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油”…자영업자 코로나에 기름값까지 ‘설상가상’

작년 1100원대 경윳값 1600원대까지 치솟아
생계형 운전자들 연일 최고가 기름값에 '한숨'
"자동차 생활필수품인데…유류비 절반이 세금"
"영업제한에 장사도 양껏 못해"…오른 물가 부담
  • 등록 2021-10-19 오후 5:03:33

    수정 2021-10-19 오후 9:14:4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기름값의 가파른 상승세에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급감한 가운데 기름값 인상까지 악재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음식점, 카페 등이 밀집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부근 골목에서 한 라이더가 배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개인트럭을 가지고 이사짐 화물을 나르고 있는 60대 최모씨는 요즘 주유소 가기가 겁난다. 지난해만 해도 리터(ℓ)당 1100원대였던 자동차용 경유 가격이 최근 16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다. 한국석유공사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유소의 평균 경유 가격은 19일 현재 ℓ당 1605.99원으로 전날보다 6.6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은 1808.33원으로 전날보다 6.78원 인상됐다.

최씨는 “요즘 경윳값이 미쳤다. 날이 갈수록 이게 경윳값인지 휘발윳값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며 “조그만 트럭(1t)으로 장사하는데 작년에 40ℓ가량 채우면 4만4000원 정도 하던 게 요즘은 2만원이나 더 줘야 해 그만큼 손에 쥐는 돈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가 생계 수단이나 마찬가지인 생계형 운전자들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름값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투잡’으로 2년째 쿠팡플렉스(자차 새벽배송)를 뛰고 있다는 강모(39)씨는 “회사에 소속된 쿠팡친구(쿠팡맨)나 택배기사와 달리 유류비 보조를 받을 곳이 전혀 없다”며 “종일 일해서 겨우 기름값 건지는데 앞으로 더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10월 19일 기준 경유 현황(자료=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갈무리)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하는 40대 박모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요즘 2.6㎞ 거리에 우천할증, 야간할증까지 붙으면 배달대행료를 5700원이나 받더라”면서 “대행료가 너무 올라서 최근 직배(직접 배달)도 시작했는데 기름값까지 부담이라 어렵다”고 푸념했다.

기름값 고공 행진에 생계형 영업차량 기사들의 불만은 높은 세금에 쏠린다. 유류세는 유가와 상관없는 정액제인데,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ℓ당 에너지교통환경세가 휘발유는 529원, 경유는 375원 붙는다. 여기에 교통세와 주행세 등이 부가돼 소비자가격의 절반 이상이 유류세가 된다.

수도권 인근 건축 현장을 다니며 건자재 운반을 하는 김모(58)씨는 “경유차 운전자인 나 같은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생활 필수품인데 아직도 자동차를 사치품으로 인식해 기름에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삐 풀린 기름값에 물가까지 올라 서민경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겨울철 난방 수요도 점점 커지는 시기여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사회적 취약계층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모(55)씨는 “계란, 돼지고기 등 필수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데다 기름값도 올라 식품 유통비 부담도 늘었다”며 “영업제한에 장사도 양껏 못하는데 유류세나 각종 공과금 인하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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