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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 가입자 1억명 돌파…"챗GPT 기록 앞섰다"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가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수 1억명을 달성했다. 오픈AI가 내놓은 생성형AI(인공지능) ‘챗GPT’보다 훨씬 빠른 기록이다. 메타가 새로 출시한 앱 스레드. 사진 AFP10일(현지시간)미 동부시각 기준 오전 3시쯤 메타가 트위터 대안으로 출시한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스레드는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지난 5일 출시 첫날 16시간 만에 3000만명, 20시간 만에 7000만명을 달성한 데 이어 닷새 만에 1억명 기록을 돌파한 것이다.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빨리 1억명 가입자 수를 달성한 앱이 됐다.기존에 가장 빨리 1억명을 달성했던 챗GPT는 2개월이 걸렸고,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6개월 정도 걸린 바 있다. 스레드가 인스타그램 계정과의 연동을 필요로 하고, 단독으로는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초기 앱 충돌 등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초기 인기몰이에 성공한 데는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스레드가 탄생한 배경에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부터 연일 말바꾸기를 일삼으며 혼란과 피로감을 높였고, 유료 서비스 확대와 열람 가능한 트윗 개수 제한, 먹통 현상 등으로 불쾌함까지 느끼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이제 “머스크 전용 놀이터”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여기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머스크의 주먹다짐 예고도 스레드 홍보에 도움이 됐다. 두 기업 CEO의 충돌은 지난달 한 트위터 이용자가 머스크의 트위터에 스레드 출시에 대해 물은 것이 발단이었다. 트위터를 테슬라 등의 홍보 창구 혹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의견 표출창구처럼, 때로는 장난처럼 수시로 사용해 온 머스크는 “온 지구가 아무런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 손가락에 지배당할 것”이라는 조롱섞인 말로 응수했다. 이에 다른 이용자가 “저커버그는 주짓수를 한다는 데 조심하라”고 말하자 그는 “철창싸움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다시 답했다. 이를 본 저커버그가 “위치를 보내라”고 말했고,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며 격투기 대결을 예고했다.이달 초 미국 종합격투기 단체 UFC 회장인 데이나 화이트가 대결 성사를 위해 나섰고, 머스크가 종합격투기 단체 UFC 챔피언 출신 조르주 생 피에르와 훈련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머스크의 모친인 메이 머스크가 자신의 SNS에 경기 취소 사실을 공지하는 한편 머스크 트위터에 “말로만 싸우라”고 경고하는 등 말싸움이 커지지 않도록 애를 쓰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실제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사진 로이터유명인들의 호응도 스레드 이용자 결집에 도움이 됐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제니퍼 로페즈, 오프라 윈프리 등 주요 유명인사들이 출시 1시간 만에 가입하며 호응했고, 넷플릭스와 HBO 등 기업들도 서둘러 공식계정을 만들었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위기를 느낀 트위터는 ‘지식재산 불법도용’을 들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메타가 트위터 전 직원 수십명을 고용해 스레드 개발에 나선 것이 지식재산권 불법 도용이라는 것이다. 트위터는 “지식재산권을 엄격히 행사할 계획이며 메타가 트위터 영업비밀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스레드의 대흥행은 한때 세계적인 ‘비호감’에 등극했던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에게 중대 전환점이 되고 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성공 이후 한때 실리콘밸리 성공의 대명사로도 여겨졌으나,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가짜뉴스를 방치하고 청소년 유해게시물 대응에 미흡하며, 틱톡이나 스냅챗 등 경쟁사 서비스를 모방하는 데 그친다는 지적 등으로 최근 몇년간 비난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커버그가 수년 동안 ‘공공의 적’이었지만 스레드 공개와 함께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스레드가 트위터를 따라잡으려면 자극적인 글이 필요하다는 한 이용자의 말에 “개인적으로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내용면에서 트위터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러나 스레드가 아직 미완성된 앱이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저커버그는 앞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개 대화 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는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바라건대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에머슨의 ‘자동화 솔루션’으로 韓 배터리 산업 한 단계 발전 가능”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은 매우 혁신적인 국가입니다. 한국에선 배터리(이차전지)는 물론, 수소와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비즈니스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에머슨은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한국 기업과 다양한 사업을 함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에머슨의 자동화 솔루션과 함께 하면 그 어떤 기업도 더 큰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수잔 휴즈 에머슨 아시아태평양 사장 (사진=에머슨)수잔 휴즈 에머슨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이 벌이고 있는 친환경 사업을 혁신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인터뷰 내내 배터리와 수소 등 지속 가능한 사업에 관한 관심과 에머슨의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머슨은 1890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전기 모터·선풍기 제조사로 출발해 현재는 세계 각국 기업에 자동화 솔루션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국에도 1988년 진출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주로 장치산업인 플랜트 산업과 EPC 산업에 공정 자동화 시스템과 관련 컨설팅, 분석·계측·측정 기기, 제어 솔루션, 통합 공정 관리 솔루션 등을 공급해 왔다.