이수동’이란 이름을 제대로 알린 출발점이 된, 1992년 ‘서울’의 노화랑 첫 전시 이후 30주년이란 의미 말이다. 이수동의 ‘파더’(Father·2021·31.8×40.9㎝). 흰 눈이 스키장처럼 내려앉은 ‘험한’ 세상에 아내와 딸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아빠가 보인다. 이수동 작가는 “내가 못했던 것, 안 했던 것을 그림으로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사진=노화랑).대구의 무명작가를 서울의 미술시장으로 진출시킨 이가 노승진(74) 노화랑 대표였다. 전화 한 통 달랑 연결한 뒤 대구까지 찾아온 노 대표는 뽑아내듯 그림 몇 점을 가져갔다. 작가의 불안한 마음 따윈 개의치도 않았겠지만 작가로서도 딱히 대안이 없던 시절이다. 그런데 얼마 뒤 믿기지 않는 소식이 날아왔다. 그 작품들이 다 팔렸다는 거다. “난생처음 그림을 팔아 목돈을 쥐어봤다”고 했다. 980만원이었다. ‘30년지기와 30주년 전’은 거창한 의식없이 화랑 대표와 작가, 둘만의 추억전으로 기념하는 듯했다. “명예나 타이틀에 매달리지 않고 소신대로 열심히 살아온, 천상 예술가”라는 노 대표의 ‘축사’에 작가는 그저 빙그레 미소로 화답했다. 작가 이수동이 서울 종로구 노화랑 개인전에 건 자신의 작품 ‘그녀가 온다’(2020·112.1×162.2㎝) 옆에 섰다. 동글동글한 나무 형상 대신 삐죽한 침엽수림을 들였다. 그간 작가의 작업에선 자주 볼 수 없던 나무고 전경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수동의 ‘그녀가 온다’(2020·112.1×162.2㎝) 중 부분. 화면 정중앙에 홀로 선 여인이 보인다. 드넓은 배경에 딱 하나 들인 ‘사람’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때론 장난처럼 때론 암시처럼 그 세월을 품어온 붓끝의 변화도 두 사람이 가장 정확하게 알았을 일이다. 뭐가 달라졌을까. “3년 전에 비해 밀도가 높아졌다는 평이 가장 반갑다. 술을 안 마시니 그리는 일에 좀더 집중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그 끝에 “술 끊고 첫 개인전”이란 ‘할 말 많은’ 여운이 깔렸다.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끊은 건 2년 전. 덕분에 그이는 지난 개인전에 비해 날씬해진 몸매를 과시했는데. 이수동의 ‘그녀의 바다’(2021·40.9×53.0㎝). 그이의 무기던 소담한 장식을 대폭 거둬낸 자리에 디테일을 심어낸 ‘그간 못 봤던’ 작품 중 하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장을 가만히 둘러보니 말이다. 슬림해진 건 몸매만이 아니었던 거다. 그이의 무기던 소담한 장식을 대폭 거둬낸 자리에 디테일을 심어낸 ‘그간 못 봤던’ 전시작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특히 홀로 된 여인들이 단출한 배경을 타고 당당하게 선 ‘낯선’ 장면도 여럿이다. 앞에 본 ‘나는 꽃이랍니다’를 비롯해, ‘그녀의 바다’(2021), ‘러브레터’(2022), ‘봄이 오는 소리’(2020), ‘그녀가 온다’(2020), ‘초대’(2020) 등. 그중 차도르를 두른 듯 붉은 천 안에 얼굴을 반만 내놓은 여인의 초상(‘단심’ 2020)은 그이의 작업에선 희귀작에 속할 정도다. 그간 작가 작업의 주인공은 단연 ‘한 쌍의 연인’이었던 터. “작정했다기보단 배어나왔다는 게 맞을 거다. 오래전 스산한 마음이 들 땐 ‘혼자’를 많이 그렸다. 그러다가 40∼50대에는 ‘둘’을 그렸고, 60대가 되면서 다시 ‘혼자’가 늘어난 셈인데. 요즘 생각할 게 많아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변화인 것 같다.” 이수동의 ‘나는 꽃이랍니다’(2021·40.9×31.8㎝)와 ‘단심’(丹心·2020·45.3×37.9㎝). 짝꿍 없이 홀로 선 여인이 단출한 배경을 타고 당당하게 선 ‘낯선’ 장면은 이번 전시작의 특징이기도 하다(사진=노화랑).◇“주식으로 치면 삼성전자쯤 되는 위치”어느샌가 그이의 이름 앞에는 ‘솔드아웃’ ‘완판작가’란 수식이 따라붙었다. 실제로 그랬다. 내다거는 족족 뽑혀 나갔으니까. ‘대기록’도 있다. 2006년 노화랑이 ‘한 집 한 그림 걸기’란 취지로 기획한 ‘작은 그림 큰 마음’ 전에 건 수십점이 개막 첫날 아침나절에 다 팔려버린 거다. 호당 25만원쯤 할 때였다. 4호(33.4×24.2㎝)짜리 50점을 1차로 완판한 뒤 “열흘 밤낮을 죽어라 그린” 추가 25점까지 깔끔하게 내보냈더랬다. 그런데 그 화려한 타이틀이 어느 때부턴 되레 마음고생을 만들기도 했을 거다. “솔드아웃이 좋았지만 이젠 절반 정도만 나갔으면 한다. 요즘은 작품이 팔려나가는 게 더 허전하다. 적당히 되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작가 이수동이 서울 종로구 노화랑 개인전에 건 자신의 작품 ‘잘살아보세’(2022·40.9×53.0㎝) 옆에 섰다. 홍매 덕인지 화면 질감까지 동양화의 분위기를 풍긴다. 형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작가의 ‘꽃그림’ 중 유독 도드라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실 이래도 저래도 작가는 ‘힘든 직업’이란 토로 역시 그이가 했더랬다. “작업할 때 힘들고, 그림이 안 팔리면 더 힘들고, 전시가 끝나면 아주 힘들다”고. 그럼에도 하루 10시간씩 아직도 붓을 쥐고 있는 건, 작업할 때 작가가 가장 행복하다는 걸 척박한 무명생활을 견뎌내던 30여년 전 절절히 깨달아서다. 아니, 아예 작가의 DNA에, 작품의 물감에 녹여버렸던 거다. 그걸 기억하는 작가는 작가대로, 작품은 작품대로 최선을 다했던 거다. 전시를 개막해 사나흘 동안 30여점 중 20점이 팔려나갔단다. 어쩔 수 없이 작가의 바람이던 ‘절반만 팔렸으면’은 이미 불가능한 미션이 돼버렸다. 작품가는 호당 80만원선. “주식으로 치면 삼성전자쯤 되지 않을까 싶다. 고르고 꾸준하다. 10년 전보다는 확 올라 있지만, 요즘 잘나가는 테슬라에는 못 미치지 않는가.” 전시는 30일까지. 노화랑 ‘이수동’ 전 전경. 