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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식품산업대전망]⑤'새벽배송'으로 아침밥상 뚝딱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직장인 주부 김엄마(가명)씨는 아침에 아들에게 미역국을 끓여줬다. 아침에 현관 문앞으로 배달온 소고기와 미역으로 만들었다. 전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고 내일이 아들 생일이란 걸 알았는데 장 보러 가기에는 늦은 시각이었다. 하마터면 지나칠 뻔한 기념일이었는데 새벽 배송 덕에 무난하게 챙겼다.새벽 배송만으로 밥상을 차리는 시대다. 코로나19로 마트와 시장이 온라인으로 송두리째 옮겨간 결과다. 외출을 못하는 상황이 만연해질수록 신선한 식품으로 건강을 챙기려는 심리가 세지면서 창출한 신(新) 시장에 물류 업계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그래픽= 이미나 기자)◇ 한해 동안 두 배 커진 시장5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 전년 매출이 428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해 사이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컬리는 새벽 배송 개념의 `샛별 배송`을 아이덴티티로 설립해 성장한 회사다. 이 배송 시스템은 `당일까지 주문이 들어오면, 다음날 새벽에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지난해 회사가 급성장한 배경은 새벽 배송 시장이 팽창한 결과다. 시장에서 상당 점유율을 가진 컬리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지난해 새벽 배송 시장 규모는 2조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 역시 전년(8000억원) 대비 두 배 늘어난 결과다.새벽 배송 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올해는 외출을 꺼리는 기류(장보기)와 건강을 지키려는 심리(신선 식품)가 부딪쳤고, 공존하기 어려운 두 욕구는 날로 만연해갔다. 해법으로 등장한 게 배송이었다. 개중에 신선식품이 적확한 대안으로 떠올랐다.새벽 배송 서비스의 핵심을 따져보면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본질은 시간이 아니라 식품이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배송이 빨라서` 새벽 배송을 이용한다는 소비자는 대부분(63%·엠브레인 설문조사)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로써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는 심리가 함의돼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 배송 고객이 원하는 것은 빠른 배송이 아니다”며 “산지 식품을 시차 없이 받아서 직접 장을 본 것과 다르지 않은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코로나19가 건강에 대한 관심을 자극해서 이런 욕구에 불을 지폈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벽 배송 서비스는 초창기에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을 감당하려는 소비자가 적어 시장성에 의문이 달렸지만, 코로나19는 이런 의문을 씻어냈다”고 평가했다.(그래픽=이미나 기자)◇ 무주공산 지방 누구 차지새벽 배송 서비스는 업체별로 약간 차이는 있지만 `당일 주문, 다음날 7시까지 배송`을 큰 틀로 한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새벽 배송 사업을 시작(2015년 5월)한 마켓컬리 샛별 배송은 당일 밤 11시(23시)까지 주문받는다. 연중무휴라서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 새벽에 물건이 간다. 서비스 지역은 서울과 경기, 인천이다.쿠팡 로켓프레시는 자정까지 주문받아 주 7일간 서비스한다. 서비스 지역은 전국인데, 지방은 주문 마감 시간이 이르면 저녁 7시까지로 당겨진다. 지방은 물류 거점과 거리가 있어서 배송 준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롯데프레시는 밤 10시까지 주문받아서 서울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에서 샛별배송을 한다. 쓱닷컴과 헬로네이처 새벽 배송은 자정까지, 오아시스와 GS프레시 새벽 배송은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이뤄진다.새벽 배송 서비스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만 이뤄진다. 이런 점에서 새벽 배송 시장은 앞으로 양적으로 확장할 여지가 열려 있다. 쿠팡 로켓프레시가 전국 배송을 하지만, 권역별 대도시 중심이다.완전한 전국구 서비스가 탄생하면 시군 단위로 남아 있는 `무주공산`을 차지할 수 있다. 지역 배달망을 촘촘하게 짜는 게 관건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새벽 배송을 하려면 거점 물류센터가 있어야 하는데, 지방에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방 새벽 배송 시장을 낙관하는 사업자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지난달 17일 새벽 1시께 경기 성남에 오아시스 물류창고에서 고객별로 주문한 새벽배송 꾸러미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오아시스)◇ 재료아닌 요리사는 시대로새벽 배송 시장의 또 다른 팽창 요인은 품목의 다양화다. 배송 대상이 초창기와 비교해 다양해졌고, 고도화하기에 따라 확장성은 무한하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예컨대 새벽 배송 초기 샤부샤부를 조리하려면 야채와 고기, 육수용 재료 등을 따로 구매해야 했는데 최근에는 이런 재료를 묶은 샤부샤부 자체를 구매할 수 있다. 신선 식품의 배달 환경을 조성하고자 물류 창고와 냉동장 시설 구축 조처가 뒤따른 것도 새벽 배송 시장이 창출한 부가가치다.