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6,814건

“정말 출산 안 했다니까!” 구미 3세 친모, 5번째 DNA 검사
  • “정말 출산 안 했다니까!” 구미 3세 친모, 5번째 DNA 검사
  •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숨진 여아의 친모와 그의 딸, 전 사위의 DNA까지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원(국과수)에 재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의 네 차례 유전자 검사에도 친모는 물론 그의 남편까지 경찰이 밝힌 DNA 검사 결과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은 석씨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답보 상태에 빠져 있어 검찰은 5번째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방향을 다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17일 오후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시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연합뉴스)◇친모 석씨, 출산 사실 거듭 부인…5번째 DNA 검사지난 23일 더팩트에 따르면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숨진 여아의 친모인 석(48)모 씨와 그의 딸 김(22)모 씨, 김씨의 전 남편 A씨 등 3명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전날 국과수로 보냈다. 경찰은 앞서 네 차례의 DNA 검사 결과에 따라 “석씨가 숨진 아기의 친모”라고 밝혔지만, 석씨는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출산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석씨는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되는 중에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석씨는 “만인이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때는 제발 제 진심을 믿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취재진이 ‘억울한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진짜로 애를 낳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느냐’는 물음에는 “네, 없다. 정말로 없다”고 소리쳤다.또 석씨는 검찰 청사에 들어가기 직전 ‘DNA 검사결과가 잘못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던진 기자의 손을 붙잡고 “제가 아니라고 얘기할 땐, 제발 제 진심을 좀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석씨의 남편이 여러 방송에 출연해 석씨가 출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석씨 남편도 출산 부인…“같이 자는 데 임신 몰랐겠나”석씨 남편 B씨 역시 사건 발생 후 SBS ‘궁금한 이야기 Y’, MBC ‘실화탐사대’ 등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석씨가 출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었다. B씨는 “집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했겠나”라며 “아내는 절대 출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또 숨진 아이가 태어나기 한 달 전쯤 찍었다는 석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출산했다는 시점에서 한 달 반 전 모습인데 만삭이 아니다”라며 “(석씨가) 임신을 했다면 제가 매일 같이 옆에 누워서 자는데 그 사실을 몰랐을 리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석씨가 임신하지 않았다며 남편이 공개한 휴대폰 사진.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화면 캡처)◇‘임신거부증’ 가능성도 제기석씨가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B씨는 석씨가 만삭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석씨가 ‘임신거부증’을 앓았을지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임신거부증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을 느끼는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임신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질환으로. 몸의 변화도 일어난다. 임신부가 자신의 임신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신을 하지 않았다고 믿으면 태아도 조용히 숨어서 큰다.자궁도 둥글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길게 커지고 태아는 태동 없이 아홉 달 동안 최대한 엄마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크기 때문에 남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막 달까지 월경이 지속되는 경우도 일부 있고 배가 별로 나오지 않고 입덧이나 태아의 움직임도 없어 임신을 자각하지 못한다.◇산부인과 170곳 뒤졌지만…석씨 출산기록 없어 ‘수사 난항’현재 경찰은 유전자 검사 결과 외에 산부인과 진료기록 등 석씨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추가 증거는 확보하지 못해 수사진행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과수의 DNA 재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방향을 재정비할 전망이다.경찰은 지난 23일 유전자 재검사와 별개로 석씨의 임신과 출산을 확인하기 위해 구미 지역 170곳 산부인과를 압수수색해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석씨의 진료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다른 지역 산부인과까지 조사를 확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석씨 주변인을 상대로 3∼5년 전 석씨와 사귄 남성을 탐문하고 있다. 행방이 묘연한 여아(외손녀)의 소재도 파악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이번 수사에 구미경찰서 형사과 4개 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7개 팀을 투입한 상태다. 다음 달 5일 석씨를 기소할 때까지 행방불명된 아이의 소재 찾기, 석씨의 임신·출산 입증하기, 숨진 여아의 친부 찾기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2021.03.24 I 장구슬 기자
'제2 케이뱅크' 나올까…암호화폐 거래소들, 물밑 작업 한창
  • '제2 케이뱅크' 나올까…암호화폐 거래소들, 물밑 작업 한창
