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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시련으로 빚은 발레리나의 삶, 내 고백이 위로가 됐으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내 인생에는 실패의 기록이 훨씬 많다.”발레리나 김주원. (사진=EMK엔터테인먼트)발레리나 김주원이 최근 펴낸 첫 산문집 ‘나를 마주하는 일’(몽스북)에 나오는 문장이다. 그는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하루종일 실패한 자신을 봐야만 한다. 나에게 발레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보기 위해 인내하고 연구하는 과정”이라고 썼다.김주원은 자타공인 발레계 스타다. 국립발레단에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5년 동안 수석무용수로 활동했고, 무용계의 권위 있는 상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수상했으며, 지금도 발레리나로 TV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발레를 하며 느낀 자신에 대한 실망, 그리고 실패에 대한 고백을 책으로 담아 눈길을 끈다.발레리나 김주원 첫 산문집 ‘나와 마주하는 일’ 표지. (사진=몽스북)최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김주원을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나 역시 누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안주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발레 무용수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는 “몸을 쓰는 사람으로서 원하는 움직임이 표현되지 않으면 힘들고 괴롭지만 그럼에도 이걸 해낼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힘을 내 다시 도전하게 된다”며 “모든 예술가들이 다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나를 마주하는 일’은 김주원이 발레리나로 살아온 30년 가까운 삶을 돌아보며 느낀 점을 담았다. 간결한 문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적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바다를 좋아하던 소녀가 발레를 시작한 이야기, 중학교 2학년 때 러시아 볼쇼이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나 겪었던 설움, 몇 년 전 어머니로부터 전달받은 USB를 통해 국립발레단에서 막 활동을 시작한 스무 살 때 인터뷰 영상을 보며 느낀 감상 등을 진솔하게 전한다.2007년 패션지 화보를 촬영하며 상반신을 드러냈다 벌어진 해프닝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만날 수 있다. “예술가의 콘셉트에 따라 몸을 드러내는 것은 언어의 표현으로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의 일을 후회하지 않는지 물었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주원은 “당시의 사회 분위기상 그런 반응은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제는 사회적으로 예술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더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발레리나 김주원. (사진=EMK엔터테인먼트)발레는 아름답다. 군더더기 없는 몸으로 아슬아슬하게 발끝으로 균형을 잡으며 양팔과 양다리를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인다. 무대 위에서 발레 무용수는 사뿐사뿐 날아오른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뒤에는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땀과 멍이 함께한다고 김주원은 말한다. 반복되는 시련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삶, 그것이 김주원이 생각하는 발레다.책장을 덮으면 아름답기만 했던 발레가 다르게 보인다. 발레의 아름다움은 고통과 시련으로 빚어낸 것이다. 그러나 김주원은 “발레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가듯 발레 또한 일상과 같다는 것이다.발레리나 김주원. (사진=EMK엔터테인먼트)김주원에게 2024년은 발레리나로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발레 인생을 돌아보는 첫 산문집을 펴냈고, 예술행정가로서의 활동도 시작했다. 김주원은 부산오페라하우스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11월 신작 ‘샤이닝 웨이브’를 무대에 올렸다. 내년부터는 3년간 대한민국발레축제 대표를 맡는다. 김주원은 “죽을 때까지 무대에 서고 싶은 사람으로서 목숨을 거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배 무용가를 위한 무대를 만드는 일까지 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열정적으로 춤출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 BNK금융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한다…연말 조직개편
- BNK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BNK금융 제공[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BNK금융그룹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내년도 경영전략 방향으로 정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BNK금융은 23일 조직개편과 지주 및 주요 자회사의 경영진과 부서장급 인사를 우선 실시했다. BNK금융지주는 부문 축소 등 조직 슬림화라는 기조를 갖고 총괄 전략기획, 디지털 기반의 고객가치 혁신,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개편했다. 그룹사의 새로운 기회 발굴과 사업추진 실행력 강화를 위해 분야별 전문가 중용, 그룹사 인력교류를 통한 시너지 확대, 핵심인재 발탁인사에 중점을 두었다.그룹경영전략부문에서는 핵심사업 영역에서 미래 변화의 판도를 읽고 위기에서도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 아래 전략기획부 내 신사업과 사업다각화를 전담할 미래전략팀을 신설했다. 그룹 미래성장을 위한 종합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경영전략 체계를 구축해 정형·비정형 데이터분석과 이슈 예측을 통해 그룹의 인사이트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그룹고객가치혁신부문은 디지털 기반의 고객경험과 미래채널 등을 혁신할 조직으로 재편한다. 산하에 고객가치혁신부를 신설해 도전과 변화의 DNA로 고객 중심의 금융경험 혁신과 온·오프라인 채널 변화, 디지털에 기반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주력한다. 또한 부문 내 AI사업팀을 신설해 AI 혁신기술의 내재화를 촉진하고 금융 비즈니스 혁신도 추진한다.그룹시너지경영부문은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견인하기 위해 경영관리 전담조직인 경영관리부를 신설하고 지주-자회사간 상호 협력, 지원 및 관리, 시너지 발굴 체계 등을 일원화한다. 