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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당장 환율 내리는 것보다 환율 변동성 인식이 중요”
  • 전문가 “당장 환율 내리는 것보다 환율 변동성 인식이 중요”
  • [이데일리 김영환 김경은 김세연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고환율 상황과 관련해 중소기업계가 환율 변동에 대처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더라도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체질 개선 없이는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송영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1300원 후반에서 1400원대가 환율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직·간접적 개입을 통해 조정은 할 수 있으나 대세는 바꾸기 어렵다. 결국 환율을 끌어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환율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에는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에 호재로 여겨졌지만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 등으로 과거의 공식이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수출 기업뿐 아니라 내수 위주 기업도 환율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더 많은 기업에서 환율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환율이 수출 기업에 기회라는 식으로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수출 증대 효과는 거의 없고 수입 비용만 증가했다”며 “국내 중소기업 대부분이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판매하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 연구위원도 “영세 중소기업들은 환차손·차익에 대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인호(왼쪽부터)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그래픽= 김다은 기자)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송 연구위원은 “환 헤지(환율 위험 분산) 상품도 대부분 수출 기업이 가입 대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환 헤지 상품을 마련하고 일선 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 교육과 훈련, 인식 전환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환율 문제는 단순히 재정 지원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오히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대외 신인도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은 “정치적 안정화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비축물자 확대나 정부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 상승은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몇 개 품목, 몇 개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인호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도 “정치적 요인 때문에 유독 원·달러 환율이 크게 움직인 건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투입은 국가 신뢰 회복에 도움되지 않는다”면서 “시장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환율에 취약한 중소기업 집단을 특정해 리스크 관리 교육을 하고 환 헤지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12.30 I 김경은 기자
“팔수록 손해”…K뷰티·AI 유망기업도 떠는 ‘고환율 공포’
  • “팔수록 손해”…K뷰티·AI 유망기업도 떠는 ‘고환율 공포’
  • [이데일리 김경은 김세연 기자] 부산 소재 철강제품 가공기업인 광진실업(026910)은 최근 일부 특수강 봉강 제품 판매를 중지했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치솟아 제품을 팔수록 손해가 커져서다. 3개월 전에 계약한 일부 수입 원자재의 경우 계약 시점 대비 대금 결제 시점에 환율이 치솟으면서 계약 1건에 3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입게 됐다. 허유석 광진실업 대표는 “환율 급등으로 제조단가가 판매단가를 초과했다”며 “제조단가가 올라도 판매가 인상은 쉽지 않아 수입 원자재 계약을 중단하고 해당 제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 달리 방법이 없다”며 “산업 기초 소재인 철강이 흔들리면 자동차, 건설, 조선, 가전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환율 급등 여파로 국내 경제의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90%는 원자재를 수입·가공한 뒤 대기업이나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여서 환율에 유독 민감하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대기업 납품가에 반영할 배짱도, 환위험을 관리할 여력도 없어 고환율 장기화 국면에서 줄도산 우려가 제기된다.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환전소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지난 27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뛴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 방인권 기자)◇중소기업부터 무너진다…환율 취약성 드러나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오전 장중 한때 1486.7원까지 급등하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16일(1488.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강(强)달러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이 이후 국내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중소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 호재로 여기지만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국내 중소기업은 대다수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대기업이나 해외에 판매해 수익을 낸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어 환차익 효과는커녕 환차손만 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대기업 납품가나 수출품 가격에 반영하기는 거래 관행상 불가능에 가깝다.이런 구조 탓에 중소기업의 피해는 대기업보다 클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은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 하락하지만 중소기업은 환율이 1%만 올라도 영업이익률이 0.36%포인트나 감소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환율이 1% 오를 때 중소기업의 환차손 비중이 영업이익의 25%에 이른다고 분석했다.경남 창원에서 차량 전장 부품 제조기업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할 때는 달러로 비용을 지불하고 국내에 납품할 때는 원화로 지급받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며 “계약이 끊기는 게 두려워 국내 고객사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액이 오르면 손해액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 계약 문의를 받지도 못한다”며 “이렇게 가다간 도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고환율 추세 경영환경 예상. (자료= 중소기업중앙회)◇수입 중단 등 나섰지만…장기화 대처 여력 없어중소기업계에서는 원자재 수입 중단이나 원가 절감, 투자 축소 등의 방식으로 고환율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손해를 막는 임시방편일뿐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올해 역대 최대 수출에 기여한 K뷰티 역시 엔진이 꺼질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국내 한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는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수급 문제가 생길 경우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원료와 부자재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원료를 수입하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내부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스타트업계도 고환율 직격탄을 맞고 있다. 벤처 혹한기 속에서 유일한 유망 업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분야마저 환율 리스크에 떨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운영에 클라우드가 필요한데 환율 급등으로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사에 추가 지불비용이 연 수십억원에 달해서다.AI 스타트업 D사 관계자는 “오픈AI와 같이 자본력을 가진 기업이 아닌 이상 LLM 개발·운영 비용이 부담이다”며 “고환율로 인해 부담이 더 커지면서 내년에 회사 손익 구조가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계약 기간을 월 단위로 줄이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더 큰 문제는 고환율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내년 초에는 환율이 1500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엔 이를 버텨낼 힘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49.3%)은 환 리스크를 전혀 관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있는 중소 제조기업 E사는 “구리 등 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입 원자재 구매를 위해 정부가 공동구매를 지원하거나 조달청 비축물자를 조기에 적정한 가격으로 방출해야 한다. 환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환 헤지 상품 가입이나 보험료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2024.12.30 I 김경은 기자
“고환율에 도산 위기, 판매도 멈췄다” 중소기업계 ‘비명’