  •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김국배 기자]이달 25일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은행 실명 계좌를 받기 위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구조에서 시중은행이 계좌를 내주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최근 암호화폐 덕을 톡톡히 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같은 사례도 존재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 지닥 등 실명 계좌를 받으려는 중소 거래소들이 은행들과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업계에선 “은행들이 거래소의 안정성을 보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게 계좌를 내주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지만, 거래소들은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은행 계좌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특금법에 따라 거래소들은 6개월 내 은행 계좌를 확보해야 한다. 암호화폐와 원화 간 교환 행위가 없다면 계좌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이 경우 경쟁에서 불리해진다. 은행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들이 폐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업계 안팎에서는 새로 은행 계좌를 발급받는 거래소가 나온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ISMS 인증이 특금법에 명시된 거래소의 조건 중 하나인 데다 안전한 거래소 환경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이다.지금까지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이미 은행 계좌를 가진 네 곳을 포함해 고팍스, 지닥, 에이프로빗, 캐셔레스트, 텐앤텐, 플라이빗, 한빗코 등 10여 군데다.거래소들은 은행과 만나면서도 협의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팍스 관계자는 “지난해 서너 개 은행과 연동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닥 관계자도 “여러 은행과 계좌 발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현재 ISMS 인증 심사를 받고 있는 곳도 있어 은행 계좌를 확보하려는 거래소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블게이트 관계자는 “4월 중 ISMS 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좌 발급을 위해 은행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케이뱅크 사례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지도 관심이다. 업비트에 암호화폐 연결계좌를 내눈 케이뱅크는 작년 말 219만 명이던 가입자가 지난 2월 말 311만 명으로 늘어났다. 92만명의 신규 가입자 중 70% 가량이 20~30대다. 암호화폐 계좌가 2030세대를 끌어들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 셈이다.박수용 서강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는 “커지는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진출은 결국 은행이 가야할 길”이라며 “(케이뱅크 사례도)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03.23 I 김국배 기자
김종대 관장 "민속 널리 알리기 위해 뉴트로 공략 나설것"
  • 김종대 관장 "민속 널리 알리기 위해 뉴트로 공략 나설것"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민속을 어떻게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국립민속박물관의 주요 화두라고 생각한다. 뉴트로(옛것을 최근 트렌드로 재해석) 등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적 접근법을 박물관 전시에도 적극 활용하겠다.”김종대 신임 국립민속박물관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2021 국립민속박물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 신임 관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포부를 밝혔다. 김 관장은 1984년부터 2004년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민속연구과장, 전시운영과장 등을 거쳤다. 중앙대 민속학과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도깨비에 대한 많은 연구 성과를 쌓아온 우리나라 대표 민속학자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김 관장은 박물관의 미래 전략 방향을 ‘민속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재현하다’로 삼고 관련 계획을 설명했다.김 관장은 미래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경기 파주 헤이리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개관과 어린이 박물관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열린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박물관 수장고를 주제로 한 어린이 체험놀이 공간인 ‘특별한 집, 수장고’와 유물과 보존 환경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열린 보존과학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주 박물관은 오는 7월 23일 개관한다.김 관장의 포부에 맞춰 국립민속박물관 상설 전시관2 ‘한국인의 일상’도 ‘한국인의 일 년’으로 전면 개편됐다. 전시는 ‘한국인의 일 년’을 주제로 우리의 삶을 드러내는 세시풍속을 보여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달력 ‘경진년대통력’과 흐르는 물에 몸을 씻어 나쁜 기운을 털어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인 ‘수계’ 모습을 그린 ‘수계도권’ 등 문화재를 통해 민속을 재조명한다. 강원도에서 실제 가져온 우리나라의 고유 농기구 ‘겨리쟁기’, 제주 영등굿에 등장하는 ‘띠배’ 등도 가져와 현장감을 더했다.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것은 실감형 전시콘텐츠다. 전시실에 전시된 각 유물들이 실제 계절별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 수 있도록 재현한 실감형 영상들을 가득 담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곳곳에 사계절 풍경 영상을 배치해 각 계절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동해안의 미역채취에 쓰이는 떼배 전시 공간에는 파도를 실감 영상으로 표현해 마치 바다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입구에는 장승을 설치해 박물관의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내고자 했다. 김 관장은 “이전에는 장승이 전시관 내 통로 사이에 있었는데 거기에 있을 유물이 아니다”며 “관람객이 박물관에 와서 현관에 들어왔을 때 어떤 박물관에 들어왔는지 알 수 있도록 장승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목장승이 거의 없다”며 “이런 오래된 장승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 박물관의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
2021.03.23 I 김은비 기자
오라클도 뛰어들까…비트코인에 빠진 테크 기업들
