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7,056건
- 네이버 최수연 "소상공인·창작자, 가장 중요한 글로벌 진출 파트너"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네이버(035420)는 31일 최수연 대표가 임직원, 외부 전문가들과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 꽃’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영상을 사내 게시판에 공개했다. 주제는 ‘팀네이버의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 꽃’으로 이날 자리에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도현 국민대학교 교수와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인 모종린 연세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토론했다.(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도현 국민대 교수, 모종린 연세대 교수 / 네이버최 대표는 이날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 책임감 등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생길 때 ‘프로젝트 꽃’은 진정성과 가치를 인정받아왔다”며 “프로젝트 꽃이 사회적 기대에 맞춰 더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더 많은 직원들이 프로젝트 꽃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일에 대한 자존감과 사명감이 대단한 네이버의 인재들을 하나의 방향성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프로젝트 꽃”이라는 김도현 교수의 말에 최 대표는 “네이버 직원들이 갖고 있는 자부심과 자존감은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데서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프로젝트 꽃의 정체성”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프로젝트 꽃은 네이버의 일하는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또 최 대표는 “프로젝트 꽃을 일하는 문화로 만들어 직원들이 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새로운 프로젝트 꽃의 발전 방향과 관련해선 중소상공인(SME), 창작자들이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 대표는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SME와 창작자들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분들이 가진 역량과 제품들이 브랜드라는 자산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모종린 교수는 “네이버의 기술력, 디자인, 브랜딩 역량을 로컬 SME·로컬 콘텐츠 등과 결합하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며 “동네를 브랜드로 만들어주는 것이 소상공인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고, 브랜드가 되는 동네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네이버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이날 행사에는 개발, 서비스 기획, 경영 지원 등의 영역에서 일하는 네이버 직원들도 모였다. 이들은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을 위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꽃과 AI 기술 고도화 방안 등 프로젝트 꽃의 성장 방향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현실적 고민들을 공유했다.최 대표는 “검색, 커머스, UGC, 웹툰 등 모든 서비스가 SME, 창작자, 예술가들을 더 잘 발견해내는 일들”이라며 “직원들의 바람처럼 상생 프로그램이나 SME 디지털 전환 등에 관심이 있는 직원들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국한되지 않고 별도로 해볼 수 있거나 더 많은 SME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카카오, 내년 상반기 증오 발언 대응 위한 '코딩북' 공개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카카오(035720)는 학계·관련기관 전문가와 함께 증오 발언 대응을 위한 ‘코딩북’을 제작한다고 31일 밝혔다.코딩북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변환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의나 원칙, 판단 기준 등을 담은 지침서다. 기술, 서비스 내 증오 발언을 판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는 카카오가 지난해 1월 수립한 ‘증오 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의 연장선에 있다. 카카오는 2020년 1월부터 1년여 간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언론법학회, 미디어자문위원회와 함께 해당 원칙을 마련한 뒤 논의 과정을 담은 녹서도 발표했다. 이는 이모티콘, 광고 등 주요 서비스 운영에 적용된 바 있다.코딩북 제작에는 한국언론법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참여한다. 카카오 증오 발언 근절 관련 자문단이 연구 과정을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배진아 공주대 영상학과 교수가 자문단장을 맡았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 유희정 국립국어원 언어정보학 학예연구사, 이승현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가 참여한다.회사 측은 “전문성을 갖춘 외부 연구진을 구성해 독립적으로 추진되는 점, 별도의 자문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디지털 공간의 증오 발언은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 결과가 높은 수준의 신뢰도와 보편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카카오는 제작된 코딩북을 포털 다음에 적용된 ‘세이프봇’처럼 온라인 콘텐츠나 댓글 공간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AI) 기술에 적용할 예정이다. 