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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봉투 의혹’ 쏟아지는 비판에…이재명, 송영길 귀국 요청 (종합)
- [이데일리 박기주 경계영 이수빈 기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후보 측근들이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외부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송 전 대표의 귀국을 요청하며 선 긋기에 나섰다.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고 치부하기엔 최근 드러나고 있는 구체적인 정활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전 대표(사진=뉴스1)이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 앞서 “최근 우리 당의 지난 전대 관련해서 불미스러운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아직 사안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상황 볼 때 당으로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며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희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씀 드리면서 이번 일로 국민에게 심려 끼쳐드린 점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 당은 정확한 사실규명과 빠른 사태수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규명 가리기에는 한계 분명하다. 그래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 요청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저희 민주당은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 다할 것이고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 계기로 삼아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며 ”민주공화정이 무한 책임져야 할 대한민국 공당으로서 국민에게 실망 심려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송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으로 실형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휴대폰 포렌식 과정에서 민주당의 돈봉투 의혹을 포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전당대회 당시 돈 전달 과정에 관여한 공모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모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불법 자금의 총 규모는 9400만원 수준, 민주당 의원들에게 6000만원, 전국 대의원 및 권리당원에 1400만원, 지역·캠프 사무실 상황실장에게 2000만원 규모의 돈봉투가 뿌려졌다는 의혹이다. 사건 초기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에 나섰지만, 이와 배치되는 녹취록이 차례로 공개되면서 의혹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여당은 총 공세를 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민주당 회의에 앞서 열린 회의에서 “(녹취록을 보면) 오빠·형님으로 서로 호칭하면서 ‘돈봉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등 자련스러운 대화를 하고 있다. 이를 보면 민주당에 돈봉투가 일상화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늘 있던 대화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당내 적당한 기구에서 자체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의 자정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심판은커녕 각종 부패한 혐의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했던 민주당”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쩐당대회’의 핵심인 송 전 대표에게 진 빚이 없다면 하루빨리 귀국시켜 의혹을 밝히는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당 내부의 비판도 거세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런 쓰레기 같은, 시궁창에서만 볼 수 있는 냄새나는 고약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할 말이 없다”며 “(당 지도부가) 단호하고 가차 없이 이에 대해서 내부 척결을 하겠다는 이런 의지를 표명하고 실제로 실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검찰 등 수사기관보다도 더 실력 있는 사람들로 (내부 조사 기구를) 채워서 성역 없이 엄혹하게 아주 세게, 전반적으로 다 조사해야 한다. (조사가 유명무실화하면) 민주당이 그냥 송두리째 다 붕괴될 것”이라며 “칼날이 무디거나 하면 국민들이 다 알아차린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말도 안 듣는 `개딸`…지지자인가 훌리건인가[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개딸’. 개혁의 딸의 준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말합니다. 특히 지난 3·9 대선 전후로 민주당에 입당한 20만 명의 신규 당원 중 다수를 이루는 2030세대 여성 ‘팬덤’을 뜻합니다.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개혁을 이루겠다며 스스로를 ‘개딸’이라 칭했죠. ‘개딸’의 화력은 생각보다 컸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대 전당대회 판세를 흔든 것이 대표적 사례죠. 당심과 민심의 격차 해소를 주장하며 여론조사 반영 확대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당헌 개정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죠. 이재명 대표를 향한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개딸’의 개념은 이제 단순히 2030 여성을 넘어 이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여성으로 확장됐습니다.다만 이들의 행보가 마냥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이 대표와 다른 견해를 표출하는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문자폭탄과 퇴진 시위 등은 당의 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죠. 최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의 대거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까지 나섰었죠.거세지는 이들의 행보에 이 대표도 “이재명의 동지라면, 민주당을 사랑하는 지지자 분들이라면 내부 공격과 갈등 대신 설득과 화합의 길에 앞장서 줘달라”며 수차례 자제를 요청했지만 그 수위는 낮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당원들의 목소릴에 귀 기이울이지 않는 ‘의원들의 반성’을 먼저 요구했습니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도 바쁜 민주당이지만 ‘개딸’과의 소통도 시급한 모양새입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월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비명계’를 향한 개딸의 공세, 반복된 이재명의 다그침개딸의 주 타깃은 이 대표를 앞장서 돕지 않거나,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는 비명계 의원들이었습니다. 지난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대표적 비명계인 홍영표 의원을 향해 하루 최대 2000통의 문자폭탄을 보내기도 했죠. 홍 의원의 지역사무실까지 찾아가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대자보로 도배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전당대회 출마부터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강조하며 이 대표의 퇴진을 주장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이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예상과 달리 30명이 넘는 이탈표가 나오자 개딸들은 분노했습니다. 