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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기각에 셈법 복잡해진 여야…총선 민심은 '안갯속'
- [이데일리 김기덕 이상원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법원의 영장청구 기각으로 한고비를 넘게 되면서 정국의 주도권의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남은 정기국회에서 당론으로 추진 중이지만 여당과 대척점에 있는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탄핵 소추 등을 추진하며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국민의힘은 야당과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표면적으로 민생 행보를 가속화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다만 여야의 극한 갈등으로 사실상 국회가 마비되면서 중도층 민심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상황이라 아직 내년 총선 민심은 안갯속인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여야, 대법원장 표결·尹정권 핵심인사 파면 ‘격돌’이제 남은 정기국회는 민주당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2년여를 끌어온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 야당의 파상공격이 예상되는 국회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서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부결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명동의안 통과는 재적위원 과반 출석에 과반 동의라 핵심 키는 민주당이 쥐고 있다. 부결될 경우 30년 만에 사법 수장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파면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원석 검찰총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윤 정권 핵심 인사에 대한 공격에도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결국 불구속 상태에서 이 대표에 대한 재판 결과는 총선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은 이재명 체제가 더욱 굳건해지면서 윤 정부 핵심인사 사퇴 등 강력한 대여투쟁을 펼치고, 수세에 몰린 여당은 방어에 충실하면서 여론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 직전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며 민주당 정권 흠짓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 이례적으로 친명 중심의 원내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하며 대여 투쟁을 강화할 준비를 마쳤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전반적으로 (당내에서) 매우 부정적인 기류가 높다”며 “윤 대통령은 한동훈 장관을 파면하고, 국회가 보낸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결정해 협치를 할지 지금처럼 독선과 대결로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노란봉투법·방송법 갈등에…국회 파행 가능성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무리한 추가 공세는 되려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민생 법안을 챙기고,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는 등 국면 전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법부에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요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을 지적하는 등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민생 행보를 가속화하는 것은 최근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국회시계가 멈춰서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본회의가 파행, 민생 법안 90여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에 여야는 국감 시작(10월10일) 이전인 오는 6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민주당이 쟁점법안인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에 대한 안건 상정 요구를 하며 맞설 경우 또다시 파행될 가능성도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주항공 설치법, 국가재정법, 채용절차공정화법 등 법안이 산적한데 민주당은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민생을 챙길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정쟁법을 포기하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진영이 극단화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재명 기각 사태가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만약 영장 발부가 돼서 이재명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새로운 중도체제로 전환됐으면 여당은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면서 “이제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기각 결정이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장 여당 지지율이 빠질 것으로 보이지만 각 정당 콘크리트 지지층이 굳건하고 세대별·성별로 지지층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아직 총선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갈등 격화한 민주당, 갈라설까?…선거 앞두고 반복된 `분당의 역사`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후폭풍을 거친 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당은 ‘가결표 심판론’을 바탕으로 빠르게 ‘비명(非이재명)계’를 몰아냈습니다. 계파간 통합을 시도했던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사퇴했고, 당 지도부에서 통합의 상징으로 자리한 송갑석 전 최고위원도 물러났습니다. 당권파인 ‘친명(親이재명)계’와 비당권파인 비명계간 갈등이 표면화하자 ‘분당(分黨)’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선거를 앞두고 공천권 또는 대권 갈등을 겪다가 분당한 사례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결국 ‘유쾌한 이별’을 선택할 것인지, 과거 사례를 되짚어보겠습니다.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민정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총선 앞두고 `패권 청산·혁신` 요구한 안철수, 국민의당 돌풍아무리 민주당 내 갈등이 커져도 분당을 선택하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선입니다. 분당을 이끌 인물도, 지역적 기반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걸 모두 갖췄던 것이 2016년의 국민의당입니다.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새정치민주연합’입니다. 민주당 계열 정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합쳐 만든 당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았습니다.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당 혁신을 요구합니다. ‘친문(親문재인)’ 패권을 청산하고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 대표는 이를 끝나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에 2015년 12월, 안 의원과 김한길·천정배 의원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국민의당을 창당합니다.국민의당은 안철수라는 인물과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바탕으로 2016년 총선에서 38석을 얻습니다. 