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상반기 선박 '절반' 담았지만…'인력난·원가부담' 속앓이

상반기까지 세계 선박 발주량 46% 수주
조선3사, 연간 수주 목표 초과 달성 가능성 커져
현장서는 인력난에 원가 상승 우려 여전해
흑자전환 시기 내년에야 가능하리라는 전망도
  • 등록 2022-07-06 오후 4:12:58

    수정 2022-07-06 오후 9:28:25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상반기까지 국내 조선사들이 세계 선박 발주의 절반 가까이를 수주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만 연간 수주 목표의 70~80%를 달성한 조선사도 두 곳에 이른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전체 발주 89척 중 63척, 71%를 가져오며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정작 현장에서는 수주 대비 인력난 심화뿐 아니라 후판 등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년 불황이 이어지는 동안 수주했던 ‘저가 계약’에 발목을 잡혀 올해도 흑자전환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카타르에 인도한 초대형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는 전 세계 상반기 선박 발주량 2148만CGT 중 994만CGT를 수주하며 점유율 4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26만CGT를 수주, 점유율 43%를 중국을 앞서 1위를 지켰다.

국내 조선사들은 6월 기준으로는 416만CGT(98척)의 발주 중 256만CGT(34척)를 수주하며 점유율 62%를 기록했다. 중국은 110만 CGT(50척)를 수주, 점유율 27%에 그쳤다. 우리 조선사들이 카타르 등 LNG 운반선을 대량 수주하며 전월 대비 2배 이상 수주를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수주 호황에 조선3사도 연간 수주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은 연간 수주 목표의 70~80%에 이르는 일감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127척, 약 151억3000만달러(19조7764억원)를 수주했다. 올해 수주 목표 174억4000만 달러(22조7958억원)의 86.7%를 달성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24척을 포함해 총 33척을 수주하며 63억 달러(8조2334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올해 목표인 88억 달러(11조5007억원)의 72%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18척 등 총 26척을 수주해 59억3000만 달러(7조7499억원)를 수주하며 목표액 89억 달러(11조 6314억원)의 66.6%를 채웠다.

업계에서는 조선3사가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반기에도 총 23조원 규모의 카타르 프로젝트 등 LNG 운반선 중심으로 한국의 수주 강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의 수주가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조선사가 마주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사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력난과 원자잿값 상승 우려를 손꼽고 있다. 지난 10년간 수주절벽을 지나며 진행한 인력구조조정 때문에 조선업계 인력이 대폭 줄었고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숙련된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인력은 지난 2014년 대비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는 9월에는 약 9500명의 생산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디지털 자동화 기술 개발이나 대학과 생산인력 양성 등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원하는 임금이 계속 오르고 인력을 서로 빼앗기는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인력난으로 시작된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 등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수주호황에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6일 대규모 인력 이탈로 인력 부족과 하청 노조의 불법 점거 등으로 위기 상황을 맞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후판 등 원자잿값 인상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세 차례 후판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지난해 초 톤(t)당 60만원이었던 후판 가격이 현재 t당 120만원대까지 두 배 오른 상황이다.

철강사들이 또 후판 가격을 인상하면 조선사들의 흑자 전환 시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조선사들이 흑자전환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상반기에도 후판 가격이 10만원 오르면 내년에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조선 3사의 흑자전환이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023년 상반기, 삼성중공업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2~3분기에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불황 시기에 수주한 물량이 현대중공업은 전체 잔고의 약 40%, 삼성중공업은 56%, 대우조선해양은 38%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조선사의 영업실적과 수주성과 지표가 최근처럼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강재가 등 주요 원가가 유의미한 하락을 보이지 않으면 현재 잔고 구성상 하반기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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