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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의 새 스카이라인 '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 분양 시작
- 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제일건설)[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지난 7일 문을 열고 분양에 나선 제일건설㈜의 ‘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가 오는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접수를 받는다고 11일 밝혔다.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는 전용면적 59~84㎡ 아파트 1343가구, 53~82㎡ 오피스텔 97실 총 1440가구(A블록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97실, B블록 아파트 566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선호도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11일 특별공급에 이어 12일 1순위 청약, 13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이후 19일 B블록 당첨자 발표, 20일 A블록 당첨자 발표가 진행된다. A블록과 B블록의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정당계약은 내달 9일부터 12일까지 4일 간 진행된다.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1차 계약금 1000만원 혜택 등을 제공해 수요자들의 자금부담을 낮췄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만 19세 이상에 수도권 거주자라면 주택소유 여부나 재당첨 제한, 세대주 여부와 상관 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규제 완화로 전용면적 85㎡ 이하의 경우 공급물량의 60%가 추첨제로 공급돼 가점이 낮아도 당첨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분양권 전매제한도 1년에 실거주 의무가 없어 입주 전 전매가 가능하다.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는 인근에 찾아볼 수 없는 최고 35층 초고층 설계로 탁 트인 시티뷰 조망권을 확보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할 전망이다. 단지 내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등 만족도 높은 최신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며 기부채납을 통해 계양구에 조성되는 대규모 공공기여·기반시설인 효성문화공원과 효성수영장이 단지 바로 옆에 들어서 도보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쇼핑, 휴식 등이 가능한 약 5500평 규모의 대형 스트리트몰도 함께 들어서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날 전망이다.한편 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의 견본주택은 인천시 서구 가정동 일대에 마련됐다.
- RH, 깜짝실적에도 주가 폭락...왜? (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재료 공백 속에서 그동안 주가 하락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간 기준으로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0.8% 내렸고, S&P500과 나스닥지수는 3주 만에 하락 전환하며 각각 1.3%, 1.9% 급락했다.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압력 및 긴축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이날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이라는 골디락스 궤도에 진입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증시는 물가 지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시작으로 생산자물가지수(PPI),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8월 수출입물가 등이 줄줄이 발표된다. 이밖에 소매판매, 소비자기대지수 등 소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기업 이슈는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와 구글의 불법 독점 혐의 관련 재판 개시, ARM의 나스닥 신규 상장 등이 예정돼 있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RH(RH, 310.95, -15.63%)가정용 고급 가구 판매 업체 RH 주가가 16% 가까운 급락세를 기록했다. 향후 영업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날 RH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9.4% 감소한 8억달러로 예상치 7억90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3.4% 감소한 3.93달러로 예상치 2.6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RH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종전 30억~31억달러에서 30억4000만~31억달러(중간값 30억70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0억8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긴축 장기화 및 모기지 금리 급등 등 영업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단종 제품 등 정리를 위해 더 높은 가격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가에선 RH가 다소 보수적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시장에 향후 사업성과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크로거(KR, 46.94, 3.1%)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식료품 및 의약품 중심) 체인 크로거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크로거가 공개한 2분기 매출액을 보면 전년대비 2.2% 감소한 338억5000만달러로 시장예상치 341억2000만달러에 미달했다. 동일매장 매출 성장률도 1%로 예상치(1.3%)를 하회했다.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EPS는 6.7% 증가한 0.96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0.91달러를 웃돌았다. 크로거는 오피오이드의 판매 관리 부실 관련 소송 합의금 등으로 14억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한편 크로거는 현재 알버슨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불공정 경쟁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413개 매장과 8개 유통센서, 2개 사무실, 5개 자체 브랜드를 C&S홀딩스에 19억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드슨 퍼시픽 프로퍼티즈(HPP, 7.21, -2.57%, -8.3%*)부동산 투자신탁(리츠) 기업 허드슨 퍼시픽 주가가 정규 거래에서 2.6% 하락한 데 이어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8% 넘게 추가 하락했다. 보통주에 대한 배당 중단 소식 여파다. 허드슨 퍼시픽은 “헐리우드 파업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허드슨 퍼시픽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로 영화제작 스튜디오 등에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허드슨 퍼시픽은 지난 6월에도 보통주에 대한 분기 배당금을 종전 0.25달러에서 0.125달러로 50% 인하한 바 있다. ◇블록(SQ, 53.08, -5.28%) 모바일 결제 플랫폼 캐시앱·스퀘어 등을 운영하는 블록 주가가 5% 넘게 하락했다. 지난 7~8일 대규모 시스템 오류로 사용 중단 사태가 발생한 여파다. 일부 데이터 센터에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에는 상당 부분 정상화됐지만 많은 피해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매업체는 “주중 매출의 30%가량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월~금 오전 7시30분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문화대상 추천작_뮤지컬]홍컴퍼니 ‘라흐 헤스트’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라흐 헤스트’(6월13일~9월3일 드림아트센터 1관)는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두 천재 예술가의 아내로 불렸던 김향안(1916~2004·본명 변동림)의 삶을 다룬 수작이다.