원내 제3세력 구성에 안 의원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2017년 대선 후보로 나선 안 의원이 대패하며 2018년 바른정당과의 합당 노선을 밟습니다. ◇“내가 이재명 탄핵”…‘탄돌이’ 바람 불러온 열린민주당이번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직후 한 의원은 “내가 이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여기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린 것 같습니다. ‘탄핵 역풍’ 때문입니다.딱 20년 전, 새천년민주당은 비주류파였던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당 내 주류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였고요.2004년 총선을 앞두고 ‘친노(親노무현)계’가 당의 전면 쇄신을 주장하자 민주당 정통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동교동계와의 갈등이 점점 커집니다. 결국 총선 직전 친노계 의원들이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민주당을 창당합니다. 노 대통령도 열린민주당에 동참하고요.이 때문에 새천년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며 그를 압박했지만 2004년 5월 탄핵소추안은 기각됐고,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152석을 얻는 기염을 토합니다. 새천년민주당은 탄핵의 역풍을 맞고 9석으로 쪼그라듭니다.◇‘박근혜 탄핵’ 찬성표 던지며 탈당…‘친박청산’ 요구하며 복귀보수정당도 탈당과 합당이라는 부침을 겪었습니다. 지난 2017년 1월, 자당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의원 29명이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합니다.그러나 그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반대하는 13명의 의원이 탈당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 선언을 했고, 유 후보는 4위에 그치는 등 내상을 입었지요. 11월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하고 친박계를 청산하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바른정당 당권파가 이를 거절하자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9명의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합니다. 9석으로 교섭단체 지위도 잃은 바른정당은 2018년 국민의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이 됐고, 이후 개별입당 형식으로 미래통합당과 합쳐집니다.◇친박 대 친이 공천권 갈등…`친박연대` 대승 거둬공천권을 두고 벌어진 갈등은 2008년 친박(親박근혜)계와 친이(親이명박)계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2008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그해 2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신)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서청원 등 친박성향 의원들을 노골적으로 공천에서 탈락시킵니다.이에 친박계는 ‘친박연대’라는 당을 만들어 선거에 나섭니다. 앞서 언급된 김무성 의원도 친박 무소속 연대라는 이름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죠. 친박연대는 총 14명, 친박무소속 연대는 총 12명을 당선시키며 대승합니다.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천권 행사를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총선 공천 태스크포스(TF)’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인물을 안배해 공천권 전횡 의혹을 불식시키려 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은 공천이 문제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친명계 쪽에선 그 진의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습니다. 새벽 4시까지 이 대표를 기다렸던 의원들은 피곤한 내색 없이 웃음꽃을 만발했습니다.이런 와중에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표를 던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한 초선 의원이 당 최고위원 한 사람에게 다가가 웃으며 “이제는 당의 상처도 치유 회복을 하셔야 해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활짝 웃고 있던 모 최고위원은 얼굴색을 바꾸고는 “탄핵을 말한 분도 있잖아요”라고 선을 그었습니다.연휴가 끝나갑니다. 각자 지역을 돌며 ‘추석 민심’을 듣고 온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여의도로 돌아올지 주목됩니다.
- 열흘 앞으로 온 강서구청장 선거, 현재 판세는?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강서구청장 후보들은 본격적인 유세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 각 정당에서도 중앙당 지도부 차원에서 나와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번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전국 유일의 선거이고 내년 4월 총선 전초전이다보니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혹자는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야당 우세지역이라면서 이번 재보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기도 합니다. 강서구 내 화곡동, 등촌동 등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지역에 서민층이 많이 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 강서구 내 3개 지역구(갑, 을, 병)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과연 그럴까요?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우체국 앞에서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후보들의 벽보를 부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강서구, 보수당이 절대 불리하지 않다 서울 강서구는 인천과 부천 등 서울 인접 도시와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 강남이나 도심지와 달리 이들 지역 정서가 더 짙게 있는 것이죠. 주거비 부담 등으로 밀려나온 서민들이 많기에 보수정당보다는 진보정당이 더 유리해 보입니다. 그런데 역대 강서구청장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2002년 지선부터 2007년 재보궐 선거까지 3회 연속 보수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민주당계 정당 후보인 노현송 전 구청장이 모두 이겼습니다. 역대 강서구청장 및 당적2022년에는 국민의힘 후보인 김태우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2022년 때도 역시나 강서구민들은 ‘진보계열 정당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고 여겼지만 틀리게 된 것이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30대 정치 신인을 강서구청장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이 후보도 꽤 선전했지만, 강서구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태우 후보 51.3%, 김승현 후보 48.69%)역대 구청장만 놓고 봤을 때 강서구는 정치색보다는 ‘야당’에 표심이 더 깃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구이고,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많다보니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매번 구청장 선거 때마다 재현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강서구 갑, 을, 병 3개 지역구가 모두 민주당 차지인 것은 어떻게 보면 될까요? 강서구 병은 지난 20대(2016년 총선) 총선 때 분리·확정된 지역으로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지역입니다. 역대 보수정당과 진보정당 간 대결의 역사를 보려면 강서구 갑과 을을 봐야합니다. 강서구 갑을병 선거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강서구 갑은 발산1동, 우장산동, 화곡1동, 화곡2동, 화곡3동, 화곡8동이 속해 있습니다. 