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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82건

  • [양승득 칼럼]기찻길 위에 올라탄 표(票)퓰리즘
  • 주식 투자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을 갑자기 돈방석 위에 올라앉게 해 준 ‘도깨비 방망이’를 하나만 꼽으라면 어떤 답이 나올까?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철도’를 으뜸으로 치켜세우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다. 철도 중에서도 교통 오지의 낙후된 곳을 인접 대도시의 도심이나 요지와 연결해 준 신설선, 그리고 핫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최고 주인공일 것이다. GTX는 대단히 매력적인 기찻길이다. 출퇴근 때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을 지옥철이나 콩나물시루 버스에서 시달려야 할 수도권 주민들을 20분 남짓한 시간에 경기도 북쪽 끝에서 남쪽까지(83㎞)데려다 준다니(GTX-A)이보다 더 달콤한 약속이 있을 리 없다. 이용객들의 만족과 행복감은 계획 중인 B, C, D 등 다른 노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만사가 모두 순탄할 리 없듯 D 노선에서는 최근 사달이 났다.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파장은 GTX에 대한 기대와 현실적 여건을 차분히 되짚어보게 만들고 있다.국토교통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서 기존 노선과의 중복 및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GTX-D 노선을 ‘김포-하남’에서 ‘김포-부천’으로 축소 발표한 후 벌어진 사태는 설명이 더 필요치 않다. 서울 강남과의 직접 연결을 기대했던 김포, 부천은 물론 인천의 지역 주민과 지자체장, 국회의원들로부터 분노에 찬 반발, 호소가 잇따르고,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 간담회에서 대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항의 전화와 문자 폭탄, 18원 후원금이 의원들에게 빗발치듯 쏟아진 가운데 유력 대선 주자들의 압박과 원안 통과를 다짐하는 발언까지 나오자 국토부는 사실상 노선 변경으로 돌아선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돈’이다. 민자사업과 재정사업으로 나뉘는 철도의 경우 재정사업은 예비타당성(예타)조사를 통과했다면 진행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민자사업은 다르다. 예타를 통과하더라도 사업자가 나타나야 한다. 수익성을 따져 본 후 달려들 의지가 있는 민간 사업자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GTX 모든 노선은 민자사업이며 현재 A노선만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파주-삼성 구간의 사업자로 참가해 2018년 12월 첫 삽을 떴다. B 노선은 2019년 8월, C 노선은 2018년12월 예타를 통과한 후 사업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GTX-D 노선의 해법 찾기는 가덕도신공항 때를 닮았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정치권의 가세, 지자체장들의 호소와 “곤란하다”며 버티다 꼬리 내리고 마는 정부 부처의 무소신 등에서 가덕도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표 계산이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역시 그렇다. 우이신설선과 의정부경전철 등 대다수 민자 철도가 거액의 적자로 신음하거나 파산한 사례를 목격하면서도 “GTX는 무조건 놔야 한다”는 주장이 28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부을 가덕도신공항과 흡사하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집단의 요구와 여기에 편승한 정치권의 표(票)퓰리즘이 나쁜 선례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 오판이길 바랄 뿐이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대목은 GTX의 쓰임새다. 공항과 달리 철도는 서민들의 지친 몸을 실어줄 동반자요 일상의 ‘발’이다. 정치인들의 훈수와 정부의 오락가락을 개탄하는 마음은 변함 없지만 GTX-D가 10년쯤 후 바꿔 놓을 미래 세상을 그려 보노라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에 대한 향수가 밀려온다. 길을 내고 철도를 깔 때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주민 편의’는 앞으로 반대 논리를 압도할 최강의 명분이 될 전망이다.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외친다면 “어느 별에서 왔느냐”는 핀잔과 조롱이 당장이라도 날아들 것만 같다.
2021.05.28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4%성장" 예상한 한은 '금리인상' 신호탄 쐈다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다음은 2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4%성장” 예상한 한은 ‘금리인상’ 신호탄 쐈다-주식·코인 이어…MZ세대 미술에 꽂히다-文대통령, 내달 2일 4대그룹 총수와 오찬-與, 재산세 감면 확대…종부세 완화 방안은 추가 논의-홍원식 회장 일가 남양유업 팔았다△줌인&-아마존 세운 날 물러나는 베이조스…“실패와 도전, 그게 아마존의 역사”-철강 생산 22% 확대, 사재기 단속…‘철근대란’ 숨통 트이나-대규모 투자 결단해준 총수들에 감사 인사 전달△금리 인상 신호탄 쏜 한은-수출 증대, 내수 회복 기대감에…“美연준보다 먼저 금리 올릴 수도 있다”-강력한 ‘매파’ 메시지에도…채권금리 되레 하락세-美연준도 ‘돈줄 조이기’ 카드 만지작…시기에 쏠린 눈△與 부동산 세제 개편안 ‘속빈강정’-양도세 인하 빠져, 다주택자 집 안 내놓을 것…대출 풀어줘도 살 집 없어-“집값 안정 먼저”…與일부, 종부세·양도세 완화안 성토-정부, ‘주거복지공사·주택도시공사’로 LH쪼개기 검토△MZ세대 아트어택-젊은 부부·입대 앞둔 청년…수천만원 그림, 실물 안 보고 게임하듯 구매-100만원으로 ‘박서보 묘법’ 350분의 1 소유-“지속성 두고봐야”VS“2030세대 소비방식 존중해줘야”△정치-‘세대교체 바람에 올라타자’…與 군소 대선주자들 ‘빅3’ 정조준-세대 갈등 이어 계파 논란까지…국민의힘 당권경쟁 점입가경-文, 김오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여야 대치 국면속 임명 강행할 듯-조국 돌려까기?…이낙연 “부모찬스 이용해 인턴하는 입시제도 불공평”-탁현민 “한·미 정상 노마스크, 美도착후 결정”△경제-文대통령 “내년까지 확장재정 유지”…재정건전성 숙제는 다음 정부로-AI방역 우수 농가 ‘예방적 살처분’ 제외한다-중부발전, 1500억 ESG채권 발행…풍력·수소사업 확대△금융-“출시도 안된 4세대 단점 부각”…실손보험 절판마케팅 제동-英 부동산운용사 지분 인수, 삼성생명 해외투자 본격화-인터넷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 ‘30% 의무화’-‘아뿔싸’ 착오송금…온라인으로도 반환신청 가능해진다△P4G서울 정상회의-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등 논의…한국이 ‘지구촌 녹색미래’ 이끈다-기후변화 해결하는 핵심은 ‘돈’…文, 녹색기금 확대 불지펴-각국 수장들 온·오프 참여…‘녹색회복’ 머리 맞대△산업&기업-“암모니아·수소선박 개발…게임체인저 될 것”-공정위도 ‘인텔 낸드 합병’ 승인, SK하이닉스 中 결정만 남았다-조선업 이슈는 탈탄소·디지털…韓조선사, 기술 우위 다져야-임단협 시동 건 현대차…‘4대 변수’에 협상 가시밭길-넣어두면 냄새·세균 싹…삼성전자 비스포크 슈드레서△산업·바이오-세계 최고 항체기술, 러브콜 쇄도…글로벌 돌풍-네이버 ‘원치 않는 뉴스’ 숨김 기능 추진-부활 절차 돌입한 싸이월드…실제 주인은 베일 속-‘취임 100일’ 권칠승 장관 “상생형 지역 제조혁신 추진”△식품박물관 시즌4 교촌치킨-간장·레드·허니…치킨업계 첫 증시 상장 이끈 ‘소스 3대장’-美·中 안착 이어 중동까지 4년내 25개국 진출 계획△손태호의 그림&스토리-김명국 ‘수로예구’에 담긴 염원△증권&마켓-“전기차 관련株 사려면…배터리셀보다 소재주가 낫다”-‘반짝 수혜로 안 끝나’ 소셜카지노株 성장세-조정장서 위력 발휘하는 방어株…“길게 보면 식음료株 매력”△증권-야놀자도 ‘美노크’…손정의 펀드 유니콘들 ‘미국行’ 가속화-국내외 펀드 분산투자 ‘펀드마스터 랩’ 주목-‘살얼음 맥주’ 역전할머니맥주 지분 매물로 나와-한앤컴퍼니, ‘불가리스 사태’ 남양유업 새 주인으로△관광비즈-여행체험부터 기술혁신까지…관광벤처, 코로나 악재 딛고 승승장구△스포츠-2주 연속우승 박민지 “이번에도”-최경주의 ‘네얼굴’-커지는 ‘올림픽 연기’ 목소리, 돈 욕심에 귀 닫은 IOC-준우승만 두번 김주형 “이번에는”△부동산-임대촌 우려에 민간재개발로 눈길…공공재개발 ‘삐걱’-서초 재건축發 전세난 확산, 반포자이 등 줄줄이 신고가-오늘부터 거주지 무주택자만…‘줍줍’ 신청 가능-e편한세상 ‘드림하우스 갤러리’ 공개-대구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분양△오피니언-[양승득 칼럼]기찻길 위에 올라탄 포퓰리즘-[기고]건설기능인 등급제 시행을 환영하며-[기자수첩]특금법으론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못 한다△피플-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음악…20대부터 늘 꿈꿨던 일-KDI 원장에 ‘소득주도성장’ 홍장표 선임-“애플·테슬라와 나란히…딥바이오 혁신성 세계가 인정했죠”-‘48년 무료진료’ 고영초 교수, LG 의인상△사회-판매자 사칭, 돈만 받고 잠적…비대면 시대 ‘중고거래 사기’ 판친다-3시간만에 뜬 ‘잔여량 1’…콘서트 예매하듯 ‘광클릭’-野, 이성윤 공소장 등장 ‘조국·박상기·윤대진’ 공수처에 고발-경찰 “손정민 친구, 범죄 혐의점 없어”
2021.05.27 I 하지나 기자
  • [양승득 칼럼]고위공직자의 과태료 훈장
  • 고위 공직 후보자 청문회를 지켜보노라면 짜증과 울화의 포로가 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주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소감은 조금 달랐다. 4선의 국회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그의 사람 됨됨이와 살아온 여정이 널리 알려진 덕인지 야당의 신상털이에서도 국민의 화병을 돋울 흠결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크고 작은 비리가 까발려지면서 욕설과 조롱의 집중 표적이 된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 달리 김 후보자에 대한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엔 “그래도 믿었는데...” “김부겸마저 그러면 어찌하나” 등 ‘꾸중반 연민반’의 내용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하지만 김 후보자의 인품과 능력, 청문회 결과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떠나 그를 주시하게 만든 대목은 ‘과태료’ 관련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자 부부는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와 자동차세를 체납해 총 32차례 차량을 압수당했다고 한다. 국회의원일 때 과태료를 내지 않아 총 3차례 압류를 당했고, 부인은 자동차세와 속도·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제때 내지 않아 29차례나 차량이 압류됐다는 것이다.행정질서벌인 과태료는 법규 위반 정도가 비교적 가벼워 간접적으로 행정 목적 달성에 장애를 줄 위험이 있는 단순 의무 태만에 대해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다. 행정형벌인 벌금과 달리 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부과받아도 전과가 되지 않는다. 다른 형벌과 누범 관계가 생기지도 않는다. 처벌 수단이 아니라 의무이행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고, 부과된 액수의 돈만 내면 되니 방망이는 방망이되 ‘솜방망이’다. 지갑이 두툼하고 법규 위반을 두려워 않을 배짱만 있다면 당사자들이 두려워 않을 수도 있다.김 후보자 부부가 밀린 과태료를 모두 낸데다 청문회에서도 “부끄럽다”면서 거듭 사과한 이상 법적으로, 행정적으로 더 시비를 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드러났듯 김 후보자의 과태료 건은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흐트러진 준법정신과 비뚤어진 특권의식을 적나라하게 들춰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교통 위반 과태료 체납으로 차량 2대가 7번 압류됐고 박상기 전 법무장관도 자동차세와 과태료 체납으로 15차례 차량을 압류당했다. 법질서를 바로잡고 미래세대에게 귀감이 돼야 할 ‘훌륭한’ 어른들이 보인 추한 뒷모습이다. 과태료 체납은 사법부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흥구 대법관은 3차례, 민유숙 대법관 부부는 25차례나 차량을 압류당했다고 한다.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도 모자라 과태료 납부 의무까지 뭉갠 것이니 ‘몰염치’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사소한 것이면 국가 행정 질서를 비웃고 조롱해도 되느냐는 원성이 빗발친다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과태료도 벌은 벌이다. 국가가 정한 우리 사회의 질서와 규칙을 어긴 데 대한 벌을 금전으로 대신하라는 것일 뿐이다. 때문에 보통의 국민은 속도 위반 과태료 통지서 한 장만 받아도 가슴이 철렁하고 “오늘 하루 벌이는 날아갔다”고 한숨짓기 일쑤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우리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능력 부분은 젖혀 놓고 흠결만 따지는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공동체의 존립을 좀먹고 사회 분열을 부추길 수 있는 이런 흠들을 제쳐 놓고 능력만 앞세운다면 나라의 미래는 건강을 장담하기 어렵다. 고대 중국의 정치사상가 한비가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이뤄지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로부터 이뤄진다”고 말했지만 2200년도 더 지난 옛날의 외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주제넘는 말참견일지 몰라도 큰일 할 우리나라 공직자들이 과태료 시비 따위로 얼굴에 흠집내는 일 따위는 더 없으면 정말 좋겠다.