  • “고환율에 도산 위기, 판매도 멈췄다” 중소기업계 ‘비명’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경남 창원에서 차량 전장 부품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박 모씨는 최근 뉴스보기가 두렵다. 매일같이 오르는 환율에 나날이 적자 폭이 늘어나서다. 박씨는 “이달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만 1억원”이라며 “평균적으로 환율이 100원 오를 때 9억원의 환차손을 입었다. 이 상태면 가만히 있다가 도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환율 쇼크’에 중소기업이 휘청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달러화로 수입하는 중소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원자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 대기업이나 해외에 판매하는 중소기업 특성상 고환율 피해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어서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중소기업이 이를 온전히 감내하다가는 줄도산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수출 중소기업 5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6곳(57.9%)은 고환율로 인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환율 급등이 수출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 채산성이 나빠져서다.특히 단기적 손해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국내 중소기업 경쟁력 악화도 우려된다. 생산·납품에 차질이 생겨 거래가 끊기거나 해외 진출 및 현지 법인 설립 등 투자를 축소할 수 있어서다. 이미 해외 구매처가 환율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기존 계약을 지연·중단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경북 칠곡에 있는 중소기업 A사는 “환율이 오르니 거래처에서 단가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계약을 지연·보류시키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구에 위치한 중소기업 B사도 “중국 등 해외 구매처가 거래 문의 자체를 중단하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며 “고환율이 이어지면 현재 논의 중인 수출 계약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소연했다.내년 초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 고환율 장기화 여파를 극복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상당수는 환 헤지(환율 위험 분산)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전문가들은 환율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이 환율 변동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송영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없어져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최소 1300원 후반대의 원·달러 환율은 유지될 것”이라면서 “환율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환율 변동성에 대해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기업뿐 아니라 수입, 내수 기업들도 환율 변동성을 관리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환 헤지 상품을 마련하고 환위험에 대한 교육, 훈련, 인식 전환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12.30 I 김경은 기자
'3번 불응' 尹 체포영장 청구할까…공수처, 오늘 결정할 듯
  • '3번 불응' 尹 체포영장 청구할까…공수처, 오늘 결정할 듯
  • [이데일리 성주원 백주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여부를 이르면 오늘(30일) 결정한다.내란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지난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3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했다. 이날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29일 오전 10시까지였던 3차 출석요구에도 윤 대통령이 아무런 연락 없이 불응하자, 강제수사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앞서 18일과 25일 1·2차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아직 내란 혐의 수사와 관련해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3차례 출석요구를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오동운 공수처장은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내란 수괴 구속 수사’ 원칙을 공언했던 만큼, 4차 출석요구보다는 체포영장 청구로 선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대통령경호처와 수사관들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한편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수사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공수처는 공수처법에 근거해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된 내란 혐의를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앞서 같은 혐의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바 있다.윤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을 맡고있는 윤갑근 변호사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에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것을 비롯한 여러 문제점이 선결돼야 출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지금은 헌법재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 등을 설명하기 위해선 수사보다 탄핵심판 대응이 우선이라고 주장해왔다. 체포영장 신청에 대해서도 “영장 요건이 되지 않아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단언했다.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가 굳게 닫혀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24.12.30 I 성주원 기자
"韓 신용등급 강등될라"…환 리스크 무방비 노출된 기업들
  • "韓 신용등급 강등될라"…환 리스크 무방비 노출된 기업들
  • [이데일리 김정남 김성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정국 대혼란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내년 사업전략 수립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환율 폭등(원화 급락)으로 원재료 조달 비용이 치솟고 미국 현지 공장 가동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당 당하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원재료 부담 커도 제품값 못 올려”환 리스크 헷지를 잘 해놓는 대기업들마저 요즘은 환율 폭등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달러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별 자산과 부채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 여파를 최소화해 왔다. 그러나 환율이 급변할 경우 리스크가 커지는 점은 막기 어렵다. 특히 국내외에서 조달하는 원재료 규모가 연 100조원을 넘다 보니, 환율이 뛰면 원재료 부담은 고스란히 커지는 구조다.(그래픽=김정훈 기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 완제품(DX)부문,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 등을 더하면 원재료 매입 규모는 79조8937억원이다. 특히 스마트폰, TV, 가전 등의 사업을 하는 DX부문만 52조5743억원에 달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퀄컴,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달러화로 사들이는데, 그 규모만 8조7051억원을 기록했다. TV사업을 하는 VD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을 하는 DA사업부 역시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해외에서 조달한다. DS부문(올해 1~9월 12조3310억원)은 DX부문보다는 원재료 조달 규모가 작지만, 반도체 제조의 기본 소재인 웨이퍼의 일부 등을 해외 기업들에서 사들인다. 1200~130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번달 갑자기 1400원 후반대로 치솟으면 고스란히 조(兆) 단위 추가 손실이 날 수 있는 셈이다.다른 기업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웨이퍼를 미국, 독일 등으로부터 사들인다. LG전자 역시 TV, 전장 등에 필요한 칩을 퀄컴, 미디어텍, NXP 등으로부터 조달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내추럴 헤지’(철강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외화로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재료를 사들이는 방식)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생산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다 보니 비용 부담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원재료 조달 비용이 올라도 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제품값을 올리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27년만 신용등급 강등될라” 불안감또다른 환 리스크는 미국 현지 공장 가동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달러화로 현지에 투자하는 금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투자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배터리업계에 직격탄이나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메시지를 통해 “투자비 증가로 인한 부담이 높아 당분간 의미 있는 수익 창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 투자 속도조절을 고민하는 현실은 SK온, 삼성SDI 역시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미국 공장 건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더 폭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73.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종가(1467.50원) 대비 7.00원 오른 셈이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 추가 약세를 띨 수 있다는 의미다.재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현재 S&P(AA), 피치(AA-), 무디스(Aa2) 등 3대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을 20위 안팎에 올려놓고 있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피치가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떨어뜨렸을 정도로 예외는 없다”며 “‘설마’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2024.12.30 I 김정남 기자
여객기 수습·고환율·비상정부…엎친 데 덮친 경제사령탑