강서구 내 구도심으로 꼽히는 곳으로 화곡동 등은 ‘서울 맞나’ 싶을 정도로 개발에서 뒤처져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 하나 여전히 빌라와 다세대 주책이 많습니다. 진보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힙니다. 소선거구제로 확정된 13대 이후부터 민주당이 독식한 것은 맞습니다. 다만 18대(2008년 총선) 국회에서 구상찬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이명박 정부로 바뀐지 얼마 안된 선거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화곡동 개발 공약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곳 정서가 마냥 민주당 위주의 정서로 보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이곳 주민들이 민주당 후보들을 찍어왔지만, 그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주당이 자꾸만 정치신인을 내려보낸다. 강서구가 데뷔 무대냐’라는 반감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될 것이다’고 여겼던 지난 강서구청 선거 때 민주당이 패배했던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화곡동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빌라 전세 표 (사진=연합뉴스)이 지역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것도 민주당에는 유리하지 않습니다. 대단지 아파트가 있고 학군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소문난 화곡3동과 우장산동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강서 을은 민주당이 대체적으로 우세를 보이나, 강서구 내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힙니다. 김성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이곳을 기반으로 3선(18~20대) 연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김 전 대표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 게 있습니다. 김성태 전 대표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다른 보수 계열 후보들과 결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지역민의 호감을 산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 비강남권에서 3선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의 정치적 입지를 높여줬습니다. 서울 강서을 지역구 국회의원 (20대부터는 강서병이 분리됨)김 전 대표가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도 김태우 후보가 미래통합당 후보로 선거에 나섰는데 42%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적지 않은 득표율입니다. 이곳은 마곡지구 개발 등을 통한 신규 유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올라가다보니 유권자 성향도 점차 보수화되고 있는 것이죠. 20대 대선을 기준으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강 조망권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보수정당 선호도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방심하지 않겠다’ 전력 다하는 민주당 대체적으로 보면 강서구에서 민주당계 후보들의 선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정권심판론에 따라 야당에 투표를 하거나, 해당 지역의 인물에 따라 투표를 하는 경향성 또한 발견됩니다. 김성태 전 새누리당 대표가 3선을 한 것이나, 구청장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발견된 게 예시가 됩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방심하고 있을 때 국민의힘과 같은 보수여당이 인물론을 앞세워 치고 들어오면 표심이 바뀔 수 있습니다.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 못하더라도 근소하게 승리할 수 있는 것이죠. 지난 구청장 선거 때 김태우 후보가 김승현 후보를 상대로 이겼던 것과 김성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아슬아슬하게 3선을 했던 게 예입니다. 실제 강서구청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여론의 관심을 받게 되던 8월까지만 해도 김태우 후보의 근소한 우위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전임 구청장이었고 21대 총선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던 덕분입니다. 오차범위 이내이긴 해도 진 후보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였던 것이죠. 그런데 최근 조사를 보면 이 같은 경향성이 퇴색되고 있는 게 보입니다. 민주당세가 뚜렷하게 강해지고 있는 것이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구속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요인이 있겠지만, 민주당이 ‘방심하지 않고 전력을 다한다’라고 보는 시각이 더 옳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 강서구청장 선거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단식후 첫 당무가 강서구청장 선거 독려였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원내대표 당선 후 거의 매일 강서구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때도 강서구 주요 지역을 돌면서 진교훈 후보 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오전 화곡역 인근에서 연 선대위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고민정 최고위원, 진교훈 후보, 홍익표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강서구 내 3개 지역구 의원이 모두 민주당이란 점도 유리합니다. 이들 세 후보가 그동안 다져놓은 조직력이 선거 운동의 거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조직 대 조직의 싸움’으로 본다면 민주당이 한결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나경원, 안철수 등 중앙당 차원의 ‘네임드’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충청도 의원들의 리더 격인 정운택 의원도 참여해 강서구 내 충청향우회를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전력을 다해 이에 맞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오전 발산역 인근에서 연 선대위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대표, 김태우 후보, 나경원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최근 여론조사, 민주당 후보에 유리 지난 26일 발표된 강서구청장 후보 지지도를 보면 강서구 갑을병 지역 모두 진교훈 후보가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21일 강서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강서구 갑을병에서 모두 진 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겼습니다. 거주권역별로는 △강서구 갑선거구 26.1% 대 46.8%(이하 김태우 대 진교훈) △강서구 을선거구 29.9% 대 43.1% △강서구 병선거구 26.3% 대 40.0%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조사의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는 ±4.3%p다. 통신 3사 무선 가상 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0.0%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여론조사꽃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실제 투표에서 이 같은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보궐선거가 원래부터 투표율이 낮은 상황에서 노년층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남은 열흘 동안 어떤 정치 이슈가 발생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열흘입니다.