2021.05.14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비메모리 투자 확 늘린 삼성·SK K반도체 '초격차전략' 승부수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음은 1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비메모리 투자 확 늘린 삼성·SK K반도체 ‘초격차전략’ 승부수- 3%대 물가 9년 만에 가시권 한은, 기준금리 인상 앞당기나- 박준영 자진사퇴…與 김부겸 총리 인준안 단독 처리- 금융시장 급변…재테크 전략 따져봅니다- [사설]‘빛투’ 광풍에 대출 폭증, 금융시장 뇌관 제거 시급하다- [사설]경계해야 할 백신의 정치 도구화, 불신 해소 힘 합쳐야△줌인&- ‘비트코인 팔아 1억달러 챙기고 뒤통수’ 시세조종 사기꾼인가, 혁신적 CEO인가- 44개 개발지역서 탈세 289명 세무조사 착수△인플레 공포에 긴축설 솔솔- 4%대 성장전망, 눈덩이 가계빚에 물가 압력까지…고심 깊어지는 ‘한은’- 연준 2인자 클라리다 “물가 상승 놀랐지만 일시적일 것”- KDI “내수부진 여전…한은 기준금리 연말까진 동결해야”△초격차 속도내는 K반도체- 삼성 “시스템 반도체, 38조 추가”…SK “M&A로 파운드리 생산 2배로”- 경쟁력 강화 밑거름 환영…최고급 인재 양성은 보완해야- ‘JY 사면’ 고심 드러낸지 3일 만에…文대통령 삼성 방문 ‘해석 분분’△초격차 속도내는 K반도체- 글로벌 반도체大戰 전방위 지원…화관법·수도권 규제마저 풀었다- 대기업 시설투자 稅공제 2배 확대…‘1조+α’ 금융지원- 10년간 핵심인력 3만6000명 확보…‘반도체 명인’ 양성△법무법인 대륙아주-이데일리 라운드테이블- “주택공급 부족한데 수요만 틀어막다 집값 급등…정책방향 틀어야”- 홍기원 “다주택자 규제 기조 유지한 채 일부 수정” 김현아 “첫 단추부터 잘못 꿰…전면적으로 바꿔야”- “주택 정책 전담하는 주택부 신설하고 LH 쪼개야”△정치- 與 “박준영 낙마 선에서 마무리 짓자”…野 “임혜숙·노형욱도 지명철회”- 국민의힘 당권 주자 주호영 “최단시간에 尹 입당시킬 것”- 독주하는 이재명, 뒤쫓는 이낙연·정세균…호남 쟁탈전 불붙어- 美 ‘北 백신지원 거절’ 보도에 통일부 “공식 제안한 적 없어”- “손실보상법 처리 더 지연되면 소상공인 살릴 골든타임 놓쳐”- 文대통령, 산재사망 이선호씨 빈소 찾아 유족 위로△경제- KDI “올해 경제성장률 3.8% 전망…코로나 백신 보급 속도가 변수”- 시중 통화량 38.7조 늘어…계속되는 유동성 파티- 시저형 고소작업대 관련 사고로 최근 9년간 66명 사망△금융- 대출 이자 ‘꿈틀’…주식·코인 빚투 2030 초비상-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돕는다” 산은, 실리콘밸리에 VC 세워- 체질 개선 통했다…손보사 1분기 성적 ‘굿’△산업&기업- “풀어야 할 건 풀어야” 국회 찾은 최태원 회장, 규제개혁 호소- “대표노조 총파업은 자충수 르노삼성의 현실 직시해야”- 전기차 등장에도 끄떡없는 ‘기아 니로EV’ 비밀은…- HMM, 1만6000 TEU급 5호선 ‘한바다호’ 명명식-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익 5025억 ‘적자 탈출’△산업·바이오- 코로나 백신 개발 CEO “비교임상·백신 선구매” 한목소리- 모더나 백신, 2차 관문 통과 식약처, 최종 판단만 남았다- “NFT 기반 게임, 산업 혁신 모델”…첫 연구논문 발표- 사흘치 재고밖에 없다…건설현장 ‘시멘트 대란’ 초비상△과학카페- CO₂로 합성가스 만들고, 수소충전 플랜트 국산화…‘탄소중립’ 박차- 콜라겐 먹으면 피부가 탱탱? 과학적 근거 아직 없어요- 햇빛 받아 전기 생산, 오염수 정화…‘태양광 사회’ 앞당긴다△손태호의 그림&스토리- 코로나 시대 희망 등불 밝혀라△증권&마켓- “F&F·롯데칠성…인플레 영향 덜 받는 내수소비株 주목”- 外人 사흘새 6조 팔때 동학개미 8조 사들여- 하락세 이어지는 증시…씨젠 공매도 했다면 11% 수익△증권- 액티브 ETF도 친환경·BBIG 바람…운용사 출시경쟁 후끈- 하이즈항공, 업계 유일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 내달로 연기- ‘마스턴프리미어 리츠’ 상장 재시동…“연내 입성”△부동산- 팔 사람도 살 사람도 없다…깊어지는 ‘거래 절벽’- 서울 땅 8%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市 “투기 차단·시장 안정화 우선”- 공시가 반발 46배 늘었는데…조정률 ‘1%’- DMC역세권 ‘삼표에너지 부지’에 36층 선다△여행- 바다로 둘러싸인 ‘섬 아닌 섬’…뭍에 닿아 내게로 오다- [강경록의 미식로드]시원한 국물맛이 끝내주는 칼국수에 듬뿍- [여헹+]스키장은 겨울 아닌 다른 계절에 뭐하지△스포츠- 우리가 알던 류현진이 돌아왔다-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 광주에 둥지- “조금씩 발전하는 게 느껴져…골프가 너무 재밌어요”- 존 람 “도쿄올림픽 출전 결정 너무 어려워”△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멀지만 먼저 가야 유리”…‘탄소중립 리더’ 한국 역할에 기대 커- “낮엔 강의, 밤엔 화상회의”…24시간 쉼 없는 ‘기후변화 글로벌 리더’△오피니언- [양승득 칼럼]고위공직자의 과태료 훈장- [기고]국가교육위 출범, 더 미룰 수 없다- [기자수첩]국토부장관 공석에 꼬여만 가는 공급대책△피플- 제자가 작은 선생님으로 돌아와 나눔 실천…뿌듯하죠- 법무법인 광장,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3명 영입- 호반그룹, 양배추 농가 돕기- 떠나는 에이브럼스 “실사격 훈련 제한 문제 해결해야”- 대유에이피 이석근 대표 자동차의 날 대통령표창- 한림대 신임 총장에 최양희 전 미래부 장관△사회- 이해충돌방지법에 고무줄 잣대 우려…집 장만 포기하는 ‘무주택 공무원들’- ‘김학의 사건 외압’ 연루 檢간부들 ‘피내사자’ 신분으로 공수처 이첩- 전동킥보드 규정강화 첫날…‘노 헬멧’ ‘보도주행’ 무더기 적발- 연간 7억 적자 ‘경찰골프장’ 혈세 줄줄- 서울시내 ‘100ℓ 종량제봉투’ 아웃…50~75ℓ로 하향
2021.05.13 I 장병호 기자
  • [양승득 칼럼]불사조 정치인과 울분의 나라
  • 사회생활 시작 후 30년 넘도록 ‘정치판’을 기웃거려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놓을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작은 그릇’ 주제에 정치인 꿈을 꾼다는 것은 분수 넘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진짜 중요한 자질은 ‘두꺼운 얼굴 철판’과 ‘배짱’이라는 걸 깨닫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언론사 일 덕분에 잠시 자리를 같이했거나 뉴스로 들여다본 거물 인사들의 큰 공통점 중 하나는 거짓말이 들통 나도 표정 하나 변치 않거나 수시로 말을 바꾸는 데 능한 강심장이었음을 확인해서다. 정치판과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믿음은 여러 나라에서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시장조사기업인 입소스(IPSOS)가 2019년 미국 ·프랑스·일본·한국 등 세계 23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18개 직업의 신뢰도 조사에서 정치인은 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60%로 1위에 오른 과학자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부끄럽지만 언론인도 21%로 중하위(13위)권에 그치며 별로 믿음 안 가는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정치 현장의 음험한 이미지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는 뉴스가 하나 나왔다. 국회가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처리한 소식이다. 이 의원은 표결 직전 신상 발언을 통해 “자신이 검찰로부터 당하고 있는 참을 수 없는 치욕과 수모를 동료 의원들도 언제든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자신의 범법 행위 때문에 국회가 불체포특권(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하거나 구금당하지 않는 권한)의 적용 여부를 가리는 표결을 한 것인데 반성은커녕 끝까지 국회 보호막에 기대 “억울하다”며 탄압받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날 투표 결과는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였다.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6곳에서 555억여원 규모의 회사돈 횡령과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고 검찰이 밝힌 그의 혐의와 각종 비리 의혹 탓에 원래 소속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28일 구속된 이 의원의 혐의는 검찰 수사에 적시된 것 말고도 직원 대량해고와 임금 체불, 두 자녀에 대한 지분 편법 증여 등 사회적 지탄과 공분의 대상이 될 내용으로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16일 전주 지법에 출석하면서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스타항공 노조의 주장이고 보면 ‘후안무치’의 네 글자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47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우리 사회의 울분 점수는 평균 1.75점으로 작년(1.58점)보다 크게 뛰었다. ‘만성적 울분 상태’라는 비율은 전체의 58.2%로 지난해의 47.3%보다 급상승했다. 울분을 느끼게 한 가장 큰 요인은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로 16개 항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정치가 국민을 분노하고, 울고 싶게 만드는 ‘원흉’이라는 고백이다.정치인들은 자신이 나랏일에 헌신한다고 자부할지 몰라도 이는 셀프 채점 결과일 뿐이다. 법을 우롱하고 짓밟는 짓을 밥 먹듯 저지르고도 국회 울타리 뒤에 숨어 큰 소리치는 이들이 더 나온다면 국민이 들 몽둥이는 철퇴가 아니라 불벼락일 수 있다. 국민 가슴 속의 불사조는 나라를 위해 전선을 누비면서 생사의 고비를 숱하게 넘긴 전쟁 영웅이나 불굴의 스포츠 스타 등일 뿐 부패 정치인은 전혀 ‘아니올시다’다. 국민을 만성적 울분 상태에서 구해 낼 최고의 명약은 거짓과 부패, 반칙에 마침표를 찍는 일임을 이 의원뿐 아니라 정치인들은 어서 깨달아야 한다.
