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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vsTSMC' 2나노 전쟁…GAA 완성도·로직공정 수율이 가른다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대만 TSMC가 ‘2나노(1nm=10억분의 1m) 램프업(생산량 증가)’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새로운 막이 올랐다. 2나노 공정은 추후 업계의 주도권을 잡을 승자를 가릴 기술이어서 피 튀기는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2나노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후면전력공급(BSPDN) 등 로직 공정의 완성도가 핵심으로 꼽힌다.(그래픽=이미나 기자) ◇ 더 작게, 더 많이…‘GAA 활용’ 2나노 시대17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4월부터 GAA를 적용한 2나노 공정 시험 생산에 돌입한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TSMC의 2나노 칩을 가장 먼저 받아 아이폰에 탑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GAA를 적용한 2나노 공정의 테스트 양산에 돌입해 4분기까지 완전한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의미한다. 1나노는 꽃가루의 4만분의 1,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달한다. 반도체를 만드는 일은 머리카락 한 가닥에 여의도 지도를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7나노, 5나노, 3나노, 2나노로 갈수록 선단 공정으로 나아가는데, 회로가 좁아지니 반도체 크기를 줄이면서도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다. 내년 2나노 전쟁은 GAA 기술이 핵심이다. 2나노 공정의 실제 선폭은 10나노대이지만 다양한 로직 공정을 활용해 2나노급에 준하는 성능을 구현한다. 이 때문에 로직 공정의 완성도가 중요한데,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 GAA 기술을 활용해 2나노 공정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GAA 등 공정 기술에서 수율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 2나노 공정의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사방으로 조여 ‘전력 누수’ 방지…저전력·고성능GAA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를 게이트로 감싸는 구조다. 채널의 3개 면만 감싸는 이전 세대인 핀펫(FinFET) 공정과 비교해 닿는 면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트랜지스터를 디바이스의 디지털 신호를 만들어주는 수도꼭지라고 가정해보자. 수도꼭지 크기를 줄이고 배관을 짧게 할수록 더 빠른 연산과 저전력이 가능하지만, 나중엔 수도꼭지를 닫아도 물이 점점 샐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전류가 낭비되는 현상을 ‘단채널’이라고 한다. GAA는 수도꼭지를 상하좌우로 달아 호스를 더욱 세게 쥐도록 한 기술이다.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사방으로 감싸기 때문에 누설 전류를 줄일 수 있다.파운드리 3사는 GAA 공정을 모두 다르게 명명하고 있지만 핵심 기술은 동일하다. 삼성은 다중가교채널 트랜지스터(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 TSMC는 GAA 전계효과 트랜지스터(GAAFET·Gate-All-Around Field Effect Transistor), 인텔은 리본펫(RibbonFET)이라고 각각 부르고 있다. 최근 TSMC는 IEEE 국제 전자소자 회의(IEDM)에서 GAA를 활용한 2나노급 공정을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직전 세대인 3나노 공정보다 트랜지스터 밀도를 1.15배 높여 전력은 24~35% 감소시켰고, 성능은 15% 개선했다. 2022년부터 3나노에 GAA 공정을 적용해온 삼성전자의 경우 5나노 핀펫 공정 대비 성능을 30% 높이고, 전력과 면적을 각각 50%와 35% 줄였다고 밝혔다.GAA 기술.(사진=삼성전자)◇ 2나노 완성은 ‘BSPDN’…웨이퍼 후면 활용2나노 공정의 완성도를 높일 또 다른 기술은 BSPDN이다. BSPDN은 그동안 반도체 제조에서 사용되지 않던 웨이퍼 후면부에 전류 배선층을 넣는 기술이다. 현재 사용하는 전면전력공급(FSPDN)은 웨이퍼 전면에 트랜지스터를 두고 그 위에 ‘전력라인, 신호라인’을 함께 쌓은 구조다. 쉽게 말해 ‘트랜지스터-전력+신호’ 순서로 쌓는 것이다.BSPDN은 전력라인, 신호라인을 분리해 웨이퍼 후면에 전력 영역을 배치한다. ‘전력라인-트랜지스터-신호라인’ 순으로 쌓는 것이다. 회로 미세화로 간격이 좁아지면서 전력과 신호를 함께 배치하기 힘들어지자 고안된 기술이다. 두 영역을 나눠 배치하면 전력 공급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호 간 간섭도 줄일 수 있다. BSPDN 구조.BSPDN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인텔이 ‘파워비아’라는 명칭으로 가장 먼저 상용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올해 말 20A(2나노급) 공정에 파워비아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기업 위기 상황으로 계획을 철회했다. 차세대 1.8나노급(18A), 1.4나노급(14A) 공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수율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27년 BSPDN 기술을 도입한 2나노 공정(SF2Z)을 선보인다. 삼성의 BSPDN 기술은 전면전력공급(PSPDN)보다 성능 8%, 전력효율 15%를 개선하고, 면적은 17%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만 삼성전자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만 아니라 PPA(소비전력·성능·면적) 향상을 위해 모든 노브(knob·최적화 조건)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며 내년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특징주]비에이치아이, 쿠웨이트 HRSG 공급 계약 체결에 ↑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비에이치아이(083650)가 강세를 보인다. 쿠웨이트 복합화력발전 배열회수보일러(HRSG) 공급 계약 체결 소식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 51분 현재 비에이치아이는 전 거래일보다 4.51%(650원) 오른 1만 5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비에이치아이는 쿠웨이트의 다국적 대기업 ‘알가님 인터내셔널(Alghanim International)’과 약 506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 배열회수보일러(HRS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에이치아이가 올해 중동 지역에서 따낸 네 번째 대규모 프로젝트다.