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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치즈 등갈비’…그 많던 가게는 다 어디로 갔나[쩝쩝박사]
    사라진 ‘치즈 등갈비’…그 많던 가게는 다 어디로 갔나
    송혜수 기자 2022.09.24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 [편집자주]지난 17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치즈 등갈비 가게를 직접 찾았다. (사진=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2015년 대한민국에는 치즈 붐이 일었다. 등갈비부터 주꾸미, 닭갈비 등에 치즈를 곁들인 각종 퓨전 음식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치즈를 활용한 여러 디저트와 음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번화가에서는 어김없이 치즈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풍길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는 통계자료로도 증명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연도별 치즈 생산·소비 현황’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치즈 소비량은 13만 2593톤(t)을 기록했다. 2010년(8만 8608t)과 비교했을 때 49.64%나 급증한 수치다. 직전년도인 2014년(11만 7827t)과 비교해도 12.53% 증가했다.치즈 등갈비가 한창 유행했을 당시 가게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치즈는 특히 매운맛을 잡기에 제격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끌었던 음식이 있는데, 바로 치즈 등갈비다. 매콤한 양념의 등갈비를 치즈에 감싸 먹는다는 발상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맛도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호불호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선호했다. 특히 치즈 등갈비계의 ‘원조’로 불렸던 곳은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어 전국에 120여 개의 지점을 내기도 했다. 당시 해당 업체 관계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매장 평균 매출이 1억 원에 이를 정도로 고수익 창업 아이템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상=송혜수 기자)그렇게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지만 현재 치즈 등갈비는 추억의 음식이 됐다. 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치즈 퓨전 음식 열풍 속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다며 ‘가짜 치즈’에 대해 언급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가짜 치즈 논란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방송에서는 식물성유지인 팜유와 레닛카세인, 유화제 등의 식품첨가물을 섞어 만든 가짜 치즈가 자연 치즈와 맛이 비슷해 구별하기 어렵다고 짚었는데, 이를 악용해 몇몇 음식점에서 가격이 저렴한 가짜 치즈를 손님에게 알리지 않고 쓰는 경우가 있다고 고발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또 다른 가게.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사진=송혜수 기자)이후 소비자의 치즈를 고르는 시각은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 내가 먹는 치즈가 행여 가짜일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온라인상에선 가짜 치즈와 자연 치즈의 구별법 등이 등장했다.치즈에 대한 소비자의 경계심, 여기엔 치즈 등갈비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더구나 비슷한 시기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줄여 이르는 말)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치즈 등갈비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생겼다.결국 가게를 찾는 이가 점차 줄면서 전국 곳곳의 치즈 등갈비집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게 됐다. 전문가는 여기에 치즈 등갈비 특성상 배달이 안 된 점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권태용 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 부회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 음식 수요는 높아졌는데, 치즈 등갈비는 치즈가 굳어 배달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인기가 오래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치즈 안에는 옥수수콘과 할라피뇨 등이 들어가 있다. (사진=송혜수 기자)재료에 대한 경계심과 비싼 가격, 배달 불가. 치즈 등갈비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이유는 이렇게 요약된다. 이것이 전부일까? 한때 우리 입맛을 사로잡았던 치즈 등갈비의 근황을 알아보러 지난 17일 서울에 남아 있는 치즈 등갈비 가게 두 곳을 직접 찾았다.