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가 주식펀드 발목 잡는다?

적립펀드 주가입자 30~40대, 펀드 해지 내집마련 나서
  • 등록 2006-10-30 오후 2:50:07

    수정 2006-10-30 오후 2:50:07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직장인 박남수(35세)씨. 올 가을 전세대란과 연이은 집값 폭등을 혹독하게 겪은 박씨는 현재 모든 자산을 MMF 등으로 현금화해 들고 있다.

사연은 이랬다. 살던 집의 전세기간이 만료되자 박씨는 이사갈 집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때맞춰 `쌍춘년 결혼 급증 등으로 인한 전세대란`을 맞았다. 전세값은 폭등했고 그나마 물건도 귀했다.

결국 제때 전세집을 구하지 못한 박씨는 부모 집을 임시 거처로 정하고, 아예 집을 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모든 금융자산을 처분, 현금으로 만들었다. 펀드를 환매하고 채권과 주식도 모두 팔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판교 낙첨자의 아파트 구매 수요 급증과 신도시 발표영향으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급등했다. 박씨가 점찍어 둔 집들의 호가가 몇주새 수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올랐고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박씨는 여전히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즉시 매수하려고 수시입출식 상품에 현금을 넣어두고 `비상대기` 중이다. 그는 "전 재산을 부동산에 밀어넣는 것이 앞뒤가 안맞는다 생각하지만, 주거가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니 달리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박씨는 어떻게든 이번에 집을 마련할 생각이다. 때문에 당분간 펀드든 저축이든 계획이 없다.

최근 `전세대란+판교 낙첨자 수요+신도시 발표`로 이어진 집값 폭등 사태 이후 박씨와 비슷한 사례의 30~40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 둔화의 주 요인이 부동산가격 급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달 수입의 50% 이상을 정기적으로 적립식 펀드에 밀어넣는 이들이 대부분 30~40대 초반의 젊은 직장인들. 중장년층은 자산 중 펀드 투자비중이 낮고,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적립보다는 거치식이 많은게 일반적이다.

이처럼 주된 적립펀드의 자금 공급자들이 주택가격 폭등 영향으로 집사기에 나서면서 펀드로의 자산 배분을 중단하거나, 이미 가입한 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주식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아파트값 폭등이 승승장구하던 주식펀드 증가를 막았다는 가설이 가능하다는 것.

신제요 한국증권 연구원은 "집값 폭등 사태에 젊은 직장인들이 집을 마련하려고 적립식 펀드 등을 해지, 구입자금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진다"며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세 대란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공교롭게도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 역시 7월부터 둔화되기 시작했다. 6월까지는 한달 2조여원대의 자금이 유입됐으나 7월에는 1조3000억원, 8월 1조2000억원대, 9월 1조1000억원대로 월간 증가액이 줄었으며 10월 증가액은 5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이달 12일 판교신도시 중대형 분양 당첨자가 발표됐고, 23일에는 추병직 건교부장관의 신도시 언급이 있었으며 이 시기를 전후해 집값 폭등이 가시화됐다.

이달 들어 주식펀드로의 일별 자금유출입 동향(자산운용협회 통계)을 보면 11일, 16일, 17일, 23일, 26일 등에 100억원~700억원대의 순유출이 나타났으며, 10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유입액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국증권 신 연구원은 "가능한 가설이지만 이를 실제적인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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