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강규건 '기다리는 사람'

2022년 작
사진 이미지, 중요한 모티프로 삼지만
서사 빼버린 '불완전 예측'으로 풀어내
연속시간서 이탈한 '순간'에 인물 세워
  • 등록 2022-08-23 오전 11:40:00

    수정 2022-08-23 오전 11:40:00

강규건 ‘기다리는 사람’(2022·사진=아트노이드178)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청년이 어딘가에 기대고 섰다. 그뿐이다. 그가 누군지, 저곳이 밖인지 안인지, 저 시간이 밤인지 낮인지 등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오로지 청년의 눈빛 하나로 상황을 읽어낸다. 그나마도 ‘뭔가 기다리고 있구나’ 뿐이지만.

작가 강규건(32)이 중요하게 삼는 모티프는 사진이란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사진 속 이미지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한 서사가 있다니까. 한마디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완전한 예측이 빚은 장면을 풀어낸다는 거다. 인물이 누군지, 장소가 어딘지, 시간이 언제인지, 사진이라면 한 번쯤 나와줄 만한 ‘현실적 팩트’에서 일체의 정보를 빼버린 채 그저 ‘순간’만을 끌어낼 뿐이다.

다만 특징을 꼽으라면 그 ‘알 수 없는 순간’에 불안정한 분위기를 띄워낸다는 건데. 이를 두고 작가는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연속적 시간의 흐름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은 잘 살아내도 내일은 또 알 수가 없는 순간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불확실한 미래에 노출된 불안정한 모습을 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결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눈앞에 선 사람을 이해하는 일 말이다. ‘기다리는 사람’(2022)을 바로 우리가 기다리듯 말이다.

30일까지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6길 아트노이드178서 여는 개인전 ‘지금, 여기의 날들’(Nowhere Days)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91.0×72.7㎝. 아트노이드178 제공.

강규건 ‘멈춘 걸음’(2021), 캔버스에 오일, 130.3×162.0㎝(사진=아트노이드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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