국내 수위권 물류업체의 임원은 “올해 신선식품 회사 매출이 급증한 데에는 새벽 배송 역할이 컸다”며 “새벽 배송에 적합한 식품 출시가 이어졌는데 앞으로도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판 물건보다, 앞으로 팔 물건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韓, 저탄소 시대 잠재력 충분…전기차·배터리 긍정적"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 기업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저탄소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IT기업은 전체 특허 중 저탄소와 관련된 매출 비중이 많게는 30%까지 차지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김태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대표는 저탄소 시대 국내 기업의 잠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했다. 1994년 세계 최초 ESG 인덱스를 개발한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기관인 MSCI는 전 세계 8500여 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중 국내 기업도 430여 개가 포함돼 있다. 김 대표는 환경 부문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친환경 사업으로 인한 수익을 창출하는 데 혁신적 역량이 더 높은 장점이 있다”고 진단했다.김태희 MSCI 대표 (사진=MSCI 제공)◇“ESG 등급과 지수, 제대로 된 투자의 기준”ESG는 일찌감치 유럽과 미국에선 투자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이후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책임투자 펀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68억 달러 이상이 순유입됐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945억 달러, 미국이 209억 달러 규모 수준이었다.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정부의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으로 국내서도 ESG 투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분류 기준 지난해 말 사회책임투자 운용 펀드는 31개였으나 이달 23일 현재 48개로 대폭 늘었다. 친환경 정책을 예고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1년 신(新)기후체제 이행 등 특히 환경에 방점을 찍은 ESG 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만큼 제대로 된 투자의 기준이 되는 등급 평가와 지수 개발도 국내 투자업계의 핵심 과제다. 과거에는 죄악주 등을 제외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초과 수익 달성을 위한 ESG 통합분석으로 진화했다. 체계적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익률까지 입증됐다. 유럽과 북미에선 ‘ESG 투자=장기적 성과’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연구원만 200여명…“자체 검증·독립된 조직” MSCI도 30년이 넘게 ESG 리서치 역사를 함께 했다. ESG 전담 연구원만 전 세계 200명이 넘는다. 기업 설문조사에 의존하는 여타 경쟁업체와 달리 자체 인력과 기술로 기업 공개자료, 정부와 기관의 자료 등을 바탕으로 기업의 ESG 공시 등을 분석·검증한다. 등급 평가와 지수 개발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 솔루션과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해 ESG 리서치를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하고, 특정 기업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운용 규모 129억3000만 달러(14조2682억원) 수준으로 가장 큰 ESG ETF인 ‘iShares ESG Aware MSCI USA ETF’(ESGU)도 MSCI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고 있다. 글로벌 ESG ETF 지수 사업에서 MSCI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국내에 상장된 ESG ETF 7개 중 3개는 MSCI 비교지수를 사용한다. 맞춤형 지수도 개발한다. 2017년 일본 공적연금(GPIF)은 ‘성 다양성 지수’를 ESG 지표에 포함하며 성별 다양성을 촉진하고 유지하는 기업을 독려하는 일본 정부의 방향성을 반영해 ‘MSCI Japan Empowering Women Index’를 채택했다. GPIF는 이를 포함해 그해 약 1조 엔(약 10조원)을 ESG와 ESG 관련 지수에 연동해 투자에 할당했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국내 연기금도 내년부터 ESG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해외 사례를 보면 ESG 투자가 강조되면서 기후 변화, 젠더, 인권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는데 한국은 그 시작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지사 대표로서 두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는 김 대표도 열기를 체감했다. 기관뿐만 아니라 기업들에서도 ESG 평가 등급에 대한 문의가 대폭 늘었다.◇ESG 활성화 위해선…“정부 지원 가장 중요”풀어야 할 숙제도 아직 많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전략인 데다 ‘ESG 투자=비용’이란 편견도 일부 남아 있다. 기관 투자가들은 ESG 투자의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비중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의 책임 투자 적용 자산은 약 4~5% 수준이다. 금융회사들도 이제 전담 조직을 꾸리는 정도다.그는 국내 ESG 투자 활성화를 위해 비재무적 요소 정보 공개 의무화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관심 확대, 기관의 적극적 투자도 요구됐다. 