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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칠맛·고소함…꽉찬 속살 맛보러 '대게의 고장' 울진에 가다
- 울진 대게찜. 울진 대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찜요리가 제격이다. 대게는 열을 가할수록 살이 질겨지고 짠맛이 강해지기 때문.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대게를 뒤집은 채 찜통에서 약 20분간 쪄내고 약 5분간 뜸을 들이면 된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등허리 긁어서 안 닿는 곳’. 경상북도 울진에 대한 옛사람들의 표현이다. 서쪽으로는 태백산맥의 험준한 준령이 가로막고 있고 동쪽으로는 동해가 인접하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아 그렇게 불렸다. 지금이야 국도 7호선이 생겨 찾아가기 한결 편해졌지만, 예전에는 서울에서 울진으로 가기 위해서는 강원도 강릉을 지나 삼척을 넘어야 했고, 중부 또는 남부에서는 포항을 거쳐 영덕을 지나서야 울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고 하니 ‘오지 중의 오지’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와닿는다. 과거 울진 사람들도 멀리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험준하기 이를 데 없는 십이령을 넘었으니 돌아가기보다 차라리 심신의 고달픔을 선택했다. 이렇게도 외진 울진을 찾을 일이 생겼다. 싱싱하고 살 오른 대게를 맛보기 위해서다. 늦겨울, 바다의 맛이 한껏 차오른 대게를 찾아 울진 후포항으로 떠났다. 후포항 수협위판장에 경매에 나온 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매년 12월부터 3월까지 이곳 위판장에는 대게를 사고 팔려는 사람들로 늘 부쩍거린다.△제철 맞은 대게잡이, 후포항의 아침은 분주하다 후포항의 겨울은 제철 맞은 울진대게로 분주하다. 올 3월까지 후포항의 귀한 손님은 뭐니 뭐니 해도 대게다. 덩달아 어부들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후포항 푸른바다의 옷자락을 걷어 올리는 듯 하다. 동해 일출이 어둠의 휘장을 채 걷기도 전인 새벽 3시, 대게잡이의 본산인 후포항에는 작게는 3t부터 크게는 6t에 이르는 대게잡이 자망어선이 비릿한 해무를 뒤로 한 채 삼삼오오 떼 지어 뭍을 떠난다. 이른 새벽 후포항 새벽 포구의 시린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날이 밝아오자 항구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갈매기 떼를 몰고 다니는 어선들과 좌판에서 회를 손질해 주는 아주머니들의 재빠른 손놀림, 짭조름한 바다 냄새와 생선 비린내 등이 어우러져 건강하고 활기찬 느낌이다. 위판장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대게 위판 풍경은 이색적이다. 아무 때나 볼 수 없다. 대게를 연중 어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산란기 포획 금지기간이 있고, 바다날씨가 나쁘면 배는 출항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금어기가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대게 산란기인 5월 말에서 11월 말까지는 대게를 잡지 않고 12월에서 3월까지 넉 달 동안만 대게를 잡는다. 밤새도록 바다와 씨름하며 건져 올린 대게들이 어느새 일렬종대로 늘어서 있다. 경매를 준비하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빠지는 순간이다. 경매사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매는 시작된다. 경매사와 어부들의 눈빛에 생기가 돈다. 부지런히 희망가격을 내미는 어부들의 거친 손길에선 삶의 고단함과 엄숙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경매사의 구성진 목소리와 손길에 가격이 매겨지고, 낙찰 은 상인들은 잽싸게 대게를 활어차에 싣고 목적지로 향한다. 바다와 벗 삼다 어느새 머리에 서리가 내린 이들은 경매를 끝내고 헛헛한 눈길로 바다를 쳐다보다가 다시 바다로 향한다. 삶은 그렇게 반복된다. 후포항의 아침 풍경이다. 울진 7번 국도변에 따라 가다 보면 거일마을 입구쪽에 쇠붙이로 만든 대게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개도 돈 물고 다녔다던 대게잡이 원조 ‘거일마을’ 대게의 앞자리는 늘 ‘영덕’ 차지였다. 영덕이 울진보다 대게의 명산지로 알려진 것은 1930년대.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않던 당시, 대도시에 해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영덕으로 중간 집하돼 반출됐던 덕분이다. 이후 영덕의 지명을 사용해 영덕대게로 불렸다. 급기야 최근에는 대게의 원조를 놓고 울진과 영덕이 뜨겁게 논쟁하고 있다. 생물인 대게에 굳이 원조를 따지자면 울진이다. 적어도 기록에 따르면 그렇단다. 16세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자해(紫蟹)라고 표기된 대게가 평해군과 울진현의 특산품으로 나와 있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1539~1609)도 이곳으로 귀양 왔다가 대게가 많다고 해서 해포(蟹浦)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전해진다. 후포항 부근의 거일마을이 이를 증명한다. ‘거일’이라는 마을이름도 ‘게일’에서 왔다. 이곳 사람들은 ‘게’를 ‘기’ 또는 ‘거’라고도 불렀다. 예전에는 거일사람 모두가 대게잡이를 했다. 쌀이 부족해 쌀밥을 먹지 못했던 시절에도 대게로 배를 채웠을 만큼 대게잡이가 활발했다. “거일 개는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은 당시 이 마을의 대게잡이가 어느 정도로 활발했는지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말. 당시 후포항은 거일에서 모두 운영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수입이 높았다고 한다. 