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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AI 흉부 판독기 올해 나온다...루닛·뷰노와 비교해보니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카카오(035720)가 국내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선두 주자 루닛(328130)과 뷰노(338220)에 도전장을 냈다. 의사가 놓치는 암 등의 질환을 집어내기 위해 AI 활용, 엑스레이를 판독하는 제품 출시를 앞둔 것. 현재 실효성 검증 단계이며 연내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첫 제품은 흉부 엑스레이(X-ray) 판독기다. 해당 영역은 루닛과 뷰노가 먼저 뛰어든 영역이기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생성형 AI로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해 판독문 작성을 보조해주는 ‘카라-CXR’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순천향의료원(천안, 구미, 서울),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국내 11개 대학병원과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 AI 의료기기 격전지로 부상한 ‘흉부 엑스레이’ 시장AI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지적 행동을 모방하는 기술이다. 의료 AI는 사람의 시각 중추를 본뜬 딥러닝 기술, 즉 수많은 패턴을 기억해 스스로 학습하고 이를 활용해 판단을 내린다.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의료 영상을 분석해 특정 질병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마치 사람처럼 찾아내는 것이다. 그간 엑스레이 영상에 대한 판독은 방사선 전문의나 치료 임상의가 직접 해왔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피로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놓치는 지점이 있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AI는 다르다. 사람 눈으로는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영상을 작게 쪼개고, 그 안에 인공지능이 인지하고 학습한 미세한 패턴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특정 부위가 유독 어둡다거나 균질하지 않은 형태를 띠면 병변이 있다고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흉부 엑스레이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 분야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일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성이 크다. 또한 국내 암 발생률 1위인 폐암을 확인하는 과정이기에 전망도 밝다. 실제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의료용 영상 및 진단용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6500억원에서 2026년 약 9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흉부 쪽은 사용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 ‘카라-CXR’은 어떤 기술? 카카오브레인은 가장 흔하게 촬영하지만, 판독이 어려운 흉부 엑스레이에 AI 모델을 먼저 적용한다. 카카오브레인은 이미 AI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갖춘 GPT-3에 한국어를 학습시킨 ‘KoGPT’, 7억4000만개의 이미지·텍스트로 구성된 데이터셋 ‘코요’, 입력한 제시어를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칼로’를 만들었다. 이를 종합해 영상 판독 AI로 만든 것이 ‘카라-CXR(카라)’다. 인공지능 흉부 판독기 카라 CXR 제품 (사진=카카오브레인 홈페이지 갈무리)카라는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일반적인 영상진단에선 검사로 초기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가공해 판독 가능한 이미지를 만든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이를 보고 병변의 위치나 크기 등에 대한 판독문을 작성한다. 의사가 환자에 대한 소견과 진단을 내놓는 데 기반이 되는 자료다.루닛과 뷰노가 분석에 그치는 것을 넘어 판독문까지 만들어주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내부 테스트에 따르면 AI를 활용할 경우 의사들의 영상판독 효율이 2배가량 높아졌다. 카카오브레인의 중장기 목표는 환자의 영상 기록을 살펴 예상 질환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예후를 예측하거나 파생될 수 있는 잠재 질환까지 의사에게 조언해주는 ‘보조 의사 AI’를 개발하는 것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일단 해외 시장부터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국내에선 의료기기 관련 솔루션을 출시할 때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 기관의 심의를 받아야 해서 서비스 출시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아직 경쟁 서비스가 없는 만큼 판독 관련 규제가 많지 않은 해외 일부 국가에서 먼저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루닛, 흉부 진단 기술 정확도 1위...