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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하는 동안 로봇이 요리…"갓 완성된 음식 배달왔습니다"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띵동! 주문하신 음식 도착했습니다. 막 조리한 따끈한 음식입니다.” 한국에서는 음식을 주문해서 30분 내에 배달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만 땅이 넓은 미국에서는 언감생심이다. 배송까지 기본 1시간 이상 가량이 걸리는데다 배달비만 해도 팁까지 포함해 20달러 가량 든다. 식당에서 조리해서 가정까지 배달되는 동안 음식은 식을 수밖에 없다. 푸드테크 기업 신스타프리젠츠는 이 부분을 주목했다. 고객이 주문하면 일단 배달트럭이 출발한다. 요리는 트럭 뒷공간에 조성된 무인 주방에서 로봇이 한다. 출발하면서 바로 요리하는 것도 아니다. 최상의 상태일 때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도착 10분 전부터 요리를 시작한다. 배달원은 고객 집 앞에 도착해 로봇이 만들어 포장까지 마친 요리를 전달해주기만 하면 된다. 신스타프리젠츠가 개발한 요리 로봇 ‘오토웍(AutoWok)’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다. 메뉴별로 레시피가 프로그래밍돼 있어 식자재만 트럭 내부 냉장고에 채워넣으면 자동으로 조리하고 배달용기에 깔끔하게 담아준다. 요리 후에는 자동으로 세척 후 다음 주문을 진행한다. 현재 일반 식당과 요리 트럭에서 모두 사용가능한 ‘오토웍 2세대’까지 개발된 상태다. ◇ 미국선 ‘코리안 바비큐’가 대세…구매력 높은 곳 공략신스타프리젠츠는 2016~2018년 미국에서 K푸드가 급속도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시절 세 남자가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한국식 고깃집 프랜차이즈 ‘백정’으로 미국과 호주, 중국 등에서 성공한 ㈜육칠팔에서 해외사업을 이끌던 신기철, 싱가포르에서 테마섹과 모간스탠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로 일하던 신종명, 듀크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삼성SDI와 파워로직스에서 근무한 이상록이 바로 그들이다. 신종명(사진) 신스타프리젠츠 공동대표는 “BTS가 공연 끝나고 고깃집에서 회식하는 모습이 퍼지면서 미국에서 코리안 바비큐의 검색량이 급증했고 ‘백정’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미국 F&B 회사에 인수돼 더 성장했다”며 “한식에 푸드테크를 결합한 사업모델을 고민하다푸드로봇을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업을 하면 승산이 있겠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창업자인 이상록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푸드로봇과 무인자동조리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이들은 처음부터 F&B 시장이 포화상태인 한국보다 미국 주거지역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인당 구매력과 음식 주문 객단가를 감안하면 미국만큼 매력적인 시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 대표는 “한국은 1인 가구의 배달수요가 많아 객단가가 1만~2만원대지만 미국은 50달러 이상”이라며 “같은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미국서 매출이 한국의 2.5배는 나오는데 로봇을 이용해 원가를 줄일 수 있으니 마진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서 K푸드가 연평균 30~40%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사업 성공가능성을 더 높이는 요인이다. ◇ 이동하며 조리하는 쿡앤루트…배달시장 타깃신스타프리젠츠는 올해 3분기 미국서 ‘옳소’(OLHSO)라는 코리안 바비큐 브랜드를 런칭, 식당과 모바일 키친의 투 트랙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우선 한국식으로 테이블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옳소 레스토랑 1호점을 오는 8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인 산 마테오 카운티 중심가에 오픈한다. 이후 2025년까지 캘리포니아 지역에 2개의 레스토랑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선택한 것은 한식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도시 중 상위 10곳이 모두 서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거점 레스토랑에서 오토웍의 역할은 크지 않다. 잡채나 떡볶이 등 사이드 메뉴 조리를 담당하는 정도다. 다만,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주방인력이 바뀔 때마다 교육을 시키고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스타프리젠츠가 개발한 푸드 로봇 ‘오토웍’신스타프리젠츠의 진짜 미래 성장동력은 쿡앤루트(Cook-en-route·이동하면서 조리) 방식의 모바일 레스토랑에 있다. 로봇이 요리하는 무인 키친을 갖춘 트럭으로 미국 음식 배송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에 3대를 우선 런칭, 2025년까지 3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메뉴는 불고기, 닭볶음탕, 두부야채볶음, 잡채 4가지로 설정했다. 신 대표는 “미국에도 도어대시나 우버이츠와 같이 주택가에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지만 이동 거리가 길어서 조리 후 1시간 후에나 고객의 식탁에 올라간다”며 “옳소의 모바일 레스토랑은 갓 조리된 음식을 제공할 수 있고 배달하는 시간이 일반 배송업자 대비 절반 수준인데다 배달공급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배달하기 때문에 배달료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거점 레스토랑에서는 월 60만달러 매출을, 모바일 레스토랑으로는 트럭 한대당 7만2000달러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영업이익률은 25~35%로 기대하고 있다. 신스타프리젠츠가 미국서 시작한 이유에는 규제 이슈도 있다. 국내에서는 쿡앤루트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금지한 것 외에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기 때문에 사업화가 훨씬 수월하다. 현재 미국내 인허가 막바지 단계다. ◇ 향후 치킨으로 확대…미국 상장도 꿈꾼다신스타프리젠츠는 향후 쿡앤루트 트럭을 치킨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트럭에서 갓 튀긴 치킨 윙과 텐더, 감자튀김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치킨은 한국식보다는 철저히 미국 현지화를 할 예정이다. 미국 내에서 1,2위 치킨 사업자인 칙필레와 KFC처럼 압력기에서 튀기는 방식을 적용, 이동 중 튀길 수 있는 푸드로봇 ‘오토프라이어’(AutoFryer)를 선보였다. 