2021.04.30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시장과 맞선 '거꾸로 하이킥'의 죄값
  • 한 살 터울의 초등학생 두 아들에게 어머니는 주인집 아들과 다투지 말라고 틈만 나면 주의를 주셨다. 개구쟁이 동생이 싸움이라도 하고 온 날이면 “왜 그랬느냐”고 혼을 내신 뒤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나이의 필자도 짐작할 수 있는 주인집 눈치보기였다. 이사할 집을 찾아 복덕방(지금의 중개업소)을 드나들 때면 “아이가 몇이냐, 몇 살이냐”는 질문이 심심찮게 어머니 앞에 놓였다. 세입자와 복닥거리고 살아야 할 집주인이 복덕방을 통해 미리 던졌을 물음이었다. 필자가 눈과 몸으로 겪은 옛 체험이자 4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오늘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스토리의 제목은 ‘셋방살이 설움, 집 없는 아픔’이다.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후 벌써 일주일이 더 지났다. 정부의 무능과 위선, 불공정 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한데 뭉쳐 폭발한 것이 배경이다. 그러나 콕 찍어 말하자면 부동산정책의 헛발질을 거듭하면서도 반성은커녕 엉뚱하게 마이웨이로 내달린 것이 민심을 후벼 판 가장 큰 송곳이 아닐까 싶다. 규제 대못으로 주택 공급을 억제하고 시장을 틀어막으려 한 것이 첫 번째 잘못이요,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물건까지 씨를 말린 게 두 번째 죄라면 쌓이고 쌓인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태로 발가벗겨진 공직자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대규모 투기 행위였다. 참다못해 몽둥이를 들게 한 것은 공시가 인상 폭격이었다. 분노 폭발의 도화선이 된 이들 사안의 공통점은 모두 ‘주거’라는 단어와 관련돼 있다. 가족이 한 데 모여 쉴 최소한의 공간조차 구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답답함은 서민 가장의 하루하루를 한숨과 눈물로 범벅이 되게 만들었을 것이다. 삼시 세끼 해결이 절대빈곤의 시대에 민생의 으뜸 과제였다면 주거 안정이 더 급해진 오늘날,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 오만에서 비롯된 집값, 전세값 폭등 때문에 내집 마련의 꿈이 날아가고 노후까지 잿빛으로 변했으니 민심이 온전할 리 만무다.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로 여론의 몰매를 받았지만 논리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잔여임기 1년 남짓의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한 통 큰 공약이야말로 검증 대상이었다. 변창흠 국토부장관이 8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거창한 청사진을 내놨지만 후보지 선정과 관련된 투기 의혹 또는 주민 반발로 여기저기서 삐그덕대는 것만 봐도 주택 문제는 정부가 의욕만 앞세운다고 ‘뚝딱’ 풀릴 일이 아니다.주택값이 잠잠했던 시기를 정부, 여당의 책임 있는 관계자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공급이 넘칠 때 물건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를 펼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경험한 진리다.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는 경제의 생리를 깔아뭉갠 채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이고 공급을 졸라맨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되새겨 보자는 것이다. 정치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경제는 국민을 괴롭히고 시장은 복수할 수 있다. 정부는 시장이 막히지 않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고 감시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족하다. 리얼미터의 재·보선 직전(3.29~31)여론 조사에서 최고 핫이슈는 ‘부동산시장 안정’(37.9%)이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민심의 폭발, 쓰나미”라고 진단하고 “정부가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거꾸로 하이킥’으로 민심을 또 잘못 건드리면 분노는 화산처럼 2차, 3차 폭발을 부를 수 있다. 집 문제만큼은 정부·여당의 진지한 반성과 겸손, 고차원의 접근 방식이 절실하지만 필자가 쓸데없는 기대를 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021.04.16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요리사 법관과 주먹질 변호사
  • 오카모토 켄. 2004년에 71세였던 그는 오사카 고등법원 근처의 이자카야(대중식당과 주점을 혼합한 형태의 음식점)주인이었다. 계산대에 앉아 돈만 받는 것이 아니라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요리사 복장으로 주방에서 음식도 만드는 1인 2역의 주인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노인 요리사였지만 그의 이력은 남달랐다. 이자카야를 열기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법원 형사부에서 수석판사로 일했기 때문이다. 그가 요리사 옷을 입은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정년퇴직 후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앞세운 변호사 일보다 다른 사람들이 기뻐할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감안할 때 ‘인생 이모작’ 최고의 길은 남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 그는 퇴직 후 1년간 조리사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이자카야를 차린 후 줄곧 주방과 계산대를 지켜 왔다.필자가 10여년 전 일본의 한 일간지에서 건져냈던 이색 뉴스 한 토막 속의 ‘별난 인생’ 이야기다.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눈 잣대가 달라진 탓에 법조인들에 대한 대중의 평가와 시선은 옛날만 못해진 감이 적지 않다. 법대 입학은 물론 사법시험 통과가 ‘바늘구멍으로 낙타 지나가기’만큼 어려웠던 시절의 법조인들에게는 대개 ‘엘리트’ 찬사와 함께 존경과 신뢰의 두 단어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일일이 이름을 들춰내지 않아도 독재와 불의에 맞서 사회 정의와 법치를 수호한 대쪽 법관, 강골 검사의 기억은 수많은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다. 법조인들에게 아직 선망의 시선이 꽂히고 주위의 신뢰와 기대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일 것이다.하지만 법조계, 법조인과 관련해 하루가 멀다하고 꼬리를 물고 이어진 어두운 뉴스들을 되짚어 본다면 그런 평가와 대접이 온당할지 의문이다. 법을 집행하고 타인을 재단하는 위치의 사람들이 지녀야 할 윤리 의식과 도덕을 팽개친 사례를 우리는 너무도 쉽게 목도하고 있어서다. 자신과 가족의 각종 비리 의혹에 휘말려 추락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내로남불’ 행태와 이용구 법무차관의 변호사 시절 택시기사 폭행, 그리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에 이르기까지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할 이들이 분노와 비난의 표적으로 전락한 것은 극히 일부 사례일 뿐이다. 잘라 말해서 엘리트들의 ‘자기 파괴’ 전성시대다. 이들의 탈선 배경은 탐욕·오만과 무관치 않다. 더 강한 권력과 더 많은 재물을 향해 폭주한 욕망의 전차에서 내리지 못한 잘못이 자신에게 오욕을, 국민에겐 실망을 안긴 격이다. 살아서는 물론, 세상을 뜬 후에도 신뢰와 양심의 상징으로 존경받는 법조인은 적지 않다. ‘법복 입은 성직자’로 추앙받는 고 김홍섭 전 서울고등법원장의 일대기를 모르는 후배 법조인은 없을 것이다. 청렴과 강직을 평생 법전처럼 끼고 산 법관과 검사도 많을 것이다. 드러나진 않았어도 요리사 수준을 넘어, 퇴직 후엔 낮은 곳에서 남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엘리트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을지 모른다. 4월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혈투’가 한창이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의 선봉에 선 이들 중 상당수는 법조계 출신이다. 선거 후 정국이 내년 대선을 향해 내닫기 시작하면 이들의 이름은 더 자주 국민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잊어선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윤리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더 의심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데 이제라도 힘을 보태는 것이다. 법조계 엘리트들의 빗나간 행각에 질려버린 보통 국민의 염원도 비슷할 것이다. 법을 공부한 이들에 의해 정의가 조롱받고, 법이 반칙을 덮는 방패로 악용되는 구태와 악취가 계속된다면 세상은 “법 공부 안 한 게 다행”이라는 탄식으로 가득 찰 것이 분명하다.
2021.04.02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 '식품 황제'와 '라면의 신'
  • 1990년대 초반 서울 조계사 옆 옅은 하늘색의 구식 건물. 옛 종로국민학교 교사를 개조해 만든 나지막한 이 건물의 2층 안쪽 회장실은 늘 조용했다. 찾아오는 손님도 많지 않았다. 회장님은 외출도 않은 채 혼자 점심을 들 때가 적지 않았다. 단골 메뉴는 자신의 회사가 만든 라면이었다. 회사 직영의 시식코너에서 조리해 온 라면을 그는 포크로 면발을 돌돌 말아 들기도 했다. 70세를 넘긴 그의 고독한 식탁을 한결같이 지켜준 건 라면 사랑과 회사 운영의 신념으로 삼았던 정직과 신용, 그리고 고독이 전부였다.(삼양식품)주주총회장에 불쑥 들어서자 회의를 주재하던 인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참석해 있던 사람들의 표정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분위기가 ‘영’ 아니었다. 호기심 삼아 들어갔던 기자는 머쓱해져서 곧 일어서야 했다. 황급히 달려온 홍보실 간부가 말했다. “에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얼굴 사진 한 장이라도 신문에 실리면 우리는 큰일납니다” 취재랍시고 더 이상 들이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 “바깥 세상과는 담 쌓고 사시는 분이세요”(농심)필자가 케케묵은 옛 취재 수첩에서 기억을 더듬어 본 삼양식품의 창업자 고 전중윤 회장(1919~2014)과 신춘호 전 농심 회장(1932~). 국내 라면 시장은 물론 식품 산업 역사에서 두 사람 스토리를 빼면 나머지는 속 빈 강정이다. 먹거리가 절대 부족했던 1960년대에 회사를 세우고 (삼양식품 1961년, 농심 1965년)치열한 맞수 싸움을 거치며 큰 족적을 남긴 두 거인에게 업계에서 붙인 닉네임은 ‘식품 황제’와 ‘라면의 신’이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견해가 다를 수도 있는데다 한정된 분야에서 붙여진 별칭이니 별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와 경영 스타일, 시장을 주름잡던 시기가 다른 점을 고려하면 비교가 무리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필자가 주목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선구자’라는 데에 있다. 전 회장이 1963년 국내 최초의 라면을 선보이며 불모의 시장을 개척했다면 신 회장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농심을 1위 업체로 올려세운 데 이어 세계 곳곳을 한국 라면의 장터로 만든 글로벌시장의 파이어니어라는 점에서 DNA가 같다.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운 곳이 국내냐, 아니면 해외냐가 다를 뿐이다. 무죄로 결론난 1980년대 후반의 ‘우지(牛脂)파동’에 회사가 휘말리지만 않았더라면 전 회장도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었을지 모른다.또 하나의 공통점은 한우물을 팠다는데 있다. 돈이 된다면 이것저것 손대고, 빚으로 허장성세 부리다 무너진 대기업이 수두룩한 우리나라 재계 역사에서 ‘라면’ 하나로 우뚝 서고 세계 무대에 한류 식품의 우수성을 알린 두 사람의 공은 작지 않다. 대외 활동의 유혹과 권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세상 일에 관심을 끊고 오로지 회사 일과 씨름했던 이들의 외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물론이다.라면의 종주국은 일본이고 세계에서의 명성과 파워도 일본 메이커들이 아직 한 수 위다. 1958년 라면을 세상에 처음 선보이고 인류의 대표 먹거리로 키우는데 앞장섰던 안도 모모후쿠(1910~2007년)닛싱식품 창업자는 업계와 일본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전설적 존재였다. 그의 경영이념은 ‘食足世平’(먹을 것이 풍부해야 세상이 평화롭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전중윤과 지난해 사상 최대의 호실적을 거두고 16일 일선에서 물러난 신춘호라는 두 거인이 있다. 일본에서 배우고 들여온 기술과 기계로 출발했지만 한국 라면이 반도체, 조선처럼 글로 벌시장의 최정상에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안도 창업자 이상의 사명감과 승부욕으로 신화를 쓴 두 거인 같은 재계 거목이 더 많이 나오길 고대한다.