뷰노 흉부 엑스레이는 ‘B2B’ 특화 모델하지만 경쟁사가 될 루닛과 뷰노는 크게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루닛은 이런 방식으로 흉부 엑스레이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루닛 인사이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폐질환은 99% 정확도로 잡아낼 수 있다. 판독문 작성 보조 기능 또한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기능을 추가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분야 글로벌 경쟁사와의 정확도 경쟁에서 이미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영상의학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에 따르면 루닛 인사이트 CXR의 폐 결절 검출 능력은 AI 성능평가 지표인 AUC 기준 0.93로 글로벌 7개 사의 흉부 AI 솔루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0.8 이상은 고성능 모델로 평가되는 수준이다. 루닛 흉부 엑스레지 제품이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습 (사진=루닛)특히 루닛은 민감도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람에 의한 판독 민감도가 71%에 그치지만 루닛의 판독 민감도는 89%에 달했다. 민감도가 높을수록 영상판독 과정에서 작은 문제 소견도 정확하게 짚어질 수 있다. 그 다음 정확도가 높은 제품은 애널라이즈에이아이(호주, 0.90), 옥시핏(리투아니아, 0.88), 밀뷔(프랑스, 0.86) 뷰노(한국, 0.84) 순이었다. 지멘스(독일)와 인퍼비전(중국) 제품은 사람이 판독하는 것보다 정확도가 낮았다.루닛 관계자는 “당사 제품은 폐 질환과 유방암 측정으로는 압도적인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며 “작년 8월 기준 국내외 도입 병원수 또한 3000곳 넘었고 판독문 작성 보조 기능도 충분히 업그레이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AI 의료기기를 허가받은 뷰노는 흉부 엑스레이 기기와 흉부 CT 기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어린아이의 손뼈 엑스레이 영상으로 뼈 나이를 진단할 수 있는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내놨고 폐 결절을 진단하는 ‘뷰노메드 흉부CT AI’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뷰노 측은 흉부 판독기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는 의료 장비 기업들과 협업해서 기업상대 비즈니스(B2B) 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제품은 2021년부터 판매되고 있다.뷰노 관계자는 “카카오브레인과 제품 카테고리가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각 회사가 강점이 되는 지점이 미묘하게 다를 것”이라며 “당사는 최근 예후 예측 기반 뷰노 딥카스 제품을 주력하고 있고 뷰노메드 체스트는 B2B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AI 흉부 판독기가 의사의 판단보다 정확하다고 해도 의사의 통제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판독을 AI가 하면 정확하고 빠르겠지만 혹시 판독 오류가 발생하면 책임소재를 따질 곳이 없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판독에 대해 책임지려는 의사는 없기 때문”이라며 “오류 확률이 거의 0%에 수렴하는 AI 진단 툴이 나올 때까진 AI로 1차 판독을 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나중에 컨펌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제효과 연1조 '아레나' 국내 첫 가동…"K콘텐츠 뛰놀 판 열렸다" [MICE]
- 국내 1호 다목적 공연장인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지난달 2일 열린 뮤직 멜론 어워드. (사진=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국내 첫 다목적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달 초 멜론 뮤직 어워드(MMA)를 시작으로 SBS 가요대전, 그룹 샤이니 멤버 태민, 동방신기 콘서트 등 굵직한 공연·이벤트가 매주 한 번꼴로 연달아 열리면서다. 다음 달엔 첫 국제 스포츠 이벤트(월드테이블테니스 챔피언스) 개최도 앞두고 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관계자는 “국제 e스포츠 대회, 다국적 기업의 비즈니스 이벤트 등 일정을 조율 중인 행사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1호’ 아레나가 문화·예술계와 공연·이벤트 업계의 해묵은 전문 공연장 갈증을 푸는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최대 1만 5000명 수용이 가능한 공연장과 음향, 조명, 영상 등 최신 설비를 갖춘 ‘올인원’ 공연 전문시설이다. 행사 콘셉트, 무대 위치와 규모에 따라 좌석을 넣다 뺄 수 있도록 설계된 공연장은 천정에 최대 100톤까지 구조물 설치가 가능하다. 