대게가 많이 잡히는 기간에는 선원 1인이 하루조업을 나가서 100마리의 대게를 수협에 위판할 정도였다고. 이제는 추억이 돼버린 과거의 영화는 2003년 울진대게 유래비를 통해서만 어렴풋이 기억될 뿐이다. 그렇다면 거일마을엔 왜 대게가 많이 잡혔던 것일까. 후포항 앞바다에 우리나라서 가장 좋은 대게어장이 있기 때문. 후포 바닷속에 왕돌초로 불리는 거대한 암초가 있는데, 이 암초 부근이 대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왕돌초의 넓이는 동서 21㎞, 남북 53㎞ 정도 된다. 쉽게 생각해서 바닷속의 산이라고 여기면 된다. 봉우리가 3개 솟아 있으며 수심이 가장 얕은 곳이 5m 정도, 바깥쪽 깊은 곳은 500~600m 정도다. 이 왕돌초 근처에서 대게잡이가 이뤄지는데 영덕의 배도, 울진의 배도 이곳에 와서 게를 잡는다. 그중 울진의 배가 대게를 가장 많이 잡아오는 것이다. 다만 대게 앞에 영덕이라는 두 글자가 붙으면 가격이 조금 더 비쌀 뿐이다. 울진 대게찜은 먹는 법도 간단하다. 대게 다리 가운데를 가위로 살짝 흠집을 내어 쭉 잡아당기면 쫄깃한 속살이 드러난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하고 뒷맛까지 개운하다.△입안서 살살 녹네 …속이 꽉 찬 ‘울진대게’후포항이 있는 후포리는 세 가지 맛이 있는 고장이라고 한다. 첫째는 푸른 청정 망망대해와 대게 경매 풍경으로 눈이 즐거운 ‘눈맛’, 둘째는 낚싯대 드리우고 고기 한 마리 잡으면 손이 즐거운 ‘손맛’, 마지막은 금방 쪄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뜨끈뜨끈한 대게다리를 쭉 찢어 한입 물 때 담백한 그 맛에 취한다는 ‘입맛’이 바로 그것이다. 대게의 ‘입맛’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찜통에 통째 쪄내는 것이다. 이는 대게의 특징과도 연관이 있다. 대게는 열을 가할수록 살이 질겨지고 짠맛이 강해져 단순한 요리법이 맞다. 그래서인지 대게찜엔 양념이 따로 없다. 대게의 살 자체가 지닌 바닷물로도 충분히 간이 맞기 때문이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싱싱한 대게를 골라 표면에 붙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한 후 찜통에서 약 20분간 쪄내고 약 5분간 뜸을 들이면 끝난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대게를 뒤집은 채 삶아야 한다는 것. 대게의 등껍질이 위로 가게 삶으면 속에서 찬물이 빠져나와 맛이 없어진다. 대게찜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에서는 삶기 전에 뜨거운 증기를 대게에 씌워 기절시킨다. 이는 대게를 많이 넣고 찔 때 뜨거운 증기가 들어가기 전에 서로 부딪쳐 다리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다리가 떨어지면 이 속에서 역시 물이 나와 찐 대게가 맛이 없어진다. 먹는 법도 간단하다. 뜨거운 대게를 잡고 다리 가운데를 가위로 살짝 흠집 내 쭉 잡아당기면 쫄깃한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입안에 넣으면 씹을 사이도 없이 그대로 빨려 들어간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해 뒷맛까지 개운하다. 이외에도 대게를 좀더 알뜰하게 먹는 방법이 있다. 보통 대게 다리의 맨 끝 부분은 살이 없어 잘 먹지 않고 버리게 되는데, 이를 알뜰하게 모아서 된장찌개나 라면을 끓일 때 넣으면 국물 맛이 좋다. 바다에서 대게를 잡는 과정에서 떨어진 다리들은 따로 모아서 라면 또는 각종 찌개를 끓이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직접 대게를 고를 땐 손으로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좋다. 물렁물렁한 것은 살 대신 물이 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울진군 지도◇여행메모△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풍기IC·영주IC → 36번 국도 → 울진 → 후포항 한마음광장 ▷동해고속도로 동해IC → 7번 국도 → 울진 → 후포항 한마음광장△맛집▷왕돌회수산 : 대게·붉은대게.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1056. 054-788-4959▷후계자울진대게센타 : 대게·붉은대게.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10-79. 054-783-8918▷정훈이네횟집 : 물회.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32-9. 054-782-7919△동해 최고의 별미 맛보러 오세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대게의 원조 울진은 매년 울진대게축제를 연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게 생산량과 우수한 품질을 홍보하기 위해 2000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2014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가 후포항에서 열린다. 울진군에서 주최하고, 울진대게 축제집행위원회와 경북 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이 주관한다. 올해에도 울진군은 싱싱한 대게와 붉은대게를 공짜로 관광객들에게 나눠준다. 한 사람 당 대략 반 마리 정도씩이다. 4인 가족이면 2마리인 셈. 한 가족이 오순도순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최측은 올해에 지난해보다 제공하는 양을 두 배 정도로 대폭 확대했다고 귀띔한다. 이렇게 멋진 프로그램을 모르고 지나칠 수는 없으니 축제장 도착과 동시에 무료시식 시간을 체크하는 건 필수다. 이외에도, 대게 빨리먹기, 게살 발라내기, 대게국수 빨리먹기 등의 이벤트도 수시로 열린다. 울진대게와붉은대게축제집행위원회 054-787-1331. 울진 대게찜. 울진 대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찜요리가 제격이다. 대게는 열을 가할수록 살이 질겨지고 짠맛이 강해지기 때문.