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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주, 9% 급락했지만…매력 높아지는 증권주 왜?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주를 둘러싼 투심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이 이어지며 은행업종은 물론 증권주까지 급락세를 타는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노진환 기자)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금융지주·은행 종목 9개를 편입한 ‘KRX 은행’ 지수는 9.46% 하락하며 592.76을 기록했다. 증권 종목 14개를 편입한 ‘KRX 증권’ 지수 역시 같은 기간 9.46% 내려 575.85를 기록했다. KRX 은행지수가 편입한 DGB금융지주(139130)는 이달 12.66%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신한지주(055550) 역시 11.12%, 11.07%씩 빠졌다. 은행주는 연초만 하더라도 실적 호전과 배당 확대 기대감에 급등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이달 들어 SVB 사태와 CS 사태가 줄줄이 터지면서 투자심리 악화에 직격탄을 맞아 연초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하는 모습이다. 특히 연초 은행주 급등을 이끈 외국인이 이달에만 KB금융 2380억원, 신한지주 1950억원, 하나금융지주 690억원, 우리금융지주 520억원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5540억원 순매도했다. SVB사태 이후 금융주를 둘러싼 리스크가 확대하자 국내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도 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증권 지수 구성 종목별로도 한국금융지주(071050)가 이달 들어 11.94% 내린 가운데 메리츠증권(008560)과 유안타증권(003470)이 11.75%, 11.39%씩 빠졌다.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증시 부진에 더해 부동산 미분양 증가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이달 외국인의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종에 대한 순매도 금액은 6243억원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1조1653억원)의 절반 이상이다.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은행주 등 금융업종의 투자심리가 위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은 자산의 대부분이 여신으로 구성돼 SVB나 CS처럼 실질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다만 금융업 중 증권 업종에 대해서는 앞으로 은행,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은행이나 보험회사는 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보는 측면이 있어 연초 주가가 상승했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은행주와 보험주의 모멘텀은 둔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주 안에서도 증권주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54억원 사나이’ 대니 리 “한국에서 우승하는 날도 꿈꾼다”[단독인터뷰]
- LIV 골프 리그 2차 대회-투손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퍼터를 들어보이며 기뻐하는 대니 리(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개인전 2승과 단체전 우승이 올해 목표다. 한국에서도 우승한다면 의미가 매우 클 것이다.”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3)는 지난 20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끝난 리브(LIV) 골프 리그 2차 대회-투손(총상금 25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 번째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거머쥔 트로피였다. 상금만 무려 ‘54억원’. 이날 이후 그는 ‘54억원의 사나이’로 불렸다. 우승 후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돌아간 대니 리는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LIV 골프 리그 3차 대회-올랜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그는 PGA 투어 11년 활동을 접고 LIV 골프로 이적한 이유, PGA 투어를 떠난 아쉬움, 현재 LIV 골프에 대한 만족감 등을 솔직하게 밝혔다.