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 허베이성에 사는 리용창 씨는 유독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리씨는 “5~6시간 난방을 틀어놓으면 가스가 멈춘다”고 뉴욕타임스(NYT) 기자에 말했다. 25일(현지시간) 허베이성 스좌장의 기온은 영하 12℃까지 내려갔다. 천견가스 부족과 최강 한파가 중국인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겨울을 만들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 중국 장시성에서 철도노동자들이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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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올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닥쳤다. 이번주 중국 전역에 한파 경보가 발령됐고,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지역에선 사흘연속 영하50℃에 이르는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용 난방 가스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중국 가정은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각 가구엔 음식을 조리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가스만 공급되고, 난방에 필요한 양은 거의 공급되지 않는 실정이다.
가스회사들이 난방용 가스가 필요한 개인보다는 산업·상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중국 가스회사는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위축과 코로나19 등으로 재정이 악화한 중국 지방정부는 가스회사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은 상승했다. 차이나리서치앤드인탤리전스에 따르면 중국의 LNG 수입 가격은 2021년 톤(t)당 559.41달러에서 지난해 1~10월 808.17달러로 상승했다.
영국 데이터 회사에서 중국 에너지를 담당하고 있는 양친은 “지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면 가정용 가스 공급 부족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통제 정책도 가스 공급을 교란하는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가정용 가스 공급 가격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홍콩계 에너지컨설팅회사인 란타우그룹에 따르면 중국 내 가스 도매가격은 소매 가격보다 3배 비싸다. 보조금이 없으면 적자를 보면서 가스를 공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스회사가 가정용 가스 공급에 소극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리안 웨이량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지역과 기업들은 민생을 위한 에너지 공급과 가격을 보장하는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방정부에 책임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