수필가, 화가, 미술 평론가였던 김향안은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의 아내였고, 이상과 사별 후 김환기 화백(1913~1974)을 만나 여생을 함께한 인물로 더 유명했다.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심사위원단은 “이번 재연이 이상과 김환기를 넘어, 한 예술가였던 김향안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던 무대”라는 평가다.뮤지컬 ‘라흐 헤스트’ 공연 한 장면(사진=홍컴퍼니 제공).작품 속 김향안은 아내이면서 스스로 예술가가 되어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을 향해 나아간다. 작품 형식은 이상의 아내 ‘동림’과 김환기 화백의 아내 ‘향안’이라는 두 캐릭터로 나눠 교차하는데, 시간을 역순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동림과 향안이 만나는 장면은 백미다. 향안은 동림에게 ‘강한 아이였다’ 위로하고, 동림은 향안에게 ‘앞으로 나아가 생을 살라’고 전한다.제목 ‘라흐 헤스트’(L‘art reste)는 불어로 ‘예술은 남다’라는 뜻으로, 김향안이 남긴 말인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에서 따왔다. 2020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최종 선정작으로, 지난해 초연 후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후보에 올랐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한줄평=“플롯으로 테마를 말하며 ‘따뜻한 한 방’을 날리는 뮤지컬”(최승연 뮤지컬평론가), “이상과 김환기를 넘어 삶 자체가 예술가였던 한 사람, 김향안을 마주하다”(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이토록 예술 같은 삶이 또 있을까. 이상의 아내 변동림에서 김환기의 아내 김향안으로 산 한 여자. 무대 위에 시와 그림이 음악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진다.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는 것처럼 오래 사랑받을 작품이다”(최여정 공연칼럼니스트), “조명과 영상과 詩的(시적)인 음악의 친근함 속에 동림과 이상, 향안과 환기는 서로 사랑하였고 향안과 동림은 서로 이해와 위로를, 이상과 환기는 따로 또 같이 공감하였다. 관객은 시작에 설레였고 끝엔 감동하였다”(한진섭 광진문화재단 사장), “예술가 아내의 두 개의 삶을 시간의 뫼비우스 속에 엮어놓은 형식과 판타지적이지만 두 삶이 서로를 위로하고 성장시키며 감동을 준다”(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뮤지컬 ‘라흐 헤스트’ 공연 한 장면(사진=홍컴퍼니 제공).
- “실종 아동 가족 품으로”…땡볕에도 한강공원 메운 연둣빛 물결
- [이데일리 황병서 이영민 기자] “아들, 빨리 업혀. 이러다 늦겠어.” “자 이제 신 나게 뛰어보자.”서울 광진구에 사는 장모(43)씨는 쪼그려 앉은 채 5살 아들을 업고 일어섰다. 13살 아들 손을 붙잡고 마라톤 출발 시작점에서 뛰기 시작했다. 장씨는 “아내가 어린이집 교사인데 평상시에 아동 실종 문제에 관심이 많아 가족 4명이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제17회 그린리본 마라톤 페스티벌’이 9일 서울 송파구의 잠실 한강공원 트랙구장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이 31도에 이르는 등 뜨거운 햇볕이 쏟아졌지만, 참가자 2500여명이 연둣빛 물결을 이뤘다.◇ “실종 아동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함께 뛰자”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잠실한강공원 트랙구장 일대에서 열린 제17회 그린리본마라톤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소리에 맞춰 뛰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그린리본마라톤은 매년 2만여 명씩 발생하는 실종 아동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실종 아동 방지 및 아동범죄 예방의 필요성을 각인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 행사는 2007년 ‘그린리본걷기대회’로 시작해 올해 17회를 맞았다. 이번 대회는 이데일리·일간스포츠·아동권리보장원이 공동주최했다.이익원 이데일리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뛰면 마음과 몸을 걸러주고 자신을 비우면서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한다”며 “항상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고 실천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오늘 여러분이 주인공이니 성공하는 꿈을 꾸며 뛰길 바란다”고 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그린리본은 실종 아동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희망의 상징”이라며 “매년 2만 건의 실종 아동이 발생하고 이 중에서는 장기 실종으로 이어져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문제를 알리는 행사에 참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도 “작년 한 해만 2만 6416건의 실종 아동 신고가 발생했고, 집에 돌아간 아이도 있지만 작년 말 기준 58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를 기억하면서 실종 아동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한강공원을 안전하게 달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둣빛 손수건을 머리와 손목 등에 착용한 참가자들은 몸풀기 체조를 끝낸 뒤 오후 2시 20분께부터 잠실 한강공원을 뛰기 시작했다. 11.19㎞를 선택한 참가자들이 먼저 뛴 다음 5.25㎞를 선택한 참가자들이 차례대로 뛰기 시작했다. 한강공원에 설치된 선베드(일광욕의자)에 누워 있던 일반 시민들도 참가자들을 향해 “파이팅”, “아자 아자”를 외치며 응원해주기도 했다.◇ 아이 업은 부모들부터 10대 여고생들까지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 트랙구장 일대에서 열린 제17회 그린리본마라톤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전 몸풀기 체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날 마라톤 행사에서 눈에 띈 특징은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의 마라톤 기록 경신보다는 행사 취지에 공감하며 참여했다고 했다. 이들은 어린 자녀를 태운 유모차, 아이가 타고 온 자전거·씽씽이를 끌면서 마라톤 코스를 경보, 산책하면서 즐겼다. 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임현아(33)씨는 4살배기 아들과 함께했다. 임씨는 “가족 모두가 5.25㎞ 마라톤 코스를 선택했다”며 “아이가 4살이라 못 뛸 수 있지만 참여에 의의를 두고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로서 볼 때 행사 취지가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며 “행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도운(4) 군은 주먹을 쥐며 “엄마, 아빠 파이팅”을 외쳤다. 아버지와 마라톤 행사에 참가한 고정민(13)군은 “아버지가 마라톤을 같이 하자고 제안해서 왔다”며 “5.25㎞를 뛰는 것은 힘들겠지만 잘 뛰어서 완주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1020세대 젊은 층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김모(18)씨는 “실종된 아이들을 막기 위한 좋은 취지라 친구 3명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오늘 날씨가 덥지만 스포츠 타월이랑 쿨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친구들 3명과 함께 왔다는 이모(27)시는 “한강을 같이 뛰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했다”며 “날씨가 덥지만 취지도 좋기도 하고 해서 재밌게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장에선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 사전등록 부스가 차려져 부모와 아이의 발길이 이어졌다. 6살 딸의 지문을 등록한 안모(36)씨는 “딸 아이의 지문을 등록했었는데 아이가 자라서 사진을 다시 등록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한동안 못 왔다가 행사가 열린다는 글을 보고 지원했다”고 말했다.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서울특별시·서울경찰청이 후원했다. KG·할리스·안다르·코카콜라·SPC·휠라·농심 등 기업도 함께했다.
