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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후보 김현욱 “‘우상’ 우즈처럼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 꿈꾸죠”
  • 신인왕 후보 김현욱 “‘우상’ 우즈처럼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 꿈꾸죠”[주목 이선수]
  •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04년생으로 올해 만 20세인 김현욱은 벌써 자취 7년 차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는 골프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중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품을 떠나 경기도 동탄으로 상경했다. 이후 꾸준히 두각을 나타냈다. 2020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고 2022년 국내 아마추어 최고 권위 대회 중 하나인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김현욱(사진=올댓스포츠 제공)2023년엔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지난해 6월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KPGA 챌린지투어(2부)에서 우승하며 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이후 김현욱은 9월 프로 신분으로 챌린지투어 16회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통합 포인트 1위로 올해 KPGA 투어에 데뷔한다.김현욱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챌린지투어에서 잘 해야 바로 1부투어로 갈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조금 있었다”며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하면서 통합 포인트 랭킹 1위에 올랐고 끝까지 1위로 마무리하자는 목표를 이뤘다. 운이 좋았다”고 돌아봤다.골프 애호가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김현욱은 ‘승리욕’이 그를 선수의 길로 이끌었다고 떠올렸다. 김현욱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전국대회에 나갔다. 다른 지역 친구들과의 경기는 처음이었는데, 월등했다. 그들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계속 골프를 하게 됐다”며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고 회상했다.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22년 KPGA 투어 최대 규모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추천 선수로 출전했을 때의 경험도 잊지 못한다. 그는 “선수로 대우받는 느낌이 들었고,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면서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같은 명품 코스에 계속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코스를 경험하면서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신장 172cm에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평균 드라이브 샷 270m를 보내는 그는 100m 안쪽 웨지 샷이 가장 자신 있다. 1부투어 데뷔를 위해서는 아마추어 때보다 마음을 더 단단히 먹고 체중도 감량할 계획이다. 티샷 안정성 등 기술 보완도 필수다.김현욱은 2022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어 지난해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선배들의 장점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특히 지난해 우리금융 대회에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월드 클래스’ 임성재와 연습 라운드 기회를 얻었다. 김현욱은 “(임성재가)연습 때 마지막 홀 그린 에지에서 어프로치 연습을 많이 했는데, 대회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연습했던 곳에 공을 딱 보내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언급했다. 롤모델은 같이 국가대표를 지냈던 2살 형 장유빈이다. 김현욱은 “국가대표 합숙을 같이 했는데 ‘이 형은 못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 친다”고 말했다. 우상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그는 “남들과 다른 아우라가 있고 퍼포먼스가 화려하고 멋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즈를 보면서 1부투어에서 우승하고 소감을 말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올해 목표는 신인왕과 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30위 안에 드는 것이다. 김현욱은 “티샷 안정성을 길러 KPGA 투어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5.01.13 I 주미희 기자
IT 한파에…"모빌리티가 기회" 전장 힘주는 삼성전기·LG이노텍
  • IT 한파에…"모빌리티가 기회" 전장 힘주는 삼성전기·LG이노텍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로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 등 국내 주요 전자 부품업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는 올해 전장 부품 등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LG이노텍 부스 전경.(사진=LG이노텍)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조3102억원, 304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6.52%, 영업이익은 36.9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애플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부진에 더해 최근 들어 대만 폭스콘과 중국 코웰 등 중화권 부품 경쟁사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이 애플에 공급하는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80%가량을 차지한다.(그래픽=김일환 기자)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조3694억원, 1527억원으로 1년 전보다는 늘어나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1400억원대로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통적 비수기 영향과 부진한 IT 업황으로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 물량이 기존 예상 대비 하락했다”며 “가동률 하락과 재고 증가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률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삼성전기)올해도 전방 IT 산업 혹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자부품 업계는 차량용 부품 시장 등 고수익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MLCC와 카메라 모듈,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전장 부문 매출을 2조원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용 부품의 경우 고온·고습 등 극한의 환경을 버틸 수 있도록 안정적인 성능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 스마트폰용 부품보다 수익성이 높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 매출 비중 중 전장용 비중은 2023년 17.9%에서 올해 24.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장용 패키지 기판 매출도 같은 기간 11.1%에서 17.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삼성전기가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사진=삼성전기)삼성전기는 또 올해부터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양산을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차량용 카메라에 유리와 플라스틱 렌즈를 혼합해 쓰는 방식으로, 온도 변화에 강한 유리와 단가가 저렴한 플라스틱 특성을 모두 갖춰 원가를 절감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LG이노텍도 모빌리티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센싱을 비롯해 통신, 조명 등 전반적인 차량용 부품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LG이노텍은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졸음운전 등을 방지하는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듈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부품은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라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LG이노텍 직원이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LG이노텍)
2025.01.13 I 공지유 기자
  • [데스크의 눈]삼성의 숙제와 52시간 족쇄
  • [이데일리 이준기 산업에디터] “한국의 젠슨 황”작년 11월 말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이렇게 추켜세운 적이 있다. AI 붐으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록스타’급 인물이 됐는데, 최태원 회장도 삼성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엔비디아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공 시대를 썼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실제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CES에서의 주인공은 단연 황 CEO였지만, 최 회장의 영향력도 이에 못지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3년째 직접 CES를 참관하며 기존 황 CEO와의 ‘AI칩 동맹’을 ‘물리적(Physical) AI’ 혈맹으로 확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엔비디아 요구보다 빨리 “H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찬 그 한 마디는 한 달여 전 블룸버그의 극찬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R&D에 몰방해도 모자랄 판황 CEO와 최 회장의 ‘투맨쇼’를 절치부심하며 지켜봐야 하는 국내 기업도 있다. 이번 CES에서 황 CEO와 별다른 접점을 보여주지 못한 삼성전자 얘기다. 작년 한 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HBM 공급을 하지 못한 삼성은 황 CEO에게서 이런 숙제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 그간 CES에서 한국기업의 맨 앞자리는 늘 삼성전자의 몫이었기에, 어찌 보면 굴욕적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AI 칩 왕좌’의 자리를 탈환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국 이를 위해선 삼성이 HBM 연구개발(R&D) 분야에 온 힘을 쏟아야만 가능한 데,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의 허들 앞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대만 TSMC R&D팀은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되는 데 반해 삼성은 때가 되면 사무실 불을 꺼야만 한다. 물론 대만도 주 40시간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노사 합의 땐 하루 근무를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 삼성전자와 마주한 처지는 다르다. 반도체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 주문이 신속하게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가교역할을 맡은 R&D팀이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하지만 고객이 반도체에 문제 제기를 했을 때 R&D팀의 부재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누가 삼성전자를 믿고 일감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업의 특성상 R&D 인력 없이 생산을 늘렸다가 불량이 나면 천문학적 손실을 낼 수밖에 없는 데다, 고객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치권 직무유기, 당장 멈춰야국가 미래가 걸린 반도체 경쟁은 이제 ‘국가대항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선전해주고 있으니 괜찮다는 인식은 안일하기 그지없다. 정치권은 하루빨리 반도체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담긴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양 날개로 한 팀코리아, 즉 반도체강국으로의 비상을 도와야 한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쟁은 어쩔 수 없이 벌이더라도, 직무유기는 피해야 한다. 미래산업을 두고 글로벌 패권전쟁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은 촉박하다.
