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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式 'IB 정조준'…주목받는 '어벤저스급' 사외이사
- [그래픽=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어벤저스급’ 사외이사진을 꾸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진의 무게추가 글로벌 투자금융(IB) 쪽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임기 1년을 남긴 조용병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조용병式 ‘글로벌 IB’ 경영전략 포석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번에 추천한 4명의 사외이사 후보가 주주총회 문턱을 넘을 경우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11명의 사외이사진을 꾸리게 된다.신한금융이 새로 추천한 인사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전 코레이 대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허용학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전 홍콩금융관리국 대체투자 대표),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금융권은 이들의 남다른 무게감, 특히 IB 전문성에 놀라는 눈치다. 경제관료 출신(행시 11회)인 이 전 비서관은 토종 사모펀드(PEF)인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내세운 인사다. IMM PE는 신한금융지주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약 15%의 지분을 가진 재일교포 그룹에 이은 사실상 2대주주다. IMM PE 고위관계자는 “금융기관에 대한 식견에 더해 명망이 있고 네트워크 역량이 좋은 분들을 쭉 찾다가 이 전 비서관을 추천했다”며 “신한금융과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분 3.55%를 보유한 BNP파리바 몫의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대표도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에이브릴 대표와 이 전 비서관은 국내외 IB의 시각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변양호의 귀환’도 화제다. 엘리트 관료 출신인 변 전 국장은 첫 토종 PEF인 보고펀드를 설립하며 ‘실전게임’을 뛰어본 인사다. 신한금융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변 전 국장이 사외이사 제안을 받고 가장 먼저 했던 얘기가 (신한금융이) 원하는대로 할 수만은 없고 독립적인 이사로 활동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그런(냉정하게 조언할 수 있는)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근래 변 전 국장은 블록체인 등 금융 혁신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신한금융과 경영상 협업 여지가 있다.이 전 비서관과 변 전 국장은 지배구조 리스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이다. 신한금융은 금융에 밝은 두 베테랑 관료에게 지배구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허 대표는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IB 거물이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6년 넘게 이끌 당시 조셉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태 대표 등과 함께 대표적인 한국계 큰 손으로 꼽혔다. HKMA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투자공사(KIC) 등을 합친 기관이다. 홍콩 외환보유액은 4200억달러가 넘어 한국보다 더 많다. 허 회장은 평소 금융사의 글로벌 현지화와 차별화에 대한 소신도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로 추천된 성 교수의 전공도 국제법이다. 그는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회장과 대한국제법학회장을 역임한 국제법 분야 석학이다.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어벤저스급 사외이사진을 두고 조용병식(式) 글로벌 IB 전략의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지주(7명), 우리금융지주(5명), 하나금융지주(7명) 등의 사외이사진은 신한금융지주(11명)보다 전체 숫자가 적을 뿐만 아니라 IB 전문가도 찾기 쉽지 않다.◇재일교포 중심 이사회 다변화 효과도상황이 이렇다보니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구도도 다양화됐다. 당초 사외이사진의 무게중심은 재일교포 주주 쪽으로 쏠렸다.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 박안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의장, 최경록 CYS 대표이사(전 게이오기주쿠대 연구원), 히라카와 유키 레벨리버 대표이사 등 4명이다.