신스타프리젠츠는 그간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총 87억원을 유치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CJ인베스트먼트,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스타프리젠츠의 쿡앤루트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높이 산 것이다. 향후 미국 현지 벤처캐피탈(VC)로부터의 투자유치나 미국 증시 상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자회사를 델라웨어 C-Corp 형태로 설립했다. 신 대표는 “스타트업 사업모델 중 F&B는 커버리지가 작더라도 흑자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안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라며 “내년 상반기 안에 턴어라운드하고 이를 기점으로 매장과 트럭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맹사업도 전개해 미국 대표 한식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스타프리젠츠가 올해 3분기 런칭할 쿡앤루트 사업용 ‘옳소’ 트럭 이미지
- 최대주주 바뀐 케어랩스, 대주주 리스크 걷히고 안정될까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케어랩스가 최근 대주주 리스크를 해소했다. 재무적으로 탄탄한 원익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사업도 안정화될지 기대된다.케어랩스 CI (사진=케어랩스)30일 헬스케어업계에 따르면 케어랩스는 지난해 11월 28일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한데 이어 17일 최대주주가 원익홀딩스(지분율 24.05%)로 변경됐다.원익홀딩스는 총 620억원을 투자해 케어랩스 주식 423만8860주(23.27%)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평가된 케어랩스의 기업가치는 약 27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으로는 약 228억원을 인정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케어랩스는 주당 1만4626원에 최종 인수됐는데,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날(지난해 11월 28일)의 종가는 9250원이었기 때문이다.이는 2020년 녹십자가 책정한 경영권 프리미엄이랑 비슷한 규모다. 녹십자 컨소시엄은 2020년 지분 38.2%를 약 1000억원에 확보하려고 했었다. 이는 약 200억원 규모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액수다. 그러나 당시 매각 주체인 옐로모바일(현 옐로) 측이 더 높은 인수가를 원하면서 무산됐었다.케어랩스는 2012년 설립 당시 김동수 대표이사가 최대주주였으나 2013년 옐로우투오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옐로모바일 산하로 들어갔다. 옐로우투오그룹은 옐로모바일의 중간지주사다. 2019년 옐로우투오그룹 채권을 시티랩스가 대리 상환하는 방식으로 케어랩스의 주식을 인수하며 케어랩스의 최대주주가 시티랩스로 변경됐다. 시티랩스의 최대주주 또한 옐로투오의 모회사인 옐로모바일 계열사라 여전히 옐로모바일의 지배력이 미쳤다.옐로모바일은 2012년 설립돼 벤처회사들과 지분을 교환해 덩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한때 기업가치가 4조9000억원에 달했던 비상장사다. 그러나 문어발식으로 스타트업 인수에 몰두하며 내실 다지기에 실패하면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시티랩스 역시 2015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 계속사업이익 적자가 이어진 한계기업이다. 지난해 3월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비적정’ 사유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됐고, 외부감사인도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지닌 곳으로 평가했다.반면 원익홀딩스는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지닌 회사다. 모회사로 원익을 두고 있는 원익홀딩스는 원익그룹의 지주사로 22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지만 반도체장비, 가스, 2차전지장비 등의 사업도 영위하면서 수익도 내고 있다. 원익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 7377억원, 영업이익 6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6149억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과 자본은 각각 2조2254억원, 1조4316억원 규모다.케어랩스는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케어 솔루션, 디지털 마케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3분기 기준으로 디지털 마케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48.8%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는 헬스케어 미디어와 헬스케어 솔루션이 각각 32.2%, 15.4%씩 매출을 내고 있다.케어랩스의 플랫폼은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과 뷰티케어 플랫폼 ‘바비톡’이 있다. 굿닥은 2020년 물적 분할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규제로 인해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된다면 수익 모델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케어랩스는 캐시카우였던 바비톡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적자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케어랩스의 누적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바비톡의 영업이익률이 42.5%에서 6.9%로 35.6%p 급락한 영향이 컸다. 뷰티케어 플랫폼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광고비, 인건비가 증가한 탓이다. 이로 인해 케어랩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익과 순손익도 적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케어랩스는 △2019년 영업이익 36억원, 순이익 6억원 △2020년 영업이익 60억원, 순이익 43억원 △2021년 영업이익 33억원, 순이익 13억원 등 3년간 이익을 꾸준히 내왔던 업체다.업계에서는 케어랩스가 탄탄한 새주인을 맞이하면서 사업적 시너지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익홀딩스는 이번 인수로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구조 다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원익홀딩스의 모회사 원익은 의료기기 사업을 통해 지난해 5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케어랩스 자회사인 메디잡리더스와 협업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원익홀딩스 계열사인 화장품 회사 씨엠에스랩과 베어랩스의 바비톡간 시너지도 기대된다.