- 법원이 밝힌 ‘이재명 영장 기각’ 사유…혐의 3가지 톺아보기[판결왜그래]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헌정 사상 첫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였습니다. 약 9시간 10분간의 영장심사 끝에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892자에 달하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통상적으로 법원은 영장 기각 또는 발부시 100자 내외의 간단한 사유를 밝히고 있는데, 이 대표는 이보다 무려 9~10배 많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밝힌 것입니다.이번 영장실질심사의 핵심은 ①혐의 소명 ②증거인멸 염려였습니다. 이번 영장청구에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증거인멸교사로 크게 3가지입니다. 혐의별 하나하나 대조해보며 살펴보겠습니다.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백현동 특혜 의혹, 혐의 소명 부족·증거인멸 염려 없어백현동 특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 4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공모해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입니다.우선 혐의 소명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유창훈 부장판사는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직접증거를 통한 혐의 소명 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백현동 특혜 의혹에 대한 관련자들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검찰의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대북송금 의혹, 혐의 소명 부족·증거인멸 염려 없어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2020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신의 방북비용 등 8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한 의혹입니다.혐의 소명에 대해 유 부장판사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유 부장판사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 간의 명확한 연결고리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해서는 3가지 이유를 들어 가능성이 낮다고 봤습니다. 유 부장판사는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을 첫 번째 이유로,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을 두 번째 이유로,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세 번째 이유로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위증교사 의혹, 혐의 소명 됐지만 증거인멸 염려 없어위증교사 의혹은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에게 접촉해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리한 내용의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한 의혹입니다.유 부장판사는 해당 의혹에 대한 소명은 이뤄졌다고 봤습니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해당 혐의는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점 등이 확실히 인정되기 때문에 혐의 소명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혐의 소명은 되지만 증거 인멸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구속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法 “증거인멸 염려 낮고 방어권 보장 필요성 더 커”법원은 “피의자에 대하여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위증교사 의혹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대한 혐의 소명도 이뤄지지 않았고 모든 혐의에 대한 증거인멸 가능성도 낮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형사소송법상 재판 전 구속을 위해서는 혐의 입증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증거인멸 가능성까지 인정받아야 합니다. 검찰은 증거인멸 가능성과 혐의 입증 두 가지 모두를 실패했습니다.이번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한마디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으나 혐의는 재판을 통해 다퉈봐야 하고 증거인멸 염려 가능성은 낮다’입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증거인멸 염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오랜 기간 진행된 수사인 만큼 예상됐지만 혐의에 대한 입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검찰의 완패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검찰은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해 불구속기소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릴 때입니다. 이름도 없는 90만명의 탄원서를 제출한 더불어민주당이나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온 이후 “재판부가 개딸에 굴복했다”라며 재판부를 비난한 국민의힘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더 이상 흔들어선 안됩니다. 이제는 정치권은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 이균용 대법원장 인준 표결부터 쌓여 있는 현안을 해결하길 바랍니다.
- 이재명 압수수색 376회?...검찰 “근거 없는 주장”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376회에 달한다는 범야권 주장에 검찰이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30일 대검 반부패부는 “2022년 6월 수사팀 재편 이후 개인비리 포함 전체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및 집행 횟수 확인결과 총 36회”라며 “대규모 비리 실체 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앞서 민주당 등 범야권 관계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 횟수가 376회라고 주장했다. 특히 2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376회 압수수색 주장이 언급되며 “검찰 수사가 과도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이에 대해 검찰은 “이 대표의 주거지, 당대표실, 의원실, 의원회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실시한바 없다”며 “근무했던 도지사실, 시장실, 구속된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무실과 주거 등 10여곳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 관련 압수수색 영장 발부 및 집행 횟수는 대장동·위례 10회, 쌍방물 및 대북송금 11회, 변호사비 대납 5회, 백현동 5회, 성남FC 5회 등 총 36회다.검찰은 “이 대표 측의 ‘검찰 376회 압수수색’ 주장은 근거없다”며 “경찰에서 경기도 법인카드 무단사용 협의로 음식점 100여곳의 매출전표 등을 제출받은 것을 검찰 압수수색 100여회, 대장동 김만배 일당과 백현동, 위례 개발비리 피의자·개인비리,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개인비리까지 모두 이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에 포함해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 문제제기(2021년 9월), 쌍방울 기업비리 및 대북송금 의혹 금융당국 통보(2021년 10월), 백현동 의혹 감사원 수사요청(2022년 4월) 등을 토대로 지난 정부에서 수사 착수되고 다수인이 관계된 대규모 비리사건”이라고 규정했다.검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으로 총 53명이 기소되고 22명이 구속됐다. 대장동·위례 의혹으로 기소된 25명 중 9명이 구속됐다. 쌍방울 의혹과 관련해서는 18명이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 중 11명이 구속됐다. 백현동 사건은 2명 기소 및 2명이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