2025.01.13 I 이준기 기자
K라면과 ‘바늘과 실’…“정수조리기 대중화 이끌 것”
  • K라면과 ‘바늘과 실’…“정수조리기 대중화 이끌 것”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야외에서 먹는 라면이라면 흔히 떠올리는 게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이다. 하지만 한강시민공원에서 컵라면을 대체한 했던 제품이 있다. 봉지 라면을 사서 직접 끓여 즐길 수 있는 이른바 ‘한강라면’이다. 한강라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제품이 ‘한강라면조리기’로 알려진 하우스쿡의 ‘정수조리기’다.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나 1인 가구 도입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신영석 범일산업 대표(사진=범일산업)신 대표는 부친 신평균 회장이 1980년 창업한 범일산업을 물려받은 창업자 2세다. 신 회장은 신 대표에게 혹독한 경영 수업을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소위 중간관리자나 임원으로 입사할 법도 하지만 말단 사원으로 회사에 발을 들이게 한 뒤 주조부터 배우도록 했다.범일산업은 전기밥솥이나 인덕션 등에 사용되는 코일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일본의 6대 가전업체 중 4곳에 납품했고 최근에도 LG전자(066570), 쿠쿠, 쿠첸 등 유수의 기업이 범일산업의 기술력을 믿고 제품을 찾는다.지난달 30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범일산업 본사에서 만난 신 대표는 “업력 초기인 1990년에 입사해서 주조, 제품 배달 등 안해본 업무가 없다”며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은 제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라고 자신했다.당시 경험이 신 대표에게 ‘하우스쿡’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입사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2014년 상무 직함을 달면서다. 신 대표는 “입사 당시 29억원 정도이던 회사 매출이 100억원대로 안정적으로 나오던 상황이었다”며 “하던 것만 잘 해도 ‘밥 먹고 살 수 있다’는 주변의 충고가 많았지만 ‘우리 브랜드’를 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무엇보다 70개가 넘는 특허를 갖고 한국과 일본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기술력이 자신감의 바탕이 됐다. 정수기를 결합해 빠르면서도 안전한 조리기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신 대표는 “1000W(와트)가 넘는 전력을 사용하고도 40~50초 내에 물을 100℃까지 올리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며 “빠르게 조리를 마칠 수 있어 다량 도입이 필요한 프랜차이즈 등에는 가성비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우스쿡의 정수조리기는 일반 가스레인지 등의 열효율이 40% 수준에 불과한 것과 달리 열효율이 90% 이상인 게 강점이다. 가스레인지에서 빠져나간 열은 주방을 덥게 만들고 가스 분진은 작업자의 건강도 해친다.빠르게 조리가 가능한 덕에 ‘라면 축제’ 등 야외에서 활용도가 매우 좋다. 최근 K라면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현장에서 다양한 K라면을 조리하고 있는 게 하우스쿡 제품이다.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051500) 등에도 정수조리기를 통해 직장인들의 입맛을 보조하고 있다.얌샘김밥, 김밥천국, 창화당, 더본코리아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본사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시장 확대로 최근에는 미국 등 40여개국에 1500만 달러 규모 계약에도 성공했다. 신 대표는 CES2025 참가를 위해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다.신 대표는 “CES 같은 박람회는 인공지능(AI) 같은 최첨단 가전제품 박람회여서 약간 결이 다르기도 하지만 지난해에도 반응은 무척 좋았다”라며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는 상징성도 있고 연초에 그동안 제품 판매를 진행해온 협력업체와 논의를 위해 참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전시회를 다녀보면 K푸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며 “K문화를 누리는 젊은층들에게는 K푸드가 각인이 돼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라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식, 세계 각국에 맞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확대해 각 가정에도 도입할 수 있는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한편 지난 2024년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는 범일산업은 지난 11월 설립한 미국 법인을 바탕으로 올해 300억원 매출 돌파를 기대했다.
2025.01.13 I 김영환 기자
프로야구단 트레이너 근로자성 인정 '첫 판례'
  • [단독]프로야구단 트레이너 근로자성 인정 '첫 판례'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프로야구단 트레이너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2부(당시 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전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닝 코치(트레이너) A씨가 구단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대부분의 프로야구 구단들은 트레이닝 코치와의 근로계약을 용역 계약 형태로 맺고 이들을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로 인식해 왔지만, 이번 판례를 계기로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제 근무 형태를 기준으로 퇴직금 지급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응원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아언츠)A씨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닝 코치로 근무했다. 구단과는 매년 ‘업무위탁계약서’ 또는 ‘코치계약서’를 작성했으며, 연봉은 2016년 4070만원에서 시작해 2019년 450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됐다. A씨는 선수단 응급처치, 병원진료 업무, 의약품 관리, 체력단련실 운용, 부상선수 재활훈련 치료 등을 담당했다.2019년 10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A씨는 2022년 10월, 미지급 퇴직금 2057만원과 직책수당 96만원 등 총 2154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직책수당은 매월 48만원씩 지급받아오던 것으로, 계약 종료 전 2개월치(2019년 10~11월)가 미지급된 상태였다.1심은 A씨의 근로자성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계약서에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로 명시된 점 △업무의 전문성으로 인해 구단의 직접적인 지시·감독이 어려웠던 점 △출퇴근이나 휴가 등을 별도 근태관리시스템으로 관리하지 않은 점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그러나 2심 재판부는 정반대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매일 오전 8시 30분경 출근해 오후 5시 30분경 퇴근하는 등 정해진 근무시간을 준수했고 △매일 업무일지를 회사 전산망에 올려야 했으며 △육성팀장이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해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한 △연봉이 구단의 트레이너 임금 인상표를 기준으로 결정됐고 △매월 27일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았으며 △업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모두 구단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점도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가 됐다.2심 재판부는 퇴직금 1883만원과 직책수당 96만원 등 총 1980만원의 지급을 인정했다. 특히 직책수당과 관련해 “실제 업무 수행을 조건으로 한다는 의사가 외부에 표시된 적이 없다”며 계약 종료일인 2019년 11월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그러면서 “의약품 구매 등에서 A씨가 일부 관여했더라도 예산 편성과 최종 결정권은 구단에 있었다”며 “A씨가 받은 격려금이나 시상금도 50만원 내외의 소액으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이나 손실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또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해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며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이같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했다. 소송가액이 3000만원 이하인 소액사건의 경우 법령 위반 등 제한된 사유가 아니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프로야구단 트레이너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 판결이 유지·확정됐다.이번 판결은 프로야구단 트레이너의 근로자성 여부를 다룬 사실상 첫 법원 판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로축구단의 경우에선 트레이닝 코치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유사 판례가 있었지만, 이 경우에도 업무 내용과 실제 근무 형태에 따라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갈린 바 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처음인 만큼 향후 구단과 전문인력 간 근로계약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전문직 종사자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구단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은 계약 형식이 아닌 실제 근무 형태를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한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했다.대법원 전경. (사진= 방인권 기자)
2025.01.13 I 성주원 기자
젠슨 황 무대된 CES…드러난 韓기업의 현실
