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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인사 대부분 親암호화폐…트럼프 취임후 주목해야 할 이슈 3가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 대부분이 암호화폐(가상자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1세기 금융 혁신 및 기술 법안(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과 ‘CBDC 반감시 국가 법안(CBDC Anti-Surveillance State Act)’이 하원을 통과한 상태로, 트럼프 시대 가상자산 산업의 획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왼쪽부터 데이비드 삭스 가상자산·AI 총책임자,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재무장관왼쪽부터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 프렌치 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①인물: 트럼프 일가와 정치 엘리트들의 암호화폐 지지지난 11일 법무법인 디엘지가 주최한 ‘크립토 시장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이해와 2025년 전망’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한 김종승 전 SK텔레콤 웹3 비즈니스 리드(VCVA·Vita Contemplativa Vita Activa, a Crypto Community 설립자)는 “포브스가 선정한 트럼프 이너서클 20명 중 11명이 암호화폐와 친밀한 인물들”이라며 △데이비드 삭스(가상자산·AI 총책임자) △폴 앳킨스(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하워드 루트닉(상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재무장관) △스티븐 미런(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신시아 루미스(상원의원) △프렌치 힐(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 장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을 언급했다.그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뿐만 아니라,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창업자인 피터 틸은 크립토와 AI 분야에서 중요한 투자자이며, 데이비드 삭스는 크립토 기업들과 관계가 깊고 암호화폐인 솔라나(Solana, SOL)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일가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을 통해 체인링크(LINK), 온도파이낸스(ONDO) 등을 매수해 급등시켰다”면서 “실리콘밸리의 AI와 가상자산 지지자들이 트럼프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드리버티는 지난해 9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주도해 만든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것은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 상무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김종승 VCVA 설립자는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디지털 상거래 상공회의소 자문위에서 근무했는데, 지난 11월 리포트를 보면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의 달러 지배력을 확대하는데 유용한 솔루션이라는 게 명시적으로 언급돼 있다. SEC에서도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하워드 루트릭 상무부 장관은 CEO로 있던 칸토르 피츠제럴드를 통해 테더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투자해 5%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를 거친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크립토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은 적지만, 경제 성장 및 GDP 대비 부채 비율 축소 등을 목표로 하는 3·3·3 전략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금융 정책에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②법안: 가상자산 중복규제 없애는 FIT21법안트럼프 정부 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지지 세력이 상당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법안은 ‘21세기 금융 혁신 및 기술 법안(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 FIT21)’이다. 이 법안은 이미 하원을 통과했다.FIT21 법안은 블록체인의 분산화 수준을 기준으로 SEC(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권한을 명확히 정의하고, 시장 거래를 규제하며 규제의 중복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다. 규제 기관의 권한 정의, 소비자 보호, 스테이블코인 요구 사항, 자금 세탁 방지 조치, 세금 처리 등을 포함한다.‘CBDC 반감시 국가 법안(CBDC Anti-Surveillance State Act)’도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개인용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거나 직접 관리하는 것을 금지하고, 통화 정책에서의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김종승 VCVA 설립자는 “FIT21과 CBDC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며,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과 프렌치 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의 지원 덕분에 법안 통과가 예상된다”면서, “FIT21이 통과되면 새로운 토큰 이코노믹스를 설계할 때 SEC 규제를 받을지, CFTC 규제를 받을지에 대한 기준이 정해지고, 이에 맞는 배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어 그는 “미국은 현재 19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BTC)을 보유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이를 100만 개까지 늘려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 한다”면서, “트럼프는 CBDC가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반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대안이 될 수 있는 CBDC를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③미래: 달러기반 스테이블코인 주목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비트코인을 달러나 금을 대체하는 자산으로 보유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헷지 기능을 통해 달러와 같은 기존 자산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통화를 발행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통화 발행 수익(시뇨리지·Seigniorage)으로 무역 적자 등을 해결해왔지만, 대외 무역 적자와 달러 가치 약화가 지속될 경우 시뇨리지 수익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미국 경제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략적 준비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서 교수는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크로스보더 결제에서 비트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치가 실제 자산에 고정돼 변동성이 없는 암호화폐 자산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는 테더(USDT), USD코인 (USDC), 바이낸스 USD (BUSD), 다이(DAI) 등이 있다.