이번 계약에 따라 비에이치아이는 쿠웨이트 ‘사비야(Sabiya)’ 지역에서 건설 중인 700MW급 복합화력발전소에 HRSG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비야는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지역으로, 쿠웨이트 정부의 중장기 발전 시설 확충 사업에 따라 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이다.비에이치아이는 앞서 지난 2017년에도 알가님 인터내셔널과 2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사비야 복합화력발전소에 HRSG를 공급한 바 있다. 당시의 우수한 제품 경쟁력과 안정적인 납기 준수 능력을 인정받아 또다시 수주에 성공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수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알가님 인터내셔널은 전력, 석유·가스, 인프라, 상업 및 주거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쿠웨이트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전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중동 발전 시장은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발전 대기업들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지역”이라며 “최근 당사가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기술력, 품질, 납기 관리 등에서 전방위적 경쟁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올해 비에이치아이는 중동 지역에서 △타이바(Taiba)·카심(Qassim) 복합화력발전소 HRSG 공급 프로젝트 △아미랄(Amiral) 민자 복합화력발전소 HRSG 공급 △두루마(Dhuruma) 복합화력발전소 HRSG 공급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한편, 쿠웨이트 정부는 석유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장기 발전전략인 ‘새로운 쿠웨이트 비전 2035(New Kuwait Vision 2035)’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도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HRSG는 초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저전력 생산에 최적화된 발전 설비로 평가받고 있다.
- [특징주]나이벡, 비만치료제 개발 공공연구과제 주관기관 선정에 ↑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나이벡(138610)이 강세를 보인다.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공공연구과제 주관기관 선정 소식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 24분 현재 나이벡은 전 거래일보다 9.83%(1540원) 오른 1만 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나이벡은 보건복지부 산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안전성이 확보된 신규 펩타이드를 활용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나이벡은 해당 사업을 통해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기존 비만치료제의 근육손실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개발은 선택적 항비만 및 항염증 효과를 가진 펩타이드를 활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확보한 지속형 피하주사제 형태의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사업에서 나이벡은 △비만 펩타이드 함유 지속형 피하주사제 개발 △해당 지속형 피하주사제형의 in vitro 지방분화 억제기능 평가 △항비만 펩타이드와 Preadipocyte의 표면 타겟과의 결합연구 △비만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유효성 평가 등을 담당한다.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시판 중인 위고비, 젭바운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비만치료제는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지만, 그 중 많은 약물이 식욕억제 중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agonist)는 저혈당, 위장관 부작용, 췌장염 등 글루코스 대사에 관련된 부작용을 비롯해 근육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반면, 나이벡이 개발하는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는 지방세포 증식과 지방축적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근육손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만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제공함으로써 비만뿐 아니라 이로 인한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관련 질환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나이벡 관계자는 “이번 연구개발은 지속형 약물전달 제형기술을 적용해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단백질과 항체와 같은 바이오 의약품의 지속적인 체내 방출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기술로도 확장 가능하다”며 “자체 약물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비만치료제의 피하주사제형에 이어 경구제형으로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나이벡은 펩타이드 및 의약품 생산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기술이전 수입뿐 아니라 완제품 생산에 의한 매출도 가능하다”며 “이번 비만치료제 연구개발을 계기로 펩타이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나이벡의 이번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 연구개발은 충청북도 첨단의료기술 가치창출사업으로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해당 사업은 충청북도 내 바이오 관련 기업의 연구개발 활성화 및 연구성과의 상품화를 촉진하기 위해 진행되는 지자체 연구개발 사업이다.
