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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SPO돔 뚫릴 듯 쩌렁쩌렁…찰리 푸스, 5년 만에 韓관객 재회
- (사진=찰리 푸스 SNS)[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과 멀끔한 얼굴을 한껏 찌푸린 채 공연장 지붕이 뻥 뚫릴 듯이 시원하게 내지르는 쩌렁쩌렁한 고음은 여전했다. 20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개최해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재회한 팝스타 찰리 푸스 얘기다.버클리 음대 장학생 출신인 찰리 푸스는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 OST이자 주연 배우 폴 워커를 위한 추모곡인 ‘씨 유 어게인’(See You Again)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12주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팬을 끌어모은 싱어송라이터다. K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도 인연이 남다르다. 2018년 국내 음악 시상식 ‘MGA’에서 방탄소년단과 합동 무대를 꾸민 바 있고, 지난해에는 ‘황금 막내’ 멤버 정국과의 협업곡 ‘레프트 앤드 라이트’(Left and Right)를 발매해 글로벌 차트를 강타했다. 단독 내한 공연은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약 5년 만에 펼쳐지는 공연이라 개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 흰색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찰리 무스는 ‘찰리 비 콰이어트!’(Charlie Be Quiet!), ‘노 모어 드라마’(No More Drama) 등으로 공연 포문을 열면서 이 같이 외쳤다. 한국 관객과 5년 만에 재회한 데 대한 기쁨의 표현으로 읽혔다. 이어 그는 관객에게 “1시간 30여분 동안 함께 사랑과 추억을 나누자”고 말한 뒤 라이브 밴주 연주에 맞춰 히트곡 향연을 이어갔다. 음원을 틀어놓은 듯한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이 일품이었다. (사진=찰리 푸스 SNS)입뿐만 아니라 손가락도 바쁘게 움직였다. 찰리 푸스는 ‘보이’(BOY), ‘데인저러슬리’(Dangerously) 등을 부를 때 직접 건반을 연주하며 음악적 재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틈틈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공연을 잘 즐기고 있냐고 묻는 여유로운 모습과 5년 전보다 한결 농익은 무대 매너도 돋보였다. 한 관객이 “찰리, 아이 러브 유!”(charlie, i love you!)를 크게 외치자 “아이 러브 유 투”(i love you too)라고 받아칠 땐 객석에 흐뭇한 웃음이 번졌다.찰리 푸스는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We Don’t Talk Anymore)와 ‘아이 돈트 띵크 댓 아이 라이크 허’(I Don’t Think That I Like Her)를 부를 때 관객이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은빛 물결을 일으키자 “한국에 돌아와서 행복하다”며 감격을 표했다. (사진=찰리 푸스 SNS)이후 그는 공연장의 열기가 한껏 달아오른 가운데 ‘치팅 온 유’(Cheating on You), ‘댓츠 힐러리어스’(That’s Hilarious), ‘루저’(Loser), ‘돈 포 미’(Done for Me), ‘하우 롱’(How Long) 등을 부르며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냈다. ‘치팅 온 유’와 ‘돈 포 미’ 무대 땐 어깨에 전자 키보드를 메고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줬다. 찰리푸스는 15곡으로 정규 세트리스트를 짰다. 지난해 발매한 새 정규앨범 ‘찰리’(CHARLIE) 수록곡과 대표곡들을 적절히 엮었다. 공연 말미에 그는 “땡큐 쏘 머치”(thank you so much)라고 감사 인사를 하며 객석을 향해 90도로 3번이나 인사했다. 관객과 ‘밀당’을 하면서 앙코르곡으로 선보인 곡은 ‘원 콜 어웨이’(One Call Away)와 메가 히트곡 ‘씨 유 어게인’. 앙코르 무대까지 마친 뒤에는 자신의 얼굴 사진이 박힌 태극기를 펼쳐보이는 깜짝 퍼포먼스로 박수를 받았다.‘더 찰리 라이브 익스피리언스’(The Charlie Live Experience) 투어 일환으로 펼치는 공연이다. 22일까지 사흘간 진행한다. 공연 티켓 4만5000장(회당 1만5000석)은 일찌감치 동났다. 당초 2회 개최 예정이었는데 지난 6월 진행된 선예매 때부터 반응이 폭발적이라 1회차를 추가했다.찰리 푸스△다음은 공연 세트리스트Charlie Be Quiet!No More DramaAttentionSTAYLeft and RightBOYLight SwitchDangerouslyWe Don’t Talk AnymoreI Don‘t Think That I Like HerCheating on YouThat’s HilariousLoserDone for MeHow LongOne Call AwaySee You Again
- CJ바사, ‘간판’ 면역항암제 국내 첫 환자 투약…“2025년 기술수출”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CJ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 후 처음으로 전임상 단계에 있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1상에 돌입했다. ‘2025년까지 2개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첫 발을 뗀 셈이다. 임상전략은 글로벌 매출 1위 면역항암제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이다.17일 CJ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이달 CJRB-101의 첫 환자 투약이 국내에서 개시됐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지 4개월 만이다.CJRB-101 임상 1·2상은 한국과 미국 총 4개 병원에서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된다. 40명의 진행성·전이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CJRB-101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예비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에서는 폐암 권위자로 꼽히는 조병철 연세대 의대 교수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을 주도한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다수 빅파마의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연구책임자를 역임한 인물이다.