먼저 들른 곳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가게다. 이 가게는 포털사이트에 ‘본점’이라고 명시된 곳으로, 치즈 등갈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러나 가게가 문을 여는 오후 2시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문은 닫혀 있었다. 결국 발걸음을 돌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또 다른 가게를 방문했다.명동에 있는 가게는 2층과 3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과거 유행을 실감할 수 있는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가게 앞에 줄지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부터 한 방송에 출연했던 모습 등이 보였다.명동에 위치한 치즈 등갈비 가게 내부 모습. (사진=송혜수 기자)내부는 한산했다. 점심 때가 지난 탓도 있었지만, 손님은 기자뿐이었다. 이곳의 치즈 등갈비는 치즈의 양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다. 1인 기준 ‘보통’은 1만5000원, 치즈가 조금 많이 들어간 것은 1만7000원, 치즈가 아주 많이 들어간 것은 1만9000원이었다.이날 주문한 메뉴는 치즈가 아주 많이 들어간 등갈비 2인분이다.(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했다.) 직원은 등갈비를 먹기 좋게 잘라주면서 “오늘 1~2팀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점심보다 저녁에 손님이 더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했다.가게 직원이 주문한 등갈비를 먹기 좋게 잘라주고 있다. (영상=송혜수 기자)뼈를 따라 잘린 등갈비의 조각 수는 총 9개였다. 맛은 예상했던 맛 그대로였다. 매콤한 소스를 입힌 고기는 뼈에서 부드럽게 발렸다. 따뜻하게 데워진 치즈를 고기에 돌돌 말아 한입에 맛보니 묵직한 식감이 느껴졌다.치즈에는 옥수수와 할라피뇨 등이 들어가 있어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특히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옥수수는 치즈의 고소함을 더욱 끌어올렸다. 등갈비에 따뜻하게 데워진 치즈를 돌돌 말아 먹으면 된다. (영상=송혜수 기자)다만 먹는 과정이 다소 불편했다. 직원이 치즈를 말아 건네준 등갈비 이후로는 스스로 적당히 치즈를 감싸기가 어려웠다. 고기와 치즈를 같이 먹고 싶었지만 치즈만 쏙 빠져버리기도 했다.치즈가 빨리 굳어버린다는 점도 아쉬웠다. 치즈를 덜어 앞접시에 올려놓으니 금세 굳어 질겨졌고, 식감 역시 뚝뚝 끊어졌다. 고기가 탈 것 같아 팬에 불을 껐더니 이번엔 치즈가 팬에 들러붙어 잘 떨어지지 않았다.(영상=송혜수 기자)직원은 치즈 특성상 어쩔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배달 역시 어렵다고 말했다. 간혹 포장을 주문하는 경우엔 손님이 원하는 대로 치즈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직접 치즈를 녹여 먹기를 원하는 경우 따로 담아준다는 것이다.이곳의 사장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장사를 이어왔다고 했다. 사장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는 가맹점 형태였지만 현재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한창 유행할 당시에는 소자본 창업으로 입소문이 나 전국에 수백 개의 가맹점이 생겼다”라며 “명동의 경우엔 2, 3층 홀이 언제나 가득 찼고 대기하는 인원도 늘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치즈 등갈비를 다 먹고 나면 팬에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일품이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러나 이제는 전국에 자리 잡은 수백 개의 가맹점 대다수가 사라진 상태라고 했다. 여기에는 치즈 등갈비에 대한 사회적 동조 현상이 점차 줄어든 탓도 있었다. 사장은 명동점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손님이 있어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고발 방송의 가짜치즈 논란에 대해선 “실제로 체감되는 큰 타격은 없었다”며 “늘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가짜치즈 논란에 해당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영상=송혜수 기자)사장은 “사실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한참일 때였다”라며 “명동이라는 지역 특성상 외국인 손님도 많이 찾아왔는데 코로나19 이후 확 줄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장이 생각해낸 방법은 족발 장사였다. 유행을 타지 않는 음식인 족발을 함께 판매하니 굳이 치즈 등갈비가 아니더라도 족발을 찾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가게 유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사장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장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늘 똑같이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할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기억해주고 방문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 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 드립니다.
