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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 음주 추태 심각... “힐링하러 갔다가 킬링할 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가족과 야영을 위해 캠핑장을 찾은 김모씨는 힐링하러 갔다가 되려 고통만 받고 왔다고 토로한다. 김모씨는 “새벽 1시가 넘도록 술 마시고 웃고 떠드는 단체 캠핑족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면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소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말한다.가족과 함께 모처럼 캠핑을 갔다가 소위 꼴불견 캠핑족 때문에 얼굴만 붉히고 돌아오는 것이 비단 김씨만의 일은 아니다. 한밤 중 음주로 인한 고성방가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캠핑은 가족 단위로 가는 경우가 많아 어린 아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침이면 소주병, 맥주캔 등이 즐비하다. 이에 대한 불만 사례가 늘어나자 일부 캠핑장은 아예 단체 캠핑족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밤 10시 이후에는 캠핑장 입장을 금하고 심야의 자동차 출입을 금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캠핑장 내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소규모 캠핑장이나 불법으로 운영되는 캠핑장의 경우는 그렇다 할 대책도 없이 속수무책이다. 꼴불견 캠핑족에 대한 강제적인 제약도 필요하지만 ‘캠핑은 곧 음주’라고 생각하는 술에 관대한 사회적인 인식부터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캠핑장에서의 과도한 음주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지만 술을 마시는 당사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캠핑장 음주가 위험한 이유와, 알아두면 좋을 캠핑장 건강음주법에 대해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박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피서철 캠핑장 음주가 위험한 이유여름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술에 빨리 취한다. 높은 습도와 온도 때문에 땀이 많이 나 몸 속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기 쉽다. 여름에는 체온 조절을 위해 말초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미 확장된 혈관을 알코올이 더 확장시키기 때문에 심장박동이 빨라져 알코올 흡수도 빨라진다. 다른 계절보다 여름이 술에 더욱 취약한 이유이다. 또한 더운 날 마시는 술은 마실 때에는 시원하지만 알코올의 발열작용으로 인해 체온은 오히려 상승한다. 체온이 상승하면 신장의 열도 높아지고 혈압이 올라가며 몸 속 장기에 무리가 가기 쉽다. 때문에 술을 연거푸 마시다 보면 열을 식히기는커녕 결국 취하기만 하는 것이다. 캠핑장에서 술은 빠지지 않는다. 야외에서 기분을 내기 위해 가볍게 마시는 한 잔 술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캠핑장에서의 과음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 캠핑장에서는 대개 숯불에 바비큐를 하거나 식재료를 직접 구워 먹는 경우가 많아 화상 우려가 있다. 불이 꺼졌다 하더라도 열기가 식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위험하다. 음주 상태에서는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지고 위기 대처 능력 또한 떨어진다.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 더구나 여름에는 해가 길어서 늦은 저녁에도 날이 밝다. 자연히 술자리가 길어지고,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캠핑장서 지켜야 할 음주 허용선은?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1일 알코올 적정섭취량은 남성 40g, 여성 20g이다. 주종에 따라 살펴보면, 소주의 경우 한 잔에 들어있는 알코올 양은 8g 정도. 따라서 남성은 5잔(한잔 48ml기준), 여성은 2.5잔 이하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맥주의 경우 1캔(355ml)에는 13g의 알코올이 들어있다. 즉 남성은 캔 3개, 여성은 1개 반 이하를 적정 음주량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적정음주량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알코올 해독 능력과 음주량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각자 음주 후 나타나는 증상을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단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알코올 해독 능력이 낮은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니 되도록 음주 자체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음주 중 혀가 꼬이거나 직선 방향으로 걷기 힘든 것과 같은 신호가 나타난다면 이미 취한 것이니 주위에서 음주를 중단시켜야 한다. 또한 술을 마실 때마다 조절하지 못하고 만취하거나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은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술을 금해야 한다. 전용준 박사는 “휴가의 절반은 음주로, 남은 절반은 숙취로 보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진정한 휴가를 위해서는 되도록 ‘술 없는 휴가’를 권한다”고 말했다. ◇ 캠핑장 음주는 이렇게! ▷ 술은 반드시 식사 후에 = 술 마시기 전에는 배를 든든히 채우는 것이 좋다. 음식물이 위벽을 보호하여 알코올의 흡수를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식사 후 마시는 술이라고 마음 놓고 마시는 것은 금물. 일주일 동안 마신 술의 총량이 주종에 관계없이 15잔을 넘기면 건강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바비큐는 육류 대신 생선으로 = 술과 함께 먹는 안주는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어떤 안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알코올 해독이 빨라질 수도, 더뎌질 수도 있다. 