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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 갈림길' 선 이재명…민주당의 운명은?[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민주당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 대표는 ‘구속 기로’에 놓였고,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사태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했습니다. 자칫 민주당 지도부가 흔들리거나 공백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26일 ‘운명의 날’…李 영장심사, 민주당 새 원내대표 선출23일 단식 24일차를 맞은 이 대표는 결국 이날 무기한 단식 농성을 중단하고 회복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18일 단식 여파에 따른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돼 수액 치료를 받은 지 6일 만입니다. 의료진은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해왔습니다.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당분간 현재 입원한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아울러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당초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전면적인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논란이 있었던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 교체 등 일부 2차 개각이 이뤄졌지만 이 대표는 달라진 게 없다며 단식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사실상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이 출구가 막힌 상황에서, 건강 악화에 따른 입원과 강제 중단은 어찌보면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이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오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구속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날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 치료에 들어가면서, 영장심사 기일에 맞춰 출석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할 전망입니다.앞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에서 두 사건을 병합해 지난 18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죠. 적용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상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위증교사 등입니다.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가 구속 갈림길에 서는 이달 26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 투표를 실시합니다.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전날(22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하고,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등록 접수와 26일 오후 2시에 정견 발표 이후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일정을 밝표했습니다.다소 촉박한 일정이지만, 추석 연휴 시작 전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원내 지도부 공백기를 최소화하고 당내 혼란을 수습하겠다는 방침에서죠. 현재까지 친명(親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3선 홍익표 의원이 가장 먼저 후보로 등록한 상황입니다.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총투표소 295표, 가 149표, 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되고 있다.(사진=뉴스1)◇친명 vs 비명 갈등 고조…‘분열과 봉합 사이’ 놓인 민주당민주당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지도부의 수습에도 불구하고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1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제21대 국회 재적의원 총 298명 중 295명이 참여해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습니다.당시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110명과 정의당 의원 6명, 여권 성향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하영제·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2명 등 총 120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가정할 때,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167명(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 제외) 중 최소 29명에서 많게는 40명 가량이 찬성표로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이에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 사이에서 ‘수박(겉은 파란색(민주당)이지만 속은 빨간색(국민의힘)이란 은어) 색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다음 날인 지난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이탈표’를 겨냥해 “용납할 수 없는 해당(害黨) 행위”라며 공개적으로 강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그는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이,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면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퇴는 없다”고 강조했죠.그래서일까요. 민주당에 따르면 비명(非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최고위원이 전날 이 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직의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표는 이날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전날 회의에서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것은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라며 “제 거취는 당원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만약 이 대표가 오는 26일 영장심사를 받고 구속될 경우 사법리스크와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며 당내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도 따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 후폭풍에 따른 분당(分黨)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습니다.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 “(당이) 쪼개진다는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며 “부결을 희망하던 세력들은 가결표를 던진 사람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한동안 갈 것이고, 소위 강성 지지층 ‘개딸’들은 (수박) 색출 작업에 들어가면서 서로 상처를 주는 일들이 어마어마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그러면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지위는 회복 되겠지만, 이미 크게 상처 받은 리더십은 쉽게 회복이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 민주당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통합적으로 (운영을) 잘 할 거냐도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비 온 뒤 분열이냐 봉합이냐, 민주당의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 강서구청장 재보궐 권수정 정의당 후보 "지금의 상식은 과거 싸움의 결과"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다음달 11일 열리는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는 지역 선거이면서 전국 선거가 됐다. 