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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기준금리 7회째 동결…정부 "대외충격 대비 위한 안전판 확충"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정부가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과 향후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추진 중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와 더불어 공급망 강화 등을 통해 대외경제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판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화상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기획재정부는 13일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카자흐스탄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현재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 수행을 위해 출장중이며,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연준은 12일(현지시간) FOMC에서 7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기준금리는 5.25~5.5%로 동결됐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지 전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 연내 금리 인하는 1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최근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올해 초보다 나았지만,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보다 빠르게 인플레 둔화가 이뤄질 경우 반응할 준비는 돼있다”고 움직임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다만 전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세를 보였던 만큼, 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와 그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미국에 반해 유럽과 캐나다 등의 중앙은행에서는 금리인하가 이뤄져 통화정책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의 증권자금 순유입이 이어지고, 회사채나 단기금리 안정세도 이어지고 있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외 안전판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우선 정부는 기업 밸류업을 위해 필요한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경감, 상속세 부담 완화 등 구체적인 방침을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빠르게 마련하다. 또 공매도 제도개선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구축 등 방안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한다. 여기에 오는 7월로 다가온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을 차질 없이 준비한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관련 결제실패 방지 및 거래 편의 개선을 위해 국내 은행뿐만이 아니라 현지 은행을 통해서도 원화 일시차입을 허용한다. 또한 오는 9월에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목표로 국채통합계좌 등 제도 기반을 갖추고, 외국인 국채투자 비과세 절차 간소화 등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한다.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 복원력’을 확충하기 위해 공급망 등 경제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도 공유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이번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을 통해 네트워크 구축, 공급망 안정성이 개선돼 대외 불확실성 대응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 연준 ‘1회 인하’에도 인플레 안도…뉴욕증시, 사상 최고치[뉴스새벽배송]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1회 금리 인하 전망에도,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에 무게를 두며 사흘 연속 최고가 경신을 이어갔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경제전망을 통해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은 기존 3회에서 1회로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만 “점도표상 금리인하 횟수 전망이 내려갔지만, FOMC 위원들은 모두 앞으로 ‘매우 데이터 의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며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언제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연준 ‘1회 인하’에도 인플레 안도-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21포인트(0.09%) 내린 3만 8712.21에 거래 마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5.71포인트(0.85%) 오른 5421.03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64.89포인트(1.53%) 상승한 1만 7608.44에 거래 마쳐.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사흘 연속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와 오후에 나온 FOMC 경제전망에 주목. -미국 노동부는 지난 5월 CPI가 전월과 보합(0.0%) 수준으로 직전월 0.3% 상승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하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은 누그러져.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 올라 전월치인 3.4%보다 낮아져. 근원 CPI 월별 상승폭 역시 0.2%로, 전월 0.3%보다 낮아져. -고용 시장이 강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가 누그러진 점은 주식시장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 경제전망에서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은 기존 3회에서 1회로 낮춰. -연준 결정은 기존 입장 대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바뀐 것이지만, 시장은 앞서 나온 소비자물가 지표 둔화에 무게. 