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교사에게 '기쁨조나 해라'…상처받는 교사들

익명성 이용 ‘찌찌 크다’·‘쓰레기’ 등 성희롱·폭언·욕설 난무
교사들 “서술형 평가 폐지하거나 익명→ 실명으로 바꿔야”
교육부 “폐지보단 필터링 강화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것”
  • 등록 2022-12-05 오후 3:51:14

    수정 2022-12-05 오후 9:49:20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그냥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찌찌 크더라 짜면 모유 나오는 부분이냐?’

교사들이 매년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 시기마다 직면하고 있는 성희롱성 문구들이다. 교사들은 매년 11월이면 이런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은 5일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 없는 무책임한 교원평가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교원평가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교원 전문성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학교 현장에선 매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평가항목은 △동료평가 △학생·학부모 만족도 평가로 구성되며 5점 척도로 평가가 이뤄진다.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선 서술형 평가도 반영되는데 익명성이 보장된다.

교사에 대한 성희롱성 문구는 대부분 학생들의 서술형 평가에 등장한다. 익명성이 보장된 탓에 평소 특정 교사에 대한 불만을 성희롱·폭언·욕설 등으로 쏟아내기 때문이다.

성희롱·폭언의 수위는 교사들에게 자괴감과 상처를 줄 정도로 높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00(교사이름)이는 그냥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에서부터 ‘00이 너 유통이 작아’ 등 성희롱성 문구에서부터 ‘나대지 말아라’, ‘쓰레기’ 등 폭언이 난무하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익명이라 쌍욕을 써 놓아도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해명이나 오해를 풀 기회조차 없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교육부도 교원단체의 불만이 커지자 작년부터 서술형평가에 필터링(금칙어 배제) 기능을 도입했다. 폭언·욕설을 자동으로 배제하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단어를 띄어쓰거나 숫자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이런 필터링 기능을 우회하고 있다.

교원단체는 서술형평가를 폐지하거나 익명이 아닌 실명 평가로 바꿀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평가는 도입한지 10년 이상 지난 제도로 교원 전문성 신장 등 교육활동에 도움이 돼 왔다”며 “필터링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은 “교육부가 필터링을 강화해도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데 익숙한 학생들이 이를 피해 폭언을 계속할 것”이라며 “필터링 기능이 학생들의 우회기술을 따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서술형 평가를 폐지하거나 실명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도 “서술형평가에 욕설이 난무해 교사들의 사기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교총은 교원평가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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