  • [뉴스+]오라클도 뛰어들까…비트코인에 빠진 테크 기업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미국 테크 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호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는 것. 자연스럽게 다음에는 어느 기업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테크 기업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그래픽= 문승용 기자)◇마이크로스트레티지, 테슬라 등 비트코인 구매 잇따라…다음 타자는?지난달 8일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무려 15억달러(약 1조66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옹호해온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차량 결제에 비트코인을 쓰겠다”고도 했다.같은달 분석 소프트웨어(SW)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도 10억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을 구매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로써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가진 비트코인은 9만여개로 늘어났다.이보다 앞선 1월에는 핀테크 기업 스퀘어가 1억7000만 달러(약 1천900억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이런 흐름에 대해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는 21일(현지시간)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세일러 CEO는 머스크에 비트코인 투자를 권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일각에서는 데이터베이스(DB) SW 기업 오라클이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괴짜로 통하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테슬라의 이사회 멤버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결정을 지지했거나 적어도 이사회에서 그 결정이 통과되는 것을 목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현금 보유량도 지난해 기준 430억 달러 수준으로 충분하다. 다만 오라클이 비트코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좀 먼 얘기일 수 있지만,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상장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미 기업 고객을 위한 가상자산 세무 및 회계 처리 서비스 등이 나오기 시작한 상황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비트코인 투자 뒤에 ‘빅픽처’?이처럼 테크 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일차적 이유는 투자 수익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전히 거품 우려가 있긴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다만 테슬라 등 일부 기업의 경우 단순히 투자 수익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비트코인 투자 뒤에 더 큰 그림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화성 이주를 꿈꾸는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모아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화성코인’을 발행할 것”이라는 글을 남긴 적도 있다.과거 페이스북도 암호화폐 리브라를 만들어 새로운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축하려다 미국 정부, 의회 등에 반대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리브라 이름을 ‘디엠’으로 바꿨다.
2021.03.23 I 김국배 기자
어디서 일하느냐 의미없다…MS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이 미래 좌우"
  • 어디서 일하느냐 의미없다…MS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이 미래 좌우"
  •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사진=MS)[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의 필요성이 극대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23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업무동향지표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업무 목적의 회의, 채팅, 이메일 등으로 보내는 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해 31개국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보고서는 지난 1년간 일과 직장이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의 필요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원격 미팅 등 원격 근무는 직장 내 인적 네트워크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미팅 시간은 코로나 팬데믹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 2월 기준 이메일 발송량은 전년동기 대비 400억개 이상 증가했다.다만 응답자의 약 40%는 이전보다 현재 직장에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6명 중 1명은 올해 직장 동료와 감정을 교류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보고서는 “장기작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화상회의를 통해 가족이나 반려동물 같은 사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등 이전보다 직장 동료 간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인포그래픽=MS)또한 근로자의 73%는 유연한 원격근무 옵션이 추후에도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의사결정권자의 66%는 하이브리드 작업 환경을 더 잘 수용하기 위해 물리적 공간을 재설계하는 것을 고려했다.보고서는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이 근로자들의 입사와 퇴사, 근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서는 팬데믹 기간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무 관련 채용 게시물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근로자의 41%는 올해 현 직장에서 퇴사를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46%는 원격근무가 가능한 근무환경에 놓여 이사를 계획 중이었다.제라드 스파타로 MS 365 부사장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하느냐 등과 같은 전통적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리더와 조직은 회사 운영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유연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2021.03.23 I 김국배 기자