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대게를 뒤집은 채 찜통에서 약 20분간 쪄내고 약 5분간 뜸을 들이면 된다.울진 대게찜. 울진 대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찜요리가 제격이다. 대게는 열을 가할수록 살이 질겨지고 짠맛이 강해지기 때문.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대게를 뒤집은 채 찜통에서 약 20분간 쪄내고 약 5분간 뜸을 들이면 된다.울진 대게찜은 먹는 법도 간단하다. 대게 다리 가운데를 가위로 살짝 흠집을 내어 쭉 잡아당기면 쫄깃한 속살이 드러난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하고 뒷맛까지 개운하다후포항 수협위판장에서는 경매 전, 마을 아낙네들이 대게를 종류별로 나누고 다리가 부러지거나 상품가치가 없는 것들을 골라 낸다. 그러나 상품가치가 없다고해서 이들 대게들이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일을 마친 아낙네들은 상품으로 나가지 못한 대게들을 반찬거리나 국거리로 사용하기 위해 알뜰하게 모아간다.후포항 수협위판장에서는 경매 전, 마을 아낙네들이 대게를 종류별로 나누고 다리가 부러지거나 상품가치가 없는 것들을 골라 낸다. 그러나 상품가치가 없다고해서 이들 대게들이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일을 마친 아낙네들은 상품으로 나가지 못한 대게들을 반찬거리나 국거리로 사용하기 위해 알뜰하게 모아간다.후포항 수협위판장에 늘어서 있는 대게의 모습. 이곳 위판장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대게를 사고팔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후포항 수협위판장에서는 경매 전, 마을 아낙네들이 대게를 종류별로 나누고 다리가 부러지거나 상품가치가 없는 것들을 골라 낸다. 그러나 상품가치가 없다고해서 이들 대게들이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일을 마친 아낙네들은 상품으로 나가지 못한 대게들을 반찬거리나 국거리로 사용하기 위해 알뜰하게 모아간다.후포항 수협위판장에서는 경매 전, 마을 아낙네들이 대게를 종류별로 나누고 다리가 부러지거나 상품가치가 없는 것들을 골라 낸다. 그러나 상품가치가 없다고해서 이들 대게들이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일을 마친 아낙네들은 상품으로 나가지 못한 대게들을 반찬거리나 국거리로 사용하기 위해 알뜰하게 모아간다.울진대게를 경매중인 후포항 수협위판장의 모습. 가격을 조금 더 받으려는 어부, 구수한 목소리의 경매사, 더 좋은 대게를 구하려는 상인들이 제각각 눈치보며 경매에 열중하고 있다.외국 관광객도 울진 대게의 맛에 반했다. 울진대게는 보통 황금색, 은백색, 분홍색, 홍색 등 네 종류로 구분한다. 색깔이 짙을수록 살이 단단하고 맛있다고 하는데, 황금색이 도는 것을 특별히 참대게 또는 박달대게라 부르고 최상급으로 취급한다.
- [한은차기총재]②`독립성에 목 말랐나`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차기 한은 총재가 추진해야 할 6대 정책과제(시장과의 소통, 외부로부터 독립성, 정부와의 정책공조, 국제적 위상 강화, 물가안정, 금융안정) 중 ‘외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부나 정치권력 뿐 아니라 시장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한 것으로 그 만큼 경제현상을 중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정부와의 정책공조보다 ‘독립성’김중수 한은 총재가 “한은도 정부다, 독립성의 전제조건은 매우 높은 능력이다, 한은의 독립성은 정부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라, 정부 내에서의 독립이다” 등의 발언으로 독립성을 정책과제의 후순위로 뒀던 점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사실 김 총재 취임 후 한은의 독립성은 약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난해 4월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내리지 않을 듯한 메시지를 내보낸 후 5월 전격 인하했던 일은 정부로부터의 압박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김 총재는 금통위 일주일 전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닌데 어디까지 내리란 말이냐”라고 언급한 후 정작 기준금리를 인하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란 평가를 받았다. 한은 일부에서도 ‘독립성을 지킬 것이면 끝까지 지키지, 결국 인하할 거면서 일관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내린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 차기 총재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전문성에 이어 ‘정책일관성·신뢰성’ 등이 꼽혔다. 기재위원들은 정부로부터의 독립만 강조하진 않았다. 최근 커지고 있는 시장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윤호중 위원은 “정부, 대기업은 물론 요즘엔 시장도 권력이고 외압”이라며 “정치, 시장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지켜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시장과의 소통이 잘 안 돼 ‘불통 김중수’로 불렸지만 정작 이번조사에서 시장과의 소통은 정책 과제 중 4위에 그쳤다. 다만 정성호 위원은 “가장 중요한 게 시장과의 소통”이라며 “각 경제 주체와 활발히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정책공조는 후순위인 5위로 꼽혔다. 중요도 평가에서 ‘보통’이나 ‘중요치 않다’란 평가가 절반 이상이나 됐다. 최재성 위원은 “한은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중립”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감각 갖추되 ‘국제적 위상강화’는 후순위 기재위원들은 차기 한은 총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전문성을 강조했다. 