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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주권은 빌릴 수 없다…한국, ‘미토스급 AI’ 확보에 승부 걸어야 [김현아의 IT세상읽기]
    AI 주권은 빌릴 수 없다…한국, ‘미토스급 AI’ 확보에 승부 걸어야
    김현아 기자 2026.07.1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패권을 장악했던 미국 빅테크의 철옹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균열의 중심에는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규제와 GPU 확보 제한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한 중국 AI가 있다.중국의 약진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가 문샷AI(Moonshot AI)의 초거대 언어모델 ‘Kimi K3(키미 K3)’다. AI 성능 분석 플랫폼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중국 주요 모델들은 GPT와 클로드 등 미국 최고 수준의 폐쇄형(Closed) 프론티어 모델과의 기술 격차를 불과 수개월 수준까지 좁혔다.특히 Kimi K3는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이 더 이상 ‘저비용 대안’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 경쟁에 직접 뛰어들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다."프런티어 AI 성능 추이" 출처= Artificial Analysis중국 AI 반격의 핵심 무기는 모델 가중치(weights)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Open-weight)’ 전략이다.상업용 폐쇄형 모델 중심으로 경쟁해 온 미국과 달리, 중국은 누구나 모델을 활용하고 파인튜닝(추가 학습)할 수 있도록 개방하며 개발자와 기업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AI 경쟁의 규칙도 바뀌고 있다. 이제 승부는 단순히 “누가 가장 강력한 모델을 만드는가”에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얼마나 넓은 생태계를 구축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하드웨어 제약 뚫어낸 중국…결국 승부는 인재와 소프트웨어중국의 도약이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이유는 하드웨어 열세를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돌파했다는 점이다.미국의 강력한 GPU 수출 제한으로 최첨단 반도체 확보에 제약을 받았지만, 중국 기업들은 모델 경량화와 알고리즘 최적화, 데이터 증류 등 집요한 기술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그 배경에는 칭화대 등 탄탄한 연구 생태계와 젊은 AI 창업자들이 있다. 문샷AI의 양질린, 딥시크(DeepSeek)의 량원펑 등 중국 AI 창업자들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축적한 기초 연구 역량을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연결했다.하드웨어 부족을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보완한 중국의 사례는 AI 시대의 핵심 자산이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이를 극대화하는 인재와 연구 생태계임을 보여준다.물론 중국 모델이 모든 영역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후발주자도 뛰어난 인재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결합하면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AI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사실이다.AI 시대의 최종 승부처는 GPU 보유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확보한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과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연구·소프트웨어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출처=이원태 국가AI전략위원회 민간위원(국민대 특임교수)◇글로벌 불안감의 틈새, ‘소버린 AI’가 기회다미·중 양강 체제가 고착화될수록 세계 각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미국 AI에 의존하자니 데이터 주권 상실과 기술 종속이 우려되고, 중국 AI를 활용하자니 보안과 신뢰성이라는 부담이 따른다.대한민국이 공략해야 할 기회는 바로 이 글로벌 ‘불안감의 틈새’다.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전략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독자적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각국의 언어와 산업 데이터를 학습한 맞춤형 AI를 제공해, 미·중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원하는 국가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한국은 제조·통신·금융·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데이터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특정 산업과 국가에 맞춘 신뢰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AI 의존도가 높으면 갑자기 서비스 문이 닫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독자 AI 역량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독자 AI 확보는 이제 단순한 기술 자립을 넘어 국가의 외교력과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방향은 맞다…이제는 ‘속도’다하지만 ‘소버린 AI’라는 전략이 현실이 되려면 압도적인 컴퓨팅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현재 국내 AI 기업들이 지원받는 수백 장 규모의 GPU만으로는 글로벌 빅테크가 구축한 수만 장 이상의 GPU 클러스터 경쟁을 따라가기 어렵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최상위 프론티어 모델, 즉 ‘미토스급 AI’를 개발하려면 최소 1만 장 이상의 GPU를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전용 컴퓨팅 환경이 필요하다.여기서 말하는 미토스급 AI는 단순한 국내용 모델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추론·창작·과학 연구 능력을 갖춘 글로벌 프론티어 AI를 의미한다.AI 패권 경쟁에서 1~2년의 지연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다. 기술 격차가 고착화되고 생태계 선점 기회를 잃을 수 있는 결정적 시간이 된다.또한 한정된 자원을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나누는 방식으로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세계 수준의 모델 개발 역량을 갖춘 연구진과 기업이 도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집중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미국의 AI 독점은 흔들리고 있고, 생태계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악조건 속에서도 오픈웨이트 전략과 인재,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새로운 경쟁 방식을 증명했다.이제 대한민국의 선택이 남았다. AI 시대에는 모델을 빌려 쓰는 국가와 모델을 만드는 국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다.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미토스급 AI’를 우리 손으로 빠르게 확보하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이 AI 주권을 지키고 미래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승부수다.