캠핑장에서 주로 먹는 음식은 삼겹살, 소시지 등의 육류는 기름기가 많고 위에 부담을 주어 알코올 분해를 방해한다. 다음 날 가뿐하게 아침을 맞고 싶다면, 삼겹살 대신 생선구이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얼큰한 국물 대신 시원한 국물로 = 캠핑장 인기메뉴인 라면과 부대찌개가 안타깝게도 숙취해소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짜고 매운 국물이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빨갛고 얼큰한 국 대신 맑고 시원한 조개탕, 콩나물국 등이 숙취를 예방하는 데에 좋다. 그 밖에도 치즈, 두부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가 좋고, 수박, 참외, 자두, 토마토 등의 여름 제철 과채에는 수분과 비타민 함량이 높아 숙취 예방에 도움을 준다. ▷ 많이 대화할 것대체로 술 마시는 속도가 취하는 속도와 비례한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에는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대화를 하면서 마신다면 그만큼 술잔을 비우는 횟수나 속도가 느려져 덜 취한다. 마시는 술의 10%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니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호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화통토크)"성장 대신 민주화나 행복 얘기하는 나라는 희망없다"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 나라 경제를 이끌려면 큰 그림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는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특히 성장 담론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통령한테 야단맞을까 봐 경제 관료들도 성장 얘기를 못 하고 있습니다.”그치는가 싶다가 다시 퍼붓는 장마. 우리 경제도 긴 장마를 겪고 있는 걸까. 나아질 듯하면서도 불황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장 10년 차 거시경제 전문가는 우리가 처한 현실과 새 정부의 경제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2일, 서울 창덕궁 근처에 있는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만난 김주현 원장(사진) 얼굴에는 수심이 그득했다. 그러고는 작심한 듯 얘기를 쏟아냈다. 마치 누군가는 반드시 얘기해야 할 의무감이 있는 사람처럼. ◇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없다”그가 꺼낸 첫 화두는 ‘담론의 부재’였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경제 아우를 수 있는 거대담론, 우리 경제의 방향타를 제시하는 기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부터 시작했다. 경제를 보는 철학이 없다는 얘기처럼 들렸다. 김 원장은 “만날 호떡집 불난 것처럼 대응하다 남들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면 (우리 경제는) 현재 수준에서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현오석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은 경기부양이나 가계 빚 문제를 포함해 현안 대응에 집중하기도 벅찰 것”이라면서 “야전사령관이 직접 챙기기 어렵다면 예전 한국개발연구원(KDI)나 국가경제자문회의 같은 곳에서 나라를 이끌 큰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KDI가 국가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고, 정책 어젠다(의제)를 끊임없이 제기했는데 요즘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하려면 대통령과 만나 조언을 해 줄 국정 원로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다. ◇ “경제관료도 성장 얘기 못한다”김 원장은 특히 성장 담론이 사라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최근 3년 연속 잠재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잠재성장률이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선진국은 3만5000달러~4만달러 사이에서 성장이 멈췄고, 일본도 장기침체가 시작된 1990년대에 이미 4만달러 수준이었다”며 “선진국은 높은 데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이제 2만달러 수준에서 성장동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생산 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 인구구조가 바뀌기도 전에 성장동력이 꺾이고 있다”며 “경제의 조로화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열심히 일하려는 젊은이는 줄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기업가정신도 좀처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답답함마저 배어 나왔다.