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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측근 5번째 죽음에…與 "이재명 참사, 구속이 답이다"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A씨가 사망한 가운데 여권에선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주변인물만 5명…이재명 前 비서실장 숨진 채 발견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 40분께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A씨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맡을 정도로 측근이었으며,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퇴 후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이 대표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5번째다. 2021년 12월 10일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 선택을 해 숨졌다.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마찬가지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지난해 1월 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 26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 배모 씨의 지인인 40대가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사진=연합뉴스)◇ 與, 이재명 주변인물 사망에 “李 구속이 비극을 끝내는 길”국민의힘은 10일 이 대표의 최측근이 5명째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을 압박했다.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주변에서 끔찍한 죽음의 랠리가 공포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언제까지 죽음의 공포가 계속돼야 하느냐”며 “어떠한 말 못 할 비밀이 그리 많기에 측근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지 오직 한 사람, 그분이 입을 열 때다. 국회의원 방탄 뒤에 당을 방패 삼아 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이 대표만이 6·7번째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김재원 국민의힘 수석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를 빨리 구속하는 것이 이 비극을 끝내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 스스로가 이제는 국민 앞에 겸허하게 생각하고 자기 죄를 고백하고 교도소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BBC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지금 현재 기소된 사건 중에 공직선거법 위반, 그중 하나가 故 김문기 전 처장을 모른다고 했던 얘기들 아니냐. 이 관련된 일들 속에서 너무 많은 분이 돌아가셨다”고 했다.이어 그는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계속돼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의 생명이 이렇게 계속 안타깝게 돌아가시는 일,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 모든 일을 이끌었던 성남시, 경기도의 수장이었던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이 있다면 스스로 구속영장 관련된 영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대한 법적 책임, 도덕적 책임 본인이 질 수 있을 때만이 이런 일들에 대한 불행의 고리들을 좀 끊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진=연합뉴스)◇ “사람 목숨보다 중한 건 없다..민주당 이재명 방탄 멈춰라”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여당 의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A씨의 죽음을 두고 “사람 목숨보다 더 중한 건 없다. 벌써 몇 명째인가. 다섯 명째 소중한 생명이 죽었다”고 했다.이어 그는 “정치고 뭐고 다 떠나서 인간으로서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할 책임이 이재명 대표 당신에게 있다”면서 “불체포특권 뒤에 비겁하게 숨지 말고 이 나라의 사법절차에 순순히 따라달라”고 말했다.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은 이제 이재명 방탄을 멈추라.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 당신들의 방탄이 아니었으면 살았을 목숨”이라고 지적했다.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 최측근 중 한 사람이 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A씨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가 문제의 이재명 옆집 2402호 합숙소를 관리했던 경영본부장 출신이라고 전했다.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 대표 주변인 5번째 죽음은 그야말로 ‘이재명 참사’”라며 “더이상 무고한 목숨이 희생되지 않도록 이 대표는 민주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이재명은 구속이 답이다”라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양승득 칼럼]픽업트럭 짐칸 위로 올라간 케네디
- 경찰서장 등 치안관계자들과 주변 사람들이 폭동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모두 만류했지만 40대 초반의 상원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픽업트럭 뒤칸에 만든 연단 위에 성큼 올라선 그의 연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비보를 전하며 시작됐다. 청중들 속에서 탄식과 비명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상원의원의 연설이 흐를수록 청중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절망, 슬픔 속에서도 귀와 가슴을 열고 그의 말을 차분히 받아들였다. “(여러분들의)증오와 불신이 불타오르는 충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저도)압니다…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것은 분열이 아닙니다. 증오도 아닙니다. 폭력도 불법행위도 아닌 사랑과 지혜, 서로에 대한 연민, 그리고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의감입니다… 인간의 야만성을 길들이고 이 세상의 삶을 순화시키는 것에 헌신합시다” 고(故)로버트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이 7분가량의 이 연설을 한 것은 1968년 4월 4일 저녁.