약 7조 달러를 운용하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매출액 25% 이상인 석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이사회 중 여성이 2명 미만이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ESG 상장지수펀드(ETF)도 지금의 2배 수준인 25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물론 한국만의 특수성도 있다. 글로벌 트렌드가 환경(E)에 점점 무게를 둔다면 한국 시장은 지배구조(G)와 사회(S)가 강조된다는 점이다. 기업의 성장을 이끌던 1,2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안정을 위해 지배구조가 주가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업을 평가할 때 ‘G’에 대한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활발한 SNS 활동 등을 고려하면 ‘S’도 중요한 요소다. ‘E’의 잠재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기업 중심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정유사나 화학회사들도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탄소 배출 증가를 늦추는 미온적 대처였다면 신 기후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만큼, 선진국과 비교할 때 구체적인 목표 수치와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저탄소 체제로 전환했을 때 전기차나 배터리 섹터 기업이 보유한 기술 특허 면에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ESG를 ‘새로운 기회’라고 표현했다. 시대적 흐름인 동시에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엄 세대의 특성과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관련 분야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금융투자업계 일자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는 “MSCI가 다양한 솔루션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국의 ESG 발전과 기후 변화 정책 확립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희 대표는?△1994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2001년 애리조나 주립대 썬더버드 경영대 경영학 석사 △1995년 UBS 와버그 증권 애널리스트 △2002년 SK증권 애널리스트 △2004년 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 △2006년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기관 사업 책임자 △2019년~현재 MSCI 한국 대표
- [줌인]'참치왕' 김재철, 500억 통 큰 기부…"사람에 써달라"
- [이데일리 전재욱 강민구 기자]‘현대판 해상왕’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16일 카이스트(KAIST)에 500억원 사재를 기부하면서 강조한 것은 ‘사람’이다. 그는 기부금 약정식에서 “카이스트가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나아갈 길을 개척해 달라”며 “우수한 AI 인재를 양성하도록 저명한 교수를 데려오고, 학생 수도 늘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AI 혁명으로 도약해 나라 기반을 튼튼히 하고, AI 혁명을 선도하면 세계사에 빛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김재철(오른쪽)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16일 카이스트에서 신상철 카이스트 총장과 ‘인공지능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을 맺고 있다. 기부 규모는 500억원이다.(사진=동원그룹)AI로 도약하려면, 사람부터 키우자는 것이다. 참치 잡이 회사를 굴지의 식품·금융사로까지 키운 노장의 해법을 허투루 넘길 일은 아니다. 돈의 쓰임새를 인재에 특정한 것은 평소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이날 기부금 약정식 기념사에서 “젊어서 목숨 걸고 태평양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수출 전선에 뛰어들어 많은 경험을 했다”며 “우리 국민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잘 교육하고 화합하면 세계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 “기업은 사람이 하는 일”기부는 묵직했지만, 반응은 담담했다. 그간 그가 보인 인재 우선론적인 행적에 비춰 보면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51년 동원그룹 사사(社史)에서 ‘사람’은 언제나 최우선 순위에 있었다.“기업(企業)이라는 한자에 깊은 뜻이 있습니다. 사람(人)이 모여(止) 업(業)을 꾀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이지요.”(김재철 평전 발언 일부)이런 그의 신념은 사람을 손수 뽑아온 데에서 읽을 수 있다. 공채 면접장에는 늘 그의 자리가 있었다. 1984년 첫 공채를 시작하고 2019년 4월 회장직에서 물러나기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았다. 기업 총수가 말단 직원 채용까지 관여하는가 싶지만, 거꾸로 회사를 이끌어갈 직원을 뽑는데 마다할 일이 아니었다. 장남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매년 신입사원 공채 면접을 직접 챙기는 것도 유전이다.한국금융지주 탄생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인재 우선론이 있다. 1981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하던 당시 졸업생들이 증권사에 몰리는 걸 보고서 마음을 굳혔다. “한국에서도 인재들이 증권업으로 몰리겠구나.” 