하지만 추천된 이사들이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으면, 그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비서관과 변 전 국장, 허 대표에 더해 에이브릴 대표까지 IB 사정에 밝은 이가 4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리딩투자증권 회장을 역임한 박철 전 한은 부총재도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재일교포 주주만큼의 ‘결사체’는 아니지만 경영 전략의 다양화를 꾀할 토대는 마련됐다는 얘기다.신한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새 사외이사 명단을 보고 놀라는 직원들이 많았다”며 “다변화된 이사진을 통해 시너지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현종 “CPTPP가입, 정무적 결정 안돼…철저히 실익 따져야”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산업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혜택과 비용 등 분석을 통해 검토해야 한다”면서 “막연하게 불안감을 갖거나 정무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김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1개 회원국과 비공식회의 및 접촉을 통해 각국의 기대 수준을 파악한 뒤에 최종 결정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일본, 호주, 캐나다 등 환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자유무역 협정인 CPTPP는 이미 지난해 12월 30일 발효됐다. 세계 11개국이 참여하는 이 다자간 무역협정에 서명한 나라는 호주와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다. 이들 11개국이 세계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9%, 세계 교역량에서의 비중은 15.2%에 달한다. 당초 미국은 CPTPP가입을 검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빠진 상황이다.김 위원장은 각국의 정치·외교·안보 상황과 무관하게 국익을 극대화는 차원에서 한국의 가입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한국은 이미 11개국이 참여한 협정에 뒤늦게 가입하는 처지에 있다. 일종의 ‘을’의 입장에서 11개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 본부장은 “11개 회원국이 갑인데 가입희망국인 한국은 을의 입장에서 CPTPP규범을 100% 수용해야하고, 시장 개방 수준을 한미FTA의 99.7%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그간 위생검역(SPS) 조치로 불허한 사과와 배 수입 허용, 면세유 지원 불허, 데이터 현지화 금지 등을 수용해야 하는 셈이다.아울러 그는 미국의 가입여부도 고려대상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CPTPP 가입을 철회했는데 트럼프가 재선될지 안될지, 미국이 언제 협상에 복귀할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CPTPP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도 관건이다. 그는 “일본은 한국이 요구하고 있는 강제징용 배상을 철회하거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를 중지하라는 요구 등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구체적으로 가입여부를 결정할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김 본부장은 “11개 국가와 비공식적으로 접근해 요구사항을 들어본 뒤 우리나라가 감당할 수준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상반기에는 결정될 것이라는 질문에는 “급해요?”라고 대답했다.한편, 김 본부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키우는 게 통상전력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기술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면 CPTPP가입여부에 대해 덜 고민할 것”이라며 “각국은 통상정책을 산업정책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신산업을 창출해서 통상환경에 영향없는 수출 품목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그렇다, 삶이 '삶은 나물'보다 못할 리 없다
- ‘배추적’과 저자 김서령. 지난해 10월 타계한 저자는 유고집으로 낸 책에서 배추적을 회고하며 ‘깊은 맛’을 가진 음식이라고 했다. 혀에서만 단, 달게 먹고 난 후 민망해지는 얕은 맛이 아니라 먹고 나서도 전혀 죄스럽지 않은, 속이 썩는 ‘사는 일’을 지낸 아낙들이 제대로 아는 그런 맛이란 뜻이다(사진=강경록 기자·김서령 페이스북).[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먼저 몇 구절 읽고 시작하자. “혀 위에서 녹아들어야 하지만 가루가 돼서는 안 된다. 짜지 않아야 하지만 싱거워도 안 된다. 고소한 향이 풍겨야 하지만 기름기가 입에 걸려서도 안 된다. 그게 보푸름이 앉아 있어야 할 정밀한 좌표였고, 그 지점을 가장 섬세하게 맞출 줄 아는 사람이 엄마였다.” “배추적은 ‘깊은 맛’을 가진 음식이었다. 깊은 맛이란 게 도대체 뭐냐? 물으면 ‘얕은 맛’과 반대라고 대답하는 게 최선이란 소리다. 얕은 맛이란 혀에서만 단, 달게 먹고 난 후엔 조금 민망해지는 그런 맛이다. 