- "해보지도 않았는데…알뜰폰 도매대가 사전규제 부활 반대"
- [이데일리 임유경·김현아 기자] “중소사업자라고 목적성 없이 보호하면, 정책에 의존해 안이하게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난립하게 됩니다. 지난 12년간 ‘알뜰폰 도매대가 사전규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죠. 그래서 이를 다시 도입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알뜰폰 도매대가 사전규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입장에 반대하며 이같이 밝혔다.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그간 정부는 알뜰폰 업체와 통신사 간 도매대가를 사실상 정해줬다. 그런데 21대 국회는 이 방식이 알뜰폰 사업자의 규제 의존성을 심화시키고 자격 없는 영세 사업자들을 양산한다고 보고, 해당 제도를 내년 4월 1일 일몰하기로 결정했다.이 의원은 “지난 12년 동안 도매대가 사전규제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고, 그 결론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일몰이라는 다른 해결책이 나온 것”이라며 “새로운 솔루션이 맞는지, 틀렸는지에 대한 아무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이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해민 의원은 중소사업자 보호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영세한 스타트업이라도 비전이 뛰어나면 벤처캐피털(VC)이 투자하는 것처럼, 특정 사업자에 대해서는 국회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목적 없이 보호하면 정책에 의존하며 자격 없는 사업자들이 난립하게 된다”고 했다. 또한 “대형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시장을 나누는 방식으로 중소사업자에 대한 보호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향해 “사전 규제 부활은 너무 단기적인 시각”이라며 “이용자인 국민이 행복하지 않으면 사업은 도태되고, 결국 그 책임은 정부부처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그는 조국혁신당이 반시장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중소사업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일부의 편견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 줄로 세워 놓고 한쪽 끝은 보수, 다른 한쪽 끝은 진보라고 규정한 다음 ‘조국혁신당은 어디쯤 있느냐’고 묻는 건 의미 없다”며 “한국은 점점 다양성이 발전하고 있고, 조국혁신당의 당론도 다면화돼 있기 때문에 단순히 한 줄로만 세워놓고 보려면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조국혁신당은 규모가 작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영입되면서 이러한 특징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이 의원은 탄핵 정국이 신속하게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직무정지가 최우선 순위였고, 이제 탄핵이 이루어졌으니 처벌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시간이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아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들이 한국에서 투자한 돈을 회수하겠다고 한다”며 “글로벌 투자업계는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불안정한 상황이 길어질수록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해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 경제를 망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정국 안정을 위해 이 의원은 “여·야 모두가 힘을 합쳐 빠르게 국정을 안정시키고 헌정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씨는 21세기 대한민국에 계엄령을 선포한 장본인”이라며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지난 역사를 되풀이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시대정신에 맞지도 않고 명분도 없는 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씨로 인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정보통신과 과학 현안도 흔들림 없이 처리할 의지를 밝혔다. 그는 “탄핵에 집중하느라 잠시 논의가 멈췄던 언론 개혁, 과학기술 구조 개혁, AI법 제정 등 중요한 입법 과제를 다시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ICT 경쟁력이 후퇴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방송통신위원회가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이후 18개월 넘게 5인 체제를 구성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거버넌스 구조보다는 운영상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논의가 진행되면 다른 방법이 나올 수도 있지만,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를 없애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로 유지하되, 정권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게끔 해야 한다”면서 “현재 발의된 방송 4법(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4건의 방송법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방통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1973년생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학사 △서강대 컴퓨터공학 석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원 △구글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 △(現)제22대 국회의원(조국혁신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나는 좌파·우파 아닌 데이터파…AI크려면 공공데이터 개방해야”