이를 통해 그룹의 전략방향과 자회사 사업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도록 조직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주요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고객 중심 경영 체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개인고객그룹과 기업고객그룹을 신설하고, 고객 세분화에 맞춘 전담 부서를 운영해 개인, 기업 및 디지털 선호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고객부와 디지털영업센터, IT기획본부를 신설해 디지털 경쟁력과 IT역량을 강화한다. 연금사업부, 시니어금융팀 등을 신설해 수익원 다각화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BNK금융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지속에 따라 그룹 사업추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요 경영진 및 부서장 인사를 최소화했다”면서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인력 영입 등 분야별 전문가 중용과 그룹사간 겸직 등 인력교류 확대, 내부 핵심인재 발탁인사를 통해 운용 효율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 고려아연, ‘이사 수 상한’ 및 ‘액면분할’ 추진
-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려아연은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내달 23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소수주주 보호 규정 신설, 분기 배당 도입, 발행주식의 액면분할 등을 추진한다. 이사회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주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도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앞서 MBK·영풍 측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14명 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상정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 등 주주가 제안한 ‘집행임원제’ 도입 방안에 대해 집행기능의 책임 및 전문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 강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제한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권고하는 상장기업의 적정 이사 수가 20명이라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사의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이 약화되고 안건 심의기능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MBK·영풍 측은 14명 이사를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를 제한해 MBK·영풍의 이사회 장악을 막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연합뉴스.)고려아연에 따르면 이사의 수가 20명을 넘는 상장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미국의 리더십 컨설팅 회사 스펜서 스튜어트 조사(2017년 기준)에 의하면 S&P 500의 이사회 규모는 최소 5명 이상, 최대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려아연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앞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던 모든 사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외국인 및 재무 전문가, 위기관리 전문가 등을 사외이사로 추가로 선임하고 여성 사외이사도 추천하기로 했다. 다만, 영풍 측이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제안한 정관변경안에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정하기로 하는 내용이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만약 영풍 측 제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정관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을 예정이다. 대표이사 자문기구(사외이사 2명 참여)로 운영되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상법상 이사회 산하의 위원회인 ‘ESG위원회’로 승격하는 안도 추가했다. 그동안 고려아연의 지속가능경영 현황과 방향성, 장단기 계획 등을 평가, 검토하고 중요한 정책사항을 대표이사에게 건의했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이사회 승격을 통해 ESG 관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고려아연 주주인 유미개발은 2024년 12월 10일 고려아연에 대하여 소액주주 보호와 권한 강화를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 및 이를 전제로 한 집중투표를 청구했다. 이사회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집중투표를 도입하는 정관변경안과 집중투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도 추가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의 권익보호와 이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치로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해당 제도가 소수주주들의 의결권이 사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상법상 대표적인 소액주주 권리보호 방안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소수주주보호 규정 신설과 분기배당 도입, 발행 주식 액면 분할 안건도 확정했다. 먼저, 소수주주보호 규정은 경영진이 단독주주 및 소수주주의 권한을 존중하도록 명시하고, 소수주주가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설명을 청구하는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소액주주와의 소통을 늘리고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또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중간배당에 더해 3월과 6월, 9월 말일을 기점으로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도록 ‘분기배당’을 새로 도입하는 안건 등 주주친화정책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소액주주연대 뿐 아니라 MBK·영풍 측도 제안했던 발행 주식의 액면분할 안도 포함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와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놓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숙고를 거쳐 임시주총 안건을 확정했다”면서 “MBK·영풍도 이번 임시주총을 계기로 함께 회사의 미래성장과 발전을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