그러나 깊은 맛은 반대다. 먹고 나서 전혀 죄스럽지가 않다. 빈 접시가 부끄러울 리 없다.” 앞엣것은 ‘명태 보푸름’ 얘기고, 뒤엣것은 ‘배추적’ 얘기다. 혀로 감고 눈으로 먹는 음식이 차고 넘치는 세상, 그들이 뿜어내는 웬만한 맛에는 단련이 됐을 법한데 이건 또 무슨 맛인가. 좀더 친절한 덧붙임이 필요하다면 이번엔 맵싸하게 가보자. ‘고추는 맵다’를 공식처럼 끌어안고 있는 이들에게 던지는 점잖은 가르침 한 수다. “고춧가루가 겸허했다면 부빈 고추는 도도했다”고 했다. 맑은 국엔 수더분한 촌아낙처럼 어물쩡한 고춧가루가 아니라 귀부인처럼 쌀쌀맞고 도도한 부빈 고추를 써야 제격이라고. 그러곤 이 위에 길쭉한 못 하나 들여박는 일도 잊지 않았다. “성분이 같으면 맛이야 당연히 같은 것 아니냐고?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과 나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이 모두는 칼럼니스트 김서령(1956∼2018)의 것이다. 향은 물론이고 색도 특별한, 무엇보다 개성이 강한 맛을 가진 음식이야기로 한 상을 차려냈다. ‘성분이 같다고 당연히 같은 글이 아닌’ 차림이다. 하지만 정작 상을 낸 이는 지금 없다. 암 투병 끝에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예순둘이었으니, 지나치게 서둔 길이었다. 서러운 것이 떠난 사람인지 잃은 맛인지, 그 답도 없이 홀연히 사라진 야속함은 서른여편으로 묶어낸 유고집으로 달래라 한다. ▲히수무레하고 수수하고 슴슴한 ‘맛’ 역시 눈여겨볼 것은 맛이다. 음식맛, 글맛. 솔직히 한 번도 못 먹어본 음식이 절반이고,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어휘 역시 태반이다. 하지만 뒤끝이 긴 중독의 시작이 거기였다. 경북 안동을 배경으로 향토색 물씬한 음식에 콕콕 박아낸 후덕한 단어들이 여섯 번째 맛을 내니 왜 아니겠나. 게다가 “맵고 짜고 달고 쓰고 신 맛을 혀끝에 올려놓고 전율할 때 인간은 우주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고 부르짖으니 그이를 따르는 ‘맛교’의 신도가 되지 않을 재간이 없는 거다. 그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교주는 ‘고담한’ 국수를 말고, ‘들큰 알싸한’ 집장을 담그고, ‘새근한’ 증편을 쪄낸다. 여기에 ‘개결한 명태 보푸름’은 뭐고, ‘슴슴한 무익지’는 또 뭔지. ‘호박뭉개미’도 알 듯 모를 듯한데 ‘온순하고 착한’ 호박뭉개미란다. ‘우주 운행의 질서를 함축하는 상징’이란 냉잇국도 있다. 그러고선 이렇게 붙였다. “기억은 꼬리를 물고 따라오는 속성이 있다. 다 잊은 줄 알았던 옛 부엌의 아침과 저녁들이 앞다퉈 떠오른다”고. 내친김에 그 부엌을 찾아 깨소금국수에 얹은 감칠맛 한 번 보자. “맑고 히수무레하고 수수하고 슴슴하고 조용하고 의젓하고 살뜰하고 고담하고 소박한 것”이라고 썼다. 그 마무리는 ‘가진 자의 여유’로 했다. 난데없는 고백 한 마디다. 이 독특한 수식들은 백석(1912∼1996)의 시 ‘국수’에서 따왔노라고. 그의 시가 ‘히수무레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 고담하고 소박한 것’을 먼저 말했더라고. 그래도 배경은 내 고향이라고, 시를 볼 때마다 백석의 평안도 어느 마을이 아니라 김서령의 임하 안방의 안반과 홍두깨 근처를 서성인다고. 백석은 저자가 유독 마음을 준 이다. 가자미 한 마리를 살 때도, 연변이란 팥소 든 밀가루떡을 떠올릴 때도 백석을 불러냈다. “나와 똑같은 정서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고 했다. 맞다. 백석이 그렇지 않았나. 방언으로 세련된 모더니즘을 구사하고, 지방이니 민속이니 토속적인 표현을 즐겼더랬다. 저자가 제목으로 올린 ‘배추적’ 역시 배추전의 영남사투리. 배추적만이 아니다. 지금 막 방언사전에서 뽑아낸 듯한 말들은 책에 차고 넘친다. 백석이 그랬듯 굳이 구해냈을 거다. “단어 하나를 새롭게 살려내는 기쁨을 어디에다 비할까”란 수선스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저자의 어휘로 구사하지 못할 맛이 없고 요리하지 못할 음식이 없지만, 딱 하나 설명할 수 없는 맛이 있다고 했다. 분이 팍신 나게 삶은 감자란다. 설명은 못하겠으니 그 훈훈하고 푸근하고 덤덤한 맛을 찾기 위한 곡절 많은 여정이나 짚어보잖다. 그러곤 불쑥 8000년 전 남미 안데스산맥 고산지대로 떠나버린다. 1588년쯤엔 아일랜드 해변을 찍고, 루이 16세 시절의 프랑스에도 갔다가, 종내는 강원도에까지. 결국 “김을 뿜는 피감자 한 접시와 그 앞에 앉은 나, 그 둘의 심각한 대치가 이 세상의 바탕화면”이더라 했다. ▲관조 섞인 철학까지 끓여낸 풍미 그냥 음식에세이려니 해둘 게 아니다. 생선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낱 수박에까지 엮어낸 역사는 물론, 그들을 바라보는 관조 섞인 삶의 철학까지 아우르고 있으니. 안동 종갓집 출신답게 부엌은 당연하고 안채와 사랑채에까지 고루 뿌린 시선을 따라잡는 재미는 덤이다. 그러니 흐르는 대로 읽어내는 게 좋다. 생소한 단어가 막으면 막는 대로, 덕지덕지 묻힌 사투리가 거슬리면 거슬리는 대로, 글보다 먼저 흐르는 그림이 읽는 일을 방해하면 방해하는 대로. 누구는 ‘문장이 주는 치유적 힘’으로 떠난 이의 부재를 위로하겠단다. 하지만 선뜻 동의하긴 어려울 듯하다. 무조건 아까워서다. 침 고이고 눈물 고이고 그러다가 죽비처럼 내리쳐 뒤통수까지 얼얼하게 한 그 한 줄 한 줄을 치유로만 볼 건 아닌 듯해서다. 그이의 말대로 삶이 ‘삶은 나물’보다 못할 리가 없으니까. 그러니 어쩌겠나. 그저 즐겁게 먹을 일이다, 그이가 차려준 대로. 한 상 넙죽 받고 배추적도 우걱 씹고. 끝까지 음미하면서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할 일이다. 미처 완성하지 못한 마지막 원고는 ‘간고등어’ 편에 멈춰 있다. 가운데 토막이 잘려나간 고등어구이 같다.