식약처에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지난 1월 임상 1상 IND가 승인됐지만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대상자 등록이 이뤄지지 않았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국내 사이트에서 지난달부터 대상자 모집이 시작돼 지난 13일 첫 환자에 CJRB-101이 투약됐다”며 “미국 내 환자 모집은 내년 초부터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상 1상이 마무리되고 임상 2상이 시작되는 시점은 2025년 상반기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회사 출범식에서 “2025년까지 후보물질 10건, 기술수출 2건”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안전성을 보는 임상 1상에서 확인한 일부 유효성 데이터를 토대로 기술수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CJRB-101은 경구투여 면역항암제로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으로 개발 중이다. 비소세포폐암, 두경부편평세포암종, 흑색종 등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에서 반응률이 저조했던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주력으로 삼는 신약후보물질로 자체개발 파이프라인 중 현재 시점에서 유일하게 본임상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이다.키트루다는 매년 두 자릿 수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하는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만 120억7000만 달러(약 16조3000억원)로 집계됐는데 하반기 매출액 규모가 비슷하다고 단순 계산하면 연 매출액이 약 32조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된다.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올해 의약품 중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제공=머크)면역항암제는 1세대 화학항암제나 2세대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몸 속 면역체계를 활용해 항암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생존기간도 길다. 확장성도 커 키트루다만해도 FDA 기준 18개 암종에서 38개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고,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반응률이 50%를 넘는 암종은 메르켈세포암, 호지킨림프종 등 소수 암종에 불과하고 나머지 적응증에서의 반응률은 15~20% 수준이다. 면역항암제의 단점인 고질적인 저반응률을 CJRB-101이 높일 수 있다면 키트루다의 처방량을 기반으로 쉽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어 기대가 높다.이 같은 이유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신약 개발 전략으로 활용하는 바이오텍도 국내외에서 늘어나고 있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 중에는 지놈앤컴퍼니(314130)가 ‘GEN-001’을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다.지난해 매출 38억원, 영업손실 314억원을 냈지만 임상 비용 조달은 당분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1상 개시를 앞두고 지난 5월 유상증자를 통해 456억원을 선제 조달한 바 있다. 자금조달에는 모회사인 CJ제일제당(097950)이 신주배정물량의 120%를 초과청약해 참여했다.2009년 설립된 천랩을, CJ제일제당이 2021년 인수해 사명을 바꾼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그룹의 레드바이오(신약개발) 영역을 담당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다.지난 3월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 4D파마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 11건을 인수한 CJ바이오사이언스는 7월에는 자체개발 파이프라인 4개를 추가해 신약 파이프라인 15개를 확정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은 조기에 초과달성한 셈이다. 다만 인수한 파이프라인 중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MSD와 공동연구한 ‘MRx0518’과 같은 경우는 임상 1·2상 단계에 있었지만, CJ바이오사이언스가 ‘이전에 진행했던 그대로 임상을 수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CJRB-101이 회사의 간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CJ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현황(자료=CJ바이오사이언스)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4D파마와 CJ바이오사이언스의 시너지에 대해 “4D파마가 보유한 서양인 유래 균주 3000여개의 라이브러리가 기존에 CJ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7000여개 균주에 더해짐으로써 앞으로의 분석 및 진단에 큰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이 2019년 811억 달러(약 110조원)에서 올해는 1086억8000만 달러(약 14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국내 시장 포화" K골프웨어…해외 진출 돌파구 모색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K골프웨어 업체들이 성장세가 꺾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골프 열풍이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시들해지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미국 PGA투어 용품쇼에 만들어진 왁 부스. (사진=코오롱FnC)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해 1~3분기 골프웨어 매출 증가율은 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장률(30%)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인 모습이다. 