증오 발언을 판별하는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며, 실제 서비스에 순차 적용해 나간다. 외부 기업·기관에도 코딩북을 공개하기로 했다.김대원 카카오 인권과기술윤리팀장은 “카카오는 디지털 기업 고유의 인권 존중과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적극 앞장서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사회, 학계, 관계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을 통해 디지털 공간과 생태계가 건강성을 견고히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 "가볍고 유연하게" 네이버 최수연의 차세대 커뮤니티 전략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은마사거리 쪽입니다. 주차장까지 물 올라왔고 차 다 떠 다녀요” “대방역 1호선 운행해요”. 수도권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네이버(035420) 모바일 웹·앱 첫 화면의 검색창 하단에는 날씨 ‘제보톡’이 만들어졌다. 날씨가 가장 큰 ‘관심사’였던 이용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날씨 상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그 결과 8일 기상 특보가 발효된 이후 시작한 제보톡은 3일 만에 10만건을 돌파했다.검색을 중심으로 연결의 비즈니스를 중심에 뒀던 네이버가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페·밴드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새로 만드는 건 아니다. 네이버의 여러 주제형 서비스에 커뮤니티, 소통 기능을 보완해주는 형태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이런 행보는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사라진 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이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실검은 사라졌지만…네이버 서비스에 소통 기능 보완네이버 한 임원은 “서비스 자체가 커뮤니티는 아니지만, 이 서비스에 모인 이용자 간의 소통을 보완해주고 싶은 니즈가 네이버 안팎에 많이 있다”며 “차세대 커뮤니티는 새로운 서비스라기보단 특정 서비스들이 커뮤니티 쪽으로 더 확장할 수 있도록 도구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날씨톡’에서 보듯 ‘검색’이 강점인 네이버 플랫폼에선 이미 다양한 이용자들이 관심사에 따라 모이고 소통하고 있다. 최근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톡’의 경우 올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리들의 블루스’ 등 인기 드라마 6개에 36만명(중복 포함)의 사용자가 몰렸다. 우영우에서만 61만개 톡이 오갔다. 방영 기간이 길었던 ‘신사와 아가씨’엔 200만개가 넘는 톡이 올라왔다고 한다.심지어 2020년 초 방영된 ‘미스터트롯’의 ‘톡’에는 최근까지 팬들이 찾아와 가수들의 소식을 올리거나 사진을 업로드하는 등 ‘팬 보드’처럼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스포츠의 프로야구 중계 경기별 동시접속자 수는 평균 5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9% 증가한 가운데, ‘응원톡’에는 올해 기준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2만6000건이 채팅글이 올라왔다.◇기자톡 오픈…내년 상반기 블로그에 오픈채팅네이버는 차세대 커뮤니티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는 블로그에 오픈 채팅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도입하려 한다. 내년 출시 20주년을 맞는 네이버 블로그는 MZ세대 이용자가 70%에 이르는 등 다시 부흥기를 맞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9일 ‘기자홈’에 100자 가량의 취재 후기를 남기거나 구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자톡’ 기능도 신설했다. 기자와 독자가 더 활발히 소통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네이버가 수익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커뮤니티 기능 확장은 장기적으로 기존 커뮤니티 서비스는 물론 비(非)지인, 관심사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모이고 있는 네이버 버티컬 서비스의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 채팅 기능이 활성화되면 이용자가 많아지고 더 오래 머물러 광고, 커머스와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카카오(035720)가 오픈 채팅을 별도 앱으로 내놓으려는 것과 같은 이유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는 오픈채팅(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하려 한다면, 반대로 네이버는 이미 관심사를 기반으로 모인 사용자들에게 메신저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려는 게 접근 방향의 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국내외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장해 가볍고 유연하게 온라인상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니즈에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취지로 해석된다.