  • AI는 샀지만 혁신은 못 샀다… 한국 기업이 AI 시대에 뒤처지는 이유 [김현아의 IT세상읽기]
    AI는 샀지만 혁신은 못 샀다… 한국 기업이 AI 시대에 뒤처지는 이유
    김현아 기자 2026.07.1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백억, 수천억 원을 들여 엔비디아 GPU를 확보하고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모습이다.하지만 정작 현장의 기술 리더들이 바라보는 현실은 다르다. 최근 만난 여러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AI 담당 임원들은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받아들이는 조직의 변화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더 큰 과제로 꼽았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최첨단 AI는 확보했지만, AI가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과 업무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AI는 도입했지만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많은 기업이 AI 전환(AX)을 선언한다. 그러나 현장을 들여다보면 변화의 폭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경영진의 지시에 따라 ‘AI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를 정리하거나, 엑셀로 처리하던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도 부서 간 데이터 장벽은 그대로이고, AI를 도입했지만 의사결정 방식과 업무 프로세스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AI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업무에 AI를 덧붙이는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기업 경쟁력은 어떤 최신 AI 모델을 선택했느냐보다 AI가 기존 업무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조직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할 준비가 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AI 경쟁은 ‘속도’의 경쟁AI 산업은 불과 몇 달 만에 시장 판도가 바뀐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중시하는 것은 모든 구성원의 완벽한 합의가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이다.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AI 경쟁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며 오픈AI 지원에 집중했다. 내부 조직의 이해관계보다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구글은 같은 목표를 가진 여러 팀을 경쟁시키고 성과가 낮은 프로젝트는 통합하거나 종료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이어간다. 오픈AI 역시 부서와 직급의 경계를 넘어 연구자들을 유연하게 묶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중요한 순간에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필요한 곳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점이다.AI 전환은 단순한 정보기술(IT) 프로젝트가 아니다. 사업 구조와 자원 배분을 다시 설계하는 경영 전략이다. 결국 최고경영진이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지난해부터 네이버(NAVER(035420))가 창업자 리더십을 강화하며 AI와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적 집중도를 높이는 모습 역시 AI 시대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반면 국내 기업에서는 여전히 작은 의사결정 하나에도 여러 단계의 보고와 조율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신중함은 기업 경영의 장점이지만, AI 산업에서는 지나친 신중함이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구현모 전 KT(030200) 대표가 “AI 책은 쓰지 않는다. 너무 빨리 변해 금세 구문(舊文)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AI 시대의 변화 속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AI 시대 인재는 ‘질문하는 사람’조직문화의 한계는 인재 확보 과정에서도 드러난다.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AI 기업 출신 연구자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데려온 핵심 인재가 조직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기존 조직의 관행과 폐쇄적인 정보 공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평가 문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혁신을 기대하며 영입한 전문가에게 정작 조직은 “우리 회사 방식부터 배우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조직의 기존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기존 프로세스를 의심하며, 필요할 때는 경영진에게도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AI가 답을 만드는 시대에는 좋은 답을 빨리 찾는 사람보다,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정의하는 사람이 더 큰 경쟁력을 갖는다.질문을 불편해하는 조직에서는 결국 가장 필요한 인재가 먼저 떠난다.◇AI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조직문화는 살 수 없다앞으로 AI는 반복 업무를 넘어 데이터 분석과 예측, 의사결정 지원까지 기업 활동의 상당 부분을 맡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역할은 정답을 빠르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GPU를 몇 장 더 확보했는지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는 조직문화, 외부 인재를 변화의 촉매로 활용하는 유연성, 실패를 감수하면서도 빠르게 실행하는 리더십이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이 된다.완벽하게 통제된 조직만이 혁신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일정 수준의 자율성과 실험을 허용하는 문화 역시 중요하다. 유영상 SK(034730) AI위원장이 언급한 SK의 자유로운 조직문화처럼, 조직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AI 시스템은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를 혁신으로 연결하는 조직문화는 돈으로 살 수 없다.AI 시대 가장 위험한 기업은 AI 기술이 없는 기업이 아니다. AI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과 구성원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업이다.AI 경쟁의 승패는 GPU의 숫자가 아니라, 불편한 질문을 끝까지 듣고 실행으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에서 갈릴 것 같다.