  • '기생충' 송강호 한마디에…다시 돌아온 '대왕 카스테라'[쩝쩝박사]
    '기생충' 송강호 한마디에…다시 돌아온 '대왕 카스테라'
    송혜수 기자 2022.09.09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 [편집자주]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인근의 한 카스테라 가게를 찾았다. (사진=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2017년 한 집 건너 한 집엔 ‘대왕 카스테라’가 있었다. 유독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 덕에 그 인기는 상당했다. 특히 ‘대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크기는 신선한 자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혜성처럼 나타나 전국 곳곳을 점령했던 대왕 카스테라. 하지만 그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 음식 고발 프로그램에서 대왕 카스테라에 다량의 식용유가 들어간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당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과도한 양의 식용유가 들어가 일반 카스테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지방이 검출됐다며 ‘건강하지 않은 먹거리’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놀란 일부 소비자들은 여러 대왕 카스테라 업체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리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영화 기생충의 스틸컷. 해당 장면에서 기택(송강호 분)은 대만 카스테라 가게를 차렸다가 망한 뒤 발렛을 했다고 밝혔다.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한 대왕 카스테라 업체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업체 대표는 “케이크를 비롯해 빵 안에는 기름이 들어간다. 빵 스타일에 따라 버터를 넣거나 콩기름, 마가린을 넣기도 한다”라며 “대만 전통 방식은 식용유를 넣는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전문가들 역시 방송이 과장됐음을 지적했다. 문정훈 서울대 식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논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제빵에선 쇼트닝과 식용유를 오랜 기간 원래 써 왔다.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라며 “제빵 시 식용유를 넣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프레임으로 방송을 만들면 소비자들을 매우 오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최낙언 식품공학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버터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동물성 포화지방이고 식용유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이다. 식품에는 특성이 있지 선악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어 “요즘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탄수화물 위주의 카스테라와 지방이 보충된 카스테라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식용유 덕분에 식감이 부드러워졌으면 좋은 것이고, 맛있다고 더 먹었으면 나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애초 논란을 자초한 고발 프로그램은 결국 전문가 의견이 포함된 후속 방송을 내보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후 전국 곳곳에 자리 잡았던 가게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하나둘 문을 닫았다. 여기에는 카스테라 창업의 진입 장벽이 낮았다는 점과 짧은 시간 동안 난립한 프랜차이즈, 주재료인 달걀값의 폭등 역시 한몫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해당 장면에서 지하실에 사는 근세(박명훈 분)는 대만 왕수이 카스테라 가게를 차렸다가 망했다고 언급했다.그렇게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대왕 카스테라는 뜻밖의 곳에서 언급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분)과 근세(박명훈 분)가 대왕 카스테라를 거론한 것이다. 영화에서 이들은 대왕 카스테라 가게를 열었다가 결국은 망했다고 토로했다.이 짧은 대사가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논란 이후 2022년 현재 대왕 카스테라 가게는 얼마나 남아 있을까. 그 근황을 알아보러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인근의 가게를 직접 찾았다.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간 가게에선 입구부터 달콤한 향이 물씬 풍겼다. 마침 카스테라가 오븐에서 막 나오려던 참이었다. 계산대 뒤로 깔끔한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였고, 투명한 냉장고에 말끔히 정리해둔 달걀과 크림 등 재료들이 눈에 띄었다.메뉴판을 살펴보니 오리지널 카스테라부터 생크림, 녹차, 초콜릿, 치즈 등 다양한 맛을 선택할 수 있었다. 