- 에너지 신산업 키우려면…"전기요금 현실화하고 송배전 분리해야"
-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사진=최훈길 기자][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발전원가에 맞게 전기요금을 현실화 했으면 합니다. 한전의 송배전을 별도 서비스로 분리해 분산전원 사업자도 송배전망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에너지 신산업 애로사항’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리드위즈는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효율화 분야에 진출한 에너지관리 기업이다. 2013년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해 3년도 안 돼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2016년에 크로커스 에너지를 창업해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진출했다. 문재인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이른바 에너지 혁신기업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셈이다.김 대표가 밝힌 전기요금과 한전 독점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더불어민주당은 원가 부담이 높아지는데도 문재인정부 임기 말인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처럼 한 나라의 전기 판매, 송·배전을 수십년 간 독점한 시스템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노조 반발, 민영화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독점을 해소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이 같은 국내 상황은 해외와 대조된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선 판매시장이 개방돼 있다. 한전과 같은 전력회사들이 서비스 경쟁을 한다. 소비자들은 각자에게 맞는 전력회사, 전기요금 형태를 골라서 쓴다. 핸드폰과 연동된 스마트미터(스마트 전력 계량기)를 통해 ‘요금 폭탄’을 막아주는 에너지관리 회사도 잇따라 창업하고 있다. 기계식 계량기를 사용하는 한국과 다른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한국도 이제는 글로벌시장을 보고 기준을 맞췄으면 한다”며 에너지 신산업을 위한 개혁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배터리, 수요관리(DR), 태양광, 전기차 산업이 발전하려고 해도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하면 수요가 없어 서비스가 죽어 버린다”며 “신산업 에너지 서비스가 나오려면 전기요금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는 전기요금 원가연동제(연료비연동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가연동제는 원료 가격에 따라 요금이 연동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가스요금, 지역난방비는 원가에 따라 요금이 변동되지만 전기요금은 그렇지 않다. 김 대표는 “한국은 정부가 가격을 컨트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전기요금이 변한다”며 “이런 가격결정 구조 때문에 시장 논리에 따른 에너지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신재생을 키우려면 한전이 가진 독점적 배전망을 공유자산처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재생 발전을 확대하려면 배전망이 받쳐줘야 한다. 지금은 한전이 배전망을 독점하고 있다. 한전이 ‘오케이’ 사인을 해주지 않으면 배전망을 쓸 수 없다”며 “미국처럼 송전 사업자와 배전 사업자를 분리하고 망을 공유하면 여러 전력서비스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에너지 신산업은 세계시장이 넓은 데다 우리만의 기술이 있으면 수출이 가능한 분야”라며 실리콘밸리 등 해외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를 비롯해 전기를 사용한 신산업이 시대적인 대세가 되고 있다”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에선 신재생, 신산업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빨리 갈수록 국제기준에 맞출수록 전세계 신산업 분야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보다 햇볕 등 일조량이 안 좋은 독일, 네덜란드에서도 신재생, 신산업을 우리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 신재생, 신산업에 대한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인천)에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이 있는데 한국의 석탄화력 발전량이 가장 많은 건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는 지구 환경, 인류 미래, 미세먼지를 고려한 에너지 신산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는 LNG, 신재생 비중이 높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발전소 발전량 비율을 에너지원별로 분류한 것이다. 신재생 발전 비율은 태양광 11.79%, 풍력 6.24%, 지열 5.69%, 소수력 3.11%, 바이오매스 2.82%를 더한 것이다. 미국은 값싸고 풍부한 셰일 가스가 많아 LNG 발전 비중이 높다. 위 발전량은 캘리포니아 밖에서 수입해온 전력(8만5703Gwh)은 제외한 규모다. 단위=%, GWh.[출처=캘리포니아 에너지 규제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CEC)]한국은 석탄발전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한국의 발전소 발전량 비율을 에너지원별로 분류한 것이다. 한국은 석탄 화력, 원자력의 발전 비중이 LNG, 신재생, 수력보다 많다. 단위=%, GWh.[출처=한전 전력통계속보 2018년 9월호]