  • [기자수첩]젠슨 황 무대된 CES…드러난 韓기업의 현실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올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는 말 그대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독무대였다. 황 CEO를 위한 축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는 말 한마디로 인공지능(AI) 등 전 산업을 좌지우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 메모리 GDDR을 생산하지 않는다.” 황 CEO가 기자간담회에서 내뱉은 한 마디가 논란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엔비디아가 이번 신제품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미국 마이크론의 GDDR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GDDR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한국 기업들과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특히 삼성전자는 GDDR을 세계 최초로 생산한 기업이기도 하다.업계 전반에서 논란이 일자 황 CEO는 하루 만에 공식 성명을 통해 “RTX 50에 삼성전자의 GDDR7을 탑재한다”고 밝히며 실언을 정정했지만 큰 충격을 안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한국의 대표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글로벌 빅테크 수장의 시선을 확인한 셈이기 때문이다.업계에선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 짓는 모양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그 안에 어떤 회사의 칩이 들어가는지 디테일까지 황 CEO가 다 외우고 있을 순 없다”고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한국도 ‘메모리 1위’라는 위상에만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력만으로 앞서기엔 미국은 ‘팀 아메리카’로 똘똘 뭉치고 있고, 중국의 테크 굴기도 만만치 않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미국 내 한국의 입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영업과 마케팅에서도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인 세일즈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
2025.01.13 I 조민정 기자
  • “노키아 기적 바라”…벤처투자 현상유지할 것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해 벤처 생태계의 잿빛 전망 속 ‘노키아의 기적’을 바라는 목소리가 두드러진다.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창업의 꽃을 피웠던 것처럼 국내 경제 침체 상황이 벤처 생태계 부활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에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딥테크 분야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12일 이데일리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10곳 중 9곳(86.6%)은 올해 투자 집행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73.3%)하거나 확대하겠다(13.3%)고 응답했다.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투자 위축 우려와 달리 실제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13.3%에 그쳤다. 이 같은 투자 기조는 경제 위기일수록 모험자본, 혁신금융의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판단에서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VC는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을 때 투자해야 한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2년 유로존 채무위기 당시를 돌이켜 보면 가장 위험했던 투자가 가장 좋았던 성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한국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 선순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VC의 투자는 확실한 회사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투자 기조는 혁신금융이라고 할 수 없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얼어붙은 스타트업…노키아의 기적 일어날까반면 스타트업들은 당분간 투자유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비용 절감, 수익성 강화 등 긴축 기조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업계의 이런 자구책이 위기 속 기회를 만들고 나아가 창업 열기를 확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 핀란드에서는 국민기업이었던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의 몰락이 창업 생태계 구축의 기회가 됐다. 노키아를 떠난 우수한 인력들이 창업에 나서면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핀란드는 인구수 대비 스타트업이 가장 많으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꼽힌다.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올해 상반기는 완전히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반등하지 않겠나”라고 예측했다. 이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경제 이론과 달리 공급이 수요를 만들기도 한다”며 “노키아가 망한 뒤 수백개의 스타트업이 생긴 것처럼 올해 국내에서도 구조조정으로 인해 대기업, 연구원 출신의 기술 창업이 반짝할 가능성이 있다. 창업의 풀이 작년, 재작년보다 나아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벤처·스타트업은 사업을 축소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동사(凍死)하지 않기 위해 서로 부둥켜안는 것처럼 인수합병(M&A)도 많이 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지금과 같이 겨울이 깊을 때 봄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부 환경은 안 좋지만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달렸다”며 “모바일 기반의 벤처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태동했다”며 “스타트업 생태계는 시장이 가장 안 좋을 때 시작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AI 대세 이어진다…AI 융합 기술에 주목업계에서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I, 딥테크 중심의 성장을 전망했다. 이번 조사 대상의 70%는 올해 유망 분야 키워드로 AI를 꼽았다. 다만 AI 자체보다 AI를 활용해 어떤 기술, 서비스를 만드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다.국내 한 VC 파트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세는 AI”라면서 “다만 AI의 분화가 이뤄지면서 같은 AI 기업이라고 해도 희비가 엇갈리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기반 활용 기술 및 효율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AI 바이오, AI 에너지 등 AI 융합 기술이 유망하다”고 말했다.조사 대상자들은 AI 외에 로보틱스, 우주·항공·방산 등을 유망 분야 키워드로 꼽았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타 업종 대비 저평가 구간에 놓인 업종을 발굴하겠다는 응답도 있었다. 유망 업종(복수응답)은 ‘ICT 서비스’가 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바이오·의료(35%) △ICT·제조(30%) 순이다.
2025.01.13 I 김경은 기자
코스닥 시장 회복·M&A 활성화·IPO 규제완화 필요
  • 코스닥 시장 회복·M&A 활성화·IPO 규제완화 필요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벤처 생태계 관계자들은 벤처투자 시장 경색을 해소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빨리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본 회수와 선순환이 어려워진 만큼 코스닥 시장 정상화와 함께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 기업공개(IPO) 규제 완화 등 안정적인 출구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작년 초부터 국내증시가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많이 이탈했다”며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심화하며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는 회수가 어렵고 출자자(LP)들도 출자를 망설이다 보니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증시를 부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도 “코스닥 시장이 호황이어야 VC 자금이 스타트업계로 유입되는데 이같은 흐름이 막혔다”며 “하루빨리 증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출자 허용, 세컨더리 펀드 출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세컨더리 펀드’는 VC 등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구주)을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말한다. 기존 투자자는 세컨더리 펀드에 지분을 팔아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신규 투자자는 우량 주식을 비교적 간편하게 취득할 수 있다.한상우(왼쪽부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성상협 벤처기업협회 회장,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국내 한 VC 파트너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가 34조원 규모로 예상된다”며 “세컨더리 펀드를 활성화해야 투자 회수와 재투자 등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스타트업은 기술특례상장만이 유일한 IPO 방법”이라며 “상장 조건을 다양화해 투자회수가 가능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된다.전 회장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 AC에 대한 행위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며 “일정액을 설립 3년 이내 초기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의무비율을 비롯해 자회사 설립제한, VC 출자제한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투자자 세제 혜택 강화, 기업형 VC(CVC) 규제 완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등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인해야 한다”며 “특히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과 공적연금의 벤처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부가 자금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불확실성 심화로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모태펀드, 팁스 등 정책자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지난해 벤처투자 쏠림 현상으로 초기 기업이 힘들었고 올해는 외부 변수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기부가 팁스 예산과 운영사, 지원 대상을 확대해 창업의 씨앗을 뿌리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5.01.13 I 김경은 기자