메뉴판 밑으로는 ‘100% 우리쌀 카스테라, 100% 유기농밀 카스테라 신메뉴 출시’라고 적혀 있었다.이날 주문한 카스테라는 생크림 카스테라다. 가격은 1만2000원. 갓구운 카스테라에 우유크림을 가득 넣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크기를 재보니 가로 13㎝, 세로 19㎝, 높이는 7㎝였다.적당히 먹을 만큼 잘라 한입 먹어보니 포근하고 보드라운 식감이 제일 먼저 입안을 감쌌다. 빵 자체로도 퍽퍽한 느낌은 없었다. 우유크림은 꾸덕하기 보다 물기가 있어 빵을 더욱 촉촉하게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달지 않았고 논란이 일었을 당시 일각에서 제기된 ‘미끄덩’한 식감은 전혀 없었다.한쪽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맛보는 사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30분 동안 5팀이 다녀갔다. 손님들은 주로 포장을 했고, 전화 등을 통해 미리 주문을 넣은 이들도 있었다. 중년의 남성 사장은 쉴 새 없이 카스테라를 만들었다.갓 나온 오리지널 카스테라 (사진=송혜수 기자)이 가게는 부부가 함께 운영한다. 부부는 5년간 한자리에서 카스테라를 만들어왔다고 했다. 사장 부부는 반짝 유행했던 시기부터 논란으로 힘들었던 때를 지나 현재에 오기까지 안 해본 시도가 없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손님들로부터 고발 방송에서 제기된 식용유 과다 첨가, 액상 달걀 사용, 화학첨가제 사용 등의 오해를 살까 봐 재료에 더욱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여성 사장은 반짝 유행했던 시기를 생생히 기억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업계 역사에 남을 정도로 최단기간 전국에 3500여 개의 가게가 생겼다”라며 “2016년 12월 남편의 퇴직금 1억 원으로 가게를 차리며 대왕 카스테라 업계에 발을 들이밀었다”라고 밝혔다.그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지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카스테라를 먹어본 사람들이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동네에 입소문을 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 덕에 부부의 가게는 오픈 첫날부터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사장은 “당시 조류독감이 유행하고 있어 달걀값이 심할 땐 1만2000원 수준이었다. 달걀값이 비싸서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일했다”라며 “가게 문을 연 지 3개월가량이 지났을 때 고발 방송이 나왔다”라고 회상했다.초코칩 카스테라의 모습. 초콜릿이 빼곡히 박혀있다. (사진=송혜수 기자)고발 방송은 위기의 시작이었다. 사장은 “방송은 일부 가게만 찾아가서 문제가 될 법한 부분을 과장 시켜 전달했다”라며 “식용유 5000㏄를 들이붓는 단 1초의 장면으로 많은 이들이 혐오감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그는 “공업용 기름을 넣은 것도 아니고 모든 가게에서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닌데, 방송 이후 손님들 발길은 뚝 끊겼고 지나가는 몇몇은 가게 앞에서 손가락질을 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죄지은 것도 아닌데 대왕 카스테라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죄인이 되는 기분이었다”라며 “가게를 한다는 사실 자체로 창피함을 느꼈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고 했다.처음 장사를 시작할 땐 서울의 각 구마다 대왕 카스테라 가게를 만들어보자는 당찬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방송 이후 논란이 터지자 본사를 비난하는 기사가 이어졌다고 했다. 사장은 “그해 5월 본사가 먼저 문을 닫았다”라며 “그렇게 퇴직금을 날리고 월세 400만원, 관리비 40~50만원씩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여 가게를 유지하고자 투잡까지 뛰었다”고 말했다.(영상=송혜수 기자)월세가 저렴한 곳으로 가게를 옮기고 꾸역꾸역 장사를 이어가는 동안 제일 비참했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고 했다. 사장은 “논란의 가게를 왜 아직도 하고 있느냐는 식의 말들이 견디기 힘들었다”라며 “한 손님은 카스테라 선물 포장을 해갔는데 도로 다시 가지고 오면서 ‘선물 받은 이가 이런 거 안 먹는다고 해서 가지고 왔다’라고 말했다. 그때 속으로 많이 울었다”라고 털어놨다.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하던가. 장사가 안됐기에 오히려 시간이 많아진 부부는 새로운 메뉴 개발에 나섰다. 대만이 원조인 대왕 카스테라는 기존 레시피대로라면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 식용유가 500㎖에서 700㎖까지 들어갔지만, 그 점이 문제가 될까 식용유 양을 천천히 줄여봤다고 했다.그는 “식용유 양을 10, 20, 100, 200㎖ 줄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는 카스테라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라며 “설탕을 줄이고 무항생제 달걀을 넣어 만드는 등 건강한 카스테라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라고 밝혔다.