한편, 네이버 밴드는 최근 미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OU)가 300만명을 넘어섰으며, 내년 5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5년 내 1000만 이용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선 월 이용자 수가 19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 "中 첨단기술 유출 날로 심각…수사 확대·처벌 강화 절실"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경쟁국에서 우리나라 핵심 인력을 매수하기 위해 기존 연봉의 3배를 제시하는 식의 전통적인 수법 말고도 새로운 기술유출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동종업계·이직금지 등 제한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외관상으로 업무와 무관한 컨설팅업체를 만들어 우리 인력을 이동시키는 식의 방법도 쓰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기술보호담당관)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며 경제안보 시대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나라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 위험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김일규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이 30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경제안보 시대, 첨단기술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국내 영업비밀 보호 제도 및 지원 시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경련)30일 오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가정보원, 특허청과 함께 전경련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경제안보 시대, 첨단기술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를 개최해 중국 등 경쟁국의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 탈취 실태를 짚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영업비밀 보호 제도 등을 소개했다. 탈취 수법이 다양해진다며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수사뿐 아니라 처벌 강화를 위해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참여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김일규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은 “보호해야 할 기술정보로는 특허와 영업비밀이 있다”며 “영업비밀의 경우 법에서 정의하는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을 모두 충족해야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청은 기술유출 정책에서 가장 주력하는 것은 예방이라며 △영업비밀 관리시스템 보급 △영업비밀 원본증명 서비스 △디지털 포렌식(유출 대응) 및 증거보존(예방) 등 추진 중인 지원사업을 소개했다.이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의 기술보호담당관은 ‘경쟁국의 기술 탈취 실태 및 대응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정원이 적발한 첨단기술 해외 유출은 총 83건이었다고 밝혔다. 이 중 33건(39.8%)은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핵심기술 유출사건이었다. 피해 집단별로는 중소기업이 44건(53.0%)으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31건), 대학·연구소(8건)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69건(83.1%)은 반도체·전기전자·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정보통신 분야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에 집중돼 있었다.국정원은 이어 우리 기업·연구소·대학 등을 대상으로 경쟁국 기업 등이 기술을 탈취하는 수법은 △핵심 인력 매수 △인수합병 활용 △협력업체 활용 △리서치 업체를 통한 기술정보 대행 수집 △공동연구 빙자 기술유출 △인·허가 조건부 자료제출 요구 등이었다. 기술유출 첩보를 입수했을 때 신속한 조사를 통해 검경 등 수사기관의 엄정한 사법처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특히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지리적 근접뿐 아니라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주력산업이 중첩한다”며 “양국은 높은 무역 의존도를 갖고 있어 우리 대기업, 연구원, 대학교수들을 영입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의 기술보호 관련업무로 △전략산업 보호·예방활동 △기술탈취 징후 신속 탐지 및 사전 차단 △기술 유출 주요 경로별 예방활동 등을 언급했다.▲전경련이 30일 개최한 ‘경제안보 시대, 첨단기술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김윤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패널이 토론을 진행 중인 모습.기술유출 정황이 드러났을 경우 신속한 수사뿐 아니라 재판에서의 증거 입증 강화를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 재직 당시 특허범죄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김윤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출범에 이어 첨단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전문부서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국가전략기술 유출을 수사하는 산업기술범죄합동범죄수사단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 검경과 국정원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신속한 수사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유출 기업에 대한 형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자 김 변호사는 “양형 강화를 위해선 수사가 잘 돼야 하고 재판과정에서 양형인자들이 잘 드러나야 한다”며 “신속한 수사와 더불어 재판 절차 과정에서 피해자 참여가 매우 중요하지만 피고인의 권리 피해 때문에 피해자의 참여가 제한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성겸 특허청 수사자문관 검사도 “최근 수사 성패는 하드디스크, 웹하드 등 디지털 증거를 얼마나 잘 압수해서 분석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유출 침해가 있을 때 기술 베이스있는 수사총량이 좀 더 넉넉해져야 하며,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참여권이 확대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했다.