2021.03.19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가덕도 도시어부들의 헛다리
  • 목청 테스트를 받는 기분이어서 쓰고 싶지 않았다. 노래자랑 무대에서 여러 사람이 앞서 부른 곡을 “내 노래도 잘 들어달라”며 사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다루지 않으려 했다. 그렇지만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모자라 일을 저지른 이들이 미안해 하기는 커녕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감정을 추스릴 수 없어 쓰기로 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벌어진 일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터라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물론 들러리 담합에 나선 야당까지 ‘가덕도’ 세 글자를 기도문 외우듯 입에 달고 다니고, 천지가 개벽을 할 것처럼 떠벌여댄 ‘바람잡기’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박또박 세금을 내고 사는 납세자의 한 사람으로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두고두고 따지고 싶은 것은 하나둘이 아니다.“가덕도신공항이 부산 시민의 염원이라고 이유를 댔지만 모든 시민이 이를 원하나? 그렇다면 무엇으로 증명하나? 한 해 나라 살림살이의 5%와 맞먹는 28조 6000억원(국토교통부 추산)의 혈세를 퍼부어야 할 이 공항 건설이 해당 지역 경제를 위한다는 이유 하나로 정당한 절차를 몽땅 건너뛴 채 ‘뚝딱’ 결론만 나면 그만인가? 나머지 대다수 국민은 ‘봉’인가? 4월 부산 시장 선거를 겨냥해 밀어붙인 ‘낚싯밥’ 냄새가 진동하는데 왜 공항이 성추행 추문으로 물러난 전임 시장의 후임을 뽑는 선거에 미끼가 돼야 하나? 안전성· 경제성 등의 문제는 물론이고 법률 위반 소지만도 30곳이 족히 넘는다는 이 공항이 과연 건설 과정은 순탄하고 관계자들은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자신하나? 부산 시민들은 공항만 약속하면 눈 ‘딱’감고 표를 줄 것이라고 보나?”어지러운 감정을 달래줄 답은 여론 조사 결과에서 먼저 나왔다. 리얼미터가 1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물은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3.6%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놀라운 것은 공항만 들어서면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될 것이라고 떠들어댄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4.0%에 달한 반면 “잘된 일”이라는 답은 38.5%에 그쳤다. 몰표를 기대할 여당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을 결과다. 조사 표본이 500명에 불과해 지역 민심 전체를 대변한다고는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법 통과 직후 조사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은 뜻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눈앞의 지역이기주의보다 나라의 미래와 살림살이라는 장기적 안목에서 사안을 판단하는 시민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고 봐야 해서다. 가덕도신공항은 관료들의 기회, 보신주의와 여당의 매표 계산, 야당의 야합이 맞물린 21세기판 초대형 포퓰리즘 공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대표가 “가벼운 마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지만 기대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유권자들의 양식을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아서다. 유권자들도 이제는 포퓰리즘의 중독성과 해악, 그리고 미사여구로 포장한 공수표의 본질을 가려낼 줄 안다. 1000조원을 바라보는 나랏빚과 한여름 수은주처럼 치솟기만 하는 국가채무비율이 미래세대의 앞날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를 그들도 걱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과 현명한 선택이 투표 결과에 선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현재로선 작지 않다. 대한민국이 퍼주기 중독에 걸린 나라들과는 아직 다르다는 것을 4·7선거는 보여줄 수 있다. 부산 시민의 예리한 판단이 가덕도에 모인 도시어부들의 황당무계한 미끼 앞에서 흐려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정확하고도 올바른 한 표만이 포퓰리즘을 뿌리뽑고 나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2021.03.05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외부감시·내부통제도 없었다…LH '예견된 비리'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다음은 3월 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외부감시·내부통제도 없었다…LH ‘예견된 비리’-윤석열 職 던졌다-모집 또 모집해도 지방대 0.14대 1…새내기 실종사태-작년 1인당 GNI 3만1755달러…2년 연속 감소-사설: 검찰총장 중도 사퇴, 정치적 중립 훼손한 여권 탓 크다-사설: 무리수 뻔한 손실보상제 도입, 그렇게 서두를 일인가△줌인&-‘중도 전략’으로 나경원 넘은 오세훈…‘중도’ 앞세운 안철수와 정면승부-2월 외환보유액 4475억 6000만 달러 ‘사상 최대’△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일파만파-참여연대 “제보 봇물” 추가 의혹 예고…비리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전수조사단에 국토부 직원 포함…‘셀프조사’ 도마에-보상 지연, 문화재 발굴 문제 이어 투기 의혹까지…3기 신도시 어쩌나△무너져가는 지방대-쇠사슬로 굳게 잠긴 문, 주변상가 텅텅…쫓겨난 교직원들 생계 막막-등록금 면제, 아이패드 내걸었지만…지방대 신입생 유치 ‘백약이 무효’-부실 걸러내는 사전평가 내달 결론…떨고 있는 지방대△윤석열 검찰총장 전격 사퇴-사실상 ‘차기 대권 행보’ 본격화 선언…보수결집·정계개편 촉매 될 듯-중수청 입법 주춤…월성원전 수사 동력 잃을 듯-파격 발탁서 文정부 ‘저격수’로…尹, ‘파란만장’ 589일△기승전ESG…어떻게 <3>현대자동차그룹-‘달리는 공기청정기’ 수소전기차 앞세워 ‘친환경 모빌리티 사회’ 앞장-현대모비스, 협력사에 특허 개방…현대위아, 폐수·먼지 관리시스템 도입-ESG라운지 “ESG경영, 한때 유향 아냐…지속가능기업은 실천 필수”△정치-尹 사의 수용 직후 非검찰 민정수석 임명…檢개혁 다시 고삐 죄는 文-文대통령 이르면 이달 말 백신 맞는다-본선 티켓 쥔 박형준 “위기의 부산 구하겠다”-“증조부·조부 4·3사건 때 희생…피해자 명예회복 위해 온 힘”-軍 ‘헤엄 귀순’ 경계실패 22사단장 보직해임-이낙연·김종인 ‘추경 적기 처리’ 공감대△국제-미얀마 최악 유혈사태…무차별 총격 38명 사망-中 양회 개막…“세계가 주목, 찬란한 역사” 자평-2017년 폭락장과 ‘결’ 다르다…5만달러선서 버티는 비트코인△경제-코로나가 끌어내린 1인당 국민소득…멀어진 ‘4만달러의 꿈’-2월 소비자물가 1.1% 상승…1년 만에 최대폭-서부발전-가스공사 손잡고 태국에 LNG 복합발전소 건설△금융-‘남초’ 대형 보험사,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총력전-금융 공공기관 상반기 채용 스타트-은행 예금 증가에…‘머니무브 시작’ vs ‘매년 반복현상’-권광석 행장 사실상 연임…우리銀 1년만 더 맡는다-농협 ‘안전농업하세요’ 캠페인△산업&기업-배터리 결합 가능성에…LG가 현대차보다 ‘리콜 비용’ 더 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반도체 설비투자 ‘역대급’-배재훈 HMM 사장 연임할까-대한항공 송현동 땅, 서울시에 ‘계약시점 없이’ 판다-한화큐셀·신성이엔지, 美 태양광 시장 ‘光드라이브’-LG전자, 트롬 워시타워에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스티커 도입△산업·바이오-통신 3사, 28㎓ 5G도 ‘공동망’ 검토…삼성전자 반색-반려동물 헬스케어 뜬다…제약·바이오 진출 러시-“헤이 카카오, 세탁기 돌려줘”…카카오-삼성, AI 스마트홈 협력-수출 초기 中企 자금 지원…중진공-수출입銀 업무협약△소비자생활-점주 “위생식당 인증 신청했는데 감감무소식”-이커머스, ‘수장 교체’로 변화 모색-대파값 뛰자 냉동대파로 눈 돌려-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CJ오쇼핑 ‘이소라 프로젝트’△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내몰리는 영세 자영업자들 살리려면 복합쇼핑목 의무휴업 불가피”-파산 위기 광물자원공사 살리고…폐광지역 지속 성장 ‘두 토끼’ 잡아야△증권&마켓-평균수익률 60%…‘소·부·장 패스트트랙株’ 잘나가네-“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줄상향-‘제2의 게임스톱’ 투자, 美 ETF 상장에 주목△증권-“시장조성자 공매도 규제는 코미디…정치권은 자본시장 왜곡 말고 빠져라”-멀티플렉스 코로나 직격탄…메가박스 매각 검토-“87만원 LG화학, 0.5주 매수”…국내 소수점 거래 가능할까△손태호의 그림&스토리-18세기 학교 탐구영역 ④ 개학 시즌…김홍도의 ‘서당’으로 본 교육 백년대계△오피니언-양승득 칼럼: 가덕고 도시어부들의 헛다리-기고: 구독경제 현실 무시한 금융위 시행령-기자수첩: 18년간 구호만 외친 금융허브의 꿈△여행-山멍·水멍…신선놀음 따로 있나-택시운전사 되어 광주로…오늘은 나도 영화 주인공-‘겉바속촉’ 찹쌀 탕수육…여기선 ‘부먹’이 진리△스포츠-임성재 “마음 편안한 코스…순위 끌어올릴 것”-‘프로 6년차 루키’ 이세희 “우승 목표로…계속 발전하고 싶다”-추신수, KBO리그 오자마자 ‘연봉킹’ 등극-김한별 “작년 깜짝 활약? 올해는 더 잘해야죠”-김광현, MLB 시범경기 등장…1경기 2번 등판 ‘특별 대우’-전미정, 日 투어 개막 전 4언더 8위로 산뜻한 출발△피플-차기철 인바디 대표 “퍼스트무버로서 시장 선도…경쟁상대는 오직 자신뿐”-연매출 1조 기대 ‘카카오엔터’ 출범…김성수·이진수 각자대표 체제 꾸려-김범석 쿠팡 의장의 남다른 인연 화제-김세훈 현대차그룹 부사장 등 4명 ‘2020 자동차인’-터널 공사장 찾은 서정협 서울시장 대행 “첫째도, 둘째도 안전”-“복지시설에 태양광 무료지원”…한화 ‘해피 선샤인 캠페인’-묵헌상 신약개발사업 초대 단장-허용석 현대경제硏 신임 원장-이데일리 실종아동·장애인찾기 캠페인-인사가 만사-명복을 빕니다△사회-“영업시간 확대 숨통 트이길…복잡·세분화된 방역지침 간소화 기대”-‘조국 재판’ 김미리 판사가 계속…‘코드인사 비판’ 김명수 대법원장 묵묵부답-생수 수질 기준보다 10배 높은데…“합천호 태양광서 유해물질 검출?”-6일 만에 15만명 접종…사망 신고 5명으로 늘어 불안 여전-“백신 맞으면 치매 걸린다고?”…警, 가짜뉴스 집중 단속-4월 7일 재보궐선거 투표하는 날
