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마일리지 소진 나선 이유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딜' 선봬…상품 구매에 마일리지 이용
아시아나항공, 소노호테앤리조트와 마일리지 사용 제휴
마일리지, 회계상 부채로 인식…합병 전 부담 지우려는 전략
조원태 회장 "올 연말 美·EU 경쟁당국 승인 자신"
  • 등록 2022-07-07 오후 4:27:55

    수정 2022-07-07 오후 9:24:15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올 연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 승인을 자신하면서 두 회사의 마일리지 소진 전략도 속도가 붙고 있다.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는 만큼 합병 전 부담을 지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최근 소노호텔앤리조트와 마일리지 신규 제휴를 맺었다. 이번 제휴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은 소노호텔앤리조트의 9개 시설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호텔 투숙은 1박당 1만 3000마일리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과 소노호텔앤리조트 제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사의 관계시설을 제외하고 호텔&리조트 분야의 다른 브랜드와 마일리지 관련 제휴를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이전에는 마일리지를 통해 금호리조트에서만 쓸 수 있었지만 관련 제휴가 끝나면서 사용처를 확대한 것이다.

대한항공도 마일리지 소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인 ‘스카이 패스’에 다양한 기획전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홈카페’를 테마로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을 비롯해 드롱기 커피그라인더, 큐티폴 커트러리, 발뮤다 토스터기, 르크루제 머그컵, 마샬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은 향후에도 ‘스카이패스 딜’ 기획전을 다양한 테마로 꾸준히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올 초부터 마일리지를 활용한 다양한 제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데 열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와의 제휴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몰 가전관’을 연 바 있다. 비슷한 시기 대한항공은 이마트와 손잡고 마일리지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양사가 집중적으로 마일리지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데는 마일리지가 회계상으로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회계법상 마일리지는 이연수익(부채)으로 분류된다. 이연수익이란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이 유입됐거나 아직 수익으로 실현되지 않은 몫으로 부채로 먼저 계상되는 항목이다.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이 이를 사용하거나 기간이 지나 소멸하면 그때 매출로 인식된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마일리지를 소진하는 고객이 급감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2조 143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220억원으로 집계됐다. 합병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위해서라도 마일리지 소진을 독려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양사의 통합 과정에서 마일리지를 어떤 방식으로 병합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신용카드 적립률과 사용처 등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항공보다 크다고 본다. 1대 1 마일리지 병합이 어려운 만큼 아시아나 고객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양사의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비해야 병합시 고객의 불만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22일 글로벌 항공 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올 연말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합병이 목전에 다가온 만큼 양사의 부담이 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은 이르면 올 3분기부터 경쟁당국의 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며 “마일리지 소모를 위한 각종 제휴는 합병이 임박한 만큼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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