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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 극복을 위해 ‘역명병기 판매 사업’을 시행하면서 7호선 논현역명이 대형 안과에 역대 최고가인 9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지하철역 이름 경매는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또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역명병기 사업을 진행해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명이 역대 최고가인 9억원에 한 강남의 한 안과(강남브랜드안과)에 팔려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존 지하철의 이름 옆에 또는 괄호 안에 추가로 이름을 붙이는 이른바 부역명을 낙찰받는데 서울 아파트 한 채 값과 비슷한 큰 돈을 투자한 것입니다. 이처럼 지하철역 이름을 사들이는데 기관이나 기업 등 민간 사업자가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가 뭘까요?
| 역명병기 사례 예시.(그래픽=서울교통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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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하철역 이름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유상으로 함께 병기하는 역명병기 사업의 역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업은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2016년 처음 시행했습니다. 당시 을지로입구역(IBK기업은행), 청담역(한국금거래소) 등에 부역명이 정해졌습니다. 이후 공사는 신청시에만 사업을 진행할 정도로 뜸하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신용산역(아모레퍼시픽), 을지로4가역(BC카드), 역삼역(센터필드) 등에 새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올 들어 공사는 더욱 공격적으로 역명병기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운송원가 대비 운송수입이 부족해 매년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공사 재정난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공사는 2019년 58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1조1137억원, 2021년 9644억원 적자로 악화일로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올해는 총 50개역을 대상으로 새 사업자를 구할 정도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공사는 이달 27~29일 총 3차에 걸쳐 입찰을 진행해 역사 50곳 중 최고가로 낙찰된 논현역을 포함해 △2호선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 원) △2호선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5100만원) △4호선 명동역(우리금융그룹·6억5467만 원) 등 4곳만 대상자를 정했습니다. 유찰된 역사 46곳 중 △강남역(2호선) △시청역(1·2호선) △고속터미널역(3·7호선) 등 31곳은 응찰자가 없었다.
| 부역명이 병기된 지하철2호선 을지로3가역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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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 역명병기 사업에 뛰어드는 기관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신력 있는 홍보 효과를 기대할 것입니다. 역사 출입구, 승강장, 안전문, 전동차 노선도, 전동차 내부 등 10종의 대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 백만명의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 광고 효과는 TV 광고 못지 않게 클 수 있어서입니다.
다만 누구나 해당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역명병기 유상 입찰에 참여하려면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대상 역에서 1km 이내(서울 시내 기준·시외는 2km 이내)에 위치해야 합니다. 선정은 역명병기 유상판매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3차 개찰 결과에 따라 정해집니다. 이들 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최고가를 써낸 곳이 최종 선정될 수 있습니다.
이후 낙찰자는 역명 안내표지 등의 변경 및 정비를 계약체결 후 60일 이내에 공사와 협의해 추진할 수 있습니다. 또 낙찰받은 기업이나 기관은 향후 3년 동안 원하는 기관명을 대상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재입찰 없이 1차례(3년) 계약 연장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참여 기업이나 기관에게는 홍보 효과를 공사 측에는 재정적인 도움을 주는 해당 사업을 모두가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철의 공공성을 훼손시켜 철도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공사 관계자는 “최대한 꼼꼼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적합한 기업이나 단체 등을 선정해 역명병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역명이 지닌 상징성을 바탕으로 최대한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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