  • 여객기 수습·고환율·비상정부…엎친 데 덮친 경제사령탑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인 3역’의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경제팀의 업무 과부하가 불가피하게 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안정화하기 위해 열렸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운영이 어려워지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여야정 협의체’를 출범해 과부하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기재부, 총리실 등과 ‘비상정부’ 운영 방안 검토 기재부는 국무총리실, 국가안보실, 외교부 등과 함께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비상 정부’를 운영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전례없는 ‘대대행’ 체제에 최 권한대행의 역할이 갑작스럽게 늘어났지만, 기재부로선 관련 업무를 담당할 조직이 없기 때문에 업무 분담을 꾀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섰다. 최 권한대행은 당장 첫날부터 대통령을 대행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으로서 외교·안보를 챙겼다. 휴일인 이날엔 비공개로 업무보고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전남 무안공항에서 참사라고 할 수밖에 없는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급작스럽게 사고 지휘에 나서기도 했다. 사고 직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연 최 권한대행은 바로 사고 현장으로 출발, 관련 보고를 받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최 권한대행은 국무총리를 대신해 행정부 간의 업무를 조정하고 국무회의도 주재해야 한다. 경재 콘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환율 1500원 코앞인데…F4회의 운영도 고심최 권한대행의 역할이 늘어나면서 경제 콘트롤타워의 역할에는 공백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그간 외환·금융시장을 방어해오던 F4 회의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F4 회의는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경제·통화 등에 대한 주요 사안을 다루는 최고 회의체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일 F4 회의를 열어 외환·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아 그나마 시장 변동폭을 줄였다. 최근에도 주2회 회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서 일정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격에도 맞지 않는단 지적이 많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리고 있는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로 F4 회의를 대체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환율·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1480원대를 뚫은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 관제탑 앞에서 사고 여객기 탑승객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경제팀 과제 산적…‘여야정 협의체’서 역할 분담해야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처 간 조율은 물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국회와 협상을 해야 하는 사안들도 대다수지만 대응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이미 주요 기관들에서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1%대로 잇달아 내리는 상황에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 기조 전환과 구조개혁 등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고 우려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적으로 환율 급등 및 자본유출에 대내적으로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금융 부실이 확산돼 조만간 금융위기급 상황이 올 수 있다”경고했다.김 교수는 “대출규제를 줄이거나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면서도 “그동안의 건전재정 기조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현재 경제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하루라도 빨리 여야정 협의체가 출범해 최 권한대행에 과도하게 부여된 업무를 효율화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경제팀은 내수 부진 등 경제 살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이번주 초 발표 예정이었던 2025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는 이날 발생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로 연기됐다. 181명의 탑승자 중 대다수가 사망한 대형 참사에 최 권한대행이 당분간 사고 수습에 주력해야 하는 점 등이 고려됐다.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는 내년 1월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2024.12.30 I 김은비 기자
건조한 대기에 전국 곳곳서 바람…눈·비 예보도
  • 건조한 대기에 전국 곳곳서 바람…눈·비 예보도[오늘날씨]
  •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2024년 마지막 월요일인 30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며 건조하겠고 일부 지역에서는 눈이나 비가 오는 경우도 있겠다.지난 28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에서 한 시민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5도, 낮 최고기온은 7~13도가 되겠다. 전국 하늘은 대체로 흐리겠고 경기 동부와 강원 내륙 및 산지, 충북 북부, 경북 북부 내륙에는 새벽부터 가끔 눈이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경기 동부는 밤에 대부분 그치겠다.예상 적설과 강수량은 △경기동부 △충북북부 △울릉도·독도 △경북 북부 내륙에서 각 1㎝, 1㎜ 내외다. 강원 내륙·산지에서는 적설 1~5㎝, 강수량 5㎜을 보이겠다. 내린 눈과 비로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빙판길 등이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겠다.이날 바닷가와 산지에서는 영하권 날씨에 바람도 불며 체감 기온은 더 낮겠다. 기상청은 서해안, 강원 산지, 경북 북동 산지에서는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로 불겠다고 내다봤다.해상에서는 이날 밤부터 대부분 먼 바다에서 차차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높게 일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풍랑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2024.12.30 I 정윤지 기자
경제팀 과부하, 환율·내수 대응 역부족
  • 경제팀 과부하, 환율·내수 대응 역부족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잇단 탄핵으로 사상 초유의 ‘대행의 대행 체제’가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치솟고 있다. ‘경제 사령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서, 경제팀에 과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밤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최상목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권한대행까지 ‘1인 3역’을 수행하게 됐다. 최 권한대행에게 외교·안보·사회 등 모든 의사결정이 몰리면서 기재부는 사실상 김범석 1차관 대행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경제부처 간 현안을 조율하는 경제 콘트롤타워 기능이 제한될 수 있는 셈이다.이같은 상황에 경제에 대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으로 요동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장 중 1486.7원까지 치솟았다. 외환시장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환율이 조만간 1500원을 넘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내수 부진 속 경제심리지수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소비심리와 경제심리지수는 전월보다 각각 12.3포인트, 9.6포인트 떨어지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 달만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하면 국가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외교·안보는 국회와 논의를 해서 대응하고, 최 권한대행은 경제 대응을 원활히 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12.30 I 김은비 기자
“환율 1500원 돌파할 것” 연쇄 정치 리스크에 ‘불안’
  • “환율 1500원 돌파할 것” 연쇄 정치 리스크에 ‘불안’
  •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국내 정치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12·3 계엄사태, 윤석열 대통령에 이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릴레이 탄핵’으로 시장 불안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탄핵 의결 정족수 과반 151명이라고 밝히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2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정규장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71.5원 급등했다. 변동성만 따지면 100원 가까이 움직였다. 지난 2일 개장가 1396.0원을 저점으로 27일 장중 1486.7원까지 뛰며 90.7원의 변동성을 보였다.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긴 것이다.마지막 거래일 야간장 종가(새벽 2시)는 1470.5원으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달 말과 비교해 5.03% 절하됐다. 절하 폭은 같은 기간 △유로(-1.48%) △파운드(-1.29%) △호주달러(4.72%) △위안(-0.70%) 등 주요국 통화보다 크다. 원화보다 절하폭이 큰 통화는 엔화(-5.23%)뿐이다.최근 환율 변동성은 달러인덱스(DXY),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등 외부요인보다 국내 요인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국무총리의 탄핵안이 가결됐던 지난 27일엔 하루에 21원 폭등했다. 연말 수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달러 매수 심리가 집중되다 보니 변동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전문가들은 환율이 이내 1500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쉽사리 안정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운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검법 공포 등 안건들을 두고 벌어지는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긴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최 권한대행이 기존 경제 사령탑 외에 외교와 국정 전반을 홀로 책임지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로 1500원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분위기를 봐서는 연초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소비심리도 급락하는 등 국내 상황은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 사태 등 국내 정치적인 일정이 확실해지지 않는다면, 원화가 강세로 돌아갈 재료 자체가 없다”고 부연했다.국책연구기관도 환율 변동성을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바, 환율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환율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기존 달러화 흐름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5년 1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39%가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달 대비 18%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전문가들은 직접적인 환율 방어 수단인 외환당국의 시장개입도 적절히 작동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외환보유고 감소 흐름 속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개장 전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단호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환율 급등을 막지는 못했다.