◇“자동화 솔루션 강점…韓 기업과 다양한 협력 원해” 수잔 휴즈 사장은 에머슨이 자동화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에머슨은 고객사에 더 효율적인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회사 내 다양한 사업부를 매각하고, 그 자금을 활용해 관련 분야를 인수하고 연구·개발해왔다. 지난해엔 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아스팬테크와 손을 잡기도 했다. 그는 “하나의 솔루션에 집중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자동화 솔루션 사업에만 주력해왔다”면서도 “자동화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되, 솔루션을 적용하는 산업 분야는 다각화해 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화학, 전력, 반도체 산업 분야까지 맞춤형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머슨은 국내에서도 오랜 기간 석유화학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지난해엔 현대자동차·SK에너지·GS칼텍스 등이 합작 투자한 코하이젠의 자동화 파트너로 선정돼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엔 성일하이텍과 손을 잡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까지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수잔 휴즈 사장은 한국에만 6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 많은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배터리, 연료전지, 수소 등 자동화 솔루션이 필요한 사업을 다양하게 벌이고 있는 국가”라며 “각 산업에 맞는 차별화된 맞춤형 솔루션으로 한국 기업에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에머슨은 배터리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대해 모든 솔루션을 갖추고 있어 배터리를 생산하는 모든 공정에서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과 에머슨이 만난다면 더 좋은 품질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잔 휴즈 에머슨 아시아태평양 사장 (사진=에머슨)◇“혁신은 다양성에서…韓 기업도 여성 리더십 중요”수잔 휴즈 사장은 에머슨이 회사의 중요 가치를 ‘다양성’에 두고 있어 한국의 혁신적인 산업과 잘 어울릴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혁신은 구성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며 “에머슨은 성별 다양성을 포함해 다양한 환경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통해 최고의 혁신적인 경험과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잔 휴즈 사장은 지난달 20일 방한해 국내·외 기술 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과학 기술인들을 위한 멘토링 행사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여성 인력 자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내 기술 산업 내 여성 관리자의 역량 강화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에머슨은 오는 2030년까지 여성 리더십을 40%까지 높이자는 굉장히 과감한 목표를 세운 뒤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은 여성 인력을 받아들이려면 근무 환경 속 의식하지 못하는 편견을 개선하는 데 이어 여성들도 더욱 자신감 있게 업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다양성이라는 토대 위에 있는 에머슨의 ‘지속 가능 전략’도 설명했다. 그는 “에머슨은 지속 가능 전략을 그리닝 오브·바이·위드 에머슨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보고 있다”며 “전체 시설에서 에너지를 더 절감할 방안을 찾는 이른바 ‘에너지 보물 찾기’ 등으로 자체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는 게 그리닝 오브 에머슨(Greening of Emerson)”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에머슨의 솔루션을 통해 고객들이 지속 가능 목표를 더욱 빨리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게 그리닝 바이 에머슨(Greening By Emerson), 다양한 기업이나 기관 등과 지속 가능 목표를 위해 협업하는 게 그리닝 위드 에머슨(Greening With Emerson)에 해당한다”며 “에머슨은 한국의 수소산업협회 등 여러 단체와 지속 가능 목표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글람, APS와 투명 미디어 글라스 사업 MOU체결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글람은 APS Inc.(이하 APS)와 투명 미디어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사진=글람)글람은 이번 MOU 체결을 바탕으로 투명 미디어 G-글라스 및 LED 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APS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영업, 마케팅, 상품 개발 등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글람과 손을 잡은 APS는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15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총 시가총액 약 1조4000억 규모다. 글람 측은 APS가 최근 사업 인수를 통해 고해상도 필름형 투명 LED 디스플레이를 확보해 시장을 확장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향후 글람은미국, 일본, 중국, 유럽, 동남아 등 글람의 해외 법인을 기반으로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비전 2030’ 프로젝트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향후 글람의 자체 개발 투명 미디어 글라스와 APS의 실내용 고해상도 LED 필름을 다양한 사우디 프로젝트에 공급할 예정이다.글람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로 국내외 건설, 인테리어 등 투명 미디어 시장에서 IT 융복합 건축자재로 입지를 다진 G-글라스 제품과 고해상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투명 미디어 사업 영역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람은 미국 나스닥 스팩사인 JGGC(JGGC·재규어 글로벌)와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3분기 내 나스닥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 中 물가, 예상치 하회에 위안화 약세…장중 환율, 1300원대 보합 등락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 중반에서 보합권 등락하고 있다. 장 초반 대비 위안화 약세 등에 상승 압력이 커진 분위기다. 사진=AFP◇ 中 물가 둔화에 위안화 약세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5.0원)보다 0.50원 내린 1304.50원에 거래되고 있다.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에서 6.0원 내린 1299.