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참상 전한 韓구호대 "주민들 절규…여진의 공포도"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 韓긴급구호대 1진 활동 브리핑
현지 주민들, 구호대 떠나려 하면 절규하며 도움 요청
귀국날 공항서 `韓구호대 떠난다` 방송 나오자 기립박수
외교부 "정부, 국제사회의 위기 대응에 앞장서서 동참"
  • 등록 2023-02-20 오후 4:44:52

    수정 2023-02-20 오후 10:38:16

원도연 튀르키예 긴급구호대장(외교부 개발협력국장) 등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1진 활동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우리 구호대가 떠나려고 하자, 감정에 복받친 현지 주민들이 절규를 하면서 도와달라고 외쳤다.”

지난 6일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로 파견을 다녀온 우리나라 긴급구호대 대원들은 구조활동 기간 동안 경험한 현장의 참상을 이 같이 전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 구호대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외교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도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조인재 중앙119구조본부장, 이윤희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령, 김민종 코이카(KOICA) 사무국 현지 팀장이 참여한 가운데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1진 활동` 브리핑을 진행했다.

1진 구호대 귀국 직전 큰 여진 발생

1진 긴급구호대장을 맡았던 원 국장은 숙연한 분위기에서 튀르키예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정부는 국제사회의 위기 대응에 앞장서서 동참하고 자유, 평화, 번영을 지향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격에 걸맞는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도와 전기가 모두 끊긴 것은 물론 매서운 추위로 고생한 구호대가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위협은 추가적인 여진 가능성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교차가 매우 커서 밤에 매우 추웠다. 텐트에서 야영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장염도 걸렸다”면서 “구호대를 힘들게 했던 건 여진에 대한 공포”라고 했다. 실제로 1진 구호대가 귀국하기 직전 일에도 꽤 큰 여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가 튀르키예 현지에서 구조한 생존자. (사진=대한민국 긴급구호대)
그런 우려 속에서도 구호대는 구조활동에 매진해야 했다. 현지 주민들이 겪고 있는 참혹한 피해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활동을 마친 구호대가 현장을 떠나려고 하면 주민들이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재난이 길어질수록, 주민들의 감정이 격앙된 부분이 많이 목격됐다”고 했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생존자를 구조하는 등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도 현지 주민들의 협력이 있었다고 한다. 코이카 관계자는 “구조 차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었는데, 현지 주민들이 자가 차량을 제공해줬고 자원봉사를 하는 분도 많았다”며 “지역 주민들의 협조 덕분에 초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하게 물자를 보급받고 언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진 구호대는 2진 구호대와 `바톤터치`를 하고 지난 1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생존자를 더 구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가슴이 찡한 순간이 있었다. 귀국하기 위해 기다리던 현지 공항에서 한국의 구호대가 떠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쳐주며 감사를 전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구조 첫날 잠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있었는데, 주민들이 빵을 주고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귀국한 대원 건강상태 양호, 부상 구조견도 빠른 회복”

앞서 1진 구호대는 지진 발생 직후인 지난 7일부터 열흘 간 현장에 파견돼 구조활동을 전개했다. 선발대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121명의 구호대는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 중 하나인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조활동 펼쳤다. 구호대는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고 19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KDRT는 재난이 발생한 국가의 피해 감소·복구·인명구조·의료구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신속하게 파견하는 긴급구호대다. 2007년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 현재까지 총 8번에 걸쳐 재난 피해국에 파견됐다. KDRT는 매년 국내 합동모의훈련을 열고 기관 간 공조체계를 재정비하는 등 평시에도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 국장은 “귀국한 모든 대원들의 건강상태 양호하다. 부상을 입은 구조견들도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면서 “귀국한 대원들은 향후 2주 내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검사 등 필요한 건강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파견된 KDRT 구조팀은 UN 산하 국제 탐색구조 자문단(INSARAG) 주관의 인증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헤비`(Heavy) 등급을 획득한 팀이다. 자문단 회원국 91개국 가운데 헤비 등급을 받은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3개국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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