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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차익실현에 나스닥 1.5%↓…각국 정상, 무안참사 애도[뉴스새벽배송]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늘어난 탓이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테슬라, 엔비디아 등이 약세가 두드려졌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가 지속한 것도 기술주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은 참사에 대해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거리핵전력조약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중국 비야디(BYD)가 전기차 생산 공장에서 노동력 착취를 벌였다는 판단 아래 강제노동 조사에 착수했다. 다음은 30일 개장 전 주목할 만한 뉴스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연말 결산 앞두고 美 3대 증시 하락 마감-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7% 하락한 4만2992.21로 마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1% 내린 5970.84 기록.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9% 밀린 1만9722.03으로 집계.-뉴욕증시는 뚜렷한 재료 부재 속에서도 연말 결산을 앞두고 차익실현 물량이 확대되면서 하락 마감한 것으로 분석.◇차익실현 투매에 기술주 ‘뚝’…테슬라 5% 급락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차익실현 움직임 확산 속 최근 주식 랠리가 펀더멘털과 연계가 부족하다는 시장 평가 나오면서 5.0% 하락.-엔비디아는 기술주 전반의 약세에 영향을 받은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의 세금 회피 시도 의혹에 2.1% 약세 기록.-이밖에 애플(-1.3%), 메타(-1.7%) 등도 기술주 약세에 동조 흐름 보여.-반면 어메디시스는 유나이티드헬스와 합병 기한 연장 소식에 합병 완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장 평가 나오면서 4.7% 상승.◇미국 국채금리 고공행진…4.6%대 기록-27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전주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4.6% 기록. -전거래일에는 4.64%까지 오르면서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 나타내.-내년 금리 인하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채 수익률 상승세 보여.-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기술주 약세 심화하는 데 영향 미친 것으로 분석돼.◇제주항공 참사, 사망 179명·구조 2명 최종 확인 -구조당국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 참사에 대해 지난 29일 오후 9시 기준 사망자가 17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혀.-구조자는 2명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제주항공 7C2216편에는 승객 175명, 객실 승무원 4명, 조종자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사고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제주항공 7C2216편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충돌해 기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 발생.◇美 바이든, 제주항공 참사 애도…“필요한 지원 제공”-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한국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 표해.-바이든 대통령은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 국민은 한국 국민과 깊은 우정의 유대감을 공유하며, 이 비극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생각하며 기도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미국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 “희생자 가족과 대한민국 전체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는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이 위로 전해. ◇러시아 “중거리핵전력조약 철회…美 이미 탈퇴”-러시아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생산·배치를 중단하기로 했던 조약(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철회하겠다고 밝혀.-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관영 매체인 리아노보스티와 인터뷰에서 “조약은 더는 실행 가능하지 않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경고를 오만하게 무시했고 실제 중·단거리 무기를 세계 여러 지역에 배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INF는 지난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서명으로 체결. -러시아가 2017년 발트해 연안에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하자 미국은 2019년 INF 파기를 선언하고 이 조약에서 공식 탈퇴한 바 있어.◇브라질, 中 BYD 강제노동 조사 착수-29일(현지시간) 브라질 당국 등에 따르면 바이아주(州) 카마사리 비야디(BYD) 전기차 생산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거진 근로자 163명의 노동력 착취 피해 사건에 대한 형사처벌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비야디와 협력업체인 ‘진장 오픈 엔지니어링’ 조사 착수.-BYD에 대한 임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면밀한 불법 행위 경위 조사 나서.-앞서 BYD 신축 공장 현장에서는 163명이 노예와 같은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현지 근로 당국에 의해 확인돼.-이번 사건으로 카마사리 전기차 공장을 이르면 이달 말부터 가동해 남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던 BYD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 나와.
