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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신용등급 강등될라"…환 리스크 무방비 노출된 기업들
- [이데일리 김정남 김성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정국 대혼란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내년 사업전략 수립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환율 폭등(원화 급락)으로 원재료 조달 비용이 치솟고 미국 현지 공장 가동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당 당하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원재료 부담 커도 제품값 못 올려”환 리스크 헷지를 잘 해놓는 대기업들마저 요즘은 환율 폭등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달러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별 자산과 부채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 여파를 최소화해 왔다. 그러나 환율이 급변할 경우 리스크가 커지는 점은 막기 어렵다. 특히 국내외에서 조달하는 원재료 규모가 연 100조원을 넘다 보니, 환율이 뛰면 원재료 부담은 고스란히 커지는 구조다.(그래픽=김정훈 기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 완제품(DX)부문,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 등을 더하면 원재료 매입 규모는 79조8937억원이다. 특히 스마트폰, TV, 가전 등의 사업을 하는 DX부문만 52조5743억원에 달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퀄컴,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달러화로 사들이는데, 그 규모만 8조7051억원을 기록했다. TV사업을 하는 VD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을 하는 DA사업부 역시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해외에서 조달한다. DS부문(올해 1~9월 12조3310억원)은 DX부문보다는 원재료 조달 규모가 작지만, 반도체 제조의 기본 소재인 웨이퍼의 일부 등을 해외 기업들에서 사들인다. 1200~130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번달 갑자기 1400원 후반대로 치솟으면 고스란히 조(兆) 단위 추가 손실이 날 수 있는 셈이다.다른 기업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웨이퍼를 미국, 독일 등으로부터 사들인다. LG전자 역시 TV, 전장 등에 필요한 칩을 퀄컴, 미디어텍, NXP 등으로부터 조달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내추럴 헤지’(철강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외화로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재료를 사들이는 방식)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생산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다 보니 비용 부담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원재료 조달 비용이 올라도 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제품값을 올리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27년만 신용등급 강등될라” 불안감또다른 환 리스크는 미국 현지 공장 가동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달러화로 현지에 투자하는 금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투자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배터리업계에 직격탄이나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메시지를 통해 “투자비 증가로 인한 부담이 높아 당분간 의미 있는 수익 창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 투자 속도조절을 고민하는 현실은 SK온, 삼성SDI 역시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미국 공장 건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더 폭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73.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종가(1467.50원) 대비 7.00원 오른 셈이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 추가 약세를 띨 수 있다는 의미다.재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현재 S&P(AA), 피치(AA-), 무디스(Aa2) 등 3대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을 20위 안팎에 올려놓고 있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피치가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떨어뜨렸을 정도로 예외는 없다”며 “‘설마’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 여객기 수습·고환율·비상정부…엎친 데 덮친 경제사령탑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인 3역’의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경제팀의 업무 과부하가 불가피하게 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안정화하기 위해 열렸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운영이 어려워지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여야정 협의체’를 출범해 과부하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기재부, 총리실 등과 ‘비상정부’ 운영 방안 검토 기재부는 국무총리실, 국가안보실, 외교부 등과 함께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비상 정부’를 운영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전례없는 ‘대대행’ 체제에 최 권한대행의 역할이 갑작스럽게 늘어났지만, 기재부로선 관련 업무를 담당할 조직이 없기 때문에 업무 분담을 꾀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섰다. 최 권한대행은 당장 첫날부터 대통령을 대행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으로서 외교·안보를 챙겼다. 휴일인 이날엔 비공개로 업무보고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전남 무안공항에서 참사라고 할 수밖에 없는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급작스럽게 사고 지휘에 나서기도 했다. 