대니 리의 LIV 골프 이적은 절친한 케빈 나(미국)를 향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그가 케빈 나에게 “LIV 골프로 오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건 올해 2월 초다. 그렇지만 LIV 골프가 출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LIV 골프 대회에 한 번이라도 출전하면 PGA 투어 참가 정지를 당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니 리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골프 내·외적으로 의지하는 케빈 나에게 “형이 선수로서 내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냐”고 여러 차례 묻기까지 했다. 2주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LIV 골프로 적을 옮기기로 하고 지난달 25일 LIV 골프 리그-마야코바 대회로 데뷔전을 치렀다.대니 리를 가장 솔깃하게 한 것은 1년에 대회가 14개뿐이라는 것이었다. 1년 동안 40개 이상의 대회가 치러지는 PGA 투어의 절반도 되지 않는 대회 수다. 대니 리는 최근 2년 동안 갈비뼈 부상, 손목 부상 등으로 3~4개월가량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복귀 후에는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해서 대회에 참가했는데, 그는 이렇게 연속적으로 경기하는 생활에 지쳐 있었다. 대니 리는 “LIV 골프는 한 번 대회에 참가한 뒤 짧게 일주일, 길게는 3주까지도 휴식 기간을 준다. 재정비하는 시간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골프장에서 주로 대회가 열린다는 것도 플러스 요소였다.대니 리는 골프 티칭 프로 출신인 어머니 서수진 씨의 지도로 골프를 시작했다. 이후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US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8세7개월29일)의 기록을 앞당긴 18세 1개월로 최연소 우승하며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지만 프로 전향 후 PGA 투어 본무대에서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2015년 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우승이 나오지 않았고, 통산 준우승만 5차례를 기록한 그는 운이 따르지 않는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식단을 바꾸고 스트레칭과 유산소 등 운동 방법도 바꾸면서 재기를 준비했다. 그렇게 7년 8개월 만에 우승이 나왔다.대니 리가 가슴까지 올라오는 브룸스틱 퍼터로 퍼트하는 대니 리(사진=AFPBBNews)무엇보다 눈에 띈 장면은 브룸스틱 퍼터(롱 퍼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대니 리가 연장전에서 7.5m 버디 퍼트를 넣을 때 사용한 퍼터가 가슴 가운데까지 올라오는 브룸스틱 퍼터다. 브룸스틱 퍼터는 손목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애고 어깨로 공을 치도록 유도해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를 만들어주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11월 PGA 투어 RSM 클래식에서 처음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했다는 그는 “오랫동안 퍼트가 안 돼서 그립 스타일을 여러 차례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롱 퍼터를 사용하면 오히려 테크닉을 덜 신경쓰기 때문에 덩달아 경기력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대니 리는 PGA 투어와 다른 LIV 골프의 매력으로 ‘팀 경기’를 꼽았다. “TV 중계로는 팀 경기가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잘 느끼지 못하는데, 직접 경기를 보면 이를 느낄 수 있다. 나도 이전과는 다르게 팀으로의 압박감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배드 샷’을 하면 나도 모르게 (팀 주장인) 케빈 형의 눈치를 보게 됐다”고 덧붙이며 웃었다.대니 리가 우승 한 방으로 54억원을 벌어들인 것처럼 LIV 골프가 대회마다 2500만 달러의 큰 상금을 내건 이유도 명확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LIV 골프에서 활동하는 동안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은퇴 후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게 만들어주려는 의도다. 