- [K바이오 블록버스터]③상위 30위 블록버스터…화이자 ‘최다’, 키트루다 ‘최고’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글로벌 매출 30위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등 서양 제약사의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권 제약사는 1곳만이 글로벌 매출 30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질환별로는 당뇨와 항응고제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블록버스터 상당부분을 차지했다.18일 이데일리가 글로벌 매출 상위 30위 의약품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가 4개 품목으로 최다 품목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매출은 20개 이상의 적응증을 확보한 키트루다였다. 일라이 일리의 2형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는 매출 상위 30개 제품 중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2023년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 의약품.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화이자는 글로벌 매출 상위 30위 의약품 중 항응고제 ‘엘리퀴스’(4위),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7위),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존슨앤드존슨과 BMS가 각각 3개 품목으로 뒤를 이었다. MSD(머크), 일라이 릴리, 아스트레제네카는 각각 2개의 품목을 글로벌 매출 30위에 안착시켰다. 아시아권 제약사 중에서는 아스텔라스가 유일하게 매출 30위 이내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는 지난해 53억4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아스텔라스의 대표 품목으로 떠올랐다.◇키트루다 독보적 1위…당뇨 치료제 역습 시작제품별로 살펴봤을 때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키트루다는 여전히 고속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매출 209억37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매출은 250억1100만달러로 약 20% 가량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매출 2위인 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지난해 매출 144억4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휴미라는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밀리면서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휴미라의 특허는 지난해 종료됐으며 이후 전세계적으로 10개의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LG화학 ‘젤렌카’ 등이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휴미라 매출은 특허만료 직전인 2022년 212억3700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애브비 전체 매출의 37%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 특허 만료 이후 매출은 약 32% 급락한 144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GLP-1 계열 당뇨치료제 오젬픽과 마운자로의 성장도 눈에 띈다. GLP-1 계열 당뇨치료제가 비만 치료에도 사용되면서 크게 주목받은 것으로 분석된다.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 매출은 2022년 100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8억9200만달러로 약 38% 가량 성장했다. 릴리의 마운자로는 2022년 4억8300만달러에서 지난해 51억6300만달러로 급성장했다. 마운자로의 성장률은 968%로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두 제품의 경우 비만치료제로 큰 주목을 받은 만큼 올해는 더 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블록버스터 후보들의 경쟁 약물 성장도 이어졌다. 경쟁 약물의 매출이 오르면서 시장 파이를 지속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은 K바이오 블록버스터의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먼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는 지난해 57억99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6% 성장한 것이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와 같은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인 CSL베링의 ‘프리바이젠’ 매출은 2022년 대비 16% 오른 46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향후 전망은?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글로벌 의약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젬픽은 매년 평균 7.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전세계 매출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현재 독보적 매출 1위인 키트루다는 비만약 시장 확대에 2028년 특허 만료 등의 영향으로 순위가 9위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남연정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미국 성인 절반 가량,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인구가 비만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당뇨 및 비만 치료제 등 대사 질환 치료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거의 최종" 출근일도 정했는데…法 "근로계약 불성립"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기업이 채용과정에서 ‘거의 최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출근일까지 협의했더라도,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면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채용취소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2022년 10월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인 A사는 관리총괄 이사를 구인하는 채용공고를 냈고, B씨가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면접을 진행한 뒤 회사 대표이사는 B씨에게 전화해 “함께 근무가 가능할 것 같다”며 출근 가능일과 급여를 문의했다.대표이사는 통화에서 “합격이 두 사람으로 좁혀졌는데, 일단 (B씨로) 선정은 해놓았다”며 “이것으로 그냥 거의 최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뒤 다른 후보자를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B씨에게 “입사가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했다.이에 B씨는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채용 내정이 이뤄졌으므로 근로관계가 성립했다”며 부당해고로 판정했다.서울행정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표이사가 사용한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일단’, ‘거의’ 등의 표현은 내부적으로 두 후보 중 B씨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만 해석될 뿐”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재판부는 급여 조건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면접 과정에서 연봉 6000만~6500만원 선에서 논의는 됐으나, 500만원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성과수당 지급 여부와 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채용공고에는 정규직과 계약직이 모두 가능하다고 명시됐음에도 고용형태나 계약기간, 수습기간 적용 여부 등에 대한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재판부는 또 “‘출근’이라는 표현을 썼더라도 2차 면접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고, 설령 근로자로서의 출근을 의미하더라도 향후 직접 만나 최종 근로계약이 체결될 것을 전제로 한 출근일 협의에 불과하다”고 봤다.그러면서 “임금, 업무내용, 근로계약 기간 등 근로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대해 구체적 합의가 없었다”며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중요사항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없다면 이는 우선 대상자로 근로계약 체결을 협의하겠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이번 판결은 채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재판부는 경력직 채용의 경우 단순히 합격 통보만으로는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임금, 업무 범위, 근로계약 기간 등 핵심적인 근로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어야 법적으로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는 뜻이다. 이는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근로조건을 명확히 해야 하고, 구직자들 역시 최종 합격 이전에 세부 근로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사진=이데일리DB