사고 직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연 최 권한대행은 바로 사고 현장으로 출발, 관련 보고를 받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최 권한대행은 국무총리를 대신해 행정부 간의 업무를 조정하고 국무회의도 주재해야 한다. 경재 콘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환율 1500원 코앞인데…F4회의 운영도 고심최 권한대행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경제 콘트롤타워의 역할에는 공백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그간 외환·금융시장을 방어해오던 F4 회의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F4 회의는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경제·통화 등에 대한 주요 사안을 다루는 최고 회의체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일 F4 회의를 열어 외환·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아 그나마 시장 변동폭을 줄였다. 최근에도 주2회 회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서 일정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격에도 맞지 않는단 지적이 많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리고 있는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로 F4 회의를 대체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환율·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1480원대를 뚫은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 관제탑 앞에서 사고 여객기 탑승객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경제팀 과제 산적…‘여야정 협의체’서 역할 분담해야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처 간 조율은 물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국회와 협상을 해야 하는 사안들도 대다수지만 대응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이미 주요 기관들에서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1%대로 잇달아 내리는 상황에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 기조 전환과 구조개혁 등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고 우려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적으로 환율 급등 및 자본유출에 대내적으로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금융 부실이 확산돼 조만간 금융위기급 상황이 올 수 있다”경고했다.김 교수는 “대출규제를 줄이거나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면서도 “그동안의 건전재정 기조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현재 경제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하루라도 빨리 여야정 협의체가 출범해 최 권한대행에 과도하게 부여된 업무를 효율화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경제팀은 내수 부진 등 경제 살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이번주 초 발표 예정이었던 2025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는 이날 발생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로 연기됐다. 181명의 탑승자 중 대다수가 사망한 대형 참사에 최 권한대행이 당분간 사고 수습에 주력해야 하는 점 등이 고려됐다.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는 내년 1월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 너도나도 ‘센트럴’ 붙이는 아파트들…집값에 영향 있나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최근 공급된 아파트 펫네임(아파트의 특징을 부각하는 단어) 중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단연 ‘센트럴’(중심부)로 나타났다. 센트럴이 들어간 아파트명은 올해 총 24개(파크 중복 포함)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위치와 상관없이 센트럴이란 이름이 남발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이름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브랜드와 달리 명칭은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 투시도. (자료=두산건설)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공동주택 중 센트럴이 들어간 아파트 이름은 총 24개다. 센트럴이란 이름을 선호하는 시공사는 두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로 조사됐다. 두산건설은 4곳, HDC현산은 3곳에서 센트럴 펫네임을 사용했다.통상 센트럴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나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처럼 중심부를 뜻한다. 다만 우리나라 아파트의 센트럴은 입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삼산대보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지난 10월 분양을 진행한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을 보면 부평의 중심인 수도권 광역전철 1호선 부평역이나 7호선 부평구청역과 거리가 있는 편으로 중심부라 불리기에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다.홍은 제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지난 5월 분양을 진행한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펫네임이 무색하다는 목소리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서대문구 동북단인 홍은 1동 산지에 자리 잡은 아파트다. 철도교통과는 거리가 먼 외곽이라 센트럴로 불리기 어렵다는 결론이다.비수도권 일부 단지에서도 묻지마식 센트럴 붙이기가 눈에 띈다. ‘센트럴시티’, ‘센트럴 페라즈 스카이’, ‘센트럴파크’ 등 아파트명들의 위치를 보면 어떤 면에서 중심부인지 의구심이 간다는 지적이다.단순 아파트명으로는 ‘파크’가 29곳(아아파크 혹은 센트럴파크 등 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파크는 개천 주변이면 리버파크(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호수 주변이면 레이크파크(성성자이 레이크파크) , 그린파크(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등 실제 지형물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지형명이 아닌 쉽게 이해가 어려운 ‘라틴어’ 계열 펫네임도 눈에 띄었다. 