대니 리는 “이곳에서도 매 대회 40위 밑의 성적만 기록한다면 솔직히 PGA 투어에서 버는 상금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어디를 가든 제 목표는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더 잘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11년 동안 활동한 PGA 투어를 떠나는 게 쉽지만은 않았고 아쉬움도 있다고 덧붙였다.대니 리는 오는 6월 열리는 한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 코오롱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일정도 세우고 있다고도 밝혔다. LIV 골프 소속으로 아시안투어 세 개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한국오픈도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열리기 때문에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대니 리는 “한국 팬들 앞에서 우승을 쟁취한다면 제 커리어에서 또 하나의 빛나는 트로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꼭 출전하고 싶다”고 의미를 더했다.우승 트로피 들고 감격하는 대니 리(사진=AFPBBNews)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탄소감축 중책 맡은 신재생, 현실은 가시밭길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다음은 2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탄소감축 중책 맡은 신재생, 현실은 가시밭길-코스닥 떠나는 기업들…대장주도 코스피行 솔솔-구속돼도 억대연봉, 철밥통 금배지-[사설]꼬리무는 꼼수입법 폭주…巨野, 의회민주주의 짓밟나-[사설]MZ노조의 정부 보조금 거절, 재정 독립 새 바람 되길△종합-美보조금 신청 K반도체에 득-연아키즈가 다시 피운 ‘피겨의 봄’△철밥통 금배지-일 안해도 월급 따박따박 ‘무노동·무임금 예외’…셀프 연봉 인상도-美, 형사범죄 회기중 체포 가능…스웨덴, 결근하면 세비 ‘0원’-‘특권포기 없이 의원수만 늘리나’…선거제 개편, 국민 설득 난관△엔데믹 특수 실종된 韓 관광-韓 1.9조 적자 vs 日 1.7조 흑자…日은 방문객 밀물, 韓은 해외로 썰물-공짜항공권 50만장 뿌린 홍콩…‘빅이벤트’ 없는 韓-日 항공권값 고공행진…어린이날 연휴 최고 91만원△코스닥 떠나는 기업들-코스피로 옮겨도 신통찮은 주가…그래도 큰물만 찾는 상장사들-기업 규모별 해외IR…코스닥 디스카운트 막아야-문턱 낮추고 기술주 시장 정체성 유지…나스닥, 세계 2위 거래소로△종합-설비 증설 속도 2배 높여야 겨우 목표달성…특별법 등 보급확대 지원 절실-코코본드, 2년새 55% 늘었지만…“CS처럼 상각 우려 낮아”-권도형, 현지서 불복 소송땐…국내 송환 수년 걸릴수도-오세훈 “시장 바뀌어도 지속되게 한강프로젝트 전담기구 만들 것”△정치-이재명, 친명계 지도부 물갈이 착수…비명계 ‘李 퇴진론’ 일단 잠잠-尹 “꽃다운 나이에 전사…어찌 평정 유지할 수 있나”-巨野 강행 약곡관리법…대통령실 “농민 입장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野 “한동훈 사퇴” vs 與 “반헌법 궤변”…여야 오늘 법사위 ‘검수완박’ 충돌 예고-‘민심 바로미터’ 재·보궐 선거인수 130만9677명△경제·금융-숙박·KTX 할인…해외 여행수요 국내로 돌린다-우리금융 임종룡 회장 체제 첫 인사 ‘시험대’-편의점·슈퍼에선 생맥주 못 판다…기재부 세법 해석 재확인-태어난 아이 열명 중 여섯은 ‘첫째’△글로벌 -‘탈중국 외쳤지만 배제 못해’…글로벌 CEO 100인, 베이징 모였다-CS이어 도이체방크도 흔들…SVB발 유탄 獨까지 확산-‘대만과 단교’ 온두라스, 中과 수교…“하나의 중국 인정”-푸틴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핵 비확산 체제 무력화 위기△산업-선박 47척 동시건조…일감 넘치는 울산조선소-해커톤 개최하고 채용박람회…AI 인재 양성 두 팔 걷은 LG-SK네트웍스,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 가속-習 오른팔 만나고 현지공장 찾아…이재용 회장, 중국서 ‘광폭 행보’-GM, 최우수 전장 공급사로 LG전자 선정△ICT-금융 혜택 패키지로 애플페이에 맞대응…‘카카오페이 쓰면 돈 된다’ 느끼게 할 것-“챗GPT로 쓴 논문 ‘팩트체크’ 해드립니다”-1970년 고전게임, VR로 재탄생…다중접속해 멀티게임도-통신3사 ‘연봉킹’ 22.8억 황현식△중소기업-시멘트사 “ESG 투자로 생산략 뚝”…레미콘사 “건설현장 난리”-이영 중기부 장관 “SW 제값받기 시작”-번처업계 “복수의결권 이번엔 통과되길”-락앤락, 밀폐용기 부문 브랜드파워 20년 연속 ‘톱’△소비자생활-“노는 물류창고와 소상공인 연결…시장 제품도 총알배송”-배달치킨 ‘3만원’ 시대…마트 ‘반값치킨’에 쏠린 눈-최상급 녹용과 고품질 홍삼의 만남 ‘정관장 천녹’-레드벨벳·블랙핑크 오레오 한정판 인기△증권-‘눈치보기’ 장세 속 ‘2차 전지株’ 과열 주의보-금융주 이달 9% 급락했지만…매력 높아지는 증권주, 왜-‘JB금융 사외이사 추가선임’안 국내 의결권 자문사 2곳 “찬성”△증권-들썩이는 코인…“4월 크립토윈터 올 것” 경고등-NH투증 토큰증권 협의체 ‘STO 비전그룹’ 출범-“친환경 포장재 개발…실적·배당 늘릴 것”-‘횡령·부실펀드 판매’ 은행·증권사 CEO 해임 검토△부동산-1년새 폐업 2배 늘어…지방건설사 줄도산 속출-집값이 수억원 달하는데 모델하우스 찍지 말라고?