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계속해서 우상향해 1305원대까지 오른 뒤 1300원 중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9일(현지시간) 새벽 1시 26분께 102.49 수준으로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엔은 142엔대에서 상승 폭을 키우고 있고, 달러·위안도 7.24위안으로 오름세다.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0%로 집계됐다. 즉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으로, 하락세 전환 코앞까지 내려온 것이다. 앞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0.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연준의 긴축 공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0만9000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개)를 하회했다.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년반 만에 월 일자리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올해 상반기 월 평균 증가 폭(27만8000개) 역시 크게 밑돌았다.그러나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92.4%를 기록하고 있고 9월 인상 확률도 24%에 달한다.전문가들은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최근에 중국 지표가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경우가 많다”며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도 중국경제가 회복되기보다는 회복세가 미약하다던가, 여전히 중국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부동산 위기 같은 변수들로 중국 경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지표라고 해석된다”고 말했다.이어 백 연구원은 “지표들이 계속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환율에는 상승 압력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우려에 외국인 투심 ‘부정적’환율 상승 압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새마을금고 뱅크런 우려가 꼽히고 있다. 지난 9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확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새마을금고의 인수합병시 고객 예적금이 100% 이전, 보호되며 전액 보장한다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다만 금융시장은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000억원대, 1000억원대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0.1%대, 0.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약세와 함께 새마을금고 뱅크런 이슈 등이 원화 강세를 떠받치는 분위기다. 한 국내은행 딜러는 “지난 주 골드만삭스의 중국 은행권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경기 부양책 기대 약화, 부동산 문제 등으로 위안화가 약세되고 있고 이에 따라 원화도 동반 약세”라며 “국내적으로도 새마을금고 이슈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원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韓 기업 첨단기술 경쟁력 위해 해외 M&A 필요…정책 지원해야”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기업의 첨단기술분야 기술력 향상을 위해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에 대한 M&A(아웃바운드 M&A)를 지원하고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시됐다.1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표한 ‘국내기업의 첨단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 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컴퓨터 등 기술기업 대상 M&A가 국내 M&A 전체의 2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웃바운드 M&A 역시 이차전지, 에너지,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 중심으로 이뤄졌다.M&A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신성장 산업 분야로의 시장진입을 쉽게 한다. 특히 첨단기술 부문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 M&A를 통해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최근 국내외 M&A 시장의 거래규모는 크게 위축됐다. SG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M&A 시장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39.5% 줄었다. 국내 M&A 거래금액 역시 전년 대비 41% 감소한 상황이다. SGI는 “M&A를 통한 기업의 기술력 제고 효과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며 관련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따라서 SGI는 정부가 국내 기업의 해외 M&A를 지원하고,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M&A 추진 기간 동안 인수기업 발굴, 법률 및 회계 자문 등에 대한 지원과 M&A 이후 조직 통합 및 운영 비용 등 사후관리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SGI는 또한 최근 자금조달 어려움을 겪는 미국 유망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아웃바운드 M&A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한 사업 재편도 촉진해야 한다. SGI는 보고서에서 M&A를 통해 사업을 재편하고 국내 경제 성장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을 통해 과잉공급업종, 신사업진출기업, 산업위기지역업종 등의 기업에 대해 세제, 자금, 절차 간소화 등을 지원하는 점을 공략하자는 것이다.또한 SGI는 해당 법안이 내년 8월까지만 효력이 있는 한시법인 점을 지적하며 법적 안정성과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시화하고 적용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적용범위 및 대상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돌려 기업들이 신속하게 기업활력법의 혜택을 받는 방안도 고려하자고 했다.