2021.03.04 I 김범준 기자
  • [양승득 칼럼]홍 부총리의 줄타기와 벽타기
  • 기업의 CEO(최고경영자)중 회사 금고 속을 자주 들어가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스마트 폰 안에 있건, 아니면 PC 안에 있건 금고의 형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구 반대쪽에서도 24시간 회사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오늘날, 기업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자다가도 사이버 금고를 열고 속사정을 체크할 수 있다. 얼마가 새로 들어오고 나갔는지, 시재금은 넉넉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겉치레와 노는 데 관심이 더 커 회사를 말아먹을 사람만 아니라면 기업인들은 거의 누구나 이런 스타일로 회사를 이끈다. 몸에 밴 위기의식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인, 특히 오너 경영인들이 조직 내에서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보내는 곳은 금고(곳간)다. 금고지기의 공통된 특징은 숫자에 밝고, 보수적이고, 충직하면서 입이 무겁다는 점일 것이다. 증권사 CEO 출신의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홍남기 부총리를 향해 “경리 출신의 사고방식이 머리에 배었다”고 화살을 날렸다. 주 최고위원은 “재난 전쟁이 났는데 돈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은 답답한 얘기”라며 “홍 부총리를 잘못 뽑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 부총리가 직접 들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할 정도로 면박에 가까운 표현이다.홍 부총리를 두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홍 부총리만큼 매를 많이 맞고 왕따를 당한 각료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색이 경제사령탑인데 청와대와 정부·여당 내부에서도 그를 향한 펀치와 조롱은 ‘툭’하면 날아든다. 문 대통령이 최근 손실보상제 검토를 기재부를 제치고 중소벤처기업부에 맡긴 것이 한 예요, 정세균 국무총리가 ‘개혁저항 세력’이라고 공개적으로 몰아붙인 것도 매운 회초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곳간지기 구박한다고 뭐가 되냐”며 ‘창고나 지키는 사람’으로 깎아내렸다. 여당과 맞서는 듯 하다가 꼬리를 내리고 ‘8전8패’한 그를 동료, 후배 공무원들이 ‘홍백기’‘홍두사미’라고 부른다는 소문은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왜 그랬을까? 홍 부총리와 일면식도 없는 필자는 그의 인품과 스타일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나의 판단은 나라 곳간 지킴이 일이 그를 ‘동네북’신세로 만든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 경제·재정 정책의 수립·총괄 및 예산·기금의 편성과 집행의 최고 책임자다. “쓰고 보자”는 이들이 득실대는 상황에서 곳간 열쇠를 지키다 보니 매를 벌고 따돌림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경리직 같다”는 그의 운신 폭은 따지고 보면 주위가 요구한 것이기도 했다.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국난 극복의 중심에 섰던 스타급 경제 수장들에게는 대통령을 포함한 주위의 탄탄한 신뢰와 권한이 주어졌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름을 댈 필요도 없다. 그러나 홍 부총리가 대통령은 물론 여당 실세 정치인들과 관료 사이에서 소신과 능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배경과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가 입각한 2018년 12월 이후 기재부 정책은 청와대·여당의 퍼주기 선심과 비어가는 나라 곳간 사이에서 끙끙댄 것 이외에는 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초슈퍼 예산과 선거를 앞두고 휘몰아칠 포퓰리즘 공세를 고려한다면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4차 재난지원금 방식 등을 둘러싸고 최근 “어렵다”며 이낙연 대표에게 반기를 들긴 했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을 향한 더 큰 싸움은 사실 이제 시작이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홍 부총리는 억울하고 그의 경리식 사고가 잘못된 게 아니다. 문제의 근원은 국민 혈세를 폼나게 쓰고 생색내려는 사람들에게 있다.그리고 이런 이들은 계속 더 나올 것이다. 그런데 그마저 없다면 곳간은 누가 지키고 소는 누가 키우나?
2021.02.05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문 대통령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되도록 한·일 관계를 소재로 한 칼럼은 쓰지 않으려고 했다. 오랜 기간 도쿄에 거주한 경험을 가진데다 개인적 인연도 많아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가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국민 작가인 원로 문인마저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며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치는 풍토에서 오해 살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소심함이 ‘일본’이라는 두 글자를 멀리하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내 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식의 편협한 사고가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한 번쯤은 속내를 털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신년 기자 회견 내용 중 다른 현안에 가려 큰 시선을 끌지 못했던 것 중 하나는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이었다. 하지만 말에 담긴 무게와 파장에서 본다면 이날 한·일 관계 발언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한·일간에 풀어야 할 현안이 많다”며 “과거사는 과거사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은 그것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일본기업 자산이)강제 집행의 방식으로 현금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말했다.2015년 한국 영화 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묘한 타이틀의 작품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영화 제목의 ‘판박이’다. 대전환에 가까워서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중대한 흠결이 있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실상 퇴짜놓은 것을 시작으로 한·일 마찰의 주요 고비마다 강경한 입장으로 일본 압박의 선봉에 섰다. 이런 기억에 비추어 볼 때 문 대통령의 발언은 뜻밖이다. 얼음장 같은 두 나라 사이에 봄기운이 돌게 할 ‘큰 틀’에서의 확실한 처방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후 문재인 정부의 일본을 대하는 태도는 확실히 달라졌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잇따라 도쿄로 건너가 스가 총리를 면담하고 문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전한 데 이어 어제 부임한 강창일 주일 대사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의 정상 회담을 원한다”고 밝혔다. 한국 법원이 주권면제원칙을 배제하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배상 판결을 내린 후 두 나라 갈등이 더 험악한 국면을 맞았지만 외교적·정치적으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음을 문 대통령의 기자 회견과 강 대사의 발언이 거듭 확인해 준 셈이다.변화 이유를 현재로선 딱부러지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공을 넘겨 받은 일본 정부가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인가에 답이 달려 있어서다. 국가간 합의가 뭉개지고 국제관습법을 배제한 판결이 내려지는 현실을 목도한 일본 정부 내부에는 반감이 만만치 않을 게 분명하다. 한국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당혹감마저 작지 않을 수 있다. 장삿꾼끼리의 흥정에서도 먼저 화를 내고 패를 까보이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는데 문재인 정부가 걸어 온 길을 뒤돌아 보면 닮은 점이 많아 이 또한 불안하다.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두 나라 사이에 봄 기운이 찾아들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이 희소식이요, 관계 복원을 기다리는 양국민의 열망과 침묵의 응원도 큰 동력이다. 스가 총리는 “한국이 해법을 내놔야 한다”며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두 나라 사이의 얼음장을 녹일 봄은 자연의 봄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열쇠는 양국 정상의 통 큰 결단과 열린 마음에 있다.때문에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건넬 인사를 하루라도 빨리 들을 수 있기를 필자는 고대한다. “안뇽하시무니까. 문재인 대통룡님!”