이어 “철저한 시장 분석도 했는데 손님의 연령과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카스테라를 분석해 맛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100% 쌀가루를 이용한 쌀 카스테라를 출시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랬더니 몇몇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다”라며 “단골손님들은 카스테라를 먹고 뒤탈이 없고 담백해 맛있다고 칭찬했다”고 전했다.이후엔 영화 ‘기생충’에서 카스테라가 언급되면서 단골손님 외에도 찾아오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났다고 했다. 또 몇 차례 공중파 방송사에서 ‘추억의 맛’을 전하기 위해 연락이 왔었다며 2020년도에는 한 유튜버가 먹방(먹는 방송)을 하면서 소위 ‘대박’이 터졌다고 말했다. 전국에 택배 주문이 이어졌고 덕분에 코로나19가 터지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지나고 느낀 점은 대왕 카스테라 업계가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 이유에는 고발 방송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들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라며 “남들이 한다고 유행처럼 무작정 뛰어든 결과인 것”이라고 말했다.사장은 “고발 방송이 없었어도 3500여 개의 가게가 지금까지 성황리에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그렇게 생각하니 억울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본사도, 업주도, 소비자들도 모두가 피해자”라며 “내 가게이니 실패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실패를 경험한 뒤 더욱 단단해졌다는 사장은 최근 들어 가게로 분점을 내달라고 하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정중히 거절의사를 전했다는 사장은 앞으로도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한자리에서 맛있는 카스테라를 만들겠노라고 다짐했다.‘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 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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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루룩 짭짭’ 맛좋은 국수… 여기에 담긴 한 남자의 사연
    송혜수 기자 2022.08.27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국숫집을 찾았다. (사진=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김씨! 밥은 먹었는가?”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국숫집 앞에는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여름철 별미인 시원한 열무국수를 먹으러 동네에서 소문난 국숫집을 찾은 것이다.2007년에 문을 연 이 가게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익금 전액이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청소년들의 장학금, 그리고 어린이들의 꿈을 위해 사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게 곳곳에는 ‘내가 먹은 국수 한 그릇, 장학생의 후원자가 됩니다’ ‘여러분이 산 참기름 한 병, 어르신 일자리가 늘어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가게 내부는 깔끔하고 정갈하다. 오픈된 주방인 점과 ‘무한리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렇다고 국수가 비싼 것은 절대 아니다. 잔치국수는 6000원, 비빔국수와 열무국수는 6500원, 만두는 4000원이다. 이마저도 사실 물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에서야 올린 가격이다. 큰 대접에 한가득 담아주면서도 부족하면 무한 리필을 해준다. 그야말로 ‘만원의 행복’인 셈이다. 이날 주문한 국수는 총 세 그릇.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열무국수를 시켰다. 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는 만두도 추가했다.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둘러보니 깔끔하고 정갈한 내부와 오픈 주방인 점이 눈에 띄었다. 잔치국수 위에는 애호박과 양파, 김가루 등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사진=송혜수 기자)먼저 맛본 잔치국수는 진하게 우려진 따뜻한 멸치육수가 속을 훈훈하게 데웠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간을 맞춘 삼삼한 국물을 먹고 있자니 찬밥을 말아 겉절이 김치를 올려 먹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함께 들어간 재료는 애호박과 양파, 김 가루 등이었다. 재료가 전부 아낌없이 가득 담겨 있었다. 국수를 한 젓가락 집어 맛보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호로록 들어왔다. 면은 퍼지지 않아 먹는 내내 식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비빔국수 양념에 윤기가 반지르르하다. (사진=송혜수 기자)두 번째로는 비빔국수를 먹었다. 양념을 버무릴 때 나는 찰진 소리가 제일 먼저 귀를 간질였다. 면이 서로 엉겨 붙지 않아 양념이 골고루 묻어났다. 맛은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했다. 