케어랩스 관계자는 “아직 대표이사 변경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변화를 체감하긴 어렵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안정된 원익홀딩스로의 대주주가 변경된 것은 중장기적으로 케어랩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사업적 시너지도 내면서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매출 3조’ 코로나특수 끝난 에스디바이오센서,M&A로 승부건다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글로벌 체외 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SD바이오센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핵심 제품인 진단키트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연 매출이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특수를 누렸지만 올들어 본격적인 코로나19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매출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현장 신속분자진단 플랫폼 ‘스탠다드 M10’(M10)의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와 더불어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등 인수 기업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자료: 상상인증권. (단위: 억원, 2022년, 2023년 실적은 전망치)◇코로나 진단키트 매출 비중 90% 웃돌아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연 매출은 1조6691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2조9365억원(전망치)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6337억원으로 전년 1조2143억원(전망치)과 비교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2021년에 매출 2조9300억원, 영업이익 1조364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실적 급감의 원인으로는 핵심 제품인 코로나19 진단키트 스탠다드 Q가 엔데믹 추세로 인해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꼽힌다. 스탠다드 Q는 극소량의 검체로 10~30분 이내 질병 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 키트다. 스탠다드 Q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제품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인 스탠다드 Q를 포함한 면역화학진단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전체 매출(2조7346억원)의 91%(2조4908억원)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스탠다드 Q 등 면액화학진단 제품 매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분자진단 제품 M10의 매출 비중을 늘려 엔데믹 추세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M10은 유전자증폭(PCR) 수준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검사 시간을 한 시간 이내로 줄인 현장 신속분자진단 플랫폼이다. M10은 미국 분자진단기업 다나허가 반독점하고 있는 1조6000억원 규모의 현자분자진단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M10은 2021년 12월 확진용 현장 신속분자진단 시스템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정식 허가를 획득했다. M10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140개 이상 병원과 검사기관에 1000대 이상 공급됐다. M10은 해외 시장의 경우 국내보다 먼저 출시한 유럽을 비롯해 2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현재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M10 제품 판매 허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M10은 코로나19뿐 아니라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결핵 △자궁경부암 △장염 △모기 매개 아르보바이러스 등의 질병을 검사할 수 있다.에스디바이오센서는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검사시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인 ‘M10 FAST RT-PCR’ 제품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4월 증평산업단지에 약 1880억원을 투입해 M10 카트리지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준공했다. 증평 공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 공장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연간 최대 5500만개의 M10 카트리지를 생산할 수 있고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4년 국내에 연속혈당기(CGMS)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미, 유럽, 미국 등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를 통해 포도당뿐만 아니라 케톤, 산소포화도, 락타아제의 정보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차세대 당뇨병 종합 솔루션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M10의 검사 메뉴를 확장하고 있다”며 “M10은 다양한 카트리지를 호환시키면 기존 제품보다 훨씬 낮은 오류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美메리디언 M&A로 연 매출 3800억원 발생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 확대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부터 브라질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시작으로 독일 체외진단 유통기업 ‘베스트비온’,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기업 ‘리랩’ 등을 차례로 인수, 글로벌 영업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7월 인수를 결정한 미국 체외 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와의 M&A 절차를 이달 내로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의 M&A가 완료되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연간 380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연내 10개국 직판 체제로 확장할 계획이며 앞으로 연구개발(R&D)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이나 해외진단기업 유통기업 위주의 추가적인 M&A도 고려하고 있다.