- [이데일리 김현아·임유경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이해민 의원(51, 조국혁신당)은 초선 의원임에도 22대 첫 국정감사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과방위원 중 절반 이상이 언론인 출신인 가운데, 그는 박충권(국민의힘), 황정아(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몇 안 되는 과학·ICT 전문가로 꼽힌다. 박 의원이 탈북 과학자 출신이고, 황 의원이 한국천문연구원 출신인 반면, 이해민 의원은 구글과 오픈서베이에서 활동했다.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만났다. 그는 자신을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 주의자라고 했다. 선입견이나 극단적인 이념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인공지능(AI) 기본법(위원회 대안)’의 초석을 다졌고, 한 대학교수와 현 정부 유력 인사 간의 연구개발(R&D) 카르텔 논란을 다룰 때도 ‘데이터 분석’의 힘을 활용했다.이해민 의원은 “이념의 스펙트럼을 한 줄로 세울 수는 없지 않느냐?”라면서 “가능하다면 행복과 고통의 공감 범위가 넓어지기를 바랐고, 그래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자그마한 체구에 차분한 목소리, 맑은 눈을 가진 이해민 의원과 정치, 과학, 그리고 인공지능(AI) 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ICT와 과학기술 전문가로서 사회적 변화 이끌고 싶었다 -정치인이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왜 조국혁신당에 입당하셨나요?△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사실 선결정을 한 뒤 수습하는 스타일이라서(웃음), 특별한 계기라고 할 것은 없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도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 있을 때, 선거가 있을 때마다 1인 시위를 하며 온라인으로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죠. 정치가 내 삶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정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 같습니다.평소에 행복과 고통, 아픔을 느끼는 범위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봉사나 기부를 많이 했는데, 그러던 중 조국 대표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처음 비디오 컨퍼런스를 하면서 대표님께서 “잘 됐다. 차라리 그 영역을 대한민국 국가로 넓히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하셨죠. 정치권에 들어가 철학을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일은 큰 도전이지만,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전문가로서, 정치가 이들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결국, 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 성(잘못된 사회구조)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비례대표 의원님이 되신 분들은 얌전한 편인데, 의원님은 다른 것 같습니다.△ 2002년에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습니다. 재외국민 투표가 불가능했던 일이죠. (2007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2009년 2월 12일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외선거제도가 공식적으로 도입됐다.) 그때 거의 울 뻔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셨을 때였죠. 저는 매우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부모님은 매일 아침 조중동 신문을 펼쳐 놓고 읽으셨습니다. 그런데 2002년, 미국에서 본 한국 대선 관련 기사가 국내 언론과 너무 달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기성 언론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고, 부모님께 ‘조중동을 더이상 보지 마셔야 한다. 거의 다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아온 분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죠.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예산 정상화 기여…AI 원료인 공공데이터 공개법 주목-국정감사 스타이십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이후 예산 정상화에도 기여하셨죠.△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번 정부의 예산 삭감이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나눠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뒤, 올해 R&D 예산은 전년 대비 4조 6000억 원(14.7%) 삭감됐다.) 그런데 삭감 과정에서 복원된 진짜 R&D 카르텔 예산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형숙 한양대 교수와 관련된 예산이었죠. 내년 예산에서 깎인 금액을 모두 합치면 84억 원입니다.(국회 과방위는 중복 및 부실 투자와 정치권 연루를 이유로 김형숙 한양대 교수가 참여하는 초거대 AI 심리케어 돌봄지원 사업을 포함한 마음 건강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국정감사 전날 거의 밤을 새우며 이 분이 교육위원회에서 한 발언 동영상을 봤는데, 의원님들이 밀리시더라고요. 아무 말 대잔치를 해서 그랬죠. 그래서 김 교수님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하셨을 때, 제가 “API, 애자일, 플랫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말을 한다면 다시 묻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어요.-인상 깊었습니다. 전문성 있는 의원님들이 계셔야 꼼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예결소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올린 문서가 9000 페이지나 됐어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봐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기도 했죠. 잘못하면 수백억 원이 오가는 순간이잖아요. ICT에 대해 더 잘 아는 의원님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법안도 많이 내셨습니다. 공공데이터공개법, 망 무임승차방지법 등은 의미 있죠. 초선이신데 놀랐습니다.△ 제1호 법안은 ‘판결문 공개 확대 3법’이었습니다. (이 법은 민사소송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액 사건, 심리불속행 기각 사건, 형사소송의 미확정 판결 등 헌법상 공개 원칙에도 불구하고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판결문들을 공개 대상으로 포함하는 법이다. 이 의원은 판결 공개가 확대되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작권 문제가 없는 공공데이터를 인공지능(AI) 학습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도 있다고 했다.) 사실 AI를 이야기하지만,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AI를 잘 하려면 데이터센터나 그래픽 처리 장치(GPU)도 중요하지만, GPU를 확보했다고 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학습 데이터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판결문뿐만 아니라 공공데이터의 공개가 필요합니다. 