앞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무역액 1조2000억달러, 세계 무역 규모 8위의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은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첨단기술 기반 산업이 약진했기 때문”이라며 “민간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연간 73조6000억원에 이르는데 우리 기업들이 피땀 흘려 어렵게 개발한 기술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4000억원 규모 뮤지컬 시장, 도약 위해 정부 지원 함께 해야"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뮤지컬은 어떻게든 무대를 지키기 위한 업계의 노력과 그걸 지켜봐준 관객 덕분에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문화선진국으로서 위상을 높일 뮤지컬의 새로운 비상을 위해 이제는 정부의 지원이 함께 해야 한다.” (신춘수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장)뮤지컬계 숙원인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 한국뮤지컬협회와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는 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함께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한국뮤지컬협회,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가 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함께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진=장병호 기자)이번 공청회는 지난해 말 김 의원의 대표 발의로 통과한 ‘공연법’ 개정안에 따라 뮤지컬 장르가 독립 장르로 법률에 명시된 뒤 다음 과제인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해 업계 입장 및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전체 공연시장의 80%에 해당하는 뮤지컬은 그동안 ‘공연법’과 ‘문화예술진흥법’ 등 관련 법안에서 독립 장르로 분류되지 않아 제대로 된 정책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대표이자 뮤지컬 프로듀서인 신춘수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장은 “국내 뮤지컬 시장은 2000년 약 150억원 규모에서 2018년 약 3500억으로 23배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4000억 규모로 예측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빠른 산업 속도 발전에 비해 표준화된 제작시스템의 부재, 합리적인 제작환경 구축, 관객 저변 확대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뮤지컬이 지닌 융복합적인 잠재력과 매출 지속성,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서의 확장성을 근거로 ‘뮤지컬산업 진흥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영화 ‘아바타’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흥행 매출 추이를 비교하면 ‘아바타’가 초기에 폭발적 매출을 기록한 뒤 롱테일로 매출을 이어가는 반면 ‘오페라의 유령’은 끝없이 재생산되며 부가가치를 쌓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뮤지컬 전담 기구 설립과 운영 재원 확보에 대한 방안을 ‘뮤지컬산업 진흥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토론에서도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 중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한국 뮤지컬시장이 전체 공연시장의 매출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공의 방임 때문에 제대로 된 ‘성숙’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로드웨이는 150년의 긴 시간을 거쳐 뮤지컬이 산업으로 정착된 반면, 우리는 90년대까지만 해도 무대 예술은 ‘배고픈 예술’이라고 인식할 정도로 짧은 시간 급속히 시장이 팽창했다”며 “그렇기에 ‘뮤지컬산업 진흥법’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토론 사회를 맡은 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총감독은 “한국영화의 경우 정부 주도의 펀드가 만들어지면서 영화 창작 관련 지원이 늘어났지만, 뮤지컬은 그만큼 지원이 없어 제대로 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기초 예술 보호 차원이 아닌 ‘산업화’를 위해 새로운 정책과 재원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이같은 뮤지컬계 의견에 대해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또한 일정 부분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법안 제정 과정에서 관계 부처와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미라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뮤지컬 전담 기구 설치는 행정안전부, 기금 신설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법안 제정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세세한 검토가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뮤지컬산업 진흥법’은 이르면 올해 중 법안 발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뮤지컬이 세계를 압도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오늘의 공청회가 뮤지컬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AI 다운사이징…"전기차 시대 더 각광받을 것"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우리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작게 만들어줘 하드웨어 칩 사양에 맞게 최적화시켜 줍니다”.