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김건희 수사팀 유임…文 정부 마지막 檢 인사, '안정' 택했다(종합)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 인사에서 ‘쪼개기 회식’ 논란으로 사의를 밝힌 유경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 교체된 것을 제외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 검사들 대부분이 유임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공정거래위원회 파견 검사인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는 파견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춘천지검으로 발령났다.

전지연 검찰인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1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인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25일 고검 검사급(차장·부장 검사) 검사 42명, 일반검사 568명 총 610명의 검사에 대한 신규 임용 및 전보 인사를 다음달 7일자로 단행한다고 25일 밝혔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대장동 수사팀은 팀장인 김태훈(51·사법연수원 30기) 4차장검사와 수사 총괄 주임검사 정용환(47·32기) 반부패·강력수사1부장 모두 자리를 지켰다.

수사팀 소속이었으나 지난달 유학을 떠난 이정현 검사는 부산지검 서부지청으로 발령이 났다. 수사팀 검사 25명 중 유경필(51·33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만 유진승(48·33기)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으로 교체됐다. 수원고검으로 이동하는 유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 대장동 전담수사팀 구성 이후 줄곧 수사를 총괄해 왔으나 소위 ‘쪼개기 회식’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회식 이후 본인을 포함해 수사 팀원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수사가 지연됐고 유 부장검사는 수사팀에서 제외됐다. 이후 유 부장검사는 사표를 냈다. 유 부장검사가 사직서를 낸 만큼 수원고검으로 전보된 후 사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수사 외에 유력 대선 후보들과 관련한 사건을 수사 중인 수사팀도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 및 ‘코바나컨텐츠 우회 협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조주연(50·33기) 반부패·강력수사2부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김종현(47·32기) 공공수사부장도 유임됐다.

법무부 측은 “작년 하반기 인사 후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조직의 안정이 필요하고, 올해 하반기에 대규모 정기 인사가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의혹에 연루되고, 김 전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 조사 과정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에 대한 허위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공정거래위원회 파견 검사 이규원(45·36기) 대전지검 부부장검사는 파견 기간 약 8개월을 남겨 뒀지만 춘천지검 부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대검찰청 감찰위원회는 최근 이 검사에게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하기도 했다. 공정위 파견 검사 자리는 이주현(42·38기) 광주지검 검사가 대체한다.

오는 3월 1일 개청하는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의 초대 지청장은 구승모(47·31기)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 교수가 맡는다. 구 교수는 남양주지청 개청 준비단장을 맡아 왔다. 법무부는 남양주지청에 검사 17명을 배정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과 평택지청 형사부 증설에 따른 인사도 이뤄졌다. 신혜진 서울서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안산지청 형사4부장으로, 박종민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평택지청 형사3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중대재해 및 노동인권 관련 외부 전문가를 대검 검사급(검사장)으로 임용하려고 했지만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과 김오수 검찰총장의 반발 속에 임용 계획을 철회했다. 다만 대검에 신설하기로 한 중대재해 관련 자문기구에 전문 연구관 2명(오재준 서울북부지검 검사·문재웅 성남지청 검사)을 발탁해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