2021.01.22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바이든 시대 美, 벌써부터 디지털 통상압박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다음은 2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바이든 시대 美, 벌써부터 디지털 통상압박-“분류작업 회사 책임” 택배비 인상 불가피-공공재개발에 ‘귀한 몸’된 빌라…“사고 싶어도 못 산다”-[사설]닻 올린 공직자수사처, 외압 못이기면 존재가치 없다-[사설]정치 외풍에 흔들리는 금융, 이래선 시장에 탈 난다△2면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 -파리기후협약·WHO복귀 지시…취임하자마자 트럼프 지우는 바이든-“모든 미국인의 대통령 되겠다”…통합·화합 강조-바이든 취임식 불참한 트럼프-文대통령, 바이든에 축전…“가까운 시일내 직접 만나자”-바이든 부부 곁 지키는 ‘한국계 2명’△3면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철강관세 쉽게 철폐 안할 듯…노동자·환경 문제 앞세워 통상압박 예고-만 대가, 인앱결제 강제…한·미간 갈등불씨 여전-“미국의 中견제 더 심해질 것…韓, 대중 수출 축소 불가피”△4면 공수처 공식 출범-25년 진통끝 출범…金 ‘국민’ 33번 외치며 중립성 강조했지만 우려 여전-과제 산적한 공수처…1호 수사대상은 누가될지 ‘최대 관심’-文대통령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중립성·독립성”△5면 공공재개발 8곳 선정 후폭풍 -후보지 선정되자 대지면적당 호가 5000만원 상회…‘대기 매수’ 줄서-빌라 한채 지분 쪼개 팔아, 입주권 10개 챙겨-4기 신도시·그린벨트 해제 쉽지 않아…물량 ‘영끌’ 관심△6면 대변신 나서는 LG전자-모빌리티로 방향키 돌리는 구광모…‘C·A·R’ 올라타고 퀀텀점프 노린다-수술대 오르는 스마트폰 사업…통매각 대신 분할후 매각 유력-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대…LG전자 주가 신고가 행진△8면 정치-野서울시장 주자들 강연·현장 적극 행보…與 ‘우·박 양자구도’흥행 고심-신년 회견 효과…文대통령 지지율 8주만에 40%대 회복-대선주자 지지도 이재명 27% 1위-대출 재연장에 금리인하까지…연일 은행권 압박하는 민주당-“의혹 겹겹이 쌓여” 박범계 청문회 벼르는 野-“북·미 대화 조기 재개 노력”-남북 연락·협의기구 만들것“-“북핵·미사일 우려할 수준아냐”△9면 경제-자리 보전한 경제부처 장관들…재신임이냐, 3월 연쇄개각이냐-자영업 손실보상법 제도화해라“ -홍남기 “자율주행 4단계 상용화 집중 지원”△10면 금융-금감원 P2P 금융사 6곳에 사실상 ‘퇴출’ 통보-삼성화재 새 수수료 제도 ‘엇갈린 시선’-“산업간 경계 넘어선 협력 통해 보험시장 키워야”-금감원 분쟁조정부서 2→3곳으로 늘어난다-금융산업공익재단·서울시교육청, 초등생 경제·금융 교육 업무협약△11면 바이든 시대 개막-직격인터뷰-류루이 전 중국 인민대학 경제학원 부원장 “바이든, 국내정책·동맹국 강화 우선…中과의 관계 반년후 명확히 할 것”-“한·중 관계 성숙해져…북·미 문제 상관없이 안정적일 것”△12면 산업&기업-8년만에 적자…희망퇴직 카드 꺼낸 르노삼성-“현대차, 중고차 직거래땐 독과점…인증만 맡고, 매매는 위탁해야”-옥중 JY “본연의 역할해달라”…준법위 “실효성 증명할 것”-넥쏘 3750만원, 테슬라S 0원…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희비’△14면 산업·바이오-월9900원에 매트리스 대여, ‘라이브방송’ 보고 침대 사세요-“바이든 케어의 핵심, 바이오시밀러 韓선두”-31번째 국산신약·유한양행 ‘렉라자’에 주목하는 이유-‘이루다’ 개인정보유출 피해자,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서 제출△15면 소비자생활-택배비 8년간 11% 감소…“사회적 합의로 가격 정상화해야”-배민 ‘배달팁 낮은 순’보기에…음식점주들 발끈-KT&G 작년 매출 5조 넘을 듯…배당도 ‘역대급’ 전망-거리두기에 홈카페족 증가…스타벅스 원두 판매 33%↑△16면 건강-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유방암 수술전 선행화합요법…“암세포 크기 줄이고 활동억제에 효과”-홍삼이 입 주위 감염병 ‘헤르페스’도 막아줘-빙판길 낙상 막으려면…어르신들 보폭 더 좁혀 걸으세요△18면 증권&마켓-“조만간 실적성장 확인…중소형株, 지금이 선점기회”-원자재펀드 고공행진 이어가는데 홀로 멈춘 金펀드-‘트윈데믹’피해가니…진단키트株 ‘내리막’△19면 증권-하루 3개 기업 법원행…작년 파산신청 역대 최대-현대차 질주에 임원들 줄줄이 매도-코스닥人 한혁 이노인스트루먼트 대표 “美·中 5G투자확대로 통신장비 실적 기대”-‘제도보완’서 ‘폐지’로 옮겨가는 공매도 논란△20면 여행-동해 끼고 도는 블루로드 ‘코로나블루’ 낄 틈 없네-[미식로드]양미리와 도로묵-[인싸핫플]영덕의 작은 안동 ‘괴시리마을’△22면 스포츠-우즈도 갔던 길 임성재도 ‘성큼’-이소미 “첫 우승은 얼떨떨…두번째 우승은 어떨지 기대돼”-김재희 “백스윙때 한박자 쉬어봐요”-‘동성애자 비하’발언 男골퍼 토머스, 인성교육 자청-여자골프 세계 10위 박성현, 8년 연속 넵스와 후원계약-홍원기 키움 신임감독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23면 피플-K리그로 돌아온 ‘영원한 캡팁’ 박지성-호반그룹, 80개 우수 협력사에 총 70억 포상-“국민고통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 세울것-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삼천피 주역 동학개미들 영끌·빚투 조심해야”△25면 오피니언-[양승득 칼럼]문대통령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임병식의 창과 방패]주임원사들 ‘당나라 군대’다니나-[기자수첩]민생 나몰라라…막말 공방 이어가는 여야△26면 부동산-서울아파트 5채중 1채…대출 불가 ‘15억’선 돌파-유주택자는 ‘로또 줍줍’ 못한다-박재홍 대한주택건설협회장, 규제 과감히 풀어 도심에 질 좋은 주택 공급해야-한양·SK건설 ‘신에너지’ 등 사업 다각화…IPO 속도내나△27면 사회-檢‘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동시다발 압수수색…‘이규원 윗선’ 규명할까-설 연휴 전 ‘화이자’ 공급가능성 지자체 백신접종센터 지정 속도-“무기한 영업금지 형평성 어긋나”…파티룸·유흥업주들 곡소리-등교수업 줄었지만…따돌림·사이버폭력 늘었다-“박원순 피해자 ‘꽃뱀’ 비유…진혜원 검사 해임해야”
2021.01.21 I 오희나 기자
  • 양승득 칼럼/빚 권하는 사회, 빚 두려워 않는 나라
  • 창구 앞에 앉아 차례를 기다릴 때마다 기분이 묘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설 때는 씁쓸하면서도 주머니를 털린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20년도 더 된 외환위기 시절, 집을 사느라 빌린 대출금의 이자를 내러 회사 인근 은행을 찾을 때마다 겪은 속내는 솔직히 이랬다. 집값은 추락했는데 금리는 다락같이 올라 내야할이자가 거의 따블로 뛰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친 회사에서는 상여금이 끊긴지 오래고 동료들 표정에는 “붙어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불안의 기색이 역력했다. 별 느낌 없이 따박따박 냈던 대출 이자가 어깨를 움츠러들게 하고 머리를 무겁게 만드는 큰 짐으로 다가왔다. ‘빚진 죄인’‘무능한 가장’이라는 단어가 실감 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1998년 봄의 일이었다.그로부터 23년이 다 돼가는 2021년 1월의 한국. 가계건 기업이건 정부건 지고 있는 빚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은 물론 저명한 학자와 국내외 전문가들이 경고와 우려의 메시지를 하루가 멀다하고 내놓고 있다. 배짱 두둑한 이들에게는 쓸데없는 걱정으로 비칠지 모르겠지만 숫자 몇 가지만 들여다 봐도 우리나라의 부채 문제는 보통 일이 아니다. 개인이 진 빚은 지난해 3분기 1940조원을 넘어서며 명목GDP(국내총생산)의 101.1%를 찍었다. 1년 전보다 7.4%포인트 급상승한 수치다. 주택값이 뛰자 집을 사느라, 증시가 닳아 오르자 주식 투자를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당긴)대출을 늘린게 큰 원인이다. 기업이 빌린 돈은 2112.7조원에 달했다. 빚을 겁내지 않는 정부의 배포는 가계와 기업이 “저리 가라”다. 국가부채를 지난해 말 846조원까지 늘린데 이어 1000조원을 향해 뜀박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빚더미 위에 올라 있다고 해도 집값이 뛰거나 보유한 주식이 ‘황제주’ 대접을 받으며 상승 행진을 거듭하면 빚은 별 문제가 아니다. 팔아서 갚으면 빚을 갚고도 투자금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매달 뭉칫돈이 월급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와도 역시 빚의 무게는 솜털처럼 가볍다. 빚내는 걸 겁내 돈을 벌지 못한 이들을 ‘새가슴’이라고 놀려댈 판이다. 하지만 경제엔 자산 가격이 오르고 돈이 씽씽 돌아가는 선순환만 있는 게 아니다. 어느 한 구석에서 트러블이 생겨 ‘돈맥경화’가 발생하면 충격은 연쇄적이다. 돈줄이 막힌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금융회사의 빚 독촉이 ‘빛의 속도’로 날아들고 한 순간에 부도, 신용불량, 파산 등의 낙인이 찍힐 수 있다.러시아 속담에 “빚은 악마의 이빨을 가졌다”지만 이 이빨에 물려 앞길을 망치거나 죽을 고생을 겪은 이는 동서고금에 하나 둘이 아니다. 네덜란드가 낳은 ‘빛의 화가’ 렘브란트는 초상화 화가로 명성을 날리며 많은 부를 쌓았지만 낭비벽과 빚더미가 그를 파산의 구렁텅이로 처박아 넣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후 “죽어라”하고 원고지와 씨름했다. 빚 때문이었다. 왕실의 사치와 낭비벽으로 살림살이에 구멍이 나 있던 프랑스가 1803년 신생국 미국에 루이지애나를 중심으로 한 214만㎢의 광활한 대지를 1500만달러에 헐값 처분한 큰 원인 중 하나도 거덜난 재정이었다.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집값도 오름세를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인 오늘의 한국 사정에 비춰 본다면 빚을 걱정하는 소리는 잠꼬대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조그만 구멍 하나로도 둑이 뚫릴 수 있듯 부채로 쌓아 올린 탑은 철옹성이 아니다. 자산 가격 급락, 경제 성장 둔화 등 충격 하나만 닥쳐도 흔들리고 단숨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민간 부채와 정부부채를 합쳐 약 4900조원, 국민 1인당 1억원 수준의 빚폭탄을 안고 새해가 열렸지만 필자는 ‘1998년 봄’의 암울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2021.01.08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폭설이 알려줬다…배달없인 못살겠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음은 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폭설이 알려줬다…배달없인 못살겠네- 대선 불복 트럼프 지지자들 美 민주주의 심장을 할퀴다- 위기 속 더 빛났다…코스피 3000 시대 개막- SK 수소사업 본격화…美 기업 1.6조 투자- [사설]땜질투성이 중대재해법, 선보완 후처리가 답이다- [사설]추 법무, 동부구치소 사태 수습에 끝까지 최선 다해야△줌인&- 온난화에 제트기류 약화…북극한기 한반도 덮쳐- “코로나19 후유증 오래 갈 것 경제 낙관 말고 10년 내다봐야”- 최태원 SK회장, 차기 대한상의 회장 유력△코스피 3000 시대- 美 ‘블루웨이브’ 훈풍에 삼천피 안착…바이든 관련 친환경株가 끌었다- 쉼 없이 달리는 코스피…美 금리인상 속도가 변수- 일단 아무거나 사자…‘근자감’으로 인한 빚투 금물△대한민국 배달 보고서- 50대·금요일·점심 주문 늘고…치킨보다 한식 더 많이 시켰다- 2만원 이하 주문 줄고, 3만원 이상 늘어- 곱창·닭발·마라탕·회…‘홈술’ 늘며 야식·안주류 배달 늘어△2021 신년기획 낡은 규제 혁파하자 <3>지주회사 제도- 22년 동안 장려하더니 규제 강화…“지주사 전환비용 30조원 더 들어”- 글로벌 트렌드 역행하는 금산분리 지배구조 개편, 신사업 진출 꽉 막혀△공격받은 美 의사당- “선거 불복 몽니가 낳은 대참사”…폭동 선동한 ‘트럼프 책임론’ 부상- 사면초가 트럼프 “20일 질서있게 정권이양”- 공격적 경기 부양책 기대…연준 조기 금리인상론 솔솔△정치- 오세훈 “안철수 입당땐 보선 불출마”…安 vs 국민의힘 단일화 힘겨루기- ‘통합’ 강조한 文대통령…靑 “사면과 무관” 선그어- 9부 능선 넘은 중대재해법 재계 “호소 반영안돼, 참담”- 김병욱, 국민의힘 탈당 “결백 밝히고 돌아올 것”- “野의 ‘K방역 때리기’…국민 건강에 위해”- ‘전국민 지원금’ 속도내는 與, 반발하는 野△경제- 전세 끼고 고가아파트 산 20대…알고보니 父 세입자 등록해 함께 거주- 빚투 열풍에…가계 주식투자·대출 모두 사상 최대- 공공기관장 업무차 ‘전기·수소차’로 바꾼다△금융- “코로나 대출 대상자입니다”…신종 스미싱 극성- 눈폭탄에 긴급견인 63% 껑충- ‘노드’ ‘클러스터’…IT 용어로 부서명 짓는 