- ['설'에 가면 좋은 곳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경주 '성동시장'
- 경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성동시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천 년 고도 경주에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시장이 있다. 경주를 대표하는 성동시장이다. 경주역에서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시장이라, 경주 시민은 물론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원래 성동시장은 지금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명동의류공판장 자리에 있었다. 규모도 약 1300㎡(400평)로 작았다. 의류나 공구, 간단한 먹거리 등 저렴한 물건만 팔아서 염매 시장으로 불렸다. 염매는 ‘염가 판매’의 줄임말이다.성동시장이 지금의 자리로 옮긴 때는 1971년이다. 당시 3300㎡(1000평) 규모로 큰 시장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경주시가 점점 커지면서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지금은 약 1만 3200㎡(4000평)에 달하는 경주 최고의 시장으로 꼽힌다. 성동시장 상인회 신우현 회장에 따르면, 먹자골목과 생선 골목, 폐백 음식 골목, 채소 골목, 의류 골목 등에 600여 개 상점이 입점했고, 상인도 8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신 회장은 “경주뿐만 아니라 언양, 울산 사람도 찾는 시장”이라고 덧붙인다.경주 성동시장 ‘먹자골목’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떡집 골목이 보인다. 인절미, 송편, 수수팥떡, 절편 등 갓 만든 떡이 쌓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성동시장 둠배기떡집 골목을 지나면 생선 골목이다. 어물전마다 조기, 갈치, 고등어, 문어, 오징어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각종 어류가 진열되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문어다. 어물전 입구에 커다란 문어 여러 마리를 길게 걸어놓은 풍경도 성동시장의 볼거리다. 유교 전통이 강한 경북 지역에서는 집안 대소사나 제사 등 큰 행사 때 문어가 빠지지 않는다. 문어 이름에 ‘글월문(文)’ 자가 들어가 선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문어의 먹물로 먹을 대신하기도 했다. 문어 다리를 반 잘라 꼬치에 가지런히 꿴 뒤 소고기, 상어 고기 등과 함께 상에 올린다. 참치처럼 보이는 생선 토막은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상어 고기다. 경주를 비롯해 안동, 영주, 영천, 봉화, 청송 등 경북 지역에서는 ‘돔배기’ ‘돔배 고기’ 등으로 부른다. 상어 고기를 ‘돔박돔박’ 썰어 돔배기가 됐다는 말이 있고, 돔발상어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전라도 제사상에 홍어가 빠지지 않듯, 경상도 제사상에는 돔배기가 빠지지 않는다. “요걸 꼬치에 꿰서 묵으면 억수로 맛있는 기라. 굽거나 찌서(쪄서) 초장에 찍어 묵어도 맛있고.” 주인아주머니가 방금 소금을 뿌린 돔배기 하나 건네며 하는 말이다. 돔배기는 검붉은 색이 도는 귀상어와 흰색을 띄는 청상아리가 많이 팔리는데, 귀상어가 약간 비싸고 맛도 좋단다.시장 구경에서 제일 재미있는 건 역시 먹자골목 탐방 아닐까. 성동시장 먹자골목의 명성은 여느 전통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좁은 골목 양쪽으로 순대며 튀김, 어묵, 떡볶이, 김밥을 파는 조그만 가게가 늘어섰다.성동시장 우엉김밥성동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먹거리는 우엉김밥이다. 간장과 물엿을 넣고 조린 우엉이 들어가,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순대도 유명하다. ‘서울찹쌀순대’를 비롯해 네 곳에서 모두 순대를 직접 만들어 판다. 찜통에 수북이 쌓여 모락모락 김이 나는 순대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게 유혹한다. 값도 싸다. 찹쌀순대는 이름 그대로 찹쌀을 넣어 쫄깃하고, 매운 순대는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은근히 중독성 있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게 담긴 순대가 이곳 인심을 보여준다.초밥을 파는 식당도 있다. 일식집 주방 경력 10년이 넘는 요리사가 싱싱한 활어를 바로 잡아서 초밥을 만든다. 생선을 잡는 시간만큼 기다려야 하지만, 그 맛은 여느 일식집에 뒤지지 않는다.성동시장에서는 싱싱한 활어회도 뜰 수 있다.뷔페 골목은 성동시장 먹자골목을 대표하는 명소다. 경주 사람들은 이곳을 ‘합동식당’이라고 부른다. 6㎡(2평)도 안 되는 식당 10여 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기다란 테이블에는 20가지가 넘는 반찬이 수북하게 쌓였다. 콩나물무침, 두부조림, 버섯볶음, 오이무침, 멸치볶음, 동그랑땡, 달걀말이, 불고기 등 먹음직스러운 반찬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게다가 무한 리필이다. 접시에 먹고 싶은 반찬을 담으면 주인아주머니가 따뜻한 밥과 국을 내준다. “30년 전에 밥값이 700원이었거든. 그때 밥 묵으러 오던 총각이 인자(이제) 마누라하고 아들(애들) 손잡고 온다 아이가. 엄마 손잡고 오던 꼬맹이가 남편 손잡고 오기도 하고.” 주인아주머니는 “먼 길 갈 낀데 더 묵고 가라”며 밥을 한 공기 더 내준다.
- [김보영의 키워드]2030 설 선물 트렌드 HMR·3C 는 무엇?