선두주자는 삼성물산이 시공한 아파트로 올해만 원펜타스, 레벤투스, 센트리폴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 얼핏 보면 뭔 뜻인지 모르는 해당 펫네임은 해석도 난해하다. 원펜타스(One Pentas)는 하나를 뜻하는 원(One)과 라틴어로 숫자 5와 엘리트를 의미하는 펜타스(Pentas)의 합성어다. 삼성물산 측은 “삶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별모양의 꽃 펜타스와 같이, 반포의 중심에서 단 하나의 빛나는 별과 같은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현대건설이 시공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에델루이는 독일어로 고귀하다는 뜻인 에델(Edel)과 빛나다는 프랑스어 루이(Luire)를 합성한 단어로 현지인도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위치 불명의 센트럴이나 알 수 없는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 합성어 등은 외래어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난해한 아파트명은 집값과 큰 상관이 없다고 피력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소비자의 심리적 신뢰를 활용해 중심지 이미지를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이겠지만, 입지와 가치를 왜곡하며 부동산 시장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아파트 가치 상승을 위해 외래어 명칭을 붙이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시공사 브랜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펫네임은 그다지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 넉달째 1%대 물가 지속…"연간 상승률은 2.3% 전망"[물가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번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7%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올해 9월부터 넉 달 연속 1%대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낮은 수요에 따른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2월 물가 전년比 1.7% 상승…물가 부담 제한적29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외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7%(중간값), 올해 연간 상승률은 2.3%로 집계됐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연간 전망치는 지난달 이데일리 설문조사 및 한국은행의 최신 전망치와 일치한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월 2.8% △2월 3.1% △3월 △3.1% △4월 2.9% △5월 2.7% △6월 2.4% △7월 2.6% △8월 2.0% △9월 1.6% △10월 1.3% △11월 1.5%를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보였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으로 전년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달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보다는 물가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봤다. 다만,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둔화, 에너지와 농산물 등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낮은 물가상승률이 유지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산물과 석유류 등 변동성 높은 품목들의 가격이 안정세이고, 내수 부진으로 인해 서비스물가의 점진적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물가 부담은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수입물가 부담이 높아지는 점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 상승률은 11월 전년동월비 3.0%,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4%로 반등했다”며 “10~11월 중 환율 상승 압력이 누적된 가운데,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은 안정적 흐름을 보여 인플레 상승을 제어하는 효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12월은 계절성도 물가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시기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일정 수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이달 초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12월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당분간 2%에 근접해 갈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물가는 현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국내 정치 리스크 확대에 장중 1480원대를 돌파했다. (사진= 연합뉴스)◇내년 물가 변수는 유가와 환율…“정치 리스크도 지켜봐야”내년에도 한동안은 국내 물가상승률이 1%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국내 정치 상황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유가와 환율 등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이들 요인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내년 1월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경기는 물론 국제 유가와 환율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목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8월 전후까지는 2%를 밑도는 1% 중후반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9월 이후 상승세 확대는 기저효과와 내년 중반 가스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은 있지만, 고환율 효과에 따른 상승 부담이 공존한다”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 진정 시점, 추경 및 국채발행 강도, 트럼프 무역분쟁 강도,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경로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정국 불안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이 지난 24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대비 12.3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 민희진·하이브 갈등에 ‘깜짝’…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에 ‘깜놀’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김가영 김보영 최희재 기자] 2024년 연예계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가요계를 뒤흔든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 사태, ‘음주 뺑소니’로 한순간에 추락한 ‘트바로티’ 김호중, 이선균 사망 충격에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까지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반면 K팝, K콘텐츠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한 해이기도 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과 ‘파묘’가 수많은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모았다. 