2024.12.30 I 하상렬 기자
'똘똘한 한 채' 위해 몸테크 불사?…재건축 단지 '신고가' 속속
  • '똘똘한 한 채' 위해 몸테크 불사?…재건축 단지 '신고가' 속속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고강도 대출규제에 이어 탄핵정국까지 겹치며 서울 부동산 시장에 한기가 감도는 최근 핵심 입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선 연일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며 이목이 쏠린다. 치솟는 공사비에 분양권이 몸값을 높인 데다 어지간한 가점으론 100대 1을 넘나드는 청약 경쟁률을 뚫어내기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몸테크’를 감수하면서라도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연합뉴스)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단지는 이달 들어서만 세 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16일 65.34㎡(이하 전용면적) 12층이 18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기록한 최고가(17억 8000만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앞서 10일 99.15㎡ 3층, 12일 91.26㎡ 7층이 각각 23억원, 22억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인근 목동신시가지 4단지와 5단지에서도 지난 3일과 16일 각각 1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4단지 47.25㎡ 14층은 15억원에 거래되며 지난 8월 기록한 최고가(14억 3000만원) 대비 7000만원 가량 몸값을 높였고, 5단지 95.28㎡ 13층은 24억 6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기록한 최고가(23억 8000만원)를 갈아치웠다.재건축 사업 속도전에 돌입한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도 이달 들어 총 3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3일 한양아파트 149.59㎡ 5층은 33억원, 시범아파트 156.99㎡ 12층은 35억 5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또 지난 4일에는 삼부아파트 175.8㎡ 7층이 지난 10월 기록한 최고가(43억 5000만원) 보다 1억원 높은 44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최근 재건축 초읽기에 돌입하며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신고가 거래가 있었다. 1976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46년차를 맞은 노후 단지 은마아파트에선 지난달 25일 84.43㎡ 5층이 29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손바뀜됐고, 곧장 다음날인 26일에는 76.79㎡ 5층이 27억 2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잠실 일대 재건축 바로미터라 불리는 잠실주공5단지 82.61㎡ 14층이 34억 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올 한 해 맹렬하게 치솟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반기 고강도 대출규제에 최근 예상치 못했던 탄핵정국까지 맞닥뜨리면서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것과 상반된 거래 움직임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내년에도 유효할 전망인 가운데 올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에서 빗겨난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공략하려는 몸테크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몸테크란 ‘온몸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의미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노후 아파트에서 재건축을 노리는 재테크 방식을 말한다.실제로 신축 아파트 단지는 최근 한껏 오른 분양가에 치열한 청약경쟁으로 공략이 싶지 않은 마당이기도 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2065만원으로 지난해 평균(1800만원) 보다 265만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국민평수(84㎡)로 환산하면 9010만원이 상승한 셈이다. 여기에 서울 분양시장 청약경쟁률마저 역대급이다. 부동산R114 집계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 3319가구에 대한 청약에 총 51만 279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은 154.50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였던 2021년 164.13대 1에 이은 기록으로, 지난해(57.36대 1)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너도나도 ‘센트럴’ 붙이는 아파트들…집값에 영향 있나
  • 너도나도 ‘센트럴’ 붙이는 아파트들…집값에 영향 있나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최근 공급된 아파트 펫네임(아파트의 특징을 부각하는 단어) 중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단연 ‘센트럴’(중심부)로 나타났다. 센트럴이 들어간 아파트명은 올해 총 24개(파크 중복 포함)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위치와 상관없이 센트럴이란 이름이 남발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이름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브랜드와 달리 명칭은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 투시도. (자료=두산건설)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공동주택 중 센트럴이 들어간 아파트 이름은 총 24개다. 센트럴이란 이름을 선호하는 시공사는 두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로 조사됐다. 두산건설은 4곳, HDC현산은 3곳에서 센트럴 펫네임을 사용했다.통상 센트럴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나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처럼 중심부를 뜻한다. 다만 우리나라 아파트의 센트럴은 입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삼산대보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지난 10월 분양을 진행한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을 보면 부평의 중심인 수도권 광역전철 1호선 부평역이나 7호선 부평구청역과 거리가 있는 편으로 중심부라 불리기에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다.홍은 제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지난 5월 분양을 진행한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펫네임이 무색하다는 목소리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서대문구 동북단인 홍은 1동 산지에 자리 잡은 아파트다. 철도교통과는 거리가 먼 외곽이라 센트럴로 불리기 어렵다는 결론이다.비수도권 일부 단지에서도 묻지마식 센트럴 붙이기가 눈에 띈다. ‘센트럴시티’, ‘센트럴 페라즈 스카이’, ‘센트럴파크’ 등 아파트명들의 위치를 보면 어떤 면에서 중심부인지 의구심이 간다는 지적이다.단순 아파트명으로는 ‘파크’가 29곳(아아파크 혹은 센트럴파크 등 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파크는 개천 주변이면 리버파크(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호수 주변이면 레이크파크(성성자이 레이크파크) , 그린파크(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등 실제 지형물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지형명이 아닌 쉽게 이해가 어려운 ‘라틴어’ 계열 펫네임도 눈에 띄었다. 선두주자는 삼성물산이 시공한 아파트로 올해만 원펜타스, 레벤투스, 센트리폴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 얼핏 보면 뭔 뜻인지 모르는 해당 펫네임은 해석도 난해하다. 원펜타스(One Pentas)는 하나를 뜻하는 원(One)과 라틴어로 숫자 5와 엘리트를 의미하는 펜타스(Pentas)의 합성어다. 삼성물산 측은 “삶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별모양의 꽃 펜타스와 같이, 반포의 중심에서 단 하나의 빛나는 별과 같은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현대건설이 시공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에델루이는 독일어로 고귀하다는 뜻인 에델(Edel)과 빛나다는 프랑스어 루이(Luire)를 합성한 단어로 현지인도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위치 불명의 센트럴이나 알 수 없는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 합성어 등은 외래어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난해한 아파트명은 집값과 큰 상관이 없다고 피력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소비자의 심리적 신뢰를 활용해 중심지 이미지를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이겠지만, 입지와 가치를 왜곡하며 부동산 시장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아파트 가치 상승을 위해 외래어 명칭을 붙이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시공사 브랜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펫네임은 그다지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2024.12.30 I 박경훈 기자