그러면서 “대통령한테 야단을 맞을까 봐 경제 관료들도 성장 얘기를 안 한다”며 “성장 담론이 사라진 자리를 민주나 행복 같은 피상적인 담론으로 채운다면 나라는 희망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김 원장은 “일자리에 연연하며 손쉽게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이나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서 차세대 성장산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선과 철강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며 “지금 우릴 먹여 살리는 기업은 30년 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어려움을 무릅쓰고 육성한 것들”이라며 차세대성장산업 육성론을 여러 차레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바람을 인기몰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치권에도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기업들의 탈·불법을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면서도 “이런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 모든 게 표로 환산되고, 기업이나 경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반기 경제도 먹구름‥건설 경기 살려야”김 원장은 하반기 경제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8%로 올려잡으면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란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는 “미국경기가 예상보다 조금 빨리 회복한다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경제의 경착륙이나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위협요인이 돼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내수 쪽에서는 기회가 될만한 게 별로 없다”며 내수부진이 당분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내수는 투자와 소비 두 축인데, 가계 빚과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내수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면서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에서 파열음이 커진다면 경기가 더 차갑게 식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 원장은 내수 경기와 가계 빚 문제의 연결고리인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4·1대책을 내놨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서 “장작에 불을 붙이려 하면서 불쏘시개를 아끼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건설 부문은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4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면서 “성장률을 높이려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설 부문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협 전문가가 본 개성공단 해법은?현대경제연구원은 북한 경제상황과 관련된 보고서를 자주 내놓는다. 모기업인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레 정보를 축적해 온 결과다. 김 원장도 개성공단 사업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남북경협 전문가다. 그는 사업 초창기 북한의 대남실세 앞에서 브리핑을 했을 정도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놓고 남북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난항 속에서 갈등을 풀 해법은 뭘까. 김 원장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개방을 통한 자유화 바람이 유입되는 것이다. 군부를 포함한 강경세력도 이를 걱정해 개성이나 금강산 관광을 막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직원들은 일 끝낸 뒤 목욕을 한 뒤 남쪽 화장품을 바르면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기장 좋아한다”면서 “이런 게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가는 훈련이고, 통일을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공산주의는 역사적으로)고기도 먹고 떡도 먹으면서 서서히 무너졌다”면서 개성공단이 경제적인 효용도 크지만,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는 창구로서 활용가치도 높다고 강조했다.김 원장은 “지금 북한은 중국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개성공단을 포함한 경협이 활성화 돼)우리 의존도가 커진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개성공단은 조금 양보하더라도 다시 가동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화통토크)"성장 대신 민주화나 행복 얘기하는 나라는 희망없다"☞ (화통토크)경제연구원장 10년차 베테랑‥독특한 이력이 통찰력의 바탕☞ (화통토크)김주현 원장 약력
- 제대혈은 남의 것을 쓰면 안되나..기증제대혈 논란
-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오는 9월 출산을 앞둔 김모(31)씨는 다니는 산부인과의 권유로 ‘제대혈’을 한 보관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할인을 해서 160만원을 내면 25년동안 보관해 주는 조건이었다. 부담스러운 가격임은 틀림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입을 결정했다.김 씨와 같이 제대혈을 보관업체에 맡기는 산모는 전국적으로 연간 3~4만명에 이른다. 매년 40~50만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비율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12개 가족제대혈업체들의 가족제대혈 보관현황은 지난 2006년 18만5206명에서 지난해 37만383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00만원이 넘는 비용에도 이를 찾는 부모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산부인과의 적극적인 제대혈 보관 권유도 증가세에 한몫했다.제대혈은 산모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탯줄 및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이다. 제대혈에는 조혈모세포가 다량 존재해 골수이식과 동일한 치료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급·만성 백혈병, 재생 불량성 빈혈, 골수 이형성 증후군, 고셔병, 선천성 면역결핍증, 악성림프종 등에 사용된다. 