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현장진단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성장에 대한 비전이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매출 감소에 따른 미래 불확실성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LG엔솔, 美 FEPS에 전기 상용차 배터리 모듈 공급…5만대 규모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버스·트럭 등 전기 상용차 분야에서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관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북미·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배터리 팩을 제조·판매하는 FEPS(Freudenberg E-Power Systems)와 전기차 배터리 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내년부터 FEPS에 1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한다. 이는 고성능 상용차 약 5만대 이상(고성능 전기차 27만대)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FEPS는 독일 프로이덴버그 그룹(Freudenberg Group)을 모기업으로 둔 회사로 2018년 북미 파우치셀 개발, BMS·팩 제조 판매 기업 엑설트 에너지(Xalt Energy)를 인수해 출범했다. 현재는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Midland)에 팩, 모듈 조립을 위한 기가 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조립 단위에 따라 셀(Cell), 모듈(Module), 팩(Pack)으로 나뉜다. 다수의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과 열, 진동 등으로 보호하기 위한 프레임에 넣은 것이 모듈, 이 모듈들을 묶어 각종 제어 및 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팩이다. FEPS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 버스, 전기 트럭 등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하는 전기 상용차 시장을 선점하고, 고부가 전략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기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 시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는 작으나 차량 한 대당 들어가는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장기 공급 계약할 수 있어 배터리 업계에선 ‘고부가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은 최근 내연기관 상용차에 대한 환경 규제들이 강화되면서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상용차(LCV·MHCV·버스 기준) 배터리 시장은 2022년 37GWh에서 2030년 최대 574G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만 40% 이상이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는 규격화된 표준 배터리 탑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시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체 중 선도적으로 모듈·팩 사업을 해오면서 표준화된 모듈 라인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누구보다 시장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북미·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원통형·파우치 등 다양한 폼 팩터 보유 △선도적인 모듈·팩 비즈니스 진행을 통한 표준화된 모듈 라인업 다수 보유 △BMS 역량을 활용한 안전진단 솔루션 제공 △내부 개발·품질 프로세스를 통한 안정적인 품질관리 등 전기차 시장에서 발휘했던 강점들을 바탕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은 “FEPS와 파트너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전기 상용차 시장 선점의 신호탄”이라며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BMS 등 배터리 전 분야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역량으로 최고의 고객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맥스 클레이(Max Kley) FEPS 최고경영자(CEO)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급성장하는 전기 상용차 시장의 고객들에게 최고 품질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시장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인재(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OTS 담당, 오유성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마케팅센터장 상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 Nils Martens FEPS CCO, Dr. Jan Kuiken FEPS CTO, Marco Peisik FEPS SVP이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체결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10곳 중 7곳이 '기대이하'…4Q 실적공포 현실화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예상한 것보다도 더 안 좋다.”상장사들의 2022년 4분기 성적표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낮아진 눈높이마저 한참 밑도는 실적에 당황하고 있다. 이미 증권사들은 4분기 실적 악화가 단순한 ‘일회성 비용’ 탓이 아니라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2023년 실적도 낮춰잡고 있다. 여기에 코스피는 2450선까지 다가서며 증시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분기 실적 발표, 철강·반도체 ‘와장창’1일 퀀트와이즈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증권가의 전망치가 있는 국내 상장사 중 55곳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39곳(70.9%)이 기대치 이하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어닝쇼크를 낸 곳은 현대제철(004020)이었다. 