표결 직후,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 의원들이 나올 때 마다 욕설이 섞인 말을 쏟아냈죠. ‘민주당 낙선명단’ 등 자료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유추되는 의원들의 명단은 문자를 통해, 온라인을 통해 도배됐습니다.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며 수박 풍선을 터뜨리기도 했죠.거세지는 이들의 행보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고 개딸들을 향해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죠. 또 지난 3월 이원욱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의원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1인 피켓 시위도 열었죠. 이 대표는 “설마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들일까 의심이 든다.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反)민생 세력과 싸워 달라”며 “특히 ‘악마화’를 위해 조작된 이미지까지 사용해 조롱하고 비난하는 것은 금도를 넘는 행동”이라며 “생각이 다르다고 욕설과 모욕,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적대감만 쌓일 뿐”이라고 자제를 거듭 요청했습니다.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에 강성 지지자의 목소리가 담긴 대자보가 붙여졌다.(사진=홍영표 의원실 제공)◇野중진까지 나섰지만…개딸 “왜 지지자에게 뭐라 하나”이 대표의 말도 듣지 않는 탓이었을까요. 친명(親이재명)계 의원들까지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당내 중진 의원들은 지난 14일 개딸을 만나 비명계를 향한 과도한 비판과 악의적 비난의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김상희, 우원식, 정성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원존에서 열린 ‘2023 버스에서 내려와, 당원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갈등 과정에 대해 당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실제로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당원들은 그간의 불만을 여과없이 쏟아냈죠.이는 앞서 민주당 4선 의원들이 기획했던 ‘단결과 총선 승리를 위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의 연장선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은 지난 2016년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가는 등 과격 시위를 하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제를 요청한 것에서 유래되기도 했죠.정 의원은 “정당 정치는 추구하는 노선,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임”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늘 말하듯 작은 차이보다 우리가 추구하려는 목표, 가치, 노선이 비슷하다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안 뛴 것 아니냐고 질책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통 방식이 거칠고 어떤 면에서는 폭력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 지나친 소통 방식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그러나 ‘개딸’을 포함한 열성 당원들은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개딸’이 아닌 비명계라고 규정하며, 자신들의 비판을 막는 것에 대해 불만을 서슴없이 표명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모씨는 “당의 주인으로서 국민이 주권자. 정당 주인은 당원인데 ‘왜 당원이 내려와야 하나’”라며 “의원들이 먼저 반성하는 게 정치인 자세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이 대표를 향해 하는 수사 방향이 모두 잘못됐다고 하는데 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지 않고 이 대표를 당과 분리해야 한다고 하느냐. 그런데 왜 이 대표를 지키려 하는 지지자를 향해 공격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죠.또 다른 참석자인 임모씨는 “(개딸을) 악성 훌리건, 팬덤으로 얘기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엇으로 됐나. ‘노빠’로 되지 않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빠’가 만들었다. 그럼 이 대표도 ‘개딸’ 즉, 적극 지지자를 통해 대선 후보가 된 것이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이 행사를 지켜본 한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원이라면, 자신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수용하는지에 대한 자세를 갖췄는지 돌아보면 좋겠다”고 짧은 평을 남겼습니다. 당원이 곧 당의 주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만 개딸만이 당의 주인은 아니겠죠. 이 대표가 민주당의 다양한 소리를 듣기 위해 비명계 인사를 지도부에 품은 결단이, 그 진심이 개딸들에게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더 걸릴듯합니다.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돈봉투 90개’ 풍전등화 민주당…檢 칼끝, 어디까지 [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연이은 실책의 반사이익을 보던 더불어민주당에 초대형 악재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전당대회 과정에서 수천만원 규모의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인데요. 많게는 20명의 현역 의원까지 연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여야가 서로 ‘못하기 경쟁’을 하는 모양새인데요. 어디까지 사실로 드러날지 당분간 정치권의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연합뉴스)시작은 송영길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입니다. 그는 지난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으로 실형을 받았는데요. 그의 휴대폰 포렌식 과정에서 돈봉투 의혹 관련 녹취록을 확보한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정근 게이트’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전당대회 당시 돈 전달 과정에 관여한 공모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모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보면 검찰은 불법 자금의 총 규모를 940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6000만원, 전국 대의원 및 권리당원에 1400만원, 지역·캠프 사무실 상황실장에게 2000만원 규모의 돈봉투가 뿌려졌다는 것이죠. 압수수색이 시작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당사자들은 ‘검찰의 기획수사’라며 선을 긋고 나섰지만 다소 불리해지는 형국입니다. “윤관석 의원을 만나서 그거 줬고 이렇게 봉투 10개를 만들었더만” (이 전 부총장), “그래서 여기 다섯 명이 빠졌더라고. 오늘 안 나와 갖고. 그래서 오늘 빨리, 그래야지 내가 여기 회관 돌아다니면서 만나서 처리하고” (윤관석 의원), “내가 송(송영길 전 대표) 있을 때 같이 얘기했는데” (이성만 의원) 등 통화 내용이 한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공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이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 파악이 되기 전까지 판단을 미루는 것으로 해석되는 데요. 다만 인식 아래에는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합니다. 이재명 대표의 “이 정부의 장기가 압수수색이다. 