넉달째 1%대 물가 지속…"연간 상승률은 2.3% 전망"
  • 넉달째 1%대 물가 지속…"연간 상승률은 2.3% 전망"[물가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번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7%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올해 9월부터 넉 달 연속 1%대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낮은 수요에 따른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2월 물가 전년比 1.7% 상승…물가 부담 제한적29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외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7%(중간값), 올해 연간 상승률은 2.3%로 집계됐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연간 전망치는 지난달 이데일리 설문조사 및 한국은행의 최신 전망치와 일치한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월 2.8% △2월 3.1% △3월 △3.1% △4월 2.9% △5월 2.7% △6월 2.4% △7월 2.6% △8월 2.0% △9월 1.6% △10월 1.3% △11월 1.5%를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보였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으로 전년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달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보다는 물가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봤다. 다만,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둔화, 에너지와 농산물 등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낮은 물가상승률이 유지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산물과 석유류 등 변동성 높은 품목들의 가격이 안정세이고, 내수 부진으로 인해 서비스물가의 점진적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물가 부담은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수입물가 부담이 높아지는 점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 상승률은 11월 전년동월비 3.0%,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4%로 반등했다”며 “10~11월 중 환율 상승 압력이 누적된 가운데,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은 안정적 흐름을 보여 인플레 상승을 제어하는 효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12월은 계절성도 물가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시기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일정 수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이달 초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12월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당분간 2%에 근접해 갈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물가는 현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국내 정치 리스크 확대에 장중 1480원대를 돌파했다. (사진= 연합뉴스)◇내년 물가 변수는 유가와 환율…“정치 리스크도 지켜봐야”내년에도 한동안은 국내 물가상승률이 1%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국내 정치 상황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유가와 환율 등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이들 요인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내년 1월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경기는 물론 국제 유가와 환율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목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8월 전후까지는 2%를 밑도는 1% 중후반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9월 이후 상승세 확대는 기저효과와 내년 중반 가스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은 있지만, 고환율 효과에 따른 상승 부담이 공존한다”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 진정 시점, 추경 및 국채발행 강도, 트럼프 무역분쟁 강도,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경로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정국 불안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이 지난 24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대비 12.3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2024.12.30 I 장영은 기자
  • [생생확대경]비상계엄으로 드러난 충청권 단체장들의 민낯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들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시·도지사들의 처신에 대한 정치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우선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되자 즉시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만큼 헌법 절차에 준수해 사회질서유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3일 송년 기자회견에서는 탄핵 심판 서류를 받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서류를 받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당당하지 못하다”며 “법조인 출신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지 모르지만, 국민 처지에서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아무리 통치 행위라고 해도 (비상계엄 선포는) 비정상적, 비이성적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우리(국민의힘)는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으로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결정 속에서 당의 간판을 내릴 정도로 환골탈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단언했다.김 지사가 소신 발언에 나서고 있는 동안 여·야 양비론(兩非論)과 함께 계엄과 탄핵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단체장도 있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부터 4일 아침까지 자택에 있다 당일 평소처럼 출근했다. 그는 4일 오전 9시 40분경 사후 담화문을 통해 “행정 권력도, 입법 권력도 절대로 남용되어서는 안 되고 제한적으로 절제되어 사용되어야 한다. 정치권도 헌법을 준수하며 정쟁을 중단하고 국민을 위해 민생을 챙기는 데 전력해주길 촉구한다”며 행정부와 국회 모두를 비판했지만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계엄에 대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계엄에 대한 문제점 보다는 개헌을 주장하는 단체장도 나왔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4일 오후 2시경 입장문을 내고 “정치권이 진영 논리에 입각해 극단적으로 대립함으로써 국민의 민생과 안정을 저해하는 현실을 보면서 현행의 단원적, 대립적 통치구조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개헌을 주장했다.그는 “37년 전 민주화 시대의 헌법 구조는 선진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규모와 위상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맞지 않는 제도”라며 “평행적인 대립과 대결 구도와 단절하고 보다 신중한 정책 결정을 위한 통치구조와 제도에 관한 본격적인 개헌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대전시장은 시민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고 위헌적 상황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조차 밝히지 않았다. 심지어 대전시청을 폐쇄하는 행동을 보였다”며 “세종시장의 비상계엄 입장문도 계엄 선포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김태흠 충남지사가 진영논리를 떠나 충청권의 신뢰할만한 정치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 시종일관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최민호 세종시장이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광역단체장은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국민적 지지가 있다면 언제든 국가 지도자로 갈 수 있는 막중한 자리이다. 소속 정당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떠나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계엄에 대해 이제라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 지도자의 길을 가길 바란다.