이에 따라 아이가 태어날때 제대혈을 채취해 장기간 냉동 보관했다 필요한 경우 사용토록 해주는 가족제대혈은행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기증-가족제대혈은행 비교하지만 많은 비용을 들여 가족제대혈을 보관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1~2012년 가족제대혈이 실제 이식에 활용된 비율은 0.04%에 불과하다. 보관된 37만여개 중 155개만 사용된 것이다. 특히 백혈병처럼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질환인 경우는 문제가 있는 유전자가 포함된 본인의 제대혈이 치료효율이 떨어진다. 제대혈 보관업체들은 향후 줄기세포 치료 등 신기술이 개발될 경우 가족제대혈이 유용하다는 주장이지만 아직 이 기술은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다.2001~2012년 제대혈 보관 및 이식 현황 (누적, 단위 : 건)오히려 전문가들은 ‘기증제대혈’ 활성화를 제안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도 기증제대혈이 활성화돼 있다. 다수 환자로부터 기증받아 공공자원으로 관리해 필요한 환자에게 적합한 제대혈을 공급하는 것이다. 기증제대혈 숫자가 늘어날수록 환자에게 적합한 제대혈을 찾을 확률도 높아지고 환자에게 공급하는 비용도 낮아진다. 현재는 기증제대혈을 치료용으로 공급받을 경우 환자가 400만원 가량의 비용을 부담한다. 김경희 동아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기증제대혈을 활성화하고 있다”면서 “제대혈을 공공으로 관리하면서 엄격한 정도 관리를 하면서 필요한 환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국내에 정부 지원을 받는 기증제대혈은행은 서울특별시제대혈은행,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제대혈은행, 대구파티마병원제대혈은행 등 3곳(전체는 5곳) 뿐이다. 전라도나 충청도 등에 거주하는 산모들은 제대혈을 기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기증 제대혈 보관 현황은 지난 2006년 1만3211명에서 2012년 4만8328명까지 늘었지만, 가족 제대혈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다. 그러나 기증제대혈 활용비율은 1.3%로 가족제대혈의 약 30배 이상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증제대혈에 대한 인식도 낮은 수준이다. 일선 산부인과에서는 수수료를 받는 가족제대혈만을 홍보하고 있어, 산모들은 기증제대혈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의 홍보 역시 온라인에 그치고 있다.오진희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선진국 등에서는 기증제대혈 제도 활성화를 위해 산모에게 코디네이터가 직접 제도를 설명하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규제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기증제대혈 추가 확보를 위해 기증제대혈은행 숫자를 늘리고 홍보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 6월 자랑스러운 中企인 선정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백수오, 속단, 당귀를 이용해 신소재 복합추출물(해외수출명 EstroG-100)을 개발한 내츄럴엔도텍 김재수 대표를 ‘6월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김 대표는 2001년 내츄럴엔도텍을 설립한 이후 천연물신약,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화장품 신소재,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 매진, 국내외 총 41건의 특허 기술을 획득했다.그중에서도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갱년기 증상개선 소재로 개별인정형 승인을 받은 것은 물론 국내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 건강기능신소재(NDI)로 승인 받았다. 또 캐나다 보건국으로부터 여성의 안면홍조·야한증, 불면증, 우울증, 어지럼증, 손발저림 등 갱년기 증상 12가지 중 10가지에 대해 개선 효과도 입증됐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러한 연구개발 성과로 현재 세계 1위 건강식품 기업인 허벌라이프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또 미국·캐나다·싱가포르 등의 제약사, 약국체인, 전문점, 홈쇼핑 등을 통해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판매 중이며 중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20여개 국가에서는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동아제약 동아백수오, 한미약품 제니스, 정관장 화애락퀸, 한국야쿠르트 브이푸드, 홈앤쇼핑·GS홈쇼핑 백수오궁, CJ오쇼핑 백수오시크릿 등 국내 30여개회사에 원료와 제품을 공급하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내츄럴엔도텍은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2년 매출액 216억원, 2013년 1분기 매출액 171억원을 기록했다. 김재수 대표는 “현재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국내에서 세계적 제약사의 호르몬 대체요법(전문의약품) 매출을 10배 이상 앞질렀으며, 수입산 승마 추출물 (일반의약품) 매출을 약 20배 앞서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왔다”며 “국내 개발 헬스케어 신소재 사상 처음으로 세계 메이저 제약사와 헬스케어 기업에 공급한 것은 물론 20여개 국가 이상에서 허가를 취득해 세계 시장 점유율 30%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석채 회장, 사퇴 없다..KT, 루머해명<일문일답>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030200)가 이석채 회장의 5월 자진 사퇴설에 대해 “사실과 다른 루머에 불과하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은혜 KT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지난 4월 30일 저녁 7시 서울 무교동 곰국시집에서 ‘사실관계 설명회’라는 다소 어색한 제목의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다.