고소한 참기름 향도 은은하게 퍼졌다. 고명으로 올라간 시원한 무와 오이는 자칫 텁텁할 뻔한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었다.시원한 열무 국수의 모습. 열무가 한가득 올라가 있다. (사진=송혜수 기자)세 번째로는 열무국수를 맛봤다. 시원하고 새콤한 국물이 침샘을 자극했다. 국수 위에 산처럼 쌓아 올린 열무는 아삭하고 상큼했다. 열무 줄기를 씹으니 시원한 열무김치 국물이 쭉 들어와 목구멍을 적셨다. 열무와 함께 국수를 한 젓가락 집어 먹어보니 찰기 가득한 면발이 입안을 찰싹 때렸다. 함께 주문한 고기만두를 곁들여 먹으니 감칠맛이 배가 됐다.만두는 8개에 4000원이다. 만두피는 쫀득하고 속은 따뜻했다. (사진=송혜수 기자)찜기로 푹 쪄낸 만두는 고기와 김치만두 각 4알씩 총 8알이 나왔다. 크기는 한입 크기로 적당했다. 따뜻한 만두는 간장에 찍어 먹거나 김치에 싸 먹어도 좋지만, 국수와 함께 먹을 때 그 빛을 발했다. 고기만두는 비빔국수와 열무국수에 잘 어울렸고, 김치만두는 잔치국수와 궁합이 잘 맞았다.봉지만두를 제외한 모든 메뉴가 만원을 넘지 않는다. 오른쪽 사진은 가게 곳곳에 붙어 있는 기부 메시지 (사진=송혜수 기자)가격이 싸다고 재료가 부실하거나 음식 맛이 형편없는 게 아니었다. 김동운(74) 대표는 애초 가게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밑천을 마련하고자 15년 전 가게 문을 열었다는 김 대표는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제한 수익 100%를 기부했다고 한다.그가 처음 지역사회를 돕고자 마음먹었던 계기는 1997년 어느 날 방화동에서 독거노인의 시신이 보름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는 ‘방화동이 개발되면서 곳곳에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쓸쓸히 한 생명이 죽어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영상=송혜수 기자)이때부터 그는 노인을 위한 일을 하나둘 시작했다. 첫 번째로 시작한 일은 다니던 교회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지역 내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건강식’ 전달 봉사였다. 이후에는 노인에게 활기를 찾아주고자 사비와 후원금을 모아 2002년 노인연합회를 만들고, 2006년 전문 교육을 받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노인대학을 세웠다.김 대표의 도움으로 당시 노인들은 어린이도서관 등에서 이야기보따리 강사를 하거나 지역 순찰대인 북치는 실버순찰대, 전통놀이 짚공예 강사 등으로 일하게 됐다. 국숫집은 이 시기에 문을 열었다. 동네 사람들은 배불리 국수를 먹고 그 수익금으로는 노인과 학생을 돕는다는 목적이었다.(영상=송혜수 기자)김 대표는 “장사가 잘될 때는 한 달에 18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라며 “그 돈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축제도 열고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한 영우장학회도 세웠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3호점까지 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국숫집은 현재 1호점만 남아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손님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졌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이후엔 이어진 경기 불황으로 계속 적자가 나고 있다. 인건비 챙기기도 빠듯해 수익 기부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라고 밝혔다.잔치국수는 김치와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럼에도 김 대표는 힘닿는 데까지 계속 국숫집의 문을 활짝 열어두겠노라 다짐했다. 그는 “최근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수원 세 모녀와 보육원 출신 아이들의 극단적 선택 뉴스 기사가 하루가 멀다고 나온다”라며 “배고파서 죽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의 무관심에서 죽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이어 “복지는 마음의 빵을 주는 것과 같다”라며 “먹는 빵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주면서 다시 일어날 희망과 힘을 길러주는 게 제일 필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김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힘닿는 데까지 국수집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진=송혜수 기자)이 때문에 김 대표는 계속 국숫집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국숫집을 방문하는 이들이 음식을 배불리 먹고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전파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김 대표는 “노인이 춤추고 청소년과 장애인이 신나고 어린이가 꿈꾸며 행복해지는 동화 같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온정을 베풀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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