전국 유일의 재보궐 선거로 총선 전초전이라는 의미를 가져서다. 국민의힘은 김태우 직전 강서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은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인 진교훈 후보를 앞세웠다. 양당은 ‘이번 선거는 조직력의 싸움’이라면서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단순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패배가 아니라 앞으로의 정치 판도의 바로미터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강서구청장 선거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당과 후보가 있다. 정의당 권수정 후보(50)다. 서울시 시의원을 지냈고 서울시장에도 도전한 바 있는 그는 ‘젊은 정의당’ 안에서도 꽤 긴 정치경력을 쌓은 사람이다. 22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근처 선거캠프에서 인터뷰 중인 권수정 정의당 후보 (정의당 제공)◇“지금의 상식은 과거 싸움의 결과다” 권 후보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이다. 그가 1995년 강서구에 터를 잡게 된 직접적인 이유다. 같은 이유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항공사 승무원들이 많이 산다. 김포공항은 강서구 화곡동 등의 고도를 낮췄지만 젊은 그들이 그곳에 터를 닦게 해줬다. 22일 권 후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의 상식은 과거 싸움의 결과다”고 얘기했다. 무슨 뜻일까. 지금 승무원들의 복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에야 승무원들이 바지를 입고 굽 낮은 구두를 신은 게 당연해 보인다. 30년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승무원은 기내 승객들을 돕는 주체이면서 상품 이미지와 같았다. 타이트한 치마에 높은 굽의 구두를 신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보기 좋아서.’ 1999년 권 후보는 저임금과 유니폼 강요, 성차별 등 항공사 내 낮은 노동인권에 관심을 가졌다. 그해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가입한 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싸움의 시작이었다. 동료들이 함께 했고 변화가 일었다. 근무하기 좀더 편한 복장을 승무원들이 입게 됐다. 승무원들의 바지와 낮은 굽 구두가 어느새 자연스러워졌고 당연해졌다. ◇“전세사기 피해자들 눈물을 닦겠다” 강서구청장 후보로 나서면서 내세운 제1 공약은 ‘전세사기 피해자 우선 구제’다. 화곡동, 등촌동 등 강서구 내 구도심에는 1인 청년가구,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많이 산다. 주목받지 못하는 임금 노동자들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화곡동 등 구도심에 빌라나 다가구 등 소규모 주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항공기가 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항공기 소음보다도 치솟는 집값이 무서워 강서구로 온 이들이다. 22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근처 선거캠프에서 인터뷰 중인 권수정 정의당 후보 (정의당 제공)권 후보는 “전세사기로 울고 있는 분들이 강서구에 많다”면서 “이런 분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제가 아니라 정상화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여전히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다. 그 지원 정책을 살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더 나아간다면 세입자 권리 보호 차원까지 간다”면서 “구청장이 되면 후속조치를 추가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전세제도에 대한 한계도 언급했다. 전세제도는 전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만의 주택임대 제도다. 사실상 세입자는 무담보로 집주인에게 목돈을 빌려주고 그 집에 산다. 보증보험 등 제도적 보호 장치가 있다고는 하나 온전히 법의 보호를 못받는다. 권 후보는 “제도 자체는 한계점이 도래한 것 같다”면서 “월세 제도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 그 기준선을 만들어 세입자들을 보호하는 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역상품권 1000억원을 발행하겠다” 강서구에는 4만4000여명의 소상공인이 있다. 강서구가 이들의 삶의 터전인 셈. 권 후보는 “지역상품권 1000억원을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을 비롯해 강서구 내 소상공인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는 “서울에서 두번째로 큰 인구 규모를 자랑함에도 지역상품권 규모 자체는 강남 지역의 절반 정도”라면서 “게다가 내년 전통시장과 관련된 지역상품권 예산은 0원이 됐다”고 말했다. 다가올 기후 위기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강서구 교통비 정책을 재정비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청소년 등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자전거 이용률을 높일 수 있게 자전거 도로도 재설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강서구를 위해 일할 선수로서 굉장히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행정경험과 삶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근처 선거캠프에서 인터뷰 중인 권수정 정의당 후보 (정의당 제공)◇“무능한 정치 교체해달라” 거대한 조직력이 뒷받침된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상대로 선거 유세 활동을 펼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정당이 사력을 다해 이번 선거에 붙다보니 지역선거이면서 전국구 선거가 된 이상한 상황이 됐다. 강서구민들의 삶과 별개로 총선을 앞둔 두 정당의 총력전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권 후보는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자가 여당 후보로 나와 있고, 고위 행정관료 출신이나 정치경험 하나 없는 사람이 야당 후보다”면서 “이들의 경쟁을 보면서 강서구민들은 ‘너무 싫다’ 얘기한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선거판이 되면서 구태가 반복되고 정치 혐오가 다시 불거져 나왔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사회가 좀더 나은 정치를 봤으면 좋겠다”면서 “정치인들이 자기 기득권과 특권을 위해 싸우고, 자기 공천권을 갖고 대리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제대로된 국민 대변인들이 만나서 국민들의 삶을 빈틈없이 다뤘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한 마디 더했다. “선거철이 되면 제일 보기 싫은 모습이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분식집에서 어묵과 떡볶이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을 탐방하려는 태도가 다분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 자체를 모르고 하는 감수성 없는 행동이라고 봤다. 실제 민생을 얘기하기 위해선느 그 생활 속에서 살아봐야한다는 점도 부연했다. 권 후보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결이 아니고, 검경 대리전도 아니다”면서 “함께 일하는 구청장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번만 시켜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