통화신용정책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대한 국제 감각’을 중요하게 제시했다. 윤호중 위원은 “미국이 양적완화(QE)를 축소하는 반면,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엔화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며 “차기 총재는 이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주요국 통화정책이 엇갈림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 혼란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했는지 기재위원들은 중요 정책과제로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다만 국제적 감각을 차기 총재의 중요 덕목으로 꼽으면서도 한은의 ‘국제적 위상 강화’는 가장 후순위 과제로 꼽혔다. 한은의 국제적 위상 강화는 김 총재가 가장 강조했던 분야다. 김 총재는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코노믹 클럽 오브 뉴욕(Economic Club of New York)’에 국내 인사로는 처음으로 초청받아 강연을 했으며 재임중 국제회의·행사를 이전의 3배가량 늘리기도 했다.
- 엔화 대비 원화 절상률 23.6%↑..15년만에 최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엔화 대비 원화가치 절상률이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3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엔-원 환율은 지난해 말 100엔당 1002.1원으로 전년말(1238.3원)보다 236.2원 하락했다. 이에 따른 절상률은 23.6%로 1998년(21.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신영 한은 외환시장팀 과장은 “지난해 아베노믹스로 엔화가치가 달러당 86.15엔에서 105.05엔까지 치솟는 등 18% 절하됐기 때문”이라며 “2012년 10% 절하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통화가치가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절상률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네 번째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말 1055.4원으로 전년말(1070.6원)보다 15.2원 하락, 1.4% 절상됐다. 같은 기간 G20 국가들 중 미 달러화 대비 가치가 절상된 통화는 유로화(4.2%), 중국 위안화(2.9%), 영국 파운드(1.9%) 등으로 원화는 네 번째로 절상률이 높았다.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 우려 등으로 큰 폭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무려 24.6% 절하됐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20.8% 가치가 하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19.4%), 일본 엔화(-18.0%), 터키 리라화(-17.0%), 호주 달러화(-14.2%), 브라질 헤알화(-13.1%), 인도 루피화(-11.4%) 등 대부분의 통화가 절하됐다.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원화 가치가 절상된 것은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지속, 견조한 수출 기대 등 한국 경제의 여건이 양호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원화가치 절상은 수출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도 있다.지난해 환율변동성은 전년대비 다소 확대됐다. 다만 G20 국가들과 비교하면 변동률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달러-원 환율의 전일 대비 및 일중 변동폭은 각각 3.7원, 5.2원으로 전년(3.3원, 4.2원)보다 확대됐다. 전일 대비 변동률은 0.34%로, G20 국가의 15개 통화 가운데 4번째로 낮았다. 김 과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G20국가 통화 대부분이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한국 원화는 그 영향이 제한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은행간 시장의 외환 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201억4000만달러로 전년(215억9000만달러)보다 6.7% 감소했다. 이는 2010년(194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품별로는 외환스왑이 102억3000만달러로 가장 컸으며, 현물환(82억7000만달러), 기타파생상품(15억달러) 등의 순이었다.국내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지난해 41억달러 순매입을 기록했으나, 그 폭은 전년(246억달러 순매입)보다 크게 줄었다. 비거주자가 국내 외국환은행과 매매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29억4000만달러 순매도에서 123억4000만달러 순매입으로 바뀌었다.