2024.12.30 I 박진환 기자
김상식, '박항서 신화' 재현 눈앞...베트남, 미쓰비시컵 결승 진출
  • 김상식, '박항서 신화' 재현 눈앞...베트남, 미쓰비시컵 결승 진출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박항서 신화’ 재현을 눈앞에 뒀다.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9일(한국시간) 베트남 푸토의 비엣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준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싱가포르를 3-1로 눌렀다.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AFPBBNews싱가포르를 누르고 미쓰비시컵 결승에 진출한 베트남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미쓰비시컵 공식 홈페이지싱가포르 원정에서 치른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연속골을 터뜨려 2-0으로 이겼던 베트남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5-1로 완승을 거두고 결승행을 확정했다.베트남은 태국과 필리핀의 또다른 준결승전 승자와 홈 앤드 어웨이로 결승전을 치른다. 우리 시간으로 내달 2일 오후 10시에 홈에서 1차전을 치른 뒤 5일 오후 10시 원정으로 2차전을 벌인다.태국과 필리핀의 준결승 1차전에선 필리핀이 홈 1차전을 2-1로 이긴 바 있다. 하지만 태국이 안방에서 2차전을 앞두고 있어 어느 팀이 베트남의 결승 상대가 될지는 아직 점치기 어렵다.베트남이 만약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박항서 감독 시절인 2018년 대회 우승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게 된다.김상식 감독이 베트남을 결승에 올리면서 한국인 감독이 이 대회 4회 연속으로 결승에 오르는 기록도 세워졌다. 2018년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끈 뒤 2020년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2022년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이 팀을 결승전에 올린 바 있다. 전반전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두 팀 모두 한 차례씩 골망을 흔들었지만 우즈베키스탄 출신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골이 잇따라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결국 베트남은 전반 추가시간인 46분 응우옌쑤언손의 페널티킥 골로 0의 균형을 깼다. 앞선 프리킥 상황에서 싱가포르 라이오넬 탄이 응우옌쑤언손을 잡아채는 장면이 있었다. 주심은 온필드리뷰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응우옌쑤언손은 직접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베트남은 후반 18분 응우옌쑤언손이 추가골을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응우옌호앙득이 왼쪽 측면에서 연결한 컷백이 싱가포르 선수 발을 맞고 골대 앞으로 흘렀고 이를 문전에 있던 응우옌쑤언손이 가볍게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이후 베트남은 후반 30분 싱가포르의 나카무라 교가에게 한 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응우옌 띠엔린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24.12.30 I 이석무 기자
황희찬 시즌 2호골-손흥민 PK 실축...코리안더비 엇갈린 희비
  • 황희찬 시즌 2호골-손흥민 PK 실축...코리안더비 엇갈린 희비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과 ‘코리안더비’에서 시즌 2호골이자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반면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실축해 아쉬움을 남겼다.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EPL 19라운드 맞대결에서 2-2로 비겼다.울버햄프턴 황희찬이 토트넘 훗스퍼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코리안 더비’에서 전반 7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FPBBNews토트넘의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고 있다. 하지만 이 페널티킥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고 손흥민은 리그 6호골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사진=AFPBBNews이날 경기는 한국 축구대표팀 핵심멤버인 손흥민과 황희찬의 이번 시즌 첫 EPL ‘코리안 더비’였다. 마침 두 선수 모두 선발로 출전해 팬들의 관심이 더 높았다.개인 활약만 놓고 보면 황희찬이 더 만족스러웠다. 이날 울버햄프턴의 3-4-2-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7분 선제골 주인공이 됐다. 울버햄프턴이 토트넘 진영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 때 라얀 아잇-누리가 연결해준 패스를 오른발 인프론트킥으로 직접 슈팅했다. 황희찬의 발을 떠난 공은 빠르게 회전하면서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지난 18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교체 출전해 후반 종료 직전 시즌 첫 골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황희찬의 2경기 연속 골이었다. 특히 손흥민과 코리안 더비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더 의미가 컸다.먼저 실점을 내준 토트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페드로 포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코너킥을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정확히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었다.팀동료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7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뒤 지난 18라운드부터 복귀한 벤탕쿠르의 시즌 2호골이었다.내친김에 토트넘은 전반 42분 역전 기회까지 잡았다. 브레넌 존슨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울버햄프턴 미드필더 안드레 네투에게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손흥민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손흥민이 오른발로 때린 슈팅은 울버햄프턴 골키퍼 조세 사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토트넘으로선 아쉬움이 크게 남는 장면이었다.이후에도 토트넘은 울버햄프턴을 계속 몰아붙였다. 결국 전반전이 끝나기 전 기어코 역전골을 생산했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으로 파고든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컷백을 연결했다. 이를 존슨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전반을 2-1로 마친 토트넘은 울버햄프턴의 반격에 고전했다. 설상가상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후반 4분 만에 오른쪽 햄스트링을 잡고 쓰러지면서 교체카드 1장을 예상치 못하게 써야 했다.손흥민은 후반 19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돼 일찍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 33분에는 황희찬도 카를루스 포르부스와 교체되면서 ‘EPL 코리안 더비’도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1-2로 끌려가던 울버햄프턴은 후반 42분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이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려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울버햄프턴은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이어갔다. 반면 토트넘은 다잡은 승리를 놓치면서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2024.12.30 I 이석무 기자
민희진·하이브 갈등에 ‘깜짝’…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에 ‘깜놀’