실내 소리 반사각을 계산하고 소리를 흡수하는 흡음재를 사용해 라이브 공연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김강 인스파이어 아레나 부장은 “대형 공연은 무대 제작과 설치 시간이 비용과 직결된다”며 “최대한 다양한 설비를 기본 제공해 작업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최적의 관람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2026년 완공 목표로 건립 중인 고양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만 석 CJ라이브시티 아레나 2026년 완공 목표업계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으로 후속 아레나 건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착공에 들어간 아레나는 고양 ‘CJ라이브시티 아레나’와 창동 ‘서울 아레나’ 두 곳. 인천 청라와 서울 잠실에서 들어서는 돔 공연장은 도쿄돔처럼 야구장이 주 용도다.2만 석 규모 ‘CJ라이브시티 아레나’는 고양시 장항동 일대(32만 6000만㎡)에 스튜디오, 체험시설 등과 함께 K-콘텐츠 복합단지로 들어선다. 2022년 10월 착공 후 준공기한 연장 문제로 지난해 4월 중단된 공사는 최근 경기도와 재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라이브시티 측은 “협상이 마무리되는 즉시 공사를 재개해 2026년에는 준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창동 ‘서울 아레나’는 지난해 11월 착공, 현재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내부엔 1만 8269개 좌석을 갖춘 돔 공연장과 2010석 규모 중형 공연장, 영화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개발과 운영을 맡은 카카오는 준공 시점을 2027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울 아레나를 연간 180만 명이 찾는 ‘K팝의 성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최근엔 하남시가 아레나 건립 경쟁에 가세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라스베이거스 ‘스피어’(Sphere) 개발·운영사인 매디슨스퀘어가든(MSG)과 관련 협약을 체결한 하남시는 현재 도시계획변경을 진행 중이다. 미사동 일원에 90만㎡ 규모 문화영상 복합단지 ‘K-스타월드’ 조성을 추진 중인 하남시는 대형 구(球) 형태의 아레나를 2029년 개장한다는 계획이다.서울 창동 ‘서울 아레나’ 조감도 (사진=카카오)◇2027년 완공 창동 서울 아레나 ‘K팝 성지’ 꿈꿔 아레나 건립 경쟁은 1990년대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으로 확대됐다. 1999년 개장해 아레나의 시초로 꼽히는 로스앤젤레스(LA)의 ‘스테이플스 센터’(현 크립토닷컴 아레나)가 대표적이다. 국내 1호 아레나 개발·운영사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도 2003년부터 코네티컷주에서 ‘모히건 선 아레나’를 운영하고 있다.아레나 건립 열풍은 아시아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만 해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2만 2000석), K-아레나 요코하마(2만 석) 등 전역에서 26개 아레나를 가동 중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2만 석 규모의 아레나를 이미 1~2개씩 보유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아레나 건립을 통해 최고 품질의 공연·이벤트를 최대 규모로 열어 ‘승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사 규모가 클수록 경제적 효과가 몇 배로 커진다는 얘기다. 블룸버그 등은 이 승수효과를 아레나에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아낌없이 돈을 쓸 준비가 된 팬덤과 마니아 문화가 기저에 깔린 충성도 높은 공연·이벤트가 열리기 때문이라고 봤다.실제로 아레나를 보유한 도시에선 매년 막대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크립토닷컴 아레나는 연간 티켓과 식음료 판매로만 3억 4500만 달러(약 46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런던 ‘O2 아레나’는 연간 지역에 가져다주는 경제효과가 5억 2000만 달러(약 7000억 원)에 달한다.대한민국 1호 아레나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내부 공연장 전경. (사진=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지난해 9월 개장한 ‘스피어’는 연간 라스베이거스에 가져다주는 경제효과가 7억 3000만 달러(약 1조 원), 일자리가 44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 데이터 기반 수요분석 회사 프리딕트에이치큐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일랜드 록밴드 U2 공연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스피어를 찾은 이들이 숙박, 식음 등에 쓴 돈만 하루 최대 100만 달러(약 13억 원)”라며 “스피어 하나가 엔터테인먼트 금광도시 라스베이거스의 가치를 무한대로 끌어올리는 ‘수정구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문화·예술계와 공연·이벤트 업계는 K콘텐츠와 K컬처의 인기를 감안할 때 대형 공연시설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레나를 6조 원 규모 일본 공연·이벤트 시장 대비 10분의 1 수준인 국내 시장을 키우는 인큐베이터, 세계에 산재한 K컬처 열풍의 낙수효과를 국내로 유입시키는 파이프라인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K콘텐츠, K컬처를 갖고도 정작 효과와 성과는 다른 국가와 도시가 누리고 있다”며 “아레나를 단순 공연시설이 아니라 콘텐츠와 문화·예술, 공연·이벤트, 관광·마이스 등 연관 산업 간 시너지와 부가가치를 키우는 산업시설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