- 수출입은행, 인도 금융기관 2곳과 MOU 체결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한국 기업의 대 인도 수출 증대를 위해 인도 현지 주요 금융기관 2곳과 연이어 금융계약을 체결했다.한국수출입은행은 16일(현지시간) 인도 국영 인프라 전문 금융기관인 IIFCL과 양국 인프라 사업 협력 지원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김용환 수은 행장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에스 비 나이에르(S. B. Nayar) IIFCL 사장과 만나 이 같은 계약에 서명했다.▲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16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에스 비 나이에르(S. B. Nayar) IIFCL 사장과 만나 ‘양국 인프라사업 협력 지원’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에스 비 나이에르 IIFCL 사장, 김용환 수은 행장.인도는 2012년부터 5년간 제12차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총 1조달러 규모의 도로, 전력, 통신 등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기업에 기회가 큰 시장이다.양 기관이 이날 양해각서를 체결함에 따라 인도내 인프라 사업에 대한 정보 교환과 양 금융기관 간 협조융자를 통해 인도 인프라 사업을 지원할 수 있게 돼 향후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 2008년 4월 수은과 IIFCL은 42억6000만달러 규모의 인도 문드라(Mundra)지역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해 협조융자를 성공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김용환 행장은 “인도 IIFCL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인도 인프라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인프라 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며 “특히 IIFCL과 크레딧 라인 설정도 추진키로 해 향후 인도와의 수출 거래 및 사업 수주에 있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같은 날 김 행장은 인도 국영은행인 SBI의 프라딥 쿠마르(P. Pradeep Kumar) 수석부행장과 만나 2억달러 규모의 전대금융계약도 체결했다.한국산 물품·서비스를 수입하는 인도 현지기업에 2억달러 규모의 금융을 제공하는 것으로, 향후 한국 기업의 대인도 수출 증대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인도는 우리나라 수출규모 기준으로 아홉 번째로 큰 교역국이다. 2002년 양국간 교역규모는 26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12년 188억달러를 기록, 10년 사이 7배 이상 교역규모가 크게 늘었다. ▶ 관련기사 ◀☞ 수출입은행, 인도 ICICI은행과 신용공여한도 10억달러로 증액☞ 수출입은행, 해외건설ㆍ플랜트 정책금융 지원센터 운영☞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 15억달러 발행☞ 수출입은행에도 여풍 불었다☞ 수출입銀, 희망씨앗 대학생 봉사단 1기 수료식
- [해외로 뛴다]마지막 기회의 땅 미얀마..‘무한도전’ 나선 은행들
- [양곤(미얀마)=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미얀마의 경제수도인 양곤의 첫인상은 예상을 빗나갔다. 흙먼지가 폴폴 날리는 비포장도로에 각종 오토바이가 시내를 휘졌고 다닐 것이란 상상은 이내 깨졌다. 양곤 국제공항을 벗어나자 예상외로 깨끗한 도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잘 정돈된 도로는 이제 막 ‘개혁·개방’에 나선 미얀마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미얀마는 15년 전의 베트남과 비슷하다. 아프리카를 빼면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볼 수 있다.” 양곤 시내 그린 힐(Green Hill) 호텔에서 만난 김학수 KB국민은행 양곤사무소장이 꺼낸 말이다. 미얀마가 베트남에 버금가는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란 게 김 소장의 전망이었다.예상외로 정돈된 미얀마 양곤 시내의 모습.반세기의 군정을 끝내고 2011년 2월 민간정부를 수립한 미얀마의 잠재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반도의 3배에 달하는 국토와 7000만명의 인구, 풍부한 광물자원까지. 여기에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국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경제적 요충지’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기업에 미얀마는 말 그대로 ‘노다지’인 셈이다. 국내 은행들이 미얀마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개발도상국이 그렇듯 정치적 불확실성과 인프라의 미비 등은 미얀마의 ‘걸림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일단 지켜보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호시탐탐 미얀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은 국내 은행들이 일전을 벌여야 할 경쟁자들이다. 국내은행들은 ‘총성 없는 전쟁’ 속에서 미얀마판 ‘무한도전’에 나선 것이다. ◇은행들이 미얀마를 주목하는 이유아웅산테러의 여파인지 우리에겐 ‘버마’로 더 알려진 미얀마.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산업, 기업, 수출입 등 국내 은행 7곳은 최근 1년새 미얀마의 문을 두드렸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꾸준히 해외진출을 시도했지만, 이 같은 ‘열풍현상’은 이례적이다. 은행들이 미얀마에 기대는 이유는 뭘까. 홍석우 신한은행 양곤사무소장은 “미얀마는 아시아 개도국 중에서도 가장 나중에 개방된 국가여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라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자본이 서서히 유입되면 결국 미얀마도 금융을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논리다. 이정우 미얀마 한인회장.국내 은행들은 신정부가 적극적으로 국제사회로 복귀하려는 시도도 ‘긍정적 사인’으로 받아들인다. 