특히 ‘서울의 봄’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정국과 맞물려 재조명됐다. 더불어 마약 루머를 딛고 화려하게 가요계로 복귀한 지드래곤, ‘슈퍼노바’로 대한민국 음원사(史)를 새로 쓴 에스파, 글로벌 ‘아파트’ 신드롬을 일으킨 블랙핑크 로제까지. 2024년 한 해를 수놓은 연예계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맞다이로 들어와”… 민희진 VS 하이브 갈등그룹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4월 ‘경영권 탈취 의혹’을 명분으로 자신을 겨냥한 감사가 시작되자 모회사 하이브와 격한 갈등을 겪었다.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 소속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빼내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려 했다고 의심했지만,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뉴진스 모방 의혹 등 내부 고발을 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반발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내뱉은 거침없는 욕설, ‘개저씨들’ ‘맞다이로 들어와’ 등 발언은 온라인에서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되기도 했다. 결국 민희진 전 대표는 8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됐고, 프로듀서로 남아달라는 어도어의 제안을 거절한 뒤 11월 사임했다. 뉴진스 멤버들 역시 소속사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11월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김호중(사진=연합뉴스)◇‘음주 뺑소니’로 징역형 받은 김호중트롯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징역형이 선고돼 복역하는 불명예를 안았다.김호중은 5월 9일 오후 11시 44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고,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했지만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호중은 사고 후 도주한 뒤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 마셔 수사에 혼선을 줬고,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검찰은 그를 구속기소 하며 음주운전 혐의를 제외했다. 결국 음주 측정 방해자를 음주 측정 거부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일명 ‘김호중 방지법’이 11월 국회에서 의결됐다. 이선균의 유작 ‘행복의 나라’ 스틸컷(사진=NEW)◇‘영원한 나의 아저씨’… 이선균 사망 충격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그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의 비보로 인한 연예계의 충격과 애도의 분위기는 2024년에도 지속됐다. 고인의 수사와 관련한 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경찰 수사와 관련한 법안이 발의되는가 하면, 고인을 공갈·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및 전직 배우에 대한 재판도 진행됐다. 지난 7, 8월 극장에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행복의 나라’ 등 고인의 유작 두 편이 개봉해 뭉클함과 여운을 안겼다.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영화계의 움직임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선균을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개막식에서는 고인의 활약을 담은 추모 영상을 상영해 동료 배우들이 눈시울을 붉혔고, 영화제 기간 동안 이선균의 주요 작품을 상영하고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감독이 고인을 회고하는 특별 프로그램들도 마련했다. 정우성(사진=‘청룡영화상’ 중계화면)◇“아들 끝까지 책임질 것”…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지난 11월 24일 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정우성 측은 보도 내용을 인정하며 생물학적 친부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문가비와는 과거 몇 차례 개인적 만남을 가졌지만 사귀지 않은 사이로,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여 갑론을박을 낳았다. 이후 비연예인 여성과의 열애설 등 그의 사생활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추가적으로 쏟아졌다. 정우성은 결국 지난 11월 29일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시상자로 등장해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서울의 봄’의 최다관객상 수상 당시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오점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또 안고 가겠다. 그리고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尹 비상계엄에… 영화 ‘서울의 봄’ 재조명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 세력의 군사반란 실화를 소재로 다룬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도 개봉 후 1년 만에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일대에 헬기 여러 대와 탱크, 군인들이 투입된 모습들은 뉴스 생중계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으로 실시간 공유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당시의 풍경이 “영화 ‘서울의 봄’ 속 장면들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2024년판 서울의 봄”이라 지칭하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의 봄’은 실제로 계엄 사태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터넷TV(IPTV)에서 시청 시간이 급증하며 깜짝 흥행 중이다.