한 관람객이 작가의 작품 ‘꽃밭에서’(2022·40.9×53.0㎝·맨왼쪽)와 ‘집으로’(2022·40.9×53.0㎝·왼쪽에서 두번째) 앞에 오래 머물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HLB 美 계열사 베리스모, 차세대 CAR-T 임상 1상 시작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HLB(028300)는 미국 계열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베리스모)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8월 FDA에 IND 신청 이후 한 달 만에 승인이 이뤄진 것이다.이에 따라 베리스모는 1상 임상을 통해 메소테린이 과발현된 난소암과 중피종, 담관암 등 3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KIR-CAR 플랫폼 기술로 만든 최초의 치료제인 SynKIR-110의 안전성, 내성, 예비 효능을 평가한다. 환자 등록은 내년 1분기 펜실베니아 대학병원에서 시작한다.베리스모가 개발한 KIR-CAR 플랫폼은 기존 CAR-T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 넘은 기술로, NK면역세포의 수용체 구조와 유사한 멀티체인 수용체를 T세포에 발현시켜 혈액암 뿐만 아니라 각종 고형암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세계 최초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 개발팀이 전임상을 진행한 결과 마우스 모델에서 암세포가 사라지는 등 고형암에 대한 약효가 확인됐다.브라이언 킴 베리스모 최고경영자(CEO)는 “KIR-CAR 플랫폼은 T세포가 종양에 결합하지 않을 때는 쉴 수 있도록 일종의 ON·OFF 스위치를 제공해 ‘T세포 탈진’을 줄이는 한편 세포표면 안정성을 높여 고형암의 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의 성능을 향상시킨다”면서 “KIR-CAR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의 환자들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암, 에이즈, 간염 같은 만성 질환의 항원에 장기간 노출된 T세포는 원래 기능을 상실하는데 이를 ‘T세포 탈진’(T cell exhaustion)이라고 한다. 이렇게 탈진한 T세포는 바이러스와 같은 표적이 제거돼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아 면역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데, KIR-CAR 플랫폼은 T세포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활성화되지 않게 함으로써 면역효과를 높여준다.한편 미국 정부가 2047년까지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는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HLB는 미국 계열사 엘레바, 이뮤노믹, 베리스모를 통해 선낭암, 간암, 교모세포종, 난소암 등에 대한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 수원화성, 올 가을 화려한 빛의 향연으로 물든다.
-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가 이달 23일부터 수원시 팔달구 화홍문과 남수문, 수원천 구간에서 다음달 23일까지 한 달간 펼쳐진다. (사진=수원특례시청)[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2022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가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화홍문과 남수문, 수원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정조대왕이 꿈꿨던 신도시 수원화성에 담긴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화려한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는 전국 8개 시·군에서 진행되는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는 예술과 디지털을 문화유산에 적용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진행하는 헤리티지 페스티벌이다.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의 주제는 만천명월(萬川明月) 정조의 꿈, 빛이 되다 시즌2 -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백성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여민동락 등 수원화성에 담긴 의미를 미디어파사드·라이트쇼, 인터렉티브 아트, 키네틱 아트, 레이저, 홀로그램 등 다채로운 미디어아트쇼로 만나 볼 수 있다. 미디어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에 콘텐츠를 투사하는 영상 기법이고, 키네틱 아트는 작품이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예술 작품이다.미디어아트쇼는 수원시 팔달구 화홍문부터 남수문, 수원천까지 약 1.1㎞ 구간에서 펼쳐진다. 북수문인 화홍문에서는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을 주제로 4개의 미디어파사드 작품을 연작 형태로 상영한다. 화홍문과 7개의 수문, 수원천 물길, 벽면 등을 활용해 입체감을 살린 다면 미디어아트쇼다. 지난해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의 대표작이기도 했던 ‘정조의 문(文)·무(武)·예(禮)·법(法)’은 올해 모션 그래픽 기법의 3D 미디어아트 재탄생해 남수동 남수문에서 선보인다. 