- '프듀' 그룹만? K팝의 진수 보여준 '더유닛' 유앤비[김현식의 서랍 속 CD]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유앤비(UNB)가 2018년 6월 발매한 미니앨범(EP) ‘블랙 하트’(BLACK HEART)입니다. 유앤비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앨범 발매 언론 쇼케이스를 열었을 때 받은 CD입니다.유앤비는 KBS 2TV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유닛’ 남자 데뷔조였습니다. ‘더유닛’은 연습생들이 아닌 활동 경력이 있는 아이돌들이 ‘리부트’를 꿈꾸며 참가한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치열한 선의의 경쟁이 벌어진 끝 준(유키스), 의진(에이션, 빅플로), 고호정(핫샷), 필독(빅스타), 마르코(열혈남아), 지한솔(SM루키즈), 대원(매드타운), 기중(IM), 찬(에이스) 등 9명이 남자 데뷔조 유앤비 멤버로 꼽혔습니다. ‘블랙 하트’는 2018년 4월 활동을 시작한 유앤비의 2번째 앨범이었습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블랙 하트’를 비롯해 ‘비 내린 후에’, ‘문라이트’(Moonlight), ‘투.유앤미’(TO.UNME) 등 신곡 4곡과 ‘더유닛’ 미션곡이었던 ‘댄싱 위드 더 데빌’(Dancing With The Devil)과 ‘끌어줘’의 유앤비 라이브 버전과 연주곡 버전 등을 한 데 엮어 9개의 트랙으로 구성했죠. 음원으로는 ‘블랙 하트’, ‘비 내린 후에’, ‘문라이트’ 등 3곡만 발매했고 나머지 곡들은 음반으로만 들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이 앨범을 내면서 유앤비는 각자의 자리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에 첫 앨범 활동으로 견고히 다진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히트곡 메이커 라이언전과 런던노이즈가 프로듀싱한 타이틀곡 ‘블랙 하트’는 그와 같은 각오와 잘 맞아떨어졌던 곡인데요. 사랑에 빠져 매력적인 이성에게 다가가는 상황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사운드로 표현해 K팝 특유의 다이내믹한 맛을 제대로 살렸습니다. EDM,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배합돼 있어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언론 쇼케이스 당시 유앤비는 곡에 맞춰 ‘K팝의 진수’라고 하기에 손색 없는 빼어난 퍼포먼스 실력을 뽐내 취재진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곡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일부 멤버가 텀블링을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죠.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 퍼포먼스 팀에 ‘더유닛’ 참가자였던 황정하, 한결, 앤, 그리고 다이아 멤버 주은이 포함됐다는 점도 화젯거리였고요. 멤버들은 영화 ‘위대한 쇼맨’과 ‘라라랜드’를 참고해 퍼포먼스를 구성했다면서 “퍼포먼스가 강점인 팀인 만큼 뮤지컬적인 느낌이 나는 격한 퍼포먼스를 야심차게 준비했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최근 ‘보이즈 플래닛’의 제로베이스원, ‘소년판타지’의 판타지 보이즈, ‘퀸덤 퍼즐’의 엘즈업 등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죠. 유앤비가 만들어진 ‘더유닛’이 방송할 때도 쌍둥이 프로그램으로 불린 ‘믹스나인’이 존재했는데요. 안타깝게도 ‘믹스나인’ 데뷔조의 출격은 무산됐습니다. 두 프로그램의 데뷔조가 동시기 활동했다면 더욱 큰 이슈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에 대해 유앤비 멤버들이 “무대에서 누가 더 잘하는지 경쟁했다면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언급하기도 했었죠.‘블랙하트’ 앨범에 실렸던 신곡 중 ‘비 내린 후에’는 떠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주제로 다룬 서정적인 분위기의 발라드 트랙입니다. 아홉 멤버의 다채로운 음색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여름 밤 함께하며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남녀의 이야기를 노래한 달콤한 분위기의 ‘문라이트’로도 유앤비의 색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음반으로만 들을 수 있는 곡 중에선 ‘투.유앤미’가 멤버들이 팬들을 향한 진솔한 메시지를 차례로 전하는 이색적인 구성의 팬송이라는 점에서 가장 돋보입니다.‘블랙하트’는 유앤비의 마지막 앨범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2019년 1월 일본에서 연 콘서트를 끝으로 팬들과의 작별을 고했는데요. 비록 ‘프로듀스101’ 시리즈 출신 그룹들만큼 큰 이슈를 뿌리진 못했지만, 꿈을 위해 포기 않고 구슬땀을 흘리는 청춘의 모습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한 완성도 높은 무대로 독보적 에너지를 전한 유앤비 멤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활약을 이어가길 응원하겠습니다.