아울러 SGI는 보고서에서 M&A 시장 자금이 줄어든 점을 짚으며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 M&A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SGI는 정책금융의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자금 규모를 늘리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동일차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김경훈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역설적이게도 M&A 시장 침체로 낮아진 기업 가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이는 M&A 시장의 회복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내경제의 활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상장 철회…떠오른 ‘차이나 디스카운트’ 망령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3년 만에 한국 증시 상장에 도전하던 중국계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계 기업 저평가)’의 망령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베이터TV 등 생활밀착형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시장과 산업 전반의 경기 악화로 인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언급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상장 철회…‘차이나 디스카운트’ 못 넘었나3년 만에 중국계 기업이 국내 증시에 노크를 했지만,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넘지 못한 셈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탄탄한 실적과 사업 성장성으로 공모 흥행까지 노렸던 터였다. 적자를 이어온 국내 기업이 실적보다는 성장성의 가치를 인정받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중국계 기업이라는 것을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들이 부실경영과 회계 불투명성 등으로 상장 폐지를 거듭했던 과거의 ‘망령’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앞서 2011년 상장했던 중국 섬유업체 기업 중국고섬(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은 상장 약 3개월 만에 1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거래정지가 됐다가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원양어업 사업을 영위하며 2009년 상장한 중국원양자원도 허위 공시·공문서 조작 등으로 2017년 상장 폐지됐다. 중국계 기업의 고의 상장폐지 논란도 있었다. 2009년 국내 증시에 입성한 에스앤씨엔진그룹은 지난 2021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상장 이후 흑자를 연이어 기록하며 현금성 자산도 풍부했던 터였다. 당시 소액주주들이 ‘고의 상장폐지’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했지만, 정작 회사 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019년 상장 당시 최대주주가 중국계 인물이었던 SNK 역시 2년 후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돌입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폭탄 배당’과 ‘헐값 스톡옵션’으로 자본을 유출한 후 상장 폐지에 나선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SNK는 지난 2020년 6월 직전 연도 영업이익보다 높은 총 689억원을 배당했는데 당시 중국계 관련 지분이 약 60%에 달했다. 두 달 후에는 임직원들에게 1주당 1원에 스톡옵션을 교부했다. 당시 약 1만3000원 수준이었던 주식을 1원에 취득한 뒤 차익을 볼 수 있게 만든 셈이다. 이 밖에 불성실한 경영도 중국계 기업이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연합과기와 완리, 차이나그레이트 등 중국계 기업은 감사의견을 거절당해 상장 폐지를 절차를 밟았다. ◇ ‘신뢰’ 사라진 국내 상장 中 기업들…이미지 바꾸나중국계 기업들은 불성실 경영과 회계 분식 등으로 스스로 투자 매력도를 깎아내리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논란 등으로 중국계 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낮춰 자금 조달이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고, 이는 상장 폐지로 이어지면서 다시금 중국계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모습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3노드디지털은 2013년 중국계 기업으로는 첫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는데,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중국 고섬의 분식회계 이후 중국계 기업 전반에 불신이 퍼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시장 환경이 조성되자 상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웨이포트도 공모가 1400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동전주로 맴돌자 상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자진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들 기업의 결정은 중국계 기업이 쉽게 자진 상장 폐지를 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중국계 기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중국계 기업 대부분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미투젠의 공모가는 2만7000원이었지만, 지난 7일 기준 1만25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컬러레이(900310), 로스웰(900260), 윙입푸드(900340) 등도 공모가 회복은커녕 동전주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주식 가격이 공모가를 웃도는 중국계 기업은 크리스탈신소재(900250)가 유일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계 기업들은 그간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에서 회계의 불투명성과 경영 부실 등으로 상장 폐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는 중국 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낳았고, 기업의 실사 등으로 관련 사업 내용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길도 쉽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향후 재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시사한 가운데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넘고 중국계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전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2017년 ‘엘리베이터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인수하고, 2018년 초 4453대였던 엘리베이터TV 설치대수는 2022년 말 기준 8만1520대 수준까지 공격적으로 늘려나가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734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실적도 탄탄하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측은 “조금 더 나은 시점에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