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하기로 했다"…카페 직원에 '원고지 8장' 건넨 시인, 집행유예

재판부 "죄책 가볍지 않아"…징역 8개월에 집유 2년
  • 등록 2022-09-23 오후 3:01:22

    수정 2022-09-23 오후 3:01:22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카페 직원에게 ‘너를 사랑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시를 보여주고 난동을 부린 40대 시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박희근 부장판사)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40대 시인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약 5시간 머물며 여자 종업원 B씨에게 지속해 말을 걸었다.

A씨는 다음날에도 카페를 찾아 B씨에게 시를 써주겠다며 ‘너를 좋아하기로 했다’ ‘너를 사랑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8장을 건넸다.

이에 B씨는 ‘A씨가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혜화경찰서장은 A씨에게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A씨는 그 다음 날에도 카페를 찾아 전날 커피 값을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환불을 받은 뒤 나가달라고 요구한 종업원에게 “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느냐”며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소화전 앞에 주차한 오토바이를 빼 달라”는 관리인의 요구에 의자를 집어던질 듯이 위협하고 책을 던지며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박 부장판사는 “범행 경위나 내용, 피해의 정도에 비추어 보면 A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의 연령, 성행, 정황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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