-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로 한 주 간 수많은 정보들이 홍수처럼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반영한 시사 용어와 신조어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죠. 스냅타임에서 한 주를 강타한 사건과 사고, 이슈들을 집약한 키워드와 신조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하나의 키워드를 한 주 간 발생한 이슈들과 엮어 소개해보려 합니다. 소갈비찜 소고기뭇국 나박김치 등으로 구성된 롯데백화점 명절 상차림 세트(25만9000원). (사진=롯데백화점)◇간편 문화·경기침체 영향...HMR 명절 선물로 인기2030세대 직장인들이 소비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선물 트렌드도 변하는 추세입니다. 간편과 신속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문화적 욕구가 명절 선물에도 반영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설 연휴 명절 키워드를 'HMR'과 '3C' 두 가지 용어로 정의 내렸습니다.명절을 앞두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식품 코너에서는 전통적인 명절 선물로 손 꼽히던 한우와 과일, 통조림류 대신 전자렌지 조리로 바로 맛볼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들이 전면에 진열돼 있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가정간편식은 특별한 조리 없이 바로 데워 먹을 수 있어 1인 가구와 직장 생활이 바쁜 맞벌이 부부 가정의 식탁에서 주로 볼 수 있었습니다.기존의 대가족에서 핵가족, 최근 들어서는 2인/독신 가정으로 가족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2030 세대가 주요 경제활동인구로 거듭나 점차 소비의 큰 축이 되면서 이 가정간편식이 손이 많이 가는 명절 차례상까지 오르고 있는 추세입니다.워킹맘 손지현(35)씨는 "직장생활로 명절 음식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데다 원래 차례상 준비를 도맡아 하시던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이번 설부터 전과 산적 등 차례 음식을 전부 가정간편식으로 준비하기로 했다"며 "과거에는 친인척들이 전부 한 집에 모였지만 요즘 들어 각자의 집에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추세다 보니 굳이 비용과 정성을 들여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비용도 덜 들고 맛도 직접 만든 음식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앞으로도 이렇게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회사원 김영훈(27)씨는 이번 명절 선물로 상사로부터 가정간편식 LA갈비 제품을 선물 받았습니다. 김씨는 "혼자 자취를 하고 바쁜 직장 생활에 요리해먹을 일도 별로 없다 보니 예전에 멸치, 다시마나 식용유 선물 세트를 받으면 어떻게 처치하나 싶어 곤란했다"며 "상사로부터 이번 설 명절 선물로 가정간편식 갈비 세트를 받았는데 이같은 사정을 이해하고 생각해주신 듯해 감사하고 만족스럽다"고 했습니다.유통 및 식품업계에서도 이를 반영한 가정간편식 명절 선물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온라인 쇼핑몰 더반찬은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을 맞아 지난 27일까지 '프리미엄 차례상'의 예약 한정 판매를 진행했습니다. 변화하고 있는 명절 풍속도에 따라 간편히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게 주요 명절 음식들로 구성한 제품입니다. 지난해 추석 무난히 완판을 기록하고,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아 이번 판매 물량도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지난 20일 오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식품관에서 직원들이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HMR) ‘원테이블(1 TABLE)’의 인 기상품으로 구성된 설 선물세트 2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CJ제일제당의 '비비고 한식반찬’은 설 연휴를 한 달 앞둔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설 시즌(1월 17일~2월 3일)보다 11%나 성장했습니다. 특히 최근 3년 설 명절 기간 동안 비비고 한식반찬의 매출은 연평균 30% 가량 증가했습니다.이처럼 가정간편식 제품이 뜨고 한우, 굴비, 청과 등 신선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현상에는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청과 수확량 감소와 경기 침체도 한 몫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 세트로 인기를 얻었던 청과류가 지난 여름 내내 강타한 폭염으로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오르다보니 소비 수요가 줄어들었다"며 "경기 침체 탓에 가격대가 높은 한우와 굴비도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투썸플레이스)◇취향·실용성 두 마리 토끼...명절 선물도 3C 시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명절 선물에도 반영되면서 3C가 또 다른 설 선물 키워드로 부상 중입니다. 코스메틱(Cosmetic), 커피(Coffee), 편의점(Convenience store)입니다.