현대백화점(069960)과 신세계(004170)백화점의 골프웨어 증가율도 각각 8.2%, 2.7%로 지난해 30~40%대에서 대폭 낮아졌다. 골프웨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유입된 젊은 골프 인구 이탈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골프장 입장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6.7% 줄었다. 고물가·고금리 시기 소비심리가 쪼그라든 가운데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 골프 비용 상승과 함께 한 벌 당 적게는 30만~100만원에 이르는 골프웨어 구입이 큰 부담이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신규 브랜드 대거 유입에 따른 골프웨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점도 성장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200여개로, 이 중 4분의 1인 50여개가 지난해 나왔다. 올해는 삼성물산(028260) 패션의 메종키츠네 골프, 로저나인의 보스골프 등 해외 명품 라이선스 브랜드 등을 포함해 40여개가 신규 론칭을 앞두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브랜드가 쏟아졌다가 쇠퇴한 것처럼 골프웨어 시장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며 “내년 언더아머, 젝시오, 디오픈 등 해외 골프웨어 빅 브랜드가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한 만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골프웨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성장세가 정체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 전개하는 ‘왁’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20년 일본 시장에 뛰어든 이후 중국, 미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해외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왁은 현재 현재 도쿄 오다큐 HALC 백화점 포함 총 10개 매장을 영업 중이다. 중국과 미국의 경우 백화점, 쇼핑몰, 편집숍 입점 등을 추진하며 현지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어뉴골프도 지난 6월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의 경우 2021년 말 현지 법인을 설립, 현재 3개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편집숍 등에 입점했다. 미국은 로스앤젤레스(LA)에 직영 매장을 내고 중국, 인도의 경우 총판권 파트너십 통해 홀세일 방식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씨에프디에이가 전개하는 ‘페어라이어’는 지난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입점에 이어 올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어라이어는 지난 4월 대만 패션 전문기업 킹본과 독점계약을 통해 타이페이 소고 백화점 명품관에 해외 첫 매장을 내고 이달 초 싱가포르에 1호점을 냈다. 베트남의 경우 호치민과 하노이에 지난 7월 2개 매장을 열었다.
- ‘부활샷’ 임희정, 상상인·한경TV 오픈 1R 선두…황유민·박결·김수지 추격
- 임희정이 19일 열린 KLPGA 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1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사진=KLPGA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임희정(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총상금 12억원) 첫날 ‘부활샷’을 날렸다.임희정은 19일 경기 양주시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임희정은 공동 2위 그룹 황유민(20), 박결(27), 김수지(27), 최가빈(20)을 1타 차로 따돌리는 단독 선두를 달렸다.KLPGA 투어 통산 5승의 임희정은 지난해 6월 메이저 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잠잠했다. 지난해 4월 당한 교통사고의 여파 때문인지 올해 22개 대회에서 톱10은 4차례 진입하는 데 그쳤고, 시즌 중반에는 한 달 반 가량을 통째로 쉬기도 했다.이날은 오랜만에 무결점 플레이를 뽐내면서 부활 조짐을 보였다. 페어웨이는 단 한 번만 놓쳤고 18개 그린에서 15번 공을 올렸다. 퍼트 수는 26개였다.지난주 방신실(19)과 우승 경쟁 끝에 공동 4위를 기록한 신인상 랭킹 2위 황유민과 8월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수지, 박결, 최가빈이 1타 차 공동 2위로 임희정을 뒤쫓는다.신인상 포인트 1위 김민별(19)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 지한솔, 정슬기와 함께 공동 6위를 기록했다.상금, 대상 포인트, 최저 타수 모두 1위를 달리는 이예원(20)은 박주영(33), 임진희(25) 등과 공동 9위(4언더파 68타)에 이름을 올렸다.지난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둔 ‘슈퍼 루키’ 방신실은 버디 6개를 잡았으나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해 이븐파 72타, 공동 56위에 그쳤다.