이듬해 귀국하고서 한신증권을 인수했다. 우려하는 이가 많았다. 자본금 20억원의 동원산업이 71억원을 주고 한신증권을 산다고 하니 무리라고 했다. 증권업 저변도 닦이지 않은 척박한 환경이기도 했다. 금융보다 제조가 우선인 시대였다. 인재를 끌어오려면 증권업이 필요하다는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려가 무색하게 한신증권은 성장을 거듭했다. 동원증권을 거쳐 현재의 한국금융지주로까지 성장했다. 투자, 운용, 은행, 여신, 부동산을 망라하는 자산 73조원의 국내 수위 금융지주다. 1979년 만든 ‘동원육영재단’에서도 그의 사람 씀씀이를 짐작할 수 있다. 1969년 동원산업을 설립하고서 개인 자격으로 고학생을 후원해왔는데 한계가 있었다. 체계를 잡아 장학 사업을 하기로 하고 사재 3억원을 들여 재단을 만들었다. 물가상승 배수를 적용한 현재 가치로 치면 18억원 규모이다. 여태까지 재단의 지원을 받은 중고교·대학생은 8000명이 넘는다. 올해까지 재단이 기부금으로 쓴 누적금액은 420억원이다. 최용원 펜실베이니아 의과대 석좌교수, 김영섭 부경대 총장, 방하남 전 노동부 장관 등이 재단의 도움으로 그 자리에까지 올랐다.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장남은 바다로, 차남은 공장으로‘범재(凡才) 경영론’은 또 다른 인재 중용 철학이다. “복잡 다변한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려면, 한 사람의 천재보다 힘을 합할 수 있는 다수의 범재가 필요하다”는 게 지론이다.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게 아니라, 구성원 각자가 주체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40여 년간 이어져온 교육 프로그램이 ‘동원 목요세미나’다. 직원 함양 차원에서 1974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한다. 팀별로 주제 발표를 하고 생각을 공유한다. 직무와 관련 없어도 무방하다. 평소 임직원에게 ‘문사철 600’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학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을 읽으면 “정신적 풍요(문학)와 지혜(역사), 통찰력(철학)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업계에서 동원 출신이 한 자리씩 하는 것은 인재 사관학교의 결실이다. 황종현 SPC삼립 사장과 문종석 CJ프레시웨이 고문(전 대표)은 직전까지 동원그룹에서 수완을 닦은 ‘김재철 키즈’로 분류된다. 김 명예회장의 설득 끝에 1982년 동원증권 창립 멤버로 합류한 고 김정태 씨는 훗날 통합 초대 국민은행장(2001~2004년)을 지냈다.자녀를 경영자로 키우는 데에는 엄격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맡은 장남 김남구 회장은 1986년 4개월 동안 동원산업의 명태 잡이 배를 탔고,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도 입사하고 처음 맡은 보직이 참치통조림 공장 생산직이었다. 김 명예회장의 심지에 따른 것이었다. “경영자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몸으로 깨달아야 한다.”
- "코스피, 과도한 낙관론 경계수위 높여야…12월 FOMC 중요"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국내 핵심 산업인 반도체 등 제조업의 경기 호황 등을 이유로 3000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말 단기간 조정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주가가 2800선 근처까지 급격히 오른 가운데, 펀더멘탈과의 괴리가 과도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전개된 매크로 환경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반응,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회복과 재고축적(Restocking)이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데, 내년 코스피를 낙관하고 3000 시대 진입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다만 현 주가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올라온 것으로 평가돼 단기 조정을 받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는 2770.60에 마감 2800선에 가까이 왔다. 지난 11월 초부터 무려 22.18%가 올랐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낙관론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여야 할 시점으로 중장기 상승추세는 유효하지만, 코스피가 단기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된다”라며 “호재는 상당히 선반영됐고, 펀더멘털과 괴리가 확대됐는데, 실제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확정실적 기준 PBR은 1.1배를 넘어선 상황으로, 펀더멘털 레벨업이 가시화되거나 레벨업을 기대할 만한 강한 이슈나 모멘텀이 유입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3차 확산이 진행 중인데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원화 강세 탓에 4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 증가세가 최근 둔화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코스피는 상승에도 불구하고 등락 종목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ADR과 이동평균선 간의 차이인 MACDOSC 등 기술적 지표들도 고점이 낮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환경과 대조적으로 글로벌 코로나19 2차, 3차 팬데믹이 진행 중으로, 주요국 경제 활동은 11월 이후 둔화됐다”라며 “미국의 재정 부양정책 통과 여부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5일~16일) 결과가 중요한데,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해 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요즘도 후진국 병인 결핵 있는 사람이 있어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요즘도 결핵 있는 사람이 있어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대사다. 