우리가 개인끼리 주고 받던 명절 선물은 기존까지 치약과 비누, 샴푸 등 생활용품 세트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활용품 선물은 개인의 취향과 사용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제품 구성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업계에서는 이같은 특성을 반영해 개인의 취향과 실용성을 대폭 강화한 3C 제품으로 구성된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며 젊은층의 수요를 사로잡으려 하고 있습니다.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에서는 세라마이딘 보습 제품 2종을 명절 선물로 제시해 건조한 겨울철과 명절 선물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 아울러 제품 키트를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타올을 증정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고급 원두로 추출된 커피를 집에서도 즐기는 '홈카페' 문화가 확산하고 텀블러 사용 등 환경 보호에 대한 젊은 세대가 많아지면서 커피 텀블러 등 다회용 컵과 원두커피 세트를 선물하는 것도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현재 1인 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500잔을 넘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전국민적 인기가 높습니다. 이에 투썸플레이스에서는 이번 설을 맞아 '투썸 설 기프트세트' 6종을 출시했습니다. 핸드드립 커피 및 스틱 커피에 스텐 머그와 차량용 텀블러 등 다회용 컵 제품들로 구성돼 있죠. 원두 커피의 수요 증가와 함께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카페 오가다에서도 이를 반영한 '그린비의 선물' 세트를 명절 선물 제품으로 내놨습니다. 오가다의 6가지 베스트 티백 24개입으로 구성했습니다.이번 명절을 앞두고 부모님 선물로 원두커피 세트를 구입한 회사원 한규선(32·여)씨는 "특히 커피는 2030세대 뿐 아니라 5060 부모님 세대들도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음료이다 보니 명절 선물에 커피 선물 세트를 가져가면 부모님은 물론 회사 동료들에게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습니다.인기 통조림 제품과 캐릭터 제품, 이색 가전 제품 등 편의성과 가성비, 재미 모두 반영한 선물 세트들도 인기입니다.GS25는 올해 설을 맞아 ‘콘셉트 스팸’ 선물 세트를 출시했습니다. 스팸 모양을 본뜬 큰 케이스에 스팸(200g) 4개와 햇반(200g) 3개에 삼김이 캐릭터 세안밴드까지 포함해 가성비와 재미를 모두 갖추려 했습니다.이색 가전제품들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열풍에 맞춰 등장한 클래식 오디오 턴테이블은 LP판, CD플레이어, 블루투스 기능까지 겸비했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 가능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밖에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것이 일상인 2030세대의 문화를 고려한 액션캠과 1인 가구 필수 가전제품으로 떠오르는 에어프라이어 등도 떠오르는 설 선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스냅타임
- 미세먼지 저감기술 R&D 절실…환경부 "민간참여 위한 인센티브 검토"
- 김법정(왼쪽 두번째)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과 권민(왼쪽 첫번째)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열린 ‘미세먼지 심층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화(가운데)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의 사회로 김 정책관과 권 과장을 비롯해 최열(오른쪽 첫번째) 환경재단 이사장, 차원용 KCERN 연구위원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진=창조경제연구회)[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정체를 중심으로 한 기상여건이 악화된 데다 노후경유차, 석탄화력발전소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에 대한 저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김법정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열린 미세먼지 심층 토론회에 참석, 정부가 판단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요인 3가지를 이같이 진단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국가에 해당한다.환경재단과 창조경제연구회(KCERN)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5.1㎍/㎥로 유럽연합(13.1㎍/㎥), 북아메리카(7.4㎍/㎥)와 비교할 때 평균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25㎍/㎥로 도쿄(13.8㎍/㎥)·런던(11㎍/㎥)·뉴욕(9.8㎍/㎥) 등 주요도시보다 나빴으며 OECD 평균인 12.5㎍/㎥와 견주면 50% 이상 높았다.