2011년 2월 취임한 테인 셰인 대통령은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감금 해제 등 정치적 개혁은 물론 시장환율제도를 받아들이는 등 경제적 개방에 나섰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가하고 있는 제재를 해제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정우 한인회장은 “아직 정치적 불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개혁·개방이 계속되면 은행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은행 사무소만 38개..‘무한경쟁’문제는 외국계 은행 유입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보수적 견해다. 미얀마 현지은행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미얀마는 국영은행 4개와 민영은행 22개 등 모두 26개의 은행이 영업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도국이 그렇듯 개방의 압력을 마냥 버틸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얀마에는 국내 은행 7개를 비롯해 모두 38개 은행이 사무소를 내고 ‘라이선스’를 기다리고 있다. 윈 또우(Win Thaw) 미얀마 중앙은행 외환감독국장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외국계 은행에 영업을 허가하기는 쉽지 않다”며 “미얀마 중앙은행의 감독능력, 통제범위 내에서 은행 라이선스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윈 또우(Win Thaw) 미얀마 중앙은행 외환감독국장현재 미얀마 정부는 외국계 은행들에 대해 ‘합작법인’과 ‘지점’의 두 가지 형태로 문호를 개방할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은 장·단점 분석에 들어갔다. 합작법인은 설립 자체는 쉽지만 ‘소매금융’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이 경우 현지 교포들을 상대로 거래할 수 없다. 미얀마 당국의 검사·감독을 받아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반면, 지점형태로 영업에 나설 경우 소매금융은 가능하지만, 언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다. 다만, 지금까지 분명한 사실은 미얀마에서의 은행영업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인도를 보라”..중요한 건 ‘인내심’전문가들은 “미얀마의 정책 결정이 불투명한 만큼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1996년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신한은행이 수년간 적자를 거듭하다 최근에서야 수익을 내 다른 은행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점을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지난 2009년 인도에서 529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2010년 614만달러, 2011년 726만달러, 지난해 778만달러 등 갈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정환 IBK기업은행 양곤사무소장은 “미얀마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면서도 “일단은 미얀마 당국은 물론 국민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상징인 황금대탑 쉐다곤 파고다은행을 신뢰하지 않는 미얀마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도 숙제다. 현재 은행을 이용하는 미얀마 국민은 전체 국민의 약 6% 수준. 군부시절 은행의 뱅크런 사태로 인해 미얀마 국민의 약 80%는 주로 ‘금고’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따듯한 금융’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미얀마 국민의 호감을 사기 위해 각종 활동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작년 10월 양곤에 언어ㆍ문화 비정부기구(NGO) BBB코리아와 함께 ‘양곤 KB한국어학당’을 열었다. 앞서 우리은행은 작년 4월 미얀마 빈곤지역에 방과 후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학수 소장은 “미얀마 현지인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장암 증가세, 나쁜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장건강은 OK"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40대 이후에는 한번쯤 대장 내시경을 받아보라고들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은 물론, 불규칙한 식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하기 힘든 바쁜 일상 속에 시달리다보면 누구나 대장의 불편 증상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최근 대장암의 폭발적인 증가도 이런 우려에 무게를 싣는다. 최민호 한림대의료원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장 건강’에 나쁜 습관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짭짤한 매운 갈비에 소주, 담배까지소화기 질환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가파르게 대장암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육류나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지적되고 있는데, 이런 식습관은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독성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고 변화하게 된다. 