- “세상이 빙글빙글~” 이석증 ... 적절한 진단과 치료 받으면 즉시 호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이석증은 전정기관 중 하나인 이석기관의 이석(耳石)이 제자리를 이탈해 또 다른 전정기관인 반고리관에 들어가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고리관은 내림프액이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는데 이곳에 이석이 들어가게 되면 머리를 움직일 때 반고리관 안에서 이석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림프액이 출렁거리게 된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내림프액의 흐름은 평형감각을 자극해 가만히 있는데도 천장이나 주위가 빙빙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한자로 이석(耳石)은 귓속의 돌이라는 의미지만 실상은 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탄산칼슘 덩이다. 이석증은 모든 어지럼증의 원인질환 중 30~40%를 차지하는,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다. 가만히 있을 땐 괜찮지만 머리를 특정 위치로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전은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내이(속귀)의 반고리관에 위치한 이석 입자(particle)가 환자의 머리가 움직일 때 같이 움직이면서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이동을 자극해 유발되는, 머리 위치 변화로 발생하는 갑작스럽고 짧은,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증이다”고 정의하고, “이석증은 비교적 간단한 진단법으로 즉시 진단할 수 있고 진단만 정확히 되면 적절한 물리치료로 빠르게 치료가 가능한 만큼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움직임 시 회전성 어지럼증 반복돼이석증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자세는 앉았다가 뒤로 누울 때, 누워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등이다. 순간적으로 천장이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 어지럼증은 오래가지 않는다. 보통 1분 이내에 멈춘다. 하지만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면 또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심하면 메슥거리는 증세와 함께 구역, 구토, 안구의 비정상적 움직임(안진), 식은땀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난청, 이명, 귀의 통증 등 귀와 관련된 다른 증상은 동반하지 않는다. 이석증이라는 병명은 국내에서 병의 원인을 ‘이석이 빠져서 생긴 병’으로 설명한 데서 유래한다. 최근에는 의사들도 이석증이라는 명칭을 많이 쓰지만, 정식 의학용어는 영어 진단명을 그대로 번역한 ‘양성돌발체위변환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이다. 국내 의학용어집에는 ‘양성돌발두위현훈’이라는 명칭으로 수록돼 있다. ‘현훈(眩暈)’은 빙글빙글 돈다는 뜻이다. 국내 이석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정기능 장애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8년 102만8058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 114만9215명으로 4년 새 11.8%, 12만여 명 늘었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은 주로 4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발병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이의 허혈로 이석이 불완전하게 형성되기 쉽고 이석기관의 퇴행성 변화로 유동성 석회화 물질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석정복술 15분 2~3회면 90% 환자 치료이석증은 보통 가만 놔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훨씬 더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과 이학적 검사다. 병력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한 적이 있거나 머리 움직임에 따라 증상이 더 심해졌다면 의심할 수 있다. 이학적 검사는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구에서 나타나는 안진을 관찰하는 체위안진 검사로 확인한다. 안진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안구가 특정한 방향으로 반복해서 튀는 움직임을 말한다. 머리를 좌우로 45도 회전시킨 상태에서 뒤로 눕히면서 안진이 나타나는지 보거나,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안진을 유발해 특징적인 증상과 안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해 진단한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 진단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석증의 경우 양쪽 귀의 세 개의 반고리관에서 각각 발생할 수 있고, 또 이석증 유형이 반고리관 결석증과 팽대부릉형 결석증 두 종류로 더 나뉘기 때문에 모두 12가지 아형의 이석증이 가능하며, 여기에 2개 이상의 반고리관에 동시에 이석증이 생기는 다발성 이석증과 기타 아형들도 여럿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세부 지식을 숙지하고 안진의 양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해야 정확하게 병변이 온 곳을 찾아낼 수 있고 그에 따라 치료의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한다. 이석정복술은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으로,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다. 치료 시간은 약 15분으로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약 90%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된다. ◇재발률 높지만, 적절한 진단·치료받으면 호전이석증이 의심된다면 일단 이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머리나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의 과도한 움직임은 줄이고 취침 때까지는 되도록 머리를 세운 채로 앉은 자세를 유지한다. 과거에는 치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치료 후 48시간 동안 눕지 않고 앉은 자세로 있게 했지만 최근 여러 임상연구에서 이같은 과도한 자세 고정이 불필요하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석정복술에도 잘 낫지 않는 경우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특정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하는 습관화 운동을 하기도 한다. 몇 달 동안 치료해도 낫지 않는 난치성 이석증은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이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독일 뮌헨대 신경과 연구진이 이석증 환자 125명을 6~17년간 관찰한 결과, 5년 이내 평균 재발률이 33~50%였다. 그렇다고 만성 재발성으로 발전하는 질환은 아니다. 재발할 경우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바로 호전될 수 있다. 이석증 재발을 막는 뚜렷한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활동을 통해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은주 교수는 “최근 비타민 D 결핍이 이석증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매일 햇볕을 쬐어 비타민 D 체내 형성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평소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를 피하고, 머리 쪽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석증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립선 방광살리기]방광염 외에 여성 괴롭히는 숨겨진 '치질'
