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 마약류 ‘신종 던지기’ 등장…마약 유통범 8명 검거(종합)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12일 수사 결과 발표
10명 중 8명 검거…태국 살인 사건 연루된 피의자도
총책, 작년 11월 야구방망이에 마약 숨겨 밀수입하다 적발
경찰 ‘필로폰 2.3㎏’·‘합성대마 1355㎖’ 사전에 차단
  • 등록 2023-09-12 오후 1:52:38

    수정 2023-09-12 오후 1:52:3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도심 속 공원의 야산에 마약을 묻은 뒤 전달하는 방식 등으로 유통을 꾀했던 일당 8명이 검거됐다. 검거된 피의자 중에는 ‘태국 파타야 갱단 두목 살인사건’의 공범인 미국인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유통범 10명 중 8명 검거…“나머지 적색수배 요청”

남성신 서울청 마수대 마약수사1계장은 1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브리핑을 열고 마약을 유통시킨 피의자 8명을 검거했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남성신 서울청 마수대 마약수사1계장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피의자 총 10명 중 8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6명은 구속됐다”며 “중국(조선족) 국적 총책과 미국 국적 밀수입 공범 등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필로폰 2.3㎏, 합성대마 1355㎖를 압수해 국내에 유통되는 것을 차단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필로폰 밀수 및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미국 국적의 A(29)는 올해 2월 국내에 관광비자로 입국해 진공 포장된 필로폰 1.95㎏을 가방 격벽에 은닉해 밀수한 뒤 국내 유통책에 건네주려 한 혐의를 받는다. 베트남 국적 남성 B(22)는 7월 25일부터 8월 10일 사이 3회 걸쳐 강남구 소재 호텔 등에서 합성대마 3800㎖를 제조해 국내 유통책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 유통책 6명은 필로폰 등을 공원 인근 야산 땅속 등에 묻어 3회에 걸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신종 던지기 수법으로 부산, 인천, 수원 등 전국에 판매한 마약의 양만 필로폰 310g, 합성대마 약 1355㎖, 대마 87㎏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 7월 10일 전국 주요 도시에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수도권 일대 현장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국내 유통책들을 특정해 차례대로 검거했다. 유통책 검거 과정에서 대량의 필로폰이 추가 거래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거래 현장에서 미국인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총책 중심…“국제적 마약류 밀수조직 확인”

경찰이 야산에 은닉된 마약을 수거하는 장면.(자료=서울경찰청)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한 중국 국적 총책 C(29)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거된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C는 해외에서 텔레그램 등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약류 밀수입 범죄를 총괄하면서 막대한 범죄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는 밀수입 범죄가 발각되지 않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마약류를 밀수입했다. A는 태국에서 마약 범죄조직 일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전 이권 다툼으로 2015년 11월께 파타야에서 두목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국내 유통책들은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국적 총책 C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 있는 유통책들에게 접근해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실제 유통책들은 인터넷 도박 빚 7000만원 등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신 마약수사1계장은 “마약류 집중단속과 연계해 밀수입 및 대규모 유통 사범, SNS·가상자산 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 특별단속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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