이 같은 손상과 변화가 수년에 걸쳐 지속되면서 깨끗했던 대장 점막 세포가 양성 용종을 거쳐 악성 암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은 암모니아와 아민 등의 부패물질로 분해되고, 고지방은 대장 내 유해세균을 증가시킨다. 대장균, 박테로이데스,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유해세균은 장에 흡수돼 장염 및 궤양 등 대장 관련 질환을 불러오고, 혈액으로 침투해 발암물질을 만들어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밖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먹거리로는 술이나 담배, 태운 단백질, 염장식품 등이다. 그리고 변질되거나 오염의 가능성이 높은 음식도 유의해야 한다. ◇ 접시 한쪽에 당근과 브로콜리만 밀어놓는다변비를 막아주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드는 데는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콩, 보리 등의 곡물류, 사과, 알로에, 자두, 당근 등 채소나 과일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식품군에는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섬유소는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 영양소로 이용될 수는 없지만,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인체 내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우선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 대변의 양을 많게 만들뿐 아니라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한다. 또한 발암물질을 흡착, 대변과 함께 배출하는 작용을 통해 직장암의 발생을 억제해 주는 동시에 대변의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발암물질과 장 점막의 접촉시간을 줄여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 목마를 때 아니면 굳이 물 안마신다대변의 약 70%는 수분이고 나머지가 고형성분으로 음식물의 찌꺼기, 즉 섬유질과 장내 세균이다. 때문에 수분공급은 배변은 물론 장내 건강 상태에 큰 영향을 끼친다. 변비의 경우 무조건 물을 먹는다고 개선되지는 않지만 탈수 상태로 대변에 함유된 수분이 흡수되어 변이 굳어진 경우에는 효과적이다. 특히 밤에 땀을 많이 흘려 아침에는 탈수되기 쉬우므로 기상 후 물 한 컵을 먹는다. 사람은 하루에 1.5∼2ℓ정도의 수분을 필요로 한다. 국이나 찌개 등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 역시 1일 필요량에 포함되므로 이를 제외하고 하루 4∼5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장운동에 좋다. 변비가 있는 경우 공복상태에서 시원한 물을 반잔에서 1잔 정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사 후에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소화효소가 묽어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지나친 장 자극으로 설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밤 10시만 되면 라면이 땡긴다불규칙한 식습관은 대장 관련 질환을 증가시키는 주범이다. 불규칙한 식사는 대부분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결국 장내 세균들에 의해 부패물질이 많이 생산되는 원인이 되고 장염 및 궤양 등 대장 관련 질환을 불러온다. 특히 밤참은 장 건강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우리 몸은 보통 낮 동안에는 장 기능이 활발하지만 밤에는 그 활동 능력이 떨어져 음식의 소화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후 9시 이후에는 음식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가 늦어질 경우엔 사전에 가벼운 간식을 먹으면 공복감이 없어져 과식이나 폭식을 피할 수 있다. 이 때 간식은 김밥이나 주먹밥, 강냉이 등이 좋고, 저녁은 채식 위주로 간단히 먹는 것이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대신 아침식사는 되도록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대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유도한다. ◇ 화장실 한번 들어가면 세월아 네월아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이 십이지장과 소장을 거쳐 대장 끝으로 옮겨갈 수 있는 것은 연동이라고 하는 장의 움직임 때문이다. 연동은 마치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 같은 모양이나 손으로 무언가를 주물럭주물럭 짜내려가는 것과 같은 운동이다. 연동 운동이 잘 돼야 쾌변도 할 수 있다. 변비는 이러한 연동운동이 원활치 못하다는 신호이면서, 나아가 장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고 더불어 배변 습관도 중요하다. 배변시간은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습관적으로 변기에 앉아 신문·잡지를 읽는 것은 좋지 않다. 눈은 정면을 향한 상태에서 등을 곧게 펴고 대변이 나오기 쉽도록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집중한다. ◇ 바쁜 출근시간, 화장실 갈 여유도 없다배변 욕구가 있을 때 즉시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배변을 참다 보면 나중에 변비에 걸리기 쉽다. 배변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아침식사 직후이다. 