  • 민희진·하이브 갈등에 ‘깜짝’…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에 ‘깜놀’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김가영 김보영 최희재 기자] 2024년 연예계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가요계를 뒤흔든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 사태, ‘음주 뺑소니’로 한순간에 추락한 ‘트바로티’ 김호중, 이선균 사망 충격에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까지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반면 K팝, K콘텐츠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한 해이기도 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과 ‘파묘’가 수많은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모았다. 특히 ‘서울의 봄’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정국과 맞물려 재조명됐다. 더불어 마약 루머를 딛고 화려하게 가요계로 복귀한 지드래곤, ‘슈퍼노바’로 대한민국 음원사(史)를 새로 쓴 에스파, 글로벌 ‘아파트’ 신드롬을 일으킨 블랙핑크 로제까지. 2024년 한 해를 수놓은 연예계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맞다이로 들어와”… 민희진 VS 하이브 갈등그룹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4월 ‘경영권 탈취 의혹’을 명분으로 자신을 겨냥한 감사가 시작되자 모회사 하이브와 격한 갈등을 겪었다.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 소속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빼내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려 했다고 의심했지만,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의 뉴진스 모방 의혹 등 내부 고발을 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반발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내뱉은 거침없는 욕설, ‘개저씨들’ ‘맞다이로 들어와’ 등 발언은 온라인에서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되기도 했다. 결국 민희진 전 대표는 8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됐고, 프로듀서로 남아달라는 어도어의 제안을 거절한 뒤 11월 사임했다. 뉴진스 멤버들 역시 소속사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11월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김호중(사진=연합뉴스)◇‘음주 뺑소니’로 징역형 받은 김호중트롯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징역형이 선고돼 복역하는 불명예를 안았다.김호중은 5월 9일 오후 11시 44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고,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했지만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호중은 사고 후 도주한 뒤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 마셔 수사에 혼선을 줬고,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검찰은 그를 구속기소 하며 음주운전 혐의를 제외했다. 결국 음주 측정 방해자를 음주 측정 거부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일명 ‘김호중 방지법’이 11월 국회에서 의결됐다. 이선균의 유작 ‘행복의 나라’ 스틸컷(사진=NEW)◇‘영원한 나의 아저씨’… 이선균 사망 충격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그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의 비보로 인한 연예계의 충격과 애도의 분위기는 2024년에도 지속됐다. 고인의 수사와 관련한 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경찰 수사와 관련한 법안이 발의되는가 하면, 고인을 공갈·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및 전직 배우에 대한 재판도 진행됐다. 지난 7, 8월 극장에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행복의 나라’ 등 고인의 유작 두 편이 개봉해 뭉클함과 여운을 안겼다.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영화계의 움직임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선균을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개막식에서는 고인의 활약을 담은 추모 영상을 상영해 동료 배우들이 눈시울을 붉혔고, 영화제 기간 동안 이선균의 주요 작품을 상영하고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감독이 고인을 회고하는 특별 프로그램들도 마련했다. 정우성(사진=‘청룡영화상’ 중계화면)◇“아들 끝까지 책임질 것”…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지난 11월 24일 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정우성 측은 보도 내용을 인정하며 생물학적 친부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문가비와는 과거 몇 차례 개인적 만남을 가졌지만 사귀지 않은 사이로,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여 갑론을박을 낳았다. 이후 비연예인 여성과의 열애설 등 그의 사생활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추가적으로 쏟아졌다. 정우성은 결국 지난 11월 29일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시상자로 등장해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서울의 봄’의 최다관객상 수상 당시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오점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또 안고 가겠다. 그리고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尹 비상계엄에… 영화 ‘서울의 봄’ 재조명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 세력의 군사반란 실화를 소재로 다룬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도 개봉 후 1년 만에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일대에 헬기 여러 대와 탱크, 군인들이 투입된 모습들은 뉴스 생중계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으로 실시간 공유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당시의 풍경이 “영화 ‘서울의 봄’ 속 장면들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2024년판 서울의 봄”이라 지칭하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의 봄’은 실제로 계엄 사태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터넷TV(IPTV)에서 시청 시간이 급증하며 깜짝 흥행 중이다.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영화’ 1위에 등극하는가 하면, IPTV 시청 수는 1185%나 증가했다. 웨이브에서는 판매량이 687.3% 급증했다. 영화 ‘파묘’ 포스터(사진=쇼박스)◇‘겁나 험한 것’… 영화 ‘파묘’ 1000만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1191만 관객을 동원, 오컬트 장르 영화 최초이자 2024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파묘’는 풍수사와 장의사, 무당들이 수상한 묘를 이장해줄 것을 의뢰받은 후 기이한 일들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특히 ‘파묘’는 극 중 무당 화림과 봉길을 연기한 김고은과 이도현이 ‘MZ 무당 듀오’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김고은은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여우주연상을 휩쓸었고 이도현은 군 복무 중 ‘파묘’로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파묘’는 국내 외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개봉 후에도 현지에서 신드롬적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영화에 내재된 항일 코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일본 개봉 이후 일본 현지에서도 흥행 수입 1억엔(약 9억 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혜리, 류준열, 한소희(사진=이데일리DB)◇황정음→한소희·류준열·혜리… 파국 로맨스배우 황정음이 결혼 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황정음은 2월 남편 이영돈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그동안 너무 바빴을 텐데 이제 편하게 즐기라’는 등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황정음은 공식입장을 통해 이혼 사유에 대해 명시하진 않았지만 ‘SNL’, ‘짠한형’ 등에 출연해 불륜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후 농구선수 김종규와 열애 소식을 전했으나 2주 만에 헤어졌다.배우 한소희와 류준열은 요란한 2주 공개 열애로 상반기 화제성을 독식했다. 처음 두 사람은 열애설을 부인했으나 류준열의 전 연인인 배우 겸 가수 혜리가 “재밌네”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류준열의 ‘환승연애’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주어 없는 저격을 이어가던 한소희는 혜리에게 사과했고, 그제서야 류준열·한소희는 열애를 인정했다. 그러나 한소희는 다시금 “뭐가 재밌었는지 묻고 싶다”는 게시물을 올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3월 16일 열애를 인정했던 류준열과 한소희는 공개 열애 2주 만에 결별을 알렸다.