-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만성방광염, 간질성방광염, 과민성방광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숨겨진 질환이다. 누구한테 말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며 오랜기간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힘든 질환 중에는 치질도 있다. 요즘 여성 치질 환자의 증가세와 고민이 예사롭지 않다. 두 해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는 우리나라에서 치질 진료를 받는 환자 총 63만 여 명 중 여성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여성 치질은 운동량 부족과 다이어트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평소 활동이 적고 오래 앉아 운동량이 줄면 면역력과 장기능이 떨어져 배변 활동이 지장을 받는 것은 물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론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고 주변 혈관도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늘어져 치질로 이어지기 쉽다. 장 기능이 저하되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방광염 등 배뇨 질환도 재발하기 쉽다.여성들은 특히 혹독하게 체중감량을 시작하면서 치질 위험을 높인다. 다이어트 중에는 식사량과 대변량, 장의 운동량이 함께 저하되어 몸 안에 변이 오래 머문다. 대장에서 다시 흡수 되는 수분이 많아 대변이 딱딱해 지면 배변 시 항문에 상처를 일으켜 치질로 이어지기 쉽다. 변비가 있으면 치질 확률이 무려 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최근 2,30대 젊은 여성 치질 환자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여성의 피부가 연약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치질은 항문에서 발생하는 치열, 치루, 치핵을 모두 일컫는데, 치열은 변비나 심하게 반복되는 설사로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증상이다. 여성들의 항문 점막이 남성에 비해 얇고 약하기 때문에게 특징적으로 치열이 많다. 또한 임신 중에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이 장운동을 지연시키고 항문 주변 혈관 확장을 유발해 치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혈류량과 태아 무게에 의한 복압 상승으로 항문 주위의 압력이 증가해 출산이 임박해질수록 치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분만 후 대부분 진정되기도 한다. 치질은 대개 항문 혈관의 문제로 발생한다. 또한 남녀 모두 치핵, 치열(상처,피) 등 항문 증상과 함께 위와 대장의 기능 저하 등 내부적인 문제가 대부분 동반된다. 한방에서는 이를 항문 주위의 습(濕), 열(熱), 풍(風), 조(操)에 의해 붉게 붓거나 가렵고, 변비 등이 생기며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본다. 이를 청결의 문제로 오해하거나 발생 부위가 민감해 숨기거나 방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성 치질 치료의 최대 걸림돌이 바로 수치심이라는 말이 현실이다. 약물이나 좌욕 등 대증요법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근본 치료는 어렵고 최후의 수단인 수술은 통증과 불편, 그리고 항문의 손상이나 협착, 증상이 재발되기도 한다. 이러한 치질을 수술을 하지 않고 낫는 길이 있다. 전통 한방의 치질 치료는 대장을 중심으로 소화와 배변 기능을 높이고, 항문과 주변 조직이 제 역할을 하도록 혈액순환과 충혈을 해소하는 병행치료다. 대표적인 것이 소치탕과 소치환, 바르는 소치고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치료다. 상처를 치유하고 농을 배출시키는 황기, 항문 부기를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는 괴화, 염증 해소와 어혈을 푸는데 도움을 주는 대계근, 그리고 진교, 지유, 당귀 등 여러 약재를 활용한다. 수술을 않고도 효과적으로 치질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돕는다. 수술을 꺼리는 남녀 치질 환자, 특히 다이어트와 변비로 인한 여성 치질, 임신과 분만 후에 치핵으로 고생하는 임산부, 암 환우와 만성질환자도 일상생활을 하며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다. 평소 출혈이나 통증이 없어도 배변 후 피가 비치거나 항문 주변의 가려움증 또는 불편감이 나타나는 경우 치질 초기증상으로 볼 수 있다. 방치하지 말고 적극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 '스위니토드' 번역 변천사…"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한국 뮤지컬 산업에서 라이선스 작품의 시장 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작품의 제작 과정에 필수적인 번역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으며 뮤지컬 시상식에서 ‘번역’ 부문은 존재하지 않는다.그런데 번역가가 번역 작업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상을 받은 작품이 있다. 브로드웨이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스위니토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2016년 선보인 이 작품의 재연이다. 이 작품을 옮긴 김수빈 번역가는 그 해 열린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각색번안상을 받았다(여기서도 시상 부문 명칭에는 ‘번역’이 들어가지 않는다). 김 번역가의 가사와 대사는 과감한 의역을 통해 손드하임 특유의 풍자, 언어유희와 유머를 한국적 정서에 맞게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으며 이 작품 흥행의 1등 공신으로 꼽혔다.뮤지컬 ‘스위니토드’ 2016년 재연의 한 장면. (사진=오디컴퍼니)◇어둡던 ‘스위니토드’, 재연 거치며 ‘빵빵 터지는’ 작품 변신사실 2007년 공연된 ‘스위니토드’의 한국 초연은 마니아와 평론가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반면,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개막한 재연은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올 초 4연까지 공연되면서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대표적 흥행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번역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재연의 번역은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초연과는 180도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일단 원작은 훨씬 무겁고 복잡하다. 크리스토퍼 본드의 1973년 동명 희곡에 바탕을 둔 이 작품은 ‘뮤지컬은 단순하고 대중적인 오락’이라는 일반적 통념을 깨고 살인, 복수, 인육 파이 등 비극적이고 엽기적인 내용, 영국 산업 혁명 시대에 대한 비판을 담아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어둡고 잔인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다만, 손드하임은 이러한 내용을 어둡게만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언어유희, 유머, 과장된 인물이나 상황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복수, 증오, 광기와 그로 인한 비극을 배가시킨다.이 작품의 대표 넘버 ‘어 리틀 프리스트’(A Little Priest)가 단적인 예이다. 