- [단독]"쉽지 않다"던 금융위도 제도개선 모색…공매도 개혁 속도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제도개선에 나선다.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5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적 요구가 커지자 입장을 선회해 대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각론을 놓고는 여·야·정이 엇갈릴 수 있어 내주 국정감사에서 논의 내용에 이목이 쏠린다.19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금융위는 조만간 공매도 제도개선에 대한 정부 공식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27일 종합 국감 전에 입장을 밝히기로 정하고, 구체적인 발표 시점과 내용을 조율 중이다. 발표 시점은 최대한 앞당기고 발표 내용에는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전반적 방향을 밝히되 각론은 추후 논의한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사진=이영훈 기자)금융위가 제도개선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입장을 바꿔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국민 여론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청원’ 제목의 국민동의청원서가 청원 시작 8일 만인 지난 12일에 5만명 동의를 달성하는 등 공매도에 대한 관심이 크다. 청원을 올린 개인 투자자는 기관·외국인 투자자들과 달리 차별받는 공매도 현실을 꼬집으면서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촉구했다. 이후 여야, 금융감독원도 제도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을 밝히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국감에서 “공매도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이 될 정도로 문제”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공무원) 자세를 고쳐야 한다”며 공매도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내달부터 국회 청원 내용을 정무위 청원심사소위에서 다룰 것임을 예고했다. 제도 개선에 신중했던 금융위가 움직이며 구체적인 개선 방향이 앞으로 관심이다. 향후 논의 과제에는 국민 청원에 담긴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 ‘기관·외국인의 무기한 공매도 제한’ 내용이 우선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는 실시간으로 외국과 기관의 공매도 상황을 알 수 없다. 무차입 공매도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시스템에선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논란이다. 개인은 공매도 상환기간이 90일로 제한돼 있는데, 기관·외국인은 상환기간에 제한 없이 무기한 공매도가 가능한 점도 ‘기울어진 운동장’ 사례로 꼽힌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에 보고 의무가 있는 기관투자자 85개 중 72개(85%)가 공매도 목적으로 90일 넘게 주식을 대차했고, 타깃은 350개 전 종목(코스피 200, 코스닥 150)에 걸쳐 있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담보비율이 120%인데 기관과 외국인의 담보비율은 105%까지 가능한 점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맡기는 자산에 관계없이 개인이 담보 비율에서 기관·외국인보다 불리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올해 1~8월 불법 공매도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건수는 45건, 과태료·과징금 부과 금액 합계는 107억475만원이었다. 역대 최다 제재 건수이자 역대 최대 과태료·과징금이다. 외국계 금융사가 전체 과태료·과징금 부과액의 92%를 차지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이 와중에 불법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인 점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인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불법공매도 위반으로 적발·제재된 174건 중 형사처벌은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각론을 논의하면서 입장이 엇갈려 제도개선이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계 금융사들은 잇따라 불복 입장을 밝히며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불법 공매도 과징금을 부과받은 ESK자산운용은 법무법인 세종에 의뢰해 불복 소송에 나섰다. AUM인베스트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480만원조차 납부하지 않겠다고 했다.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이사는 “그동안 공매도 제도개선이 지체된 것은 기술의 문제, 복잡한 거래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당국 의지의 문제였다”며 “공매도 제도를 놔둘수록 불법 수혜나 특혜를 받고 있는 슈퍼리치를 도와주는 꼴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금융당국의 소통과 개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롯데면세점, 면세업계 최초로 선보인 '쇼룸'…"트렌드 맞게 새 도전"(종합)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과거엔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의 즐거움만 있었다면 경험적 요소를 많이 가미하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에서 고객들이 예전과 다른 쇼핑을 즐겼으면 합니다.”