- “빅테크·유통기업은 동반자”…은행, 임베디드금융 경쟁 본격화
-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은행권이 올해 임베디드금융(비금융 플랫폼에 금융기능 탑재) 조직·인력을 확충하면서 비금융 업종과 적극적인 협력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빅테크·유통·제조기업 등 비금융 기업을 ‘사업 동반자’라고 보고 은행의 고객기반을 넓힐 활로로 삼는 것이다. 저성장과 인구 감소로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운 은행이 비금융 업체를 연결고리로 제휴처 고객을 은행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임베디드금융 조직 키워 ‘B2B2C’ 속도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임베디드금융 조직을 확대해 적극적 제휴를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지난해 삼성금융네트웍스 모니모, 스타벅스와 제휴를 통해 ‘업계 1등과의 협업’에 나선 KB국민은행은 기업고객그룹 내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영업1·2부로 나누어 영업력을 강화키로 했다. 스타뱅킹영업부에서 일부 가지고 있었던 임베디드금융 업무도 임베디드영업본부로 일원화했다. 국민은행의 임베디드금융 키워드는 제휴처를 통한 비대면 영업 활성화다. 수백만명의 월간활성화사용자(MAU)를 확보한 삼성 모니모, 스타벅스 앱에 국민은행 계좌 개설·결제 기능 등을 넣어 자연스레 신규 고객을 비대면 채널로 유입하는 것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삼성 모니모, 스타벅스와 연계한 특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각 사의 고객 특성에 맞는 금융상품을 제공해 제휴사의 고객을 국민은행의 고객으로 만드는 전략이다.기존 기업고객과의 단단한 네크워크를 강화해 ‘B2B2C(기업-기업-개인)’ 사업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펌뱅킹 등 기업자금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던 조직에 신규 인력을 충원해 특화 상품을 기획 중이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BaaS(뱅킹 서비스 탑재), PaaS(플랫폼 제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 확대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영업추진4그룹을 대신해 플랫폼 비즈 중심 조직인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을 신설했다. 그룹 내 플랫폼영업부를 중심으로 새 고객을 유입한다.특히 신한은행은 공급망금융(SCF)을 통해 B2B2C 사업을 강화한다. 일례로 공급망금융 협약을 맺은 현대제철에 지난해 11월부터 비대면 판매론 서비스를 시행했다. 현대제철의 온라인 철강 판매 플랫폼 ‘에이치코어 스토어’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에 전자방식으로 대출하는 것이다. 현대제철 중소 협력업체도 신한은행의 고객이 돼 새 기업거래를 유치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스포츠 분야에서 KBO, 리테일에선 다이소 등 제휴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상품을 확대한다. 신한은행 계좌로 연결된 토스페이로 한화이글스·SSG랜더스에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주고 ‘월간 다이소’를 통해 다이소 고객들이 입출금 계좌를 만들면 멤버십 포인트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해 말 신사업제휴추진부와 혁신기술플랫폼부를 신사업제휴부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최근 토스 앱에서 미성년 자녀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를 개설·관리할 수 있는 제휴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 대표적이다. 농협은행은 기업디지털플랫폼부 안에 임베디드금융국, 임베디드금융팀을 신설했다.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외부기업과 제휴를 통해 BaaS, 특화사업모델을 발굴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3년부터 당근·당근페이, 쿠팡, 이디야커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협업을 통해 고객기반을 넓히고 있다.임베디드 금융 형태(자료=맥킨지 앤드 컴퍼니, 하나금융연구소)◇“플랫폼은 사업동반자”…MZ세대·니치마켓 공략최근 각 금융지주·은행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영업전략에서 ‘임베디드금융’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타업종,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더는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연결과 확장’을 강조하며 디지털사업·영업력 강화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빅테크·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이들을 ‘잠재 경쟁자’로 생각해왔던 은행권이 ‘사업 동반자’로 인식을 전환한 건 포화상태인 시장 파이를 키울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30대 이하 신규고객을 유입하기 쉽지 않은데 이러한 정체기를 타개할 수 있다.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예를 들어 디지털 물류회사, 문화예술 기업과 제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고 무역금융·문화예술 틈새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안성학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 SMFG는 비금융자회사를 설립해 데이터관리·인사·마케팅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비금융자회사를 또 다른 기업에 연결해 디지털 전환을 제공하기도 한다”며 “국내 금융사가 수출입금융플랫폼 등 비금융서비스까지 고도화해서 복합적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