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영화’ 1위에 등극하는가 하면, IPTV 시청 수는 1185%나 증가했다. 웨이브에서는 판매량이 687.3% 급증했다. 영화 ‘파묘’ 포스터(사진=쇼박스)◇‘겁나 험한 것’… 영화 ‘파묘’ 1000만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1191만 관객을 동원, 오컬트 장르 영화 최초이자 2024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파묘’는 풍수사와 장의사, 무당들이 수상한 묘를 이장해줄 것을 의뢰받은 후 기이한 일들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특히 ‘파묘’는 극 중 무당 화림과 봉길을 연기한 김고은과 이도현이 ‘MZ 무당 듀오’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김고은은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여우주연상을 휩쓸었고 이도현은 군 복무 중 ‘파묘’로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파묘’는 국내 외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개봉 후에도 현지에서 신드롬적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영화에 내재된 항일 코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일본 개봉 이후 일본 현지에서도 흥행 수입 1억엔(약 9억 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혜리, 류준열, 한소희(사진=이데일리DB)◇황정음→한소희·류준열·혜리… 파국 로맨스배우 황정음이 결혼 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황정음은 2월 남편 이영돈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그동안 너무 바빴을 텐데 이제 편하게 즐기라’는 등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황정음은 공식입장을 통해 이혼 사유에 대해 명시하진 않았지만 ‘SNL’, ‘짠한형’ 등에 출연해 불륜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후 농구선수 김종규와 열애 소식을 전했으나 2주 만에 헤어졌다.배우 한소희와 류준열은 요란한 2주 공개 열애로 상반기 화제성을 독식했다. 처음 두 사람은 열애설을 부인했으나 류준열의 전 연인인 배우 겸 가수 혜리가 “재밌네”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류준열의 ‘환승연애’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주어 없는 저격을 이어가던 한소희는 혜리에게 사과했고, 그제서야 류준열·한소희는 열애를 인정했다. 그러나 한소희는 다시금 “뭐가 재밌었는지 묻고 싶다”는 게시물을 올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3월 16일 열애를 인정했던 류준열과 한소희는 공개 열애 2주 만에 결별을 알렸다.고(故) 김수미 발인식(사진=뉴스1)◇김수미·방실이·김민기… 연예계 큰 별 지다가수 방실이·현철·김민기, 배우 김수미까지. 연예계 어른들이 올해 세상을 떠났다. 고 방실이는 2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서울 탱고’, ‘첫차’ 등 히트곡을 남긴 방실이는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17년간 투병 생활을 해왔다. ‘봉선화 연정’을 부른 현철은 7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돼 투병을 이어왔다.‘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만든 가수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으로 문화예술계를 이끈 고 김민기도 7월 영면에 들었다. 위암 투병을 해왔던 고인은 위암 합병증인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일용엄니’ 김수미는 10월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유족이 밝힌 사망 원인은 고혈당 쇼크다. 유족은 “언제나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시청자 곁에 머물렀던 김수미를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지드래곤(사진=뉴스1)◇지드래곤, 마약 누명 벗고 가요계 복귀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이 가요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았던 지드래곤은 당당히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본업’인 가수로 컴백했다.지드래곤은 지난 10월 발표한 88개월 만의 신곡 ‘파워’를 시작으로 11월 발매한 ‘홈 스위트 홈’까지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파워’는 발매 하루 만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누적 감상수 82만 명을 돌파하며 단숨에 1위를 찍었다. 뒤이어 발표한 ‘홈 스위트 홈’으로 1위를 바통터치하며 ‘음원강자’ 지드래곤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즐거운 나의 집’인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담은 ‘홈 스위트 홈’은 빅뱅 멤버 태양, 대성이 피처링에 참여한 2년 7개월 만에 빅뱅 완전체 곡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드래곤은 연말 시상식도 휩쓸었다. 지드래곤은 ‘마마 어워즈 2024’에 이어 SBS ‘가요대전’에도 출격하는 등 가장 성공적인 복귀이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에스파(위)와 로제(사진=SM엔터테인먼트·더블랙레이블)◇에스파·(여자)아이들·로제… 가요계 女풍당당올해 가요계는 걸그룹의 활약이 돋보였다. ‘슈퍼노바’, ‘아마겟돈’, ‘위플래시’로 3연타 메가히트를 기록한 에스파를 필두로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로 지니뮤직 연간차트 1위에 오른 (여자)아이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가 국내는 물론 미국 빌보드 차트까지 강타하면서 K팝 여성파워를 제대로 과시했다.특히 에스파는 ‘슈퍼노바’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년 만에 역대 최장 1위 신기록(15주)을 새로 썼다. 로제의 ‘아파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9주 연속 최상위권에 머물며 올해 K팝 음원 중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밖에도 그룹 아일릿의 ‘마그네틱’은 K팝 데뷔곡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에 입성하며 ‘슈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K팝 그룹 데뷔곡 최단(275일) 5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