지난달 31일 현대제철은 4분기 27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시장기대치(1020억원)를 371.4% 하회하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철강 시황이 악화하고 파업 영향이 있었다”면서 “올해는 생산 정상화에 따른 매출 회복 및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점진적으로 손익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POSCO홀딩스(005490) 역시 시장기대치(5610억원)를 밑돌며 42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철강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줄어들며 업황이 좋지 않았던데다 태풍 힌남노 침수로 포항 제철소 생산이 중단된 데 따른 영업손실과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다. 효성(004800)과 호텔신라(008770)도 기대치를 각각 160.1%, 125.5%씩 밑도는 4분기 성적표를 내밀었다.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나란히 어닝쇼크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침체 속에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이라고 밝히며 시장 기대치를 37.4% 하회하는 성적을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망치보다 47.6% 낮은 23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날 SK하이닉스(000660) 역시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하며 시장기대치(1조2105억원 적자)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분기 단위 적자가 나온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인 데다 예상한 것보다도 손실 규모가 컸다. 물론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현대오토에버(307950), 진에어(272450) 등 일부 기업들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각각 오는 3일, 10일에 실적을 발표할 ‘빅테크 쌍두마차’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부터 발목을 잡는다. 광고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카카오(035720)는 지난해 10월 IDC센터 화재 관련 비용을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주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진 거래대금 위축과 시장 변동성에 어닝쇼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저조한 실적에 코스피도 발목잡힐라 물론 4분기는 ‘일회성 비용’이라는 변수가 있다. 기업들이 임직원 상여금이나 성과급, 퇴직금 등 인건비를 실적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대금이나 리콜 등의 비용 역시 자주 반영된다. 하지만 70%가 넘는 기업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철강이나 반도체 등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경기하강 우려 속에 ‘업황 침체’도 나타나고 있다. 2023년이 되고 최근 한달간 1분기 코스피와 코스닥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10.5%, 5.7% 줄어든 점도 2022년 4분기 어닝쇼크가 ‘일회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시각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증시는 오르고 있다. 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72포인트(1.02%)오른 2499.80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9.54% 상승세다.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2.5배로 2021년 5월 이후 최고치까지 오른 것이다. 즉, 코스피가 기업들의 실적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3200~3300선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달한 상태”라며 “지금 상태에서 코스피가 추가 상향하기 위해서는 실적 전망치가 상향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기대하긴 어렵다”라고 우려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되고 글로벌 경기 개선세가 나타나며 ‘실적 바닥론’이 대두하면 주가는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과 경기 연착륙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익 바닥에 대한 기대가 나타난다면 증시는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라고 기대했다.
- 중국, 교육·주류 업체 등 일부 산업 IPO 제한 검토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금융당국이 일부 산업에 대해 기업공개(IPO)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1일 중국 경제매체 이차이가 보도했다.상하이증권거래소(사진=AFP)보도에 따르면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최근 산업별 상장 금지, 제한, 지원 등 IPO 절차와 관련된 지침을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산업별 IPO 정책에 차이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산업 분류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세부 규칙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등 국가의 주요 전략에 부합하는 분야, 즉 반도체, 바이오 등에 속하는 첨단 산업은 상장 지원 산업으로 분류된다. 지원 기업에 해당하면 IPO 신청 후 즉시 심사가 이뤄져 신속하게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반면 식음료, 가전, 가구, 의류, 방역 등은 상장 제한(적신호) 산업에 속한다. 이들 기업은 IPO 신청 접수가 가능하나 엄격한 심사를 받는다. 선두 기업 등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상장 절차 이행이 가능하다. 교육, 주류, 금융, 종교 관련 기업은 상장이 금지(황신호)된다. 이들 기업은 IPO 신청 접수도 할 수 없다. 주로 전통 업종이 IPO 제한을 받는 것이다.시장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상장 심사 중인 기업은 300개 가까이다. 심사 중인 대부분 기업이 식음료 기업이라고 이차이는 전했다. 한 기관투자자는 “소문으로만 나돌던 산업별 IPO 정책 차별화로 인해 IPO 신고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면서 “첨단 기술 분야에 속하더라도 단일 기술이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인수합병(M&A) 대상이 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 ‘메모리쇼크’에 무릎 꿇은 삼성·SK…비메모리 필요한데 국가 지원 쥐꼬리