-문턱 높아진 보증보험 가입…세입자 구하기 힘드네-稅 부담 완화에 급매 줄어드나…‘눈치보기’ 심화△문화-“넌 겨우 이혼이야?”…여섯 왕비, 한맺힌 고음 대결-투자서 인기…재테크 다시 봄바람 부나-전통계승의 올곧은 몸짓 동시대적 감성과 춤추다△스포츠-대니 리 “이젠 한국에서 우승하는 날 꿈꿔요”-한국전력, PO 2차전서 현대캐피탈에 설욕…승부는 원점으로-안송이 “메이저 우승이 목표”-유카 사소, 한 대회 앨버트로스 두 차례 진기록△오피니언-[법조 프리즘]챗GPT 변호사에 ‘솔로몬의 지혜’ 있을까-[생생확대경]범죄자 잘못이지, ‘쇠구슬 새총’이 뭔 잘못이냐고?-[기고]금융, 서울에서만 가능한가△오피니언-[목멱칼럼]은행이 제 역할을 잊으면 벌어지는 일-[데스크의 눈]근로시간 유연화, 차라리 공개토론하자-[기자수첩]한국과 너무 다른 프랑스 연금개혁-[e갤러리]박영학 ‘단아한 23-07’△피플-영어로, 히브리어로…“부산 시민들이 초대합니다”-“한·일 전파국장 회의 4년만에 재개…협력 논의”-코엑스·이데일리 MICE산업 활성화 업무협약-한국, 국제장애인 기능올림픽대회 7연패 달성-국가건축정책위 신임위원장에 권영걸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반도체 전설’ 고든 무어 인텔 창립자 94세로 별세△사회-외국인 환자 4명 중 1명 ‘성형관광’…분쟁에 멍든다-정진상 첫공판·유동규 첫대면…李 둘러싼 재판 이번주 속속 시작-검찰 아닌 경찰…국수본부장에 우종수 내정-고려대 ‘천원의 아침밥’ 인원 제한 없이 무제한-서울공공시설 23개소 공공 예식장으로 개방
- "넌 겨우 이혼이야?"…여섯 왕비, 한맺힌 고음 대결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여기, 고난 속에 생을 마친 안타까운 왕비들이 있다. 영국 튜더 왕조를 대표하는 국왕 헨리 8세(1491~1547)의 여섯 아내들이다. 이들의 운명을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하면 이렇다. ‘이혼, 참수, 사망, 또 이혼, 참수, 그리고 생존’. 그야말로 굴곡진 삶을 살다간 안타까운 영혼들이 2023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부활했다.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 내한공연의 한 장면. (사진=Manuel Harlan, 아이엠컬처)머리가 지끈거리는 역사 이야기는 아니다. 막이 오르자마자 왕비들이 쏟아내는 고음 대결이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든다. 공연 시작과 동시에 관객의 환호로 가득한 무대는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개막한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이하 ‘식스’) 내한공연 현장. 영국 웨스트엔드 화제작의 아시아 초연 무대다.헨리 8세는 종교 개혁 단행 등으로 영국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재위 기간 6번의 결혼을 거듭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드라마 ‘튜더스’, 영화 ‘천일의 스캔들’ 등 창작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스’는 헨리 8세에 주목하지 않는다. 대신 헨리 8세에 가려져 있었던 여섯 왕비(아라곤·불린·시모어·클레페·하워드·파)에게 마이크를 건넨다.역사적 소재를 참신한 설정으로 다룬 점이 눈길을 끈다. 여섯 왕비를 가상의 팝 그룹으로 설정한 점부터 그렇다. 여섯 왕비는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삶을 노래하기로 한다. 헨리 8세로부터 가장 고통 받았던 한 사람이 그룹의 리드보컬이 되기로 한다. “넌 이혼했지, 난 목이 잘렸어” 등 팽팽한 ‘디스전’(랩 배틀 등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웃음을 선사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아델, 에이브릴 라빈, 니키 미나즈 등 유명 팝 가수들을 각 캐릭터와 음악으로 녹여낸 점도 색다른 재미다.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 내한공연의 한 장면. (사진=Manuel Harlan, 아이엠컬처)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작품을 만든 창작자들이다. 1994년생 동갑내기로 케임브리지 대학 동문인 토비 말로우, 루시 모스가 대학생 때 만든 첫 뮤지컬이다. 2017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였다. 