이처럼 결핵을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아직도 연간 150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약 1000만 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한다.결핵은 결핵균이 우리 체내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결핵균은 1882년 로버트 코흐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하지만 기원전 7000년경 석기시대 화석에서도 감염 흔적이 발견될 만큼 결핵균의 역사는 유구하다. 결핵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고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질환으로 꼽히는 이유다.김주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증식하고 건강한 폐를 손상시킨다”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되는데 주로 영양과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발병한다고 해서 흔히 ‘후진국병’이라 불린다”고 했다.◇OECD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 ‘불명예’올해 3월 발표된 ‘2019년 국내 결핵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9년 신규 결핵환자는 2만3821명으로 전년 2만6433명 대비 9.9%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36개 회원국 가운데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로 높은 수준이다.국내에서는 최근 10년간 매년 약 3만3000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했다. 매일 약 90명이 결핵에 감염된 셈이다. 국내 결핵 발생의 특징은 노인 결핵환자의 증가에 있다. 실제 전체 결핵환자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7.1%로 전년 45.5% 대비 증가했다.김주상 교수는 “노인 결핵환자의 2/3 이상은 과거에 감염된 잠복결핵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주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는 만큼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활동성 결핵환자 1명이 접촉자 30~50% 감염시켜결핵은 현대적인 표준치료가 완성된 1980년대 이전만 해도 암(癌)처럼 걸리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돼왔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결핵 퇴치 기금 모금을 위해 ‘크리스마스 씰(Christmas Seal)’이라는 우표 모양의 봉인표가 발행될 정도였다. 물론 크리스마스 씰은 현재도 발행된다. 국내에서는 올해 EBS 인기 캐릭터 펭수와 펭하를 모델로 한 크리스마스 씰을 판매 중이다.결핵은 전염성 있는 결핵환자가 기침을 하면 비말(침방울)을 통해 결핵균이 공기 중에 나오고, 공기 내 떠다니던 결핵균을 다른 사람들이 흡입하면 감염되는 공기 감영병이다. 직접접촉이나 비말로 감염되는 코로나19와는 다르다.활동성 결핵환자 1명이 증상 발생 후 진단 전까지 약 200여 명 이상을 접촉하는데 이 중 30~50% 정도가 결핵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모두 결핵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 감염 후 신체 면역력이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해 발병한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는 평생 발병하지 않는다. 나머지 약 10% 중 절반 정도는 1~2년 내 증상이 나타나고, 나머지 절반은 10년 이상이 지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다만 최근에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등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은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이 약 20배 이상 높아지기도 한다.◇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의심’… 확진 시 빠른 치료 필요결핵은 공기감염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기 때문에 대부분은 호흡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형태는 기침이다. 사실 기침은 감기, 천식, 비염, 폐렴, 폐암 등 너무나 다양한 질환의 첫 증상이다. 그러나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결핵일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이나 흉통, 호흡곤란, 가슴통증, 무력감 또는 피곤함, 미열·오한 등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식은땀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결핵균은 호흡기 외에도 다양한 장기에 침범해 증상을 일으킨다. 가장 흔한 것이 ‘가슴막 결핵’으로 흉통과 호흡곤란,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쇄골 부위 임파선을 침투해 목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이 발생하는 ‘림프샘 결핵’, 설사나 혈변을 호소하는 ‘장 결핵’, 두통이나 경련을 일으키는 ‘결핵성 뇌수막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결핵성 심낭막염’ 등이 있다.