◇ 정부 미세먼지 집계정밀도 ‘도마 위’발제를 맡은 차원용 KCERN 연구위원은 “서울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지난 2001~2016년까지 계속해서 감소추세를 보이나 4일 연속 이상 이어진 고농도 사례의 경우 2001년과 2003년을 제외하고는 감소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이에 대해 권민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은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03년 37㎍/㎥에서 2018년 23㎍/㎥로 크게 낮아졌으며 미세먼지는 측정 이래 가장 낮은 농도인 40㎍/㎥로 개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권 과장은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가장 큰 배출원은 난방·발전으로 39% 비중을 차지한다”며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교체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설문 결과 미세먼지 오염도는 일반 시민의 90% 넘게 심각성을 인식하는 사회적 문제로 언급했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오염도를 보면 미세먼지(PM-10)는 44㎍/㎥, 초미세먼지(PM-2.5)는 25㎍/㎥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기준인 PM-10 20㎍/㎥, PM-2.5 10㎍/㎥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이날 토론자로 나서 “미세먼지 집계를 정밀하게 해야 한다”며 “군부대와 주한미군 주둔지 등 군사시설들이 기밀 유지를 이유로 통계에서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통계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허점이 있다는 것. 이민화 KCERN 이사장은 정부정책에 △미세먼지 현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화’ △수집된 전국 미세먼지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축적하는 ‘정보화’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세먼지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지능화’ △예측과 맞춤을 바탕으로 실제 미세먼지 대안을 구축하는 ‘스마트화’ 등 4단계 트랜스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2018년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비교. (자료=환경재단)2018년 주거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비교. (자료=환경재단)2018년 차량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비교. (자료=환경재단)◇ 민간투자 유도해야…“인센티브제 고심중”특히 김 정책관은 다음달 15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보름 앞둔 시점에서 민간 자율적인 환경투자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멘트 제조업·발전·철강·석유화학 등 4대 업종에 대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앞서 한국중부·남동·남부·서부·동서발전 등 5대 발전사는 지난 30일 향후 5년간 우수 환경기술 개발에 6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5년 이후 계획까지 포함하면 총 1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이 투입된다. 이들 5대 발전사는 전체 발전시설 오염물질 배출량 가운데 80% 이상을 배출하고 있는데, 대규모 환경투자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을 50% 넘게 감축할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수소연료전기차(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비전 2030’을 세우고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1만1000대 △2022년 4만대 △2025년 13만대 △2030년 5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누적 투자규모도 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2조9000억원, 7조6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주요국 기술수준을 비교하면 미국이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도 부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등록된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 특허기술 건수는 미국이 21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일본 17건, 독일 4건, 한국 3건으로 우리나라가 4위에 올랐다. 주거용 미세먼지 저감 특허기술은 4건을 보유해 미국(3건)을 제치고 일본(9건)에 이은 2위다. 차량용 미세먼지 저감 특허기술에서도 한국(2건)은 4위로 세계 5위권(미국 12건·일본 12건·독일 6건·프랑스 1건·영국 1건)에 진입했다.차 연구위원은 “한국은 집진기술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차량용 배기장치 집진기술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초소형 측정장비(AMNAS), 대기의 복합유해물질을 측정하기 위한 NDIR, 탄소배출 측정 블랙카본 분석장치 등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 스택을 활용한 필터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는 점을 프랑스의 에어리퀴드사 기술연구소에서 증명했다”고 덧붙였다.최 이사장은 “궁극적으로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가 고안되고 지속돼야 한다”며 “민간 주도의 사회 혁신과 사회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구조를 마련해 민간 기업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정책관은 “R&D 투자가 필수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정부도 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