벤처업계 보릿고개 길어지나…90% “정국 혼란에 부정 영향”
  • 벤처업계 보릿고개 길어지나…90% “정국 혼란에 부정 영향”
  • [이데일리 김경은 김세연 기자] 바이오 스타트업 A사는 지난달 벤처캐피털(VC) 세 곳에서 5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 집행시점이 2~3월로 밀리면서 연초부터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VC들이 투자금을 풀기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A사 이사는 “4월이면 창업기업 기준인 업력 7년을 넘어 정부 지원도 받기 어려워진다”며 “5~6월 이후까지 투자가 지연된다면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VC 업체들은 성장이 더딘 바이오 스타트업 대신 회수가 확실한 기업을 찾는다. 정치 상황 등으로 시장도 어수선하니 더 깐깐하게 투자하고 투자 집행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를 철회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말했다.벤처·스타트업계의 보릿고개가 길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돌던 시장 회복 기대감은 최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다시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올해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망 기업에만 투자가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4곳 중 3곳 “작년 벤처투자 어려웠다”12일 이데일리가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벤처·스타트업 협·단체 2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5%는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이 ‘부정적’이었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5%였으며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특히 비상계엄·탄핵 정국이 벤처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조사 대상의 90%(18곳)는 최근 정국 상황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나머지 2곳도 ‘향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답해 조속한 정국안정이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요건으로 꼽혔다. 자본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금을 공급하는 출자자(LP)들이 보수적인 예산 편성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VC B사의 파트너는 “정치적인 위기가 경제 성장률 둔화와 금융 시장 불안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확실성 심화로 올해 벤처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벤처투자가 지체될 것”이라며 “국내 벤처기업의 글로벌시장 확장도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사의 파트너도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VC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정치적 리스크로 출자가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 자료= 설문조사, 중소벤처기업부)◇불확실성 확대에 투자쏠림 현상 심화벤처투자 시장의 경색에 아쉬움이 더 커지는 이유는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회복 기로에 섰던 시점이어서다.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벤처투자액은 8조 58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벤처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18.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펀드 결성 규모는 8조 2024억원으로 같은 기간 4.1% 줄었지만 대형 펀드가 잇따라 조성되는 성과도 나타났다. IMM인베스트먼트와 LB인베스트먼트는 3000억원대 규모의 펀드를, DSC인베스트먼트는 2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다만 대형 펀드는 초기, 신규 투자보다는 후기, 후속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높다. 여기에 국내 정국 혼돈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글로벌 경기 부진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검증된 후기 기업에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최근 벤처기업 D사도 최근 투자심의위원회까지 거쳤으나 최종 투자 유치가 불발됐다. 투자 시장이 보수적으로 움직이면서 높아진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탓이다. 과거에 비해 수익성에 대한 심사 기준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D사 대표는 “전보다 투자유치가 더 어렵다고 느낀다. 재무적으로 더 깐깐하게 접근하는 심사역들이 많아졌다”며 “여러 심사역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것보다 기존 투자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 후속투자에 신경을 많이 쓰더라”고 전했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과거엔 기업이 돈을 못 벌더라도 해당 기업 서비스의 사용자나 트래픽이 많으면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며 “지금은 스타트업이라도 자금 흐름을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을 버는 회사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침체기였던 벤처투자 시장이 지난해에는 그나마 살아나던 추세였는데 최근 들어 이런 움직임이 멈췄다”며 “VC뿐만 아니라 벤처·스타트업도 연구개발(R&D), 신제품 출시 등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현금을 보유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그래픽= 김다은 기자)
2025.01.13 I 김경은 기자
벤처투자업계 4곳 중 3곳 “올해 시장 작년보다 어렵다”
  • 벤처투자업계 4곳 중 3곳 “올해 시장 작년보다 어렵다”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회복세를 기록하던 벤처투자 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전망이다. 거시경제 전망이 어두울 뿐만 아니라 탄핵정국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벤처생태계 관계자 4명 중 3명은 올해 벤처투자시장이 작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12일 이데일리가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 및 벤처·스타트업 협단체 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올해 벤처투자시장이 작년보다 안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 김정훈 기자)부정적인 전망에 대한 이유(복수응답)로는 ‘거시경제 둔화로 펀딩 및 투자 축소’를 꼽은 응답이 9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회수시장 악화(65%) △출자자 모집 난항(40%) △정책자금 등 투자재원 부족(20%) 순으로 집계됐다.다만 정치적 리스크를 극복한다면 시장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창업에 뛰어드는 인재들이 많아지고 벤처투자 업계의 혁신금융 역할이 커졌던 전례가 있어서다. 특히 올해도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성을 높게 점쳤다. AI 기술을 활용해 어떤 서비스를 만드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정부가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물론 회수시장 활성화, 정책자금 확대, 규제 완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작년 초부터 국내증시가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많이 빠진 상황”이라며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심화하며 투자자들이 계속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는 회수가 어렵고 출자자(LP)들도 출자를 망설이다 보니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증시를 부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탄핵 정국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업계에서는 당장 결정해야 할 투자조차 결정을 한 달 뒤로 미루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통해 자금 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래픽= 김다은 기자)
2025.01.13 I 김경은 기자
뮤지컬 제작·상주음악가 도입, 지난해 공연 매출만 11억 성과
  • 뮤지컬 제작·상주음악가 도입, 지난해 공연 매출만 11억 성과[로컬 문화초대석]