고(故) 김수미 발인식(사진=뉴스1)◇김수미·방실이·김민기… 연예계 큰 별 지다가수 방실이·현철·김민기, 배우 김수미까지. 연예계 어른들이 올해 세상을 떠났다. 고 방실이는 2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서울 탱고’, ‘첫차’ 등 히트곡을 남긴 방실이는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17년간 투병 생활을 해왔다. ‘봉선화 연정’을 부른 현철은 7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돼 투병을 이어왔다.‘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만든 가수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으로 문화예술계를 이끈 고 김민기도 7월 영면에 들었다. 위암 투병을 해왔던 고인은 위암 합병증인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일용엄니’ 김수미는 10월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유족이 밝힌 사망 원인은 고혈당 쇼크다. 유족은 “언제나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시청자 곁에 머물렀던 김수미를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지드래곤(사진=뉴스1)◇지드래곤, 마약 누명 벗고 가요계 복귀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이 가요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았던 지드래곤은 당당히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본업’인 가수로 컴백했다.지드래곤은 지난 10월 발표한 88개월 만의 신곡 ‘파워’를 시작으로 11월 발매한 ‘홈 스위트 홈’까지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파워’는 발매 하루 만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누적 감상수 82만 명을 돌파하며 단숨에 1위를 찍었다. 뒤이어 발표한 ‘홈 스위트 홈’으로 1위를 바통터치하며 ‘음원강자’ 지드래곤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즐거운 나의 집’인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담은 ‘홈 스위트 홈’은 빅뱅 멤버 태양, 대성이 피처링에 참여한 2년 7개월 만에 빅뱅 완전체 곡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드래곤은 연말 시상식도 휩쓸었다. 지드래곤은 ‘마마 어워즈 2024’에 이어 SBS ‘가요대전’에도 출격하는 등 가장 성공적인 복귀이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에스파(위)와 로제(사진=SM엔터테인먼트·더블랙레이블)◇에스파·(여자)아이들·로제… 가요계 女풍당당올해 가요계는 걸그룹의 활약이 돋보였다. ‘슈퍼노바’, ‘아마겟돈’, ‘위플래시’로 3연타 메가히트를 기록한 에스파를 필두로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로 지니뮤직 연간차트 1위에 오른 (여자)아이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가 국내는 물론 미국 빌보드 차트까지 강타하면서 K팝 여성파워를 제대로 과시했다.특히 에스파는 ‘슈퍼노바’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년 만에 역대 최장 1위 신기록(15주)을 새로 썼다. 로제의 ‘아파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9주 연속 최상위권에 머물며 올해 K팝 음원 중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밖에도 그룹 아일릿의 ‘마그네틱’은 K팝 데뷔곡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에 입성하며 ‘슈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K팝 그룹 데뷔곡 최단(275일) 5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2024.12.30 I 윤기백 기자
“대표님 제발…” ‘제주항공 참사 패닉’ 유족들 껴안은 이재명(종합)
  • “대표님 제발…” ‘제주항공 참사 패닉’ 유족들 껴안은 이재명(종합)
  • [무안(전남)=이데일리 정윤지 박기주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을 들이받고 전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공항으로 모인 여객기 탑승자의 가족과 지인들은 하나같이 망연자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재명, 유가족 손 잡고 위로…“할 수 있는 것 하겠다”이 대표는 29일 오후 8시48분쯤 탑승객 가족과 지인이 모인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로비를 찾았다. 이 대표는 무릎을 꿇고 유가족들을 만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눈물을 흘리며 “대표님 제발 우리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여성을 향해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기도 했다. 작은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한 이 대표는 이후 유가족 임시 대표 등을 면담하고 민주당 항공사고대책위 위원들, 전남도지사, 광주시장 등과 함께 사고 지원을 논의했다.이날 대책위 회의에서는 사고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신원 확인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DNA(유전자) 검사 인원을 신속히 배치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 지원 등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원 확인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임시로 머무는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또 민주당 측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후 조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합동 분향소는 30일 오전 11시쯤 광주 5·18 광장과 전남 무안 스포츠콤플렉스 체육관에 마련될 예정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내일 10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분향소에 가서 조문하기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가족들이 소방 당국의 사망자 명단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항서 대기하던 유가족들, 신원 확인하자 오열…“아니라고 해”이날 오후 공항에는 여객기 탑승객들의 가족과 지인 등도 신원 확인을 위해 속속 모였다. 비행기가 사실상 전소해 사망자 구조와 신원 확인이 늦어지자 유가족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당국 브리핑에서 하나 둘 씩 희생자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비명과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가족들은 “아니라고 해” “무슨 의미로 살아”라며 주저앉았다.공항 한 구석에서 만난 60대 여성 A씨는 둘째 딸과 사위의 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참 성실하고 살가웠던 딸이었다”며 “며칠 전에도 같이 김장을 했는데, 딸이 챙겨준 도라지즙도 이제야 먹기 시작했는데…”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A씨와 함께 공항을 찾은 남동생 B(27)씨도 “어젯 밤까지 내일 온다는 누나와 연락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신원 확인은 밤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방청 등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8시 38분 기준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9명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생존자는 수색 초기에 구조한 승무원 2명뿐이다. 당국은 사고 상황 상 빠른 신원 확인이 어려워 일일이 희생자와 가족의 DNA를 대조하고 있다. 공항 1층과 2층 로비에는 유가족을 위한 텐트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전남도에서 마련한 임시 숙소와 목포대학교 대기실로 이동했다. 국토교통부 현장책임자인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밤새 조명을 밝히고 신원확인할 예정”이라며 “절차가 중단되면 유족에게 먼저 설명하겠다”고 밝혔다.당국은 30일 현장에서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수거하는 등 작업을 이어간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감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장을 찾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항공안전과 책임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신원이 확인되면 가족분들의 희망에 따라 장례 절차를 진행하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12.30 I 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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