김 실장은 “소문은 소문이고 기사는 기사인데 소문이 기사화되서 이 자리를 만들었다”면서 “기자간담회 사실은 이 회장에게 문자로만 보고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강릉에서 27~30일까지 3박 4일동안 진행된 KT이사회와 주요 임원 워크숍 이후 갑작스레 열린 것이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끊이지 않는 이석채 회장(CEO) 교체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KT는 이날 ▲법조인력의 전진배치가 검찰수사 대비용이 아니고 ▲참여연대가 검찰에 고발한 스마트몰, KTOIC(전 OIC랭귀지비주얼), KT이노에듀(전 사이버MBA)의 배임혐의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김은혜 실장, 박병삼 법무실 상무, 김무성 경영지원실 상무 등과 일문일답.◇이석채 회장 자진 사퇴설, 연봉 등에 관한 건-청와대에서도 퇴진의사를 밝혔다는 얘기가 있는데.▲우리가 당사자 인데 들은 적 없다. 회장님께 물으니 웃기만 하시더라.-회장님 건강에는 이상 없나.▲지난주 보도자료 드렸다시피 지역에도 많이 다니시고, 왕성하게 활동 중에 있다.▲연봉 관련해 40억 이상이다, 사택으로 타워팰리스를 사용하고 있다는데.▲ 지난해 3명의 등기이사 이석채, 표현명, 이상훈 이사였다. 지급 총액이 39억원이었는데, 1인 평균 13억 수준이다. 이것도 1년 내에 지급되는 보수가 아니라, 퇴직충당금, 주식으로 지급되고 세금까지 내야 하는 장기성과급까지 포함된 바이다. 경쟁사 확인해 보니 S사 등기임원 3명 연봉 92억 8500만원이었다. 물리적으로 나누면 1명당 31억 정도가 된다. ▲(김무성 상무, 경영지원실 노사협력 담당) 타워 팰리스 관련해서는 CEO의 자택이 노출되다 보니 비정상적인 접촉 및 위협 등이 있었다. 따라서 CEO 뿐 아니라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도 불편해 많은 민원이 있었고, 이사회 의결에 따라서 정당하게 조치됐다. 그 이후로 회사의 비상경영 등 비용절감 차원에서 차량도 등급을 낮추고, 연봉도 반납하고, 사택에서도 나온 상황이다. 이 모든 부분은 법적인 검토 및 이사회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배임 혐의를 받는 스마트몰에서 못 빠져 나온 이유가 보증금 때문이라 했었는데 규모가 어느 정도였나(참여연대는 KT가 서울 지하철 5~8호선의 역사와 전동차에 설치된 모니터에 상품 광고를 실어 수익을 내는 사업에 들어가면서 엄청난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석채 회장은 빠져나올 기회가 있었는데도 계약을 변경해가면서까지 손실을 떠안아 특정 회사를 부당지원했다는 의혹이다.)▲(박병삼 상무)보증금 140억, 별도로 계속 지급해야 하는 지급인 보증금이 200여억원, 최종적으로 사업에 참여한다면 계속 내야 했던 금액이 1400억 정도 되었는데, 빠져나간다 해서 이런 부분이 면제된다는 보장도 없었던 상황이었다.-아니 땐 굴뚝이 연기 나랴. 유독 KT만 여러 소문이 많다.▲이미 민영화가 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KT는 공기업이다 생각하는 게 아닐지, 그리고 공기업은 언제든 변곡점이 생기는 사안일수록 경영권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 보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직원 된 입장에서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경영목표 하에 일을 하고 싶다. 현재와 같은 무한 경쟁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 일자리 만들어야 하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이 같은 소모적인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임원으로서 미안하다. -이 회장의 변혁때문인지 기존 임원과 신규 임원의 갈등이 커서 내부 투서가 많다는데.▲본인이 2년 동안 했던 것이 GWP(Great Working Place) 만들기였다. 그것은 직원과 최고경영진 간의 커뮤니케이션이었는데, 예전 KT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유선 1위 사업자로 경쟁이 빈곤했던 환경에 있었다. 그래서 PSTN과 같은 유력 비즈니스 모델이 이렇게 급격하게 위축이 될지 몰랐다. 매년 5~6000억원 씩 빠지는 PSTN의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회사가 어떻게 살아나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2008년 5조 4천억 했던 PSTN이 현재 2조 7000억 정도 되고 있는데, 어떻게 회사를 살려야 하는가에 대한 솔루션이 비통신이었다. 특히 버츄얼 굿을 유통하는 기업으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살길이라 생각한다. 타이타닉이 무너져 가는데 타이타닉에 계신 고객, 직원 들 살리려면 추운 밤바다에 있는 구명보트에 태울 수 밖에 없다. 탈출한 사람들은 좋은 환경 있었는데 왜 춥고 배고파야 하는가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감내해야만 육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신·구임원진들이 알고 있다. 위와 같은 얘기 들으면 섭섭하다. 주말도 반납하고, 토요일에도 임원들이 모여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고민하고 있는데 바깥에서도 좋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이석채 회장의 거취에 관련해 외압 변수가 있는지, 연임해 계속 가신다고 봐야 되는건가. 자료를 뿌려도 되는 부분인데, 기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해야 할 만큼의 니즈가 있었는가.▲최근 언론의 문의가 굉장히 많았다. 본인 또한 많은 질문을 받았고, 커뮤니케이션 실 직원들도 회사의 비즈니스 자체보다는 거버넌스, 또는 회장님 거취 문제에 대해 당혹스러울 정도로 사실과 다른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대로라면 생산적인 업무 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부득불 이 자리를 마련했다. 소문과 기사에 간극이 있을 줄 알았는데, 한 일간지에서도 근거 없는 소문에 근거한 기사가 나고 했던 바, 분명히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KT이사회 정관 및 이사회 규정 개정 논란에 대한 건-측근으로 사외 이사들을 임명하고, 정관개정 통해 경쟁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 회장으로 취임할 수 없도록 했다는데.▲반대다. 