  • 이데일리가 ‘로컬 문화초대석’을 통해 자치구 문화재단 등 문화예술을 일상 깊숙이 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 (사진=마포문화재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기획은 남들보다 한 걸음 더 앞서 가야 한다. 행정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줄 알아야 한다. 문화행정가는 이 모두를 갖춰야 한다.”최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송제용(60) 마포문화재단 대표가 밝힌 문화행정에 대한 철학이다. 송 대표는 “문화재단 대표는 제작자의 마음을 가지면서도 꿈만 꿔서는 안 된다. 실적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마포문화재단은 마포아트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주민은 물론 일반 관객을 위해 클래식·무용·연극·대중가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언론사 광고국 등에서 다수의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했던 송 대표는 2020년 마포문화재단 5~6대 대표를 맡고 있다.마포문화재단은 지난해 공연 매출만 11억 원 이상 올리는 성과를 냈다. 송 대표는 그 비결을 ‘정명’(正名)에서 찾았다. 공자의 사상인 ‘정명’은 “이름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송 대표는 “마포문화재단의 강점은 순발력과 정공법”이라며 “모든 정책과 제도는 목적과 이유를 적확하게 파악해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 (사진=마포문화재단)창작뮤지컬 ‘첫사랑’ 제작, 지자체 문화재단 최초의 상주 음악가 제도(‘M 아티스트’) 도입 등 지자체 문화재단으로는 쉽지 않은 도전에도 과감히 앞장섰다. 마포구 카페·독립서점·마트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1000원에 공연 티켓을 제공하는 ‘M컬처’로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에도 힘썼다.청소년 대상 밴드 경연 프로그램 ‘중등밴드’, 순우리말 창작시 공모전 ‘훈민정음 망월장’도 송 대표가 애정을 갖고 추진한 사업이다. 송 대표는 “‘중등밴드’에 참여한 학생 중에는 실제 연예 기획사와 접촉한 아이들도 있다. ‘훈민정음 망월장’은 우리말을 지킨다는 당위성을 살려 추진한 정책으로 의미가 컸다”고 평가했다.직원들의 장기 근무 휴가 도입과 건강검진 의무화 등 복지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송 대표는 “문화정책을 위해선 문화재단 직원들의 낮은 처우를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치구는 물론 서울시도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1.13 I 장병호 기자
배당할 돈도 없다…한진해운, 8년만에 파산 '폐지'
  • [단독]배당할 돈도 없다…한진해운, 8년만에 파산 '폐지'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 2017년 2월 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은 한진해운이 무려 8년 만에 파산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오는 23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는 채권자 집회를 끝으로 한국 해운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사태가 막을 내리게 된다. 한진해운 선박이 부산항에 정박해 있다. (사진=뉴시스)◇파산 ‘종결’ 아닌 ‘폐지’ 수순…“절차 진행 무의미”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5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는 오는 23일 오후 2시 15분 서울회생법원 제1호 법정에서 주식회사 한진해운 채권자 집회를 소집한다. 이번 채권자 집회에서는 한진해운의 파산 폐지에 대한 채권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파산관재인의 임무 종료에 따른 계산 보고를 받는다. 파산 폐지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이유는 현재 한진해운 자산으로는 일반채권자에게 배당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생·파산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A변호사는 “한진해운은 현재 남아 있는 자산으로는 파산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번 채권자 집회를 통해 파산 폐지 절차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파산 폐지란 파산 절차 비용 등 우선순위가 높은 재단채권도 변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파산 절차를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단채권은 일반 파산 채권자에 앞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재단채권이 변제가 어렵다면 그보다 후순위인 일반 파산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재산은 더더욱 없다는 뜻으로 더이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될 때 파산 종결이 아닌 파산 폐지가 이뤄진다.한진해운의 경우 법정관리 당시 발생한 물류대란으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이 파산 채권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재단채권으로 분류되면서 일반 파산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A변호사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물류대란으로 인한 각종 손해배상 채권이 재단채권이 되면서 우선권이 있는 채권이 됐다”며 “이러한 채권들이 워낙 많아지다 보니 회생절차는 더이상 의미가 없게 됐고 파산절차에서도 배당을 해야 하는 채권자들보다 재단채권자들이 훨씬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진해운이 회생 시작 5개월여 만에 파산 절차에 돌입하게 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진입 후 1300명에 달하던 직원을 50여명으로 줄이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회생에 힘썼으나 역부족이었다.당시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한진해운이 주요 영업을 양도함에 따라 계속기업가치의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인정된다”며 2017년 2월 17일 오전 9시 40분 한진해운의 파산을 선고했다. 당시 법원은 “모든 채권자에게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최대한의 채무변제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8년간 파산관재인을 중심으로 해외 자산을 회수하고 권리관계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A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환가 매각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마쳤을 것”이라며 “권리 관계가 너무 복잡해 더이상 회수가 어려운 부분은 통상적으로 법원 허가를 받아 환가 포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리한다”고 설명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무리한 선박 투자가 발단…부산항 경쟁력 약화 등 상처한진해운 몰락의 시작 시점은 2000년대 중반 호황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운업계는 호황기를 맞아 적극적인 선박 확충에 나섰고, 한진해운 역시 이 흐름에 동참했다. 하지만 고가의 용선료 계약을 무리하게 체결한 것이 이후 나타난 해운 침체기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 실패를 한진해운 몰락의 주원인으로 지적했다. 여기에 정부의 늑장 대응도 한몫 했다. 한진해운은 2016년 자율협약을 신청하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선뜻 지원에 나서지 못했다. 해운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지원 시기와 규모를 놓고 우왕좌왕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다.한진해운 파산은 한국 해운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파산 당시 전 세계 주요 항만에서 한진해운 선박들이 압류되면서 물류대란이 발생했고 한국 해운업의 국제 신인도가 크게 추락했다. 특히 글로벌 해운사들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주요 항로를 장악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부산항의 환적 물동량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한진해운은 부산항을 주요 환적 거점으로 활용해왔는데 파산 이후 환적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부산항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HMM(011200)(옛 현대상선)을 지원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는 등 해운강국 재도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의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파산은 해운업의 특성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와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웠다”며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반복되는 산업인 만큼 불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경기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한진해운이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확정한 지난 2016년 8월 31일 서울 여의도 본사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5.01.13 I 성주원 기자
‘역대급 실적’ 예고 현대차·기아…신기록 세울 전략은