"절대 출산 안 했다"는 구미 친모, '임신거부증'일까
  • "절대 출산 안 했다"는 구미 친모, '임신거부증'일까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북 구미의 빈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 석모(48) 씨와 그의 남편이 출산 사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이는 정확도 99.99%로 알려진 유전자(DNA) 검사 결과가 4번이나 일치했음에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일각에서는 석씨가 ‘임신거부증(Pregnancy denial)’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다.17일 오후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석씨의 남편 A씨는 지난 주말 MBC와 SBS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내가 3년 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특히 A씨는 3년 전 아내의 사진을 보여주며 ”출산했다는 시점의 한 달 반 전 모습인데 만삭이 아니다”며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민소매를 입고 있는데 내가 임신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항변했다.이어 A씨는 “죽고 싶은 심정이다. 집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했겠나. 아내는 절대 출산하지 않았다”라며 눈물을 보였다.A씨는 또 구속 수감된 석씨가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석씨는 편지에서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진짜로 결백하다”며 “결단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석씨는 계속해서 자신의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있다. 그는 지난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을 향해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지난 17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들어서던 도중 ‘DNA 검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아니라고 얘기를 할 땐 제 진심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하지만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숨진 여아와 석씨가 친자관계일 확률이 99.999% 이상이라고 일축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석씨가 숨진 여아를 임신했을 당시 ‘임신 거부증’을 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즉 원치 않은 임신으로 고통을 느끼는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상상임신의 반대 개념으로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서 임신 사실을 회피하려는 일종의 방어기제다.임신거부증 증상이 심하면 산모는 임신 관련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가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태아가 숨어서 자라기도 하기 때문에 태아가 성장하는 자궁이 배 앞쪽에 위치한 게 아니라 위쪽으로 올라가거나 척추에 들러붙는 경우도 있다. 또 자궁의 형태가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 길쭉하게 자라나기도 한다.막 달까지 월경이 지속되는 경우도 일부 있으며, 임신테스트기를 통해서도 임신이 확인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이같은 증상을 최초로 연구한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 ‘임신거부증협회’가 지난 2006년 유럽 내 산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유럽 대륙에서는 연간 350여 명의 산모가 임신거부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산모 250명 중 1명꼴로 출산하기 전까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는 결과도 나왔다.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서래마을 영아 살인사건’으로 임신거부증이 알려졌다. 당시 한국에 거주하던 프랑스 여성 베로니크 쿠르조는 영아 두 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냉동고에 넣어 2년 넘게 방치했다.당시 쿠르조는 경찰에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 내 뱃속에서 나온 신체의 일부인 무언가를 죽인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석씨의 출산을 도운 인물을 찾는 것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 단서라고 강조했다.경찰은 여아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로 김씨(22)를, 큰딸인 김씨의 여아를 약취한 혐의로 석씨를 각각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2021.03.22 I 김민정 기자
"암호화폐 채굴 기회, 누구에게나 공정해야죠"
  • "암호화폐 채굴 기회, 누구에게나 공정해야죠"
  • 박성준 앤드어스 대표 (사진=앤드어스)[이데일리 김국배 기자]“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컴퓨팅 파워나 지분에 따라 채굴 확률이 정해집니다. 공정하지 않은 셈이죠.”동국대 블록체인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성준 앤드어스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반인이 암호화폐를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거래소에서 사거나 채굴하는 것. 채굴은 원래 컴퓨터로 블록체인 거래장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소정의 암호화폐를 받는 것을 뜻한다.그러나 어찌 보면 현재의 채굴 방식은 공정하지 않다. 컴퓨팅 파워나 지분(코인 보유량)에 따라 채굴 확률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채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박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앤드어스가 3년여에 걸쳐 블록체인(앤드어스체인)에 적용할 ‘데브(Deb) 합의 알고리즘’을 개발한 배경이다. 그는 “이 알고리즘은 누구나 채굴에 참여할 수 있고, 균등하게 채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앤드어스는 현재 다온코인(DEB)이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있다.여기서 한발 더 나가 앤드어스는 채굴을 아예 위탁받아 대행해주기로 했다. 오는 5월 1일 엔드어스체인 메인넷(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네트워크) 상용화를 앞두고 현재 ‘앤드어스체이너’를 모집 중이다. 퍼블릭 비허가형 블록체인인 앤드어스는 이더리움에 비해 속도가 20배 이상 빠른 것이 특징이다. 앤드어스체이너는 다온코인을 채굴할 채굴자에 붙인 이름이다.