여기서 여주인공인 러빗 부인은 토드에게 사람들을 살해한 뒤 인육 파이로 만들어 팔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가사는 목사, 변호사, 군인, 정치인 등 다양한 직업군의 특징과 이를 재료로 만든 파이의 맛을 동시에 나타내는 중의적 표현, 각운 등의 언어유희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심지어 나오는 음악도 매우 경쾌하고 가벼운 장조의 왈츠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하지만 가사를 들으면서 박장대소했던 관객들은 이후 엄청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곡의 경박한 분위기, 빠른 박자, 환희에 찬 두 사람의 농담이 가사의 끔찍함을 희석시키는 동시에 함께 웃었던 관객들도 잔인함을 공유하고 있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초연의 번역 역시 이러한 원작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주제의식을 충실히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반면 재연은 한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익숙한 소재와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원작의 재기발랄한 언어유희와 유머 효과를 전달하는 데 무게 중심이 있었다. 그 결과 ‘스위니토드’는 관객들이 ‘빵빵 터지는’ 재미있는 작품으로 현지화되었다.뮤지컬 ‘스위니토드’ 2019년 삼연의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초연은 ‘아님, 광부? 석탄 캐던’, 재연에선 ‘저 형체 귀족 같네’로이 넘버의 가사 몇 개만 비교해보자. 원작에는 지배 계층의 위선과 이중성을 풍자하기 위해 귀족, 성직자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다. 재연은 초연보다 한국의 시대사회적 상황에 좀 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squire’(대지주)가 초연에서는 ‘귀족’으로, 재연에서는 ‘재벌 2세’로 번역된다. 초연은 원작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어울릴 법한 단어를 사용한 반면, 재연은 현재 한국 사회에 좀 더 친숙한 표현을 선택한 것이다.또 원작의 ‘Looks thicker, More like vicar!’(좀 더 두껍네. 교구 목사 같아)는 초연에서는 ‘아님, 광부? 석탄 캐던?’으로, 재연에서는 ‘저 형체 귀족 같네’로 번역됐다. 교구 목사라는 표현이 현재 한국 관객들에게 어색하다는 점을 감안해 두 버전 모두 원작과는 다른 표현을 선택했지만 목적은 다르다. 초연의 경우 역시 원작의 시대에 적절한 직업을 선택했지만 재연은 ‘귀족 같네’의 발음이 현재 한국에서 자주 사용되는 비속어처럼 들린다는 점에 착안해 풍자와 유머의 효과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재연에는 원작에 없는 한국식 ‘아재 개그’, 즉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언어유희나 신조어, 비속어도 초연보다 자주 등장한다. 원작의 ‘If you get it. Good, you got it!’은 ‘이해가 가나? 좋아, 이해했네’ 정도로 번역될 수 있지만, 초연은 ‘그렇게나 둔해서야’로 옮겼고, 재연은 ‘삘이 왔나, 삘이 왔네’로 번역했다. 원작의 ‘How choice! How Rare!’(얼마나 멋지고, 얼마나 진귀한지)는 각각 ‘멋진 생각’과 ‘센스 최고’로 바뀌었다. ‘choice’는 ‘고급의/질 좋은’, ‘rare’는 ‘진귀한/희귀한’, ‘살짝 익힌’의 의미로 둘 다 일반적 상황과 식재료에 모두 사용될 수 있는 중의적 표현이다. 번역에서는 이를 옮기기가 어려워 두 버전 모두 의미 전달에 초점을 맞췄는데, 재연의 경우 신조어를 택해 친숙도를 높였다.결국 초연의 번역은 친숙하지는 않지만 원작의 무거운 분위기를 유지한 반면, 재연의 번역은 현재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소재와 표현을 사용해 원작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뮤지컬 ‘스위니토드’ 2022년 사연의 한 장면. (사진=오디컴퍼니)◇초연과 재연 번역, 당면한 환경 아래서 이뤄진 최선의 선택그렇다면 대중적 호평을 받고 수상까지 한 재연의 번역이 초연보다 더 가치 있는 번역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각 공연이 이루어진 시점 한국의 시대 사회적 배경과 뮤지컬 산업의 상황, 이에 따른 제작 방향과 참여 주체를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는 단순히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초연이 이루어지던 2007년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대형 작품은 물론, 마니아 관객을 겨냥해 오프 브로드웨이나 유럽 등의 실험적 작품도 유입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반면, 2016년 전후에는 뮤지컬 산업이 포화되기 시작하면서 관객층 확대 및 다변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초연과 재연은 제작 주체와 제작 방향이 판이하게 달랐다. 연출자, 출연진, 번역자 등도 이를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예를 들어 초연의 제작을 맡은 뮤지컬헤븐의 박용호 프로듀서는 ‘스프링 어웨이크닝’, ‘쓰릴미’ 등 대중보다는 마니아성 작품을 과감하게 들여오는 것으로 유명한 제작자다. 초연 제작 당시 원작의 작품성 및 예술성과 세부 요소에 내포된 상징성을 강조했다. 반대로 재연 제작을 담당한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프로듀서는 작품성 있는 원작에 대중성을 입혀 수많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흥행을 이끌어왔다. “손드하임이라면 평론가만 좋아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겠다”면서 제작 방향의 초점이 작품의 대중화에 있음을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출연진 역시 확연히 차별화된다. 초연에는 류정한, 박해미 등 성악 전공자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고난도 성악 발성이 요구되는 원작의 음악적 특징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재연에서는 조승우, 옥주현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캐스팅되어 대중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이처럼 동일한 작품이더라도 공연 시점에 따라 시대와 사회적 배경, 뮤지컬 산업의 상황, 제작 방향과 참여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 각각의 번역은 당면한 환경과 조건 하에서 이루어진 최선의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재연의 번역에 대해 언어유희와 유머의 효과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희극적 요소가 과도하게 부각되었으며 이로 인해 원작의 기괴한 분위기나 비극성, 무거운 주제 의식, 복잡한 상징 등이 약화됐다는 비판적 평가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또, 초연이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2008년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 뮤지컬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결국 번역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반응이나 평가가 어떠하든 그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각각의 조건들이 서로 정교하고 일관성 있게 맞물리기만 한다면,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 본 칼럼은 2016년 출판된 ‘재공연을 통해 본 뮤지컬 가사의 뮤지컬 가사 번역의 변화와 원인 - 손드하임의 『스위니 토드』를 중심으로’ 제하의 논문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한 것입니다. 원작의 가사는 2005년 ‘스위니토드’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사운드트랙 (2005 Broadway Revival Cast Soundtrack)을, 초연 번역은 2007년 제2회 대한민국 뮤지컬 페스티벌 영상, 2연 번역은 2016년 ‘스위니토드’ 가사집을 참고한 것입니다.뮤지컬 ‘스위니토드’ 2022년 사연의 한 장면. (사진=오디컴퍼니)△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
- [팩트체크]20년대 공산당은 북한 수립 공산당과 다르게 봐야 한다?