오프-웨스트엔드, 영국 투어를 거쳐 2019년 웨스트엔드에 정식 데뷔했고, 2020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지난해 제75회 토니상 최우수 음악상, 최우수 뮤지컬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젊은 창작자들의 역사에 대한 과감한 해석은 국내 공연계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역사 소재 뮤지컬이 많지만 시대적 감성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식스’ 내한공연에 대한 한국 관객의 열렬한 반응을 보면 아직도 한국 창작진은 전근대적 발상에 머물러 있지만 관객은 훨씬 앞서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주체적인 여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선 전형적인 여성 서사 작품이다. 그러나 콘서트 형식을 빌려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참신하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쇼 뮤지컬의 형태로 풀어내 통쾌함을 전하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라며 “엔딩 또한 클리셰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그 과정이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어서 신선하다”라고 평했다.26일까지 3주간의 내한공연을 마친 ‘식스’는 오는 31일부터 6월 2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한국어 공연을 이어간다. 배우 손승연, 이아름솔(아라곤 역), 김지우, 배수정(불린 역), 박혜나, 박가람(시모어 역), 김지선, 최현선(클레페 역), 김려원, 솔지(하워드 역), 유주혜, 홍지희(파 역) 등이 출연한다. 원 교수는 “블랙핑크 등 한국 K팝 그룹의 동작, 그리고 한국적인 위트가 들어간다면 한국어 공연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 한국어 공연 캐스팅. (사진=아이엠컬처)
- 美전기·전자 에너지기술 무역장벽 높아져…EU·인도도 증가세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최근 에너지 효율 등 미국의 전기·전자기기 부문의 무역기술장벽(TBT, Technical Barriers to Trade)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적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TBT가 높은 유럽연합(EU)과 인도에도 TBT가 수 건 추가됐다.(사진=이미지투데이)26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이 지난 2월 각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통보한 TBT 건수를 집계한 결과 전년보다 2.3% 줄어든 218건을 기록했다. WTO 회원국은 무역에 영향을 주는 기술 규정이나 표준 제·개정 땐 이를 WTO에 통보해야 한다. 이 건수의 증감을 보면 전 세계 TBT 추이, 즉 한국 기업의 수출 기술장벽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전체적인 수치는 최근 감소 추세다. 2021년 2월 286건이던 TBT 건수는 지난해 224건으로 올해 들어 다시 218건으로 더 줄었다. 그러나 주요 수출 상대국의 TBT 동향은 눈길을 끈다. 이 기간 미국의 TBT는 28건으로 모든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이중 11건이 에너지 효율 등 전기전자 부문에 집중됐다. 르완다나 우간다(이상 23건) 등과 비교해 건수도 많은데다 기존 교역량과 품목을 고려했을 때 한국 기업에 끼치는 영향도 클 수 있다. EU와 인도도 각각 6건과 2건의 TBT 통보문이 새로이 접수됐다.국표원은 이 같은 추이를 반영해 한국 기업의 각국 TBT 대응을 지원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도 5건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스웨덴, 우즈베키스탄, 미국, 베트남 등의 TBT가 한국 기업의 수출 차질 우려를 빚고 있다. 새로운 우려 건도 속속 접수 중이다. 특히 이중 절반이 넘는 건은 각국이 WTO에 통보하지 않은 ‘숨은 규제’여서 기업 차원의 대응이 더 어렵다. 국표원은 2월 한달 새 상대국과의 협의를 통해 인도 2건와 UAE, 스위스, 스웨덴 각 1건 등 총 5건의 TBT를 규제 개선이나 시행 유예, 정보 제공으로 해소했다고 전했다.국표원 관계자는 “세계적 에너지 위기를 맞아 미국 등 많은 국가가 환경 관련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중”이라며 “기업도 상대국 규제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제품 설계 단계에서 적용하는 기술 규제를 고려하는 등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