연준이 최근 몇 달 새 경제지표에서 연준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완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데에도 주목. ◇파월 “최근 물가 완만한 진전…금리인하는 더 좋은 지표 필요”-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최근 물가지표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선 좀 더 좋은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최근 물가 지표가 비록 긍정적인 진전을 보였지만, 아직은 금리인하에 나서도 될 만큼 확신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돼. -파월 의장은 5월 CPI 결과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2% 물가 목표로 안정적으로 향한다는) 확신을 쌓는 데 있어서 오늘 보고서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고 평가. 다만, FOMC 위원들이 5월 CPI 결과를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고 사람들은 변경할지 말지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 -그러면서 “오늘과 같은 (CPI) 지표가 더 나온다면 당연히 경제전망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지표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싶고 이런 지표가 추가로 나오길 희망한다”라고 말해. -또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 ◇애플, MS 제치고 5개월 만에 장중 시총 1위 탈환-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2.86% 오른 213.07달러에 마감. 전날 7.26%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이틀째 상승세 이어가. - 장중에는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총 1위 자리를 탈환했으나, 장 마감 직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해 시총이 줄면서 두 회사의 순위는 다시 역전. 애플의 시총 1위 복귀는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 -애플의 주가 상승은 지난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 개막일 발표한 인공지능(AI)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AI 기능이 “가장 차별화한 소비자 디지털 에이전트”로서 “기기 교체 주기를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새로운 기능이 “AI를 이용할 수 있는 ‘인텔리폰’(인텔리전스+아이폰)의 업그레이드 주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고, 에버코어도 “AI가 아이폰 슈퍼사이클을 시작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 ◇‘돈나무 언니’ “테슬라, 5년 후 15배 간다”-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는 전장보다 3.88% 오른 177.29달러에 마감.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투자가 캐시 우드의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이하 아크)가 테슬라의 새로운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표. 아크는 “테슬라가 2029년에 주당 2600달러의 가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아크는 테슬라의 기업 가치와 수익의 거의 90%가 훨씬 높은 이익률이 예상되는 로보택시 사업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 아크의 테슬라 목표주가 전망에 대한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극히 도전적이지만, 달성할 만하다”고 써. ◇EU, 내달부터 中 전기차에 최고 48% ‘관세 폭탄’ 예고-유럽연합(EU)이 12일(현지시간) 보조금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 내달부터 임시 조처 성격으로 상계관세가 부과될 예정으로, 올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돼. -인상된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달라. 비야디, 지리, 상하이자동차에는 각각 17.4%포인트, 20%포인트, 38.1%포인트의 추가 관세율을 별도로 정해.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엔 평균 21%포인트의 추가 관세가 부과돼 최종적으로 31%(10%+21%)의 관세율이 적용돼. SAIC와 ‘비협조적’ 업체의 경우 관세율이 48.1%(10%+38.1%)로 올라. -다만 독일, 스웨덴, 헝가리 등 일부 EU 회원국이 중국의 보복조처와 자국 업체에 대한 불이익 등을 우려해 반대해온 만큼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가능성 있어.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 시작 -정부가 정부가 안정적인 초장기 투자처를 제공해 개인의 노후대비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으로, 만기 보유 시 가산금리, 연복리,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투자용 국채가 이날부터 청약을 시작. 청약 형태로 최소 10만원에서 연간 1억원까지 매입할 수 있어. -첫 발행되는 6월 발행물은 표면 및 가산금리 합계가 10년물 3.69%, 20년물 3.725%로 확정돼. 청약일은 오는 17일까지로, 1년에 1억원까지 가입 가능하고 만기상환을 받아야 혜택이 적용돼. ◇대통령실 “푸틴, 며칠 내 북한 방문” -대통령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며칠 내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확인. -푸틴의 방북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높이는 조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제기돼.
- POSCO홀딩스, 저평가 매력 충분…투자심리 개선 기대-현대차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현대차증권은 13일 POSCO홀딩스(005490)에 대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포스코필바라리리튬솔루션의 리튬 상업 생산 등이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이며, 이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저점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57만원을 유지했다. 상승여력은 51.2%이며, 전날 종가는 37만7000원이다.