(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선보인 롯데면세점의 쇼룸 ‘LDF 하우스’. 이른 오전부터 레드카펫을 둘러싸고 기다리던 내·외국인들은 오픈 행사 시작과 함께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롯데면세점 모델인 NCT DREAM 등이 들어서자 환호성을 질렀다. 업계에선 국내 최초로, 쇼핑·관광·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열린 순간이었다.롯데면세점의 쇼룸 ‘LDF HOUSE(엘디에프 하우스)’ 오픈식. NCT DREAM 지성(왼쪽부터), 김태홍 롯데호텔 대표이사, NCT DREAM 재민,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김용익 서울세관 통관국장, NCT DREAM 제노, 김용명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상임이사, 강태은 명동상인협의회장(사진=롯데면세점)◇ 김주남 대표 “채널 전략, 트렌드 맞게 수정”LDF 하우스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온 명동상권과 롯데면세점이 손을 잡고 선보인 곳이다. 최근 수년간 공실로 있던 건물을 올해 봄 롯데면세점이 임대해 명동 상인들과 상생협약을 맺고 명동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획했다. 297㎡(약 90평) 규모의 3층 단독 건물을 쇼핑과 관광, 고객경험 콘텐츠로 채웠다. 외관은 롯데면세점을 상징하는 강렬한 붉은색 바탕에 여행을 상징하는 열기구 디자인을 활용해 바깥에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내부는 실내 3개 층과 루프탑으로 이뤄졌다. 1층은 한달 간격으로 바뀌는 팝업스토어와 NCT DREAM 등 롯데면세점 모델을 활용한 스타포토부스 등으로 채워졌다.2~3층은 롯데면세점 전문 상품기획자가 추천하는 상품을 전시해 면세 쇼핑 트렌드를 볼 수 있게 했다. 스마트스토어 형태로 베스트 상품과 단독 상품을 비롯해 화장품, 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아이템은 물론 할인 혜택과 이벤트를 볼 수 있다. QR코드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인터넷면세점으로 연결해 결제까지 간편하게 가능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루프탑으로, 고객들은 실제로 탑승 가능한 열기구 모양의 리프트를 탈 수 있다. 서울 야경을 담은 발광다이오드(LED) 화면도 설치해 여행하는 분위기를 낸다.롯데면세점이 명동에 본점이 있는데도 ‘쇼룸’이란 공간을 새로 또 마련한 건 면세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서다.코로나19 이전엔 중국 등 단체관광객에 기대 성장했지만 최근엔 개인자유여행객이 늘어난 데다 쇼핑보다는 관광에 더 무게를 두는 이들이 늘면서 면세점업계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단 인식이 커졌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은 59만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07% 폭증했지만, 매출액은 8990억원으로 오히려 37% 감소했다.김주남 대표도 이날 취재진들과 만나 “최근엔 여행 패턴이 크게 변해서 단체관광객 아닌 FIT(개별여행객)이 많아지고 소비 패턴도 변해 면세산업의 경쟁력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채널의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인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에 쇼룸을 만들어 트렌드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 운영 노하우를 쌓고 고객들의 호응을 받는다면 추가적인 쇼룸 운영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아트, 멤버십 강화…면세점업계, 새 전략 모색다른 면세점업체들도 변화를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하려 노력 중이다. 매장에 체험적 요소를 가미해 관광객들이 쇼핑 외의 즐거움도 누리면서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신라면세점은 올해 서울점의 로비 공간에 대형 미디어 스크린 설치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 아트로 고객에게 디지털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지하 1층과 루프탑에 카페를 열어 쉴 수 있는 공간을 늘렸다. 제주점은 제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로 문화공간을 꾸미기도 했다.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해 예술과 디지털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 ‘V Groove!’ 및 양방향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쇼핑에 예술을 더해 색다른 아트 체험 기회를 제공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전용데스크와 VIP전용 라운지 설치 등 내·외국인 고객에 대한 프로모션을 늘렸다. 또 럭셔리 면세쇼핑을 즐기는 내국인 공략에 집중, 지난해 ‘클럽 트래블’에 이어 지난달엔 업계 최초로 럭셔리 멤버십 ‘H.LUX Club’을 론칭했다.면세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형 면세점 매장을 차려놓고 고객을 기다리기만 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며 “늘어나는 자유여행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롯데면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