박 대표는 “합의 알고리즘으로 채굴자의 조건을 약화시켰지만, 그래도 24시간 채굴만을 위해 돌아가는 PC 등 최소한의 장비가 필요하다”며 “채굴을 위탁받아 대행해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전국에 10여 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통신사와 협의해 전국에 블록체인 노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앤드어스는 일단 150명의 앤드어스체이너를 모은다. 운영 기간은 1년이며, 담보금은 6만 다온코인이다. 현재 시세로는 약 450만원이다. 1년 후엔 무조건 9만 다온코인으로 돌려준다.채굴자들에게 초기 담보금을 돌려주는 것도 모자라 보상금까지 주는 이유는 뭘까.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되기 전에 합류한 초창기 채굴자에게 수익을 보전해주겠다는 차원이다. 앤드어스는 메인넷을 오픈한 이후 블록체인 기반 뷰티크 서비스, 중고자동차 매매 서비스 등을 본격 제공할 전망이다.박 대표는 “내년쯤 서비스로 인한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되면 채굴자에게 돌아갈 수수료가 생길 것”이라며 “초창기 우리를 도와주는 채굴자의 수익을 보전해주기 위해 보너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이어 “채굴자와 상생해야 플랫폼이 돌아간다”며 “거래가 활성화되면 앤드어스체이너를 더 모집하지 않고, (채굴자 조정은) 시장에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03.21 I 김국배 기자
  • 한국인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적정 수준의 최대 5배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적정 수준의 최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마ㆍ미역ㆍ김 등 해조류를 통해 전체 요오드의 4 분의 3이상을 공급받았다. 1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박사(기획이사)팀이 2016년∼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만1,147명(남 9,381명, 여 1만1,766명)을 대상으로 요오드 섭취량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형 총식이조사에 근거한 우리 국민의 식품 기인 요오드 섭취량 추정’이라는 제목으로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김 박사팀은 115개의 식품을 대상으로 식품별 요오드 함량 검사를 수행했다. 60%(69개)의 식품에서 요오드가 검출됐다. 다시마ㆍ미역ㆍ김이 요오드가 풍부한 3대 식품으로 확인됐다. 홍합ㆍ고춧가루ㆍ멸치ㆍ새우ㆍ굴 등에도 요오드가 들어 있었지만, 양이 많진 않았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417㎍이었다. 65세 이상의 일평균 요오드 섭취량(455㎍)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권장 섭취 기준(80∼150㎍)의 2.8∼4.8배에 달했다. 임신부ㆍ수유부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도 권장 섭취 기준(각각 240㎍ㆍ340㎍)의 1.3배였다. 김 박사팀은 논문에서 “국내에선 일상적으로 해조류를 섭취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은 전통적인 산후조리 풍습에 따라 수유 중에 미역국 섭취가 많이 늘어나 요오드 과잉 섭취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의 절반 정도(54.1%)가 요오드를 적절하게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절반 정도는 요오드 섭취량이 적정 수준을 벗어났다는 의미다. 국민의 39.0%는 요오드 섭취가 부족했다. 11세 이하 어린이에게선 요오드의 적정 섭취 수준을 초과하는 비율이 20∼35%였다.우리 국민의 요오드 섭취량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식품군은 해조류(77.3%)였다. 이어 우유류(5.2%)ㆍ어패류(4.5%)ㆍ채소류(3.9%) 순이었다. 미역(42.1%)ㆍ다시마(21.8%)ㆍ김(13.1%) 등 세 해조류가 전체 요오드 섭취량의 거의 77%를 차지했다. 요오드 섭취 수준은 갑상선 질환 발병의 관련이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요오드 섭취 부족은 생식능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한편 요오드는 인체의 필수 미량성분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는 위와 소장 상부에서 대부분 흡수돼 갑상선과 신장으로 이동한다. 갑상선에서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정도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된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나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과다하면 갑상선염ㆍ갑상선종ㆍ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저하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2021.03.19 I 이순용 기자
연준 '긴축의 칼날' 대비할 시점 오고 있나
  • [김정남의 월가브리핑]연준 '긴축의 칼날' 대비할 시점 오고 있나
  • <미국 뉴욕 현지에서 월가의 핫한 시선을 전해 드립니다. 월가브리핑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투자의 맥을 짚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시작부터 놀랐습니다. 하루 전인 17일 오후 2시(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제전망을 보면서 말이지요. 연준이 이번달 내놓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석 달 전인 지난해 12월(4.2%)보다 무려 2.3%포인트 높인 6.5%였습니다. 수정경제전망의 취지가 최대한 실시간 흐름을 담아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업데이트하겠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짧은 기간 이 정도로 바꾸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정책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전망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1%포인트 남짓 올린 5% 중후반대를 내놓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간 겁니다. 높게는 7.3%를 찍은 위원도 있었습니다. 기자는 내년 전망치가 3.3%로 나왔다는 것도 눈이 갔습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6~8% 성장한 이듬해 3~4% 다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뛴다는 건 반짝 반등이 아니라 경기 확장 국면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FOMC가 그렇게 보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연준 통화정책의 핵심인 PCE 인플레이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2.4% 전망치가 나왔는데, 이는 석 달 전 1.8%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한 겁니다. FOMC는 실업률의 경우 올해 4.5%에 이어 내년 3.9%, 내후년 3.5%를 각각 찍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사실상 완전 고용에 들어선다고 보는 것이지요.