최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채명수 노타 최고경영자(CEO)는 “AI 모델 사이즈를 최대 98%까지 줄여준다”며 “AI 모델이 작아지면 원래 동작할 수 없던 하드웨어에서 동작시켜주거나, 느리게 동작하던 것을 더 빠르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채명수 노타 CEO (사진=노타)노타는 AI(딥러닝) 모델을 최적화시켜주는 스타트업이다. 보통 데이터 라벨링, 학습 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AI 모델(엔진)은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컴파일’된 뒤 하드웨어에 탑재된다. 노타가 강점을 가진 기술은 컴파일 전 AI 모델의 사이즈를 줄여주는 것이다. AI 모델은 큰데, 기기 사양이 낮으면 당연히 구동이 되지 않는다. 채 대표는 “하드웨어가 가진 칩의 S램이 1메가바이트 짜리라면 거기서도 AI 모델이 돌아갈 수 있게끔 최적화시켜준다”고 했다.노타는 아직 매출은 작지만 스톤브릿지벤처스, 삼성벤처투자, LG CNS,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지금까지 30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았다. 모바일, 가전, 홈 IoT(사물인터넷), 모빌리티 회사들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카이스트 학생들이 창업한 노타가 처음부터 이 분야에 뛰어든 건 아니다. 첫 번째 아이템은 ‘오타를 줄여주는 스마트폰 키보드 앱’이었지만 실패했다. 회사 이름인 노타도 ‘노(No) 오타’의 줄임말이다. 창업자들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당시 카이스트 학생이었던 채 대표가 회사를 맡으며 ‘피봇’했다. 채 대표는 “낮은 사양의 기기가 세상에 너무 많고, AI는 더 많이 쓰일테니 이런 기술을 잘 만들면 시장이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노타는 오타를 줄이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보다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에서 돌리느라 더 고생을 했었다.노타의 AI 모델 경량화 플랫폼 ‘넷츠프레소’는 블랙박스를 통한 운전자 모니터링 솔루션, 지능형 교통체계(ITS) 등에 쓰이고 있다. 졸음 운전 등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길 원하는 택배, 물류, 정유 회사들이 고객이다. 채 대표는 “200만원짜리 스마트폰에 비하면 20만원짜리 블랙박스에 들어가는 칩은 사양이 훨씬 낮아 AI 모델을 압축해 집어넣는 것”이라며 “그러면 영상을 클라우드로 보내 분석할 필요가 없으니 비용이나 프라이버시 걱정없이 솔루션을 쓸 수 있게 된다”고 했다.채 대표는 AI 모델 경량화 기술이 “전기차 시대에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기차가 AI 모델로 전력을 많이 쓰게 되면 결국 배터리에 영향을 미치고 주행거리가 줄어들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낮은 사양의 기기에 운전자 모니터링 같은 솔루션을 구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2019년 이런 기술을 가진 딥스케일을 인수했다. 애플의 ‘시리’가 무선 통신 기능을 차단하는 ‘비행기 모드’에서 동작하게 된 것도 2020년 엑스노어를 인수한 뒤라고 한다.노타는 오는 10월 열리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넷츠프레소 2.0’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AI 모델 경량화를 넘어 직접 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지난 202년 베를린 법인을 세운 데 이어 최근엔 미국 법인도 만들었다. 본사는 대전에 있다. 채 대표는 “확장되고 있는 솔루션 수요에 대응해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 ‘후루룩 짭짭’ 맛좋은 국수… 여기에 담긴 한 남자의 사연 [쩝쩝박사]
-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국숫집을 찾았다. (사진=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김씨! 밥은 먹었는가?”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국숫집 앞에는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여름철 별미인 시원한 열무국수를 먹으러 동네에서 소문난 국숫집을 찾은 것이다.2007년에 문을 연 이 가게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익금 전액이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청소년들의 장학금, 그리고 어린이들의 꿈을 위해 사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게 곳곳에는 ‘내가 먹은 국수 한 그릇, 장학생의 후원자가 됩니다’ ‘여러분이 산 참기름 한 병, 어르신 일자리가 늘어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가게 내부는 깔끔하고 정갈하다. 오픈된 주방인 점과 ‘무한리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렇다고 국수가 비싼 것은 절대 아니다. 잔치국수는 6000원, 비빔국수와 열무국수는 6500원, 만두는 4000원이다. 이마저도 사실 물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에서야 올린 가격이다. 큰 대접에 한가득 담아주면서도 부족하면 무한 리필을 해준다. 그야말로 ‘만원의 행복’인 셈이다. 이날 주문한 국수는 총 세 그릇.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열무국수를 시켰다. 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는 만두도 추가했다.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둘러보니 깔끔하고 정갈한 내부와 오픈 주방인 점이 눈에 띄었다. 