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구인성공률'…"韓, 美만큼 아니지만 임금상승 압력 커질 듯"

한은, BOK이슈노트 발간
구인성공률, 팬데믹 이후 2년간 개선되다 최근 하락
"한미 노동시장 타이트…韓도 임금상승 요인 있어"
美, 금리 인상시 실업률 상승해 경기 경착륙 가능성
  • 등록 2022-09-05 오후 12:00:00

    수정 2022-09-05 오후 12: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기업의 구인 성공률이 올 들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하회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구인 성공률은 기업이 사람을 구할 때 얼마나 쉽게 채울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다. 구인 성공률이 낮다는 것은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임금을 더 줘야만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해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美 노동 공급수요 매칭률 낮아…韓은 높아

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베버리지 곡선을 통한 노동시장 평가:미국과의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제하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베버리지 곡선은 노동공급 지표인 실업률(X축)과 노동수요 지표인 빈일자리율(Y축)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경기 호황기에는 실업률이 하락하고 빈일자리율이 상승해 우하향 하는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베버리지 곡선이 우하향해 노동시장 호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특징은 상당히 다르다. 미국의 노동시장은 수요와 공급간 매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매칭 효율성이 높아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우리나라는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노동공급이 빠르게 회복된 반면 미국은 자발적 퇴직 증가, 이민 감소, 실업급여 확대로 노동공급이 부족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 6월 기준 경제활동참가율은 2020년 1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미국은 0.5% 포인트를 하회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기업의 구인 성공률의 흐름도 달랐다. 국내에선 노동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지면서 2020~2021년 구인 성공률이 크게 상승, 임금 상승 압력을 막아줬다. 그러나 미국은 2020년에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듯 하더니 곧바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빈일자리율(1개월 안에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인 빈일자리 수를 전체 근로자와 빈일자리 수의 합계로 나눈 백분율)이 팬데믹 이후(2020년 1분기~2022년 2분기) 0.57%로 팬데믹 이전 평균(2010~2019년중 0.71%)보다 낮았지만 미국은 팬데믹 이후 빈일자리율이 5.4%로 이전 2.9%를 크게 상회한다. 노동공급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다.

(출처: 한국은행)


◇ 韓美, 구인성공률 팬데믹 이전 수준…임금 상승 압력


그러나 올 들어선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역시 구인성공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우리나라 구인성공률은 6월 4.1%로 2019년말(5.3%)보다 낮다. 미국도 같은 기간 0.2%포인트 하락했다.

오삼일 차장은 “국내 노동시장의 풍부한 노동공급은 기업의 구인 성공률 상승을 통해 지난 2년간 임금 상승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올 들어서는 구인 성공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하회함에 따라 향후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실업률갭(자연실업률과 실제 실업률간의 차이)이 마이너스 수준이다. 2분기 실업률 갭은 우리나라가 -0.6%포인트, 미국이 -1.3%포인트 수준이다. 양국 모두 노동시장이 타이트하나 미국이 더 타이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임금상승 압력이 또 다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양국의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 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록 노동시장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해선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오 차장은 “국내 노동시장은 빈일자리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다른 논쟁 없이 정점을 지나면서 빈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논쟁이 뜨겁다. 연준에선 빈일자리가 과도하게 쌓여 있어 금리 인상을 통해 노동수요가 줄어들더라도 실업률의 큰 변화없이 빈일자리만 감소해 경기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보는 반면 올리비에 블량사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역사적으로 실업률 증가 없이 빈일자리만 감소한 적은 없다며 경기 경착륙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차장은 “데이터로 보면 블량사와 서머스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