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시장은 파월의 말을 믿지 않는가그래서 30분 뒤인 오후 2시30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더 기대했습니다. 전망 데이터가 미국 경제의 모든 걸 말해주고 있지요. 이전과 다른 언급이 나올까 집중했습니다.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오히려 더 강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면모를 보였습니다.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로 ‘슈퍼 비둘기’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핵심은 인플레이션이 확 튀어도 당분간 용인하겠다는 평균물가목표제(AIT)의 취지를 유독 강조했다는 겁니다. 그는 “올해 일어날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반등(a transitory rise in inflation)은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쉬운 말로 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매우 천천히 하겠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최소 2023년까지는 기준금리 올리지 않을 테니 너무 걱정 말라는 겁니다.그러면 당연히 따라붙는 의문이 있겠지요. 인플레이션이 상승이 예상보다 너무 가팔라지면 어쩔 건데, 하는 겁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기자회견 전 공개한 경제전망에 나와 있는 수치가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상관관계가 약해진 건 오래됐다”고 했습니다. 예전처럼 실업률이 낮아지고 완전고용 상태에 다다르면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과거의 얘기일 뿐이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기자는 파월 의장의 이 언급을 들으며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줄기차게 고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다소 허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파월 의장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백신 보급과 재정 부양책 덕에 시간이 지날수록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에서 더 빠른 진전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런 진전이 일어나는지 봐야 한다”는 겁니다. 향후 전망이 아니라 실제 수치를 확인한 후 움직이겠다는 뜻입니다. 이 역시 곧바로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선제적인 대응이야말로 통화정책의 정수이기 때문입니다. 숫자를 다 보고 정책을 한다면 누가 못하겠습니까.AIT라는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구축해놓고 시장을 설득하려는 파월 의장의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럴 거면 경제전망은 왜 내놓는지, 연준의 공식 전망과 파월 의장의 발언 중 무엇을 더 믿어야 하는지 의문이 1차적으로 들었습니다. 아울러 오는 6월 또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나올 텐데, 그건 믿어도 될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파월 의장이 점도표를 폄훼하는 듯한 말을 했을 때가 사실상 혼돈의 절정이었고요. 통화정책을 2~3년 중기 시계로 한다는 건 중앙은행 존재의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재무부 등 정부부처와 중앙은행을 구분 짓는 기준입니다. 그런데 파월 의장은 지금 당장 이 순간을 기준으로 말한다고 기자는 느꼈습니다.최근 한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출처=CNBC)◇미국 조기 금리 인상 대비해야 하나어쨌든 시장은 기준금리를 매우 천천히 올리겠다는 파월 의장의 말에 환호했지요. 그러나 동시에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최근 파월 의장이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할 때마다 시장은 춤을 추고 있습니다. 당일 시장의 흐름과 이튿날 시장의 흐름이 매우 달랐습니다. 연준과 시장의 시각차가 다른 건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게 점점 심화한다는 관측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예상대로였습니다. 이튿날인 18일 시장은 ‘파월 의장을 믿을 수 없다’며 들고 일어섰습니다. 국채시장부터 흔들렸는데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1.641%에 마감했는데, 이날 장 초반 1.754%까지 치솟았습니다(국채가격 하락).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파월 의장이 침이 마르도록 강조했지만, 국채시장 참가자들은 장기국채를 내다던진 것이지요. 연준 경제전망 수치를 보면 국채 투매는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국채금리가 계속 오를 텐데(국채가격이 계속 내릴 텐데) 많이 보유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돼 버렸으니까요.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시장전략가는 “국채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여전히 주요 위험으로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악시오스 보도를 보면, 도이체방크 조사 결과 구글에서 ‘인플레이션’을 검색한 양은 2008년 검색 기록을 보관한 이래 최대라고 합니다.주목할 건 5년물 이상 장기국채금리가 급등한 와중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국채금리는 내렸다는 겁니다. 국채 5년물 금리는 장중 0.900%까지 상승했는데요. 전거래일과 비교해 0.12%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물 국채금리는 오히려 내렸습니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이 더 가팔라졌다는 건데요. 이건 시장 일각에서 돈을 계속 풀겠다는 연준을 믿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당장 올해 여름께 3~4% 이상 물가가 치솟고 성장률이 8% 가까이 뛰면 아무리 연준이라도 버티기 어렵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번 연준과 시장의 신경전은 ‘역대급’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둘 사이의 입장차가 두드러질수록 각 자산시장 변동성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 제네랄 금리전략가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 시장은 그 몇 배 이상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며 “경제 전반에 훨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지요.최근 5거래일 미국 나스닥 지수 추이. (출처=구글)◇벼랑 끝 몰린 대다수 신흥국 어쩌나기자가 걱정하는 건 또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미국 경제만 떠올리면 염려할 게 없을 수 있습니다. 