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벗었던' 죄..마스크가 낳은 전과자

2년5개월 마스크 착용의무 지켜온 성실한 시민의식 반면에
노마스크 시비로 봉변당한 무수한 택시·버스기사
경찰관까지 폭행한 마스크 무법자는 실형 피하지 못해
  • 등록 2023-03-20 오전 11:29:17

    수정 2023-03-20 오전 11:29:17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면서 사실상 ‘마스크 프리’가 찾아왔다. 2020년 10월부터 2년5개월 동안 마스크를 성실히 착용해온 시민 의식에 박수가 돌아가는 한편, 이 의무를 저버리고 공동체 안녕을 해친 이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전과가 남았다.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택시 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월 부산에서 탄 택시의 기사에게 침을 뱉은 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택시기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떠들던 A씨 일행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쓰라”고 요구했다. 듣지 않자 도중에 차를 세운 기사는 “돈을 안 받을 테니 내리라”고 했다. 그러자 A씨가 택시기사 얼굴에 침을 뱉고 내렸다. 기사가 따라오자 다시 침을 뱉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폭력 전과로 처벌받은 적 있는데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게 불리한 사정이었다. 조급해진 A씨는 택시 기사와 합의를 했다. 폭행죄는 합의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준다. 2심은 이런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택시기사 B씨도 비슷한 사건을 겪었다. 제주에서 택시를 하는 B씨는 지난해 10월 태운 취객에게 전치 8주의 폭행을 당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기에 제대로 쓰라고 요구한 게 발단이었다. 취객은 B씨를 차 밖으로 끌어내더니 얼굴과 몸통 부위를 무차별적으로 때렸다. 이 사건으로 B씨는 골절과 타박상 등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 이후에도 장시간 운전대를 잡기 어려울 만큼 후유증을 앓았다.

상해죄로 기소된 취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택시기사의 말에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버스기사의 수난도 계속됐다.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일하는 C씨는 지난해 7월 운행 중에 별안간 ‘물 세례’를 받았다. 기사에게 제재를 받은 ‘노 마스크’ 승객이 들고 있던 음료를 기사에게 쏟은 것이다. 정차하고 차에서 내린 기사를 이 승객이 뒤따라 내리더니 다시 주먹으로 폭행을 가했다.

운전 중인 버스기사를 협박 혹은 폭행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 죄로 무겁게 처벌한다. 법원은 이 취객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마스크 착용 요구를 받고 저지른 이런 범죄는 운전자뿐 아니라 승객과 보행자, 다른 차량 운전자 등 제삼자까지 위협하므로 위험성이 매우 높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이같이 선고했다.

무수한 경찰관도 마스크 시비를 다스리는 과정에서 숱한 봉변을 겪었다. 경남 양산시에 있는 한 파출소에는 2021년 11월 취객과 택시 기사가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기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취객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하다가 일어난 시비였다. 취객은 출동한 이 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에게 욕을 하면서 가슴을 밀쳐 폭행했다.

그 결과 취객은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결과는 1심에서 징역 8월. 폭행죄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다른 폭행죄를 저질러 실형이 불가피했다. 다만, 2심에서는 징역 6월로 형량이 가벼워졌다. 택시 기사와 경찰관이 취객과 합의하고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것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실형은 피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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