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줌인] 우울증 치료와 관리에 관한 조언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등록 2022-10-16 오전 8:14:49

    수정 2022-10-16 오전 8:14:49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며 근래 들어 일반 대중의 우울증에 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은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로 부르며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고 여긴다. 이런 변화는 예전과 달리 환자들로 하여금 비교적 우울증 초기에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예전보다 빠르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도록 돕는 긍정적으로 작용을 한다.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부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러나 반대로 우울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도 아주 흔하다. 마치 기침과 열이 가벼운 감기만의 증상이 아니라 폐렴이나 패혈증, 암과 같이 중증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는데 감기약만 먹고 정학히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다가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주위에서 우울증을 앓았지만 별다른 치료 없이 스스로 고쳤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런 사례들은 우울증의 본질과 문제점을 제대로 알아야 나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의 우울증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야기하는 우울증은 치료의 대상이자 질병의 범주에 포함된 병적인 우울증, 즉 주요우울장애이며 이 칼럼의 우울증은 주요우울장애를 의미한다. 단지 기분이 일시적으로 우울하거나 나쁜 기분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의 치료가 필요한 병적인 우울증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누구나 가까운 친지와의 사별이나 일상생활 가운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상적인 슬픔이나 비탄을 느낄 수 있다.

병적인 우울증은 슬픔의 기간 동안 주요우울장애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심각한 증상과 기간,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우울감이나 비탄함과 차이가 있다. 심각하게 중증인 우울증을 제외하고 비전문가가 임상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뇌나 내분비기관의 종양이나 파틴슨씨 병, 일부 치료제들에 의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고 망상이나 과도한 음주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인해 이차적으로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비탄감이나 우울감이 있을 때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우울증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주요우울장애)은 20대에 가장 많이 시작되지만 고령층에서 처음 시작하는 경우도 비교적 흔하다. 우울증이 시작하고 나서 환자의 약 40%는 3개월 이내에 회복을 시작된다. 그리고 대개의 환자는 몇 달 동안 우울증이 계속되다가 저절로 낫는 경우도 많다. 우울증은 재발 위험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특히 어린 나이에 우울증이 시작한 경우, 이전 우울증 증상이 심했던 경우 또는 이미 여러 차례 우울증을 앓은 사람들에게 재발 위험이 크다. 그리고 우울증은 사람마다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환자의 약 15%는 우울증 증상이 2개월 이상 없거나 경도 이하의 증상만 있는 상태(관해)가 없이 우울증이 계속되며, 우울증 환자의 1/3 이상은 재발을 경험한다. 어떤 사람은 우울증이 재발할 때까지 몇 년 동안 증상이 전혀 없기도 하고 일부는 가벼운 정도(경도 이하) 또는 만성적으로 몇 가지 우울증 증상이 계속되기도 한다. 따라서 가까운 지인이 우울증에서 회복되었다고 해서 나에게도 반드시 같은 일이 생긴다고 이야기 할 수 없으며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적절한 검사와 평가를 통해 내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환자나 지인 중에서 우울증이 심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이력이나 진단기록이 회사나 타인에게 알려질까 걱정하고 치료를 받지 않는 분들도 가끔 만나게 된다. 정부는 초진이고 약물 처방을 받지 않는 경우, 정신과 진단(F코드) 대신 보건일반상담코드인 Z코드의 진단명을 받도록 2014년부터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 기록은 타인이 조회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만약 병적 우울증이 의심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망설이고 있다면 빨리 진료를 받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우울증 치료 방법과 치료 환경은 환자의 대인 관계, 사회적-직업적 기능 수준과 삶의 질, 본인의 건강관리 수준이나 자살 위험과 신체질환이나 약제 같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일차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우울증 치료 방법은 항우울제 같은 약물치료, 전기치료, 빛치료, 경두개자극치료 같은 신체치료와 우울증과 관련된 심리사회적 측면이나 대인관계, 인지적 기능을 타겟으로 하는 정신치료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이런 치료 방법들은 환자에 따라 단독으로 또는 여러 방법의 조합을 통해 치료로 제공된다.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적절한 치료 방법이나 치료 약물 선택 과정이 시작은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치료에 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들이 마련된 치료방법들 중에서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잘 맞을지에 관해 의사와 환자가 과학적이고 윤리적으로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