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피살 소식을 접한 직후였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에 맞춰 인디애나폴리스를 찾은 것이었지만 그는 공교롭게도 구름처럼 모인 흑인 청중 앞에서 그들의 영웅인 킹 목사가 백인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먼저 전해야 했다. 청중을 위로하고 슬픔을 나눈 것은 다음 일이었다. 그 자신도 불과 2개월 후 흉탄에 쓰러졌지만…케네디 의원의 이날 연설을 관통한 핵심 메시지는 분열, 증오, 폭력에 대한 강한 부정이었다. 그리고 조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랑, 연민, 정의감이며 이런 감정이 충만한 새 세상을 열어가자는 것이었다. 자신도 형(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총격으로 잃은 아픔을 겪었지만 야만적 폭력과 불법 행위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호소였다. 평화와 공존, 박애의 정신이 가득 담긴 메시지였다.시계를 55년 뒤로 돌린 2023년의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 근대화를 바탕으로 한국은 국가 위상을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리고 국력 또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나라 안팎의 수많은 조사 기관들 중 이런 견해와 분석에 이의를 다는 곳은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정치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저주와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음해와 비방, 거짓을 앞세운 공격이 판을 치고 있다. 국민을 한데 모으고,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 정치인들이 말로 가슴을 후비고 분노를 키우는 ‘참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적 내전 상태라는 표현까지 나왔지만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국민의 인내를 끝없이 시험하는 격이다.정치인들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건 연목구어나 마찬가지이지만 주목할 것은 이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언어폭력이다. 입 험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을 ‘깡패, 강도’로 부르는 일까지 생긴 판에 다른 정치인들이 입조심할 리 만무다. 설전이라도 벌어지면 육두문자에 가까운 살벌한 언사가 국회의사당을 휘저으며 언어 오염을 부추긴다. ‘말 전쟁’에 앞장선 의원들에겐 여야 구분이 따로 없다. 공천에 목을 맨 과잉 충성의 인상이 역력하지만 국민 자존심에 입힐 상처는 안중에도 없다. 모든 국민은 자신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단골 훈수다. 그러나 저질 정치인을 걸러내는 것은 국민의 책무다. 문제는 이런 이들을 심판하고 솎아낼 선거가 아직 1년여나 남았다는 것이요, 정신 바짝 차리지 않는 한 이들의 선동과 거짓에 또 넘어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증오와 폭력을 부정하고 사랑과 정의감이 가득한 세상을 열자는 55년 전의 연설이 주는 의미는 여전히 무겁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일 뿐이라는 비판을 들을지 모르지만 오늘의 정치권을 향해 매를 들고 싶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尹 당선 1년…與 “국가정상화 다져”vs 野 “눈떠보니 후진국”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당선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마친 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오른쪽),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와 함께 현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먼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가 정상화’의 기틀을 다진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며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국정 협조를 촉구했다.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공정과 상식의 정치로 대한민국의 미래 번영을 위해 뛰어달라고 명령했다”며 “대한민국은 다시 미래를 향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여야가 따로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김 원내대변인은 “하지만 거대 야당 민주당은 지난 1년간 ‘대선 불복’과 ‘범죄 피의자 방탄’에만 허송세월했다. 급기야 ‘반일 선동’까지 이용하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고집했다”면서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 사슬을 풀어내고, 반일이 아니라 ‘극일’을 말하며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 교체 이후 1년 동안 우리는 많은 성과를 만들었다. 자유와 연대라는 외교적 방향성을 분명히 하면서 한미 동맹은 더욱 강화됐다”며 “방만한 포퓰리즘을 버리고 건전 재정이라는 기조를 천명했다”고 평가했다.이어 “전임 정부가 미뤄왔던 노동·연금·교육 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기득권 강성 노조의 부패와 폭력에도 단호한 법치로 맞서고 있다”며 “지난 1년은 국가 정상화의 기틀을 다졌던 시간이고, 모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있는 변화의 기간이었다”고 덧붙였다.반면 민주당은 검찰 출신 중심의 인선, 외교 참사 등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혹평했다.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눈 떠보니 선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은 고작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다”며 “민주공화국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 검사들의 나라가 세워졌다”고 비꼬았다.김 정책위의장은 “검사들의 나라에서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 없다. 무능하고 무대책인 정부”라고 꼬집었다.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도 논평에서 “고작 당선된 지 1년, 정권이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국민에게는 사건·사고로 점철된 지난 1년이 4년보다 길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말실수로 인한 외교참사, 검찰동우회 전리품이 된 정부 요직, 대일 저자세와 퍼주기만 하는 무능한 외교”라며 “전 정권을 용공으로 몰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검찰 정권 본색”이라고 지적했다.