  • ‘역대급 실적’ 예고 현대차·기아…신기록 세울 전략은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기아가 2024년 ‘고수익’ 체질 전환에 나서며 3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곳곳에 도사린 불확실성 등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기아는 차분히 경영 효율화와 혁신을 위한 대비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께 현대차·기아가 2024년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관리에 집중한 현대차·기아가 다시 한 번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각각 279조9095억원, 28조1364억원으로 제시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2023년과 비교하면 6.6%, 5.2% 각각 증가했다.기업별로는 현대차(005380)가 작년 매출 172조7572억원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단 영업이익은 15조125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점쳐진다. 기아(000270)의 예상 매출액은 107조1523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영업이익도 12.1% 증가한 13조114억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 해 동안 현대차·기아는 ‘고수익’ 기조를 유지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해 왔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레저용 차량(RV)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 차 생산과 판매도 유연하게 유지한 덕이다. 또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급차 판매 증가와 북미 시장 등 선진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실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판매량은 723만1248대로 전년 대비 1% 줄었다. 판매량이 줄었지만 대당 판매가가 높아지며 더 높은 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적 신기록 행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현대차·기아는 세계 경기 침체와 통상 환경 변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에 마주해야 한다. 당장 판매량 감소세가 나타난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2025년 실적은 ‘낮은 외형 성장 속 환율 상승에 기인한 이익 증가’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특히 상반기 위주로 물가 상승과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현대자동차·기아 양재 본사. (사진=현대차그룹)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 같은 위기감을 의식해 지난 6일 신년사에서 “앞으로 피해 갈 수 없는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이후 더 강해졌다”며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올해 현대차·기아는 고수익 기조를 유지하되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전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현지 생산 체계를 본격 확대하며 시장 대응력 강화를 노린다. 기아는 친환경 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2025.01.13 I 이다원 기자
클래식·영화음악…희망·위로의 선율 울려퍼진다
  • 클래식·영화음악…희망·위로의 선율 울려퍼진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푸른 뱀의 해’ 2025년을 맞아 희망과 위로의 선율이 울려 퍼진다. 이데일리가 주최하고 KG그룹이 후원하는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가 오는 18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으로 포문지난해 1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년 이데일리 신년음악회’의 한 장면. (사진=노진환 기자)이번 공연은 곽재선 문화재단이 청년 음악인의 꿈을 지원하고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창단한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KG필)가 첫 무대를 갖는다. 서희태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 본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협연자로 나선다. 가수 겸 뮤지컬배우 배다해,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도 출연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클래식에 충실하면서도 대중과도 적극 소통하는 KG필의 음악적인 색깔을 1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다. 제목처럼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힘을 힘찬 연주로 표현한 신년음악회의 대표 레퍼토리다.이어 서형민의 협연으로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들려준다. ‘랩소디 인 블루’는 재즈와 클래식을 접목해 20세기 미국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어준 작품이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 중인 서형민과 KG필의 20~40대 단원들이 청춘의 열정을 담은 선율로 관객에 들뜬 기운을 전한다.피아니스트 서형민.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이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동명의 고전발레 음악으로 잘 알려진, 클래식이 생소한 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음악이다. 클래식 음악으로 대중과 교감하겠다는 KG필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선곡이다.2부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로 막이 오른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배다해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대표 넘버인 ‘띵크 오브 미’(Think of me),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불러 자신의 이름을 알린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작곡가 한태수의 가곡 ‘아름다운 나라’를 선사한다.가수 겸 뮤지컬배우 배다해.이어 ‘팬텀싱어4’ 준우승 팀 포르테나(김성현·서영택·오스틴 킴·이동규)가 무대를 빛낸다. 포르테나는 ‘운명처럼 만나 세상에 없던 네 테너 만의 하모니로 크로스오버 계의 미래를 이끌어 나간다’는 포부로 대중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이날 공연에선 ‘팬텀싱어4’ 결승 1라운드에서 불러 화제가 된 ‘네아폴리스’(Neapolis), 노르웨이 출신의 듀오 시크릿 가든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지난달 디지털 싱글로 발매한 ‘무정한 마음’ 등을 들려준다.공연의 대미는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영화 ‘이티(ET)’의 OST 중 ‘플라잉 테마’가 장식한다. 주인공 엘리엇과 외계인 이티가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에서 연주된 곡이다. 새해를 맞은 모두에게 변함없는 꿈과 희망의 가치를 전한다.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소방공무원·가족 초청…나눔 의미 더해‘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는 소방공무원과 가족을 초청해 문화를 통한 나눔의 의미를 더한다. KG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청년 인재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법인 선현과 함께 마련했다. 재단법인 선현은 2022년 소방청과 100년 협약을 맺고 2122년까지 국가와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헌신한 순직·공상(公傷) 소방공무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소방공무원 복지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2025.01.13 I 장병호 기자
조사·통계 기능 강화…한은, 14년 만에 인력 늘린다
  • 조사·통계 기능 강화…한은, 14년 만에 인력 늘린다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하순에 경제통계국을 1·2국으로 나누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금융업무실에 있던 결제운영팀이 금융결제국으로 부서가 격상하며 기존 13국(局)·12실(室)·3원(院)에서 15국·12실·3원으로 조직을 확대한다. 국 차원으로 따지면 1999년 5월 이후 최대 편성이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에 맞춰 신규 인력도 단계적으로 12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14년 만에 인력 증원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경제통제국 2개국으로…“더 많은 지표 관리, 기능 강화”11일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4일 한은은 경제통계국을 2개국으로 나누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상반기 정기 인사에 나선다. 한은은 1년에 두 번 정기 인사를 하는데 상반기 인사의 규모가 더 크다.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통계국을 경제통계1국과 경제통계2국으로 재편하는 내용이다. 한은 양대 핵심 부서는 통화정책국과 조사국으로 꼽히는데, 경제통계국은 과거 1999년 통화정책국과 조사국 통합부서 성격인 ‘조사부’의 통계 부문을 따로 분리해 만들어진 국이다. 이후 지금까지 유지돼온 경제통계국이 2개국으로 나뉘는 것은 한은 설립 이래 처음이다.개편 후 경제통계1국은 금융통계 및 물가, 기업통계, 경제심리지수 편제 등을 맡는다. 경제통계2국은 국민총생산(GDP), 투입산출통계, 국민대차대조표(국민B/S) 등의 실물통계 편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제통계국의 현 인력은 140여명으로 본부 부서에서 가장 큰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통계국이 업무 특성상 다른 국에 비해 인력이 많은 편”이라며 “중앙은행의 조사·통계 기능의 중요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경제 여건이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전통적인 통계지표가 주는 정보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선행지표 개발과 미시 데이터 확충 등을 통해 다양한 지표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14년 만에 인력도 증원…중앙은행 업무 확대 대응한은 내부에서는 경제통계1·2국의 국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이 1국과 2국 중 한 곳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 국장이 경제통계국에서 오랫동안 실무책임자와 팀장, 부장 등을 역임해온 경제 통계 전문가라는 점에서 새롭게 재편되는 경제통계국 체제를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역할을 맡으리라는 분석이다. 또 기존 금융결제국 내 금융업무실은 이번 개편을 통해 금융업무국으로 격상된다. 중앙은행 대출제도 및 커스터디 업무를 확장적으로 수행하기 위함이다. 커스터디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이나 주식을 거래할 때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임 금융업무국장으로는 현 강남이 금융업무실장의 수직 이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 실장은 지난해 상반기 정기 인사에서 1급 승진한 바 있다. 아울러 금융결제국 소속 디지털화폐연구부가 디지털화폐연구실로 확대되는데, 이는 한은이 올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권과 함께 기관용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예금 토큰을 실거래에 활용하는 테스트를 하는 등 2025년을 CBDC 사업 원년으로 삼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춰 14년 만에 인력 증원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은은 2011년 이후 2360명으로 묶여 있던 정원을 올해부터 2480명까지 120명을 단계별로 늘리기로 했다. 경제통계국의 경우 이번에 국이 쪼개지면 인원 보강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간 정부 부처 인력은 꾸준히 증원됐지만 한은 정원은 14년 동안 동결돼왔다. 이번 조직개편의 주관을 맡은 이수형 금융통화위원 등 한은 수뇌부들은 경제를 둘러싼 커지는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업무가 확장되면서 인력 확대 필요성을 꾸준히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5.01.13 I 정두리 기자