- [이데일리 김응열 이다원 기자] ‘반도체쇼크’가 왔다. 메모리 업계 1·2위를 달리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지며 주저앉았다.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인 탓에 경기 불황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대만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성장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견고한 실적을 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업 역시 비메모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투자를 받쳐줄 국가적 지원은 지지부진하다.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왼쪽)과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사진=삼성전자, 연합뉴스)◇SK하이닉스, 10년 만에 분기 적자…삼성전자 반도체도 영업익 2700억으로 하락SK하이닉스는 작년 연결기준 4분기 매출액 7조6985억원, 영업손실 1조7011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처음이다.연간으로는 매출액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5% 주저앉았다.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실적이 미끄러졌다.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0조4646억원,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68.9% 하락했다. 주력 사업인 DS(반도체)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DS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조700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 그치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전년 동기 8조8400억원에서 무려 97% 빠졌다. DS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하다.글로벌 수요 둔화로 메모리 재고 누적, 판가 하락 등 업황이 가라앉자 이들 기업은 올해 투자 규모 축소 및 설비 재배치 등 감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 삼성전자는 감산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생산라인 유지 보수 및 강화를 위한 설비 재배치를 통해 자연적 감산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선 중국 리오프닝과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에 따른 DDR5 D램 수요 반등 등이 겹쳐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높아, 메모리 반도체의 상승국면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의 경기 침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등에서 야기된 만큼 리오프닝, CPU 신제품 출시로 인한 수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부진은 국내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수출 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불황 뚫고 실적 성장한 대만 TSMC…“우리도 비메모리 투자 필요성 커졌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불황에 속절없이 무너진 것과 달리 대만 TSMC는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6255억3200만대만달러(약 25조6800억원), 영업이익은 3250억4100만대만달러(약 13조34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7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2%에 달한다. 연간 매출액은 2조2639억대만달러(약 92조9500억원), 영업이익은 1조1212억대만달러(약 46조300억원)다. 전년 대비 각각 42.6%, 72.5% 뛰었다.메모리가 아닌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가 희비를 갈랐다. 파운드리는 수주형 사업으로, 단기 경제상황이 나쁘더라도 실적에 와닿는 충격이 메모리보다 덜하다.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파운드리 및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업 인수나 조직 신설 등 비메모리 영역 강화에 힘을 싣는 상황이다. 반도체대전(SEDEX 2022)에 전시된 웨이퍼. (사진=뉴스1)◇반도체 기업 뛰는데 韓 지원 태부족…반도체 육성에 ‘진심’인 경쟁국, 보조금에 25% 세액공제까지기업들이 경쟁력 확보에 발벗고 나서는 것과 달리 국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각종 대책을 쏟아낸 외국과는 대조적이다.대만은 지난달 7일 ‘대만판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혁신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율을 기존 15%에서 25%까지 늘리는 내용이다. 첨단공정을 위한 새로운 장비 투자에는 5% 추가 세액공제를 적용한다.미국은 총 527억달러(약 68조원)의 예산을 반도체 투자 지원에 투입한다. 기업이 반도체와 장비 생산을 위해 쓴 설비 투자액의 25%는 세액을 공제해준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릴 계획인데 이를 위해 1조위안(184조원)을 투입한다.일본은 반도체 기업 지원 보조금으로 7740억엔(8조원)을 편성했다. 대표적인 일본 기업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소프트뱅크 등 8개사는 반도체 합작법인 라피더스를 설립했는데,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700억엔(66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파운드리 기업 유치를 위한 보조금 있다. 유럽연합(EU)도 2030년까지 430억유로(약 57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반도체 투자를 지원한다.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세계 각국, 특히 대만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지원을 밀어붙여주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원책 발표도 늦었을 뿐만 아니라 내용도 외국보다 부실하다”며 “‘K칩스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비메모리 투자를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