결핵이 의심돼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 결핵환자와 접촉 유무를 확인하고 흉부 X선 검사를 진행한다. 결핵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면 결핵균에 의한 감염병인지 확인하기 위해 결핵균 가래 검사를 진행한다. 결핵균 가래검사는 현미경으로 보는 도말검사법, 균을 키워 확인하는 배양검사법, 결핵균 유전자를 확인하는 결핵균 PCR 검사법 3가지가 모두 진행된다.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6개월에서 12개월가량 소요된다. 꾸준한 약물 복용이 중요하다. 김주상 교수는 “검사를 통해 결핵균이 확인되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혈액검사 후 결핵 표준치료를 시작한다”며 “일부 환자에서는 초기 검사 결과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나 기관지 내시경 등의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결핵은 어떤 경우에도 빠른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과음·피로 피하고 적절한 운동 필요… 마스크 사용 중요결핵은 코로나19와 달리 접촉이 아닌 공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진단 전까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 결핵균이 공기 중에 퍼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는 KF80 이상의 고성능 마스크가 아닌 일반 보건용 마스크 정도로도 공기 중 전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을 대하는 직장인은 가능한 고성능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장시간 고성능 마스크를 오래 사용하기 힘들다면 적절한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 등 통해 실내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보건당국에서는 활동성 결핵환자가 발생하면 접촉자 조사를 통해 잠복결핵감염을 확인하고 잠복결핵감염 치료를 하고 있다. 이때 정부와 의료기관의 권고대로 잠복결핵감염 치료를 충실히 따라야 한다.김 교수는 “결핵은 감염력이 높지만 매우 느리게 진행하고, 감염됐다 하더라도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발생 유무가 결정된다”며 “평소 적절한 운동을 유지하고 과음이나 과도한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평소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北 탄도탄 요격, 국산미사일 '천궁' 실전배치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천궁-Ⅱ(철매-Ⅱ 성능개량)가 최근 서해안에 위치한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포대에 배치됐습니다. 항공기 공격 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전력화 된 것입니다.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는 전 세계적으로도 선진 몇 개국에서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유도무기 체계입니다. 천궁-Ⅱ는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천궁을 기반으로 성능을 개량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나 비용, 기술 등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항공기 보다 작고 높은 고도에서 초음속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말이 성능개량 버전이지, 기존 천궁과 천궁-Ⅱ는 아예 다른 무기체계라는 얘기입니다.천궁-II 무기체계를 구성하는 (왼쪽부터)다기능레이더, 발사대, 통제소 [사진=방위사업청]◇국산 ‘천궁’ 개발…지대공유도무기 세대교체천궁은 적 항공기나 유도탄 등 이륙한 비행체를 파괴·무력화하거나 공격력을 줄이기 위한 무기체계입니다. ‘한국판 패트리엇’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지대공유도무기체계는 여러 분야의 기술이 융·복합돼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합니다. 1960년대 미국의 방공전력인 호크(Hawk)와 나이키(Nike Hurkules)를 들여와 쓰던 공군은 천궁의 개발로 노후화 한 무기의 운영유지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고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성도 확보하게 됐습니다. 천궁 체계는 크게 교전 통제소와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유도탄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에는 탄두, 신관, 탐색기, 레이돔, 유도조종장치, 관성항법장치, 지령수신기, 구동장치, 측추력기, 추진기관, 기체, 원격측정장치 등 상당히 많은 구성품이 탑재돼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개발 프로젝트였지만, LIG넥스원 등 17개 업체와 관련기관 1100여명의 인력이 개발에 참여해 천궁 개발에 몰두한 이유입니다.◇초기회전·능동유도 등 신기술 적용천궁의 가장 큰 특징은 공중으로 유도탄이 발사된 초기에 다시 방향을 틀어 목표물을 향해 비행하는 ‘초기회전방식’ 입니다. 유도판 옆면에 별도의 추진력을 내는 측추력기를 이용한 것으로 어느 선진국에서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초기회전방식입니다. 보통 측추력기는 유도조종의 마지막(종말단계)에 사용됩니다. 이같은 초기회전방식으로 천궁 발사대 내에는 화염처리장치가 없습니다. 