금융권-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사의…대행 체제로 전환△산업&기업- 올해 첫 투자 ‘수소’…최태원 ‘ESG 경영’ 고삐- 이번엔 美 데이터분석 기업 인수 구광모, 미래사업 M&A ‘가속’- 해 넘겨서도…르노삼성 임단협 ‘힘겨루기’- 삼성, 미니 LED 적용 ‘네오 QLED TV’ 공개…LG와 화질戰- 수입차도 친환경이 대세…지난해 6만대 팔려△산업·바이오- 글로벌 제약사에 세번째 기술 수출…총 2조원 규모 가치- 줄기세포치료제 시장 연 17% 고성장 전망- JTBC 스튜디오, 티빙 2대 주주로 CJ ENM과 ‘OTT 시너지’ 기대- 신축년 맞은 중소·중견기업들…수장 바꾸고 새 출발△소비자생활- 회사원된 아이돌…“관종 끼 살려 꼰대문화 저격”- ‘주부 CEO’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퇴임- 경제제재 여파에…이란서 방빼는 식음료·유통社- 품절템 ‘곰표백주’ 사기 쉬워지나…롯데칠성 위탁생산 나서△건강- 유전자 분석해 표적치료제 적용…소아 백혈병 ‘개인 최적 맞춤 치료’- 전기장판 틀고 잤더니 붉은 반점이…‘저온화상’ 주의보- 팔 올리기 힘든 어깨 통증…오십견일까, 석회성힘줄염일까△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주가·펀더멘털 괴리 논란 일지만…초저금리 시대, 동학개미 더 늘 것- “동학개미 파워 막강…개인에게도 공매도 허용해야 할 때”△증권&마켓- 삼성전자·SDI 타고…삼성그룹 펀드도 ‘훨훨’- “주식 직접투자가 나아” 펀드 투자 14%p 감소- 국제유가 급등에…SK이노·S-OIL 연일 함박웃음△증권- ‘알짜 매물 품자’…돈다발 들고 한국 찾는 글로벌 PEF- 국내 M&A 시장 두달새 15조 거래- ‘타액 당뇨진단기’로 사업 확대할 것- “자외선 차단 소재 분야 글로벌 톱5 목표”△여행- 천년 전 영화 품은 텅 빈 절터엔 아름드리 고목만이- 한우 특수부이 한번에 맛보소- 미로 같은 골목 사이사이로…먹거리, 볼거리 가득△스포츠- 김재희 “BTS의 ‘다이너마이트’처럼 폭발할 것”- 김효주 “스트로크 앞뒤 비율 똑같이”- 프로골퍼 도전하는 윤석민·유상무…어떤 관문 거쳐야 하나- 던롭 스릭슨, 최경주와 ZX 클럽 후원 계약- 홍명모 울산 현대 신임 감독 “후배들과 멋진 경쟁하고 싶다”△피플- “손해 좀 보더라도…관객과의 공연 약속이 더 중요”- 문정인 특보, 세종硏 이사장 내정- 감사팀장 고유미 경정 해경 두번째 여성 총경- ‘초통령 유투버’ 도티, 책 출간…“누군가의 좋은 영감 되길”- 방역 행정 성과낸 인사처 공무원 특별승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3선…2025년까지 임기△오피니언- [양승득 칼럼]빚 권하는 사회, 빚 두려워 않는 나라- [임병식의 창과 방패]새해 우리가 배워야 할 인물 넷- [기자수첩]경제석학들의 경고 “정부 현금 살포 위험하다”△부동산- 변창흠식 공급 닮은꼴 ‘신혼희망타운’ 미분양, 왜- ‘저층 주거지 개발’ 방안 나왔다- 1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11만 가구 쏟아진다- 文정부서 ‘적폐’ 취급받던 건설업, 수출 ‘일등공신’△사회- ①왜 입양했나 ②홀트 몰랐나 ③경찰 뭉갰나…풀리지 않는 정인이 의혹- “아동학대 형량 강화만이 능사 아냐”- 고교 패싸움까지 소환에…난감한 박범계- “피켓 들고 시위하면 영업 허용해주나”…뿔난 카페들- “울릉도에서 첫 경험한 발명체험교실 재밌어요”
2021.01.07 I 장병호 기자
  • [양승득 칼럼]장관의 경청과 딴청, 그리고 궤변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말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말로 여론의 십자 포화를 맞았지만 잘라 말하면 표현 자체에는 틀린 데가 없다. 김 장관의 인식은 이랬을 것이다. “반죽해서 구워내기만 하면 되는 빵과 달리 아파트는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걸 어떻게 하루 아침에 뚝딱 늘릴 수 있느냐”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주택 정책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은 것이었는데 야당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빵투아네트’라는 조롱까지 받고 ‘국민 밉상’이 됐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을 것이다. 답답하기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마찬가지다. 전세 살던 집은 비워줘야 하는데 새로 구하자니 근처 다른 아파트 전셋값이 다락같이 올랐고, 팔려고 내놓은 자신의 집은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해 매각이 무산될 처지에 몰렸던 사연이 알려지자 그는 바뀐 임대차법에 부메랑을 맞은 고위 경제관료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당수 국민의 시선에는 “잘 걸렸다”는 화풀이 감정과 “공직자가 딱하게 됐다”는 이해의 심정이 교차했을 가능성이 크다.두 사람은 광란의 부동산 시장과 맞서 싸운 글래디에이터(검투사)다.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고 주거 안정을 해치는 집단과 세력이 나타나면 이 칼, 저 칼 다 뽑아 혈투를 벌였다. 이들의 사명감과 용기는 칭찬해 줄만 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관객(국민)이 보낸 건 격려와 응원 함성이 아니다. 야유와 원성 뿐이다. 왜 그랬을까? 답은 간단하다. 자신들의 헛발질 정책에 대한 과신과 집착 탓도 있지만 말(言)때문에 벌은 ‘매’도 만만치 않다. 고의적이건 아니건 잘못 끄집어낸 단어와 표현,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 부아가 치밀게 한 경우가 허다해서다.지난 시간의 말을 꼬리 잡고 늘어지려는 건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 주택 인·허가를 안 해줘 집 사정이 나빠졌다”“호텔을 개조해 만든 임대주택이 굉장히 반응이 좋다”는 등 최근에 쏟아낸 말들에선 반성과 사과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여권의 우군 정치인들이 두 사람을 거든답시고 “아파트 환상을 버리라”거나 “임대차 3법은 선진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의 성장통”이라며 입방아를 찧어대도 이들은 “벌을 달라”며 거듭 머리를 숙여야 했다. 그런데도 홍 부총리의 경우 “부동산 매수 심리가 진정돼 가고 있다”는 말로 또 한 번 민심에 불을 질렀다. 부동산대책이 24전 전패한 것도 문제지만 ‘툭툭’ 튀어나온 엉뚱한 발언이 화를 더 키운 것이다.두 검투사의 칼은 허공만 가르다 만 격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관객들 눈에는 적이 뻔히 보이고, 그 방향으로 칼을 내밀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이들은 칼춤만 추다가 경기장 너머 관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결과를 낳았다. 콕 찍어 말하자면 원인은 ‘딴청’이다. 귀를 쫑긋 세우고 정신을 집중해 들어도 시원찮을 판에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해법 찾기와 거리가 먼 행동을 되풀이했으니 이보다 더한 딴청이 있을 수 없다. 경청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고, 일부러 딴청을 피운 것도 아닐 터다. 하지만 시장의 소리, 국민의 호소를 귀담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고 조금 더 노력했다면 말로 번 매의 횟수는 훨씬 줄었을 것이다. 경영학의 그루 피터 드러커는 “먼저 생각하고 마지막에 말하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경청에서 정답이 나오고 딴청을 피울수록 궤변의 위험은 더 커진다. 변창흠 국토부장관 내정자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그가 과거에 주장했던 ‘개발이익 환수’ 등 반(反)시장정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변 내정자가 부동산 때문에 생긴 국민 홧병을 단번에 날려 버릴 순 없더라도 안 맞아도 될 매를 말로 맞는 일은 더 없길 기대한다.
2020.12.11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에게 건넨 사과
  • “생뚱맞다”고 생각했다. 대한항공이 빚더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그랬다. “제 코가 석 자인 데 무슨 수로 감당하려고?...” 매물 취급도 못 받는 회사를 제 앞가림도 어려운 동종 기업이 떠안아서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답은 ‘산업은행’이라는 돈줄을 끼워 넣자 곧 풀렸다. 산업은행→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로 연결되는 출자 고리가 완성되고 그 의도가 읽혔기 때문이다.산은-한진칼의 짝짓기는 항공업계 사상 최악의 경영난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분란, 그리고 KCGI등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등 트리플 악재가 함께 얽히며 대한항공을 난기류 속으로 몰아넣은 데 1차 원인이 있다. 우호 지분을 합쳐도 3자 연합에 열세(41.4%:46.7%)를 면치 못하는 데다 코로나 직격탄까지 맞은 조 회장에게 산은이 먼저 내민 손길은 구원의 밧줄이었을 게 분명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재벌 특혜가 아니라 항공산업 특혜”라고 강조했어도 시장에선 산은이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상당한 게 그 증거다.하지만 주목할 것 중 하나는 딜에 가려진 산은의 또 다른 얼굴이다. 금융 시장과 산업계에 비친 산은의 인상은 뒤치닥꺼리 전문의 금고지기에 가깝다. 부실기업에 쏟아 부은 산은 자금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여서다. 조선, 해운 등 대형 주력 산업에 탈이 나고 ‘폼’ 잡던 기업들이 거덜나면 어김없이 산은 돈이 수조원씩 수혈된 사실을 세상은 기억한다. 그런데 이처럼 판에 박힌 인상이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산은이 ‘봉’이 아니라는 증거는 조 회장의 해임과 지분 처분권을 포함한 7중 경영 견제 장치를 투자합의서에 담은 데서 드러난다. 프로 장사꾼으로 변한 산은의 새 얼굴이다. 정치권에서는“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었다”고 비판하지만 대그룹 총수가 “ 쫓겨나도 좋다”고 서명하고 산은의 8000억원 투자를 받아들인 것이 특혜인지 아니면 자살골일지는 언젠가 가려질 일이다. 조 회장이 받아든 사과가 ‘독’ 아니면 ‘약’이 될 수 있는 시험이 시작된 셈이다.짝짓기는 이제 첫발이다. KCGI가 제기한 한진칼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정 싸움은 25일에야 심문을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도 큰 산이다. 노조의 반발과 직원 동요 또한 변수다. ‘엉터리 야합’이라는 비판과 특혜 시비 논란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숫자만 놓고 보면 딱한 구석이 없지 않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외부 지원 없이 순항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두 회사의 부채는 34조원에 육박하고 1년 내 갚아야 할 돈만도 10조원에 이른다. 닫혀 있는 국제선 하늘은 언제 다시 열릴지 미지수다. 두 회사는 올해 각각 9155억원과 4305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에 5조7000억원,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의 산은 돈이 지원된 상태에서 더 많은 국민 세금이 빨려 들어갈 수 있다.하지만 눈여겨 볼 알맹이는 ‘국유화의 그림자’다. 산은은 딜 종료 후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한다. 국민연금(2.9%)를 합치면 범정부 지분이 13.56%다. 적대 세력을 빼면 사실상 2대 주주다. 조 회장을 해임할 수 있는 장치도 갖췄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도 8.11%를 보유 중이다.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한진칼, 대한항공은 정부가 틀어쥐고 조종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할 수 있다. 민간 특유의 경쟁과 혁신 DNA도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특혜 시비 논란에 가려진 또 하나의 뉴스는 ‘준 국유화의 문턱’일 수 있다. 때문에 대한항공이 스트롱 컴퍼니로 거듭나 이런 걱정을 씻어줄 수 있길 나는 바란다. 이래야 산업은행도 ‘프로 장사꾼’의 안목을 인정받을 수 있다.