오히려 반대로 경쟁 관계에 있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사업구조를 보면 통신, 방송, 미디어, SI까지 국내 많은 기업들이 KT의 경쟁사가 될 수 있다. 그와 같은 기업들의 임직원을 제외하면 경험 있고 역량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어려워서다.사내에서만 CEO 선임이 가능하도록 바꾼 것 아니냐는 루머는 정관상 불가능 하다. 그렇게 하려면 주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데 그렇게 한 적 없다. KT에는 CEO추천위원회가 있어 사·내외를 막론하고 적임자를 뽑도록 하고 있다.의장을 보아도 미국 SOX(Sarbanes-Oxley) 규정에 따른 재무회계 전문가 이며, 해당 분야, IT, 글로벌, 미디어에서 전반적인 식견과 경험을 가지신 분들과 평판 조회나 전문기간 검증 조회해서 외부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만약 이사회에서 측근으로 구성했다면 DJSI(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에서 글로벌 2회 연속 1위를 할 수 있었겠는가.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을 평가하는 ESG 한국 기업지배구조 연구원에서 2002년 이래로 계속 에이플러스 최고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12년 우리 사례가 모범사례로 선정됐다. -사외이사 정관개정해서 경쟁사에서 근무한 사람들도 사외이사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언제냐, 공개된 정관 이외에 별도의 이사회 규정이 있는 것 아니냐.▲올해 정관개정이 됐다. 이사회 규정은 잘 모르겠다.(김철기 상무) 이사회 운영을 위한 규정은 별도로 있지만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규정이 CEO,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된 바는 없다.◇검찰수사 대비 법조인 우대설에 대한 건-서울지법에서 영장전담 판사로 일하던 박병삼 판사가 KT에 오게 된 이유와, 판사님 친척이 KT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박병삼 상무) 처남이 근무하고 있는데 처남한테 옮겼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사표를 내야하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연차상) 지방 법원 부장으로 가야 하는 시기인데, 아내가 사춘기 방황하는 아들을 두고 옮길 수 없다해 사직을 권유했다. 두 번째는 사직을 하면 변호사를 해야 하는데 원래 영장은 법원에서 사표 안 낼 것 같은 사람 시키는 것이 관례라, 변호사로 개업해서 법정에 출입하게 되는 것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기업에서도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사표는 내야 되고 변호사는 하기 싫고 해서, 삼성, SKT, KT, 중, 지인에게 혹시 자리 있느냐 물어봤는데 있다 해서 왔다. CEO와의 친분은 입사 확정 후 밥한끼 사준다 해서 먹은 것 이외에는 없다.
- 국내 해외여행보험 들고 보험금 챙긴 영주권자 420명 적발
-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2010년 4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김가영씨(가명·44)는 그해 7월부터 3차례에 걸쳐 귀국, 자신과 아들 2명의 명의로 A보험사의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김씨는 보험 가입을 위해 보험사에 ‘영주권 취득’ 사실은 숨겼다. 이후 김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병원에서 두통과 생리통, 치아 통증 등을 이유로 16차례에 걸쳐 치료를 받고 656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김 씨처럼 해외 영주권자임에도 국내 해외여행보험에 가입, 마치 해외여행 때 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해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 혐의자 420명이 금융감독당국의 감시망에 걸렸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혐의자는 영주권 취득 국가에서 기관지염, 복통,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모두 727건에 8억2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영주권 취득자는 원칙적으로 거주 국가의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이들 혐의자는 대부분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국내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미국 보험료는 한국 보험료의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번 보험사기 10건 중 9건은 미국(93.9%)에서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이들은 국내 보험에 가입하고자 보험사에 해외체류 여부를 알리지 않거나, 국내에 거주하는 것처럼 허위기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연루된 혐의자 중 40·50대가 절반(213명) 이상을 차지했고, 여성이 236명으로 남성보다 많았다.금감원은 각 보험사에 해외거주 여부 및 과거 병력 등에 대한 고지사항을 보완하고, 여행 증빙자료를 받도록 하는 등 계약인수 심사를 강화토록 지도했다. 또 보험금 청구서에 ‘출국일자’ 기재란을 만들어 실제 여행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김학문 금감원 보험조사국 팀장은 “이들 보험사기 혐의자를 수사 의뢰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 유사사례가 다시 생겨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필요하면 기획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 [채권왈가왈부] 뇌 구조로 풀어본 김중수..‘동결’에 무게