  • 쇳물 대신 ‘지능’을 찍어낸다… 왜 지금 ‘AI 팩토리’인가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쇳물 대신 ‘지능’을 찍어낸다… 왜 지금 ‘AI 팩토리’인가
    김현아 기자 2026.07.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1970년대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인 엔진은 중화학공업이었다. 철강을 만들고, 선박을 건조하고,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대한 공장이 국가 성장을 이끌었다. 당시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공장을 짓고, 얼마나 많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수출하느냐에 달려 있었다.50여 년이 흐른 지금, 세계는 또 한 번 거대한 산업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번에는 철강도, 자동차도 아니다. ‘AI 팩토리(AI Factory)’,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와 관련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과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공통적으로 던진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AI 데이터센터(AIDC)는 더 이상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실이 아니라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것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물건을 만들던 시대에서 지능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로중화학공업 시대 공장의 구조는 단순했다. 철광석과 석유라는 원료를 투입하면 용광로와 생산설비를 거쳐 자동차와 선박 같은 제품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제품을 해외에 수출해 경제를 성장시켰다.AI 팩토리 역시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원료는 데이터이고, 에너지는 전력이다. 이를 가공하는 핵심 생산설비가 GPU와 HBM 같은 AI 반도체다. AI 모델은 이 설비 위에서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며 번역·설계·코딩·신약 후보물질 탐색·로봇 제어 같은 AI 서비스를 만들어낸다.이 과정에서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토큰(Token)단위로 처리되고, 사용량에 따라 거래되고 과금된다. 오늘날 글로벌 AI 기업들이 토큰 사용량을 기준으로 AI 서비스를 판매하는 이유다. 과거 공장이 자동차를 생산했다면, AI 팩토리는 토큰 단위로 지능 서비스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공장인 셈이다.◇AI 팩토리는 세상 모든 공장의 ‘공장’이다중화학공업이 철강과 조선, 자동차라는 특정 산업을 성장시켰다면 AI 팩토리의 영향력은 훨씬 넓다. AI는 제조업과 금융, 바이오, 국방, 의료, 콘텐츠 등 모든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범용 인프라다. 이를 두고 이광형 전 KAIST 총장은 AI를 “불의 발견에 가깝다”고 표현했다.조선소에서는 용접 로봇을 제어하고, 반도체 공장에서는 설계를 최적화하며, 제약회사에서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 속도를 높인다. 금융에서는 리스크 분석을 수행하고, 병원에서는 의료진의 진단을 지원한다. 과거 공장이 물건을 만들었다면, AI 팩토리는 세상 모든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공장의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GPU만 많다고 AI 강국은 아니다그렇다면 GPU만 많이 확보하면 AI 강국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정부가 2030년까지 GPU 26만장을 확보하기로 한 것은 생산설비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하 전 수석은 “GPU만 가득한 데이터센터는 해외 빅테크의 연산을 대신 수행하는 AI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기와 부지만 제공하고 정작 부가가치는 해외 기업이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중요한 점은 어떤 AI 서비스를 생산하느냐다. 일상적인 챗봇과 조선소 용접 로봇을 제어하거나 반도체를 설계하는 AI는 같은 GPU를 사용하더라도 창출하는 가치가 전혀 다르다. 어떤 산업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어떤 모델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경제적 가치는 수십 배, 수백 배까지 벌어진다.그래서 중요한 것이 AI 수율이다. 같은 전력과 같은 GPU를 사용하면서도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정확하고 가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AI 경쟁력을 결정한다.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 사진=뉴스1◇인프라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돌아갈 때 경쟁력이 생긴다이 지점에서 최태원 회장과 하 전 수석의 메시지는 하나로 연결된다.최 회장은 AI 팩토리를 위한 산업 인프라를 강조한다. 대규모 전력망을 구축하고 AI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HBM을 비롯한 AI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하 전 수석은 그 공장 안에서 돌아갈 생산 공정을 강조한다. 한국 제조업이 축적한 산업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독자적인 AI 모델과 AI 운영기술(AI Ops)을 결합해 같은 비용으로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전략이다.AI 경쟁력은 공장의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인프라라는 하드웨어와 AI 모델, 산업 데이터, AI Ops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할 때 비로소 AI 팩토리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다.출처=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철강 생산량 대신 ‘지능 생산력’을 경쟁하는 시대1970년대 국가들은 철강 생산량과 자동차 수출량을 경쟁했다. 그것이 국력이었다.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무엇이 결정할까. 얼마나 많은 GPU를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그 GPU로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의 AI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세계 시장에 얼마나 많이 판매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이것이 최태원 회장이 AI 데이터센터를 ‘AI 팩토리’, ‘토큰 팩토리’라고 부르는 이유이며, 하 전 수석이 GPU 숫자보다 AI 수율과 독자 모델을 강조하는 이유다.50년 전 대한민국을 산업국가로 만든 것이 중화학공업이었다면, 앞으로 50년 대한민국을 지능 수출국으로 이끌 엔진은 AI 팩토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이제 세계 시장에 수출해야 할 최고의 상품은 자동차와 반도체를 넘어, 산업과 산업을 움직이는 ‘지능’ 그 자체다. 그것이 AI 시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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