정쟁에 막힌 에너지 대계…첨단산업 전력공급도 ‘흔들’
  • 정쟁에 막힌 에너지 대계…첨단산업 전력공급도 ‘흔들’
  • [이데일리 김형욱 하상렬 기자] 정치혼란 속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이 지연되며 전력 당국과 산업계도 사실상 ‘올스톱’ 위기를 맞았다. 정부는 전기본 수립 속도를 내기 위해 우선 야당 측 요구를 반영해 원전을 줄이는 조정안을 내놓았지만, 국회가 이를 수용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11차 전기본 지연 전력설비 계획도 ‘일시정지’12일 전력산업계에 따르면 전력기업들은 지난해 5월 나온 11차 전기본 초안에 따라 준비해오던 신규 사업을 대부분 중단시켜놓고 있다.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은 물론 신·재생 발전의 간헐성에 대응한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 사업 추진도 일시 정지됐다.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도 11차 전기본 확정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던 11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수립 절차를 시작조차 못 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작년 말 확정하려던 11차 전기본이 계엄·탄핵 정국 속 국회 보고 절차에서 막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에너지 산업이 다시 정치 공방 이슈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국회는 신·재생 확충 계획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산업부의 관련 보고를 거부했고, 산업부는 원전 축소와 태양광 확대를 담은 조정안을 세워 오는 14일 다시 한번 국회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 조정안의 핵심은 1.4기가와트(GW) 규모 원전 3기 신규 건설 계획을 2기로 축소하고,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 1.9GW를 추가 확충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스 화력발전소의 수소 혼소 발전량을 더 늘려 발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추가 감축한다는 내용도 더했다. 11차 전기본 원안대로라면 2036년 원전 비중은 35.6%(2023년 30.7%)까지 늘어나야 하지만, 조정안에는 35.1%로 줄어드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29.1%(2023년 9.6%)에서 29.2%로 늘어난다.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원전은 2기를 함께 지어야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원전 3기 계획을 2기로 줄인 건 나름대로 합리적인 조정안”이라며 “계획이 빨리 확정돼야 전력 설비가 제때 건설되는 만큼 빠른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다만, 조정안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은 분분한 데다 국정 공백기에 원전 신규 건설 계획이 확정돼 ‘알박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뒤따른다. 국민의힘도 정부가 전문가가 고심 끝에 만든 안을 야당의 요구에 못 이겨 수정한다는 불만이 크다.정쟁 중인 국회 내에서 11차 전기본 수립도 급할 것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도 문제다. 해상풍력특별법이나 국가기간전력망확충 특별법 등 비쟁점 성격의 법안조차 지난 21대 국회 때부터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고 당국과 업계는 호소하고 있다. 전력 당국은 재작년 수립한 10차 전기본에 따른 현 계획으로는 당장 2031년부터 2.2GW 발전 설비가 부족해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실제로 10차 전기본 수립 이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이 600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용인 일대에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키로 하는 등 첨단산업과 관련한 대규모 전력 수요가 발생한 상태다. AI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1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2036년 수요전망치를 129.3GW(목표수요)로 2년 전보다 11.3GW 늘려 잡은 배경이다. 유 교수는 “전기 공급 계획이 확정 안 되면 기업도 정부를 믿고 투자할 수 없게 되는 만큼 국가 전체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계획 세우더라도 차기 정부서 ‘급변침’ 가능성더 큰 문제는 11차 전기본 자체가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의 예상대로 올 상반기 중 조기 대선이 열려 차기 정부가 수립된다면 에너지 정책 방향도 또다시 급변침할 수 있다. 현 여당 재집권 땐 원전 중심의 탈탄소 계획이, 야당 집권 땐 재생에너지 중심의 계획으로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력산업이 정책에 따라 춤을 추는 중”이라며 “11차 전기본이 수립되더라도 누가 집권하느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12월29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에서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을 담은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정부는 앞선 2017년 출범 후 탈(脫)원전 정책을 내세워 앞서 전기본을 통해 확정된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취소·보류한 바 있다. 이들 사업은 원전 정책 복원을 내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5년여 만에 재추진됐다. 특히 이번 11차 전기본이 원전 재건을 담은현 정부의 사실상 첫 계획인데 수립도 전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원전산업계의 우려가 크다.전문가는 원전 대 신재생은 대립 구도가 아니라며 정치권이 합리적이고 빠른 합의 절차를 거쳐 계획을 확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승훈 교수 역시 “다른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원전 등 에너지 정책이 바뀌는 건 불가피하지만, 여야가 잘 논의해서 빠르게 합의하고 계획을 확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11차 전기본 수립을 총괄한 정동욱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탄소중립이라는 기본 목표 아래 현실적으로 원전·신재생 하나만을 택일할 순 없다”며 “국회가 정해진 절차를 제때 이행해 안정적 중장기 전력 공급을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13 I 김형욱 기자
국정공백 속 ‘원자력 대 신재생’ 정치공방…전력수급 ‘적신호’
  • 국정공백 속 ‘원자력 대 신재생’ 정치공방…전력수급 ‘적신호’
  •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내 신한울 1~2호기 모습. 왼쪽 반구가 1호기, 오른쪽이 2호기다. (사진=한수원)[이데일리 김형욱 하상렬 기자] 계엄·탄핵정국 여파로 정치권 내 ‘원자력 vs 신·재생에너지’ 공방이 재개하며 국가 대계인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으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정 공백에 새로운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세우지 못하면 6년 후인 오는 2031년부터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2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오는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11차 전기본 조정 방안에 대한 설명에 나선다. 전기본 수립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커지자 국회가 하루빨리 이를 보고받도록 설득하는 자리다. 11차 전기본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5년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맞춘 발전(공급) 설비를 확충하는 법정 계획이다. 2개년마다 세운다는 원칙대로면 이미 작년 말 확정됐어야 하지만, 계엄·탄핵 정국으로 해를 넘겼다.문제는 이미 정치권 내에서 전력수급을 둔 ‘힘겨루기’가 시작했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더 늘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에 산업부는 1.4기가와트(GW) 규모 원자력발전 1기 신규 건설 계획을 접고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 1.9GW를 추가 확충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만들었다.하지만 국회가 이 같은 조정안을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원전 2기와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야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11차 전기본 확정이 더 늦어진다면 2031년 이후부터 공급량이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6년 후부터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11차 전기본 총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전기본 확정이 늦어지면 신규 원전뿐만 아니라 전력망 구축, 가스 수급 등이 모두 늦어지고 전력업계도 그때까지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며 “전기본 국회 보고절차는 국회의 ‘권리’가 아닌 ‘의무’인 만큼 필요하다면 에너지원을 조정하더라도 하루빨리 보고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13 I 김형욱 기자
두번째 내란특검법, 오늘 법사위 표결…與 자체안은 언제?
  • 두번째 내란특검법, 오늘 법사위 표결…與 자체안은 언제?