특히 저작권이 해결된 정제된 학습 데이터가 중요하죠.-법원에서는 왜 판결문 공개를 꺼리는 걸까요? 보수적이어서일까요?△ 법원의 보수성도 한 이유일 수 있겠죠. 저는 데이터를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 자체가 힘이 되기 때문에, 그 정보를 공유하는 순간 그 힘을 잃는 세력들이 생기게 됩니다. 정부에서 AI 시대에 대해 얘기할 때, 제가 바로 “그래서 공공데이터, 예를 들어 판결문은 공개하시나요?”라고 묻곤 합니다. 그러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죠. 이런 자세 자체가 기본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AI기본법은 뼈대일 뿐…학습데이터, 기본법 포함 반대-문화부에서 AI 기업에 학습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AI기본법에 담으려 한다는데, 어떻게 보시나요?△AI 모델 개발에 사용된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 AI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는 많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구글 등이 학습 데이터 공개에 대한 요구를 많이 받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관련 소송이 많았습니다. 타임즈는 오픈AI에 “우리 데이터를 학습시킬 수 있도록 권한을 줄 테니 협상하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내용이 AI 기본법에 포함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도 각 회사 간의 계약으로 처리되고 있죠.AI 기본법에서 다뤄야 할 내용은 데이터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범죄자 검색에서 특정 인종이나 사회적 계층이 불균형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에 대한 계약이나 저작권 문제는 기본법에 포함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각 회사 간의 계약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문화부와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추세를 따라, 학습 데이터의 트랙을 남기고 설명 가능한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기정통부는 그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계약 문제는 사후적으로 언론사와 AI 모델 계약 간에 다뤄야 할 부분입니다. 언론사의 저작권은 보호돼야 하죠. 하지만 회사간 계약과 사후 규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AI기본법의 고위험AI에 대한 정의가 광범위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후속 과제가 있을까요?△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뼈대가 될 뿐이죠.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다른 상임위에서 계속 개정안이 나올 것이고, 다양한 의견이 모여야 합니다. AI는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스테이크홀더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초기 법안은 단순한 구조였지만, 모델 개발자와 사용자, 그리고 그로인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규정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나 AI 모델을 사용하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민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입니다.법에서 위험 요소를 정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AI가 항상 위험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법안은 가치 중립적인 단어와 정의를 사용하고, 규제는 실질적이어야 합니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규제를 적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개정해 나가야 합니다.소프트웨어에물들다(소물)는 매년 5월 마지막 토요일, 전국 도서관에서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진행되는 자원봉사 강연 프로젝트다. 주최, 강연, 진행 모두 자원봉사로 이뤄지며, 도서관 강의실도 무상 임대되어 수강료는 무료다. 강연은 초등학생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 학부모까지 참여할 수 있다. 출처=소물 네이버 블로그AI 활용능력 키워야…이념에 대한 다면적인 접근-하지만 AI 기본법에 리터러시(literacy·읽고 쓰는 능력)부분이 빠진 것은 아쉬워요.△그렇습니다. AI 리터러시는 중요한데, 키오스크와 달리 AI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소프트웨어가 전 세상을 삼키듯이 AI도 소프트웨어의 한 영역이어서 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지요. 그래서 리터러시 교육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평생교육원 등을 중심으로 사회운동처럼 확산해야 합니다.예전에 제가 ‘소프트웨어에물들다(소물)’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요, ICT하는 사람들이 한 날 한시에 전국 도서관에서 동시에 디지털 리터러시 영향을 못 받고 있었던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 강연을 했습니다. 남해도서관에 가서 했을 때,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깨달은 경험이 있습니다.-이념의 시대는 끝난걸까요? 조국혁신당은 어떤 곳입니까? 반시장적이진 않나요?△정치인으로 활동한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가장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정치적 입장을 한 줄로 구분하려는 경향입니다. 우파, 좌파, 보수, 진보처럼 단순히 구분하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많이 발전했고, 다양성이 커졌으며, 이념에 대한 접근도 다면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그래서 조국혁신당이 내놓는 당론을 보면, 한 줄로 정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면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제 생각에는 당의 규모가 작기도 하지만, 각각 영역에서 전문가들이 들어오는 바람에 그런 특징이 생긴 것 같습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1973년생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학사 △서강대 컴퓨터공학 석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원 △구글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 △(現)제22대 국회의원(조국혁신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