유도탄이 발사대에서 날아오른 뒤 공중에서 추진기관을 점화시키는 ‘콜드런칭’(Cold Launching) 방식으로 발사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직발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경사발사 방식처럼 표적 방향으로 발사대를 틀 필요도 없습니다. 적 비행체가 어느 방향으로 침투하더라도 발사대 방향을 바꿀 필요없이 신속하게 요격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천궁 시험발사에서 유도탄이 목표 항공기에 명중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발사된 유도탄은 관성항법 유도방식을 통해 미리 계산한 예상 명중점을 향해 비행합니다. 비행 중에는 유도탄 탐색기를 통해 표적을 추적합니다. ‘능동유도방식’이 적용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능동유도방식은 목표물의 탐지·추적을 지상에 있는 레이더와 함께 하는 ‘반능동유도방식’ 보다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표적의 움직에 대응할 수 있고, 보다 정밀한 추적이 가능합니다. 유도탄이 표적에 접근하면 근접 신관이 가장 효과적인 시점에 탄두를 폭파시켜 표적을 격파합니다. 특히 천궁은 표적지향성 탄두이기 때문에, 모든 파편이 표적 방향으로 집중돼 탄두 효과가 배가됩니다. 일반적인 지대공 유도탄 탄두의 파편이 360도 방향으로 균일하게 분산되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천궁 성능개량, 높고 빠른 탄도탄까지 격추그러나 이번에 전력화 된 천궁-Ⅱ는 기존 천궁에 탄도탄 요격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에서 그친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향상된 기술이 적용돼 있습니다. 우선 요격 가능 구간까지 빠르게 도달시키기 위해 유도탄 모양을 바꿨습니다. 로켓 추진 기관의 크기를 키우고 추력도 늘렸기 때문입니다. 또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마지막 종말유도단계에서 궤적을 보정하기 위해 측추력기를 추가했습니다. 기체 재질의 내열성도 강화했다고 합니다. 이같이 형상이 변하면서 통합 제어 기술이 더 어렵고 복잡해졌다는게 연구진 설명입니다. 특히 천궁-Ⅱ는 기존 천궁과는 다르게 표적을 직격해 무력화 하는 무기체계입니다. 이에 따라 고에너지 파편 탄두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탐색기 역시 천궁과 구성품은 같지만, 구조와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마하의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응답속도를 높이기 위해 엔진 전체가 움직여서 추력 방향을 변경하는 ‘직구동 김발(Gimbal) 구조’를 적용한 것입니다. 천궁-Ⅱ 시험발사에서 유도탄이 발사 후 방향을 틀어 표적을 향해 날아가 적 탄도미사일에 명중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이와 함께 천궁-Ⅱ의 통제소는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탄도탄 작전통제소(KTMO Cell)과 연동해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또 천궁-Ⅱ 유도탄 뿐만 아니라 기존 천궁 유도탄도 함께 운용할 수 있도록 해 탄도탄 및 항공기 교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패트리엇 통제소 등과도 데이터링크로 연동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다층방어 작전을 가능케 합니다. 이번 천궁-Ⅱ는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해 다수의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습니다. 2017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 양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인 천궁-Ⅱ는 현재 개발 중인 또다른 국산 지대공유도무기(L-SAM)와 함께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 “MZ가 선택한 재고쇼핑몰…친환경 시대 필수 플랫폼”
- 김중우 리씽크 대표. (사진=리씽크)[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재고 상품 판매는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기업들엔 재고 관리 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새 상품들이 폐기되지 않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재고 전문 쇼핑몰 리씽크의 김중우(44)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소비에 대한 가치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회사명을 ‘다시 생각하다(re-think)’라는 뜻인 ‘리씽크’로 정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설립 2년 만에 연매출 500억원…‘가치소비’ 추구 MZ세대 유입↑김 대표가 지난해 1월 설립한 리씽크는 1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9월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 수준인 300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경기불황이 더욱 심해진 만큼 재고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해 연말까지 매출액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씽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코스트코·월마트·메이시스 백화점 등 해외 재고도 소싱해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김 대표는 중고나라의 공동창업자(코파운더) 출신이다. 대학생 때부터 중고 시장에 관심이 많았는데, 새로운 사업에 관심을 갖게 시작한 것은 기업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재고처리 고민 때문이었다. 