정상적인 인체는 음식물이 위 속에 들어가면 결장이 크게 운동을 시작해 S상 결장에 쌓여 있던 대변의 재료가 직장으로 이동한다. 직장에 대변이 들어가면 그 자극이 척추에서 대뇌피질로 전달되어 배변 욕구를 느끼게 되는데, 그러면 반사적으로 직장의 연동운동이 이러나 배변을 하게 된다. 이것을 위대장 반사운동이라고 하며 아침식사 후에 가장 강하다. 그러므로 아침식사 후에는 배변 욕구가 있든 없든 화장실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배변 욕구를 계속 참으면 대장 내의 센서가 마비되어, 얼마 후에는 배변 욕구 자체를 느낄 수 없게 된다. 아침식사 후에는 배변 욕구가 있든 없든 꼭 배변을 하는 습관을 들인다.◇ 숨쉬기 운동이 유일한 운동이다운동 역시 소화기 건강을 챙기는 비법 중 하나다. 운동은 모든 면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 더 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명심해야 한다. 적당한 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가볍게 걷는 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4회 이상 하는 것이 적당하다.복부를 직접 자극해주는 것도 대장의 연동운동에 도움이 된다. 특히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직전 배에 자극을 주면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져 대변이 잘 배출되게 되며, 또한 배의 근육을 강화하여 배변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펄펄 끓는 스트레스, 풀 데가 없다경쟁 사회 속에서 복잡한 대인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이상 스트레스가 없는 생활은 불가능하며, 누구나 힘들고 괴로운 일을 겪게 마련이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빨리 해소해서 축적되지 않도록 만드는가 여부이다.과도하게 축적된 스트레스는 장을 자극해 설사나 변비 등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일으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을 자극해 자율신경 작용이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장내 환경을 스트레스로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기분전환을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에 하루 1∼2회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면서 심신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면 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이나 요가도 스트레스 해소와 장 건강에 좋다. ◇ 설사와 변비가 오락가락, 해결책은 동네약국지사제나 변비약 등의 약물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변비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마다 약을 먹으면 습관성이 돼 나중에는 약의 효과를 볼 수 없게 되며,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추후 대장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유해 세균과 부패물질을 늘리기 때문이다. 또한 변비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몸 안의 칼륨 성분이 빠져나가 장운동이 무력해져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하는 것이 좋다. ◇ 내시경은 겁나서 도저히 못 하겠다갈수록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국내 소화기 관련 암이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화기계 질환의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귀찮다’ ‘바쁘다’ ‘내시경이 두렵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기 쉽다. 대부분의 소화기 질환은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강을 잃고 후회하는 것보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예방하고 조기치료 하는 것이 낫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40대 이후가 되면 위 내시경은 1년에 한 번, 대장 내시경은 5년에 한 번 검사해 미리 병에 대처하는 것이 좋다.◇대변 상태로 본 장 건강대변의 주성분은 죽은 장내 세포나 영양분의 흡수가 끝난 음식물의 찌꺼기이므로 대변에는 장내 환경이 그대로 반영된다. 따라서 대변의 양, 형태, 색, 부드러운 정도, 냄새를 관찰하면 장의 건강 상태를 추측할 수 있다. △ 황갈색 - 좋은 균이 많은 장. 황색에 가까울수록 이상적인 색△ 갈색 - 좋은 균의 수가 그런 대로 안정적인 상태△ 초록 - 음식물이나 약의 영향. 설사를 하는 경우 식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 검정 - 육류 위주의 식사, 장기간의 변비로 부패한 변△ 붉은색 - 항문, 직장에서의 출혈을 의심해야 △ 회백색 - 간장, 췌장, 쓸개에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설사 또는 묽은 변 - 피가 섞인 경우는 검진을 받도록 한다△ 바나나ㆍ똬리 모양 - 건강한, 가장 이상적인 변의 모양 △ 토끼똥 모양 - 검정을 띠고 냄새가 심하다면 장내에 나쁜 균이 많다는 증거. △ 양 많다 - 바나나, 똬리 모양이라면 괜찮다 △ 양 적다 - 식이섬유가 부족한 상태 △ 심한 악취 - 장에 나쁜 균이 많다는 증거 배변은 가능한 아침에 보고 시간은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습관적으로 변기에 앉아 신문·잡지를 읽는 것은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