-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출처=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어진 인턴기자] 육군사관학교 내부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국방부는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문을 냈다.이에 대해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8월 2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홍범도 장군이) 공산당 참여했다는 것은 1920년대”라며 “그 당시는 독립운동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했을 시기인데 이념적으로 꼭 공산당이라 보기에는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홍장군은 “그러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62년에 대한민국의 제2등 훈장을 받았다며 그 당시 심사위원들이 다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훈장을 줬을 것”이라 했다.이어 1920년대 북한 정권이 수립되기 전에 공산주의는 맥락을 달리 봐야 한다고 했다. “반제국주의 투쟁 또는 일본제국주의와의 싸움이 중요한 목표였을 때”라며 “그런 차원에서 공산주의를 이용했을지는 몰라도 공산주의자라고 점찍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그렇다면 1920년대 공산당은 1945년 해방 이후 북한 정권을 수립한 공산당과 맥락을 다르게 봐야 하는 것일까. '한국학중앙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 소속 사이트와 독립운동 전문가 논문을 통해 1920년대 국내 사회주의 운동의 특징과 역사 학계 해석을 알아봤다.◆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사상 도입 배경먼저 1920년대 조선의 사회주의 도입 배경에 대해 살펴봤다. 해당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국사편찬위원회의 ‘우리역사넷’ 설명을 참고했다.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이후 일부 민족주의자와 식민지 지식인들은 자신의 이론적·실천적 무기력함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사회주의 사상은 민족해방운동의 이념적 무기로서 조선 민중들에게 보급됐다.'조선독립의 서' 와‘한국독립운동지혈사’의 러시아 혁명 관련 내용 (일러스트=김어진 인턴기자)특히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은 식민지 민중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줬다. 3·1운동 직후 작성된 한용운의 ‘조선독립의 서’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제2대 대통령인 박은식의 1920년 ‘한국독립운동지혈사’ 등에는 러시아 혁명의 결과에 따른 새로운 전개를 언급하기도 했다.1921년 8월 30일 동아일보에 실린‘니콜라이 레닌은 어떠한 사람인가’(출처=동아일보 아카이브)이 무렵 일간지와 정기 간행물은 유물사관, 소비에트 혁명정부와 레닌에 관한 기사를 종종 다뤘다. ‘동아일보’는 1921년 6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60회에 걸쳐 ‘니콜라이 레닌은 어떠한 사람인가’라는 표제하에 그의 일생, 활동, 볼세비키혁명 등을 연재했다. 1920~1922년 무렵 국내에서 발간된 ‘개벽’, ‘공제’, ‘아성’, ‘신생활’ 등 잡지에는 마르크스의 계급, 계급의식, 프롤레타리아독재에 대한 글이 소개됐다.정리해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사회주의 사상이 유입됐고 이것은 곧바로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을 동시에 추구하는 목적을 갖게 됐다. 이와 달리 서구의 사상은 자본주의 형성과 함께 성장한 노동자 운동과 마르크스주의의 융합 과정에서 발전해 차이가 있다.◆ 항일투쟁 시기 공산주의운동은 구별해서 평가해야역사학자들은 1920년대 국내 공산주의운동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독립운동 전문가들의 논문을 찾아봤다.반병률(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일제 치하 공산주의 운동의 역사적 성격’(2007)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항일투쟁 시기의 공산주의운동을 해방 이후 국가체제, 사회 건설을 위한 공산주의운동과 구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항일투쟁 시기 공산주의자들은 민족독립과 근로대중의 자유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자기를 기꺼이 희생했던 애국자이자 선구자 이미지를 가졌다”며 이에 반해 “북한 정권을 수립한 공산주의자들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추진할 정치권력을 장악한, 권력자의 이미지가 강하다”며 두 시기 공산주의자 이미지를 구분해 설명하기도 했다.논문에 따르면 한국 공산주의운동은 항일독립운동의 가장 주요한 흐름을 형성했다. “일제 치하에서 급진적 민족 혁명가들이 공산주의운동에 가담하게 되는데, 이들이 공산주의를 수용하게 된 주요한 동기는 효과적인 항일독립운동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서중석(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일제시기 국내 공산주의자들의 혁명노선의 성격(코민테른의 12월테제와 국내 공산주의자들의 ‘부르조아민주주의혁명’노선을 중심으로)’(1991)도 “한국의 초기 사회주의자들은 대다수가 사회주의자가 되기 이전에 민족주의자였거나 강렬한 반일민족의식을 포지하고 있었고 민족해방운동을 1차 적인 목표로 설정하였으며, 민족해방투쟁의 수단으로 사회주의에 가담한 자들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이준식은 ‘한국근대사에서 사회주의계열 민족해방운동의 역사적 실체’(2006)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한 활동을 벌이다가 사회주의를 수용하게 된 사회주의자들에게 운동의 일차적인 과제는 민족의 독립과 해방이었다”며 민족해방을 위한 새로운 이념으로 사회주의를 받아들였다고 봤다.종합하면 일제강점기에는 이 광복회장의 말대로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받아들이거나 활용한 독립운동가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것이다. ◆ “현재 관점에서 무리하게 재단해서는 안 된다”국방부 말처럼 홍범도 장군이 192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 대표대회에 참석했고, 당시 소련 지도자 레닌에게서 권총과 상금 100루블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시기는 레닌 러시아 혁명 정부가 미국의 민족자결주의 사상에서 해결하지 못한 식민지의 독립 등을 세계 약소 민족들에게 약속하는 등 지원을 했을 때다. 1912년생인 김일성은 1920년대 10대에 불과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8월 3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항일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 백지화 및 책임자 처벌 요구 기자회견에서 홍범도 장군이 자필로 쓴 출입국 카드 손팻말을 들고 있다(출처=연합뉴스).당시 홍 장군이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작성한 출입국 카드를 보면 소속 정당도, 소속 노동조합도 ‘없다’고 적혀있고 꿈은 ‘고려 독립’이라고 쓰여있다.2020년 국방부가 만든 ‘독립전쟁과 홍범도’ 책자에도 “1922년 당시 54세의 홍범도는 조선독립군 대장 명의로 레닌을 면담”했다며 “홍범도는 ‘한국을 해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레닌에게 요청했다”고 적혀있다.1922년 말 고려혁명군이 소련 적군 제76연대로 개편되면서 홍범도 장군은 고려혁명군에서 제대했다. 1927년 59세인 그는 소련공산당에 입당했다. 