객관적 진실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 객관적 진실을 왜곡·조작하는 검찰의 행태가 일상이기 때문에 잘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여당은 이에 대해 “범죄 혐의자 국회의원들로 따로 국회 교섭단체(20석)를 꾸릴 수준까지 갈 태세”라고 비꼬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돈봉투 선거가 169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의 선거에서 횡행하고 있다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쩐’당대회라고 표현될 정도로 부패한 듯하다”고 했고,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돈봉투당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건 결론적으로 가장 이득을 본 송영길 전 대표의 거취입니다. 그는 파리 현지에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를 감시·감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당시 당 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모든 의혹에 대해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죠. 하지만 이 같은 송 전 대표의 말에 대한 반응은 싸늘합니다. 여권에서는 당연히 “빨리 귀국해 사과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당 내부(조응천 의원)에서도 “조금 궁색하지 않나. 제 발로 들어와 조사 받는 것이 더 당당하지 않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지난 2008년 전신인 한나라당 당시 돈봉투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당사자였던 박희태 전 의원은 국회의장직을 사임했고, 결국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를 받았습니다. 이번 민주당 관련 의혹의 경우 관계자가 더 많아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아직 관계자들의 실명이 모두 나오지 않은 상황,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이재명의 `개딸` "문빠가 文대통령 만들었듯…李대통령 만들 것"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중진 의원들은 14일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을 만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과도한 비판과 악의적 비난의 자제를 요청했다. 문자 폭탄 등 내부 공격을 자제해 당의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취지다.다만 개딸들은 오히려 내분을 일으킨 것은 비명계 의원들이라 주장하며 당내 의원들의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는 이 대표에 대한 ‘비토’를 놓는 의원들의 낙선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5월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상희, 우원식, 정성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원존에서 열린 ‘2023 버스에서 내려와, 당원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갈등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 행사는 앞서 민주당 4선 의원들이 기획했던 ‘단결과 총선 승리를 위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의 연장이다.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은 지난 2016년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가는 등 과격 시위를 하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제를 요청한 것에서 나오게 됐다.우 의원은 “당의 단결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하는데 최근 당내 분란 상황이 걱정됐다”며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이 버스에서 내려오고 서로 단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대화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정 의원은 “정당 정치는 추구하는 노선,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임”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늘 말하듯 작은 차이보다 우리가 추구하려는 목표, 가치, 노선이 비슷하다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안 뛴 것 아니냐고 질책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통 방식이 거칠고 어떤 면에서는 폭력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 지나친 소통 방식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그러나 ‘개딸’을 포함한 지지자들은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비명계라고 규정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제 당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토론회에 참석한 박모씨는 “당의 주인으로서 국민이 주권자. 정당 주인은 당원인데 ‘왜 당원이 내려와야 하나’”라며 “의원들이 먼저 반성하는 게 정치인 자세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박씨는 “‘개딸’이 불편하다면 ‘잼딸’(이재명의 딸)이라 하겠다.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입당을 하게 됐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 대표를 향해 하는 수사 방향이 모두 잘못됐다고 하는데 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지 않고 이 대표를 당과 분리해야 한다고 하느냐. 그런데 왜 이 대표를 지키려 하는 지지자를 향해 공격하나”라고 질타했다. 한 여성 당원은 마이크를 잡고 “이 대표 혼자 대선을 치렀다. 너무 불쌍하더라”며 “지금도 마찬가지고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또 다른 참석자인 임모씨는 “(개딸을) 악성 훌리건, 팬덤으로 얘기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엇으로 됐나. ‘노빠’로 되지 않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빠’가 만들었다. 그럼 이 대표도 ‘개딸’ 즉, 적극 지지자를 통해 대선 후보가 된 것이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모씨는 “현재의 의석를 가지고도 언론 개혁, 사법 개혁, 재벌 개혁을 전혀 못 한 원인이 특정 계파에 속한 정치인에 있다고 본다”며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 등에 대한 제명 청원이 10만 명까지 갔다는 것은 당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고, 당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과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한 여성 당원은 “옛날 전두환, 이명박이 우리에게 물대포를 쏘고, 총을 쏘는 것과 똑같이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으로 우리의 흐름을 꺾으려 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다음번에는 우원식 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2024년 ‘3선 동일 지역 연임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 대표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여러분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의 가치를 갖고 정책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정무적인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주면 좋겠다. 당원도 이 대표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이나 정치인을 공격하는 것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우원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들이 지난달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