북수문과 남수문을 잇는 수원천에선 몽환적인 분위기의 레이저 터널과 매향교 홀로그램 작품, 환상적인 예술경관 조명으로 꾸민 디지털 산책길 등 다양한 콘셉트의 미디어아트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이창근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총괄감독 겸 연출제작단장은 “조선시대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에 담긴 정조대왕의 이상향을 최첨단 디지털 미디어아트 기법을 총동원해 화홍문과 남수문, 수원천 일대에 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의 공식 개막을 알리는 개막행사는 이달 24일 오후 7시 20분부터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홍문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개막식 하루 전인 이달 23일 시작하는 미디어아트쇼는 다음달 23일까지 한 달간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22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관련 자세한 내용은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최중필 수원특례시청 관광과장은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첨단기술과 만나 관람객과 색다르게 소통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많이 관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장서희·김규선·오창석 '마녀의 게임' 완벽 케미 발산…대본리딩 현장 공개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마녀의 게임’이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던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했다.‘비밀의 집’ 후속으로 방송될 MBC 새 일일드라마 ‘마녀의 게임’(연출 이형선/극본 이도현/제작 MBC C&I)은 거대 악에 희생된 두 모녀의 핏빛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금 나와라 뚝딱!’, ‘신이라 불린 사나이’, ‘천하일색 박정금’ 등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다이내믹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낸 연출을 선보여온 이형선 PD와 ‘가족의 비밀’, ‘비밀과 거짓말’로 탁월한 필력을 자랑해 온 이도현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여기에 드라마의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할 장서희의 캐스팅 소식이 범상치 않은 새 일일드라마의 탄생을 기대케 하며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고조시킨다.최근 진행된 대본리딩 현장에는 이형선 감독과 이도현 작가를 비롯해 장서희, 김규선, 오창석, 한지완, 이현석, 반효정, 선우재덕 등 출연진이 총출동해 자리를 빛냈다. 본격적인 대본리딩이 시작되자 배우들은 각자 맡은 캐릭터에 순식간에 몰입, 실제 촬영을 방불케 하는 연기로 완벽하게 캐릭터를 구현했고,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빈틈없는 연기 호흡을 선보여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그중에서도 오랜만에 MBC에 복귀하는 장서희는 명불허전이었다. 시시각각 변주하는 섬세한 감정연기로 장서희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설유경 캐릭터를 완성한 것은 물론, 대본리딩이 진행되는 내내 능수능란한 완급 조절로 극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 특히 장서희는 극 중 우아한 미모와 자태, 고고한 품격을 지닌 설유경이 품고 있는 무서운 야망과 따뜻한 모성애를 완벽하게 소화,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예고하며 지금까지는 차원이 다른 복수극의 탄생을 알렸다.이어 ‘마녀의 게임’을 통해 첫 주연을 맡게 된 김규선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김규선이 연기하는 정혜수 역은 몇 번을 쓰러져도 굴하지 않고 일어서는 오뚝이 같은 매력을 지닌 인물. 김규선은 밝고 긍정적인 매력부터 딸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모성애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여 기대감을 높였다.극 중 명석한 두뇌와 잘생긴 외모, 모델 같은 기럭지까지 완벽히 갖춘 특검팀 검사 강지호 역의 오창석은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와 단번에 캐릭터에 몰입하는 집중력으로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그려냈다.그런가 하면, 극 중에서 정혜수와 대립 구도를 이루는 주세영 역의 한지완은 거침 없는 악녀 포스를 발휘해 좌중을 사로잡았다. 극 중 주세영은 어렸을 때 입양된 유경의 딸로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야 하고, 갖고 싶은 것 역시 빼앗아서라도 가져야 하는 스타일. 한지완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변화무쌍한 감정연기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여기에 이현석, 반효정, 선우재덕 등 각각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분한 배우들의 열연은 극에 힘을 더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극 중 강지호의 절친이자 천하그룹의 후계자 유인하 역의 이현석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하며 극의 적재적소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깊은 연기 내공을 지닌 연기 고수 반효정과 선우재덕은 노력한 연기로 캐릭터의 특징을 제대로 포착해 드라마의 무게감을 더해 ‘마녀의 게임’을 향한 기대 심리를 한껏 자극했다.MBC 새 일일드라마 ‘마녀의 게임’은 ‘비밀의 집’ 후속으로 오는 10월 11일(화)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