- `대선 1년` 극단 바라보는 정치에 시민들 등 돌렸다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윤석열 vs 이재명’ 20대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 싸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야당은 ‘친명계’(친이재명계)및 ‘개딸’(개혁의딸)로 대변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에 등을 돌리는 국민들이 크게 늘었다. 윤 대통령 입 맛에 맞는 인물들로 새롭게 짜인 국민의힘과 사법 리스크를 대하는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국민들의 ‘정치 혐오’는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국회사진기자단)◇1년 새 두 배 늘어난 무당층…尹만 바라보는 與한국갤럽이 진행한 3월 첫째 주(2월 28일, 3월 2일)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27%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선 직전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1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다른 대부분 조사에서 비슷한 양상이 그려지고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30%대 안팎을 서로 오가며 그들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 즉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에 큰 관심을 보였던 이들이 이탈하고 핵심 지지층만 남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여야가 각자 자신의 지지층만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각 진영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국정을 운영하고 국회를 운영하니 정치참여를 보이콧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년간 여야의 모습을 보면 윤핵관과 친명계가 모든 이슈를 잠식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당해 당직 정지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했고, 이어진 비상대책위원회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표류했다. 이 과정에서 대선·지선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윤핵관이 영향력을 행사해 끌어내린 것이란 논란도 제기됐다. 의석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당 내홍까지 겹치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초기 국정 과제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 윤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정부 출범 9개월여 만에 국회를 통과했고, 그마저도 ‘여성가족부 폐지’ 등 내용은 제외된 반쪽에 불과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을 책정하는 과정에서도 야당과의 협상보다는 기싸움에 많은 역량을 소모했고, 주요 국정과제 예산이 삭감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지도부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재명 방탄’에 총력…친명과 개딸이 장악한 野민주당이 대선 패배 직후 추진한 것은 패배에 대한 반성이 아닌 ‘이재명 방탄’의 포석이었다. 민주당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안에 처리하기 위해 위장 탈당이나 회기 쪼개기 등 논란이 있는 꼼수를 동원해 입법을 마쳤다. 이어 여러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강성 지지층의 등에 업은 이 대표는 6월 재보궐 선거 출마의 뜻을 밝히며 다시 정치권에 중심에 섰다. 지방선거에서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전당대회에서 77.7%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다. 이후 이어진 이 대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수사는 친명계 및 개딸이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동력으로 이 대표는 자신의 ‘1호 법안’인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등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이재명 방탄 정당’이 돼선 안된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낸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개딸의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30여표에 달하는 이탈표가 나오면서 민주당 내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친명계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단일 대오’ 목소리가 대세인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벼랑 끝 네거티브 대치, 무당층 안 돌아온다”문제는 앞으로도 양 극단을 바라보는 거대 양당의 행보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민생 현안들이 외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대표를 뽑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면면은 ‘친윤’ 일색이다. 일각에서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재창당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 등이 예정된 만큼 민주당 역시 계속해서 친명계 및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 이 대표 외 다른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구속까지 이어질 경우 민주당으로선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예상 밖 이탈표에 놀란 강경파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안 마련에 분주한 이유기도 하다. 이에 대해 엄 소장은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지금의 국민의힘은 대통령 직할 체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즉 대통령 뜻과 다른 길을 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라며 “민주당도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강경 일변도 행보를 보이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진영이 나뉘어 가파른 벼랑 끝 네거티브 대치를 이어가면 정치에 등을 돌린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지원 “국민의힘,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재창당했다”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9일 김기현 대표 출마를 두고 “완전한 윤석열 당으로 재창당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결론적으로 보면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당으로 됐다. 김 대표가 훌륭하지만 국민들과 언론이 염려하는 것은 야당과 협치를 대표라도 해 나가야지, ‘용산 출장소’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탕평을 한다고 했다’는 진행자의 반문에 “그건 말로만 그런 거다. 어렵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젊은 피에 대한 개혁적 마인드는 아직까지도 보수 정당이기 때문에, 이준석·천하람 상당한 돌풍을 언론에서도 예상했지만 미풍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박 전 원장은 “현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야당과의 협치다. 정치가 풀려야 경제가 풀리고, 외교가 풀리고, 남북관계가 풀리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1년이 됐지만 야당 대표, 전직 대통령을 만나지 않지 않나. 지금 정치가 엉망이기 때문에 경제나 모든 게 지금 총체적 실패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김 대표가) 국회에서 오랫동안 의정활동을 한 또 울산시장으로 경험한 또 원내수석부대표로, 원내대표로 일한 그 경험을 살려서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범죄자라고 안 만난다’ 하는 그런 검찰총장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국회 차원이라도 협치 정치를 해서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를, 외교를, 국방을,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미풍에 그친 이준석계의 돌풍을 두고 국민의힘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종횡무진한 활동과 윤핵관들의 ‘대통령 살려야 된다’라는 캠페인이 당원들을 그렇게 움직였다”며 “국민의힘은 대통령한테 줄을 잘 서는 DNA가 세계에서 제일 발전돼 있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서도 경제 및 외교 분야의 성과를 분명히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국빈 방문을 갔을 때 숙소, 의장대, 국빈 만찬 등 보통 호화로운 게 아니었다”며 “외국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하는 것은 영광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그런 영광을 줄 땐 공짜 점심이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