-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지난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행보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지난 2일밤 조원동 경제수석과 유일호 국회의원,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을 만난 게 세간에 알려졌고, 5일에는 비밀회의인 청와대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서별관회의) 참석가능성이 최대화두가 됐다. 서별관회의에 끝내 불참한 김 총재는 “중요한 시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에 있어야 한다. 한은 일을 해야지 왜가나”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그간 청와대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까지 나서 한은 금리인하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채권시장 또한 25bp를 넘어 50bp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이런 와중에 김 총재의 속내는 그야말로 복잡다기할 것이란 판단이다. 김 총재가 아니니 그의 머릿속을 헤아릴 수 없지만 현 상황에서 그가 고민할 최대 이슈를 점검해 본다. 아울러 그 결과 4월 금통위 역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둔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정치적 고려 최우선 과제일 듯김 총재의 최대고민은 우선 ‘내 보스는 누구’인지라는 생각일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이명박(MB)정부가 임명한 총재다. 아울러 강만수 전 산은금융그룹 회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과 더불어 MB정부의 최대 공약인 747(연평균 7% 성장, 소득 4만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정책을 입안한 경제브레인이다.김 총재가 한은 총재로 임명된 2010년 4월, 강 전 회장은 청와대 대통령실 경제특별보좌관 자리에 있었고, 최 전 장관 또한 주필리핀 대사에서 청와대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저금리 고환율로 귀결되는 747정책에 날개를 단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자신의 보스라 할 수 있는 MB와 강 전 회장은 박근혜정부 출범과 더불어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보다 앞서 최 전 장관 역시 2011년 11월 퇴임한 후 지난해 3월부터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반면 김 총재는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좋다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및 국회의원으로 국회기획재정위에 몸담았던 2011년 6월15일, 국회 기재위원회의에서 가계부채 문제와 금리인상 속도를 두고 두 사람이 10여분간 설전을 벌인 일화는 유명하다.자신이 믿고 의지할 보스가 현직을 떠난 김 총재 입장에서는 현재 고립무원이다. 결국 총재 취임전 “한은도 정부”라며 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했던 김 총재 입장에서는 그 ‘정부’가 사라진 셈이다.아울러 김 총재의 임기가 이제 1년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위 말년 인식이다. 군대 계급에 준장, 소장, 중장, 대장 위에 말년병장이 자리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김 총재가 보스도 없는 마당에 남은 1년간 누구 눈치(?)를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김 총재는 우리나라 나이로 67세(1947년생)다. 사석에서 김 총재는 “총재가 끝난 후 할 수만 있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해보는 게 꿈”이라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학시절 야구 동아리 활동을 했고, 맹타를 휘둘렀던 강타자였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그가 한은 총재 이후 정부의 주요요직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설들이 나돌 때라 이를 불식시키고자 하는 의도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당시 그의 말 속에는 소싯적 꿈이 담긴 큰 욕심 없는 분위기를 느꼈다는 점은 감출 수 없는 사실이다.◇ 한은 입지 강화 필요성 대두인하와 동결의 실익을 계산할 가능성도 높다. 후퇴할 공간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대외 압박에 굴복해 인하를 단행한다면 김 총재와 한은 이미지는 ‘남대문 출장소’로 굳혀질 가능성이 높다. 김 총재 스스로 그간 자신의 언급을 뒤집는 꼴이 된다는 점에서도 신뢰성에 직격탄을 맞는다. 그는 지난달 14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저하고 전망은 유효하다. 1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보다 훨씬 높은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실험대상으로 삼아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없다”며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온 바 있기 때문이다.반면 동결을 단행한다면, 그가 받아온 그간의 오해(?)를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으로부터 비난은 받겠지만 최악의 경우 중도사퇴로 물러나면서 ‘한은 독립성’을 지킨 명예로운 총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김 총재는 1년 남은 임기동안 조직 장악을 위한 영향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최근 한은이 사실상 인사권을 갖고 있는 금융결제원장 자리에 김종화 부총재보를 임명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정부 출범 후 한은과 관련된 첫 인사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김 총재간 헤게모니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며 이번 인사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기도 했다.아울러 오는 5월 장세근 부총재보가 퇴임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계기로 임원급만 두 자리가 비게 된다. 