그는 “2007년 창업한 디지털기기 리퍼 전문회사 디지리워드를 2015년 AJ네트웍스에 매각하면서 새로 출범한 AJ전시몰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사업을 정리하고 나오면서 처분해야 할 재고가 골칫덩이였다”면서 “새 상품이나 다름없어 중고보다 훨씬 상품 가치가 높은 리퍼브 상품이나, 재고 제품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리씽크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리씽크를 이용하는 MZ(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리씽크 이용자 중 18세~34세 연령층 구매율은 전체에서 약 30% 이상 차지했다. MZ세대들은 자신의 취향과 정치적ㆍ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에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를 추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새 상품을 구매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재고 전문 쇼핑몰’이 가치소비 실현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리씽크는 지난 9월 코어자산운용으로부터 25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또 식품·화장품 등 생활용품부터 인기 있는 전자제품과 명품까지 약 240여 곳의 협력사와 4000여개의 제품 라인업을 갖춰 다양한 상품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충족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명품의 경우 랜덤상품 인기가 많은 편인데 최근 진행한 마이클 코어스 대전은 모두 완판이 되었고 테블릿이나 노트북, 스마트TV 등 전자제품도 20~30대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군”이라면서 “홈쇼핑 등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간편식, 안주류 등 식품군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증한 상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년간 직접 A/S 보장…“‘선진국형 재고 비즈니스’ 안착 노력할 것”1년간 직접 고객 사후서비스 (A/S) 관리를 하는 것도 리씽크의 장점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약 450평(1487㎡) 규모의 리퍼 센터를 갖추고 A/S를 처리한다. 전문 엔지니어 등 12명의 현장 근무 인력을 포함해 전자기기 등의 전문 수리를 필요로 하는 경우를 위해 6곳의 협력사와 제휴해 전문 수리 인력을 공급받기도 한다. 김 대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재고상품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고객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제품가격의 30% 내외 견적 내에서는 A/S를 진행하고 그 이상의 수리비가 든다면 아예 새로운 상품으로 교환하는 정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품 품질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모든 상품을 직접 검수하는 것은 물론 리퍼브 제품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할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반품 비율이 판매 상품의 3%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리씽크의 사업 확장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 등과 같은 해외직구 사이트와도 제휴를 맺었다. 역직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해외로 반품할 수 없거나 물류비용이 더 비싼 경우 등에 따른 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재고 관리가 유통업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성공 조짐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 Qoo10(큐텐) 일본에 입점해 사업을 진행한 결과 올해 4월~9월까지 약 6개월 간 약 1억원(약 921만엔)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를 토대로 동남아시아나 싱가포르, 러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김 대표의 목표는 리씽크를 통해 국내에 건강한 재고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기 회복과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2019년 코스피 상장사 685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상장 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약 99조 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2019년 31.7일로 늘어난 반면,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4.3%에서 11.5%로 감소했다.그는 “재고 상품은 단가를 낮추기 위한 대량 생산,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쌓이는 재고, 음성적인 덤핑(dumping) 시장의 형성 등 일련의 악순환을 거쳐 왔다”면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런 과잉 생산으로 빚어지는 문제와 환경보호 등을 위한 재고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국내에도 이런 선순환의 유통 시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씽크 일산 물류리퍼센터. (사진=리씽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