잔치국수 위에는 애호박과 양파, 김가루 등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사진=송혜수 기자)먼저 맛본 잔치국수는 진하게 우려진 따뜻한 멸치육수가 속을 훈훈하게 데웠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간을 맞춘 삼삼한 국물을 먹고 있자니 찬밥을 말아 겉절이 김치를 올려 먹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함께 들어간 재료는 애호박과 양파, 김 가루 등이었다. 재료가 전부 아낌없이 가득 담겨 있었다. 국수를 한 젓가락 집어 맛보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호로록 들어왔다. 면은 퍼지지 않아 먹는 내내 식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비빔국수 양념에 윤기가 반지르르하다. (사진=송혜수 기자)두 번째로는 비빔국수를 먹었다. 양념을 버무릴 때 나는 찰진 소리가 제일 먼저 귀를 간질였다. 면이 서로 엉겨 붙지 않아 양념이 골고루 묻어났다. 맛은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했다. 고소한 참기름 향도 은은하게 퍼졌다. 고명으로 올라간 시원한 무와 오이는 자칫 텁텁할 뻔한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었다.시원한 열무 국수의 모습. 열무가 한가득 올라가 있다. (사진=송혜수 기자)세 번째로는 열무국수를 맛봤다. 시원하고 새콤한 국물이 침샘을 자극했다. 국수 위에 산처럼 쌓아 올린 열무는 아삭하고 상큼했다. 열무 줄기를 씹으니 시원한 열무김치 국물이 쭉 들어와 목구멍을 적셨다. 열무와 함께 국수를 한 젓가락 집어 먹어보니 찰기 가득한 면발이 입안을 찰싹 때렸다. 함께 주문한 고기만두를 곁들여 먹으니 감칠맛이 배가 됐다.만두는 8개에 4000원이다. 만두피는 쫀득하고 속은 따뜻했다. (사진=송혜수 기자)찜기로 푹 쪄낸 만두는 고기와 김치만두 각 4알씩 총 8알이 나왔다. 크기는 한입 크기로 적당했다. 따뜻한 만두는 간장에 찍어 먹거나 김치에 싸 먹어도 좋지만, 국수와 함께 먹을 때 그 빛을 발했다. 고기만두는 비빔국수와 열무국수에 잘 어울렸고, 김치만두는 잔치국수와 궁합이 잘 맞았다.봉지만두를 제외한 모든 메뉴가 만원을 넘지 않는다. 오른쪽 사진은 가게 곳곳에 붙어 있는 기부 메시지 (사진=송혜수 기자)가격이 싸다고 재료가 부실하거나 음식 맛이 형편없는 게 아니었다. 김동운(74) 대표는 애초 가게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밑천을 마련하고자 15년 전 가게 문을 열었다는 김 대표는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제한 수익 100%를 기부했다고 한다.그가 처음 지역사회를 돕고자 마음먹었던 계기는 1997년 어느 날 방화동에서 독거노인의 시신이 보름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는 ‘방화동이 개발되면서 곳곳에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쓸쓸히 한 생명이 죽어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영상=송혜수 기자)이때부터 그는 노인을 위한 일을 하나둘 시작했다. 첫 번째로 시작한 일은 다니던 교회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지역 내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건강식’ 전달 봉사였다. 이후에는 노인에게 활기를 찾아주고자 사비와 후원금을 모아 2002년 노인연합회를 만들고, 2006년 전문 교육을 받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노인대학을 세웠다.김 대표의 도움으로 당시 노인들은 어린이도서관 등에서 이야기보따리 강사를 하거나 지역 순찰대인 북치는 실버순찰대, 전통놀이 짚공예 강사 등으로 일하게 됐다. 국숫집은 이 시기에 문을 열었다. 동네 사람들은 배불리 국수를 먹고 그 수익금으로는 노인과 학생을 돕는다는 목적이었다.(영상=송혜수 기자)김 대표는 “장사가 잘될 때는 한 달에 18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라며 “그 돈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축제도 열고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한 영우장학회도 세웠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3호점까지 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국숫집은 현재 1호점만 남아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손님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졌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이후엔 이어진 경기 불황으로 계속 적자가 나고 있다. 인건비 챙기기도 빠듯해 수익 기부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라고 밝혔다.잔치국수는 김치와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럼에도 김 대표는 힘닿는 데까지 계속 국숫집의 문을 활짝 열어두겠노라 다짐했다. 그는 “최근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수원 세 모녀와 보육원 출신 아이들의 극단적 선택 뉴스 기사가 하루가 멀다고 나온다”라며 “배고파서 죽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의 무관심에서 죽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이어 “복지는 마음의 빵을 주는 것과 같다”라며 “먹는 빵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주면서 다시 일어날 희망과 힘을 길러주는 게 제일 필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김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힘닿는 데까지 국수집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진=송혜수 기자)이 때문에 김 대표는 계속 국숫집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국숫집을 방문하는 이들이 음식을 배불리 먹고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전파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김 대표는 “노인이 춤추고 청소년과 장애인이 신나고 어린이가 꿈꾸며 행복해지는 동화 같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온정을 베풀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