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POSCO홀딩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8조5438억원, 영업이익 6718억원, 세전이익 44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 감소, 전분기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자회사인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은 3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감소, 전분기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철강 부문 판가 및 원가 스프레드는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하고, 철강 외 자회사 실적도 전분기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익은 완만히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 지역의 철강 업황은 현재 수준에서 더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전 세계 수요와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열연가격은 t(톤)당 500달러에서 등락을 시현 중인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이미 부진하고 감산을 시행 중이어서 가격이 하락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을 바탕으로 철강 수요는 연말로 갈수록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철강 수요가 회복돼야 가격 반등이 추세적일 수 있는데 현재 인프라, 제조업향 철강 수요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나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향 철강 수요는 부진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선납금 인하에 이어 올해 5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도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부진한 철강 업황이 충분히 반영됐으나 리튬 사업부에 대한 가치는 반영돼 있지 않다”며 “아시아 피어(Peer)와 비교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 연준 올해 금리인하 3회→1회…파월 “보수적 책정..물가 진전”(재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5.1%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4.6%)보다 0.5%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올해 기껏해야 한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다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전망치는 다소 보수적(conservative)으로 책정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매파 색채와 비둘기 색채가 혼재된 중립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였다.◇올해 한차례 인하로 전망치 하향..매파적 점도표연준은 11~12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로 유지하며, 7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는 이미 예상됐던 결정이다.다만 올해 최종금리(중간값)은 5.1%로 예상하며, 기껏해야 한차례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점도표(금리 전망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8명은 올해말 기준금리 수준을 4.75~5.00%(두차례 인하)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7명은 5.00~5.25%(한차례 인하)이었다. 나머지 4명은 5.25~5.5%(동결)를 제시했다. 금리동결을 전망한 위원은 기존 두명에서 네명으로 늘어났다. 다소 매파적인 점도표다. 올해 최종금리가 올라가면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도 상향됐다. 내년 최종금리는 3.9%에서 4.1%로 올라갔다. 다만 기존에는 세차례 인하가 예상됐지만, 네차례 인하로 바뀌었다. 2026년 금리 전망은 기존 3.1%를 유지했다. 올해 한차례 금리 인하폭이 내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물가상승률을 2.6%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상승률은 2.8%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3월보다 각각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은 각각 2.1%, 4.0%를 유지했다.◇매파적 점도표에…비둘기 색채 보인 파월 의장점도표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비둘기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놨다. 그는 우선 오늘 아침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는 올해 초보다 양호했고,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완만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5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5%)에 크게 밑돌았다. 3년여 만에 가장 느린 속도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다. 지난달(3.6%)보다는 뚝 떨어진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반영한 상승률은 0.16%로 전월(0.29%)보다 0.13%포인트 낮아졌다.에너지, 식품 등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3.4%, 0.1% 였다. 파월 의장은 “(오늘 CPI보고서가) 연준이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보다 확실히 좋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금리 인하에 확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오늘 CPI는 올바른 방향을 위한 한걸음이나 단 한번의 수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 않으려고 애를 쓴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며 “연준 이사는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한다면 9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파월 의장이 열어둔 것으로 해석했다. 연준의 성명서도 비둘기 색채를 띠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몇 달 동안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완만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인플레이션에 대해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올해 예상된 금리인하 내년 진행될수도..미뤄진 것”파월 의장은 매파적 점도표와 관련해서도 비둘기 해석을 내놨다. 그는 올해 금리인하폭이 세차례 인하에서 한차례 인하로 둔화된 것에 대해서는 “올해 이뤄졌을 수도 있는 금리인하는 내년에 이뤄진다”며 “(점도표에) 올해 금리인하폭이 적지만 내년에는 한차례 더 있을 수도 있다. 미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내년 최종금리가 4.1%로 올라가긴 했지만, 세차례 인하에서 네차례 인하로 전망치가 바뀐 것을 고려한 것이다. 2026년 금리 전망은 기존 3.1%로 유지한 만큼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폭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FOMC 위원들이 이날 아침 5월 CPI 결과를 점도표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고 사람들은 변경할지 말지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주말 금리 전망치를 제출했고, 이날 FOMC가 끝날때까지 수정할 시가닝 있었다. 다만 위원들은 대체로 단일 데이터에 근거에 전망치를 변경하는 걸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 말대로 점도표가 보수적으로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중립금리는 상향 2.6→2.8%…“팬데믹 이전 수준 어렵다”연준은 이날 점도표에서 장기금리전망치(중립금리)를 2.6%에서 2.8%로 상향하기도 했다. 