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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 노사가 첫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 생산에 투입될 인원수(맨아워)에 대해 가까스로 합의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적다 보니 투입되는 인력이 줄어되는 것에 대해 노조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향후 출시될 기아(기아차(000270))와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도 맨아워 협상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밤샘 논의 끝에 이날 오전 5시께 맨아워(Man Hour) 합의안을 도출했다. 맨아워는 노동자가 1시간당 할 수 있는 작업 분량을 의미한다.
현대차 노사는 아이오닉5 조립 공정에 투입될 인원 배치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 수가 30% 줄어드는 탓에 사측은 아이오닉5 생산에 투입될 인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전동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고용 불안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오닉5에 대한 맨아워 문제가 해소되면서 현대차 울산1공장은 조만간 시승차 등으로 사용될 분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당초 아이오닉5 양산을 2월 중순부터 시작하려 했지만, 이날 맨아워 협상을 마치면서 유럽 시장 진출에도 다소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전동화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만큼 아이오닉5 이후에 출시될 전기차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중으로 현대차 노사는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JW(프로젝트명) 양산을 위한 맨아워 협상에 다시 나서야 한다. JW는 울산2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공정에 투입될 인원 배치를 두고 아이오닉5와 같은 진통이 예상된다.
전동화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맨아워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간 충돌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 연착륙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인 만큼 노사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가 시작되면서 맨아워를 시작으로 고용 유지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질 전망”이라며 “전동화라는 시대에 발맞추면서도 고용 문제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노사가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