  •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내란특검법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3일 야6당이 공동발의한 두 번째 내란특검법을 의결할 예정이다. 여당은 이번 특검법에도 반대하고 있어 표결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을 열고 야6당이 발의에 참여한 내란특검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전체회의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야6당이 발의한 두 번째 특검법은 그동안 정부가 가장 강하게 문제 삼았던 특검 후보 추천권 부분을 정부 뜻에 따라 제3자인 대법원장으로 변경한 것이 주된 특징이다. 채해병특검법 등에서 논란이 됐던 야당의 비토권도 담지 않았다.특검 규모도 기존 최대 205명에서 155명으로 축소했고, 수사 준비 기간을 포함한 수사 기간 역시 170일에서 150일로 줄였다. 다만 수사 대상엔 기존 의혹에 더해 ‘북한 군사공격 유도 의혹’과 관련한 외환 혐의를 추가했다.야당은 법안을 대폭 수정한 만큼 정부·여당의 법안 수용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여당 입장은 여전히 ‘결사반대’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까지 나서 “가장 위헌성이 있다고 봤던 임명 방식 부분의 변경으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있는 특검을 임명함에 따른 기본적인 문제는 해결됐다”고 밝혔지만 여당은 요지부동이다.여당은 당 일각에서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자체 특검법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여당 자체안은 야6당 법안과 수사대상과 수사기간, 특검 추천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여당은 특검 추천을 대법원장이 아닌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6당이 새롭게 추가한 외환유치와 내란선동 혐의 등을 제외할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야6당이 북한의 공격 유도 의혹을 ‘전쟁 유발’이라는 측면에서 외환유치 혐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만큼, 야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야당은 여당이 협상안을 가지고 오지 않을 경우 일단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4일이나 16일로 예상되는 본회의 상정 이전 여당과 합의가 될 경우 단일안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당이 야당의 입법 속도에 맞추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번주 야6당 특검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2025.01.13 I 한광범 기자
"애플에 'iOS'있듯 스마트 오피스엔 '탭&컨트롤룸'이 그 역할"
  • "애플에 'iOS'있듯 스마트 오피스엔 '탭&컨트롤룸'이 그 역할"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탭’으로 건물 출입과 주차, 회의실 예약 등 건물 내 모든 서비스를 ‘컨트롤’ 할 수 있다. 냉난방 온도 조절도 물론 가능하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2월 준공한 팩토리얼 성수의 빌딩 운영시스템 ‘탭&컨트롤룸’이 구현한 스마트 오피스다. 탭&컨트롤룸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에서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상을 받는 것은 부동산 업계에선 이례적이다.김현수 이지스자산운용 공간콘텐츠실장이 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팩토리얼 성수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국내 최초’ 빌딩 OS로 CES혁신상…스마트폰처럼 건물 관리”최근 팩토리얼 성수에서 만난 김현수 이지스자산운용 공간콘텐츠실장(상무)은 탭&컨트롤룸에 대해 “운영체제(OS) 기반의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로 건물 운영을 첨단화하는 개념”이라며 “건물 사용자가 기술 편의를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캄테크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공간기반 서비스플랫폼인 핀포인트가 ‘탭&컨트롤룸’을 개발했고 이지스자산운용 건물에 적용한 것으로 상업용 오피스에 OS를 적용한 것은 국내 최초다.전 세계적으로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솔루션을 도입한 스마트 오피스 시장은 점차 확대하고 있다. 김 상무는 탭&컨트롤룸이 건설업계가 통상 구현하는 스마트오피스와는 다르다며 “편의성, 효율성뿐 아니라 확장성까지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OS 없이 건물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탭&컨트롤룸의 경우 OS에 여러 첨단 기술·기능을 얹는 것으로 확장성을 실현시켰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iOS를 예로 들어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탭&컨트롤룸 업데이트만 하면 추가 기능을 간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팩토리얼 성수에는 현재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싱스 기술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보틱스 기술이 적용됐으며 향후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팩토리얼 성수 OS를 설명하는 영상. (영상=이지스자산운용)◇“‘3세대 오피스’ 경쟁력은 기술…임차경쟁력 키워야”김 실장은 팩토리얼 성수와 같은 스마트 오피스를 ‘3세대 오피스’라고 칭한다. 그는 “1세대 오피스의 경우 CBD(도심권역), GBD(강남권역), YBD(여의도권역)를 꼽을 수 있으며 입지가 가장 중요했다”며 “2세대 오피스는 근무에 최적화한 환경을 조성한 빌딩으로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센터필드가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센터필드의 경우 최고급 업무 환경을 조성한 결과 메타, 아마존 등 다수 글로벌 기업이 입주했다.그는 3세대 오피스를 두고 “기존에는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식으로 원가 경쟁력만 갖추면 충분했으나 그 다음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에너지절감, 스마트방제 등 임차인에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리는 업무환경을 제공해야 하며 이 기반은 콘텐츠와 기술”이라고 했다.건물을 짓고 이를 분양하는 기존 부동산 운용에서 나아가 건물 관리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건물을 오랜 기간 운영하며 인컴 게인(임대료 수익)을 올림으로써 자산 가치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은 3세대 오피스 운용이 결국 기업 수익성과 직결되며 나아가 도시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건물 브랜딩 및 건물 OS 개발 등을 통해 건물 이용자가 건물을 찾게끔 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1.13 I 최영지 기자
"'해외 유명 건축사' 설계 아파트, 실제론 이름 값만 산 것"
  • "'해외 유명 건축사' 설계 아파트, 실제론 이름 값만 산 것"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우리나라 건축사들만큼 아파트 설계를 잘하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 분들(해외 유명 건축사)은 디자인 개념 설계만 합니다. 나머지는 전부 우리 한국 건축사들이 합니다. 유명한 건축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김재록 대한건축사협회장이 서초 서초구 협회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국내 작품이란 이유로 더 차별”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협회 사옥에서 만난 김재록 대한건축사협회장은 한강권 하이엔드(최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너도나도 외국 유명 건축 설계사 모시기에 혈안이 된 세태에 직격탄을 날렸다. 해외 유명 건축사는 기본 설계만 하고 세부 설계는 국내 건축사사무소들이 대부분 맡아서 한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김 회장은 이같은 ‘건축 사대주의’를 만든 것은 결국 정부를 비롯한 건축계 모두의 책임이라 강조했다. 그는 당장 건축물 설계 공모부터 국내 작품 차별이 만연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한 가지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건축사들이 제출하는 독창적인 설계에 대해서는 공모 심사위원나 관공서에서 지적을 많이 하고, 규제도 많다”면서 “반면, ‘해외에서 어떤 유명한 건축사가 설계했다’면 지적조차 안 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언급했다.김 회장은 화살을 정부로 돌렸다. 일본은 정부 지원하에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9명이나 배출했다. 특히 바로 직전 수상자인 야마모토 리켄(山本理顯)도 일본인이다. 한국은 아직 0명이다.김 회장은 “국내 건축사들이 참신하게 설계해도 정부에서 자기 편한 데로 뜯어고치기 일쑤다. 자연스레 독창적인 건축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나서 우리 건축물을 홍보를 많이 함으로써 국민 인식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점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토로했다.최근 국토교통부는 건축 구조도면의 구조계산 결과를 건축구조기술사가 최종 확인·검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축물의 설계도서 작성기준’을 개정·시행했다. 2023년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촉발된 건축사와 건축구조기술사 간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자 하는 취지다. 당시 구조기술사들은 자신들이 건축사의 하청관계라며, 붕괴 책임 소재는 건축사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김 회장은 붕괴 당시 복잡한 상황을 정리했다. 그는 “당시 지하주차장 설계는 LH의 특수공법(무량판)이 들어갔었다. LH에서는 구조기술사에게 ‘도면을 그리라’ 했다”면서 “막상 구조기술사이 그릴 능력이 안돼 재하청을 줬고, 세금계산서만 한 건축사가 끊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구조기술사와 건축사 간 책임 소재 다툼이 벌어졌다. 김 회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구조기술사에게 우선 책임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 경우에도 도덕적 책임을 부여한 것이지, 처벌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30년 전 설계비, 지금과 차이 없어”그는 건축설계업을 둘러싼 모든 문제 해결의 단초는 ‘민간대가 법제화’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는 폐지 17년 만에 ‘민간대가 기준 법제화’가 여야 합의 하에 발의됐다.현재 민간 건축물은 건축서비스 산업의 대부분인 8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공공부문과 달리 대가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반면 건축사 시장은 포화상태라 저가 수주, 부당공동행위, 현장 감리부실·안전사고 등 문제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김 회장은 “제가 개업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1990년 초 설계비와 지금 설계비가 큰 차이가 안 난다”면서 “안전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가가 형성돼야 한다. 이 때문에 민간 대가 기준 정상화에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록 회장은…1959년생으로 건국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청구 건축사무소 대표이사로 서울시건축사회장과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 건축사등록원 운영위원장, 대한건축사협회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임기 3년 신임 회장에 당선돼 같은해 3월 취임했다.
2025.01.13 I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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