독보적인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이지요. 어떻게든 정책 대응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경제 체력이 약한 많은 신흥국들입니다. 미국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통계들이 많아졌습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중국, 러시아, 인도 등 30개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서 하루 평균 약 2억9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출됐습니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미국 채권수익률이 높아지고 달러화 가치가 뛰면, 신흥국으로 풀린 돈이 회귀하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금리가 낮은 선진국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이동해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타이밍입니다. 신흥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다수 신흥국 경제는 코로나19의 늪에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로빈 브룩스 II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여전히 회복 초기 단계”라며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놀랄 말한 일”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2.00%에서 2.75%로 큰 폭 인상한 이와 직결돼 있습니다. 2015년 7월 이후 첫 인상입니다. 경제 상황이 말이 아닌데 누가 금리를 올리고 싶겠습니까.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는데 따른 고육지책인 겁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겼다”고 썼습니다. 러시아, 터키, 인도 같은 거대 신흥국 역시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른 시일 내 금리 인상 전망이 파다합니다.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코로나19 때 쏟아부었던 재정은 재앙이 될 게 분명합니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국이라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원화 안정성과 국제금융계 위상 등을 볼 때 주요 기축통화국 같은 선진국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미국이니까 파월 의장이 자신감을 보인 것이지, 요즘 신흥국들은 점점 벼랑 끝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파월 의장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며 위기의 신흥국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세계 경제 상황은 썩 좋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투자하기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2021.03.19 I 김정남 기자
"기관투자자 유입, 비트코인 사회적 신뢰 높여"
  • "기관투자자 유입, 비트코인 사회적 신뢰 높여"
  •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기관투자자가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된 영향이 가장 큽니다.”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18일 이데일리 주최로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국제 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IBFC)’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나오는 등 기관투자자가 보다 쉽게 비트코인에 자금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출현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유입은) 비트코인에 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이번 행사에서 ‘2021 블록체인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실제로 이날 미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월가 최초로 비트코인 펀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탁 자산 200만 달러(약 22억4000만원) 이상의 위험 투자 성향 개인 고객 등으로 투자자를 제한했다.최 에반젤리스트는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목적으로서 새로운 자산투자 방식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비트코인 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건 작년 말이다. 그러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710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고점을 계속 높여가는 중이다.지난달 기준 세계 자산순위에서 비트코인은 8위에 올랐다. 머지않아 6위인 ‘은’을 뛰어넘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최근에는 스테이블 코인(가격안정화 코인)의 시가총액도 상승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연동돼 다른 암호화폐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다. 테더, 바이낸스 코인은 지난 2월 미국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시총 2위와 3위에 올랐다.최 에반젤리스트는 “대형 거래소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테이블 코인은 국가가 발행하는 CBDC(디지털 법정 화폐)와 비슷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최 에반젤리스트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정부 규제의 한계도 지적했다. 현재 국내 규제 방식은 디지털 금융에 대응하기에 ‘공백’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달 25일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이는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그는 “암호화폐 규제는 디지털과 금융이라는 두 개의 프레임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마련된 것은 특금법 딱 하나”라며 “업권법이나 건전성·소비자 보호 규제 같은 기능별 규제도 없는 것이 현주소”라고 지적했다.이어 “이런 규제 방식은 결국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암호화폐 거래소 경쟁력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특금법은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응하기는 부족한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2021.03.18 I 김국배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