김 총재는 그간 발탁인사를 통해 조직 인사적체 해소와 함께 조직 장악력을 높여왔다는 점에서 다가올 후속인사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다만 대외 압력에 무릎을 꿇고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그런 김 총재에 대한 내부직원의 반발 역시 상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후속인사는 물론 그간 쌓여온 내부 불만이 폭발, 남은 임기 내내 상황이 꼬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황 보기 나름, 중요한 것은 ‘마이너스 GDP갭’대내외 경제상황 역시 주요 고민거리다. 우선 김 총재가 그간 강조해온 ‘정책공조(폴리시 믹스(policy mix)’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여건과 대응 변화도 포함된다.그런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4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추가 부양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곱씹어 보면 사실상 원론적 수준에 그친다. 즉 “경제상황이 나빠질 경우 추가 부양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그의 발언은 결국 배가 고파지면 밥을 먹겠다는 의미와 다름 아닌 셈이다.미국에서는 지난주말 3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8만8000명 증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기존 7.7%에서 7.6%로 낮아졌지만 미 금융시장은 실망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 연준(Fed)의 긴축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역시 미국에서 재정절벽 등 이슈가 한창이었을 때라는 점에서 한 꺼풀 벗겨본 후 바라볼 여지도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미 연준이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이를 지켜볼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일본중앙은행(BOJ)이 예상보다 큰 양적완화정책을 내놨다. 다만 이 또한 아베정권 출범과 BOJ총재 교체 등에 따른 예상가능한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지난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자 하는 일본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이달 수정경제전망을 내놔야 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기획재정부가 올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춘 마당에서 2.8%를 예측하고 있는 한은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 실무자 역시 신중모드 속에 전망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감지됐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망이라는게 사실 어려운 작업이다. 한은이 맞을 수도 있고 (정부 등) 다른 기관이 맞을 수도 있다.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제상황에 비춰 한은 또한 2.6%대로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은이 경제전망치를 낮춰 잡는다 해도 전망치가 대폭 낮춰지지 않는 이상 금리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바로 마이너스 GDP갭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서다.이같이 예상하는 근거는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이 부문과 관련된 언급이 수정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통방문구에서 ‘상당기간 마이너스의 GDP갭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두 번째 금리인하가 단행되기 직전달인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유지해온 ‘마이너스의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에서 변화된 입장이다.김 총재는 당시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문구변화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같은 말이 몇 개월간 지속되다보니 당초 예상했던 GDP갭 마이너스 기간이 연장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줄 수 있다”며 “애초 예상했던 그 기간에 변화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경제전망치가 설령 낮춰진다 해도 GDP갭 마이너스 기간이 당초 예상했던 어떤 기간까지만 지속될 것이라는 김 총재의 입장이 한 달만에 바뀌긴 힘들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 7월 GDP갭이 갑작스레 마이너스로 반전하면서 금리인하가 단행된 점에 대한 비판이 컸다는 점에 비춰 봐도 그렇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한은은 이후 경제동향은 물론 GDP갭 변화를 수시로 점검해 김 총재는 물론 금통위원들에게까지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이밖에도 최근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북한위협 등 기타 정치경제상황 또한 고려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대북상황이 실제 충돌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김 총재와 한은이 나서서 금리인하를 단행킨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렇잖아도 낮은 기준금리 수준으로 정책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시적 위협이 현재화되지 않는 이상 선제적(?) 인하로 대응키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예의주시하는 정도에서 상황진단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