이후 협동조합에서 일하다가 1937년 소련 스탈린 정부의 연해주 한인 강제 이주 정책으로 카자흐스탄공화국 크질오르다로 이주했다.이에 대해 장세윤(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독립전쟁의 영웅 홍범도의 귀환, 그 시사점과 과제’(2021)에서 “오늘날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홍범도의 소련공산당 입당과 일부 사회주의 사상 수용 및 사회주의 조직 관련 행적, 1920년대 중·후 분~40년대 전반기 사회주의국가에서의 말년 행적 등을 현재의 관점에서 무리하게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한 “당시 독립운동, 민족해방운동 과정에서 나라가 없는 약소민족, 이산 소수민족의 지도자로서 민족해방운동과 생존을 위한, 불가피하거나 자연스럽게 선택한 생존과 투쟁의 한 방편·과정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홍 장군이 사망한 1943년은 제 2차 세계대전 중으로 소련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연합국으로 참전 중이었다.[검증 결과]이종찬 광복회장은 1920년대 북한 정권이 수립되기 전에 공산주의는 맥락을 달리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반제국주의 투쟁 또는 일본제국주의와의 싸움이 중요한 목표였을 때”라고 설명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된 사회주의 사상은 일본제국주의 식민지라는 특수한 조건 아래서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을 동시에 추구하는 목적을 갖게 됐다. 이에 대해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받아들이거나 활용한 독립운동가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국방부 말처럼 홍범도 장군이 1922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 대표대회에 참석해 당시 소련 지도자 레닌에게서 권총과 상금 100루블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시기는 레닌 러시아 혁명 정부가 세계 약소 민족들에게 많은 지원을 했을 때다. 1912년생인 김일성은 1920년대 10대였다. 당시 홍범도 장군이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작성한 입국서류를 보면 소속 정당도, 소속 노동조합도 ‘없다’고 적혀있고 꿈은 ‘고려 독립’이라고 쓰여있다.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1920년대 북한 정권이 수립되기 전에 공산주의는 맥락을 달리 봐야 한다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말은 ‘사실’로 판정한다.* 이 기사는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 올해 처음 작년 수준 웃돈 경상수지…'불황형' 우려 여전(종합)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7월 경상수지가 약 36억달러 흑자로 석 달째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넉 달 연속 흑자를 보이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고,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뒷받침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를 넘어서며 흑자 기조가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수출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흐름이기에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지우지 못했다.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스1)◇상품수지 넉 달째 흑자…작년 3월 이후 최대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올 1월 42억1000만달러 적자, 2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3월(1억6000만달러) 흑자 전환됐지만, 4월(-7억9000만달러) 적자로 재전환됐다. 이후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개선의 조짐을 보였고 6월(58억7000만달러)과 7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인 것은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이다. 상품수지가 4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4월(5억80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5월(18억2000만달러)과 6월(39억8000만달러), 7월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본원소득수지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뒷받침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9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로 지난 6월(-26억1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가 14억3000만달러 적자를 보이며 지난 6월(-12억8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커진 반면, 운송수지가 9000만달러 흑자로 6월(2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한은 “불황? 하반기 흑자기조 분명…‘상저하고’ 뒷받침”상품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불황형 흑자’ 성격을 띠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발생한 흑자이기 때문이다. 7월 상품수출은 504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8% 감소했다. 수입도 461억5000만달러로 22.7% 줄었다. 수출과 수입 각각 11개월, 5개월 연속 감소세다.한은은 이같은 불황형 흑자 지적에 또다시 선을 그었다. 지난 5월과 6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당시에도 수출 개선이 동반되지 않았기에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수출이 부진하기에 경제가 좋다고 할 순 없지만, 경기가 둔화하다 회복되는 상황이지 불황에 빠진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 부장은 올 4분기 수출의 플러스(+) 전환을 전망했다. 그는 “7월 통관 수출 증가율 회복세가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8월, 9월엔 감소세가 많이 줄어들 것 같다. 4분기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본다”며 “그렇게 되면 불황형 흑자 얘기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한은은 경상수지가 올 들어 처음으로 전년동월 수준을 웃돌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7월 경상수지는 1년 전(17억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뚜렷해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상저하고’ 경기 전망이 유효하다는 관측이다. 이 부장은 “하반기 첫 달인 7월 경상수지가 전년동월 수준을 선행하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분명해졌다”며 “이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가 경상수지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제유가는 최근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 부장은 “지금까지 국제유가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