2020.11.27 I 양승득 기자
  • [양승득 칼럼]신공항 건설과 정치인의 낚싯밥
  • “언젠가는 올 것으로 짐작했지만 이렇게 빨리...”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둘러싸고 지난 6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벌어진 해프닝과 지난달 부산을 들렀을 때 필자가 목격한 도로변의 깃발 모습이 오버랩 되는 순간 다가온 느낌은 이랬다.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들엔 가덕도 신공항을 염원하는 문구가 선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부산 시민의 열망이 얼마나 뜨겁고, 공항 건설이 지역 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솔직히 구석구석까지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덕도 신공항이 대통령 선거 때마다 달콤한 선물로 유권자들의 환심을 산 후 선거가 끝나면 사그라들기를 누차 반복했다는 점이다. ‘영남권 신공항’이라는 포장 속에 들어 있었지만 ‘가덕도’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약속에도 후보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2011년 백지화에 이어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나면서 없던 일로 됐을 뿐이다. 그리고는 더불어민주당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경남과 울산에 승리 깃발을 꽂자 다시 연기를 내더니 이제 큰 불로 번진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희망 고문을 끝내겠다”며 운을 떼자 국회 교통위가 6일 적정성을 검토하는데 쓸 용역비라며 20억원의 예산을 내놓으라고 국토교통부를 다그친 것은 이 불이 맹렬한 기세로 타오를 것임을 알린 신호다.가덕도 신공항이라는 ‘불’에 정치권이 기름을 부은 배경은 단연 내년 4월의 부산시장 보궐선거다. 죽기 아니면 살기식 싸움이니 가덕도 건에 관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김해신공항이 부적정으로 결론 나면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자”(민주당 김교흥 의원)“김해가 부적정이면 가덕도를 패스트 트랙에 태워달라”(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며 앞다퉈 가덕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수십조 원이 들지도 모르는 사업이며 지킬 절차가 있다”며 속도 조절을 당부했을 정도면 구애 공세가 얼마나 뜨거울지 짐작이 간다.그러나 선거가 중요하고 공항이 급하다고 해도 짚을 건 짚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을 요구하는 지자체와 정치인들의 주요 논리 중 하나는 김해신공항의 안전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을 재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해 지난해 말 국무총리실에 관련위원회가 설치 됐고, 조만간 검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공항 관련으로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2016년 내린 평가에서 가덕도는 김해, 밀양에 밀려 꼴찌였지만 안전성만 걸고 넘어지면 결과를 뒤짚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절차가 있다. 결격 사유가 생겼다고 1위 타이틀을 빼앗아 2위를 건너 뛰고 3위에게 바로 넘기는 경우는 스포츠에서도 보지 못한 일이다. 하물며 초대형 국책 사업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검증용역 예산부터 달라는 것은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된다면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 새 후보지를 선정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국민 중에는 국가 백년대계 차원의 사업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 쫓기듯 후보지를 바꿔야 할 이유에 동의하지 못할 사람도 많을지 모른다. 가덕도 신공항에 목을 맨 정치인들의 속내를 국민과 유권자들이 모를 리 없다. 정치인들은 신공항을 표심 낚기의 미끼로 쓰려는 얄팍한 행태를 멈춰야 한다. 공항이 정치에 덮히고, 정치 논리에 휘둘리면 피해는 결국 납세자인 국민에게 돌아온다.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전임 시장의 성추행 파문으로 치러지면서 267억여원의 국고를 낭비하게 된 사실을 감안하면 정치인들은 공항은 둘째 치고 용서부터 구하는 게 도리다.
2020.11.13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영업사원 전락한 PB, 큰손들 믿음 잃었다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다음은 1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영업사원 전락한 PB, 큰손들 믿음 잃었다-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산다- 文 “한반도 평화 관심 반가워” 바이든 “북핵 해결 긴밀 협력”-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디자인 혁명’서 미래 찾다- [사설] 文·바이든 첫 통화, 새로운 동맹관계 구축 서둘러야- [사설] 식품 소비기한 표시, 치밀한 준비로 부작용 없도록△줌인&- 차별·편견과 맞서 싸운 120년 이민사…美 하원의원 순자·은주를 낳다- 대외硏, 올해 세계 성장률 -5.1%로 하향…“내년엔 5.0% 성장”△외면받는 PB- 부실펀드 끼워 팔아놓고 수익률 나몰라라…“PB 믿느니 직접투자”- PB들 “단골 추천상품이던 사모펀드, 안 권해요”- 베테랑PB들로 ‘언택트 상담팀’ 운영…고객만족도 높여△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 “수익성 우선 배점에 국민은 뒷전 밀려…공공기관 경영평가 방식 바꿔야”- 경영평가 제도 만족도 ‘낙제점’ “기관별 맞춤형 평가 도입해야”- “평자 지표 다양화하자”…공운법 개정안 봇물△文 대통령-바이든 첫 통화- 바이든 “한국은 인도·태평양 안보 린치핀”…靑 “지리적 표현일 뿐” 진화- 文 “역사는 말한다”…바이든 자서전 인용하며 축하- “한미정상 통화…적절한 타이밍, 적정 수준의 논의였다”△정치- 안철수 “문재인 정권은 7無 정권”…부동산 실정 집중 난타- 김종인 “윤석열은 정부·여당 인사”…‘대망론’ 적극 견제- [인터뷰]김웅 “특활비는 수사·정보 수집 용도 법무장관이 쓴다면 횡령·배임”- 與 “공수처는 국민의 선택”, 野 “정부·여당 게슈타포 될 것”- 文대통령, 전태일 열사에 무궁화장- 韓·日 의원, 도쿄올림픽 교류, 협력위 구성△국제- ‘에볼라 잡은 30년지기’ 론 클레인, 초대 비서실장…바이든 ‘코로나 올인’- ‘83조원’ 광군제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알리바바- 바이든-스가, 센카쿠 열도에 ‘개입 시사…中 반발△경제- 배달앱 합병에 ‘구조적 조치’ 단서 단 공정위…DH, 배민 품고 요기요 파나- 택배기사 주 5일제 추진…밤 10시 이후 배송 제한△금융- 삼성금융 녹색 선언…“석탄발전 신규투자 중단”-화상으로 열린 디지털금융협의회 쇼핑정보 범주화해 데이터로 제공- 연임 유력한 ‘은행장 3인방’…마지막 변수는△산업&기업- 아버지처럼…“디자인에 혼 담아라” 이재용 특명- 허태수號, 과감한 외부 수혈로 ‘뉴 GS’ 속도낸다- 현대차, 싱가포르 전기차 시장 진출- CJ, 이재현 회장 장남 VC에 135억 투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수장에 전략통 김승환△산업·중소기업- ‘노딜’ 교훈 얻은 이동걸의 빅딜…“결국 아시아나 주인은 대한항공뿐”- ‘패스트트랙’ 보안기능확인서, 발급 늦어지고 비용도 부담- 中企, 이낙연 만나 “주52시간 계도기간 1년 연장해달라”△소비자생활- 3D VR매장서 찜한 갈색 재킷…오프라인 가보니 ‘싱크로율 100%’- 中 진출한 K워터…‘미네랄’ 승부수- 십일절 하루거래액 2018억…11번가, 국내 이커머스 신기록△증권&마켓- 쌀때 사서 오를때 팔고…스마트 개미, 원유 ETF ‘단타’로 웃다- 교촌치킨 ‘따상’ 아닌 ‘상’…아쉽지만 청약 불씨 살렸다- ‘테마주 된 새내기株’ 8곳 평균 주가 41%↑△증권-코로나에 체면 구겼던 대형 사모펀드…‘기지개’켤까-키움證 ‘동학개미 생큐’ 3분기도 역대 최대 실적-금융위 “공매도 재개하고 개인 접근성 확대” 동학개미 “개인 피해 더 커질 것” 반발 확산-백신 소식에 주저앉은 ‘씨젠’…증권사는 왜 사라고 할까△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상생형 지역 일자리, 전국서 20개 이상 진행중…2만여명 고용 효과-“교육기관만 탓하지 말고…기업도 산업에 맞는 인재 육성 나서야”△여행-울긋불긋 수놓인 오색병풍…晩秋, 마지막 단풍을 배웅하다-트러플 능가하는 ‘버섯의 왕’…전골국물에 능이 향 풍덩~-BTS가 다녀간 그 곳…전세계 아미 순례코스 된 ‘산속등대’△언택트시대 문화재도 달라진다-라이브로 발굴품 설명 듣고, 경회루서 심청이 이야기…방구석 문화재 투어-ASMR로 문화 유산 숨결 고스란히…문화재 변신 뒤엔 ‘문화기획 전문가’ 있다-‘고려청자 입은 이어폰 케이스’ 품절 대란에 홈페이지 마비△스포츠-돌아온 천재 김효주냐, 무명 탈출 안나린이냐…상금왕 ‘마지막 승부’-‘1년 만에 A매치’ 컴백 손흥민 “멕시코·카타르에 설욕할 것”-타이틀 수정 나선 우즈VS메이저 2연승 노리는 디섐보-‘몬스터’ 류현진, AL 사이영상 3위△피플-“한국 알리고 싶어 클래식 앨범에 가곡 넣었죠”-고 명한협·문장춘 일병 ‘호국영웅 귀환’ 행사-기름때로 얼룩진 작업복…‘가장의 가장 아름다운 옷’ 대상-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전난 해남서 집 고치기 봉사△오피니언-[양승득 칼럼]신공항 건설과 정치인의 낚싯밥-[데스크의 눈]특활비가 또…‘눈 먼 돈’ 이젠 손보자-[기자수첩]규제자유특구 ‘실험장’ 그쳐선 안 된다△부동산-법인, 아파트 매물 쏟아냈지만…집값 떨어트리기엔 역부족-세금·청약·규제…내년 부동산法 싹 바뀐다-연봉 9000만원 맞벌이 신혼부부, 내년부터 공공분양 특별공급 가능△사회-비수도권 확진자 급증…거리두기 재격상 위기-“직무배제 요청”VS“기소 진상조사” 秋-尹, 정진웅 기소 놓고 또 충돌-오늘부터 마스크 안쓰면 과태료 10만원 냅니다-‘임금체불’ 싸이월드 대표, 1년6개월 실형-환경오염 피해보상 최대 월 142만원 수당-내년 서울사랑상품권 국비 500억 지원
2020.11.12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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