연준내에서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까지 내려가기 쉽지 않아 예전보다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위원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도록 하는 금리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지만, 연준은 그간 사실상 중립금리로 볼 수 있는 장기금리 추정치 중앙값을 연 2.5%로 책정해 왔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빼면 실질 중립금리는 연 0.5%다. 장기금리전망치를 2.8%로 봤다는 것은 실질 중립금리가 0.8%로 상향됐음을 의미한다. 실질중립금리 상향은 현재 통화정책이 과거처럼 경제를 억제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파월 의장은 “현재 정책히 충분히 제약적인지에 대한 질문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면서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적다는 견해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상 카드를 배제하지는 않지만, 연준 위원 그 누구도 베이스(기본 방향)으로 삼지 않고 있다”고 했다.파월 의장은 현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 “광범위한 경제지표들은 현 미국의 노동시장 여건이 팬데믹 직전 우리가 위치했던 지점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준다”며 “상대적으로 단단(tight)하지만 과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시장은 여전히 “올해 두차례 금리인하 가능” 베팅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폭 하향 조정에도 시장은 여전히 올해 두차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장마감 시점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63.3%를 기록 중이다. 12월 기준금리가 50bp 이하로 내려갈 확률은 61% 정도다. 7월 FOMC 전까지 고용부는 한차례 물가보고서를 발표하고, 9월 FOMC 전까지는 세차례의 보고서가 나온다. 9월이면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확신을 가질 만한 시간이 충분히 주워지는 셈이다. 아울러 9월 TD증권의 오스카 무노즈와 젠나디 골드버그는 “파월 의장이 오늘 오전에 예상보다 좋은 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망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면서 “표면적으론 매파 성향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심 개인소비지출 물가가 점진적으로 완화해 목표치에 부합하는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기에 9월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블랙록의 가르기 차우두리 아이셰어즈 투자 전략 헤드는 ”오늘 CPI데이터를 포함해 어떤 단일 데이터에도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연준이 계속 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계속 된다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길을 열어둔 것 같다”고 했다.FOMC이후에도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5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S&P500지수도 0.85% 상승하며 54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뚝 떨어지며 4.32%까지 내려갔다.
- “1억 투자하고 20년 뒤 2억 받는다” 개인투자용 국채, 오늘부터 청약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이 오늘(13일) 시작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가산금리에 이자소득 분리과세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매매를 통한 차익실현이 불가능하고 중도환매시 혜택이 사라진다는 단점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17일까지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 접수를 실시한다. 영업일 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되며 미래에셋증권 전용 계좌를 개설해 신청하면 된다. 구매 금액은 최소 10만원에서 10만원 단위로 연 1억원까지 가능하다. 이번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 10년물 1000억원, 20년물 1000억원 등 2000억원 규모로 발행된다.이번에 첫 발행되는 6월 발행물은 표면 및 가산금리 합계가 10년물 3.69%, 20년물 3.725%로 확정됐다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장 큰 장점은 ‘원금보장’이라는 안정성이다. 국가가 부도가 나지 않은 이상 원리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안정성은 은행 예금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금리 또한 만기까지 보유하면 표면금리, 가산금리에 연 복리 적용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만일 연 수익률 3.540% 개인투자용 국채 20년물을 1억원어치 산다면, 만기가 도래한 20년 뒤 투자금의 108%인 2억78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의 1억원이 20년 뒤 2억780만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액 2억원까지 이자소득이 14%로 분리과세 되는 만큼,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 세금제도에서 국고채는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2000만원 초과한 부분에 대해 근로·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돼 누진세율(6~45%)이 적용된다.다만, 중도환매 시 표면금리가 단리로 적용되고, 가산금리, 연복리, 분리과세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중도 환매는 매입 1년 후부터 가능하다. 월별 한도 내에서 선착순으로 환매가 되기 때문에 항상 환매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담보대출이나 질권설정이 불가능하고 소유권 이전이 제한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개인투자용 국채의 분리과세 혜택은 높은 과세표준 구간에 있는 고소득자일수록 유리해 이들에 대한 투자 유인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정부는 개인투자용 국채의 발행한도를 높이고 판매대행기관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 10년물 1000억원·20년물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올해 1조원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전용계좌에서만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계좌 개설이 필수다. 전용계좌는 미래에셋증권 모바일앱 M-STOCK 또는 미래에셋증권 전 지점에서 개설할 수 있다.“안정적 목돈 만들기 가능”