- '큰 손도 떠났는데 환율마저' 위기의 K면세점 "제살깎기도 이젠 한계"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면세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중국 내수 침체로 ‘큰 손’인 따이궁(중국 보따리 상인)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계엄·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턱밑까지 치솟고, 세계 각국에 ‘한국 여행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외국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제 살 깎기’로 보릿고개를 버티고 있다.◇따이궁도 발길 끊었는데…계엄·탄핵 정국 ‘핵폭탄’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면세업계의 총 매출액은 1조 1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 1553억원)와 비교해 12.1% 감소한 수치다. 업계의 장기 불황은 연 매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는 총 13조 758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던 2020년(15조 5051억원)보다 11.3%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4조 8586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난 수준이다.업계 불황은 핵심 고객인 따이궁의 발길이 끊긴 탓이 크다. 이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상품을 대거 매입해 현지에서 파는 상인이다. 캐리어를 끌고 면세점에 방문해 물건을 쓸어 담아 ‘싹쓸이’ 쇼핑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국내 면세업계의 따이궁 매출 의존도는 70%에 육박할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자국의 뷰티 제품 사용이 늘면서 따이궁의 활동이 대거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따이궁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유커(단체관광객) 규모도 감소세다.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싼커(개별여행객) 비중이 늘고 있어서다. 20·30세대가 주축인 이들은 면세점보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 현지 소비 채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계엄·탄핵 정국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이 치솟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기준 1467.5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2.7원이 올랐다. 환율이 146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처음이다. 면세점은 달러 기준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제품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다.혼란한 정치 상황에 방한 외국인 타격도 예상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한국에 대해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는 한국 여행 자제를 당부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업체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내년 1분기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대비 19% 줄어든 83만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매출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10월 기준 면세점 외국인 고객의 매출은 849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6%로 나타났다. ◇먹구름만 가득한 미래…제 살 깎는 것도 이젠 한계면세업계가 고환율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과거 환율보상제를 시행했던 모습 (사진=연합뉴스)면세점들은 각자 비용 감축에 주력하며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8월에는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최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수장을 교체하는가 하면 명동의 홍보관인 ‘나우인명동’ 사업 철수도 결정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신세계DF)도 지난달 5년 이상 근속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신라는 올해 하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328억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제 살을 깎는 환율 보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거나 행사 카드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명동 본점, 월드타워점, 부산점, 제주점에서 내국인 회원에게 최대 124만원까지 환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면세점도 환율 보상 이벤트로 온라인몰에서 50달러 이상 결제하면 사용할 수 있는 15% 쿠폰을 주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환율 보상 프로모션으로 더블 적립금과 추가 혜택 적립금을 제공 중이다. 기준환율도 계속 인상 중이다. 앞서 면세점업계는 지난 5월 기준환율을 1300원에서 135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지난주 1400원으로 또 인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게 되면 기준환율 추가 인상 압박도 커질 수 있다. 이는 국내 브랜드 상품의 정상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지만, 면세점 마진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정부도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면세점 특허수수료를 50% 감면키로 했다. 특허수수료는 면세점의 사회적 기여를 위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징수하는 제도다. 업계는 연간 400억원 가량을 이 비용으로 사용해왔다. 정부는 또 해외에서 휴대 반입하는 면세 주류와 관련해 ‘총량 2ℓ’, ‘총 400달러 이하’라는 상한선은 유지하면서 현행 2병인 반입 병수 제한은 폐지했다. 다만 업계는 업황을 반전시키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환율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정도 대책만으로는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환율보상 프로그램 등 자구책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지금은 환율이 낮을 당시 매입한 상품의 마진을 줄이면서 버티고 있지만 이 이상은 힘들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 자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악재들이 업계를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이 수개월 이상 지속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