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재난 대책]①통신구 소방설비 설치, D급 국사 우회로 확보 의무화

내년 상반기까지 500m 미만 지하 통신구에 소화설비 설치
정부가 D급 시설도 직접 점검
D급 통신국사까지 우회경로 확보 의무화 추진
통신재난 시 통신사 간 무선통신망 공동이용, 와이파이 개방
  • 등록 2018-12-27 오후 2:30:00

    수정 2018-12-27 오후 2:3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11월 24일 오전 11시 12분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화재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상반기까지 소방시설 설치 의무대상이 아닌 500m 미만 통신구에도 화재감지기 등 소방시설 설치가 완료된다.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였던 D급 통신국사도 정부가 직접 점검하며, 재난시 통신망 생존성 강화를 위해 D급 통신국사까지 우회경로 확보 의무화가추진된다.

또, 통신재난 시 다른 통신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선통신망 공동이용(로밍), 와이파이 개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통신재난 방지 및 통신망 안정성 강화 대책’을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6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국무총리 주재) 논의를 거쳐 27일 발표했다.

11월 24일 KT 아현지사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 5개 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 통신장애가 발생해 디지털 대한민국이 멈춘데 따른 대책이다. 당시 서울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지역에선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었고, 소상공인들은 통신장애로 카드결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역 근처 약국 모습
통신국사 등급 엉망..지하 통신구엔 소방설비 없어

과기정통부가 긴급 실태 점검을 한 결과, 중요통신시설 지정 기준에 따른 통신국사의 등급(A~D급)은 엉망이었다.

기준에 따르면 통신국사는 A급(피해범위가 권역규모, 서울 및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강원/충청권) B급(피해범위가 광역시·도) C급(피해범위가 특별자치시 및 3개 이상의 시·군·구) D급(피해범위가 시·군·구)으로 나눠야 한다.

하지만, 아현 국사를 포함해 9개 국사(C~D급)는 등급 상향이, 3개 국사는(A~B급)는 등급 하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재난 사고시 피해범위가 큰 A~C급 시설에서도 A급 3개, B급 1개, C급 2개의 통신국사(모두 중소통신사)가 복수전송로를 설치하지 않았다.

현행법 상 소방시설 의무대상인 500m 이상 통신구에도 열·연기 감지기나 살수설비가 일부 설치되지 않았고, 설치 의무가 없는 500m 미만 통신구는 소방시설 설치율이 낮았고 통신구별로 감시도 허술했다. 소방청은 별도 점검을 통해 시정명령 158건, 과태료 4건, 개선권고 210건 등을 부과했다.

출처: 과기정통부
내년 상반기까지 500m미만 통신구도 소방시설 설치

정부는 법령 개정을 통해 500m 미만 통신구도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통신사는 법령 개정 전이라도 500m 미만 통신구에 대해 법령에 따른 자동화재탐지설비, 연소방지설비 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요 통신시설에 대한 화재·수해·지진 등 재난예방에 대한 상세 기준(고시)도 마련할 계획이다.

D급 국사도 정부가 점검..정보통신재난관리심의위 설립

현재 정부는 중요 통신시설(A~C급)에 대해서만 2년 주기로 실태점검을 하지만, 앞으로 일반 재난관리 대상시설(D급)까지 확대하고, 점검 주기(A,B,C급: 2년→1년, D급: 2년 신설)도 단축한다.

통신·재난 전문가 등으로 ‘정보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가칭)’도 만들어 등급지정 기준 및 통신사의 재난계획의 수립지침 등을 심의해 확정키로 했다. 심의위는 통신국사의 인입경로를 이중화하면 전송로 이원화같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통신사 주장을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D급 국사도 우회로 확보..기술방식은 추가 논의

이번 KT 통신구 화재에서 통신국사의 통신망 우회로가 확보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이에따라 정부는 D급 통신국사까지 통신망 우회로를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통신망 우회로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기술방식은 ‘정보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에서 추가로 논의해 결정하며, 통신망 우회로 확보를 위한 투자비용을 고려해 통신사별 재무능력에 따라 유예기간을 달리할 방침이다.

행안부, 국정원, 방통위도 대책 발표

통신국사간 우회로 확보외에 국가기반시설 망 이원화와 국가기반시설 지정 확대, 사고시 이용자 손해배상 범위 확대도 추진된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지정된 에너지, 교통, 금융, 의료, 환경 분야 등 국가기반시설은 재난대비 통신망을 이원화(행안부)하고, 국가 안보·경제 등에 직결되는 통신시설, 통신 집중국을 선별해 국가보안시설로 지정(국정원)한다.

통신장애 시 이용자가 약관에 따른 배상 뿐 아니라 간접피해 배상도 받을 수 있도록 손해배상 범위 확대방안도 검토(방통위)한다.

재난시 통신사간 로밍, 와이파이 개방도

KT 화재 때 재난 문자가 정작 KT 가입자에는 가지 않아 혼란을 키운바 있는데, 정부는 통신 재난 시 이용자가 기존 단말을 통해 타 이동통신사의 무선 통신망을 이용(음성·문자)할 수 있도록 로밍을 실시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역시 2012년 발생한 보다폰 통신단절 사건을 계기로 네덜란드 통신사간 재난 로밍 협정을 맺은 바 있다.

재난 지역에 각 통신사가 보유한 와이파이 망을 개방해 인터넷, 모바일 앱전화(mVoIP)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대책의 첫 후속조치로 ‘과기정통부와 통신사간 협력방안 논의 간담회’를 이날 오후 열고, 재난 상황에서 통신사간 로밍, 와이파이 망개방 등 상호협력 방안을 담은 ‘협약서’를 체결했다.

과기정통부 민원기 제2차관은 “KT 통신구 화재사고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 구축으로 편리함을 누려온 반면, 통신재난에는 대비가 부족했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대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미흡한 부분은 강화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통신망 구축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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