- 파월 "인플레 진전"…한미 금리 역전폭 1년째 2%p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미 금리 역전폭이 1년째 2%포인트로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곱 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다.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기껏해야 한 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임 시사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시장은 9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살리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유지됐지만,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긴 쉽지 않은 상황 역시 여전하다는 평가다.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금리인하 횟수 축소…‘비둘기’ 파월연준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3일 새벽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7회 연속 금리 동결로, 연준은 작년 7월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린 이후 9월, 11월, 12월, 올 2월, 3월, 5월, 6월 연속해서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기준금리가 연 3.5%인 점을 고려하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2%포인트로 1년째 유지되고 있다.연준 이사들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올해 최종금리 수준 중간값을 5.1%로 제시했다. 이는 3개월 전 예측(4.6%)보다 0.5%포인트 상향한 것으로, 올해 기껏해야 한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8명은 올해말 정책금리 수준(중간값)을 4.75~5.00%로 예상했다. 최상단인 5.25~5.5%는 4명, 5.00~5.25%는 7명이었다.내년 금리 전망치도 상향했다. 내년 최종금리는 3.9%에서 4.1%로 올라갔다. 2026년 금리 전망은 기존 3.1%가 유지됐다. 중장기 금리의 경우 2.6%에서 2.8%로 올랐다. 물가상승률도 상향조정됐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물가상승률을 2.6%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상승률은 2.8%로 상향했다. 모두 지난 3월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다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하락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몇달 동안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완만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더 이상의 진전이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에서 수정된 것이다.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오늘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를 (인플레이션 둔화) 진전으로 보고 있다”며 “연준이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5월 CPI는 헤드라인 기준 전년동월비 3.3% 올라 시장 예상치(3.4%)를 하회했다. 근원 CPI 상승률도 3.4%를 기록해 예상치(3.5%)를 밑돌았다.특히 파월 의장은 점도표가 다소 ‘보수적’(conservative)으로 책정됐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자료=한국은행◇피벗 예상 시점, 여전히 9월시장은 올해와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가 올라갔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에 진전이 있었다는 파월 의장 평가에 주목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5%, 나스닥지수는 1.53%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7.2bp, 7.6bp 가량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7% 하락했다.시장은 연준의 ‘피벗’(통화정책방향 전환) 시점을 여전히 9월로 평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61.5%로 하루 전(52.6%)보다 확대됐다. 11월 인하 확률은 74.3%로 전날(68.2%)보다 높아졌다.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기대가 유지됐지만,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도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중후반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연준 통화정책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보인다면 환율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 2월부터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환율 변동성’을 새로 넣기도 했다.한은은 정책기조 전환을 적절한 시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제74주년 기념 행사’에서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 내수 회복세 약화와 더불어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시장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반면,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하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상충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겸손한 자세로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김학균의 투자레슨]전지전능한 중앙은행은 없다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중앙은행의 일거수일투족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최근에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가 유튜브로 생중계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동시통역과 함께 파월 의장의 발언을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한국의 많은 투자자들이 오늘 새벽에도 잠을 설치며 6월 FOMC 결과를 지켜봤을 것이다.중앙은행은 현대 자본주의의 위대한 발명물이다. 17세기에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중앙은행이 설립되긴 했지만, 요즘과 같은 역할을 하는 현대적 중앙은행의 기원은 1913년에 설립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로 봐야할 것이다. 중앙은행의 설립 전후로 자본주의는 크게 달라졌다. 중앙은행은 국가 경제에 두루 통용되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중앙은행과 무관하게 시장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자.