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대인플레이션 10%대, 물가목표 수준의 5배…"원자재 폭등 영향"

‘기업의 가격설정행태 및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
한은 4년 주로 기업 인플레이션 특징, 가격 경직성 등 조사
향후 1년과 과거 인플레이션 평균치, 실제 대비 월등히 높아
  • 등록 2022-01-28 오후 12:00:00

    수정 2022-01-28 오후 1:32:28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2020년 11월부터 2021년1월까지 3개월에 걸쳐 기업들의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조사한 결과 평균 10.6%로 물가안정 목표수준(2.0%)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 평균치 역시 9.7%로, 조사 기간 중 집계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기업 체감 물가가 높아진 탓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과일·채소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남윤미 부연구위원은 조사통계월보 ‘기업의 가격설정행태 및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은 설문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남 부연구위원은 조사기간 3개월 동안 1572개 기업을 대상으로 가격 설정 행태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우선 기업들의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는 평균 10.6%로 물가안정 목표수준(2.0%)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이 1.8%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기업 인플레이션 설문조사는 4년 주기로 시행되는데 2016년(2.4%)과 비교해도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중 제조업은 11.1%, 비제조업은 10.1%로 제조업이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

자료=한국은행


국내 기업들은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 또한 실제 수치보다 더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 평균 수치는 9.7%로 나타나 실제 인플레이션(0.6%)보다 월등히 높았다. 제조업 기업들의 경우 평균 10.2%, 비제조업의 경우 9.3%로 제조업이 비제조업보다 과거 인플레이션을 더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물가 인식이 유독 높게 나타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체감물가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설문 조사 시점인 작년 1월중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2019년 평균 대비 알루미늄 11.6%, 구리 32.5%, 니켈 27.9%, 철광석 78.4%, 옥수수 34.3%, 목재 124.0% 등으로 큰 폭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요 감소에 따라 급락했던 원유가격도 꾸준히 상승하는 중이다. 2020년 4월 19달러로 20달러도 하회했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앞으로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하였고, 변동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 중에서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보다 많았다.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57.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30.3%,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12.2%로 집계됐다.

남 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은 경영성과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일반물가 수준 대신 일부 원자재 가격움직임 등에 기초하여 향후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해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설문조사 이후 실제로 실현된 생산자물가는 2021년 11월 전년 대비 9.6% 상승하며 2011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인바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원자재 가격 이외에도 기업들이 경영의사 결정시 거시지표 활용도가 낮고, 물가안정목표제 및 목표수준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실제 물가와의 괴리 발생 원인으로 지적됐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의사결정을 위해 활용하는 지표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56.9%가 경영의사결정을 위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거시지표가 없었다. 또 응답기업의 18.9%만이 물가안정목표제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과거보다 더 자주 점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원자재 가격 급변동 등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 조정을 하는 폭 역시 기업들간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며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통화정책의 파급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남 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이 가격 조정 경직성이 높을수록 실질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높일 수 있는데 반대로 경직성이 낮아지면 파급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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