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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정국에 결국 해 넘기는 반도체법..‘산업 동력 약화 우려’
- [이데일리 박민 기자]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까지 이뤄지는 ‘줄탄핵’ 정국 속에 경제 관련 주요 법안들의 연내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미국과 중국 등의 ‘패권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확충법 등 법안 처리가 시급했지만, 여야 대치와 잇단 탄핵으로 인해 안건 심사가 뒷전으로 밀려난 탓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활동 동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0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탄핵 의결 정족수 과반 결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 따르면 이번 주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이하 반도체 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한 소위원회 일정은 여전히 미정이다. 반도체 특별법이 최종 관문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산자위 소위원회 심사 및 통과’→‘전체회의 통과’→‘법제사법위원회 통과’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러 절차가 남아 있음에도 첫 단계에서부터 논의에 속도가 나지 않아 결국 연내 국회 통과는 어렵게 됐다.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 패권을 놓고 첨예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여야도 반도체 특별법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조금 지원 등에는 의견 일치를 이룬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반도체 관련 인센티브 규모는 세액공제를 포함해도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다만 반도체 특별법 세부 내용 가운데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과 관련해서는 여야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주 52시간 예외 규정’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해당 규정을 특별법이 아닌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선택근로제나 탄력근무제, 특별연장근로제 등 기존 제도로도 이미 52시간 이상 근무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첨단 산업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 특별법’(전력망확충 특별법)도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전력망 특별법은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예산·기금 등을 건설비와 지역 주민 보상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각종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6일 산자위 소위원회에서 2시간 가량 여야 논의가 진행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결론짓지 못하고 중단된 바 있다.여야가 민생법안으로 꼽으며 합의를 이뤘다고 알려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역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해당 법안은 원자력발전 후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 등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을 짓기 위한 법안이다. 원자력발전 임시보관 시설 저장용량이 포화에 이르고 있는 시점에서 장기적·안정적 원전 활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꼽힌다.산자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소위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며 “반도체 특별법처럼 처리가 시급한 법안은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다면 본회의 직회부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고, 올해 남은 국회 일정을 고려하며 연내 통과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탄핵 정국 속 여야 대치가 극렬해지면서 올해부터 2038년까지의 발전설비 계획을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도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전기본은 향후 15년간 국내 발전설비 계획을 담은 중장기 에너지 정책이다. 2년 단위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수립한다. 전기본은 국회 보고를 거치면 산업부 산하 전력정책심의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당초 정부는 이달 국회 보고 절차를 거쳐 확정한 후 곧바로 새 원전 부지 선정 작업부터 착수할 계획이었다. 국회 상임위 보고만 마무리되면 사실상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을 거치며 존폐 위기에 몰린 상태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서 국정 동력이 약화된 데다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으면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가능성도 크다.재계 한 관계자는 “공급망 불안과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탄핵 정국이 찾아와 어려움이 크다”며 “특히 반도체 특별법 등 산업 활성화를 지원할 경제 법안까지 여야 이견으로 처리가 미뤄져 기업 활동의 동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경찰, 무안에 과학수사요원 169명 급파…신원 파악 지원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와 관련, 경찰청이 피해자 신원 확인을 위한 과학수사요원 등 748명을 지원했다.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 주변 수경찰이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경찰청은 이날 발생한 사고 현장에 과학수사요원 169명을 급파해 피해자 신원 파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희생자 수색 활동, 구급차 에스코트 등 현장교통 및 사고수습 활동 등을 위해 579명도 투입했다.지원 중인 579명은 전남청 195명, 무안서 201명, 함평서 33명, 목포서 18명, 기동대 4기 231명 등이다.이날 오전 9시께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했다. 현재 12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기체 후미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곤 생존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경찰청은 과학수사심의관을 단장으로 본청 지원단을 꾸려 현장감식, 신원확인, 피해자 보호 및 유가족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며 관계기관 협력체제를 유지한다.전남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264명 규모의 무안 항공기 사고 관련 수사본부를 편성했다.전남청은 “사고수습 및 신속한 사망자 신원확인에 최선을 다하고,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함께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라며 “전남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른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함께 유족과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