예나 지금이나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는 두 가지 원리에 의해 결정돼 왔다. 일반적인 투자론 교과서에 나오는 ‘(명목)금리=실질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산식은 금리가 자금의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는 논리가 내포돼 있다. 위 등식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때 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고성장을 하면 기업의 투자 수요와 가계의 소비 수요가 늘어나게 마련이다. 투자와 소비 모두 돈을 필요로 하니, 경제가 고성장을 할 때는 돈의 가치인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 자금 수요의 관점에서 금리를 해석하면 경기가 좋을 때 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경기가 나쁠 때 금리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다른 한편으론 돈을 빌려주는 자금의 공급자 입장에서 금리가 결정되기도 한다. 자금 공급자에게 금리는 ‘내 돈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에 대한 대가에 다름아니다. 금융기관과의 거래에서 신용도가 낮은 경제주체가 부담해야 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자금 공급자 관점에서의 금리 결정 메커니즘이 작동한 결과이다.금리는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의 입장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결정되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심각한 경제 위기 때는 자금 공급자의 논리가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줬던 것 같다. 문헌으로 기록된 금리의 역사는 5000년에 달한다. BC 3000년 바빌로니아 왕조 때부터의 금리 기록이 남아 있는데, 바빌로니아 왕국을 비롯해 그리스 공화정, 로마 제국 등 주요한 정치권력들이 운명을 다하는 국면마다 금리가 크게 치솟았던 기록이 있다. 재정악화를 비롯한 경제력의 쇠퇴가 권력의 몰락을 불러오곤 했기 때문에 기준 질서가 붕괴되는 국면에서는 경기가 좋았다고 볼 수 없다. 자금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경기가 나쁠 때 금리는 떨어지는 것이 정상인데, 왕조 등이 쇠하던 위기 국면에서 오히려 금리가 상승했다. 세상이 어수선하니, 여윳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자금 대여에 높은 이자(리스크 프리미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중앙은행이 등장하기 전에는 경제위기가 닥치면 그 여파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곤 했다.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 오히려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설립되면서 이 딜레마가 해결된다. 경기가 악화되면 공적 기관인 중앙은행이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현대 중앙은행은 위기 때 오히려 높은 이자를 요구했던 채권자들의 탐욕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위기 때마다 중앙은행이 결정적인 소방수로 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도 중앙은행이 풀어낸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위기 극복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유동성 공급의 양뿐만 아니라 돈을 푸는 방법도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중앙은행은 특정 자산을 민간금융기관들로부터 매입함으로써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통상 중앙은행은 만기가 짧은 국채와 정부 기관의 보증이 있는 모기지 채권을 매수해 왔다. 부도 위험이 없는 절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데다, 만기가 짧아 이자율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은 장기국채를 매입(양적완화)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이외의 민간이 발행한 본질적으로 위험한 자산을 매수(질적완화)하기도 했다.일본을 보면 중앙은행의 역할이 한 없이 확대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일본은행(BOJ)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거의 무제한으로 매수하면서 재정지출 재원을 마련해줬고, 심지어는 주식시장에서 ETF를 매수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행한 파격적 정책들은 이들이 일본이 걸어갔던 길을 따라가는 듯한 기시감을 느끼게 해줬다.현대화폐이론(MMT)은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행한 여러 실험들을 옹호하는 이론이다. 민간의 수요가 극히 약할 때는 정부라도 지출을 해줘야 하는데, 지출을 위한 재원 마련은 중앙은행이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매수해 줌으로써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MMT를 일컬어 ‘현대적이지도 않고’, ‘화폐통화 이론도 아니고’, ‘이론적 논거도 빈약하다’는 주류 경제학계의 비판도 많지만, 일본과 같은 큰 국가가 사실상 MMT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냉소적으로만 평가할 일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중앙은행이 가진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관제자본주의가 성공적으로 구현돼 왔다. 특히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중앙은행이 우리편’이라면 ‘작은 굴곡은 있을 수 있지만, 결정적인 파국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투자자들은 가지고 있는 듯하다. 나름 가져볼 만한 기대이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려가 빠져있다. 일본은행이 보여줬던 파격적인 경제 개입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고, MMT를 주창하는 학자들 마저도 ‘물가 불안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MMT 시행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미국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 지출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데, 국채 공급 증가는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위기 때마다 실력을 발휘했던 중앙은행이 언젠가는 국채를 매수해 줌으로써 금리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암묵적 기대를 투자자들은 가지고 있지만, 정부의 지출 증가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면서 연준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축소시키고 있다. 지난 십수년 간 경험해 온 중앙은행의 전지적 힘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을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