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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햇빛쬐다 조난당한 사정…배윤환 '얼음 위의 일광욕'

2021년 작
의인화한 동물 등장시킨 숨은 스토리
'서사적 회화' '서술적 회화'하는 작가
각본 없는 이야기를 붓으로 재구성해
  • 등록 2022-01-27 오전 3:30:00

    수정 2022-01-27 오전 7:17:48

배윤환 ‘얼음 위의 일광욕’(사진=갤러리바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어찌 된 일인지 그 사정은 알 수가 없다. 작은 보트에 빽빽하게 올라탄 곰가족에게 말이다. 뭔가 긴박한 상황인 건 분명하다. 퍼붓는 비와 일렁이는 파도에 보트가 뒤집힐 듯 위태로워 보이니. 혹시 작품명에 단서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웬걸. ‘얼음 위의 일광욕’(2021)이라니.

그림 들여다보는 이들을 순수한 감상보다 숨은 스토리 찾기에 빠지게 하는, 작가 배윤환(39)의 작품이다. 작가의 작업을 두고 ‘서사적 회화’ ‘서술적 회화’라 한다. 기원조차 모호한, 각본 없는 이야기를 붓으로 재구성하는 거다. 한때는 한 이슈에서 수십·수백컷을 풀어내기도 했단다.

근작에선 장편보다 단편에 치중키로 한 모양이다. 대신 새로운 콘셉트가 보이는데, 의인화한 동물을 등장시켜 할 말을 다 하는 식이다. 기민한 단색조 드로잉에서 무겁지만 화려한 색을 입은, ‘곰가족’의 탄생까지 본 것도 변화라고 할까.

어쨌든 희한한 일이다. ‘얼음 위의 일광욕’이란 그림과 따로 노는 타이틀을 탓하기보다 그에 맞춰 그림을 읽으려 드니 말이다. “얼음이 녹은 건가, 날씨가 바뀐 건가.”

2월 12일까지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갤러리바톤서 강철규·노은주·이의성·이채은·최수정과 여는 6인 작가 기획전 ‘유연한 경계들’(The Flexible Boundaries)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유채. 112×145㎝. 작가 소장. 갤러리바톤 제공.

배윤환 ‘꾹꾹이’(2021), 캔버스에 에나멜 페인트, 53.5×41㎝(사진=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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